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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하고, 흐리고, 타오르지 못한 청춘들
  • 최근 스크린은 다시금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소환하고 있다. 네오 소라감독의 <해피엔드>부터 안소니 첸의 <브레이킹 아이스>, 그리고 <한국이 싫어서>에 이르기까지,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이들 작품은 기묘한 공명으로 연결된다. 각기 다른 국적의 젊은 감독들이 포착한 동시대 청춘의 초상은 명확한 해답 없이 부유하는 시대의 공기 속에서 저마다의 불안과 혼란을 힘겹게 감내하는 얼굴들이다. 답답한 현실, 불투명한 미래, 그리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존재론적 공포. 이들의 서사는 다르지만, 정서는 맞닿아 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함. 어쩌면 지금 우리 시대 청춘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청춘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고 공언했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을 다시 보았다. 감독은 '푸른 봄'이라는 단어가 내포한 통속적인 낭만성을 일찌감치 거둬낸다. 영화 속 세 젊은이, 종수, 해미, 그리고 벤은 따스함이나 찬란함과는 거리가 먼, 미세먼지처럼 부옇고 쾌쾌한 현실 속에 위태롭게 존재한다. <버닝>을 마주하는 경험은 종종 불쾌하고 껄끄럽다. 감독은 인물들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차마 말할 수 없거나 혹은 말하고 싶지 않은 감정의 응어리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영화는 현실의 무게와 불가해한 세계 앞에서 무력한 개인의 모습을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예컨대, 파주, 북한과 맞닿은 접경 지역의 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미의 춤 장면을 떠올려보자. 그녀는 아프리카 부시맨의 '그레이트 헝거' 춤을 추며 삶의 의미를 갈망하는 듯하지만, 그 몸짓은 공허한 하늘 아래 한없이 작고 위태로워 보인다. 카메라는 해질녘의 붉은 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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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상뿐인 이념이 인간의 얼굴을 할 때
  • 사회학자 김동춘은 근대 국가를 사회 계약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전쟁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은 국경을 설정했고, 동시에 진행된 이념 전쟁은 국가의 발전 방향성을 결정했다. 한국은 미소 간의 이념 전쟁에 휘말린 대표적인 국가다. 1945년 세계 대전은 마침표를 찍었으나, 미국과 소련에 의해 한반도의 분단은 시작되었다. 나아가 발생한 1950년 발생한 한국 전쟁은 분단 상황을 공고화시키기에 이른다. 이같은 분단의 역사는 이제 80년, 남한과 북한은 여전히 ‘군사 분계선’을 사이에 놓은 채 대치 중이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남북 관계에 있어 화합과 갈등이라는 모순적인 기능을 수행해 온 판문점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는다. 북한군 초소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남북 관계에 위기를 초래하고, 이 사건에 중립국 감독 위원회가 개입하여 수사에 착수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피의자인 남한군 수혁과 유일하게 생존한 북한군 피해자 경필. 온전히 다른 주장을 펼치는 두 사람의 진술서를 기반으로 과거는 회상된다. 중립국 감독 위원회에서 파견된 소피는 그 빈틈을 파고드는 인물이다. 영화는 그녀에 의해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의 파편을 비추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시간으로 관객들을 데려다 놓는다. 갑자기 등장하는 외국인 관광객 무리. 군사분계선의 남한 측에서 외국인 모자가 바람에 의해 날아가고, 북측으로 날아간 모자는 덩그러니 비춰진다. 카메라가 틸트업하면 보여지는 것은 경필의 모습이고, 모자를 주워 건네는 그의 모습은 부감으로 포착된다. 판문점이라는 공간에서 남북한의 경계란 흐릿하기 그지없다. 곧바로 보여지는 장면은 남한 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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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불쌍하지 않아?" 피해자는 보이는데 가해자는 보이지 않는 이유
  • ‘보여주기’와 ‘들여다보기’. 언뜻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쾌락을 좇는 이들. 그러나 감추고 싶은 자신의 비밀이 드러나려는 순간 쾌락은 공포와 분노로 분한다. 당연하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싶었을 뿐인 여자, 자신의 정체는 숨긴 채 남의 ‘모든 것을 보고 싶어’ 했던 남자. 그들의 이해관계는 극 중에서 필연적으로 상충하며 갈등의 끝을 달린다. 결국 매한가지인 것은 둘 중 어느 쪽이든 자신의 비밀은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것. 저마다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쾌락을 좇으면서도, 정작 상대방의 쾌락을 목격하며 정신이 나갔다며 고개를 저어댄다. 한국판 <나를 찾아줘>를 연상케 하는 범죄 스릴러 <그녀가 죽었다>는 어느 쪽에도 공감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두 인물상을 통해 익숙한 맛으로도 관객의 몰입을 배가시킨다. 이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는 상대방이 ‘미쳤다’는 것. 그들은 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기 급급하다. 누구도 자신이 끼친 피해에는 반성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내가 피해자요, 나는 불행하노라 외쳐대며 서로를 삿대질한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그들. 그렇게 가해자로서 ‘나’의 죄의식은 흐려지고, 남는 것은 피해를 호소하는 억울한 ‘나’뿐이다. 그녀가 죽었다. 그렇다. 이 영화에는 ‘그녀의 죽음’으로 상정되는 피해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선악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그 실체는 사라지고 없다. 그들이 아무리 피해를 호소해도 관객의 뇌리에 남는 것은 그들의 가해다. 시체는 있었는가? 아니, 온데간데없다. 그들이 바로 살아있는 피해자이자 동시에 명백한 가해자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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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이여 영원하라
