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4-12-30 21:56:54
한걸음 뒤, 한걸음 앞에서 기록한 분열의 시대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 리뷰
시빌 워: 분열의 시대 (Civil War, 2024)
한걸음 뒤, 한걸음 앞에서 기록한 분열의 시대
개봉일 : 2024.12.31.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액션, 전쟁, 드라마
러닝타임 : 109분
감독 : 알렉스 가랜드
출연 : 커스틴 던스트, 케일리 스패니, 와그너 모라, 스티븐 헨더슨, 제시 플레먼스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믿고 보는 제작사 A24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모종의 이유로 두 갈래로 나뉜 세상’이 주는 공포와 긴장감을 동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거대한 동력을 선택한 것치고는 움직임이 다소 방어적이다.
이 영화는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배경과 몇 개의 시선을 제시할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최종에 이르러 애매한 감상을 남기게 만드는데, 이 싸움에 있어 확실한 선을 원한 관객에게는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서 영화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보고 거대한 전쟁 블록버스터 또는 정확한 저격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이 전쟁에 뛰어드는 것을 조금 더 고민해 보길 권하고 싶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흔히 생각하는 전쟁 블록버스터가 아닌 전쟁 한가운데 서있는 한 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과묵한 드라마에 가까우니 말이다.
극 중 미국은 최악의 내전을 겪고 있다. 이 혼란한 정세 속에서 종군 기자인 리, 조엘, 새미. 그리고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청년 제시는 아수라장이 된 도시를 누비며 끔찍한 순간들을 생생히 담아낸다. 이들은 정부와 반대 세력 사이 힘의 무게 추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자 마지막 특종 기회를 잡기 위해 대통령이 숨어있는 워싱턴에 가기로 결정한다.
기자들은 총을 든 군인과 반대 세력들 사이에 제대로 된 무기 하나 없이 카메라 한 대만을 들고 달려든다. 이들은 죽음이라는 공포를 바로 옆에 두고서도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 카메라의 뷰 파인더만을 쳐다본다. 빗발치는 총성 사이에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섞여들리고, 각자의 무기를 든 군인과 기자들의 비슷한 실루엣이 보인다.
리와 기자들은 자발적으로 뛰어들었던 전투에 이어 원치 않은 사건에도 휘말리며 몇 번의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비현실과 현실이 뒤섞인 상황과 오래 외면해왔던 공포들을 흠뻑 체감한다.
무엇을 위한 분열인가
워싱턴으로 향하던 네 사람은 한 테마파크 입구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군인 시체를 발견한다. 이상함을 느끼고 차를 돌리려는 순간 갑자기 총알이 빗발치고 새미를 제외한 세 사람은 차에서 내려 바닥에 엎드린 군인 옆에 자리를 잡는다. 조엘은 군인에게 묻는다. 저 안에 누가 있냐고, 지휘관은 누구냐고. 군인은 답한다. 저 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고 지휘관은 없고 그저 저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해서 쏘는 것이라고.
군인의 대답은 현재 내전 상황을 한 번에 설명한다. 이들은 누구와 왜 싸우는지 모른다. 그저 살기 위해 총을 쏠 뿐이다. 기자들도 군인들과 다르지 않다. 처음엔 내전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건 영웅처럼 보이지만 나중엔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지 정확히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은 무엇을 찍고 그 사진 아래 어떤 말을 적고 싶었던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두 무리의 Shooting(총격, 촬영)이 가진 의미는 점점 흐릿해지고 이들은 더 이상 이 전쟁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쟁 또한 이들에게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모든 걸 흐리게 만드는 피
피와 뷰 파인더에 가려진 제시의 시선
공포와 피는 뚜렷했던 것을 점점 흐려지게 만든다. 특히 처음으로 전쟁을 가까이서 겪은 된 제시가 이에 크게 반응하고 변화한다. 주유소에서 처음 고문 당한 사람을 봤던 날, 제시는 밤이 되었음에도 요동치는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 하지만 피 흘리는 사람을 다시 눈으로 보고 카메라로 담고 또 거대한 시체 구덩이에 떨어져 본 후 도착한 워싱턴에서 제시는 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탱크에 따라붙으며 사진을 찍는다. 심지어 리가 총알을 맞고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그는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
사진 현상액에도 자신의 체온을 담던 따뜻한 소녀는 어디로 가고 백악관 복도엔 징그럽다 싶을 만큼 사진을 찍어대는 기자 제시가 남는다. 제시의 눈에 가득 맺혔던 누군가의 피는 결국 그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그의 눈앞을 가로막은 뷰 파인더는 소중한 이(리)의 죽음마저 가려버린다.
뷰 파인더를 벗어난 리의 시선
제시는 주유소 사건을 겪고 리에게 묻는다. 저는 왜 사람들을 죽이지 말라고 말하지 못했을까요?. 제시는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리는 제시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우린 묻지 않고 기록하지. 다른 사람이 묻도록.”
