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9-30 18:00:59
10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호그와트 맥고나걸 교수' 매기 스미스 별세
27일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맥고나걸 교수로 잘 알려진 배우 매기 스미스가 89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1934년 잉글랜드 태생인 스미스는 1950년대 영국 연극계에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70여 년간 영미권 연극·영화계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했으며 미국 아카데미상 2차례, 미국 에미상 4차례, 미국 토니상을 1차례 수상했습니다.
1990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경(Sir)'에 해당하는 '데임(Dame)' 작위를 받았습니다
찰스 3세 국왕은 성명에서 "국가의 보물에 막이 내렸다"며 "존경과 애정을 담아 그의 수많은 위대한 연기, 무대 안팎에서 빛난 온정과 재치를 전 세계와 함께 기린다"고 애도했으며 영화 팬들은 호그와트 성 앞에 모여 고인의 넋을 기리기도 했습니다.
10월 1주차 씨네뉴스 시작합니다
<베놈:라스트 댄스> 한국 최초 공개
영화 <베놈:라스트 댄스>는 오는 10월 23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합니다.
영화는 서로 뗄 수 없는 에디와 베놈이 각자의 세계로부터 도망자가 된 최악의 위기 속,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지독한 혼돈의 끝을 향해 달리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최초의 여자 씨름 영화 <모래바람> 11월 개봉
모래 위 여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뜨거운 승부의 세계를 담은 최초의 여자 씨름 영화 <모래바람>이 11월 극장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영화 <모래바람>은 2009년 최초의 여자 천하장사가 탄생한 이후 5명의 여자 씨름 선수들이 비인기 종목이라는 현실을 극복하고 천하장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입니다.
충무로 ‘대한극장’ 66년만에 폐업
한국 영화 역사의 상징과 같은 충무로 대한극장이 9월 30일을 끝으로 폐업했습니다. 1958년 극장이 문을 연 지 66년 만으로 대한극장은 70밀리미터 와이드 필름을 초대형 화면에서 상영하는 최초의 극장이자 한국 영화의 메카인 충무로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대한극장 운영사인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건물을 문화예술공연 시설로 개조해 내년 4월 문을 연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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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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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동화 속의 내용을 얼마나 잘 실사화 했을지 기대가 됐었던 영화 <알라딘>. 비현실적인 이야기이기에 실사화를 하면 이질감이 느껴지진 않을까 약간이 우려가 있었지만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영화 <알라딘>에서 할 걱정은 아니었다.
영화 <알라딘> 줄거리
머나먼 사막 속 신비의 아그라바 왕국의 시대. 좀도둑 알라딘은 마법사 자파의 의뢰로 마법 램프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자파의 계략에 속은 알라딘은 동굴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주인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를 만나게 된다. 알라딘은 그렇게 자스민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니와 합심을 하다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모험에 휘말린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알라딘>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화려한 아랍의 세계를 보여주다
영화 <알라딘>은 사막의 중동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랍 세계의 화려함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막과 낙타, 석유의 생산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아랍이 이렇게나 화려한 공간이었나 싶을 만큼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 엄청난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알라딘이 아랍의 왕자로 변신해서 자스민 공주가 있는 왕국으로 갈 때 엄청난 동물들과 페스티벌을 하는 듯한 연출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조그마한 태블릿으로 보는데도 휘황찬란함에 눈이 돌아갔는데 영화관 큰 스크린에서 봤다면 얼마나 더 압도를 당했을까 궁금했던 순간이었다.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영화 <알라딘>에서 자파는 자신이 1인자가 되고자 왕을 처단하려고 한다. 그리고 왕자가 아닌 공주인 자스민은 왕위 계승을 할 수 없다는 것에 울분을 토한다. 책과 지도를 통해 자신이 왕위를 이어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지만 이는 곧 묵살되고 만다. 하지만 여기서 알라딘이 마법의 양탄자를 펴 자스민에게 직접 세상을 보여준다. 자스민이 백성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을 가졌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책과 지도를 통해 그간 왕국의 역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공부하는 것은 좋지만 왕국에만 갇혀서 공부를 한 것은 사실 정치에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다. 그렇기에 아마 알라딘은 현실 백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성들을,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탁상공론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은 어떤지 반드시 현장에서 봐야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장면이었다.
거짓의 무의미함에 대하여
영화 <알라딘>은 거짓의 무의미함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선하디 선한 알라딘이었지만 지니에게 부탁한 소원으로 왕자가 되었고, 이를 통해 자스민을 향한 접근이 쉬워지자 왕자의 삶을 계속해서 유지하려 한다. 이런 알라딘에게 지니는 이런 말을 전한다.
