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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와 현재가 교차하는 영화, <하얼빈>의 울림
  •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까지의 과정을 단순한 역사적 재현을 넘어, 모든 것을 바쳐 독립운동을 하는 인물들의 내면과 갈등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아내는 <하얼빈>이 “독립운동을 세련되게 표현한 영화”라고 표현했습니다. 아내의 말에 동의합니다. 아내와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여행 시에 영화의 배경이 된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후원한 최재형 선생의 집과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12명의 독립군이 왼손의 약지(藥指)를 끊어 피로서 태극기 앞면에 ‘대한독립(大韓獨立)’이란 글자를 쓰며 맹세한 단지동맹(斷指同盟)의 현장에 가보았기에 영화가 더욱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우민호 감독의 연출은 웅장한 스케일의 장면들과 섬세한 감정선의 균형을 조화롭게 풀어냅니다.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담백한 연출로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조율합니다. 감독은 안중근이 단순한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결단,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를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현빈 (안중근 역)은 안중근을 영웅으로만 그리지 않고, 대사를 절제하면서도 몸짓과 표정으로 인간적인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박정민 (우덕순 역)은 단순히 안중근의 조력자가 아니라, 독립운동에 대한 의병들의 역할과 희생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보여주었습니다. 영화는 허구의 인물들을 적절히 배치하여 서사의 입체감을 더했습니다.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은 픽션 속 캐릭터이나, 영화전개에 강렬한 드라마를 부여합니다. 조우진은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독립운동의 복잡한 현실과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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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걸음 뒤, 한걸음 앞에서 기록한 분열의 시대
  • 시빌 워: 분열의 시대 (Civil War, 2024) 한걸음 뒤, 한걸음 앞에서 기록한 분열의 시대 개봉일 : 2024.12.31.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액션, 전쟁, 드라마 러닝타임 : 109분 감독 : 알렉스 가랜드 출연 : 커스틴 던스트, 케일리 스패니, 와그너 모라, 스티븐 헨더슨, 제시 플레먼스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믿고 보는 제작사 A24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모종의 이유로 두 갈래로 나뉜 세상’이 주는 공포와 긴장감을 동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거대한 동력을 선택한 것치고는 움직임이 다소 방어적이다. 이 영화는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배경과 몇 개의 시선을 제시할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최종에 이르러 애매한 감상을 남기게 만드는데, 이 싸움에 있어 확실한 선을 원한 관객에게는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서 영화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보고 거대한 전쟁 블록버스터 또는 정확한 저격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이 전쟁에 뛰어드는 것을 조금 더 고민해 보길 권하고 싶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흔히 생각하는 전쟁 블록버스터가 아닌 전쟁 한가운데 서있는 한 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과묵한 드라마에 가까우니 말이다. 극 중 미국은 최악의 내전을 겪고 있다. 이 혼란한 정세 속에서 종군 기자인 리, 조엘, 새미. 그리고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청년 제시는 아수라장이 된 도시를 누비며 끔찍한 순간들을 생생히 담아낸다. 이들은 정부와 반대 세력 사이 힘의 무게 추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자 마지막 특종 기회를 잡기 위해 대통령이 숨어있는 워싱턴에 가기로 결정한다. 기자들은 총을 든 군인과 반대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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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온 2025년을 위한 영화 대사 모음 zip.
