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1-11 14:01:10
1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청설> 가을에 불어온 로맨스 돌풍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청설>이 기분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베놈: 라스트 댄스>를 밀어내고 누적 관객 수 23만 명을 돌파하며 주말 관객 수 1위에 등극하였습니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이 약 120만 명이기에 앞으로의 추이가 중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가볍게 보러 오기 좋은 영화인만큼 금주 성적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편, <베놈: 라스트 댄스>가 주말 관객 수 16만 명, 누적 관객 수 150만 명으로 2위를, <아마존 활명수>가 주말 관객 수 7만 명, 누적 관객 수 52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북미에서는 누적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한 <베놈: 라스트 댄스>가 여전히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2위를 차지한 <The Best Christmas Pageant Ever>는 바바라 로빈슨의 1972년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장난꾸러기 여섯 형제가 교회에 몰래 들어갔다가 마을의 연례 크리스마스 연극의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코미디 배우 피트 홈즈와 앤트맨 출연진 주디 그리어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아트하우스 영화의 명가 A24가 제작하고 휴 그랜트가 출연하는 스릴러 공포영화 <Heretic>이 3위에 올랐습니다. <Heretic>은 잘못된 문을 두드려 사악한 미스터 리드(휴 그랜트)와 마주하게 된 두 젊은 선교사들이 그와의 치명적인 생존 게임에 휘말리며 신앙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이야기입니다.
Relative contents
-
- 환상 속의 썸머에서 현실의 어텀으로.
마크 웹의 '500일의 썸머'는 조셉 고든 레빗과 조인 데이셔넬을 중심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처음부터 너무 달랐던 그들이 언제나 그 계절에 머무를 수 없는 시간 같은 사랑을 담았다. 겹겹이 쌓였지만 조각조각 흩어진 500일의 시간은 어떤 계절을 담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사랑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부분들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을 톰과 서머의 관계를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같은 계절에 있지만 사뭇 다른 온도에 머무는 톰과 썸머의 모습을 보여준다. 썸머에게 운명을 느끼며 조금씩 다가가는 톰, 자신만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는 썸머에 좌절감을 느낀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지나가고 어떤 계기에 의해 관계가 진전되며 그들은 시작하게 된다. 온도는 다르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같아서 좋은 기억이든, 좋지 않은 기억이든 함께 할 수 있었다. 톰의 500일 중에 어떤 날도 썸머가 빠지지 않지만 함께할수록 환상이 조금씩 벗겨지며 현실로 바뀌며 그 운명은 조금씩 깨져간다. 하지만 그 운명이 깨지는 것을 아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엔 아직 어리석었기에 한참 후에 깨닫게 되었다. 운명은 없지만 우연은 언제든지 만들 수 있기에 계절이 바뀌면서 여름을 놓아주고 가을을 맞이한다. 링고 스타보다 건축이 더 잘 어울리는 계절로.
지극히 톰의 관점으로 비치는 이 영화는 서머를 나쁜 사람으로 규정한다 라기 보다는 그때 나이의 미숙했던 톰이 서머를 환상 속에 가두어놓고 생각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는 장면이 그를 뒷받침한다. 늘 나서지 않고 소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고 가볍다고 생각했고 결핍을 채우기 위해 톰을 이용한다고 생각했지만 깊고 진했던 썸머의 사랑을 다 이해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썸머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장면을 통해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 자신에 취해있다는 것이 썸머의 시선에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만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만큼 그의 시선에 가려진 여자 주인공의 시점도 궁금해진다. '500일의 톰'을 보고 싶어졌다.
-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퀸에 대해 당신이 몰랐던 7가지
안녕하세요, 여러분! 패션 블로거 BIGSEOUL입니다.
얼마 전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는데요.
오늘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와 전설적인 가수 퀸에 대해서 우리가 몰랐던 7가지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1.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역을 맡은 라미 말렉은 영화에서 프레디의 치아를 본뜬 틀니를 착용했다.
저는 라미 말렉이 실제로 이가 튀어나온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프레디의 치아처럼 만든 틀니를 꼈다고 합니다.
라미 말렉은 처음에는 그 틀니(?)를 끼고 말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영화를 하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정이 들었다고 해요.