  •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음악은 아주 오래 전부터 주술이나 의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였다. 주술사들은 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주술에 음을 실어 종교적 의미를 공고히 하였고 부족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저마다의 소원을 실어 불꽃에 올려보냈다. 음악은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으로 불멸의 개념이었던 것이다. 이는 비단 한 나라의 종교적 특징이 아니다. 특정 부족의 독특한 풍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노래는 시간을 타고 우리에게까지 오게 되었으며 다양한 장르에 그 혼을 실어 여전히 미래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뱀파이어와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영화를 소개하는 글의 시작이 왜 음악이냐 묻는다면 단연코 이 영화는 음악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겠다. 1930년대 미시시피 델타 지역. 악명 높은 쌍둥이가 고향으로 돌아와 노래 주점을 차리고자 한다. 때는 대공황의 여파를 겪는 격변의 시기였기에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빈곤에 시달렸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클락스데일도 마찬가지다. 마을 공동체는 노래와 주점, 교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나름대로 자신들을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다. 영화 초반부, 주인공인 '스모크와 스택'을 비롯해 인물들을 통해 강조되는 것이 바로 이 터프함과 그들을 결속시키는 한 가지. 바로 블루스이다. 마피아, 강도 ... 쌍둥이의 배경은 뚜렷하게 알 수 없으나 아버지를 살해하고 달아난 두 형제를 모르는 이는 없었고 주점 개장을 위해 고향에 돌아와 만나게 되는 이들은 모두 그들이 내미는 돈과 술에 요구를 들어주지만 자신의 프라이드를 결코 굽히지 않으며 형제를 대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씨너스> 만의 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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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동안 이어 온 ‘시네마’란 불가능한 작전!
  • <미션 임파서블>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30년 동안 이어진 이 장대한 시리즈의 마무리를 본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환갑이 넘은 나이에 몸을 던지는 톰 크루즈의 액션에 더 놀라웠다. 여기에 언제나 말보단 행동으로 불가능한 작전에 임했던 그의 마지막 임무라는 점은 1편부터 8편까지 극장에서 이 작품을 관람한 이로써 뭉클함도 전해졌다. 이렇듯 오만가지의 감정을 휘몰아치다 보니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이 시리즈가 그동안 무엇을 보여주고 말해왔는지, 그리고 어떤 걸 남기려는지에 대한 것. 완성도를 떠나 이 자체는 에단 헌트에게, 톰 쿠르즈에게, 그리고 시리즈의 팬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 엔티티의 위협은 더 거세졌다.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이 AI는 인류 말살을 목표로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의 핵 발사 시스템을 해킹해 핵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건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요원들 뿐.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72시간이다. 에단 헌트와 요원들은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 72시간 동안 해결해야 하는 2가지 숙제 에단 헌트는 72시간 동안 2가지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으로 시작된 엔티티의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한 이야기를 두 편으로 나눠 공개한 건 시리즈 중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장대한 이야기를 이번 작품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게 톰 크루즈와 제작진에게 하달된 가장 큰 임무다. 전작의 중요한 소재였던 십자가 모양의 열쇠는 빙산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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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정치적 상황 속 해체를 감당하는 가족