  • 그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바로 2025년 1월 1일이요! 아직 2024년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된 사람들을 위해 다가온 2025년을 힘차게 보낼 수 있는 영화 대사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그럼 저희는 용감하게, 씩씩하게 2025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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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잃은 이야기들의 중첩
  • 정서는 아파트 청약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분투한다. 우리는 그 모습에서 아파트에 투영된 시대의 욕망을 읽어내야 할까? 아니면 정서가 비정규직 디자이너로 일하며 뱀파이어 웹툰을 그리는 데서 우리 시대의 불합리한 계급 구조와 자아실현의 관계에 질문을 던져야 할까? 정서가 외도로 이혼해 다른 가정을 꾸린 아버지와 재회해 가까워지다 멀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은 어떤가. 우리는 여기서 질긴 혈연의 의미를 곱씹어야 할까? 거리감을 느끼면서도 문득 마음에 들어오는 이복동생과의 관계에서는 자매애의 새로운 토대를 발견해야 할까? 결혼을 앞둔 남자 친구와의 사랑이 아파트 계약 성사 여부에 오락가락한다는 데서는 사랑의 조건을 질문해야 하는 걸까? 이혼 후 딸을 홀로 키운 어머니가 정서와 맺는 관계는 또 어떤가? 아니면 무엇보다 이 거대한 여정을 모두 거친 후 주인공이 맞이하게 될 성장에 집중해야 하는 걸까? 〈은빛살구〉를 보며 도무지 이야기의 결을 종잡기가 힘들었다. 결혼을 앞둔 정서는 비정규직 디자이너로 일하며 웹툰을 그린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지만 계약금이 없다. 어머니는 정서에게 오래전에 외도로 가정을 떠난 아버지를 찾아가라고 말한다. 자신이 빌려주고 받지 못한 돈을 대신 받아 계약금을 해결하라는 것이다. 아버지는 재혼해 아이까지 낳고 잘 살고 있다. 운영하는 횟집도 문전성시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자신을 찾은 딸이 반가운 기색이다. 이복동생도 은근히 정서를 따르며 살갑게 군다.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다. 그러나 아버지의 다른 속셈과 비밀, 오해를 불러일으킨 동생과의 해프닝 등등이 겹치며 정서의 계획은 꼬여만 간다. 계약금 마련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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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하이스트레인저가 선택한 영화들
  • 2024년에 하이스트레인저가 투자•배급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 중에서도 <밀레니엄 맘보>,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현재 절찬상영중이니 놓치지 마세요! 그럼 다가올 2025년의 하이스트레인저 PICK! 영화들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클레오의 세계 Ama Gloria 개요: 드라마 | 프랑스 | 84분 감독: 마리 아마슈켈리-바르사크 주연: 루이스 모루아-팡자니, 일사 모레노 제고 개봉: 2024.01.03.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신기해요, 난 글로리아랑 함께한 추억밖에 없는데” 여섯 살 클레오는 사랑하는 유모 글로리아의 고향에서 특별한 여름 방학을 보내기로 한다. 모든 게 낯선 그곳에서 글로리아가 전부였던 클레오의 세계에도 새로운 파도가 친다. 로봇 드림 Robot Dreams 개요: 애니메이션 | 스페인, 프랑스 | 103분 감독: 파블로 베르헤르 개봉: 2024.03.13.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 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다려, 내가 꼭 다시 데리러 올게!”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All the Beauty and the Bloodshed 개요: 다큐멘터리 | 미국 | 122분 감독: 로라 포이트러스 주연: 낸 골딘 개봉: 2024.05.15. 배급: 찬란 줄거리 전설적인 사진작가 낸 골딘의 삶, 예술, 투쟁, 그리고 생존.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사진은 나의 유일한 언어였다. 나는 생생하게 반짝이는 뉴욕에서 죽어가는 친구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했고, 있는 그대로의 내 얼굴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이제는 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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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즈러너
  • 메이즈러너 완결판. 다시 못 볼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 영화 꼭 보고 싶었다. 전편에서는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를 보려고 극장에 들어갔다가 이기홍에게 빠져서 나왔고, 이번에는 이기홍을 보려고 갔다가 다시 한 번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의 팬심을 키우고 나왔다. 그만큼 캐릭터가 모두 다 취향저격이다. 전 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편은 방대한 내용을 한 번에 담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는 것 정도인데, 그 외에는 트리사를 제외한 모든 메인 캐릭터들이 계속 추격전을 벌이고, 뛰고 또 뛴다. 메이즈 runner니까. 스토리 전개가 워낙 빨라서 지루할 틈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 내용 자체로 보자면 너무 전개가 빨라서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영화의 모든 내용이 시간에 따라 하나하나 기억되기 보다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영화 내의 상황 특성상 영화를 본 이후의 시간이 점점 흐름에 따라서 영화의 특정한 장면들만 뇌리에 남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일본의 감성 영화들처럼 잔잔한 영화는 아닐 뿐더러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테마가 '죽느냐, 사느냐'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단점이라고 지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이 영화 시나리오나 원작 내용보다는 캐스팅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 영화 관객으로 유입된 케이스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너무나 찰떡 같은 캐스팅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역시 원작이 있는 영화는 캐스팅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확실히 높은 싱크로율은 영화를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안전 장치와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배우들이 모두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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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렉스 법사가 전하는 내전 경고장!