리는 오랜 시간 모든 물음을 지운 채 뷰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그 덕에 리는 공과 사를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거의 냉혈한에 가까운 종군기자로 여러 전쟁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제시와 그가 던진 질문이 리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새미는 주유소에서 충격을 받고 공포에 떨던 제시의 모습과 어린 리의 모습이 다르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들은 리는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제시의 모습을 관찰한다.
주유소 사건 다음날. 리, 조엘, 제시는 시내에서 벌어진 소규모 격전에 참여한다. 제시는 어제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죽어가는 이를 찍는다. 이때 리는 셔터를 누르는 걸 멈추고 사진을 찍는 제시를 가까이서 바라본다. 그때부터 리는 제시를 통해 자신을 본다. 피에 벌벌 떨던 어린 소녀였던 자신과 뷰 파인더 뒤에 숨어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찍는 종군기자인 자신을.
리는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연이어 터진 동료 새미와 토니의 죽음은 왜 이들이 죽어야만 하는지 이 전쟁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오래도록 외면해왔던 질문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리의 마음은 무너지고, 워싱턴에 도착했을 때쯤 그의 종군 기자로서의 자아는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리는 커다란 탱크 뒤를 따라가지 못하고 몸을 웅크린다. 이제 뷰 파인더를 벗어난 리의 눈엔 누군가의 죽음이 보인다. 그래서 그는 제시의 죽음을 막기 위해 스스로 몸을 던진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카메라 뷰 파인더 뒤에 가려진 제시의 눈엔 리의 죽음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총 맞는 순간도 찍을 거예요?”라는 제시의 질문에 리는 온몸으로 답을 내놨지만 그걸 알아줄 소녀 제시는 이제 뷰 파인더 뒤로 사라졌다.
<시빌 워:분열의 시대>는 기자들의 눈과 뷰파인더를 통해 이 이상한 전쟁을 기록하며 은근하게 묻는다. “우리의 눈은 어디에 있는가. 뷰파인더 뒤, 아니면 앞?”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왜 전쟁이 일어났는가?’ ‘누가 무너져야 하고 누가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니다. 영화가 은근슬쩍 던진 ‘이 커다란 분열 속에서도 놓쳐선 안 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깨닫는 것이다.
아무리 분열과 죽음이 익숙해진 시대라 해도 우리는 뷰파인더 뒤에서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승, 패와 잘잘못이라는 결과 밑에 쌓인 수많은 죽음과 희생을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어린 리처럼, 처음 여정을 시작했을 때의 제시처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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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계속 롱런할 수 있을까?
첫 장면부터 어마 무시하게 등장하는 외인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 살인병기 빌런은 절제된 표정으로 대담한 살인을 하며 내재된 광기를 보여준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통쾌한 핵주먹과 툭 던지는 말에 웃음을 터지게 하는 마동석의 등장. 여기에 장동철(이동휘 분)과 장이수(박지환 분)가 가세하여 영화의 재미를 살린다.
<범죄도시 3>의 무술감독이었던 허명행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무술감독 출신인 만큼 액션신에서의 연출과 편집이 훌륭하다.
최근 영화계는 고민 없이 가볍게 즐기는 이른바 '팝콘 무비'가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삶이 팍팍해지고 어두운 뉴스가 많은 세상이다. 관객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 영화를 거금의 티켓값을 지불하며 보고 싶겠는가. 아무 생각 없이 곳곳에 잔재미를 숨겨 놓아 관객들이 잠시라도 지루해질 틈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고 싶은 게다.
록키와 람보 시리즈에 이어, 다이하드와 스파이더맨, 엑스맨처럼 '시리즈'이기에 팬덤이 있고 극장에 걸리면 반드시 봐야 할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성룡이나 이소룡, 그리고 <가문의 영광> 시리즈처럼 <범죄도시> 시리즈도 내내 비슷한 플롯이 반복되면 관객들이 질리게 되는 일은 시간문제다.
시리즈의 태생적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같은 느낌인데도 무언가 다른 맛을 주어 관객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달콤하고 차가운 맛은 동일하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제작진이 공언한 대로 범죄도시가 8번째 시리즈까지 롱런하려면 꽤 정성 들인 적절한 변주가 필요하리라. 시리즈이므로 익숙한 전개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으나, 관객에게 진부함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빌런의 변주가 중요하다. 묵직하고 강하면서도 스피디한 액션을 갖춘 마동석은 상수(常數)이고 빌런은 변수(變數)다. 아이스크림에 비유하면 상수인 우유 아이스크림 보숭이에 바닐라, 녹차, 커피, 블루베리, 망고 등 독특한 맛으로 변주를 주어야 한다.
빌런을 한국인이나 동양인으로 한정하지 말고 냉혹한 백인 빌런을 쓰면 어떨까? 남성이 아니라 길복순처럼 여성 킬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기승전 마동석 승리로 결말짓기보다는 마동석이 빌런에게 당하고 위기를 맞는 것으로 하여 다음 편으로 넘기는 건 어떨까?