  • 클라우디아 레이닉 감독의 <퀸즈>는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국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고,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상영을 했다. <퀸즈>는 균열이 있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또. 딸과 아빠의 여행과 일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애프터 썬>과 유사점을 보인다. 하지만 <퀸즈>는 그보다 깊게 페루의 당시 역사적 환경을 보여주며, 그 속 시민들이 처한 환경을 시사한다. 집을 떠나 사는 아버지는, 딸들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고, 그 연장선으로 딸들의 불신을 얻는다. 그런 아빠가 딸들과 함께 바다로 떠나는 행위는 ‘일상에서 멀어지는 일’이 된다. 당시 페루의 환경과 일상에서 벗어나며, 두 딸과 아빠는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 이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1990년대 페루의 역사적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92년, 페루의 54대 독재자 후지모리는 친위 쿠데타로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10년여간 탄핵이 될 때까지 10년 3개여월 동안 재임하며 권위주의적, 반인류적 독재 정치를 자행했다. 후지모리는 일명 콜리나 부대를 창설해 민간인 50여명을 학살했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등의 부패를 거행했다. 이중국적이었던 후지모리는 일본으로 도주하지만, 결국 페루로 송환되고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는 2011년, 2016년에 페루 대선에 진출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는 후지모리 일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1990년 페루 독재의 형태, 그로 인해 민간인들이 위협당하는 모습이 <퀸즈>에서도 등장한다. 카를로스는 당시의 경제적 침체로 인해 택시 기사의 일을 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벌이를 하지 못한다. 가족들에게 돈이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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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서히 녹듯, 때때로는 부서지듯, 또는 다시 얼어붙듯
  • 서서히 녹듯, 때때로는 부서지듯, 또는 다시 얼어붙듯 방황하는 청춘이 영화에서 자주 다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인 이야기라 생각했던 것이 보편적인 현실로 비춰지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 아닐까. 방황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아도, 끝내 해결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우리는 그들을 보며 깨닫는다. 먼저 주인공 나나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투어 가이드로 일하지만 어딘가 공허해 보이는 그녀는 부상으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나나는 친구들과 여행하며 자연스럽게 눈과 빙판과 교감한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상처와 좌절을 마주하고, 현실의 한계점을 이해하면서도 서서히 꿈을 다시 마주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나나의 심리적 변화는 영화 전반에 걸쳐 얼음이 서서히 녹듯 천천히 드러나며, 이상과 현실 사이를 넘나든다. 이상과 현실, 그 중간 지점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꼭 포디움에 올라 빛나지 않아도, 메달이나 등수로 꿈을 한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한 걸음씩 빙판을 가르며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품으며 살아가도 괜찮다. 설령 그것이 ‘나만 아는’ 일이더라도. 하오펑은 끊임없이 방황에 방황을 반복한다. 친구들과의 일탈 속에서도, 모두가 즐기는 순간에도 그는 고립된 내면과 마주한다. 롤러코스터 같은 치유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감정과 갈등은 선형적이지 않으며, 얼음이 부서지고 녹아 흘러내리다 다시 얼어붙는 것처럼 순환적임을 자연스레 느낀다. 하지만 방황이라는 키워드에 지나치게 집중한 탓에, 인물들의 서사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나나’, 하오펑, 한 샤오의 관계를 풀어내는 방식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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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은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순식간에 덮치는 것
  • #26회전주국제영화제 은퇴한 불문학 교수 기스케는 아내가 죽은 뒤 홀로 지내고 있다. 기스케는 X-day라 칭하며 저축한 돈으로 몇 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해가며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에 ‘적이 온다’라는 불길한 메시지가 나타난다. 기스케는 꼼꼼하고 깔끔하다. 대단히 주부력이 있다기보다, 자신만의 확실한 루틴을 가지고 있다. 업에 있어서도, ‘강의비는 100만 원, 교통비는 별도’라는 철칙을 가지고 움직인다. X-day라 칭하며 저축한 돈으로 몇 년을 더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해가며 조용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다. 악취, 비누와 똥 기스케의 창고에는 가장 무난한 선물인 비누가 쌓여있다. 이 선물은 괜스레 기스케를 주눅 들게 한다. 옆집에 사는 노인은 반복적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젊은 여성에게 똥을 치우라며 소리친다. 젊은 여자가 얼굴을 찡그리자, 자신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것이냐며 버럭 한다. 옆집 노인은 막무가내로 젊은 세대를 탓하는 노인들의 초상이고, ‘냄새’를 상징한다. 노인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악취. 며칠에 한 번 씻는 옆집 노인의 냄새라기보다, 노인이 되어 생리학적으로 나는 악취. 자신에게서도 냄새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에 들어와 비누로 벅벅 씻어댄다. ‘죽음’이 온다 냄새나는 난민이 북쪽에서 밀려온다는 불길한 스팸 메일이 나타난다. ‘적이 온다’ 여기서 ‘적’은 ‘죽음’이다. 사의 이미지인 흑백 필름인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자신이 한발 물러서야 할 때라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하려 하지만, 사실 물러난다는 것은 기스케에게 큰 공포이다. 유언장을 세세하게 고치며 죽음에 대해 초연한 척 일관하지만, 사실 그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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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차도록 뛰어간 그곳에서도 무니가 행복할 수 있길