  • 알렉스 가랜드 감독을 이제 법사라 칭해야 하나? 트럼프가 정권을 잡았다고 가정했을 때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듯한 <시빌 워 분열의 시대>가 이렇게 피부로 와닿을 줄은 몰랐다. 감독도 우리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작이야 어떻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작품은 우리의 현실과 맞닿으며,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확실하다. 대통령의 폭정에 내전 상황에 놓인 미국의 근 미래.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가 손을 잡은 서부군은 연방군을 압박하고, 대통령은 백악관을 은신처 삼아 두문분출한다. 이런 상황에 종군기자 리(커스틴 던스트)는 동료 조엘(와그너 모라), 선배 기자 새미(스티븐 매킨리 핸더슨)와 함께 대통령의 목이 아닌 인터뷰를 따러 간다. 여기에 리처럼 멋진 종군기자를 꿈꾸는 제시(케일리 스패니)도 동행한다. 대통령이 있는 워싱턴 D.C까지 험난한 일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이들은 저마다 눈과 카메라로 이 상황을 기록한다. | 약간의 상상력을 더한 내전, 분열의 시대 영화의 원제는 ‘시빌 워(Civil War)’다. 우리나라에서 ‘분열의 시대’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번 미 대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현재 미국은 양극화 현상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트럼프가 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점점 미국은 균열이 생기고, 갈라짐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감독이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2020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 난입 사건은 영화 제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 결과 불복으로 트럼프를 지지한 이들이 의회에 난입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데, 이는 민주주의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미국의 내적 위험성이 크게 부각되는 사건이었다. 알렉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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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의 환희와 청춘의 질감에 관한 인상적인 스케치
  • 술 냄새가 난다. 담배 냄새가 난다. 땀 냄새가 난다. 정돈되지 않은 지저분한 집에서 날 법한 냄새가 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약 냄새가 난다. 제대로 닦아내지 않은 정액 냄새도 문득 코를 찌르고 들어오는 것 같다. 시끄럽다. 클럽 음악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진동이 내내 쿵쾅거린다. 싸우는 소리가 난다. 불평하는 소리가 난다. 서로를 원망하는 소리가 난다. 홀로 신세를 한탄하는 소리가 난다. 물건을 집어 던지는 소리가 난다. 저주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난다. 청춘의 냄새, 청춘의 소리다. 이 지독한 냄새와 소리 속에서, 여성 청년 비키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한다. 2001년의 대만, 고등학교를 중퇴한 비키는 남자친구 하오하오와 동거 중이다. 하오하오는 ‘예술적 퇴폐’를 지향하는 남성이 갖고 있는 쓰레기 같은 전형성을 고루 갖추었다. 돈을 벌지 않고 여성의 노동에 의존한다. 아버지의 롤렉스 시계를 훔쳐 경찰 조사를 받을지언정 결코 직접 노동하는 법은 없다. 하오하오는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집의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비키를 의심한다. 그녀가 바람을 피운다는 망상이다. 자신이 노동하면 비키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고상한’ 하오하오는 이런 가능성을 감히 상상하지 못한다. 하오하오는 클럽 음악을 만들고 친구들과 술 마실 때만 생기가 돈다. 가끔 욕구가 일어 다짜고짜 비키에게 관계를 요구할 때만 다정해진다. 자기 신세의 비참함에 심취해 마약을 하고 이를 말리는 비키를 경멸한다. 그렇다. 하오하오는 자신의 자발적, 의도적 비루함을 예술가의 고난으로 오독한다. 비키의 몸과 돌봄, 노동에 극단적으로 기생하면서도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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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 게임 2 |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위선자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우승자가 되어 456억 원이라는 거액을 손에 넣었지만, 게임에서 죽은 친구와 동료를 잊지 못하는 '성기훈'(이정재). 그는 사람들이 돈을 위해 서로를 죽이는 이 게임을 중단시키기로 결심하고, 게임 진행의 총책임자인 '프론트맨'(이병헌)을 쫓는다. 그 출발점으로 기훈은 2년간 서울 지하철을 뒤진 끝에 게임 참가자 모집책인 '딱지남'(공유)을 찾아낸다. 딱지남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기훈은 마침내 프론트맨을 만나만, 곧바로 그의 계략에 당한 나머지 다시 한번 오징어 게임에 끌려간다. 경험을 살려 경마장 친구 '박정배'(이서환)를 포함해 모든 참가자를 살리고, 게임을 멈추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기훈. 