음악사에 길이 남을 전설 프레디 머큐리의 역을 맡을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었기에 이를 기념하고자 저렇게 gold grill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는 실제 프레디의 목소리가 아니다.
네! 영화 속 퀸의 노래들에서 프레디의 목소리는 따지고 보면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배우 라미 말렉의 목소리와 캐나다 가수 마크 마텔의 목소리, 그리고 실제 프레디의 목소리가 합쳐진 것인데요.
마크 마텔은 2011년 로저 테일러가 주최한 퀸 트리뷰트 공연을 위한 오디션에서 보컬파트를 맡았던 가수입니다.
그리고 라미 말렉은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모든 노래를 실제 본인이 불러야했다고 해요.
더불어 퀸의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해서 더욱 영화에서 노래가 생생했던 것 같습니다.
3. 퀸은 실제로는 멤버들 간 싸움으로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가장 실제와 차이가 나는 부분인데요.
영화에서는 프레디와 멤버들이 프레디의 솔로 계약으로 불화를 겪어서 잠시 해체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 10년간의 월드 투어로 모든 멤버가 지쳐있어서 퀸으로서의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각자의 솔로 활동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해요.
하지만 영화와 달리 서로 연락을 꾸준히 했고, 그 해 말부터 그룹 활동을 위해 작업을 같이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라이브 에이드 공연 역시 재결합한 뒤 급하게 준비한 것이 아니라 리허설을 잘 하고 갔다고 하네요.
4. 프레디 머큐리는 엄청난 고양이 덕후였다.
프레디 머큐리도 고양이 앞에서는 집사에 불과하죠.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 그는 엄청난 냥덕후입니다.
자신의 첫 솔로 앨범 <Mr. Bad Guy>의 헌정사로 아래와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답니다.
"This album is dedicated to my cat Jerry - also Tom, Oscar and Tiffany, and all the cat lovers across the universe. Screw everybody else!"
(이 앨범을 나의 고양이 제리에게 바친다. 톰, 오스카와 티파니 그리고 세상의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도. 다른 사람들은 다 꺼져!)
5. 영화 속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 보헤미안 랩소디의 관객들의 목소리는 실제 전 세계의 퀸 팬들이 직접 부른 목소리를 합친 것이다.
Bohemian Rhapsody | "Put Me In Bohemian" - Mixing in the Vocal | 20th Century Fox
엄청난 수의 관객임을 실감할 수 있던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제 공연 영상을 보면 감동이 더하더라구요.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되어 퀸의 음악을 즐기는 모습에서 음악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영화에서 팬들이 따라부르는 목소리는 실제 팬들의 목소리를 사운드 감독이 직접 가져와서 합친 거라고 합니다.
정성스럽고 디테일한 연출에 감동이 더해지는 것 같네요!
6. 실제로 퀸은 첫 앨범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영화에서는 퀸이 차를 판 돈으로 녹음한 첫 앨범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그려지죠.
하지만 실제로는 첫 앨범 Queen은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지도 못했고 그들이 기대한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후 Mott the Hoople이라는 락커의 오프닝 공연에서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기 위해 프레디 머큐리가 독특한 옷을 입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그때 그들을 봐두었던 기획사 EMI가 퀸에게 연락을 했고, 그렇게 녹음한 두번째 앨범이 큰 히트를 친 것이라고 합니다.
7.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글 발매를 반대한 기획사 사장 '레이 포스터(Ray Foster)'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싱글 발매를 반대하며 실패할 것이라고 하던 기획사 사장, 기억하시나요?
라이브 에이드 공연 중 We are the champions 장면에서 퀸을 놓친 그의 쓴 표정이 비춰져서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사실 Ray Foster는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이 캐릭터는 EMI의 사장인 Roy Featherstone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캐릭터와 달리 Roy Featherstone은 보헤미안 랩소디가 싱글로 나오기엔 너무 길다고 생각은 했지만 여전히 퀸의 엄청난 팬이었다고 해요.