거짓으로 얻는 것이 많아질수록 진짜로 얻는 것은 작아져
The more you gain by pretending, the less you’re gonna actually have.거짓을 기반으로 쌓아올린 관계는 그 거짓이 들통나는 순간 그간 함께해온 모든 것들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지니가 알라딘에게 한 말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거짓이 들통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거짓말을 시작하고, 그 속에서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왜냐면 그 거짓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이익 역시 결국에는 진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지니는 계속해서 알라딘에게 알려주고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영화 <알라딘>은 디즈니만의 화려하면서도 교훈적인 주제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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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코리쉬 피자> 사랑의 탈을 쓴 힘과 위치의 변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역배우로 활동하던 15세 소년 '개리(쿠퍼 호프만)'. 어느 날 그는 학교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중 아름다운 햇살과 함께 등장한 연상의 여인 '알라나(알라나 하임)'를 만나고, 첫눈에 반한다. 스스럼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데이트를 청하며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개리. 그러나 서로 다른 나이와 환경, 직업으로 인해 그들의 관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는 사이, 연인과 친구 사이에 있는 그들이 비즈니스 파트너로 엮이면서 이들의 연애사는 더욱더 험난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리코리쉬 피자>는 할리우드의 젊은 천재 감독인 폴 토머스 앤더슨(PTA)의 신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각본상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제와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리코리쉬 피자>에서 진정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가 시상식에서 받은 상의 숫자가 아니다. 그보다는 이 작품이 겉보기에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와는 결이 다소 다른 듯 느껴지지만, 그 속내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그간 앤더슨은 설령 스타일은 다를지언정 유사 가족 관계, 폐쇄된 집단, 사이비 종교, 깊은 상처를 가진 캐릭터 등의 소재에 집중하며 불완전한 인간 내면을 낱낱이 파헤치는 드라마를 만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영화는 국가의 권위를 부정하며 미국의 어두운 부분들을 샅샅이 파헤치는 메시지로 가득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1973년 미국 10대, 20대 청춘의 로맨스를 다룬 <리코리쉬 피자>는 필연적으로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첫 장면부터 앤더슨이 그려내는 로맨스가 평범한 사랑 이야기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당장 <리코리쉬 피자>의 시작을 보자.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십 대 소년 개리 앞에 알라나가 등장한다. 따스한 햇살, 그리고 로맨틱한 음악은 그녀의 등장을 더 화려하게 꾸며준다. 사진 찍는 일을 돕는 알라나와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 개리는 대화를 이어가고, 그 대화 안에서 그들은 서로의 이름과 나이, 사는 곳 등을 알아가며 조금씩 하나의 관계로 묶인다. 알라나의 등장부터 개리의 퇴장까지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이 장면만 떼어놓고 보면 <리코리쉬 피자>는 그 어떤 하이틴 로맨스와도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간질거림과 살랑거림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롱테이크의 말미에서 영화는 본색을 드러낸다. 시종일관 나이가 더 많다는 무기를 내세워서 개리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알라나. 그러나 개리 앞에서는 여유 넘치던 그녀도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는 촬영 기사 앞에서는 불쾌하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약자로 변하고 만다. 가장 아름답고 황홀한 찰나에 그 리듬과 분위기를 아주 효율적인 방식으로 단칼에 끊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영화는 누군가에게는 눈부신 사랑의 대상이 누군가에게는 그저 희롱의 대상이 되는 순간이자 본 작의 테마를 날카롭게 소개한다.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 내에서 그들을 둘러싼 배경과 환경에 따라 그 위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후 2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알라나와 개리의 로맨스는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싸움으로 가득하다. 알라나는 자신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큰돈을 만지는 개리를 부러워한다. 반면에 개리는 미성년자라는 한계 때문에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고, 이에 알라나는 개리의 매니저가 되어준다. 또 개리의 촬영장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개리와 알라나에게 서로 다른 남녀가 번갈아가며 데이트를 요청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코리쉬 피자>는 우선 앤더슨의 사랑에 대한 정의로 이해할 수 있다. 그에게 사랑은 감정의 교류, 추억의 공유, 뜨거운 육체적 교감이 아니라 위계의 형성을 뜻하는 듯 보인다. 그래서 <리코리쉬 피자>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남녀 사이에서 더 우월한 지위와 주도권을 점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경쟁과 갈등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법을 걷어냄으로써 <리코리쉬 피자>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현실적이며 깊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단순히 남녀와 사랑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대신, 그 관계를 매개로 보다 다양한 역학관계의 전복과 치열한 재전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성의 섹스와 산업 사이의 역학관계다. 영화를 보다 보면 앞서 본 오프닝 시퀀스처럼 말랑말랑한 분위기가 불균질 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공통점이 있다. 애인과 친구 사이 어딘가에 있는 개리와 알라나 사이에 비즈니스가 끼어들고, 그로 인해 알라나의 성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물침대 사업을 시작한 개리는 박람회에서 한 여성에게 섹시한 의상만 입힌 채 물침대를 홍보하게 하며 알라나는 그 여성에게 관심을 표한다. 바로 그 찰나에 개리는 용의자로 잘못 지목되어 경찰에게 체포되는데, 이 대목에서의 장면 전환은 굉장히 사나운 인상을 남긴다. 특히 경찰이 개리를 거칠게 다루며 그의 사업을 일시적으로 막는 모습에서는 마치 여성의 성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듯한 느낌도 준다.
