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13 13:48:13
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속편으로 돌아온 <크리미널 스쿼드> 1위 등극!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크리미널 스쿼드>가 속편으로 돌아왔습니다.
전작과 동일하게 크리스찬 거드게스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크리미널 스쿼드2: 판테라>가 개봉 첫 주 누적 수익 1,550만 달러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작은 입소문을 타며 총 4,5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제작비 4,000만 달러가 투입된 이번 속편 역시 비슷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제라드 버틀러는 전작과 동일하게 빅 닉 역을 맡아 유럽으로 건너가 강도 전문가 도니(오셔 잭슨 주니어)를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한편, 1,320만 달러를 벌어들인 <무파사: 라이온 킹>이 2위를, 국내에서는 큰 호응이 없는 것과 달리 북미에서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수퍼 소닉3>가 누적 수익 2억 달러를 넘기며 3위를 차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하얼빈>이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3주째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전주보다 약 18만 명이 적게 들어 누적관객수 400만 명을 겨우 넘긴 상황입니다.
금주에도 별다른 대작이 개봉하지 않는 상황이기에 이번 주말에도 무난하게 순위권 앞에 위치할 것으로 보이나,
과연 손익분기점인 650만 명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와 동일하게 <소방관>이 2위를 지키고 있으며, <히든페이스> 박지현 주연의 <동화지만 청불입니다>가 새롭게 순위권에 들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각각 누적 관객 수 370만 명, 10만 명을 기록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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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중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탄생
우리는 매일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현재를 살면서 과거에 대한 생각도 떠올리지만 미래의 모습도 떠올린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들을 상상하며 현재 아직 벌어지지 않은 무수한 가능성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그 이미지 안에는 긍정적인 모습도 있고, 부정적인 모습도 있다. 그런 단편적인 미래에 대한 이미지들은 계속 머릿속에 수시로 떠오르며 미래로 걸어가는 길에 영향을 준다. 그렇게 무수한 생각을 하다 보면 그 이미지들은 무의식에 묻히고 때론 꿈의 형태로 형상화된다,
그 무의식, 깊은 곳에 저장된 미래의 모습은 조금씩 현실이 되어 간다. 실제로 자신이 꿈꾸던 미래의 모습과는 다를 수도 있고 또 같은 방향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 속에서 미래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고 해도 그것이 현재 실현이 되기까지는 그저 상상 속의 미래일 뿐이다. 사실 상상 속의 미래가 실현되기 전까지는 미래로 한 발짝 나아가기까지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한다. 미래의 모습이 현재가 되었을 때, 안도감을 느끼지만 한 편으로는 다시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여전히 존재한다.
미래에 대한 환영을 보고 고뇌하는 폴과 그 가문의 이야기, <듄>
영화 <듄>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고뇌하는 폴(티모시 샬라메)과 그가 속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이야기를 담는다. 1960년대 후반에 프랭크 허버트가 출간한 소설 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듄>은 폴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방대한 서사의 시작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영화의 초반은 폴이 꾸는 꿈으로 시작한다. 누군가의 독백으로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지만 그 이후의 전개를 보고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그 배경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다.
폴은 매일 밤 꿈을 꾼다. 미래의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죽는 모습이나 누군가와 싸우는 모습이 계속 그를 괴롭힌다. 그의 어머니인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는 특별한 목소리로 상대방을 조정할 수 있는 베네 게세리트라는 조직의 사람이다. 그가 가진 능력은 아들인 폴에게까지 유전되어 전달되었고, 그것이 아직 완전히 발현되지는 않았지만 폴은 그 능력을 쓰는 방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그가 꾸는 꿈은 어쩌면 제시카에게 물려받은 능력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환영은 베네 게세리트의 누구도 보지 못하는 것으로 그만이 보는 환영이다.