* 본 콘텐츠는 블로거 BIGSEOUL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어딘가 밋밋한 단테의 지옥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족이 모두 모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돔'(빈 디젤)과 '레티'(미셸 로드리게즈). '로만'(타이러스 깁슨), '테즈'(루다크리스), '램지'(나탈리 엠마뉴엘), '한'(성 강)이 로마로 작전을 나간 사이 그들은 불청객을 만난다. 바로 숙적 '사이퍼(샤를리즈 테론)'. 그녀는 새로운 빌런 '단테'(제이슨 모모아)의 존재를 알려준다. 오래전 돔 때문에 가족을 잃은 단테. 그는 로마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돔을 범죄자로 만든다. 이에 뿔뿔이 흩어진 패밀리. 그들은 각기 '제이콥'(존 시나)과 '쇼'(제이슨 스타뎀) 등 가능한 모든 친구를 모아 단테에게 반격할 준비를 한다.
<인피니티 워>에는 미치지 못하다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이하 <분노의 질주 10>)를 보면 영화 하나가 떠오른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다. 둘은 여러 공통점이 있다. 시리즈 속 모든 인물이 집결한다. 가장 치밀하고 강력한 빌런도 등장한다. 몇몇은 대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다. 종결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판을 까는 영화라는 점도 같다.
그런데 두 영화의 인상은 사뭇 다르다. <인피니티 워>는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동시에 기대감을 키웠다. 파멸적인 피해를 입은 영웅들이 타노스에게 어떻게 반격할지. <엔드게임>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들었다.
<분노의 질주 10>은 반대다. 주인공이 유례없는 위기에 빠지는 전개는 동일하다. 그런데 그 위기는 진짜 같지 않다. 새 빌런 단테도 타노스만큼의 위압감은 없다. 과거 주역들의 복귀는 반갑지만, 인상적이지 않다. 오히려 억지스럽다. 결말도 아쉽다. 놀랍지만, 기대감보다는 실망감이 더 크다. 이유는 명확하다. <인피니티 워>와 달리 <분노의 질주 10>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끝난 준비 작업
잠깐 시선을 전편으로 돌려보자.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나름 인상적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우주로 향하는 무리수는 충격적이었지만, 시리즈의 난맥상을 정리한 서사는 돋보였다. 사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통일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브라이언과 한의 빈자리는 컸다. 첫 편과 비교하면 장르도 크게 변했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가족의 귀환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돔의 동생, 제이콥이 있었다. 제이콥은 성경 속 야곱 같았다. 야곱은 아버지의 축복을 둘러싸고 형과 갈등을 빚었다. 제이콥은 아버지와 진실을 숨긴 채 돔과 충돌했다. 진실을 알지 못한 돔은 제이콥을 패륜아로 비난했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오해를 풀고 화해했다. 긴 시간 헤어져 있던 가족은 마침내 하나 됐다.
제이콥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도, 미아도, 심지어 브라이언도 직간접적으로 토레토 패밀리에 복귀했다. 돌아온 탕자, 제이콥의 서사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다른 이들의 복귀는 비교적 매끄러웠다. 익숙한 얼굴이 재합류하면서 시리즈에 통일성도 생겼다.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를 기준으로 이야기가 나름 깔끔하게 연결됐다. 이처럼 <분노의 질주 9>라는 가족 드라마는 프랜차이즈를 떠나보낼 준비 작업을 깔끔히 끝마쳤다.
레퍼런스를 잘못 써먹다
그런데 정작 <분노의 질주 10>는 달리지 않는다. 자기 역할이 <인피니티 워>와 다르다는 걸 망각한 듯 보인다. <인피니티 워>의 과제는 두 가지였다. 우주와 지구에서 활동하는 영웅들을 한 데 모아야 했다. 동시에 타노스와의 대결을 그려내야 했다. <분노의 질주 10>은 첫 번째 과제를 이미 끝냈다. 전편에서 돔은 분명 모든 가족을 규합했다. 그들에게는 달릴 일만 남았다. 화끈하게 단테와 싸우면 그만이었다.
<분노의 질주 10>의 선택은 달랐다. 제작자 빈 디젤은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까지도 전부 끌어모았다. 최종 빌런인 단테에 맞서기 위해 과거 빌런이었던 쇼와 사이퍼를 소환한다. 시리즈에서 하차한 줄 알았던 '홉스'(드웨인 존슨)도 불러온다. 심지어 오래전에 사망한 줄 알았던 '지젤'(갤 가돗)을 되살려낸다.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멤버도 투입한다. '미스터 노바디'(커트 러셀)'의 부재는 그의 딸 '테스'(브리 라슨)가 대신한다. 8편에서 죽은 '엘레나'(엘사 파타키)의 여동생 '이사벨'(다니엘라 멜키오르)처럼 잊고 지나갈 뻔했던 가족도 챙긴다.