그러나 '타노스'(최승현) 등 상금에 눈이 먼 참가자들은 그의 말을 부정하며 혼란을 초래하고, 그 사이 가명으로 게임에 참여한 프론트맨은 기훈과 그의 계획을 더 자세히 파헤친다. 1승을 더한 속편의 저주 <오징어 게임>이 쌓아 올린 금자탑은 화려했다.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한 작품 중 하나였고, 제74회 에미상에서도 남우주연상과 작품상을 비롯해 여섯 부문을 석권했다. 자연히 시즌 2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겉모습은 기대를 충족시키기도 남았다. 주연 이정재는 <스타워즈>에도 출연하면서 더 중요한 배우로 성장했고, 임시완, 강하늘, 이진욱 등 각각 드라마 한 편의 주연을 맡을 수 있는 배우들도 결집했으니까. 하지만 막상 공개된 <오징어 게임 2>는 전 세계적인 흥행력과는 별개로 실망스럽다. 시작은 좋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힘이 부족하다. 여러 이유가 있다. 다음 시즌을 위한 징검다리라는 점이 명확하다 보니 극의 완성도가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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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릿한 얼굴 위로 하얀 빛
  • SYNOPSIS. 그녀는 하오하오와 헤어졌지만 그는 늘 그녀를 찾아냈다. 주술이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늘 돌아왔고 스스로 다짐했다. "은행에 있는 50만 대만달러를 전부 써 버리면 그를 영영 떠날 거야" 그녀는 클럽에서 잭을 만났다. 잭은 항상 그녀를 데리고 다녔고 그녀를 가장 친한 친구처럼 대해 줬다. 이 일은 10년 전인 2001년의 일이었다. 세계는 21세기를 맞이했고, 새로운 밀레니엄을 축하했다. POINT. ✔️ <비정성시>, <카페 뤼미에르>, <쓰리 타임즈>, <자객 섭은낭>... 대만 뉴웨이브의 대표자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작품 ✔️ 세기말 청춘의 정서를 흠뻑 느껴볼 수 있는 작품.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요즘 젊은이들"의 빠른 속도 속 젊음을 담았다고 평한 바 있습니다. ✔️ 대배우 서기의 저력을 볼 수 있는 작품. 시나리오 없이 시놉시스로 시작해서 촬영한 영화라고 (아니 뭐라고?) 해요. ✔️ 금마장 영화제 촬영상, 영화음악상, 음향효과상 + 겐트 영화제 감독상. 칸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받았어요. ✔️ (재)개봉은 2024년 12월 31일. 밀레니엄처럼 찾아올 새해의 새벽에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빛이 어슴푸레한 터널 안으로 배우 서기가 분한 '비키'가 터널을 가로질러 걸어간다. 뚝뚝 비트가 떨어지는 음악 위로, 긴 머리가 흩날리고, 현란한 무늬의 옷에 감싸인 팔을 휘적거리기도 하고... 그 위로 영화 시놉시스가 내레이션으로 등장한다. 헤어져도 계속해서 찾아오는 연인과 매인 듯 자꾸 돌아가게 되는 연인. 3인칭으로 담백하게 풀어낸 내레이션 이후 터널 끝에서 계단을 내려간 비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나면, 방금 들은 내레이션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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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뼘 성장한 모아나의 지지부진한 모험
  • <모아나 2>는 <토이 스토리 4>와 여러모로 닮았다. 이미 전편에서 이야기의 매듭을 지었음에도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기 위해 나온 시리즈라는 점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한 뼘 더 성장한 모아나와 언제나 호쾌한 마우이가 반갑지만, ‘굳이’라는 단어가 거센 파도처럼 감상을 방해한다. 파도야 넘으면 되지만, 전편에서 이미 경험했던 감동들이 기다리는 건 아쉬운 지점이다. 모험가이자 개척자로서의 큰 경험을 한 뒤 모투누이 섬에서 가족과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는 모아나(아우이 크라발호). 이제 족장의 딸이 아닌 차세대 리더로서 인정받고, 그 의식을 치르는 날, 과거 부족의 길잡이였던 선조에게 계시를 받는다. 그 내용은 의문의 섬에 내린 저주를 풀고, 다른 부족과의 만나야 모투누이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모아나는 부족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팀을 꾸려 모험을 떠난다. 한편, 신의 길을 찾아 나선 마우이(드웨인 존슨)는 정체가 모호한 마탕이(아휘마이 프레이저)의 함정에 빠진다. 모아나는 성장했다. 더 이상 소녀라 부를 수 없는 그녀는 과거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개척자로서 미지의 바다와 섬을 탐험한다. 부족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서 8년 동안 잘 자라줬다는 걸 증명하고, 새로운 모험을 떠날 수 있는 능력과 위치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긍정적 에너지를 내뿜는다. 또 한 번 모투누이 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이번엔 혼자가 아닌 오합지졸 팀을 꾸려 바다로 나가는 모아나의 모험은 그 자체로는 기대하게 한다. 여느 속편이 그렇듯 <모아나 2>도 전편보다 더 큰 모험을 보여준다. 섬을 벗어나 태평양을 무대로 하며, 참여 인원도 더 많아지고, 상대하는 빌런도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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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영화!