폴의 아버지인 레토 아트레이드(오스카 아이작)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잘 이끌면서 좋은 리더로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우주 황제의 명에 잘 따르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힘을 키워가고 있다. 그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하코넨 가문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어느 날 황제의 명령으로 하코넨이 통치하고 있던 아라키스라는 행성을 관리하게 된다. 우주여행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질인 스파이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지역 특성상 광물로 인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요한 물질 스파이스 채집도 레토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된다. 대부분이 사막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행성에 살고 있는 원주민 프레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황제의 명을 제대로 따라야 하는 레토의 임무는 꽤 어렵게만 느껴진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몰락과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폴
이번 <듄>에서 집중하는 건, 몰락해가는 아트레이데스 가문과 그 상황을 견디며 앞으로 향하는 폴의 모습이다. 그가 보는 환영이나 꿈은 미래에 그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보는 이미지들이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폴이 환영을 볼 때 그의 모습은 두려움 속에 있다. 환영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고 특히 스파이스가 많은 지역에서 더욱 심해지는 환영을 폴은 극도로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영화 속에서 폴은 아라키스의 원주민들인 프레멘들에게 리산 알가입이라는 메시아로 인식된다. 하지만 프레멘 쪽 인물인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나 카인즈 박사(샤론 던컨-브루스터) 같은 인물들의 반응이나 말을 통해서 관객들은 프레멘들 사이에서도 폴이 진정한 메시아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폴 자신도 그가 메시아 같은 대단한 존재일 거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즉 모든 것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진 사람은 영화 속에 등장하지 않는다.
폴이 가진 능력은 대단하지 않아 보인다. 개인 전투 능력은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군인인 거니(조슈 브롤린)나 던컨(제이슨 모모아)에 비해 떨어지고 상대방을 조정하는 목소리는 레이디 제시카에 비해서 떨어진다. 또한 정치적인 역량도 아버지인 레토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아직 폴은 어리다. 그래서 그가 가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데, 바꿔 말하면 그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영화 <듄>에서 중요한 건, 바로 폴이 가진 가능성이다.
폴이 가진 가능성은 객관적으로 보면 별 볼 일 없어 보인다. 그가 보는 환영과 꿈에서도 그는 대단한 능력을 보지 않는다. 심지어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자신이 종교전쟁을 지휘하는 지도자로 등장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들이 꽤 포함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하코넨 남작(스텔란 스카스가드)의 공격을 받고 완전히 몰락의 길을 간다. 충분히 부정적인 방향의 길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폴은 자신을 돕는 사람들과 함께 한 줄기 빛이 있는 희망을 찾기 위한 길을 포기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미지와 상황들이 겹쳐지지만 폴은 자신이 가는 길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신 만의 결정을 해나간다.
두려움을 헤치고 미래로 한 발씩 걸어가는 폴
영화 중간중간 폴이 보았던 미래에 대한 환영과 이미지는 영화 후반에서 실제로 이루어진 것도 있고 알고 있던 이미지와 다르게 이루어진 것도 있다. 결국 아무리 자신에게 미래의 환영들이 보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미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영화는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이후의 모든 여정과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폴 스스로 경험하면서 결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후반 등장하는 프레맨 챠니(젠다야 콜먼)는 폴의 환영 속의 존재이자 현재를 같이 만들어가야 할 운명의 동반자다. 이번 1편에서의 비중은 많지 않지만 영화의 후속 편이 이어진다면 꽤 중요한 캐릭터로 그려질 가능성이 크다.
영화에 등장하는 리더 레토의 모습은 굉장히 위엄 있고 결단력을 보이는 등 좋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그를 보좌하고 있는 던컨이나 거니가 보여주는 모습 속에서는 그들이 가진 리더에 대한 충성이 깊이 느껴진다. 이렇게 단단하고 신뢰로 가득한 조직이 다른 집단에 의해 무너지는 모습은 스펙터클한 영상에 담겨 있지만 무자비한 공격으로 인한 상실감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좋은 아버지 이기도 한 레토의 최후 모습은 폴이 가지게 될 짐을 관객에게 전달하며 추후 이어질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복수를 기대하게 만든다. 또한 폴의 성장과 함께 그가 걸어가게 될 메시아로서의 길도 궁금하게 한다.