하지만 올스타전은 그다지 반갑지 않다. 이미 전편에서 끝난 가족 드라마를 중언부언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또 가족이라는 이유로 시리즈에서 퇴장했거나 죽은 인물을 되살리니 긴장감이 없다. 단테가 돔을 위기에 몰아넣어도, 패밀리가 중 한 명이 죽어도 담담하다. 다시 살아날 테니까. 아무리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가족애로 똘똘 뭉친 시리즈 해도 과한 전개다. 시리즈를 향한 빈 디젤의 애정이 집착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이유다.
다른 문제도 있다. 영화는 돔과 단테의 대결을 보여주기도 벅차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가 자꾸 끼어든다. 흩어진 일행 중 일부는 쇼를 데려와야 하고, 다른 쪽은 사이퍼와 친해져야 한다. 돔은 테스와 함께 브라질로 가서 이사벨을 구해야 한다. 물론 어떻게든 각 에피소드를 하나로 이어 붙이려는 노력은 엿보인다. 가족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돔의 대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사 내용도 타이밍도 작위적인 나머지 설득력은 부족하다. 이처럼 구심점 없는 2시간 20분은 어지럽다.
단테의 지옥이 펼쳐지다
잘못된 레퍼런스 활용은 단테의 서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사실 단테라는 빌런의 모티브는 인상적이다. 그는 자신이 겪은 고통을 돔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악당이다. 그의 이름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듯한 계획이다. 이탈리아 작가 단테가 창조한 '신곡' 지옥편 속 지옥은 인과응보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옥에서 자기가 저질렀던 죄를 형벌로 되돌려 받는다.
실제로 <분노의 질주 10>는 단테가 열어젖힌 지옥도를 보여준다. 단테는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에서 돔 때문에 아버지와 재산을 모두 잃고 비참하게 살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돔의 아들을 집요하게 노린다. 돔에게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겨주기 위해서. 단순히 아들을 죽여 복수하려는 게 아니다. 살아 숨 쉬는 동안 가족을 차례로 잃고, 무력하게 바라봐야 하는 아픔을 돔에게 안기려 한다.
단테는 가족애로 무장한 시리즈에 걸맞은 최종 빌런이라 할 수 있다. 돔에게 물리적 위협만 가하는 게 아니라, 그의 신조까지 위기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자기 가족을 챙기기 위해 다른 가족은 파괴해도 되는지. 그의 신조는 정녕 정의로운 것인지. 돔을 정신적으로 괴롭힌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테는 길고 길었던 가족 이야기를 끝내기 위한 비장의 무기로서 손색없다.
밋밋하기만 한 지옥
문제는 단테라는 캐릭터의 완성도다. 영화는 토레토 패밀리를 다시 규합하는데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그 결과 단테라는 캐릭터에게 필요한 공간을 내주지 못했다. 잘못된 레퍼런스 활용의 또 다른 예시다. <인피니티 워>는 타노스가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악역의 신념과 철학, 위력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우주의 절반을 죽이는 살인자이자, 대의와 영웅을 존경하는 현자라는 입체적인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줬다.
단테에게는 그런 사치가 허용되지 않았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분노에 불타는 복수귀를 보여주는 게 전부다. 그 결과 남은 건 스테레오 타입이다. 단테는 소시오패스 살인범이라는 캐릭터의 전형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개연성도 떨어진다. 그가 돔보다 언제나 한 발 앞서 계획을 완벽하게 실현하는 과정은 부자연스럽다. 평면적인 악역이 너무 완벽하고, 무턱대고 잔인하니 좋은 소재나 모티브도 힘을 쓰지 못한다.
