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14 10:52:02
10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대도시의 사랑법> 개봉 2주 차 흥행 역주행 시동!
<대도시의 사랑법>이 개봉 2주 차에도 열기를 이어가며 흥행 역주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개봉 2주 차에 접어든 9일 5만 3,214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개봉 첫날 오프닝 스코어인 5만 2,696명을 넘어섰습니다.
개봉 후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 수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도시의 사랑법>은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관객 수가 증가하는 이례적인 흥행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반영된 실관람객 평이 입소문으로 이어져 앞으로의 추이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베테랑 2>는 9월 개봉이었음에도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이 <조커: 폴리 아 되>를 밀어내고 3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북미에서는 수위 높은 폭력, 살인 장면으로 화제가 되었던 슬래셔 무비 <테리파이어 3>가 개봉해 단숨에 1위에 올랐습니다. 뒤이어 2위를 차지한 <와일드 로봇>이 누적 수익 8,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기분 좋은 속편 제작 소식을 전했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던 <조커: 폴리 아 되>는 누적 수익 5,000만 달러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3위에 머물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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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축한 대지 위에 그려낸, 가장 건조한 장르의 로맨스
나는 주로 혼자 영화 보는 것을 즐기는 부류의 관람객이다. 하지만 종종 영화관을 나서며 타인의 존재가 간절해지는 때가 있다. 정리되지 못한 채 쏟아지는 서로의 언어를 갈구하게 하는 영화를 만나고 난 후, 상기된 얼굴로 나와 바깥의 차가운 공기와 마주할 때 더욱 그렇다. 영화 <퍼스트 카우(First Cow)>는 바로 그런 영화다.
<와이드 스크린에 끝도 없이 펼쳐진 황야. 그 거칠고 메마른 땅 위를 고독하게 걸어가는 카우보이의 뒷모습. 뿌연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내달리는 말에 올라탄 개척자들...> 이러한 영화적 풍광은 아마도 영화 장르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라는 문구가 자연스럽게 상기시키는 관습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서부 개척사는 유럽 정착민들에게 역사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미국사의 토대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미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웨스턴 장르는 따라서, 의도적으로 '개척되어야 마땅한 서부의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정당화한다. 웨스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馬)과 서부 영웅들의 존재감은 프런티어(frontier)를 확장하는 개척의 역사만을 포섭하는 주체의 의지를 드러낸다. 그 이면에 감춰진 '타자화된 개인들'의 역사가 흐려지는 지점이다. 켈리 라이가트(Kelly Reichardt)의 '축축한 웨스턴'은 바로 이 지점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서술해나가기 시작한다.
"the bird a nest, the spider a web, man friendship"
(새에게는 둥지가, 거미에게는 거미줄이, 인간에게는 우정이)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에는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지옥의 격언(Proverbs of Hell) 속 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새둥지와 거미줄. 그곳의 정주자들은 스스로 몸 뉘일 곳을 부지런히 쌓아 올려 삶을 일궈낸다. 그리고 한 시인은 인간의 우정을 그에 견줄 만한 것이라고 보았다.
영화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주변인이라고 할 수 있는 킹 루(King-Lu)와 쿠키(Cookie) 이 두 사람의 우정을 통해 잊힌 서부 '정착사'의 토대를 그린다. 뒤집힌 채 배를 보이며 바둥거리는 도마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쿠키는 모피 사냥꾼들의 요리사다. 숲 속에서 버섯을 줍던 쿠키는 발가벗은 도망자 신세인 킹 루와 조우하고 그에게 덮을 것과 잠깐의 안식처를 제공한다. 이후 정착민 마을에서 재회하는 킹 루와 쿠키 두 사람은 술과 거주 공간을 그리고 서로의 꿈을 공유하며 우정을 쌓아 나간다.
Cookie : You speak good English.. for an Indian.(인디언치곤... 영어를 잘하는군요)
King-Lu : I'm not Indian.(난 인디언이 아닌데요.)
Cookie : Oh.
King-Lu: Chinese.(중국인이죠)
Cookie : I didn't know there were Chinese in these parts.(이쪽에 중국인들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King-Lu : Everyone is here. Everyone wants that soft gold. It's why you're here, isn't it?
(모두가 여기에 있죠. 모두가 모피를(혹은 노다지) 원하잖아요. 당신이 여기에 있는 이유도 그 때문 아닌가요?)(Google search : First Cow script, 의역이라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첫 만남에서 오가는 대화는(위) 서로 다른 얼굴과 언어를 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서사가 진행되며 이들의 목소리는 구별되지 않고 함께 들려온다. 부족의 언어로 인디언 사공과 소통하는 킹 루의 모습도 이질적이지 않게 다가온다. 이는 마치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두 구의 백골이 스스로 그들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출신지나 피부색, 언어가 지워진 채 땅 속에 묻혀 나란히 누워있을 뿐이다. 킹 루의 말대로 그곳에는 모두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 위로 그곳의 역사가 세워진 것이다.