스파이스라는 귀중한 광물이 가득한 아라키스는 척박한 땅이다. 그곳의 원주민인 프레맨들은 원래 그들이 살던 땅을 외부 존재에게 착취당하는 집단이 되고 만다. 마치 아프리카가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화되었던 것처럼 외부 존재에 의해 그들의 땅의 귀중한 것을 빼앗기고 이용당한다. 그 땅에 묻힌 광물들을 현지인들을 이용해 캐나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망령을 이 영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곳에 새롭게 들어가게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최대한 그들을 존중하며 새롭게 관계를 형성하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의 존재를 더 깊숙이 감추고 만다. 그들이 그토록 기다리는 메시아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통합으로 갈 수 있게 만드는 존재이겠지만 그들 앞에 아직 그 존재는 등장하지 않았다.
영화 <듄>은 원작 소설 1권의 반 정도를 화면으로 옮겼다. 워낙 방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원작을 영상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은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고 깊은 이야기를 다 풀어낸다. 무엇보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화면과 한스 짐머가 만들어낸 웅장한 음악은 이 스페이스 오페라에 경외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이야기 안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만든다. 거대한 우주함선들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 그리고 그 모래 속을 기어 다니는 거대한 모래 벌레는 그것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영상과 사운드가 좋은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다면 가능하면 좋은 시설의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꼭 극장에서 관람해야 할 장중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탄생
영화에서 폴 역을 연기하는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가 가장 눈에 띈다. 가문의 대를 이을 후계자이지만 아직 다 성숙하지 않은 그는 자신과 가문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뇌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여리여리한 몸이지만 점점 날카로워지는 폴은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로 더욱 실감 나게 담겼다. 이 영화가 가지게 된 신비하고 압도적인 감정은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또한 레토를 연기한 오스카 아이작, 레이디 제시카를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을 비롯하여 조쉬 브롤린, 제이슨 모모아,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등의 여러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도 이 영화에 강력한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영화 <듄>의 흥행이 완전한 실패가 아니라면 현재 계획된 것과 같이 무난히 속편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한 편에 <듄>이 가진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황제의 음모, 베네 게세리트의 활동, 아라키스와 폴의 모습 등 아직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향후에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듄>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앞으로 만들어질 아라키스에서의 다음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될 것 같다. 훌륭하게 만들어진 이 스페이스 오페라의 후속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관객들은 기꺼이 아라키스의 한복판으로 몸을 던질 것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듄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rUTKIa-PJ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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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최근 유튜버들이 20년 전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 신상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밀양 사건'의 모티브가 된 <한공주>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6월 2주차 씨네뉴스 함께해요.현대차x손석구x문병곤 <밤낚시>
현대자동차가 자체 제작한 단편 영화 ‘밤낚시’가 오는 14일 개봉합니다. <밤낚시>는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한 사건과 반전 스토리를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로 배우 손석구가 출연 및 공동제작을 맡으며 화제에 올랐습니다. 또한 지난 2013년 <세이프>로 한국인 최초 칸 영화제 단편경쟁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문병곤 감독이 11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으며,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조형래 촬영 감독이 참여하여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경규 수입 영화 <이소룡-들> 포스터 공개
세기의 아이콘 이소룡 사망 후, 세계 곳곳에서 포스트 이소룡이 되려는 ‘이소룡-들’이 등장하던 시절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이소룡-들>이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영화는 시체스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받은 작품이며, 데이비드 그레고리 감독의 <이소룡-들>은 리샤오룽(이소룡)이 구축한 영화 세계가 그의 사후에도 전 세계 대중의 열광 속에서 팽창하는 과정을 조명합니다.