한국 영화계가 낳은 꽤 괜찮은 시리즈가 오랫동안 인기를 구가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자극받아 창의적인 한국의 작가들이 더욱 중독성 있는 시리즈물을 세계 극장가에 내놓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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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으로 바라본 순수함의 변모 과정
최근 가장 핫한✨ 콘텐츠 <오징어게임 시즌2>
문학문화콘텐츠학과생이 마음대로🦑 분석해봤습니다.
(※스포주의※)
얼마 전, 목빠지게 기다리던 오징어게임 시즌2를 다 봤다. 한창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3학년 가을과 겨울 사이, 오징어게임 시즌1을 처음 본 충격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3, 18살이었던 나에게는 빚을 진 사람들은 한 데 모아두고 한낱 게임 부속품 취급을 하며 무자비하게 죽이는 내용이 많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받은 충격만큼 이야기의 매력은 더욱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당시 오징어게임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관련 리뷰나 분석글을 많이 찾아보고, 유사한 후속 프로그램들도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1을 좋아했던 한 명의 관객 입장에서 시즌2는 어떻게 느껴졌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은 무엇을 대변하고 있나
시즌2는 새로운 캐릭터들, 새로운 배우들의 등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시즌2에는 트렌스젠더, 코인 유튜버, 마약하는 래퍼 등 시즌1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다. 어쩌면, 이러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여러 이유로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기존에는 보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캐릭터들은 모두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부분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반영하는 매체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이슈들을 반영한 캐릭터들이 매체에 등장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따라서 시즌2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반영한 것이고, 이러한 캐릭터들은 잔인한 '게임'속 세상도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닮아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 금자가 겪은 전쟁은,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는 '금자'와 '용식'이라는 모자가 나오고, '금자'는 6.25 전쟁을 겪고도 살아남은 '용식이의 엄마'이다. 이인삼각 게임 중 공기놀이를 성공해내야 하는 금자가 벌벌 떨자, 용식은 금자에게 말한다.
(대사 부정확)
"6.25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
"엄마! 전쟁 때 총알로 공기놀이 했다며"
금자는 6.25라는 전시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고, 전시 상황에서 놀았던 경험으로 게임을 통과한다.
금자가 급박한 상황 중 떠올린 전쟁 속 천진난만한 경험, 그리고 전쟁과도 같은 오징어게임 속에서 하고 있는 공기놀이. 둘은 모두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연결된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금자는 총알로 순수하게 놀며 살아남았고, 이 과정에서 삶의 희망과 재미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수십년이 흐른 뒤, 이 경험은 오징어게임이라는 또 다른 전쟁 상황 속에서 빛을 발휘한다.
금자가 겪은 두 번의 전쟁 경험은 아무리 처절하고 막막한 상황일지라도, 최소한의 희망과 인간다움을 부여해 줄 가장 근본적인 가치는 '순수함'임을 전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성기훈은 왜 그랬나
시즌1을 인상 깊게 본 시청자라면, 시즌2를 보는 내내 가질 수 있는 의문이 있다.
"성기훈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거야?"
시즌1의 성기훈이라는 캐릭터는 이야기의 가장 큰 뷰포인트 중 하나였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인간다운 면모를 지니는 입체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시즌1 속 그는 경마를 하고 나이를 먹도록 어머니께 용돈을 받으며 사는 구제불능 불효자인 동시에,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흔히 말해 상도덕이 있는 마음이 따뜻한 인물이기도 했다. 성기훈은 위선적이지 않고 그 때 그 때 자신의 마음에 충실히 살아가는 나약하지만 따뜻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번 시즌2에서는 달랐다. 시즌1 성기훈의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456억을 모텔방에 쌓아두고 게임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 주최자를 잡기 위해서만 돈을 쓴다. 그리고 자신의 생니를 뽑아 위치추적기를 심고, 게임을 직접 무너뜨리기 위해 다시 게임에 참여한다.
시즌2 속 성기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보 같을 정도로 맹목적이다. 자신의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상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면서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희생시킨다. 그리고,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는 무리한 계획을 이끌다 실패하고 만다. 그는 게임 참여자들을 살리기 위해 '얼음~!'을 외치고 약자를 보살피는 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든 행동은 '게임 주최자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 행해진다.
그렇다면, 성기훈은 도대체 왜 그랬던 것일까?
🦑 성기훈의 순수함은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기훈은 '그 누구보다 아이같이 순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성기훈은 '순수함' 그 자체이고, 이는 시즌1의 여러 갈등상황을 통해 충분히 비춰졌다. 그리고 그는 오징어게임이라는 '굉장히 비인간적인 일'을 겪었다. 이를 경험한 후, 그의 순수함은 더렵혀져 '악'이 아닌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한다. 시즌2에서 비춰지는 그의 변모된 순수함은 순진한 어린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비계산적이고 섣부른 판단과 유사하다.
순수함은 가장 진실된 가치 중 하나이지만, 오징어게임과 같이 비합리적이며 세속적인 상황에서는 그 자체로 빛나기 어렵다. 그렇기에 성기훈의 순수함은 시즌2 속 그의 행동과 같은 지나친 무모함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시즌2 마지막 부분에서 참가자 사이로 숨어든 프론트맨은 성기훈의 절친 정배를 죽이고 성기훈을 잡으며 그에게 '영웅놀이는 재미있었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영웅놀이'는 시즌2 이야기의 중심이며, 이는 모두 성기훈의 순수함이 무모함으로 변모되어 비롯된 행동들이다.