  • 생존기 ≠ 어드벤처 동화 속 주인공들이 살 것 같은 보랏빛 건물과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 그리고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들까지 더해져 ‘디즈니월드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라는 포스터 속 홍보 글은 꽤 영화의 분위기와 맞아 보인다. 그렇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동화 같던 보라색 건물은 히든 홈리스들의 주거지인 모텔이고, 아이들도 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영화에는 보랏빛 건물과 무지개, 아이들도 모두 존재하지만 ‘디즈니월드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차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신나게 달려간 아이들의 다음 행동이 차에 침을 뱉고, 말리는 어른에게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는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밝은 에너지와 명랑함을 보여주는 아이들이지만 복지 밖의 그늘에서 찌든 묵은 때는 숨겨지지 않는다. 영화는 신나는 어드벤처가 아닌 아이들의 시선으로 포장한 ‘히든 홈리스’(모텔에서 장기 투숙하는 사람)들의 생존기이다. 동화가 아닌 현실 이탈리안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밝힌 션 베이커 감독의 말처럼,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지독할 정도로 잔인하고 현실적이다.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더라도 똑같이 자신의 삶을 살 것 같은 다큐멘터리처럼 모텔 ‘매직캐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중 전기차단기를 내린 아이들 때문에 사람들이 객실 밖으로 나오는 신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롱쇼트를 가득 채운 히든 홈리스들과 매직캐슬의 거대한 모습은 관객들을 압도한다. 그 속에서 관객은 짐작만 했었던, 말 그대로 숨겨져 있는 수많은 히든 홈리스들을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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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퀴어>, 사랑은 죽어야 끝난다
  • <퀴어>, 사랑은 죽어야 끝난다 퀴어 영화의 핵심에는 주로 성 정체성에 대한 탐문이 있었다. 특별한 계기를 통해 그간 눈치채지 못했거나 애써 감춰왔던 성 정체성의 발현을 감지하는 장면은 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들의 정당한 클리셰처럼 형상화되곤 했다. 또한,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만천하에 드러낼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개인적 고뇌의 시간을 담아내는 장면이,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거의 필수적으로 제시되곤 했다. 그런데 <퀴어>에는 그런 장면들이 없다. 영화의 첫 대사가 “너 퀴어 아니지?”라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 <퀴어>의 세계는 마치 퀴어가 아닌 사람이 더 이상하고 낯설게 여겨지는 특별한 시공간처럼 세공되어 있다. 이 독특하고도 뻔뻔한 이질감이 퀴어를 상대로 갖기 마련인 반사적인 편견과 차별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퀴어를 바라보는 어떤 특별한 정동, 예컨대 연민과 혐오 따위의 일차원적 감정 상태를 무화시킨다. 퀴어이기에 부득이 감수해야 하는 사회적 불편과 차별이 전무한 것처럼 그려지는 <퀴어>에서 성 정체성은 오직 사랑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일종의 판별기 정도로 축소된다. 퀴어면 가능하고, 퀴어가 아니면 불가능한 세계. 마치 여기서 사랑은 퀴어에게만 허락된 신성하고도 속된 특권처럼 비친다. 퀴어는 사랑할 수 있지만 퀴어가 아닌 사람은 사랑할 수 없다는 전제. 그러나 문제는 그 전제가 그들만의 전제라는 점이다. 단숨에 중년의 주인공 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년 유진은 퀴어가 아님에도 사랑을 나눈다. 그것이 정신적 교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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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행선인 줄 알았던 교차선
  • 평행선인 줄 알았던 교차선, <해피엔드> 리뷰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네오 소라 감독의 해피엔드,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반응 좋았기에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시놉시스 외에 어떤 것도 알아보지 않고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 시작, 영화 끝. 시작부터 심장은 뛰었고,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함께 간 친구와 영화관을 나오며 한 말은 "미쳤다."뿐이었다. 그 정도로 취향인 영화였고, 조금 더 심층적으로 보고 싶었기에 시사회 감상 후 개봉일인 4월 30일 영화를 한차례 또 보았다. 훌륭한 음향과 연출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야기였다. 해피엔드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AI로 사람을 인식하고, 감시하는 시대. 주인공들의 장난을 '테러'로 규정한 교장은 학교에 AI 감시 체제를 학교에 도입한다. 