한공주 OTT에서 역주행
20년 전 ‘밀양 사건’ 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으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한공주> 가 OTT 역주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이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과 근황을 차례로 공개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결과로 2014년에 개봉한 독립영화가 차트 역주행하는 건 이례적인 사건입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출품작 2천674편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사무국은 오는 9월 제20회 영화제 공모작이 총 2천674편이 출품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영화제보다 705편이 늘며 역대 최다 출품 수를 기록했으며, 100여 편을 엄선해 상영할 예정입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오는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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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일루셔니스트》, 환상은 어디까지가 좋은 것일까?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다시금 내가 애니메이션 감상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보는 내내 격하게 화가 나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고, 작품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 《일루셔니스트》 시놉시스
세월이 흘러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일루셔니스트는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이곳 저곳을 떠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스코트랜드의 한 선술집에 머물며 공연을 하다 그곳에서 앨리스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일루셔니스트의 무대에 반한 어린 소녀 앨리스는 다음 무대를 찾아 떠나는 일루셔니스트와 함께 여행을 나서고 뒤이은 그들의 모험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비언어극 같았던 영화 《일루셔니스트》
영화 《일루셔니스트》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언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한국어가 아니기에 대사가 많은 영화의 경우네는 자막을 읽는데 집중을 하다보면 장면장면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 작품은 불어였기 때문에 자막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일종의 비언어극처럼 대사보다는 인물의 행동과 주변 환경에 관객들이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하고 있었다. 앨리스의 달라지는 모습과 함께 점점 낡아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부각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앨리스가 빛이 날수록 오히려 영화 자체의 색감이나 조명은 점점 어두워지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동심은 언제까지 지켜줘야 하는 걸까?
영화 《일루셔니스트》를 보면서 화가 나고 답답했던 것은 도대체 왜 할아버지는 앨리스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는 걸까? 였다. 자신의 생계를 위협하면서까지 앨리스의 세상을 마치 환상 속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준 것일까? 답답했다. 영화를 본지 꽤 됐지만 아직까지도 그 이유를 잘 알 수가 없다. 앨리스는 자신이 점점 화려해지면서도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의 마법으로 얻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결국 앨리스에게 마법사는 없다는 말을 남기면서 앨리스의 곁을 떠난다.
둘 모두에게 별로 좋지 않았던 방법인데 왜 그것을 고수했는지 의문이 들었고, 순간적으로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심은 언제까지 지켜줘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던 시간이었다.
처음부터 마법사로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앨리스의 곁을 떠난 할아버지는 기차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그림을 열심히 그리다가 연필을 떨어트린 소녀는 기차 의자 바닥에서 연필을 찾는다. 그 연필을 주운 할아버지는 기다란 자신의 연필과 비교하며 소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짧은 연필 대신 긴 연필을 줄까 잠시 고민하지만 원래 소녀의 것은 소녀에게 전달한다.
여기서 나는 할아버지가 더 이상 마술을 이용해서 아이들을 환상 속에 두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마술 한번으로 아이들이 헛된 생각을 품을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마술을 보여주되 그 마술은 순간적인 재미일뿐임을 알려주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장면을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명장면으로 꼽고 싶었다.
영화 《일루셔니스트》는 대사가 많이 없어서 영화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그래서 작품의 여운과 의미가 많이 남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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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나와 대화의 마법
기차에서 난데없이 부부싸움이 벌어진다. 책을 읽다 봉변을 당한 한 승객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자리를 옮겨 앉는다. 옆 줄에 앉은 다른 승객과 공감의 눈빛을 잠시 주고 받는다. 하지만 남자 쪽은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무슨 책 읽어요?’라고 묻는다. 폭풍 같은 부부싸움이 객차에서 빠져나가고 나서도 두 주인공, 제시(에단 호크)와 셀린(줄리 델피)의 대화는 계속된다. 그들은 식당 칸으로 옮겨 대화를 시작하고, 대화를 멈추지 못해 식사까지 함께 한다. 그러면서 또 다시 우연히도 서로와 놀랍도록 말이 잘 통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때 제시는 셀린에게 비엔나에 함께 내려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튿날 아침에 공항으로 출발하자는 제안을 한다. 망설이던 셀린은 제안을 받아들인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는 이 우연한 에피소드로 문을 연다.