결국, 오징어게임 시즌2는 '성기훈이 지닌 순수함이 변모하는 과정'을 담아내려 했는지도 모른다. 성기훈을 통해 개인이 가진 순수함이 외부 환경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려내고, 게임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 성기훈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순수함, 인간다움 등과 같은 본질적 가치가 어떻게 표출되고 이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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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에 감 좀 있었던 일반인 예신예랑이의 해적 소탕기
액션에 감 좀 있었던 일반인 예신예랑이의 해적 소탕기
영화 <샷건 웨딩>감독] 제이슨 무어
출연] 제니퍼 로페즈, 조쉬 더하멜
시놉시스] 달시와 톰의 결혼식 당일,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에 참석할 하객이 모두 섬에 모인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이던 그 때, 갑자기 들이닥친 해적으로 인해 결혼식장의 하객들이 모두 인질이 되고, 달시와 톰은 무사히 혼인서약을 마치기 위해 목숨을 건 버진 로드를 걷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
어쩌면 나,, 액션에 소질이??영화 속 달시와 톰은 보통 강심장이 아니다. 해적들에게 포위망이 좁혀지는 상황 속에서도 일단 주변의 기물들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한다. 헤어스프레이로 공격을 시도하고, 그물로 해적을 잡으려 하고, 담배로 해적의 모자를 태워서 카트에 실려가던 자신들을 스스로 구출하고, 그 와중에 몰래 핸드폰을 들고와서 신호가 터지는 높은 곳에 올라갈 생각을 하고, 그러다가 짚라인 타고 해적들을 피해 도망치다 수류탄을 던져 그들을 처치하고 우연과 우연의 반복 속에서 이 모든 퀘스트를 수행하는 이 일반인들은 자신도 몰랐던 액션에서의 소질을 깨닫게 된다. 나였다면 이미 사라진 근력에 짚라인 타다가 내가 먼저 떨어졌을 것 같고, 산속을 뛰다가 체력이 떨어져서 해적들에게 붙잡혔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일반인들은 영화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점점 해적들을 처리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짜기 시작한다. 초반에는 해적들의 죽음에 엄청난 공포와 죄책감을 느끼다가도 점차 그들을 게임 속 NPC마냥 처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거뜬히 생각하고, 해적들을 속이기 위해 주변 사람들까지 포섭하는 등 나름의 버진로드 첩보작전까지 펼치며 정찰을 나간 해적들을 제외하고는 해적의 무리들을 모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점차 변화하는 일반인 달시와 톰을 보면서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하는 경험을 하질 않았을까 싶다.
황석희 번역가에게 박수를
영화 샷건 웨딩에서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유쾌한 상황과 장면들이기도 했지만 자막이 반은 차지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만큼 영화 샷건 웨딩의 번역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장르이다보니 미국식 유머를 한국어로 풀어내는데 굉장히 힘들었을텐데도, 그 어감을 살리면 한국식으로도 빵빵 터질 수 있게끔 번역을 한 황석희 번역가의 고심이 많이 드러난 작품이었다. 현장에서도 마지막 스크롤이 올라가기 전 ‘번역: 황석희’라는 자막이 등장하자마자 관객들의 탄식이 나왔을만큼 현장에 있었던 대부분의 관객들은 자막의 퀄리티에 굉장히 만족했었다.
달시와 톰은 어쩌다 보니 해적들을 공격하고, 심하면 죽일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죽음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에 종종 직면하는데, 그럴 때 그냥 편하게 ‘죽었어요’, ‘사망했어요’, ‘숨을 안쉬네요’와 같이 표현을 할 수 있었을텐데 ‘살아있는 걸 끝낸 상태’라는 대단히도 국어사전 단어풀이식 표현을 넣어놓으면서 달시와 톰의 유쾌한 성격과 유머 감각을 단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었다. 미국식 병맛 코미디의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애매하게 웃고 나왔을텐데 이를 한국식으로 관객들이 쉽게 그 유머를 받아들이게끔 표현을 하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피식피식 웃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완벽함을 꿈꾸는 부족한 사람
액션과 코미디를 향해 영화는 달려나가지만 영화는 중간중간 교훈을 조금씩 뿌려준다. 한 남자, 한 여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혼란스러워 하는 두 명의 예신, 예랑과 그 길을 먼저 걸어간 부부들이 교차적으로 나오면서 예신예랑 톰과 달시의 눈에는 완벽한 결혼생활처럼 보이는 이들도 사실 그들 나름대로의 갈등과 오해, 불신의 과정이 있었고, 결국에는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탓하는 것이 아닌 그럼에도 이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가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이어가는 것이 결혼임을 보여준다. 해적에게 붙잡힌 인질들을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달시와 톰은 서로가 아직 서로를 원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싸우는 순간에도 위험한 상황이 오면 서로를 가장 먼저 걱정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인질들이 모여있는 수영장에서 그들은 먼저 결혼한 이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들이 꿈꿨고 이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결혼생활은 없다는 것을 깨달음과 동시에 결혼이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부족한 서로의 모습을, 그리고 이해하지 못했던 집안의 전통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영화 샷건 웨딩은 부족한 남녀 둘이 만나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함께 해적을 소탕하고, 이를 통해 권태롭고 의심스러웠던 자신의 사랑을 다시 깨닫는다. 그리고 나의 인생이, 우리의 인생이 완벽해지기 위해 결혼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함을 인정하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결혼의 과정임을 넌지시 보여주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완벽함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조금 그 부담을 내려놓고 부족한 자신을 먼저 스스로 사랑하라는 어찌보면 교장선생님 훈화말씀과도 같은 교훈이었지만 이러한 주제를 액션과 코미디를 통해 통쾌하게 전하고 있어서 그 의미가 유쾌하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된 듯 싶다.