더 나아가 이 장면은 다양한 형태로 반복된다. 물침대 상점 오픈식에서 비키니를 입고 홍보를 하던 알라나는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개리를 본 후 좌절한다. 개리가 물침대를 사려는 고객에게 섹시하게 응대하라고 요구하자 알라나는 개리가 말한 것 이상으로 고객을 유혹하기도 하고, 또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후 에이전트와 오디션을 보던 중 개리의 조언을 무시한 채 작품 내에서 노출도 감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하면서 개리와 격렬하게 싸우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는 개리와 알라나의 관계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려는 찰나마다 섹스를 매개로 빛에서 어둠으로, 환희에서 절망으로 급격하게 분위기를 전환한다.
그러나 <리코리쉬 피자>의 로맨스는 여성의 몸을 성적인 대상을 활용하는 세태에 대한 일차원적인 비판으로 귀결되지 않는다. 알라나의 이야기 속 성역할과 성위계를 고정되지 않은 시선으로 고찰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알라나가 성을 이용하는 사회와 산업의 피해자임과 동시에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성적 매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위치한다. 성공에 대한 열망을 지닌 그녀에게 성적 매력은 유용한 도구다. 그녀는 촬영장에서 남자 배우를 유혹하고, 자신의 매니저가 된 개리가 불평하자 가슴을 보여주기도 하고, 시장 후보인 조엘이 밤에 호출하자 곧장 달려가기도 한다. 이처럼 단순한 수동적 캐릭터가 아닌 알라나의 모습은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설령 기존의 사회 질서가 여성을 성적으로 소비하더라도, 알라나의 주도적인 선택과 참여가 없다면 그 질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즉, 그녀에게는 개리와의 관계에서도 그러했듯이 선택권과 주도권이 있다.
이는 알라나가 기름이 떨어진 트럭을 끌고 내려가는 후진 장면이 러닝타임 중 가장 시원하며 황홀한 순간인 이유다.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선택권을 다르게 활용한 최초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자신을 성적으로 이용하려는 세계에 편입되고자 했던 알라나. 그랬던 그녀는 이제 '존 피터스(브래들리 쿠퍼)'처럼 마초적인 남성의 공간에서 개리로 대변되는 또 다른 남성이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이, 운전대를 잡고서 스스로를 구해낸다.
또한 이 장면은 작중 한국 전쟁의 영웅을 연기한 왕년의 스타 '잭 홀든(숀 펜)'이 오토바이를 탄 채 그의 세계로 빠져들어갈 때, 알라나가 오토바이에서 뒤로 추락했던 장면과 정반대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잭 홀든에게 알라나는 과거 파트너였던 그레이스의 대체재에 불과하다. 그래서 잭 홀든이라는 마초적인 영웅의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없던 그녀는 오토바이 뒤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뒤로 추락했던 그녀가, 이제 오히려 후진을 통해 존 피터스와 잭 홀든이 상징하며 그녀가 편입되고자 했던 기존의 남성적 질서를 전복한다. 그러니 이 장면 직후 세상을 바꾸겠다는 시장 후보 조엘의 선거캠프에 알리나가 합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넓게 보면 미국 사회의 그림자를 들춰내는 앤더슨의 장기가 발휘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리코리쉬 피자>의 메시지는 여성이라는 카테고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보다 많은 이들을 향해 뻗어 나간다. 알라나가 보여주는 주도성과 저항력은 개리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개리는 성공을 갈망하는 알라나만큼이나 사회 속으로 편입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는 설령 알라나와의 관계가 뒤틀린다 해도 배우로서 성공을 꿈꾸고, 또 물침대 상점에 이어 핀볼 게임장을 오픈하면서 물질적 성공을 이루고자 한다. 이렇게 주류 질서에 편입되고자 하는 개리의 열망은 그보다 모든 면에서 사회적 위치의 우위를 점하는 남성인 존 피터스에게 조롱당하자 분노하고 또 복수하는 장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영화 말미에 그는 막 오픈한 게임장을 뒤로한 채 알라나를 향해 달려간다. 마치 알라나가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동성 연인을 지키지 못하는 조엘과 달리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개리에게 달려가듯이. 이렇게 개리도 주류 질서로 편입되고자 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을 감싸고 있던 힘과 권위를 주도적으로 뒤집는다. 사회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깨닫고 이루어낸다. 영화는 이러한 커플의 탄생과 변화를 세 번의 달리기를 통해 보여준다. 알라나는 경찰서에 갇힌 개리를 꺼내 주기 위해, 개리는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알라나를 향해 달린다. 이는 두 주인공의 달리기가 스크린 상에서 서로 다른 방향이고, 곤경에 처한 사람도 정반대라는 점에서 둘 사이의 위계 변화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에 둘은 그들의 역학관계에서 마침내 평형점을 찾았다는 듯 같은 방향을 보면서 전력으로 질주한다. 이렇게 역학 관계의 변화로 사랑과 연애를 정의하면서 앤더슨은 사랑을 매개로 보다 넓은 사회상까지도 통찰해낸다.