  • 올해 최고의 크리스마스 영화다! 진부하고, 광고성 카피처럼 느껴지겠지만,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표현할 적확한 문장은 없을 듯하다. 클레어 키건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영화는 주인공 빌의 이타적 행동을 통해 유독 춥고, 우울한 우리 사회에 잊고 지냈던 온기를 전한다. 그 온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작지만 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1985년 아일랜드의 한 소도시. 빌(킬리언 머피)은 작은 석탄 가게를 운영하며 아내, 다섯 딸과 오붓하게 살고 있다. 힘든 세상 속에서도 그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유년 시절의 겪은 트라우마로 힘겹게 살아간다. 어느 날 수녀원에 석탄 배달을 갔다가 창고에 홀로 갇혀 있었던 소녀를 발견한 빌은 화들짝 놀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는 요청에 머뭇거린다. 결국, 그가 소녀를 데려다준 곳은 수녀원 내부. 이 도시는 수녀원의 권력 아래 돌아가는 곳이기에 빌 역시 원장 수녀의 말에 따르긴 한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 남긴 죄책감과 부채감에 시달린 그는 크리스마스 날 저녁 집이 아닌 수녀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관객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너무나 힘든 세상 에서 타인을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 물음은 영화의 핵심이자, 관객을 이토록 사소한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다. 극 중 빌은 자기 가족을 지키는 것도 버거운 세상에서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수녀원에 감금당해 노동 착취를 당하는 소녀들을 위해 손 한번 쉽게 내밀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녀원의 눈 밖에 나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원장 수녀에게 잘못 걸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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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 너머의 당신에게, 마음을 담아
  • 기적을 바라는 마음 매년 연말, 사람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고, 새해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지친 일상에 나를 설레게 할 무언가가 찾아오기를, 전과는 다른 기적 같은 일상이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세기말, 새로운 천년의 해가 뜨는 때에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더 간절한 마음을 담았을지 모른다. 지나간 역사에 남긴 힘듦을 지우고자 하는 마음, 새로움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은 뉴 밀레니엄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을 것이다. 우리는 왜 이토록 기적을 바라며, 우리가 바라 마지않는 기적이란 무엇일까. 영화를 보다 보면 기적은 별다른 것이 아닌 듯이 느껴진다. 시간을 넘어 전달된 편지는 기적이라 불릴 만했다. 그것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사건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일은 해프닝으로 지날 수 있는 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상한 일로 치부해 버리고 돌아서면 그만인 해프닝. 그렇기에 성현과 은주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일상과 마음을 나누는 행위는 기적을 만드는 힘이 오히려 다른 데 있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나와 꼭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 나의 고민을 위로하고,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이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드는 일 같은 것들 말이다. 상처를 위로하는 일 ‘우편함’이라는 뒤틀린 시공간이 전달해 준 편지 한 통은 전혀 다른 삶을 살던 두 사람을 연결해 준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통해 그들이 나눈 마음은 진짜 ‘기적’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상처를 안았다. 성현은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았다. 성현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그를 떠났다. 건축가인 아버지와 같이 ‘건축’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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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의 환희와 청춘의 질감에 관한 인상적인 스케치