셀린은 처음 만난 남자를 따라 기차에서 내리고, 영화는 계획도 없이 여정을 시작한 두 사람의 끊임없는 산책과 대화 속으로 관객을 이끈다. 이렇게 시작한 영화는 이내 할리우드식 로맨스 공식을 완전히 비껴 가면서 자기만의 낭만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비포 선라이즈>는 리얼리즘 영화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판타지 같은 로맨스다. 존재 자체로 90년대의 청춘 영화이자,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지 모른다는 몽상을 가능케 하는 영화다. 나의 어머니의 가장 큰 낭만이었고, 21세기를 사는 나의 근원 없는 향수다.
플롯은 아주 간단하다. 두 남녀가 만나서 계획 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둘은 밤새도록 비엔나 거리를 소요하며 대화를 나누고, 잠시 연인이 된다. 날이 밝으면서 영화는 끝난다. 하지만 이 하룻밤을 링클레이터 감독은 수많은 대화로 채워 넣는다. <비포 선라이즈>의 모든 시퀀스는 두 사람의 끊임없는 말소리로 구성되면서 찬찬히 길어져 3분이 넘도록 이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영화 중반에 두 사람이 대성당을 발견하는 시퀀스가 있다. 두 사람은 성당 맨 앞자리에 앉아 성당에 엮인 추억과 신에 대한 믿음, 공간으로서의 성당, 심지어는 퀘이커교 식 결혼식에 참석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대화는 ‘신이 있다면 너와 내 안이 아니라 우리 사이의 공간에 있을 거야’ 라는, 둘만의 명쾌한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다음은 강변이다. 두 사람은 시인을 만나고, 짤막한 즉흥 시를 듣고, 걷고 또 걷고, 말하고 또 말한다. <비포 선라이즈>는 이렇게 제시와 셀린이 나누는 대화로 채워 넣은 시퀀스가 비엔나의 골목길처럼 연결되어 일출에 다다른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로맨틱하고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혹자는 링클레이터의 이 길고 긴 대화 장면으로 이루어진 영화를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지루하다’고 평할지도 모른다. 특히 흥미로운 캐릭터와 세계관을 던져 주고 영화의 성적에 따라 다음 시리즈에서 그 인물의 과거와 세계관을 확장을 맛볼 수 있는 대형 프로덕션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에게는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티켓 값을 하는’ 스펙터클을 제공해 주는 작품을 원하는 관객, 그리고 미래의 관객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단박에 가늠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포 트릴로지’가 낭만적인 영화로 회자되고 시청되는 이유는 셀린과 제시의 관계가 현실과 이상을 동시에 지녔기 때문이다. 이 점은 여타 할리우드 로맨스가 완전한 환상으로 관객을 미혹하는 방식과는 다른 특별함을 말해 준다. 바로 어떤 관객은 ‘지루함’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는 그 지점이 비포 트릴로지를 독보적으로 만든다.
<비포 선라이즈>는 ‘현실과 이상을 동시에 지닌’관계를 두 배우의 대화를 통해 쌓아 간다. 두 사람은 같은 의견을 지닐 때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어긋난다. 예를 들어 손금을 보겠냐는 한 집시의 물음에 그러겠다고 대답한 셀린에게 자신은 그런 미신은 믿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그렇다. 두 사람은 너무 잘 맞아서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철학을 지녔고, 그것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할 줄 알기 때문에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다. 그렇기에 차이점은 논쟁이 되지 않고 되려 하룻밤 여행을 이어 나가는 동력이 된다. 이런 점들 때문에 그들은 서로에게 끌리고, 관객은 제시와 셀린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 나간다. 그래서 그들의 관계가 계속될 것인지 아닐지에 대한 걱정은 무의미하다.