(좌)<믹의 지름길(Meek's Cutoff)>(2019) (우)<퍼스트 카우(First Cow)>
영화적 발화자의 범위를 넓혀가는 라이카트 감독의 전작 <믹의 지름길(Meek's Cutoff)>의 첫 장면을 잠시 돌이켜보자.(위 그림, 좌) 감독은 '물'과 '소'의 이미지를 관객과 처음으로 소통하는 지점인 오프닝 시퀀스에 담기로 선택했다. 그의 웨스턴이 정주, 즉 '뿌리내림'이라는 우리의 근원적인 욕구를 품고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독은 캐스팅을 위해 펼쳐놓은 수많은 소들의 헤드샷(headshots)을 검토하는 중에 가장 큰 눈을 가진 소, Evie를 만났다고 한다. 영화에서 Evie는 흐르는 강의 물결을 따라 유유히 정착민들의 땅을 향해 다가온다.(위 그림, 우) 삶을 일구는 기본적인 조건인 물과 함께 흘러와 이 땅에 첫 발을 들이는 젖소의 모습은 경이롭게까지 느껴진다. 유목적 삶에서 벗어나 정착하기를 꿈꾸는 이들의 열망이 겹치기 때문이다.
하이데거의 현상학을 경유해 장소의 정체성을 연구한 에드워드 렐프(Edward Relph)는 인간의 실존을 거주, 즉 '뿌리내림'에서 찾았다. 렐프에 의하면 장소란 우리 자신을 외부로 지향시키는 출발점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에게 '진정한 장소감'이란 개인으로서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내부에 속해있는 느낌이다. 렐프의 의견을 빌리자면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는 장소감은 정주함으로써 얻어진 공동체적 감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블레이크가 사랑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우정을 정주의 자리에 넣어놓은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의 배경인 1820년대 킹 루와 쿠키가 도착한 곳은 새로 이주한 이들에게 뿌리내림의 역사가 부재한 곳이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상업적 자본주의의 논리다. 무엇이든 교환 가능한 것이 곧 가치가 되는 이곳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꽤나 낭만적이다. 서로를 향해 비스듬히 기대어있다는 안도감이 그들만의 교환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유한 자본가의 소유인 젖소의 우유를 훔친다. 그들의 완전한 정주를 가능하게 할 빵을 만들어 팔기 위해서다. 한국인들에게 갓 지은 쌀밥의 모락모락 한 김에서 올라오는 달콤한 향이 '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듯, 유럽인들에게 우유를 넣어 갓 구운 빵 한 조각은 떠나온 그곳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쿠키가 구워낸 빵의 온기가 그들의 작은 거주공간을 가득 채우고, 허기진 이주민들의 마음을 채우는 동안 불안의 기운이 덮쳐온다. 그들은 과연 이 축축한 자투리 땅 위에서 계속해서 빵을 구워낼 수 있을까?
변용된 ‘스파게티 웨스턴’이 공간적 배경을 저 멀리 구대륙으로 옮겨 놓았다면, 라이카트의 <퍼스트 카우>는 프레임에서 내뿜는 분위기(atmosphre), 냄새까지 바꿔놓았다. <믹의 지름길>에서와 마찬가지로, 4:3 화면비율을 고집한 감독의 선택과 더불어 피사체와 카메라 간의 밀착된 거리는 다른 향을 뿜는 서부극을 빚어낸다. 그의 카메라가 포착하는 서부의 이미지가 양 옆으로 길게 뻗어 '점령하고 전복해야 할 황야'로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폐쇄적이고 빽빽한 감각이 프레임을 메운다. 그리고 그 안의 인물들은 그곳에서 새로운 깊이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서부의 메마른 모래먼지로 점철된, 가장 건조한 장르의 로맨스가 버섯이 피어나는 축축한 땅 위에 그려진다.
아직 역사가 기입되지 않은 그곳을 걸으며 영화는 우리에게 말한다.
"History hasn't gotten here yet, "
*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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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수하지만, 류승완이라서 끝내 아쉽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화학 공장이 들어선 군천 앞바다. 바닷물이 더러워지자 해녀들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고 만다. 이에 '춘자'(김혜수)는 리더 '진숙(염정아)'을 설득해 살 길을 찾아낸다. 바닷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가 바로 그것. 그러나 밀수 작업 도중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고, 둘도 없는 친구였던 진숙과 춘자는 불구대천 원수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춘자는 진숙 앞에 다시 나타난다.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조인성)가 군천에서 밀수판을 키우기로 했으니 다시 협업하자는 것. 사고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진숙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군천 밀수판의 주인 '장도리'(박정민)가 사업에 끼어들면서 춘자의 계획은 조금씩 꼬여 버리고, 군천 앞바다에는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류승완이라서 기대했다
대한민국에서 믿고 보는 흥행 감독 중 하나인 류승완. 그의 필모그래피는 퍽 흥미롭다.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부당거래>부터 그의 영화는 자기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관객의 욕구를 저격할 줄 알았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군함도>로 실패를 겪은 뒤 담백하고 깔끔하게 스토리를 담아내는 데 집중한 <모가디슈>를 내놓은 것처럼.
그래서 류승완 감독의 <밀수>는 기대가 컸다. 본연의 색깔, 대중성, 새로운 시도가 한 데 어우러진 듯 싶었기 때문이다. 예고편은 짧게나마 감독 특유의 색깔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B급 액션 범죄영화 같은 분위기, 만화 같은 연출, 센스 있는 대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말해봐야 입만 아픈 캐스팅은 케이퍼 무비에 최적화됐고, 해녀가 참여한 밀수라는 소재와 수중 액션은 익숙한 장르에 신선함과 계절감을 더할 듯 보였다.