대지진 예고로 혼란스러운 사회와 AI 감시 체제로 억압된 학교에서 코우와 유타, 아타, 밍, 톰 그리고 학생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한다. 해피엔드는 청춘을 이야기한다. 청춘 속 한번은 겪을 만한, 뗄 수 없는 정치와 우정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더 재밌게 보고 싶다면 주목할 포인트 1. 지진의 타이밍 2. 반복되는 대사 3. 유사한 인물 본 리뷰는 다음 글부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주 정치적인 설정, 현실과 영화, 사회와 학교의 거울 구조 거울 1. 현실과 영화 SF와 청춘이라는 장르로 무엇을 보여줄까 기대했다. 흔한 청춘물이면 어찌할지 생각하면서도 SF와 함께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기에 궁금했다. SF라는 장르는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장면을 연출한다. 또 다른 부분으로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점을 가진 장르이기도 하다. 기술이 발전해도 현실의 근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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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썬더볼츠*>: 공허한 우울의 미로에서 널 구할 결심
  • 어벤저스는 아이언맨으로부터 시작해 아이언맨으로 끝났다. 남아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이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어벤저스와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인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든 어벤저스와 타노스의 핑거 스냅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CIA 국장으로 있는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폰테인의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어벤저스는 안 옵니다“ 맞는 말이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 영화는 어벤저스에 대한 영화가 결코 아니다. 어벤저스와 옷깃 한 번 스쳐봤을까 싶은 나머지 사람들의 이야기다. 엔드게임 이후 여러 시리즈와 영화를 개봉하며 빌드업을 쌓아온 마블의 첫 완성작이라고 볼 수 있는 썬더볼츠. 이들의 이야기는 무엇으로 시작될까. 공허함이라는 미로에 빠진 기니피그 IMDB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짙게 깔려있는 공허함이라는 감정에서 시작한다. 공허함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날 괴롭히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옐레나가 느끼는 공허함도 그러하다. 아이언 슈트와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와의 독특한 부자 관계를 가진 아이언맨, 페기 카터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가슴속 깊이 지켰던 캡틴 아메리카,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로키와 얽힌 사연을 가진 토르까지. 어쩌면 이들이 겪었던 것도 일종의 공허함의 범위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어벤저스도 이러한 인간적인 문제들을 겪고 극복하며 진짜 히어로로 각성했다. 옐레나를 포함해 이번 썬더볼츠의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게 이 영화의 포인트다. 어벤저스는 각자 지닌 문제를 스스로 극복했었다. 하지만, 썬더볼츠의 구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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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도시 여성의 세 갈래 삶
  • 7★/10★ 세 여성의 삶과 생활로 대도시 뭄바이에 입체적, 구체적 질감을 부여하는 이 영화의 전반부는 정말 최고다. 뭄바이에 대한 단순하고 건조한 설명과 해설을 넘어 그 공간의 근본적인 특징을 결정짓는 아주 미세한 분위기까지 고스란히 전달해내는 것이다. 영화는 대도시 뭄바이로 몰리는 사람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도시의 풍경과 더해져 펼쳐진다. 그 연장에서 프라바, 아누, 파르바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 사람은 모두 병원에서 일한다. 프라바와 아누는 간호사고, 파르바티는 조리사다. 그들은 각자의 문제를 대면하고 있다. 프라바는 얼굴도 모르고 결혼한 남편이 어느 날 독일로 떠난 후 1년 넘게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다정한 의사가 프라바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어찌 되었든 남편이 ‘있다’는 이유로 프라바는 그를 밀어낼 수밖에 없다. 발랄하고 솔직한 성격의 아누는 이슬람교도 남성 시아즈와 연애 중인데 서로 다른 종교 문화권에 속한 두 사람은 긴장을 품은 채로 만남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파르바티는 남편 사망 후 살던 집이 재개발로 헐려 쫓겨날 위기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이지만 자기 집이라는 걸 입증할 서류가 없어서다. 세 사람의 문제는 동시대 뭄바이가 어떤 공간인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 프라바는 전근대적 결혼 풍습과 근대적 친밀성 경험의 충돌이 여성에게 어떤 혼란을 야기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누는 도시 내 종교적으로 구획된 생활, 문화의 경계가 굳건하며 이를 넘는 것이 하나의 금기라는 점을 일러준다. 파르바티의 고난은 엄청난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는 재개발이 어떻게 그곳에 먼저 살던 사람들의 삶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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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행 세계 로맨스 영화, 그래서 뭐가 특별한데?