<리코리쉬 피자>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작품 중 유독 대중성을 염두에 둔 영화임이 분명해 보인다. 소재 자체가 많은 이들을 시간 여행에 빠트리고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유리한 소재이자 장르인 하이틴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것부터가 그렇다. 비록 스토리라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듯 보이나, 공간과 음악을 활용해 석유 파동을 비롯한 히피 문화, 반전 운동 등으로 가득했던 70년대의 정취를 스크린에 가득 풀어놓은 것도 큰 몫을 맡는다. 그러나 이러한 겉모습에 현혹되서는 안 된다. 익숙하고 친숙한 사랑 이야기를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낱낱이 파헤칠 때 비로소 앤더슨의 로맨스가 품고 있는 이중, 삼중의 드라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사랑을 힘과 관계로 이해할 때만 느낄 수 있는 전복의 짜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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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첫사랑 집합소, 지브리
필자는 96년생이다. 소위 사회에서 규정 지은 MZ 세대의 일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세대를 나누는 것은 정말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MZ 세대는 80년생부터 2002년생까지를 정했던 것이던데, 인터넷이 빠르게 발달하고, 다른 나라보다 최소 1.5배는 빨리 흘러가는 우리 나라에서 80년생과 2002년생을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세대라고 규정짓는 것은 너무 오차범위가 큰 분류라고 본다. 80년생은 인터넷의 태동을 지켜봐왔겠지만 90년대생만 하더라도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삶에 인터넷을 녹여 일상화시킨 세대라서 누군가에게 인터넷에서 어떻게 뭘 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하물며, 2000년대생은 어떠했겠는가. 90년대 생은 최소한 MP3를 알고 있는 세대이지만 2000년대생은 MP3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세대를 규정하는 기준을 인터넷의 태동으로 규정지어, MZ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고, 90년대 생은 사회적으로 어떠하고, 하는 것은 어른들의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MZ 세대를 가두려 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MZ세대를 인터넷의 발달과 그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자라온 세대로 규정짓는 것은 어른들의 관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MZ세대에게 인터넷은 그저 당연하게 있어왔던 생활과도 같은 것이라 같은 또래 사람들 사이에는 인터넷 때문에 특별함을 느낀 적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만의 특별함,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인터넷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만화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야기들이 같은 또래끼리 더 먹힌다.
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의 일부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과거에 히트했던 만화 영화에 대한 향수를 공유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에 대한 파생효과로 mz 세대들 사이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인기가 많았던 애니메이션 주제곡 플레이리스트가 유튜브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은 컨텐츠라는 것이다.
그 당시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 중에서 쌍두마차를 달리는 두 회사가 있었으니, 미국 애니의 대표 주자, 디즈니와 일본 애니의 대표주자, 지브리가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오늘 이 글에서 지브리에 대해서, 아니, 나와 같은 세대의 여자라면, 공감할 지브리 속 각자만의 첫사랑 찾기를 실현할 수 있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MZ세대 간의 공감대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내 사심을 채우기 위해서.
1. 하울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영화들의 남주들은 소년미가 돋보인다. 그 소년미의 대표격인 캐릭터가 바로 하울이다. 여린데, 전장에서 싸우기도 하고, 다정한데, 예민하기도 이 남자는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판타지적 인물이다. 지브리에서 노리고 미남으로 캐릭터 설정을 했다고 하던데(진짜인진 모르겠다) 그런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소피만 바라보는 순정파에 전쟁 후 돌아왔을 때에 보이는 안쓰러움까지 겹쳐 꽤 많은 여자들을 노예로 만들기 십상인 성격이다.
2. 하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하쿠는 치히로가 마녀의 늪에 빠져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가지 않도록 치히로를 돕는다. 하쿠 자신도 센처럼 이름을 잊고, 유바바의 노예로 살아가는데, 하울과 비교해 보호해주고 싶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나를 보호해줄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만큼 야무진 캐릭터이다. 센은 하쿠가 없었다면, 꽤 오랫동안 마법세계에서 해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센을 탈출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판타지스럽다. 성격으로만 보면, 하쿠가 가장 속깊고, 의지하고 싶어지는 캐릭터라서 나에게는 원픽 첫사랑 캐릭터였다.