결과물도 나쁘지는 않다. 여름 시장 텐트폴 무비의 첫 주자는 충분히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끝끝내 아쉬운 지점도 있다. 특히 아쉬움은 결말에 집중된다. 류승완의 각본은 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사회비판적인 시선을 잃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밀수>는 마지막 순간 과감함이 살짝 부족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혜수와 염정아가 빛나는 이유
<밀수>의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극을 따라가다 보면 어렵지 않게 결말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밀수>에서 의외로 가장 눈을 사로잡는 지점 역시 스토리다. 예고편에서 미처 드러나지 않은 짙은 우수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혜수와 염정아의 얼굴을 한 채 스크린을 사로잡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영화는 1970년대 감성으로 가득하다. 단순히 레트로풍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산업화 시대의 감성이 짙다. 방법과 절차에 관계없이 생존이 최우선 되는 그 시대의 얼굴을 비춘다. 당장 해녀들은 굶어 죽을 위기다. 군천 바다 옆에 생긴 공장 때문에 전복이 다 폐사하는 지경이니. 그들이 밀수업에 가담하는 이유다.
그 중심에는 진숙과 춘자가 있다. 춘자 주도로 금괴를 담은 상자를 옮기다가 세관에 적발된 해녀들. 체포되는 과정에서 진숙은 아버지와 동생을 잃은 반면, 춘자는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이에 진숙은 춘자가 보상금을 챙기기 위해 밀고 했다고 오해하고, 춘자는 자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자책하며 오해를 풀지 않는다. 영화는 이처럼 오해가 쌓여 애정이 애증이 되고, 어떻게든 살기 위해 악을 쓰는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그러다 보니 전반부는 느슨한 듯 싶다가도 예상치 못한 순간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감정선은 음악 덕분에 배가된다. 음악감독 장기하가 만든 70년대풍 신곡과 70년대 가요가 곳곳에서 흘러나오며 구슬픔과 애달픔을 강조해 준다. 미장센도 한몫한다. 다방과 나이트 등 당시 시대상을 충실하게 재현한 세트, 의상, 소품, 프로덕션 디자인 덕분에 진숙과 춘자의 삶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충분하지 못한 자맥질
다만 전반부 드라마가 주는 감흥에 비해 후반부의 장르적 쾌감은 다소 부족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일단 짜임새가 문제다. 다이아몬드 밀수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 자체는 분명 화려하다. 가이 리치의 범죄 영화 같다. 그는 한 편의 영화를 각기 다른 인물의 시점과 시간대로 분해한 뒤 새로운 모양으로 다시 짜 맞추는데 능한데, <밀수>도 마찬가지다. 하루 전과 하루 뒤, 몇 시간 전과 몇 시간 후를 넘나들며 관객을 현혹하려 한다.
정작 내실은 부족하다. 돈이나 보석을 쟁취하려는 이전투구가 없어서 케이퍼 무비 특유의 긴장감을 찾기 어렵다. 각자 목적이 다르다는 게 일찌감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목적의 무게감과 톤도 제각기 다르다. 일례로 진숙의 계획에 비해 장도리의 목적은 너무 가볍다. 진숙은 사무친 원한을 풀려고 하고, 장도리는 단순히 이익을 좇는다. 그러다 보니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각 캐릭터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문제의 금괴나 다이아몬드 모두 그저 장르의 논리에 따라오는 부속물에 불과하다.
물론 불협화음을 없애려는 시도는 있다. 먹먹한 서사와 장르를 엮는 역할을 춘자에게 맡긴다. 하지만 춘자에게도 이 임무는 벅차다. 그녀가 관객을 사로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녀가 숨긴 이야기도, 모든 사건의 전말도 클라이맥스 직전에서야 밝혀지기 때문이다. 결국 색깔도 온도도 다른 두 장르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유리되어 있다. 화려한 편집과 기막힌 선곡이 때로는 두서없이 느껴지고, 초반부터 쌓아온 빌드업에 비해 마지막 쾌감이 부족한 이유다.
장르의 관성에 잡아먹히다
쾌감이 부족한 다른 이유는 결말에서 찾을 수 있다. <밀수>는 더 과감할 수 있는 지점에서 몸을 아끼는 듯하다. 진숙은 아버지와 동생의 복수를 하는 데 성공한다. 악인들을 처절히 징벌한다. 그런 그녀에게 다이아몬드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다이아몬드와 금괴는 그간의 고생을 전부 안다는 듯이 해녀들의 얼굴을 환하게 비춘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마무리다. 가장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말의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결말이 뻔해서가 아니다. 씁쓸하기 때문이다. 춘자는 몰라도, 사실 진숙은 단 한 번도 다이아몬드가 목적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잃었던 우정을 되찾고, 가족의 복수를 하고, 빼앗겼던 아버지의 배도 되찾고 싶었을 뿐이다. 그녀에게 금괴와 다이아몬드는 값비싼 물건이기 이전에 비극의 시작점이었다. 그러니 아픔 가득한 다이아몬드가 그녀에게 과연 적절한 보상일지는 의문이다.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에서 뻔한 길을 가지 않은 전적이 있다. 남북한 사람들은 함께 부둥켜서 눈물을 흘리는 대신 담담하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에 비하면 <밀수>의 결말은 편의적이다. 케이퍼 무비이니 살아남은 이에게 전리품을 안긴 셈이다. 장르적 관습에 캐릭터 개개인의 서사가 종속된 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텐트폴 무비로서 깔끔한 마무리인 것은 맞다. 다만 '류승완이니까' 아쉬움이 남는 끝맺음일 따름이다.