<분노의 질주 10>이 비빌 언덕은 결국 액션이다. 현실감을 되찾은 액션이 눈길을 끈다. 물론 헬리콥터를 차로 격추하거나 대형 폭탄을 쫓아 로마 시내를 종횡무진 누비는 대목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우주로 가거나, 잠수함과 싸우는 전편에 비하면 현실적인 느낌을 주도록 액션이 잘 짜여 있다. 5편인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와 6편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을 오마주한 일부 시퀀스가 대표적이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는 언제나 인상적인 팀 액션이 있었다. 토레토 패밀리가 한 팀으로 움직이며 악역을 막아내는 시퀀스는 늘 짜릿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로마 시퀀스를 제외하면 뛰어난 팀 액션을 찾아볼 수 없다. 팀원들이 다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레이싱 장면이 스쳐 지나간 점도 감질난다. 물론 시리즈 정체성이 바뀐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시리즈의 기원을 생각하면 레이싱 과정이 너무 간단하다는 인상을 지우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분노의 질주 10>은 한계가 명확한 10번째 시리즈다. 가족애 말고는 더 할 이야기도 없고, 카 액션도 한계가 찾아왔으며, 빌런도 매력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다운 스펙터클은 여전하지만, 특별함과 신선함은 없다. 과연 이 장수 시리즈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결과물만 놓고 보면 미래가 밝지는 않아 보인다.
Acceptable 무난함
기본만 하는 국밥집처럼 밋밋하다
-
- 곰은 사람이 됐지만, <웅남이>는 그러지 못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종복연구소에서 방사된 아기 반달가슴곰 두 마리. 이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연구소 소장 '나복천'(오달수)은 직접 그들을 찾아 나서고, 어느 동굴 근처에서 흔적을 찾아낸다. 하지만 동굴 안에는 먹고 남은 마늘과 쑥, 그리고 사람이 되어버린 반달곰 '나웅남'(박성웅)만 있을 뿐. 이에 복천은 아내 '장경숙'(염혜란)'과 함께 웅남이를 아들로 키우기로 결정한다.
시간이 흘러 경찰이 되는 등 인간을 초월하는 곰의 능력을 활용해 이웃을 돕는 웅남. 그는 소꿉친구 '조말봉'(이이경), '윤나라'(백지혜)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웅남은 제약 회사 사장이자 조폭 두목인 '이정식'(최민수)를 잡기 위한 경찰의 극비 수사 작전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정식의 심복이자 웅남과 똑 닮은 조폭 '이정학'(박성웅)을 연기해 달라는 것. 이에 웅남은 경찰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이정학을 연구하며 범죄 조직과의 결전을 준비한다.
코미디언과 영화감독
코미디 영화 <웅남이>는 감독의 유명세 덕분에 주목을 받았다. KBS <개그콘서트>를 봤던 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코미디언 박성광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박성웅과 최민수라는 스타 배우가 출연했고, 정우성마저 카메오로 등장하니 눈길이 안 갈 수 없기도 하다. 오히려 그렇기에 <웅남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왜곡되기 쉽다.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라는 한 줄 평을 남긴 이용철 평론가처럼, '코미디언이 만드는 영화가 좋아봐야 얼마나 할까'라는 삐딱한 시선이 어렵지 않게 스며드는 것이다. 특히 <디 워>와 <라스트 갓파더>를 만든 심형래 감독처럼 안 좋은 선례가 있다 보니 이러한 선입견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코미디언 출신 감독에게 쓰인 선입견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본연의 능력을 잘 살려내기만 하면, 코미디언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신선한 작품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희극과 비극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희극과 비극의 차이는 하나, 시점이다. 한 사건을 주관적으로 느껴버리면 비극이고,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면 희극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사건에 종속된 채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희극인은 같은 사건에 대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 분석을 제시할 수 있는 이유다. 그 간극은 넓을수록 큰 웃음으로 이어진다(물론 너무 간극이 넓으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 SNL 작가 출신인 애덤 맥케이 감독이다. 그는 <빅쇼트> <바이스> <돈 룩 업>으로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평단과 관객 모두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그의 작품을 찬찬히 뜯어보면 무엇 하나 일반적인 작법을 따르는 경우가 없다는 걸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제4의 벽을 깨는 연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과장된 연극적 대사를 뜬금없이 삽입해 웃음을 자아내는 식이다. <겟 아웃>과 <어스>, <놉> 등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조던 필 감독도 마찬가지다. 코미디언 출신인 그 역시 미국인의 일상 곳곳에 숨어있는 흑인 차별을 끄집어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웅남이> 역시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라는 이유로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
진짜 문제는 조악한 만듦새
안타깝게도, <웅남이>의 경우 감독의 과거 이력은 문제가 아니다. 영화의 완성도가 전반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이정식의 차량을 쫓는 웅남이와 경찰의 추격전만 봐도 알 수 있다. 도주하는 범죄자를 검거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지만, 일련의 시퀀스에서는 아무런 긴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웅남이와 윤나라가 투닥거리는 개그씬, 조말봉의 유튜브 라이브 장면 등이 추격전 도중에 뛰어들면서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개그 장면이 꽤 길다 보니 몰입도 역시 자연히 떨어진다. 드론 촬영을 포함해 다양한 앵글이 활용된 추격전의 퀄리티는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다른 격투 장면도 다르지 않다. 칼에 찔리고 베이는 와중에도 피 한 방울 보이지 않고, 합을 맞추고 끊어가는 장면이 명확하게 노출되는 등 결과물은 조악하다.