영화 샷건 웨딩은 번역의 맛과 함께 신나게 웃고 나올 수 있는 작품이었다. 찰진 번역의 재미와 유쾌한 해적 소탕기를 많은 영화팬들이 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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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장에서 사랑에 빠진 감독&배우 커플모음(국내/해외)
일,사랑 두마리 토끼를 잡은 국내해외 영화계커플을 모아봤습니다!!
일중에 사랑이 싹트는건,, 보통일이 아닌데요 몇 커플들은 왠지 더 멋져보이는건 기분탓일까요? ?
CINEPICK
[전종서♥︎이충현]
둘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콜>에서 만나 연인까지 발전했는데요
전종서배우는 <버닝>에서 얼굴과 이름을 알렸고 이충현감독은 2016년 공개한 단편영화 <몸값>으로 제 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을 수상한 감독입니다
CINEPICK
[구교환♥︎이옥섭]
알 사람들은 아는 인디 영화계의 아이돌! 구교환배우와 이옥섭감독은 같은 학교 동문으로 만나 교제를 하면서 수많은 단편영화를 같이 만들어왔는데요 이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한 커플이었답니다. 구교환배우는 넷플릭스 <DP>에서 찰진 입담으로 얼굴을 알리고 이옥섭감독은 <메기>영화를 연출하면서 제7회 들꽃영화상에서 극영화 감독상, 제14회 오사카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감독으로서 발돋움에 성공했습니다.
CINEPICK
[장준환♥︎문소리]
장준환감독과 문소리배우도 한국 대표 영화인 부부로 성균관대학교 동문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지구를 지켜라 회식자리에서 문소리가 합석하게 되면서 안면을 트게 되었고, 장준환이 연출을 맞게 된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문소리와 재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장준환감독이 몇번이고 마음을 밝혔지만 문소리배우는 여러번 거절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구애에 둘은 연인으로 발전해 비밀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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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탕웨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영화<#색계>는 중국에서 변절자를 미화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출연한 탕웨이 배우가 3년간 영화계에서 활동 정지 처분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만나게 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게 되는데요. 영화 <만추>는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토론토영화제,베를린영화제 등 잇달아 초청되면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다지게 되었고 김태용감독과 결혼도 골인하게 됩니다. 부부가 된 김태용감독과 탕웨이배우는 영화 <#원더랜드>를 참여하게 되면서 촬영이 무사히 마무리되고 개봉만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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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홍상수]
김민희배우 홍상수감독은 영화<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 >에서 만나 열애인정까지 했는데요. 하지만 홍상수배우는 배우자와 자녀를 둔 유부남입니다. 이후에도 김민희와 홍상수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클레어의 카메라> <도망친 여자> <강변호텔> <물안에서>등 꾸준히 같이 영화를 내는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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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에이미스♥︎제임스카메론]
<타이타닉> <터미네이터> <아바타>를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제임스 카메론은 4번의 이혼 후 <타이타닉>에서 만났던 수지 에이미스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됩니다. <타이타닉>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재개봉되고 있는 명작이며, 제임스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시리즈 5까지 제작을 마쳐 개봉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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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블런트♥︎존크래신스키
존 크래신스키감독은 애밀리블런트배우가 출연한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를 75번이나 관람하면서 그녀의 팬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한 식사자리에서 만나 사랑에 빠져 1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합니다. 이후 부부는 <콰이어트플레이스>에 같이 연출,출연하면서 흥행에 성공 후 <콰이어트플레이스2>까지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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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캡쇼♥︎스티븐스필버그]
케이트캡쇼 배우와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은 영화 <인디아나존스와죽음의신전>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하게 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감독으로 <라이언일병구하기> <쥬라기공원> <인디아나존스> 시리즈를 만들어낸 감독으로 할리우드 내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개념을 만든 최초의 인물로 평가됩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15년만에 다시 극장을 찾았는데요. 스필버그 감독은 <#인디아나존스운명의다이얼>에 제작에 참여했으며 지금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중이니 극장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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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가 뭘 하는지 보라