그래도 류승완은 류승완이다
하지만 유달리 영화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몇몇 장면 덕분에 호불호가 갈릴 단점 내지는 약점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는 고민시의 존재감이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권 상사의 역할도 눈에 띈다. 스토리텔링의 중심을 염정아 김혜수가 잡고 있다면, 조인성은 마치 액션을 향한 류승완 감독의 열망이 담긴 캐릭터 같다.
사실 권 상사는 전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판을 깔고, 판을 키우고, 퇴장한다. 하이스트 영화에서 꼭 있어야 할 캐릭터다. 그런데 이 전형성이 오히려 반갑다. 등장 자체는 많지 않지만, 제 역할을 다한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불꽃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드라마는 권 상사가 칼을 빼 든 순간 갑자기 장르를 전환한다. 차분하다면 차분하고 답답하다면 답답한 전개가 그제야 본격적으로 풀린다.
언제나 류승완의 장기인 액션도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물론 액션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다. 전작인 <모가디슈>도 후반부 추격전을 제외하면 액션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적은 느낌이다. 스케일의 차이도 한몫한다. 그러다 보니 텐트폴 무비에 기대할 만큼 화끈한 임팩트를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퀄리티는 살아있다.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나이프 액션은 박진감과 타격감을 제대로 전달하며, 의외로 잔인한 면도 있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수중 액션도 인상적이다. 보통 한국 영화의 액션은 수평적인 경우가 많은데, 바닷속이라는 환경을 살린 수직적인 움직임이 특히 신선하다.
<밀수>가 류승완 감독의 정점은 아닐 것이다. 완성도 면에서는 전작인 <모가디슈>도 넘어서지 못했다. 상업적으로는 차기작인 <베테랑 2>를 기대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 본연의 색채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력 포인트는 확실하다. 개성, 완성도,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솜씨도 여전하다.
관건은 흥행이다. 손익분기점은 관객 330만 명. 전통의 강자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간신히 300만 관객을 넘기는 극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다행히도 개봉 타이밍은 잘 잡았다. 1주일 동안 온전히 극장가를 장악할 수 있다. 출발도 좋았다. '문화의 날' 덕분에 첫날 30만이 넘는 관객이 <밀수>를 선택했다. <더 문>과 <비공식작전>이 쫓아오기 전에 <밀수>가 과연 얼마나 도망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Acceptable 무난함
서사와 장르의 미묘한 엇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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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의 정서로 감동을 주는 드라마 <겨우, 서른>
넷플릭스에서 어느 날 중국 드라마 하나를 발견했다. <겨우, 서른>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는 넷플릭스의 다른 중국 드라마와는 왠지 달라 보였다. 중국인인 아내에게 물으니 이미 중국에서는 꽤 많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라는 이야기가 돌아왔다. 최근 대부분의 중국 영화나 드라마가 그렇듯 또 실망스러울 거라는 예상을 하며 보기 시작한 드라마를 모두 시청했다. 총 43편이라는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꽤 재미있었다.
이제 막 서른 살 즈음이 된 세 여자가 나온다. 구자(퉁야오)는 폭죽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사는 인물이다. 늘 남편이 하는 폭죽 공장에서 사고나 날까 노심초사하며 가능하면 안전하게 운영하길 원한다. 무엇보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도 좀 더 좋은 집에서 살기 원한다. 이야기 안에서 못하는 것이 없고 침착한 인물이다. 만니(장수잉)는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미실의 판매원이다. 지방에서 올라와 상하이에 정착해 직업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 상하이라는 큰 도시에서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늘 외로움을 느끼고 미혼은 그에게 연애도 쉽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샤오친(마오샤오퉁)은 방송사 편집자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지만 시시때때로 남편과 부딪친다. 평범한 사무직에 있는 그는 일과 가정에서 큰 욕심이 없다. 드라마 속 세 인물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절친이 되고 서로를 의지한다.
나는 왜 이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을까. 아마도 이 드라마는 어떤 인생의 분기점에서 만날 수 있는 고민들을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대사와 연기로 잘 전달된다. 친구 한 명이 괴로워할 때, 옆에서 안아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보는 나도 어떤 위로를 받았다. 각자가 느끼는 고민과 어려움은 다 다르다. 특히나 서른이라는 나이는 이제 삶이 정해져야 한다거나 끝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나이다. 물론 한국에선 아마도 그 나이가 마흔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캐릭터들의 상황들로 어떤 이야기를 던진다. 만니의 이야기로는 미혼 상황인 여자의 결혼, 연애에 대한 고민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야기를 다 보고 나면 만니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무엇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택한다. 전통적으로 결혼에 얽매이기보다는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도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바로 서른 즈음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만니는 지방에서 대도시로 와서 혼자 도전하는 인물인데 그가 중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겪는 일들도 담는다. 마치 영화 <브루클린>의 주인고이 다시 대도시로 돌아가는 것처럼 만니도 고향이 자신이 살 터전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그런 만니의 심리와 생각도 차분히 잘 담겼다.