3. 아시타카
모노노케 히메에 등장하는 아시타카는 산을 보자마자 반한 사람처럼 행동하는데, 이 점은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첫 눈에 반하는것을 믿지 않는 내가 너무 비관적인 것일까. 하지만 자연을 대표하는 산과 인간의 발전적인 욕구를 대표하는 에보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자연과 인간의 개발의 공존을 주창하는데, 인간의 생존에 기술이 필요하다면, 과도한 욕심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외친다.에보시에 협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산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니, 왜 남주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건지 이해가 잘 안갔었는데, 영화를 다보고 나니, 그저 중립적인 캐릭터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산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점, 무의식중이긴 했지만 산에게 직접적으로 고백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사랑 표현에 있어 솔직한 점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내 사람을 확실히 지킬 줄 아는 평화주의자 같은 느낌이랄까.
4. 작화적 관점
미술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아는 지식은 없지만 지브리의 작화는 참 세심하다. 디즈니의 작화는 해가 갈수록 입체적으로 살아움직이는 듯한 작화가 특징이지만 지브리의 작화는 손으로 그린 티가 확연하게 난다. 2D 만화책을 그냥 움직이는 형태로 만들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특징이 극대화된 장점으로 표현된 영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 배경에 하울의 여리여리함은 정말 잘 어울렸다.그런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세심한 작화는 독자들의 상상의 여지를 제공해 관객만의 관점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작화를 더 판타지스럽게 받아들이는 데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아시타카는 작화가 정말 미남으로 잘 생겼는데, 아시타카가 개인적으로 가장 공들여서 그린 티가 났다고 생각한다. 외모적으로는 가장 취향 저격으로 생겼었다. 하울도 미남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여리여리함보다는 조금 더 의지가 확실해보이게 생긴 상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성격 상으로는 아시타카가 조금 별로였는데, 그 이유는 그의 중립적인 모습은 달리 말하면, 우유부단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격으로는 하쿠가 가장 취향이지만 외모 상으로는 잘생긴 얼굴을 망치는 앞머리가 있는 단발이 이상하게 보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항상 잘생긴 얼굴을 가리는 답답한 앞머리를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친구들과 지브리 얘기를 할 때, 캐릭터들의 작화에 대해 누군가는 산이 취향이네, 소피가 취향이네 하면서 긴 시간 동안 얘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각기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있게 생겼음은 확실한 것 같다.
** 지브리에 대한 추억이 있는 동년배들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셔도 좋을 것 같다. 나와 비슷하게, 또는 다르게 생각하는 자신만의 지브리 첫사랑이 있는지, 내가 제시한 지브리 첫사랑들 말고도 다른 캐릭터들을 좋아한다라든지. 의견은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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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
2009, 미국/영국, 87min,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 스포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으니, 영화 감상 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골적이지 않은, 설득적이지 않은 영화였고, 그래서 좋았다. 보통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할때, 의식하지않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가 전달할 수 있는, 품고있는 교훈에 대해서, 그리고 의미에 대해서 자꾸만 생각하게된다.
이것은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고, 일면 긍정적인 효과도 물론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구성해가는 작가의 입장에선 오히려 이것들에, 즉 교훈과 의미들에 대해 과도히 집착하게 되고, 그들을 뒷바침하기위한, 또 그들에 적합한 구성들로만 서사를 채워나가게 되는 경우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게 된 이야기들은 때때로 너무나 폭력적이다. 실제로 피가 난무하거나, 격한 말투를 사용해서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이야기 이면의 작가가 하나의 생각, 하나의 아이디어를 너무나 일방적이고, 단편적으로, 계속해서 피력하기 때문에 폭력적이다. 관객은 이러한 이야기를 경험하면서, 자신 나름의 여러 생각들을 전개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잃게된다. 왜냐면 작가가 감독이, 그들에게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틈을 전혀 내주지않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 점에 있어선 매우 타영화들과 비교해보았을때, 독보적으로 자유롭다. 하나의 메세지, 주장, 교훈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모든 런닝타임과 인물, 소재, 상황과 사건들을 소비하지 않는다. 이 깨달음은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졸업 애니메이션의 이야기 구성과정에서도 스스로 간과하였고, 또 매몰되었던 오류를 재발견해볼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하여서 크게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판타스틱 Mr. 폭스>에서 이 폭스는 마치 웨스 앤더슨 같다고 생각되기도 했다. 왜냐면 그의 영화 속 이미지들과 사건의 전개를 보여주는 방식들이 정말 폭스가 말한 판타스틱, 즉 특별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당연 시각적인 효과와 구성이며, 그와 더불어 카메라의 움직임도 너무나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았다.