  • <나를 모르는 그녀의의 세계에서> 작가 지망생 리쿠(나카지마 켄토)는 교수에게 빼앗긴 창작 노트를 되찾기 위해 학교에 몰래 잠입한다. 경비원에게 들켜 도망치던 중, 비어 있는 강당에서 노래를 부르던 미나미(미레이)를 만난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만남은 서로의 인생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두 사람은 곧 연애를 시작한다. 결혼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꿨지만 리쿠의 소설이 히트하고, 유명 작가로 떠오르면서 둘의 관계는 서서히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다. 소설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뒤편으로 밀려났다. 월식이 있던 어느 밤, 운명이 완전히 전복된다. 여느때와 같이 잠에서 깬 리쿠는 더 이상 소설가가 아니고 글도 쓰지 못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아내인 미나미가 인기 가수가 되어 있다. 그녀는 자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학 완전히 타인으로 대하면서 리쿠는 큰 충격에 빠진다. 그녀가 자신을 모르는 세계에서, 리쿠는 그들의 행복했던 세계를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평행 세계라는 오래된 장치를 전형적으로 활용한다. ‘사랑의 반복 가능성’, ‘시간을 넘는 감정’은 이미 일본 로맨스 영화의 단골 소재이며, 그의 작품 <오늘 밤, 이 세계에서 사랑이 사라진다고 해도>처럼 그 전통은 이미 과잉 상태에 가깝다. <나를 모르는 그녀의의 세계에서> 역시 그 계보를 충실히 따르며, 대중이 기대하는 멜로적 클리셰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단순한 판타지 로맨스를 넘어서는 지점은, 주제의식의 ‘깊이’가 아니라, ‘조율’에 있다.낯을 섬세한 감정으로 풀어내며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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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유하는 청춘을 어루만지는 온기
  • 브레이킹 아이스 (The Breaking Ice, 2025) 부유하는 청춘을 어루만지는 온기 개봉일 : 2025.06.04.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장르 : 청춘, 멜로, 로맨스 러닝타임 : 100분 감독 : 안소니 첸 출연 : 주동우, 류호연, 굴초소 물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출렁이고 흘러넘치며 특정 온도를 지나면 얼음이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다. 청춘도 이와 비슷하다. 항상 출렁이며 작은 충격에도 큰 영향을 받고 어느 한계점을 지나면 특유의 생동감을 잃어버린다. ‘일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의 단어 ‘안정’. 그의 반하는 단어 ‘불안정’. 사전적 의미로 봤을 때 불안정함은 다소 연약하고 부정적인 단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는 불안정함을 그런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불안정한 물질과 청춘의 가변성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응원한다. 그리고 그 아래 숨겨진 아름다움을 스크린에 펼쳐내기에 이른다. <브레이킹 아이스>의 주인공 나나는 여행 가이드다. 그는 다른 이들의 여정을 이끄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찾지 못한다. 가장 편안해야 할 내 집. 그 안에서마저도 신발을 벗지 못하는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삶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다. 나나의 오래된 친구인 샤오는 이렇다 할 목표도 아쉬움도 없이 그 자리에 멈춰 서있다. 이리저리 밀리다 연길에 정착하게 된 그는 나나와 함께 차가운 겨울바람 속을 헤맨다. 여행객 하오펑은 금융계에 종사하는 청년이다. 친구들은 그의 직업과 경제적 능력을 부러워하며 ‘성공한 사람’이라는 왕관을 씌워주지만 하오펑은 자신의 인생이 즐겁지도 아름답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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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션 임파서블 8 | 그의 액션에는 서사와 감동이 있다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디지털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엔티티. 엔티티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 강대국의 핵무기 시스템마저 순차적으로 장악하며 핵전쟁을 일으킬 준비를 마친다. 이에 CIA와 IMF의 모든 정보원은 '에단 헌트'(톰 크루즈)를 찾아 나선다. 그는 엔티티를 파괴할 수 있는 열쇠를 확보한 뒤 잠적한 엔티티를 악용하려는 국가와 세력을 경계하며 잠적했기 때문. '슬론'(안젤라 바셋) 대통령의 절박한 메시지를 받은 뒤 에단은 결국 엔티티를 파괴한다는 조건으로 작전을 개시한다. 북극해에 가라앉은 러시아 잠수함에서 엔티티의 소스 코드를 빼내고, 이를 미끼로 핵전쟁 발발 직전에 엔티티를 속인 후 제거하겠다는 것. 엔티티는 아픈 과거를 공략하며 에단을 방해하기 시작하고, 그는 오랜 동료 ‘루터’(빙 제임스)와 ‘벤지’(사이먼 페그), 그리고 새로운 팀원 ‘그레이스’(헤일레 앳웰),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드가’(그레그 타잔 데이비스)와 함께 불가능한 임무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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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스틴 민이 사랑한 <중경삼림>