샤오친의 이야기로는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어떤 걸 결정할 줄 모르는 사람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다. 샤오친은 우유부단하고 커리어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리고 아직은 철이 덜 든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결혼도 부모님의 중매로 하게 되었다. 같이 사는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지만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그때까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샤오친의 고민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남이 자신의 결정을 하게 만드는 우유부단한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구자의 이야기는 결혼과 이혼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사실 구자는 비현실적으로 슈퍼우먼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이도 잘 보고 요리도 잘하고 회사 경영에도 소질이 있다. 인간관계도 잘해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육아 때문에 커리어를 잠시 중단한 그는 다시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기도 한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고, 문제가 있으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줄 아는 어찌 보면 완벽한 캐릭터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 인물에 대한 글이나 리뷰를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겨우, 서른>을 검색해보면 다양한 리뷰와 글들이 검색된다. 대부분 세 인물 어딘가에 자신들의 고민과 삶들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드라마에서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샤오친을 보면 결혼 전 연애하던 아내의 모습이 보이고, 만니를 보면 결혼 후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 애쓰던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구자를 보면 지금의 아내가 보였다. 어쩌면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향과 순서가 다를 뿐 이 드라마 안의 세 인물에 자신과 주변 사람의 모습이 스며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드라마를 보는 많은 이들이 어떤 모습에서는 공감하고 또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볼 것이다.
이 드라마는 재미도 있지만 좋은 대사들도 많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자식은 우리 전생의 업보라고 하잖아요. 능력이 없으면 우리가 나룻배가 되어 죽기 전까지 자식들을 태워줘야죠. 능력이 있으면 자식들은 커다란 크루즈가 되고 우린 그 크루즈의 구명 보트가 돼야 해요. 만일 일이 터지면 우리가 마지막에 자식들을 해안가로 데려다줘야 해요.
구자의 아빠가 친구와 이야기하다 하는 말이다.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이미 자녀를 다 키운 선배 부모가 해주는 이야기로 들렸고 공감이 되었다. 나도 부모니까.
상하이에 있을 때 전 거기가 저의 집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기가 더 나의 집이 아닌 것 같아요.
만니가 고향에 돌아갔다가 부모님께 다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하며 한 말이다. 결국 자기 자신이 있는 곳이 진짜 집이라는 이야기를 꽤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지금까지 전 결혼생활이란 서로 완전히 다른 물고기 두 마리를 억지로 한 어항에 넣어서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30살이 되고 나서야 좋은 배우자와 포근한 가정이 멀리 떠날 수 있는 충분한 용기와 힘을 준다는 것 깨달았죠. 진심으로 대해야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요. 행복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길 바랄게요.
샤오친이 출판 기념회 때 거의 드라마 마지막에 이야기하는 말이다. 결국 이 드라마를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던지는 말이다. 철부지 아이 같았던 샤오친의 입에서 나온 말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밖에도 좋은 장면들이 많다. 마지막 구자가 남편의 바람 때문에 힘들어 다른 도시로 혼자 여행을 가서 시간을 보낼 때, 연락 없이 떠난 구자를 걱정하는 남편이 여러 개의 메시지를 보내며 걱정한다. 그때 구자는 남편의 걱정 문자를 받고 다시 상하이로 돌아가려고 한다. 공항으로 향한 그는 티켓 검사대에서 불꽃놀이 광고를 본다. 그리고 다시 원래 머물던 호텔로 돌아간다. 남편과 행복하게 지냈던 과거의 10년이란 시간이 그립고 또 붙잡고 싶지만 남편으로 인한 상처는 구자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렇게 구자는 이혼을 결정한다. 이 장면이 좋은 건 이혼에 대한 결정에 대한 마음을 정말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는 연애와 커리어, 결혼생활 그리고 육아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이들이 하는 고민을 보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 다양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하는 선택이 수긍이 가게 구성되어 있다. 이 드라마가 약간의 막장 요소도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본 드라마의 한 회가 끝나면 마지막 30초 정도는 길거리에서 총유빙을 파는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사가 없이 그들의 일상과 일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에 자신의 가게를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감동적이다. 안 보신 분들은 꼭 챙겨보면 좋겠다.
드라마의 가장 마지막, 세 주인공이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우리에게 던지는 말이 참 좋다.
30살, 허둥지둥하며 한 해를 겨우 보냈어요. 하지만 과거를 바라보고 앞날을 바라보면 어느 해나 그렇게 보낼 테죠. 30살은 시간이 우리의 청춘을 조금 앗아간 나이일 뿐이에요. 하지만 우리에게 바꿀 수 없는 경험을 주죠. 사랑을 경험하게 해 주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할 동력을 줘요. 인생은 아마 편도 여행일 거예요. 특정한 숫자가 우리가 앞을 향해 나아갈 속도와 멈출 순간을 정할 수 없어요. 우리 모두가 '다만'이라는 용기를 갖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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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화 명작 8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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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영화 하면 ‘로맨스’ 밖에 안 떠오르신다구요?