가장 먼저 시각적으로 이 영화에선 매우 신중한 프레임과 화면 구성이 인상깊다.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이미지의 향연’, ‘컬러의 향연’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정도로, 예술적인, 감각적인 다양성을 80분 내내 자극한다. 어떤 프레임에 영상을 멈춰세워도, 모든 장면들이 예술적이다. 이 사실은 조금은 충격적일 정도였다. 물론 영화를 보다보면 아름다운 장면들을 많이 마주하게된다. 특히 나에게 인생영화라 할 수 있는 영화는 무엇보다도 <블레이드 러너 2049>, <컨택트>와 같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인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 또한 어떤 프레임에서 화면을 멈춰세워도 모두 예술작품과 같은 견고한 아름다움을 느끼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시각적 효과를 줄곧 보여주는 영화는 사실 조금은 드물다고 생각되고, 그런 면에서 이 <판타스틱 Mr. 폭스>는 앞서 언급했던 영화만큼이나 끈질길만큼 정교한 화면을 보여준다고 생각되었다. 즉 수많은 화면들이 크고 작은 소재들과 다양한 컬러감들의 조합으로 굉장히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철저한 균형을 보여주고 있었고, 수평과 수직으로 거의 대부분 화면이 구성되긴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계속 다양한 깊이감을 매우 정면인 방향에서 드러냄으로서 단순히 지루한 평면으로 느껴지지 않고 확실한 직선적 공간감이 느껴진다. 물론 사건의 진행상황을 풀어내고 조망하는데 있어서, 인물들을 따라가는 단 하나의 방식만이 아니라, 아이콘적인 시각효과를 활용하거나, 미세즈 폭스가 그리는 그림을 이용하거나, 또 완전한 단면을 드러내면서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방식들을 활용함으로서 관객이 진행되는 사건들을 좀 더 다른 시각적 소재들을 통해 재조명,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 및 환기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다음으로는 카메라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역시 화면 구성과 비슷하게 매우 수직, 수평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완전한 수평으로 인물들 혹은 사건의 발생 등을 트랙킹하는 모습이 자주 드러난다. 이런 움직임은 물론 장단점을 지닌다. 강렬한 역동성을 강조해내기는 다소 부족함이 있을 것이고, 안정적으로 영화 속 세계를 조망하기에는 상당히 적합할 것이다. 결국 이것은 선택의 문제라 생각되고, 이런 조금은 차분한 카메라 무빙이 앞서 말한 아름답고 구성적인 프레이밍을 시각적으로 확실히 전달하는데 있어서, 난 매우 적합했다고 생각하며, 또 전에 언급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도 이런 수직, 수평이 강조된 픽스된 화면과 차분한 카메라 움직임을 선택함으로서, 이 영화와 같은 아름답고 견고한 화면구성을 매우 잘 강조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의 구체적인 효과들도 물론 배울만한 점이지만,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음을 얻었던 부분은 사실 움직임의 이유에 대해 진심어리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는 데에 있었다. 즉 사실 영화를 보면서, 때때론 카메라의 움직임, 화면의 전환 등에 대해 이유를 알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스톱모션 영화는 정말 중요한 순간에, 매우 이유있는 방식으로 카메라 움직임을 드러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정 인물에게 클로즈업을 하는 순간, 다른 방식으로 화면을 보여주는 순간, 또 비슷한 상황이나 인물들이 내뱉는 동일한 키워드들을 통해 장면을 연결 및 전환하는 순간 등 카메라의 움직임과 누구를 어떻게 화면에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모든 타이밍과 방법들이 매우 타당하게 느껴지고, 이유없는 영화 속 순간들이 거의 부재한 듯이 느껴졌다. 이 점 역시 앞으로 어떠한 종류의 영상을 제작한다하더라도 매우 크게 배움을 얻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처음 문단에서 말했었듯, 이 영화는 특정한 메세지나 교훈을 단정적으로 강요하지 않고있고, 그에 따라 나 역시 많은 가능성과 호기심을 가지고 각 영화 속의 인물들과 그들의 언행, 취향 등을 자유롭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맹목적인 하나의 메세지를 향해 모든 요소들이 질주하고 있지않는 이 영화에선, 역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각 소재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재밌기도 하지만, 역시나 이 이유 덕분에 이 영화의 서사를 한 갈래로 설명해 풀어내기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 영화의 서사 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다 말하고 싶은 부분은 결국 각 개인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이는 물론 미세즈 폭스가 아들인 애쉬에게 말하는 “그래도 다르다는 건 환상적인 일이잖니”라는 대사와도 매우 같은 맥락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개성은 사실 이 영화 속에서 난 인물들의 두려움을 통해서 가장 직관적으로 와닿았었다. 대표적으로 폭스는 늑대를, 미세즈 폭스와 카일리는 천둥을 두려워한다. 이와 관련하여 상당히 인상깊은 장면은 처음 보기스, 번스, 빈이 폭스의 집을 파기 시작할때, 그것을 알아차리는 폭스와 미세즈 폭스의 안방 안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인데, 이 때 몇번의 컷들을 통해 여러번씩 드러나는 그 방의 벽면을 보면 천둥이 그려진 그림들이 가득한 게 강조되고 있다. 결국 미세즈 폭스의 두려움이 현실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천둥은 결국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인간들에 대한 두려움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엔 잘 인식하기 어렵지만, 이 세 농부 사업가들의 공장을 견고히 지키는 매우 폭력적인 장치인 전기 울타리의 안내판이 나타나고나서는 분명하게 알 수 있게된다. 