- 안네의 일기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문장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들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사람들의 내면은 진정으로 선하다고 믿어". 이 말들은 우리에게 '모종의 영감'을 주는데, 그건 그 말들이 우리 귀에 좋게 들린다는 뜻이다. 이 말들은 살해된 소녀들의 시체가 수북하게 쌓이는 걸 용납하는 우리 문명의 타락에 대해 용서받은 기분이 되게 해준다. 그리고 만약 그 말들이 살해된 소녀에게서 나왔다면, 글쎄, 그렇다면 그 말들은 틀림없이 진실일 테니 우리는 죄사함을 받게 되는 게 틀림없다. 살해된 유대인이 내려주는 그런 은총과 사면이라는 선물이야말로(정확히 기독교 사상의 핵심에 자리 잡은 선물이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안네의 은신처에서, 그가 쓴 글에서, 그가 남긴 '유산'에서 너무도 간절히 찾고 싶어하는 것이다. 죄 없는 죽은 소녀가 우리에게 은총을 내려주었다고 믿는 것이 다음과 같은 명백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운 일이다. 안네가 '내면이 진정으로 선한' 사람들에 관해 쓴 것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기 전이었다. 그 문장을 쓰고 3주 뒤, 그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어떤 사람들이 살아 있는 유대인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여주는 사실이 여기 있다. 그 사람들은 600만 명의 유대인을 살해했다. 이 사실은 안네 프랑크의 글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되풀이해 말할 가치가 있다. 그의 일기를 읽는 독자들은 작가가 집단 학살에서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지만, 이것이 그의 일기가 집단 학살에 관해 쓴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만약 그런 작품이었다면 그 일기는 전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것이다.우리가 이 사실을 아는 것은 피해자들과 생존자들이 생생하고 자세하게 연대기순으로 정리해 쓴 글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그 기록들 가운데 어떤 것도 안네의 일기가 얻은 명성 같은 무언가를 얻지 못했다. 그런 무언가에 가까이 갔던 기록들은 오직 은폐라는 똑같은 규칙, 자신을 박해한 자들을 모욕하지 않는 예의 바른 피해자가 되라고 강요하는 규칙을 준수함으로써만 그럴 수 있었다.이디시어판은 <나이트>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자들에 대한 그리고 제목이 암시하듯 무관심으로(혹은 적극적인 혐오로) 그런 살해를 가능하게 했던 세상 전체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위젤은 후에 프랑스인이자 가톨릭 신자이며 노벨 상 수상자였던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도움을 받아 '나이트 La Nuit’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프랑스어판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젊은 생존자의 분노를 신학적 고뇌로 전환한 작품이었다. 어쨌든 자신이 속한 사회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자신에게 죄가 있다는 이야기를 어떤 독자가 듣고 싶어하겠는가? 신을 비난하는 것이 낫다. 이런 접근법은 위젤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세월이 흐른 뒤에 이 책이 미국이 베푸는 호의의 전형인 오프라 북클럽 선정작이 되게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접근법도 일본의 십 대 소녀들이 안네의 일기를 읽었듯 이 책을 읽게 만들어주지는 못했다. 그렇게 되려면 위젠은 많은 것을, 훨씬 더 많은 것을 은폐해야 했을 것이다.<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데어라 혼
주의: 참사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음.
현시점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영화라기엔 너무 참여-미디어 아트의 영역으로 나아가 버린 것도 같다. 대부분의 글로벌 관객들에겐 영화보다도 먼저 사회적 책무를 인지하고 유의하는 행동주의 예술가의 수상 소감 영상이 전해져왔다.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는 오스카에서 유대계 정체성(Jewishness)과 홀로코스트를 또다른 전쟁/학살을 위해 오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 후, 곧장 전세계 시오니스트의 돌을 맞는다. 그 자신 역시 유대계이면서 이스라엘-가자 전쟁에 정면으로 반대한 그가 손을 덜덜 떨며 준비해온 ‘선언’을 수행할 때 우리는 일종의 경외를 느낀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가 선 곳에 가장 먼저 균열을 내며 우리 인간의 자격을 되묻는 모습. 그렇듯 순교를 불사한 지성인의 결기는 어떤 이에게나 강렬한 전율로 다가오니까.
한편 미디어 아트로서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도 흥미로운데, 우선 이 영화가 전시하는 풍광은 오프닝부터 경박하리만큼 경쾌하고 그늘 없다. 르누아르의 사랑 넘치는 가족 연작을 떠올리게 할 만큼 밝은 햇볕 속, 떼죽음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며 안전한 부귀를 누리는 가족들. 아우슈비츠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는 ‘건전한 수용소 미관 조성’을 위해 라일락 관목을 꺾지 말라고 엄숙하게 공지 방송을 하고, 아이들은 곧 도살될 유대인들처럼 아버지 루돌프의 눈을 가리고 그를 정원으로 데려가 깜짝 생일 파티를 선물한다. 어머니 헤트비히가 정성껏 돌보는 아름다운 정원과 윤기 나는 검은 개와 건강한 5남매까지, 완벽한 소품을 둔 듯 잘 가꿔진 이 삶이 평범할수록 도리어 벽 너머의 - 어쩌면 이미 삶이 아닐 - 삶(들)에 대한 암시가 숨을 죄여온다.