한 시퀀스만의 문제도 아니다. 시퀀스와 시퀀스, 씬과 씬 간의 연결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에 이야기를 끊거나 이어갈지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 듯 보인다. 영화가 끝나는데도 미련이 남은 듯 이어지는 여러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곰의 발정기를 활용한 코미디를 추가하고, 반전을 선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름대로 뭉클하게 마무리한 결말을 뒤집으면서 의문점만 늘리기 때문이다. 그저 카메오로 출연한 정우성의 존재감만이 쿠키 영상의 엉성함을 가릴 따름이다.
이러한 난국의 근본적 원인은 개그에 대한 욕심이라 할 수 있다.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전부 보여주려다 보니 과유불급에 그친다. 심지어 코미디의 타율도 높지 않다. 웃음을 자아내는 몇몇 순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단순한 몸개그나 말장난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영화 속 대부분의 캐릭터는 코미디를 위한 소모품에 그치고 만다. 웅남이와 나복천 부자의 연결고리를 제외하면 일관된 서사나 감정선을 부여받는 캐릭터가 없는 셈이다. 형사들은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웅남이의 친구들도 그의 어수룩함을 강조하는 반사판에 불과하다.
산발적인 아이디어는 좋았다
이에 더해 <웅남이>의 미흡한 완성도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특유의 개성이 느껴지는 대목이 군데군데 엿보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웅남이라는 캐릭터의 시작점은 의외로 인상적이다. 단군 신화 속 여자 사람이 된 곰, 웅녀가 있듯이 남자 사람이 된 반달가슴곰, 웅남이가 있다는 발상은 나쁘지 않은 코미디의 출발점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이라면 일단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일만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웅남이가 사람이 된 '곰'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마을 주민들을 도와주는 몇몇 대목은 꽤 웃기기도 하다. 농경지에 멧돼지가 출몰해서 피해를 입자, 웅남이가 멧돼지를 집합시키고 혼내는 장면처럼. 조연 캐릭터의 등장을 줄이고, 웅남이의 특성에 집중했다면 코미디의 타율이 더 높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방향으로 곰이라는 소재를 살리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작중 웅남이의 능력은 놀랍다. 곰만큼 힘도 세고, 맷집도 좋다. 빨리 달리는 건 기본이고, 시력이나 청력은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으며, 들짐승과 소통할 줄도 안다. 그래서 액션씬은 완성도와는 별개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능력들이 적재적소에 발휘되면서 히어로 영화를 보는 듯한 예상외의 쾌감을 순간적으로 선사하기 때문이다. '웅남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반전 매력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장르를 잘못 선택한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애초에 '곰'이다. 힘은 강하지만, 말도 별로 없고 온순하며 미련해 보이기까지 한다. 따라서 판타지나 범죄물에 기반한 액션 영화를 주 장르로 삼고, 코미디를 부수적으로 첨가하면 결과물이 어땠을까 싶다. <어벤져스> 1편이나 <범죄도시 2>처럼. 그러나 <웅남이>를 둘러싼 이 모든 미련은 결국 영화감독 박성광의 개성이나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첫 숟갈에 배부르랴
영화를 향한 감독 박성광의 열정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애초에 그는 코미디언 이전에 영화인이었다. 개그맨으로 데뷔하기 전에는 영화 연출 전공자였고, 세 편의 단편 영화 제작 경험도 있고, 영화제 수상 경력도 있다. <웅남이>에서도 나름대로 야심이 느껴지며, 재치나 아이디어만큼은 인상적인 순간도 있다. 달리 보면, 짧은 영상을 만드는 능력은 있지만 아직 한 편의 장편 영화를 끌고 갈 내공은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첫 도전이 어렵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한국 축구의 상징인 손흥민 선수만 하더라도 잉글랜드에 진출한 첫 시즌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으니. 영화감독 박성광도 절치부심한다면 더 훌륭한 장편 영화의 꿈을 이룰지도 모른다. 물론 제2의 <웅남이>는 가급적 피해야겠지만.