실제로도 미세즈 폭스는 폭스가 인간을 상대하는 위험한 행동을 두려워하며 그만두길 바란다는 점에서 이 천둥에 대한 두려움은 분명하게 그녀의 본성,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리고 폭스가 두려워하는 것은 영화의 중후반부에서 알 수 있게되고, 그에 따하 앞서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늑대에 대한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게된다. 폭스는 굉장한 절망적 상황을 마주하며, 하수구에 쏟아지는 폭포 앞에서 미세즈 폭스에게 자신의 솔직한 진심을 토로하는데, 이때 그는 영화의 제목과 같이 자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특별하게 환호받는 ‘판타스틱 Mr. 폭스’가 되기를 너무 바랬다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야기하고 이 말에 따라, 당연 늑대는 ‘판타스틱’하지않은 자신의 모습을 상징하는 소재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늑대와 여우는 같은 개과이기도 하며, 둘 다 가족단위로 공동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쨌든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설정에 따르면, 폭스는 많은 다른 종의 동물들과 함께 마치 인간처럼 사회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늑대는 홀로 추운 산위에 우뚝 선채, 어떠한 옷차림도 갖추지 않은, 또 말이라는 타인과의 소통 수단도 익히지않은 매우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즉 영화 후반부에서 폭스가 늑대를 실제로 마주하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장면은, 폭스가 막연하게 ‘판타스틱’한 존재, 즉 타인들에게 특별하고 대단한 존재로 갈채받지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 그러한 자신의 분신같은 존재, 늑대를 실제로 마주하자 생각과 달리 그러한 모습도, ‘판타스틱’하지 않은 모습도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닌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
이렇게 늑대를 만나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이 영화를 각 개인의 개성을 중요한 핵심으로 보았던 이유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들에 있다. 결국 미세즈 폭스의 그림에선 천둥은 사라지지만, 허리케인이라는 새로운 견제와 위협의 대상이 등장하고, 나무 위에서 살다가 결국 하수구에서의 배고픈 삶으로 폭스의 행동들은 조금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다시 세 농부 사업가들의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위험한 행동을 개시한다. 이처럼 결과적으로 이 장면들은 그들의 타고난 본성이자, 성격들이 결국은, 어떻게 해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반복적으로 발현될 수 밖에 없다는 걸 뜻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게한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Aya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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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에서 본] 태워 재가 될지, 숯이 될지?
흥행을 떠나 현재, 국내 극장가에서 <킬링 로맨스>의 화제성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남자사용설명서, 2013>와 <상의원, 2014>을 연출한 "이원석"감독의 신작 <킬링 로맨스>는 자신의 취향을 꾹꾹 담아낸 작품이다!
태워서 버티면 숯이 되는 것이고, 못 버티면 잿가루가 되듯이 <킬링 로맨스>는 극과 극의 반응들을 만들고 있다.
'나는 숯인지 아니면, 재가 될지?', 그게 궁금해 비싼 돈을 들여가며 극장으로 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 보았다!대한민국의 톱스타 "여래"는 단, 한 번의 발연기로 잠적하고 그 사이에 "콸라섬"에 "조나단 나(aka. 존나)"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온 가족이 "서울대" 출신의 4수생 "범우"는 자신의 최애 "여래"가 옆집에 이사를 온 것을 알게 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여래"가 "조나단 나(aka. 존나)"과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범우"는 "여래"와 위험한 계획을 짜는데...1. 숯 같은 내 취향!
앞서 말했듯이 영화 <킬링 로맨스>는 취향이 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캐릭터의 이름부터 "존나"라는 것에서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지만 이야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동화책"이라는 소재에서부터 배우들의 비현실적인 외모, 그리고 "뮤지컬"은 "디즈니 프린세스"가 겹쳐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조나단 나(aka. 존나)"의 모습은 <라푼젤, 2011>를 비롯해 주인공을 가두려는 "계모"가 보이며, "범우"는 그런 "여래"를 구하는 왕자가 보인다!하지만, <겨울왕국, 2014> 이후 "디즈니 프린세스"의 이야기는 많이 달라졌다.
그 이전에는 "왕자"와 같은 구원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위치였다면, 이제는 직접 움직이는 능동적인 위치로 바뀌었다. - <겨울왕국2014>만 본다면, "한스(왕자)"는 악당으로 역할이 바뀐다!
그런 점에서 이후 "범우"를 주도하는 "여래"의 변화는 예상 가능하나 그 범주가 "살인"이라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느껴진다.관건은 이런 과정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의 연출 방식이다.
"훅쉿팍쿵"은 물론이고, 노래방, 그리고 케이블 TV에서 볼법한 광고까지 난데없이 나오는 "뮤지컬"까지 호불호를 떠나 '대다수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생각이 앞설 따름이다.