  • 술 냄새가 난다. 담배 냄새가 난다. 땀 냄새가 난다. 정돈되지 않은 지저분한 집에서 날 법한 냄새가 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약 냄새가 난다. 제대로 닦아내지 않은 정액 냄새도 문득 코를 찌르고 들어오는 것 같다. 시끄럽다. 클럽 음악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진동이 내내 쿵쾅거린다. 싸우는 소리가 난다. 불평하는 소리가 난다. 서로를 원망하는 소리가 난다. 홀로 신세를 한탄하는 소리가 난다. 물건을 집어 던지는 소리가 난다. 저주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난다. 청춘의 냄새, 청춘의 소리다. 이 지독한 냄새와 소리 속에서, 여성 청년 비키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한다. 2001년의 대만, 고등학교를 중퇴한 비키는 남자친구 하오하오와 동거 중이다. 하오하오는 ‘예술적 퇴폐’를 지향하는 남성이 갖고 있는 쓰레기 같은 전형성을 고루 갖추었다. 돈을 벌지 않고 여성의 노동에 의존한다. 아버지의 롤렉스 시계를 훔쳐 경찰 조사를 받을지언정 결코 직접 노동하는 법은 없다. 하오하오는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집의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비키를 의심한다. 그녀가 바람을 피운다는 망상이다. 자신이 노동하면 비키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고상한’ 하오하오는 이런 가능성을 감히 상상하지 못한다. 하오하오는 클럽 음악을 만들고 친구들과 술 마실 때만 생기가 돈다. 가끔 욕구가 일어 다짜고짜 비키에게 관계를 요구할 때만 다정해진다. 자기 신세의 비참함에 심취해 마약을 하고 이를 말리는 비키를 경멸한다. 그렇다. 하오하오는 자신의 자발적, 의도적 비루함을 예술가의 고난으로 오독한다. 비키의 몸과 돌봄, 노동에 극단적으로 기생하면서도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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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 세상은 어둠이다. 삶은 절망이 가득하다. 해가 뜨는 것 같으면 저물고, 사랑을 할 것 같으면 이별이 찾아온다. 우주에는 생명보다 죽음이 보편적이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향해 빛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그 광대한 어둠과 절망 그리고 죽음 앞에, 생명은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는 인간이 절망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몸부림치며 한줄기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가까운 미래의 지구는 환경 재앙이 닥친다. 식물 재배가 점점 불가능해져 옥수수만 남은 상태이고, 거대한 황사폭풍이 주기적으로 닥친다. 과학은 퇴보하는 중이며 인류는 당장 오늘 먹을 것을 걱정하는 처지다. 한마디로, 인류는 천천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옥수수 농장을 하고 있는 쿠퍼(매튜 맥커니히)는 한때 우주 비행사이자 엔지니어였다. 그는 인류의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중 그의 딸 머피(맥켄지 포이, 제시카 차스테인, 엘렌 버스틴)는 자신의 방 책장에서 책이 자꾸 떨어지는 현상에 의문을 갖는다. 할아버지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라고 했다지만, 쿠퍼는 딸에게 과학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권유한다. 그리고 그 현상을 주목한 머피와 쿠퍼는 숨겨져 있는 NASA기지로 가는 길을 알게 된다. 과학적인, 혹은 논리적인 사고가 흔히 인간적이지 않고 냉소적이며 사랑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이야기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어떤 자연현상이나 거대한 힘 앞에서, 신이나 악마, 운명으로 여기며 순순히 무릎 꿇지 않고 그것을 과학적, 논리적으로 분석해 헤쳐나가려는 힘. 여기서는 그것을 희망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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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 | 폐허 위에 클리셰로 쌓은 애환과 사명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화재 현장, 교통사고, 자살 소동 등 끊이지 않는 사건 현장에서 하나의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119 구조대 반장 '정진섭'(곽도원)과 그의 팀원들. 여느 때와 같이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온 그들 앞에 신입 소방관 '최철웅'(주원)이 등장하고,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구조 대원에게 답답함과 애정이 반씩 담긴 질타를 날리며 다시 사고 현장으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진섭과 철웅, 그리고 그의 팀에 돌연 위기가 닥친다. 한 화재 현장에서 철웅의 실수로 인해 선배 '안효종'(오대환)이 등 전체에 화상을 입은 것. 여기에 더해 진섭의 절친한 후배이자 철웅의 가장 친한 동네 형인 '신용태'(김민재)도 무리해서 어린아이를 구하려다가 현장에서 사망한다. 이에 진섭과 철웅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그들 간의 갈등의 불씨도 커지기 시작한다. 뻔한데, 다르다 실화를 다루는 작품은 언제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린다. 영화적 재미 대신 실화의 힘을 선택하기 쉽다. 영화화해도 되겠다고 판단되는 실화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거나 충격적인 사건인 경우가 많기 때문. 이처럼 쉬운 길을 걷는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누가 죽고 살 지 뻔한 클리셰의 향연. 운과 우연에 의존한 전개. 대부분의 캐릭터가 기억나지 않는 평면적인 묘사. 사건의 사회적 함의보다는 일차원적인 감정 분출에 집중한 각색까지. 