  • 최근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2>에 출연해 큰 화제가 된 배우 저스틴 민의 영화 취향,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스틴 민은 과거 Variety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을 본 것, 특히 <중경삼림>"이라고 답한 바 있는데요. 그의 영화 취향이 궁금한 분들을 위해 <중경삼림>의 명대사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이번 주말은 저스틴과 함께 왕가위 감독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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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된 아이, 사라진 기록
  • 해당 콘텐츠는 씨네랩 초청으로 참석한 <케이 넘버> 시사회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해외 입양인들의 귀환을 가장 가까이에서 담은 독립 다큐멘터리, <케이 넘버>의 개봉이 다가온다. 오는 14일에 개봉 예정인 해당 다큐멘터리의 시사회에 씨네랩의 초청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시사회 참석이 처음이라 설레던 마음도 잠시, 다큐멘터리 속 해외 입양의 실태와 그 아픔에 눈물을 흘리며 점등을 맞이했다. 다큐멘터리 <케이 넘버> 포스터 <케이 넘버>는 조세영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로, 장장 6~7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상영관을 찾아온 작품이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관객상을 수상하고,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70년의 해외 입양 역사에서 나아진 것이 없음을 냉철히 지적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왼쪽부터 차례로 노혜련 숭실대 명예교수(전 홀트 직원), 조세영 감독, 김유경 배냇 대표의 모습 영화의 제목이 되는 K-NUMBER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낼 때 입양기관이 아이를 분류하기 위해 붙인 표식이다. 한국전쟁 이후 70,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해외로 입양된 아동의 수는 자그마치 20만명에 달한다. 가정과 직장이 있는 성인이 되어 돌아온 입양인들의 귀환과, 이들의 뿌리찾기를 돕는 한국인여성모임 ‘배냇'의 추적에서 드러나는 해외 아동 입양의 진실을 영화는 조명한다. 감독의 집요한 질문과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며 해외 입양인들이 ‘그들’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타국으로 떠나 보낸 우리 아이들의 귀환이 될 수 있음을 느껴보자. 1970년대 초, 길에서 우연히 발견된 미오카. 어린 시절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오카는 가족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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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댕겨진 불씨는 반드시 타오른다
  • DIRECTOR. 모함마드 라술로프 CAST. 마흐사 로스타미, 세타레 말레키, 소헤일라 고레스타니, 미삭 자레 SYNOPSIS. 꿈에 그리던 수사판사 승진을 하게 된 ‘이만’, 때마침 테헤란에서는 대규모 히잡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이만’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총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딸들과 논쟁을 벌인 어느 날, 총이 집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가족의 믿음에는 균열이 생긴다. 지금 반드시 목격해야 할, 올해 가장 용감한 걸작. POINT. ✔️ 2022년 히잡 시위를 둘러싸고, 이란의 국가폭력을 비판하는 영화입니다. 감독과 두 딸 역할의 배우는 이 영화 이후로 망명했고, 함께 나오지 못한 엄마/아빠 역할의 두 배우 사진을 높이 올려든 채 레드카펫에 섰습니다. 어머니 역할을 맡은 배우 소헤일라 고레스타니는 2022년 당시 시위에 연대하여 수감되었고, 현재 자택 연금 상태라고 합니다. (해당 내용을 비롯, 영화 외부적 이야기는 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 SNS에서 참고했습니다.) ✔️ 의미 있는 영화인 동시에,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인데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집안에서 없어진 총을 둘러싼 가족 간의 이야기가 아주 잘 짜여 있는 구조라서, 다음을 궁금해하면서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흡입력 있는 영화입니다. ✔️ 영화는 6월 3일 개봉합니다. 