대만 현대사 3부작으로 대만인의 인간상을 그린 허우샤오시엔,
대만사에 대한 사색적이고 관조적인 시선을 그린 에드워드 양
섹스, 동성애와 소외, 불안을 우울하고 무미건조하게 담아낸 차이밍량 감독 등
대만의 분위기와 역사 속 사람들을 담아낸 대만 영화 명감독, 명작들이 많답니다.
대만도 홍콩 못지않게 격동의 시기를 겪어왔는데요. 일본 식민지 영향과 미국과 대만의
미중사호방위조약 체결에 의해 타이베이에 대만 주둔 미군 사령부, 미군 주택, 미국 주택들이
들어서며 미국의 영향을 받다보니 중국과 달리 조용한 모습과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만 영화는 대만 특유의 무미건조함이 많이 묻어있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은 대만 영화를 보고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요즘 젊은이들이 속한 세상은 굉장히 빠르다.
그들은 끊임없이 변하는 시간 속을 살아간다.
그들에게 젊음은 피자마자 시들어 버리는 꽃과 같다.
-허우샤오시엔-
관객이 나의 영화를 볼 때 영상에서 어떤 점을 발견해 마치
시를 읽듯 영화를 읽어주길 바란다
-에드워드 양-
1. 결혼 피로연
대만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부동산 딜러로 일하며 잘나가고 있는 웨이퉁은 애인 사이먼과 동거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웨이 퉁의 부모님은 그가 결혼하여 손주를 안겨주길 고대하고 있다. 웨이퉁은 관리하는 건물의 세입자인 웨이웨이와 위장결혼을 계획하고, 미국에 체류하기 위해 영주권이 필요했던 웨이웨이는 그들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한다. 아들의 결혼 소식에 뉴욕까지 찾아온 부모님은 대만의 전통 혼례식을 치를 것을 제안하고, 어쩔 수 없이 결혼 피로연까지 치르게 된다. 세 사람의 완벽한 연기로 위장결혼은 성공한 듯 보였지만, 결혼 피로연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사고로 그들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2. 공포분자
텅 빈 새벽을 울리는 총성. 경찰 수사를 피해 도망가다 다리를 다친 혼혈소녀를 우연히 카메라에 담게 된 소년은 사진 속 소녀에게 점점 이끌린다. 그 무렵 갑작스레 출세의 기회를 잡게 된 의사 ‘이립중’과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 아내 ‘주울분’은 권태로운 부부생활에 지쳐있었고, 이때, 소녀가 무심코 걸어온 장난전화를 아내가 받게 되면서 조용했던 네 일상은 이윽고 기묘한 비극으로 번지기 시작하는데…
3. 남국재견
단짝 친구 ‘위에전’에게 사랑을 느끼는 ‘커로우’ 같은 학교 남학생 ‘시하오’를 짝사랑하는 ‘위에전’ 그리고 ‘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시하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이 선명해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 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
4. 남색대문
단짝 친구 ‘위에전’에게 사랑을 느끼는 ‘커로우’ 같은 학교 남학생 ‘시하오’를 짝사랑하는 ‘위에전’ 그리고 ‘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시하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이 선명해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 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
5. 영원한 여름
‘캉정싱’과 ‘위샤우헝’은 해안가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위샤우헝’은 학급 최고의 말썽꾸러기, 반면 ‘캉정싱’은 학급반장까지 맡고 있을 만큼 최고의 우등생. 담임선생님은 ‘캉저싱’에게 문제학생의 친구가 되어 바른길로 이끌어달라고 제안하는데, 이렇게 시작된 두 소년의 어색한 우정은, 차츰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7. 하류
샤오강은 부모와 함께 타이페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포르노 비디오업자를 애인으로 갖고 있는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면 방에 들어앉아 포르노 비디오만 본다. 퇴직 후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아버지는 게이 사우나를 드나든다. 어느날 샤오강은 길에서 우연히 고교 동창 시앙키를 만나, 그녀가 일하는 영화촬영 현장에 놀러간다. 감독은 샤오강에게 시체역을 부탁한다. 촬영이 끝난 후 다음날 목에 심한 통증을 느낀 샤오강은 약도 발라보고 침도 맞아보지만 원인 모를 통증은 점점 심해져만 가는데…
8. 하나 그리고 둘
8살 소년 양양은 아빠 NJ로부터 카메라를 선물 받는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찍는 양양 양양의 사진 속에는 사업이 위기에 빠진 시기에 30년 전 첫사랑을 다시 만나게 된 아빠 NJ 외할머니가 사고로 쓰러진 뒤 슬픔에 빠져 집을 떠나있게 된 엄마 민민 외할머니의 사고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누나 팅팅 그리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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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없는 세상에서 휴먼을 외치는 아쉬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소리 내면 죽는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이 설정 하나로 밀고 나가며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확실히 전했다. 그뿐인가 희생과 탄생의 연결고리를 제대로 가져가며 가족 영화로서도 그 매력을 발산했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과연 전편과 다른 공간인 뉴욕 도심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생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이들은 누구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전에 이 영화는 놀랍게도 그 기대감과 궁금증을 살짝 비껴 나간다.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암 환자 사미라(루피타 뇽오)는 호스피스 병원에서 의미 없는 날을 보낸다. 어느 날, 마리오네트 공연을 보기 위해 병원 사람들과 뉴욕 시내로 간 그녀는 귀가 도중 버스 안에서 정체불명 괴생명체를 목격한다. 단숨에 도시는 살육의 현장이 되고, 사미라는 고양이 ‘프로도’와 함께 도망치다 안전한 공간으로 피신한다. ‘절대 소리 내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들리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뛰어가는 괴생명체의 소음만 가득한 뉴욕. 사미라는 뭔가 다짐하며 그곳을 나와 어디론가 향하는데, 그 와중에 공황장애 환자인 에릭(조셉 퀸)을 만나 어쩔 수 없는 동행을 시작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소리에 민감한 괴생명체가 인간을 공격한다는 시리즈의 콘셉트를 가져오되, 스릴러가 아닌 휴머니즘에 방점을 둔다.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빗어지는 스릴과 긴장감은 곳곳에 놓여있지만, 결국 영화는 종말의 세상에서 결국 인간을 구원하는 건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영화는 시한부 암 환자인 사미라와 공황장애 환자인 에릭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괴생명체의 위협, 특히 소리를 내면 안 되는 상항에서 두 인물은 각각 통증의 고통, 심각한 불안감으로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사미라는 고양이까지 동행하니 그 위험은 더 크다. 하지만 괴물들 앞에 약자인 이들은 서로 연대하며 위험을 벗어나고 생을 이어간다. 인종과 직업,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사회적 약자로서, 환자로서 서로의 아픔과 힘듦을 공유한 이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의지하고, 후반부 희생을 통한 삶의 연장이라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후반부 장면은 결은 다르지만 사미라의 모습은 1편에서 가족을 위해 결단을 내린 아빠 리(존 크래신스키)의 모습과도 오버랩된다.