곽택 감독의 신작인 <소방관>도 마찬가지다. <소방관>은 홍제동 방화 사건에서 화재 진압을 위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가 사망한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재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쉬운 길을 선택했다. 클리셰로 가득하다. 누가 사망할지, 각 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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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얼빈 | 자욱한 담배 연기로 써 내려간 참회록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 대한의군은 일본군을 기습해 승리를 거두지만, '안중근'(현빈) 장군은 일본군 소좌 '모리 다쓰오'(박훈)를 비롯해 사로잡은 포로를 풀어주라고 명령한다. 만국공법에 따른 의로운 선택이었으나 이 결정은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풀려난 모리가 곧바로 일본군을 이끌고 역습을 가해 안중근의 부대원을 전멸시킨 것. 그로 인해 안중근은 대한의군 동료들에게도 의심받고, 본인도 자책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안중근은 좌절하지 않고 두만강을 건너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다.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 '최재형'(유재명), '이창섭'(이동욱) 등 각자의 이유로 독립운동을 포기하지 못한 동료들도 모은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를 사살해 먼저 죽은 동료들의 몫까지 해내기 위해. 하지만 일본군은 밀정을 통해 의거 계획을 입수하고, 모리 소좌가 안중근을 필사적으로 추격하기 시작한다. 안중근의 참회록 독립운동과 참회. 두 단어를 합치면 한 인물이 떠오른다. 윤동주 시인이다. 흔히 그의 시는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로 불린다. 일제 강점기에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적극 항거하지 못하는 자기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과 더 떳떳한 삶을 향한 열망으로 가득하니까. '참회록'의 끝이 대표적이다.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슬픈 사람의 뒷모양이/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사실 두 단어는 연관성이 곧바로 보이는 조합이 아니다. 독립운동은 보통 뜨겁게 느껴진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할 준비가 된 의사와 열사의 용기로 가득한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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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지만 결코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니까, <나의 서른에게>
  •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의 서른에게 29+1 (2016) 홍콩 | 드라마 | 15세 이상 관람가 | 105분 감독: 팽수혜 아니지만 결코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니까, <나의 서른에게> 서른이란 나이는 내게 어른의 증표였다.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서른을 바라보는 선배들을 보며 동경 대신 늙음의 웃음을 봤었던 게 엊그제였던 거다. 막연히 '어른'을 '늙음'으로 치부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나라고 예외는 아니었기에, 인제 와서야 그 당시 내가 얼마나 한심스러웠는지 뼈저리게 깨닫는 중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동생이 신입생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아저씨'로 불릴 생각을 하면 뒷골부터 당기지 않겠는가? 그 와중에 내 학번이 남동생 학번 친구들에겐 몇백 년 된 유물과 동급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은 또 얼마나 웃기는가. 아주 끝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게 나이인 듯싶다. <나의 서른에게>를 접한 건 그만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젊음과 늙음의 양극단에서 저울질하는 것만큼 의미 없는 짓이 없음을 안 순간부터, 내게 '어른'은 참 다양한 의미를 가져다줬다. 무엇을 가슴에 품고 있는지부터, 어떤 목적이 있고, 갖고 있는 꿈은 무엇이며, 또 그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사는 방식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정말 앞자리가 바뀌는 날이 오면 내 세상이 천지개벽하여 엄청난 반전이 일어날까, 하는 호기심까지 아주 스펙터클 했다. 결론은 없었다. 완벽한 세상에 사는 내가 아니라서, 완벽한 내가 있을 수 없고, 그렇기에 모든 고민이 기가 막히게 해결되지도 않았다. 그저 나이 앞자리가 +1로 인해 소리 없이 바뀐다는 것 말고는 속 시원한 진실을 알 수 없었다. <나의 서른에게> 역시 답답한 가슴을 뻥 뚫는 이야기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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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자가 원하는 걸 얻었다