D(Dreadful, 끔찍한)
죄 없는 사람만 돌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다. 단, 겨냥은 잘하자.
-
- 미지왕 - 감독의 자신감과 특색, 솔직히 좀 욕심난다
-
전에 한국 컬트영화 중 하피에 관한 리뷰를 쓴 적이 있다. 그 영화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개최한 "풍문으로 들었소: '컬트적'인 한국영화" 온라인 기획전을 통해 관람했다고 밝혔는데, 이번에 리뷰할 영화도 본 기획전을 통해 관람한 영화이다. 한국 영화 상 컬트 영화의 대표작으로 뽑힘과 동시에 야인시대의 상하이 조로 유명한 조상기 배우의 현재 기준으로 유일한 주연 영화라는 점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컬트 영화는 소수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있기 마련인데, 필자가 그 소수의 지지자 중 한 명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본 영화라 VHS랑 전단지도 소장하고 있을 정도라서 이렇게 꼭 리뷰를 해보고 싶었다.
이 영화는 발표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최초의 컬트 영화를 표방하면서 어떤 결과물이, 그리고 그 결과물을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증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비록 흥행은 실패했지만, 이 영화의 시도들은 아직도 대담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보기 힘든, 아니 어쩌면 볼 수 없을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영화제나 특별전, 온라인 등에서 재주목을 받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고전 명작들에서 따온 오마주들은 그 영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참신한 오마주에 박수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실소가 나올 수준의 특유의 개그 센스(엄청난이 화낼 때 "불난 집에 선풍기 돌리니?!" 이러니까 진짜 옆에서 선풍기를 들고 돌리는 개그는 봤을 때 엄청 웃은 기억이 난다)와 특유의 찰진 대사들(왕창한의 대사중 하나인 "그럼... 지금부터 유방을 빨겠습니다" 하는 대사는 들었을 때 놀람과 동시에 폭소했다)은 취향에 맞는다면 정말 105분 내내 웃음 바다에 빠지고 말것이다. 그리고 열연을 펼쳐준 조상기의 배우의 익살스런 목소리와 표정 연기는 한층 이 영화에 매력을 더 해준다. 당시 홍보자료에 따르면 3천여명 가량의 경쟁자를 뚫고 뽑혔다는데, 그런 감독의 선택이 이해가 갈 정도이다.