헤트비히를 포함한 장병 부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잔머리 하나는 대단한’ 유대계 희생자들을 비웃고, 그들로부터 갈취한 밍크 코트와 보석들을 두르고 힘을 과시하지만 이 과시는 절대 노골적이거나 공개적이지 않다. 다른 부인의 거대한 코트를 두고 다른 여자들과 “여제 같다”며 부러워하고 비꼬았던 헤트비히는 강아지조차 들어오지 못하게 꽉 닫은 문 안에서 제게 떨어진 코트를 몰래 입어보며 만족해한다. 그러나 값비싸고 보드라운 코트는 헤트비히가 평소에 입던 평범한 원피스에 비해 너무나 어울리지 않고 어딘지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또 헤트비히는 코트 주머니 안에서 나온 립스틱 - 그러니까 이것이 원래는 살아 있었던 누군가의 소유임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끔찍한 소품 -을 발라봤다가 이내 쓱쓱 문질러 지워버린다.
이 은근함, 이 비밀스러움은 회스 부부를 포함한 독일인 전범 가족들이 그 시점 도달한 삶이 절대 처음부터 그들 소유가 아니었단 사실을 제시한다. 그들이 부유했었고 똑똑했던 유대인들을 멸시하거나, 장모가 과거의 유대인 고용주를 떠올리고 “그 여자도 지금 저기 있으려나?” 상상하며 어딘지 고소해하는 듯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 역시, 이전에 자신이 갖지 못했던 것을 갖고 있었던 이들에 대한 질시를 투명하게 드러낸다. 말하자면 상위 계층을 ‘몰아냄’으로써 계급 이동에 성공한 하위 계층의 승리감, 도취감 내지는 자족과 뿌듯함이 이들의 얼굴에 부드럽게 퍼져있는 것이다.
“그이는 저보고 아우슈비츠의 여왕이래요”라며 수줍은 듯 의기양양한 듯 말하는 헤트비히, ‘불합리한’ 전출에 항의하다가 결국 “이런 ‘희생’을 감수하는 게 삶이란다”라고 애마에게 말하는 루돌프. 우습고 불쾌한 기분이 정점을 찍는 것은 부부가 강가에 서서 발령 소식에 대해 논의하는 씬에서다.
난 죽어도 여기 안 떠나.우리가 열일곱 살 때부터 꿈꿔온 삶이잖아.총통도 그렇게 연설하셨잖아.동쪽으로 가서 보금자리를 찾으라고.즉 헤트비히와 루돌프는 “그동안 꿈꿔왔던 삶”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들여왔으며 그 삶을 ‘부당하게’ 뺏기지 않기 위해 더한 노력도 불사할 거란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 노력이란 건 물론 유대인들을 고문하고 죽이고 탈취하고 강간하는 일에 일조하거나 “태우고, 식히고, 비우고, 채우고”의 반복을 직접 설계하는 일을 의미한다. 그러나 루돌프의 ‘일’은 사람을 분간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일정하게 먼 거리에 고정된 다중 시점의 카메라를 통해서만 그려지고 있는데, 헤트비히가 일궈온 꽃밭과 온실이 이토록 아름다운데, 손만 까딱하면 네 명의 하녀들이 벌벌 떨며 궂은 일을 대신해주고 전시 중에도 케이크와 비싼 술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벽 뒤에서 사람이 얼마나 잔인하게 죽든 나머지 가족들이 알게 뭐란 말인가.
“초콜릿 같은 거 있으면 꼭 챙겨줘”라며 남편에게 당부하는 씬을 통해 공범임을 입증한 헤트비히의 몸과 움직임은 ‘어쩔 수 없이’ 루돌프의 그것에 비해 비인간성의 일상화에 더 깊게 일조한다. 루돌프는 수용소장이고 헤트비히는 그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루돌프는 사람을 죽이고 처리하는 효율적 프로세스를 직접 설계하는 자고 헤트비히는 그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 그럼으로써 당시에 침묵하거나 적극 가담한 일반적인 독일인 전체를 대표하게 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루돌프가 참석한 나치 장교들의 회의보다도 헤트비히의 신경질적 짜증이 극 전반에 긴장감 도는 중력을 더한다. 그는 결코 상냥하거나 일관된 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제 기분이 상하면 “너 하나쯤 재로 만드는 거야 일도 아니”라며 하녀를 위협하는 여주인이다. 무의식적인 듯해서 더 공포스러운 무시. 힘을 제대로 다루는 법도 모르고 뒤따르는 책임을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 갑자기 쥐어진 타인의 생사여탈권. 성실한 군인이고 좋은 아버지였던 루돌프가 창녀를 사는 위선이나, 헤트비히가 남편보다 집을 선택하는 자기중심성은 그래서 놀랍지도 기이하지도 않다.