링클레이터 감독은 대화를 전면에 내세워 셀린과 제시를 그린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겨난다. 영상 언어를 구사하면서 말없이 주제의식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영화의 가장 주된 임무를 <비포 선라이즈>는 수행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이 질문에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시나리오에서 꺼내 입은 제시와 셀린이 답해 준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말하지만, 잔뜩 감상에 젖어 극장을 나서는 관객이 기억하는 것은 결국 쇠라의 그림이 프린트된 팜플렛을 훑는 셀린의 손가락, 전차 맨 뒷자리에 앉은 두 사람, 작은 절도를 저지르고 내달리는 순간의 짜릿함, 그리고 음악 감상실 안에서 서로를 힐끔 쳐다보는 눈길이다. <비포 선라이즈>는 대화에서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셀린과 제시인 두 배우, 비엔나를 걷고 또 걸음으로써 만남을 관계로, 대화를 캐릭터로, 비엔나를 낭만으로 변환한다. 그것이 링클레이터가 각본과 대화로 부린 마법이다.
비포 트릴로지는 ‘선라이즈’에서 끝나지 않고, <비포 선셋>을 거쳐 <비포 미드나잇>에 이른다. 뒤의 두 영화는 <비포 선라이즈>에서 생겨난 마음과 관계를 다른 도시에서 이리저리 움직임으로써 자꾸만 타임머신을 타게 한다. <비포 선라이즈>가 관객을 미혹하게 한 이유, 그리고 트릴로지로 발전하게 된 이유는 영화에서 다루기 어려운 길고 긴 대화를 매력적으로 촬영해낸 솜씨와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에 있다. 두 사람 실제 시간과 함께하면서 자연스레 나이 든 배우들과 자연스레 변화하는 두 캐릭터의 관계를 담은 시리즈라는 매력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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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이 밥 먹여 줘? 네!
케이팝 제너레이션
(TVING, (목) 16:00 공개)
크리에이터: 정형진, 임홍재, 차우진
지난 1월 26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케이팝 제너레이션'! 보셨나요? 1세대 아이돌 강타부터 4세대 아이돌 엔시티까지 다양한 보이그룹, 걸그룹이 나와 화제가 되었는데요.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단순히 아이돌을 관찰하는 예능이 아니라 그들을 사랑하는 팬의 이야기이자, K-POP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소위 '머글'도 다가가기 쉬운 프로그램이었답니다!
저도 케이팝 음악을 사랑하고 다양한 아이돌을 찾아보며 좋아하는 입장이지만 찐팬(??) 같이 앨범을 사고... 이런 적은 없거든요. 저에게는 생소한 문화지만 저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있다면, 그리고 나에게 그런 사랑을 주는 이가 있다면 그건 정말 이상적인 관계다라고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그와 반대로 '탈덕'한 팬의 입장도 나와요
오세연 감독님의 '성덕'이란 영화 아시나요
10대 시절을 바쳤지만 스타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오빠
좋아해서 행복했고 좋아해서 고통받는
실패한 덕후들을 을찾아 나선 X성덕의
덕심 덕질기를 담은, 2022년 실패 없을 올해의 최애작!
영화 '성덕' 줄거리
말 그대로 내가 좋아하던 나의 연예인이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어... 팬을 그만두어야 했던 현실 자각 타임(?!)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예로 모 보이그룹의 멤버의 불미스러운 사생활이 터지자 '좋아해서 죄송합니다'라는 영상을 찍은 유튜버 '유덕모' 님의 영상도 있죠 ㅎㅎ 유덕모 님들도 케이팝 제너레이션에 출연하셨어요 ㅋㅋ
또한 케이팝 산업의 다양한 전문가 분들은 물론 실제 일본의 앨범 가게에서도 인터뷰를 따 왔고, LA 에이티즈 생일 카페에도 다녀오셨더라구요! 제작진분들이 정말 케이팝의 위상을 알리기 위해서 이 나라 저 나라 다녀오신 흔적이 차고 넘쳐 . . . !! 고로 단순히 즐기기 좋은 예능 프로그램임과 동시에 K-POP 업계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기 좋은 현장감 생생한 다큐 같기도 하다는 점!