전작처럼 긴박한 스릴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는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괴생명체에 쫓기며 살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스펙터클함은 떨어진다. 휴먼 드라마로서 갖는 영화의 의미는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리즈의 소재를 활용해 만들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지우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의문을 갖기 전 이 영화의 정체성은 스핀오프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예상컨데 시리즈 1, 2편의 연출을 맡았고, 이번 영화에서는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존 크래신스키는 자신이 만든 세계관의 주제, 즉 종말을 앞두고 더 빛나는 휴머니즘을 좀 더 극명하게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이런 목적으로 연출을 <피그>의 마이클 사노스키에게 맡긴 듯 하다.
그래서인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과 <피그>는 많은 것이 닮았다. 사랑하는 것을 모두 잃고, 삶의 목적까지 잃은 주인공이라는 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함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동물이 주요한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비슷하다.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자신만의 휴먼 드라마를 이번 영화에 스며들게 하고, 시리즈가 가진 주제 의식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뭔가를 잃어 본 사람이야말로, 상실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공감과 이해를 통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를 이번에도 전한다. 그 매개체가 음식과 음악이라는 점도 일맥상통하다. <피그>를 본 이들이라면 스펙터클이 줄어들었음에도, 이 영화가 가진 휴머니즘의 마력에 감동할 것이다.
감독의 이런 주제 의식을 배우들이 잘 전달하는데, <노예 12년> <어스>를 통해 극한의 상황 속에서 더 빛나는 루피타 뇽오, 계속 지켜주고 싶은 측은한 마음을 들게 하는 조셉 퀸의 연기는 후반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다리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멋진 신스틸러 고양이 프로도의 연기도 힘을 보탠다. 특히 전작에서 돼지, 이번 영화에서는 고양이 등 감독의 동물 사랑이 빚어내는 감동도 꼭 만끽하길 바란다.
한편,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은 죽음을 앞둔 인간이 가져야 할 마지막 마음가짐과 자세를 보여준다. 시인이자 지금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는 삶의 마지막을 마리오네트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자신이 진정 행복했던 집,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공간과 음식, 그리고 사랑하는 음악을 듣고 싶어 한다.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죽음을 택하는 그의 선택은 마치 존엄사를 택한 이들과 겹쳐 보인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니나 시몬의 ‘Feeling good’을 듣는 그녀의 얼굴은 오랜 잔상을 남긴다. 그러고 보니 <퍼펙트 데이즈>의 엔딩도 같은 곡이네~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점: 2.5 / 5.0
한줄평: 소리 없는 세상에서 휴먼을 외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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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정 배우, SAG 어워즈 여우조연상 수상
미국 배우 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 일명 SAG Awards)은 헐리웃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스턴트맨, 성우 등을 회원으로 하는 ‘미국 배우 조합’(SAG)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헐리웃의 영화 및 TV 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상을 수여해왔습니다.
올해로 27번째 시상식을 맞은 SAG 어워즈는 작년, <기생충>이 <밤쉘>,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원스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제치고 외국영화 최초로 영화부문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수상은 1999년, 로베르토 베니니의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노미네이트된 이후 두 번째 노미네이트이자 첫 번째 수상이었기에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배우를 위한 시상식이니만큼, 송강호를 포함한 10명의 배우들이 이 상을 수상하였지만, 정작 봉준호 감독은 빈손이었는데요. 올해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이 부문에서 <Da 5 블러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과 경합을 벌였지만, 상은 결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에게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윤여정 후보가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 노미네이트 기록에, 최초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되었는데요. 윤여정 배우는 수상 소감을 통해 "동료 배우들이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 줘서 영광"이라 말하며 다른 후보들에게도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윤여정 배우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 등 유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차지하며, 4월 25일(현지 시간)에 열릴 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더욱 기대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윤여정 배우에게 또 하나의 연기상을 안겨준 ‘미국 배우 조합상’의 다른 수상 결과를 살펴보며,
오늘의 리포트 마무리하겠습니다.