이를 감독 본인도 이를 알았는지 마지막 "여래"의 영화를 보는 관객들 장면에서 극과 극의 반응으로 갈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좋게 보인다면 한없이 이뻐 보이겠지만 나쁘게 보인다면 그만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영화가 <킬링 로맨스>이다.· tmi. 1 - 당초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에서 제작된 영화였으나 투자 철회로 상영이 보류되었던 작품이었다.
· tmi. 2 - 극 중. "여래이즘"은 아시다시피,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곡인데 실제로, 무보수로 불러주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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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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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틸은 지브리 신작 소식에 달려가는 우리들의 미래 모습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번복작! 10년만의 복귀!
지브리 역사상 최대 수준의 제작비! 이 소식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지는데요.
큰 스케일과는 반대로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영화를 꽁꽁 숨기는것만 같은 지브리. 더욱더 영화가 궁금해지는건 저뿐인가요? 지브리 신작 소식과 함께 개봉하는 킬러 두편의 영화와 조현철 배우의 감독 대변신까지 같이 만나보아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The Boy and the Heron
ⓒ 네이버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24분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
개봉: 2023.10.25.
배급: 메가박스중앙㈜
시놉시스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간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보금자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던 ‘마히토’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나고, 저택에서 일하는 일곱 할멈으로부터 왜가리가 살고 있는 탑에 대한 신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히토’는 사라져버린 새엄마 ‘나츠코’를 찾기 위해 탑으로 들어가고, 왜가리가 안내하는 대로 이세계(異世界)의 문을 통과하는데…!
CINE PICK!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은퇴 번복작품으로 스튜디오 지브리 사상 전례가 없는 최장의 제작 기간과 최대 수준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작품입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는 반대로 신비주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 킬러
THE KILLER
ⓒ 네이버영화
개요: 스릴러 | 미국 | 118분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스 하워드 , 찰스 파넬, 틸다 스윈튼 등
개봉: 2023.10.25.
배급: CJ CGV
시놉시스
자신을 철저히 통제하며 오직 계획하에 움직이는 냉철한 킬러가 단 한 번의 실수로 타깃을 놓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누아르 스릴러
CINE PICK!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로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며, 영화 <세븐>의 각본을 쓴 앤드류 워커 작가가 집필했습니다. 2007년부터 이 작품을 연출하려했던 감독은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넷플릭스 배급, 스트리밍 공개까지 확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용감한 시민
Brave Citize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2분
감독: 박진표
출연: 신혜선, 이준영 등
개봉: 2023.10.25.
배급: ㈜마인드마크
시놉시스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먹고 살기 위해 조용히 살아 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 법도 경찰도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의 선을 넘는 행동을 목격하게 된다. 그의 계속되는 악행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녀, 정체를 숨긴 채 통쾌한 한 방을 날리기로 마음 먹는데… "선은 네가 먼저 넘었다 말이 안 통하면 혼나야지!"
CINE PICK!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용감한 시민>은 낮에는 연약해 보이는 교사, 밤에는 가면 쓴 다크 히어로인 반전 캐릭터의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신혜선의 첫 액션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너와 나
The Dream Songs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18분
감독: 조현철
출연: 박혜수, 김시은 등
개봉: 2023.10.25.
배급: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주)
시놉시스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오늘은 반드시 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만 어긋나는 두 사람. 서툰 오해와 상처를 뒤로하고, 세미는 하은에게 진심을 고백할 수 있을까?
CINE PICK!
영화 <차이나타운> <D.P.> <구경이>로 이름을 알린 조현철 배우가 영화 <너와 나>로 장편 영화 연출에 도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삼는 영화는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날 두 여고생이 자신의 마음을 다해 진심을 꺼내 보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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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에버 퍼스트 러브 -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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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배급사 [콘텐츠패밀리]와의 저작관 협의를 통해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작품 [포에버 퍼스트 러브]는 12월 9일 개봉하는 드라마, 로맨스 영화인데요!
여러분들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춰가며 관계를 이어나간 적이 있나요?
오늘 이 두 남녀는 보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며
서로 충돌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무엇보다 어른들을 위한 솔직한 로맨스라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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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주 최신 개봉영화(듄, 라스트 듀얼, 동백, 휴가, 한창나이 선녀님)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0월 3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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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비상선언> 30초 예고편
- 압도적 몰입감의 30초 예고편 대공개! 개봉까지 무한 재생 안내 말씀?드리며 8월 3일, IMAX 탑승을 선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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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까치발> 메인 예고편
까치발로 걸음마를 시작한 딸 ‘지후’
엄마 ‘우정’은 의사에게 충격적인 선언을 듣는다!
“아이가 뇌성마비일 수 있어요”
크면서 자연스레 없어질 수 있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6살이 된 지금까지도 ‘지후’는 까치발로 걷는데…
엄마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은 딸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