시청은 TVING에서 하실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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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길잃은 딸들에게
- 자고로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미숙한 것이 '처음'입니다. 제가 지나온 몇몇의 '처음' 역시 떠올려보면 모두 부족함과 미숙함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처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순간을 겪었습니다. 매기 질렌할 감독의 '처음'을 감상한 후의 일이었죠.매기 질렌할 감독의 데뷔작을 보고 나면 부족함보다는 만족감을, 미숙함보다는 원숙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78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각본상을 시작으로, 영화계도 그녀의 '처음'에 무한한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디 있다가 이제서야 나타나셨나요?"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매기 질렌할 감독의 데뷔작 <로스트 도터>입니다.※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6월 30일(목)에 진행된 <로스트 도터>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로스트 도터>는 2022년 7월 14일 국내 개봉 예정작입니다.로스트 도터The Lost Daughter<로스트 도터>의 주인공은 '레다'와 '니나'입니다. '레다'는 중년의 대학교수이자 성인이 된 두 딸의 엄마입니다. '니나'는 '레다'가 휴가 차 방문한 그리스에 머무르며, 어린 딸 '엘레나'를 키우고 있는 젊은 여성이죠. '레다'는 젊은 엄마 '니나'를 바라볼 때마다 자꾸만 자신의 옛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변에서 '엘레나'가 사라지고 '니나'와 족들은 혼비백산이 되어 그녀를 찾습니다. 다행히도 '엘레나'는 금방 돌아왔지만, 대신 '엘레나'가 분신처럼 여기던 인형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리죠. 알고 보니 아이의 인형을 훔친 것은 '레다'였고, 그녀는 훔친 인형과 함께 지내며 지난 기억들을 마주합니다.우리 사회는 위대함, 숭고함, 희생, 헌신 따위의 말로 '엄마'라는 존재를 추앙합니다. 좋게 말해 추앙이지, 실은 강요와 다를 바 없습니다. 독립적으로 존재했던 자아는 모두 숨기고, '엄마'라는 코르셋을 꽉 조이기를 요구하죠. 그 과정에서 인간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자식의 편안한 의식주를 책임지는 사람, 자식을 심리적・사회적으로 훌륭하게 키워내는 사람,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일보다는 자식의 일에 집중하는 사람. '-하는 사람'이라고 일컬었지만 이 모든 일들을 그저 행복하게 해내야만 '엄마다운 엄마'라면, 사회가 생각하는 엄마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분명합니다.<로스트 도터>는 '레다'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보여주면서 이처럼 거룩한 단어들로 포장된 엄마의 전형성을 깨부숩니다. '아름답지 않고 희생하지 않는 엄마에 대하여'라는 포스터 속 문구만으로도 영화가 말하려는 주제 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름답지 않고 희생하지 않는 엄마. 소리 내 읽어보면 이렇게 낯설 수가 없습니다. 당연한 사실이 기울어진 사회 통념이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언제나 신비하면서도 부끄럽습니다.⊙ ⊙ ⊙영화에 등장하는 '드럽게' 말 안 듣는 딸들은 전형성을 깨부수는 과정에서 톡톡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죄송합니다. '드럽게'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쓸 말이 없었습니다.) 젊은 '레다'의 7살, 5살 난 딸들도 그렇고, '니나'의 딸 '엘레나'도 그렇습니다. 엄마를 괴롭히는 게 제 삶의 의미인 양, 쉴 새 없이 엄마를 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괴롭힙니다. '어렸을 때 나도 저랬을까?' 싶어 속으로 반성하게 될 정도입니다. 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대체로 해맑고 순진무구한 동심 정도로 포장합니다. 피로가 가득 쌓인 얼굴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 마는 얼굴에 초점을 맞추곤 하죠.하지만 <로스트 도터>는 다릅니다. 한계치에 도달한 엄마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담습니다. 아이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귀찮아 하죠. '니나'는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지고, '레다'는 심지어 아이를 버리고 집을 떠나기까지 합니다.'레다'가 '엘레나'의 인형을 몰래 훔치는 것도 엄마의 전형성을 지워버리는 장면입니다. 아이가 엄마의 물건에 손대는 장면은 많지만, 엄마가 아이의 물건에 손대는 장면은 없으니까요. 