상실 없는 상실과 공포 없는 공포, 무게감 없는 무게를 전달하는 작품을 ‘보며’ 관객은 역설적으로 인간이 얼마나 시각적 정보에 의존하는지를 계속 의식하게 된다. 벽 뒤에서 무언가 가동되는 소리. 간헐적인 총소리와 희미한 통곡과 비명 소리. 게르만 아기의 울음과 유대인 아기의 울음은 기묘하게 뒤섞이고 개들은 담장 안팎에서 하울링을 주고받는다. 헤트비히의 어머니처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이 모든 불길한 소리를 못 견뎌 말없이 떠나버릴 정도지만, 내부인들은 백색소음 정도로 치부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면 우리 눈에 푹푹 박혀오는 풀꽃의 선명한 빛깔, 새빨갛고 예쁜 수영복과 희디흰 게르만족 피부의 조화, 맑은 강물 앞 단란한 가족이 노니는 풍경이란 얼마나 아름답게 다가왔을 것인가.
눈과 귀의 기이한 간격을 최대한으로 유지하며, 눈을 극적으로 속이고, 클로즈업 없는 원경으로 눈이 해석하는 정보값을 어긋나게 하길 의도하던 영화는 돌연 마지막 5분간 오류 없이 명확한 장면을 송출하니, 바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관을 열심히 쓸고 닦는 현대의 풍경이다. 80년의 간극을 뛰어넘게 해줄 통로는 암전 속 빛이 새어 들어오는 좁은 바늘구멍이다. 이는 원시적인 카메라를 즉각 은유한다.
루돌프 회스는 계단을 내려가던 중 돌연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찍는 카메라를 직시하고, 블랙박스가 ‘보여준’ 미래를 감지한다. 이 응시는 영적이고 마술적이다. 루돌프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역시 루돌프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루돌프는 그날 밤 자기 공적을 치하하는 파티에서마저 ‘이 사람들을 가스로 몰살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화 너머 헤트비히에게 즐거이 말한다. 즉 그는 ”당신은 단지 명령에 따랐을 뿐“이란 필사의 합리화로도 보호받지 못할 괴물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붙잡혀 구타로 앙갚음당하고 결국 교수형을 당할 자신의 운명을, 악인 하나를 징벌하는 것으론 복구되지 않을 수십만의 생명을, 시원하게 토해내지도 못할 만큼 무거운 죄악을 그는 자신도 모르게 짊어진다.
드문 고요 속 루돌프는 계단을 하염없이 내려간다. 아우슈비츠의 집에서 온 방 불을 끄고 문을 잠그며 침실로 올라갈 때와 같은 속도로.
우리의 모든 선택은 현재의 우릴 반성하고 직면하기 위해 이루어집니다.'그때 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보라'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뭘 하는지 보라'.우리 영화는 비인간화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는 걸 보여줍니다.조나단 글레이저
그때 거기에서 일어났던 일과, 지금 여기에서 내 눈앞이 아닌 곳에서 담장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르다고 말할 사람들. 어쩌면 이미 늦어버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다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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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라이더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각본 25선
콜라이더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각본 TOP25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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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는 순간 소오오오름이 쫙! (๑⊙ロ⊙๑)
#마블 #MCU #명장면
#아이언맨
SF, 액션, 드라마, 판타지│미국│125분
감독 존 파브로│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테렌스 하워드#아이언맨2
SF, 모험, 액션│미국│125분
감독 존 파브로│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기네스 팰트로#토르: 천둥의 신
판타지, 액션, 모험, 드라마│미국│112분
감독 케네스 브래너│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액션, 모험│미국│123분
감독 조 존스톤│출연 크리스 에반스, 토미 리 존스#어벤져스
액션, SF, 모험│미국│142분
감독 조스 웨던│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리뷰문의
adonai0919@gmail.com#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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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 영화에서 생략된 세계관 및 스토리가 있습니다 | 듄 리뷰 | 듄 영화리뷰 | 듄 설명 | 듄 분석 | 듄 해석 | 듄 스토리 | EBS |
? 듄 영화리뷰 - 영화 세계관 스토리 요약정리(*스포없음)
- 베네 게세리트, 초암공사, 퀴사츠 헤더락 등
- 수정을 통한 재업로드 버전입니다
- 영화 정보
장르: 스페이스 오페라
감독: 드니 빌뇌브
각본: 에릭 로스, 존 스페이츠, 드니 빌뇌브
원작: 프랭크 허버트의 듄(1965)
제작: 드니 빌뇌브, 케일 보이터. 메리 페어런트,조 카라치올로 주니어
주연: 티모시 샬라메, 제이슨 모모아 외
촬영: 그레이그 프레이저
음악: 한스 짐머
촬영 기간: 2019년 3월 18일 ~ 2019년 7월 26일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워너브라더스
수입사: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개봉일: 2020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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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교섭> 공식 2차 예고편
“어떤 경우라도 희생자를 안 만드는 게 이 협상의 기조 아닙니까?”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게 납치되는 최악의 피랍사건이 발생한다.
교섭 전문이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처음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로 향하고,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을 만난다.
원칙이 뚜렷한 외교관과 현지 사정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 입장도 방법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인질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
살해 시한은 다가오고, 협상 상대, 조건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교섭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져 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