체호프의 총이라는 개념이 있다. 1장에서 총이 등장한다면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 총이 반드시 쏘아져야 하며, 쏘지 않을 총이라면 이야기에 등장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를 역이용해 신경 쓰이는 위치에 놓여 있던 아이템이 별 의미 없는 맥거핀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에서 총이 사라진 이 영화에서 총은 맥거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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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태닝시 음료수를 갖고 가지 말 것, 통나무를 가득 적재한 트럭 뒤로는 차를 몰지 말 것 한 동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금기가 되었던 행동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만약 어떠한 장면들이 파편처럼 머리를 스친다면 그는 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살인마도 듣도 보도 못한 크리쳐도 아닌 주인공을 뒤쫓는 것은 바로 '죽음' 그 자체라는 주 내용을 필두로 시리즈화 되었던 영화가 14년만에 신작을 공개하게 되었다. 시리즈에서는 6편을 차지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 라인>은 오랜 공백을 거쳐 다시 리부트 된만큼 <스크림>에 이어 전세계 호래 팬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관람에 앞서 시리즈를 굳이 챙겨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 되어준다. 다만 이 한 가지는 기억 하는 것이 좋다. 죽음은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뒤를 쫓아갈 것이다. 유명 공포영화에는 대체로 법칙이 존재한다.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방심하지 말 것, 낯선 사람에게 오는 전화는 받지 말 것, 친구를 의심할 것 등 시리즈를 거치며 완성된 공식들은 본편을 기준으로 세계관을 점차 확장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도 단연코 그 중 하나인데, 이 중 가장 명심해야 되는 것은 '예정된 죽음은 피할 수 없음. 만약 피했을 경우 죽음은 어떻게든 당신을 쫓아간다.' 이다. 신박하고도 끔찍한 죽음 쇼로도 잘알려진 해당 시리즈는 갑작스럽게 보게 된 예지로 대형 사고를 면한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죽음을 어떻게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주된 내용으로 삼는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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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railers

Awesome trailers from cinLab
    • 영화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멜로디 소동> 메인 예고편
    • 세상의 편견을 뛰어넘은 절친 음악가 곰 '어네스트'와 꼬마 생쥐 '셀레스틴' 둘은 ‘어네스트’의 망가진 바이올린을 고치러 그의 고향 ‘샤라비’로 향한다 오랜만에 찾은 거리에는 음악이 금지되어 침묵만이 흐르고 ‘어네스트’의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는데… 사라진 멜로디를 되찾기 위한 '곰'과 '생쥐'의 특별한 우정이 다시 시작된다! 감독: 장-클리스토페 로저, 줄리엔 청 장르: 애니메이션 러닝타임: 80분 개봉일: 2025년 6월 11일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수입·배급: ㈜영화사 진진 공동배급: ㈜하이스트레인저 #어네스트와셀레스틴_멜로디소동 #어네스트와셀레스틴 #6월영화 #영화추천
    • 넷플릭스 <프랑켄슈타인> 티저 예고편
    • 《프랑켄슈타인》, 곧 공개 예정 넷플릭스에서 시청하세요: https://www.netflix.com/title/81507921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프랑켄슈타인》이 올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오스카 아이작, 제이컵 엘로디, 미아 고스, 펠릭스 카머러, 찰스 댄스, 크리스토프 발츠 출연. 오스카 수상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가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똑똑하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기이한 실험 이후, 결국에는 창조자인 자기 자신과 그 비극적 창조물에게 파멸을 초래한다는 이야기. #TUDUM
    • 영화 <퀴어> 메인 예고편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신작 방탕한 작가 리, 청년 유진에게 빠지다 - "대화하고 싶어 말없이" 사랑의 에필로그 '퀴어' 2025.06.20 Coming Soon #콜미바이유어네임 #루카구아다니노 #다니엘크레이그 #드류스타키 #조나단앤더슨 #미장센 #A24 #퀴어 #6월20일대개봉 #영화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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