한 마디로 너희(딸)도 힘들어 보라고 장난 좀 쳐본 겁니다. '엄마다운 엄마'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실천한 것이죠. 아이로 인해 우울증, 무기력증에 빠졌으면서도 딸을 잃어버리자 백방으로 아이를 찾아다니는 엄마의 본능에 분개해 저지른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찌 됐든 우리에게 익숙한 엄마의 모습은 없습니다.⊙ ⊙ ⊙<로스트 도터>는 모성애의 이면을 그린 다른 작품들처럼 '결국 모성을 되찾고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엄마'를 그리지 않습니다. <로스트 도터>의 엄마들은 '엄마다운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에 끝까지 자책하지 않고, 변명하지 않으며,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모성을 잃은 적이 없거든요. 엄마답지 않은 엄마처럼 그려지는 '레다'도 분명 아이들을 사랑하는 엄마입니다. 엄마의 역할을 버거워하면서도 아이들과 있을 때 행복을 느끼고, 아이들이 찾아준 자신의 특징을 사랑하는 인물이죠. 영화는 이렇게 '엄마다운 엄마'가 허상임을 한 번 더 강조합니다.이 세상에는 '엄마'라는 정체성을 떠맡고, '엄마다운 엄마'로 거듭나지 못해 좌절하는 '레다'와 '니나'가 얼마나 많을까요? 젊은 '레다'를 연기한 배우 제시 버클리는 "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여러 부분을 변명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감독의 메시지는 역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당신들이 변명하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충분히 '엄마다운 엄마'입니다.⊙ ⊙ ⊙일반적으로 영화의 제목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로스트 도터> 역시 해변에서 딸을 잃어버리는 사건을 가리킬 수도 있고, '엘레나'가 소중히 여기던 인형을 잃어버린 것을 지칭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길잃은 '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딸'로 태어나야만 '엄마'가 될 수 있으니까요.이 작품은 특히 응시가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레다'의 시선 끝에는 '니나'가 있고, 젊은 '레다'의 시선 끝에는 아이들이 없죠.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엄마'가 되어보지 않았더라도 미약하게나마 '엄마'의 무게를 견디는 사람들의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회가 규정한 모성애에 관한 의구심을 품어본 적 있다면, <로스트 도터>를 추천합니다.Summary“집을 나왔어요. 그렇게 딸들을 버렸죠.” 그리스로 혼자 휴가를 떠난 대학 교수 레다는 딸을 가진 젊은 여자 니나를 보고 단번에 시선을 빼앗긴다. 매일 같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응시하던 두 사람, 갑자기 니나의 딸이 사라지고 레다는 옛 기억을 떠올린다. (출처: 씨네21)Cast감독: 매기 질렌할출연: 올리비아 콜맨, 다코다 존슨, 제시 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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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결산 - 리뷰는 못 했지만 추천하는 독립영화 7작품 l 상 1편 ( #로그인벨지움 #빛과철 #혼자사는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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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따뜻한 연말 보내고 계신가요!
또 1년이 이렇게 지나가네요...! 어느덧 유튜브를 시작한지도 2년이 다 되어가는데, 올해도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죠!
시기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더 많은 작품들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이번 연말결산 영상에서는 제가 리뷰는 못했지만 극장에서 보고 추천드리는 작품들을 준비해보았는데요!
영상이 조금 길어서 3작품, 4작품 나누어서 올릴게요 :)
그럼 내일도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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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뉴 오더> 메인 예고편
202X 가상의 미래, 불안함이 들끓는 멕시코.
마리안과 가족들이 고급 저택에서 호화로운 결혼 파티를 즐기고 있는 와중,
사회 전역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폭력 시위가 벌어진다.
시위대가 침입하면서 저택은 아수라장이 되고
아픈 유모를 돕기 위해 집을 나선 마리안은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재앙 그 이후, 새로운 질서를 마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