  •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기 위해 어디까지,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자신의 노력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무척 어렵다.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어려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가장 쉽게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높은 지위나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의 도움이 있다면 그 과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영화 <히든 페이스>는 세 인물이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가진 자원을 바탕으로 기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는 사회적 지위를, 누군가는 상대방의 감정을,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 상대를 이용한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각자가 어떤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을 때 그 얼굴에 나타나는 진실이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 아닐까. [첫번째 감정] 성진의 욕심 주인공 성진(송승헌)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라난 인물이다. 그는 고생 끝에 지휘자의 직업을 얻었지만, 더 큰 성공을 향한 욕구가 여전히 강하다. 성진은 차분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딱딱하고 차가운 면이 있다. 아내인 수연(조여정)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감정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아내의 살가운 접근에도 성진의 반응은 냉담하며, 그 미소조차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성진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아내 수연의 집안이 가진 힘을 은근히 이용하려 한다. 이런 모습은 영화 전반에 걸쳐 은밀하게 드러나지만, 성진의 얄팍한 속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아내 수연이 사라지고 나서 곧바로 낯선 여자 미주(박지현)에게 빠져들 때이다. 수연을 향한 그의 마음이 얼마나 얇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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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자왕이 걸어온 반듯한 왕도
  • 디즈니 르네상스를 이끈 명작 '라이온 킹'이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19년에 선보였던 실사 영화에 이어 새로운 시리즈를 공개했다.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의 이야기를 담은 '무파사: 라이온 킹'(이하 '무파사')을 내놓았다. 실사 영화 '라이온 킹'처럼 '무파사' 또한 원작 애니메이션과는 일부 다른 설정을 갖췄다. 프라이드 랜드의 왕인 무파사가 알고 보니 왕의 혈통이 아닌 점, 친형제였던 무파사와 스카는 의붓형제로 변경됐다. "왕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거듭난다"는 메시지에 맞춰 무파사의 서사를 극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바꾼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심바(도널드 글로버)와 날라(비욘세)의 딸 키아라(블루 아이비카터)가 동생을 출산하기 위해 떠난 엄마와 아빠를 기다리며 라피키(존 카니)에게서 옛날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전달된다. 이는 무파사에서 심바로, 심바에서 키이라로 유산(왕의 자질)을 물려주는 걸 암시하며 3대를 하나로 연결한다. 엄마 아빠와 함께 전설의 낙원 밀레레를 찾아 이동하던 무파사(에런 피에르/브레일린 랭킨스)는 대홍수를 만나 다른 곳으로 떠밀려 왔고,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 켈빈 해리슨 주니어/테오 소몰루)를 만나면서 의형제처럼 지낸다. 어느 날 '외부자들' 백사자 무리의 습격 때문에 무파사-타카는 생존을 위해 자신들이 속했던 무리를 떠나 밀레레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암사자 사라비(티파니 분)와 개코원숭이 라피키를 만난다. '무파사'의 스토리 구조는 기존 '라이온 킹'과 비슷하나, 전작과 달리 용기와 지혜로 왕이 되는 무파사의 모습을 그리며 현대적으로 표현한다. 이때 '라이온 킹'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 '생명의 순환'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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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some trailers from cinLab
    • 영화 <리얼 페인> 메인 예고편
    • 두 사촌의 울고 웃는 폴란드 여행🧳 키에란 컬킨의 연기력과 제시 아이젠버그의 각본이 만나 "올해 최고의 영화"를 만들었다🌟 [리얼 페인] 메인 예고편 공개💫 2025년 1월 극장 대개봉 확정
    •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티저 예고편
    •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티저 예고편 공개👊 마동석 X 이제 악마까지 때려잡는다! 타격감 100% 오컬트 액션💯 4월 30일 Coming soon!🌃
    •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메인 예고편
    • 2025년을 열 최고의 판타지 로맨스 [말할 수 없는 비밀] 메인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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