전에도 서술하였듯이, 이런 시도는 정말 웬만한 용기로는 할 수 없기에, 대뷔작부터 이런 영화를 만든(안타깝게도 이 영화가 김용태 감독의 마지막 영화가 됐지만) 자신감과 이러한 특색들은 솔직히 욕심날 정도다. 언젠가 스크린으로 이 영화의 지지자들과 함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원글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
- 최선이였지만 더 나빠지는 순간을 조명하다
우리라는 덩어리 속에 그저 그런 보통의 사람인 아람과 강이, 그들과는 약간 다른 소영이지만 세 명은 마음 맞춰 웃으며 같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함께한다. 자라온 환경, 성격도 각각 다르지만 떠나고 싶은 마음만큼은 같았던 그들은 ’서울‘로 가출을 감행한다. 바라왔던 일들이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며 점점 위태해지는 그들의 삶은 눈앞의 최선의 선택할수록 최악으로 치닫게 되고 큰 눈덩이는 그들을 덮친다. 약한 무언가를 계속 주워오는 아람, 풍요로운 삶을 가지고 있지만 일탈하는 소영, 가진 게 많으면서도 많지 않은 강이. 누구보다 친하지만, 누구보다 먼 사이의 그 세 명 감정 안에서 표류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투박하면서도 섬세한 표현이 잘 와닿아 강이의 그 표정이 내내 생각난다. 같은 감정을 느꼈지만 그 묘한 기분으로 인해 멀어지는 두사람이, 세사람이 단 한 순간에 멀어지는 게 덧없게 느껴진다. 인스턴트처럼 즐겼던 짧았던 행동으로 마주한 책임감은 눈꺼풀이 눌려 눈을 뜰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앞으로 함께 나아가던 그들이 세 갈래로 나누어진 길로 흩어지며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걷는다. 같아진 듯 달라진 강이의 학교생활은 익숙했던 것들이 무섭고 불안감으로 가득 차고 그 덩어리에서 홀로 나와버린 삐쭉거리는 가시가 튀어나와 보호하기 위해 누군가를 상처입힌다. 그런 깨진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주워 담게 만드는 게 최선이라면, 나아지기 위해 나빠진다.
"칼은 누굴 죽이려고 있는 게 아니라 보호하려고 있는 거지.“
강이를 중심으로 펼쳐짐에도 ’자신‘이 중심이 아닌 ’주변‘을 중심으로 하는 강이의 순간들을 투영한다. 그저 웃어 보이는 강이에게도 쥐어지는 선택의 순간들은 다소 충동적이다. 주로 소영과 함께 하는 순간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의 순간들에서 강이가 생각하는 소영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이 드러났다. 결국에는 피하려고 했던 감정들을 마주하며 꾹 눌러왔던 마음을 자신만의 최선의 선택으로 드러내고 만다. 그때만큼은 최선의 선택이라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10대를 다루는 영화들 대부분이 ’청소년 관람 불가’고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정작 청소년들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서늘하고 삭막하게 이어지는 영화의 분위기와 배우들이 등장인물에 확실히 스며든 덕분에 아람, 소영, 강이 사이에 펼쳐지는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세세한 그들의 ’사정’을 영화에서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오히려 그 부분 덕에 그들의 혼란스러움이 영화 속을 유영한다. 영화를 본 후에 만난 소설과 맞닿는 곳이 꽤 매력적이다.
-
- [Movielog #2] 주체적 삶을 택한 소녀의 성장 영화 걸후드를 관람하고 왔어요!
셀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 걸후드를 시사회로 관람하고 왔습니다.
워터릴리스, 톰보이 이후 세 번째 장편 영화로 2014년에 제작된 영화인데요.
한국에서 이제 개봉을 합니다.
시사회 참석 후 간단히 이야기해 보았습니다.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
자세한 리뷰가 궁금하신 분들은 브런치에 오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https://brunch.co.kr/@moviehouse
-
-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감정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긴 영화! 스펜서!
다이애나 황태자비에 대한 영화 스펜서가 개봉했습니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재구성한 영화라기보다는 실제 그녀가 이혼 전 느꼈을 감정을 압축해서 담은 영화라고 할 수 있어요.
고독과 외로움이 영화 전반에 강하게 묻어나고 있죠.
그 외로움이 이렇게 제대로 표현된 건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제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ug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
TRANSLATE with xEnglishTRANSLATE withEnable collaborative features and customize widget: Bing Webmaster Portal
-
-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30초 리뷰 예고편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텐 링즈'의 힘으로 수세기 동안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 온 '웬우'
'샹치'는 아버지 '웬우'의 밑에서 암살자로 훈련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평범한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샹치'는 목숨을 노리는 자들의 습격으로 더 이상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어머니가 남긴 가족의 비밀과 내면의 신비한 힘을 일깨우게 된다.
벗어나고 싶은 과거이자, 그 누구보다 두려운 아버지 '웬우'를 마주해야 하는 '샹치'.
악이 될 것인가? 구원이 될 인가?
마블의 새로운 시대, 세상에 없던 힘이 탄생한다!
-
- 영화 <미션 임파스벌 : 데드 레코닝 PART ONE> 2차 예고편
마지막 미션은 시작되었다! 역대급 액션과 스케일?️ 7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