영화부문 앙상블상
<Da 5 블러드> - 스파이크 리
<미나리> - 정이삭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조지 C. 울프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 레지나 킹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아론 소킨
영화부문 여우주연상
<힐빌리의 노래> - 에이미 아담스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비올라 데이비스
<그녀의 조각들> - 바네사 커비
<노매드랜드> - 프란시스 맥도맨드
<프라미시 영 우먼> - 캐리 멀리건
영화부문 남우주연상
<사운드 오브 메탈> - 리즈 아메드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채드윅 보스만
<더 파더> - 안소니 홉킨스
<맹크> - 게리 올드만
<미나리> - 스티븐 연
영화부문 여우조연상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 - 글렌 클로즈
<더 파더> - 올리비아 콜맨
★ <미나리> - 윤여정
<뉴스 오브 더 월드> - 헬레나 젱겔
영화부문 남우조연상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사샤 바론 코헨
<Da 5 블러드> - 채드윅 보스만
★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다니엘 칼루야
<더 리틀 띵스> - 자레드 레토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 레슬리 오덤 주니어
영화부문 스턴트 상
<Da 5 블러드>
<뮬란>
<뉴스 오브 더 월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원더 우먼 1984>
TV드라마부문 앙상블 연기상
<베터 콜 사울>
<브리저튼>
★ <더 크라운>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오자크>
TV드라마부문 연기상 (여자)
★ <더 크라운> - 질리언 앤더슨
<더 크라운> - 올리비아 콜맨
<더 크라운> - 엠마 코린
<오자크> - 줄리아 가너
<오자크> - 로라 리니
TV드라마부문 연기상 (남자)
<디스 이즈 어스> - 스털링 K. 브라운
★ <오자크> - 제이슨 베이트먼
<더 크라운> - 조쉬 오코너
<베터 콜 사울> - 밥 오덴커크
<브리저튼> - 레게 장 페이지
코미디 부문 연기상 (여자)
<데드 투 미> -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데드 투 미> - 린다 카델리니
<더 플라이트 어텐던트> - 칼리 쿠오코
<시트 크릭 패밀리> - 애나 머피
★ <시트 크릭 패밀리> - 캐서린 오하라
코미디부문 연기상 (남자)
<더 그레이트> - 니콜라스 홀트
<시트 크릭 패밀리> - 댄 레비
<시트 크릭 패밀리> - 유진 레비
★ <테드 래소> - 제이슨 서더키스
<레미> - 라미 유세프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연기상 (여자)
<미세스 아메리카> - 케이트 블란쳇
<아이 메이 디스트로이 유> - 미카엘라 코엘
<언 두잉> - 니콜 키드먼
★ <퀸스 갬빗> - 안야 테일러 조이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 캐리 워싱턴
TV영화/미니시리즈 부문 연기상 (남자)
<퀸스 갬빗> - 빌 캠프
<해밀턴> - 다비드 딕스
<언 두잉> - 휴 그랜트
<더 굿 골드 버드> - 에단 호크
★ <아이 노우 디스 머치 이즈 트루> - 마크 러팔로
TV부문 스턴트상
<더 보이즈>
<코브라 카이>
<러브크래프트 컨트리>
★ <더 만달로리안>
<웨스트월드>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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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8] 살인자와 몸이 바뀌었다구? 내 몸으로 살인을 하고 있어!
해피데스데이 1편과 2편의 감독이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프리키 데스데이라는 영화로 지난 영화들과 비슷하게 코믹호러에 드라마적인 요소도 가미가 되어 있는 영화에요. 전작들과 코드가 맞았던 분들은 관람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잔인하고, 적당히 웃겨서 너무 타협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들을만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적정 수준의 재미를 보장하고 있어요.
여주인공 릴리 역을 맡은 캐서린 뉴튼이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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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볼버> 메인 예고편
제이슨 스타뎀 X 가이 리치 감독 돌아온 '캐시트럭' 콤비의 NEW 복수 질주! 불법 도박의 누명을 쓰고 7년 동안 독방에서 출소의 그 날 만을 기다리며 치밀한 복수의 계획을 세운 '제이크 그린'(제이슨 스타뎀) 그를 감옥으로 보낸 '도로시'(레이 리오타) 역시 '제이크'의 석방만을 기다리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를 잡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그들 앞에는 예상치 못한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복수를 위해 오늘만 기다려온 남자의 멈출 수 없는 질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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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메인 예고편
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군말 없이 집으로 내려온 아들은
엄마가 들려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와
구슬픈 노래를 담담하게 듣는다.
엄마와 아들,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바람이 되어 안개를 걷어갈 수 있을까?
때로는 지긋하고 때로는 애틋한 엄마와 아들,
우리 시대 가족 이야기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