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20 15:51:19
1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깜짝 흥행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1위 등극!

<놉>에 출연했던 키키 파머와 가수 SZA가 주연을 맡은 버디 코미디 영화 <One of Them Days>가 깜짝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주말에 <무파사: 라이온 킹>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잇사 레이가 제작하고 'Rap Sh!t'의 쇼러너였던 시리타 싱글턴이 각본을 맡은 이 영화는 절친이자 룸메이트인 두 여자가 친구의 남자 친구가 집세를 날려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집과 우정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일들을 그린다고 합니다.
한편, 2위를 차지한 <무파사: 라이온 킹>은 부진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현재 북미 누적 수익 2억 달러를 넘기는데 성공했습니다.
3위 역시 신작이 차지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공포영화 명가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이 선보인 <Wolf Man>은 순위권에 올랐지만, 1,000만 달러를 겨우 넘기는 오프닝 스코어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Wolf Man>은 1941년의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를 새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인비저블맨>을 연출한 리 워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크리스토퍼 애봇과 줄리아 가너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여전히 <하얼빈>과 <소방관>이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순위는 지켰지만, 각각 관객 수 18만 명, 5만 명을 동원하며 얼어붙은 극장가를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바닷속 대모험>이 누적 관객 수 32만 명을 돌파하며 3위를 기록하였고, 데미 무어의 열연으로 화제가 된 <서브스턴스>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누적 관객 수 25만 명을 달성하며 4위에 올랐습니다.
금주에 <검은 수녀들>, <히트맨2> 등 가족 관객을 노린 한국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가운데, 새롭게 왕좌를 차지하는 작품이 나타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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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왕실 탈출 전 3일간의 이야기
작년에 시사회를 갈 때부터 영화 <스펜서>의 예고편과 티저 영상이 항상 광고로 나오기도 했었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 역시 기대되는 게 컸어서 언제 개봉하나 기다리고 있었던 영화 <스펜서>. 사실 예고편을 볼 때부터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스펜서는 무슨 의미일까? 왜 영화 제목이 스펜서 일까? 궁금했었는데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본래 성이 스펜서였다. 이렇게 무지할수가! 상영관에 들어가서 영화를 보기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생애를 검색해서 쭉 훑어봤다. 영화 <스펜서>를 보기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 <스펜서> 시놉시스영화 <스펜서>는 왕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기로 결심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녀의 전 생애를 다룬다기 보다는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3일 간 펼쳐지는 왕실 행사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감정변화를 큰 이야기 줄기로 보여주고 있다. 3일간 자신의 본가 근처에 있는 왕실 별장에서 머물면서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겪은 부담과 압박 그리고 해방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고 있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스펜서>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보는 내내 우울하다
영화 <스펜서>를 보고 영화관을 나서면서 딱 들었던 생각은 ‘금요일인데 우울하다’ 였다. 분명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의 내용이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압박감과 부담감을 다룬 내용이다보니 보는 내내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기대를 충족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의 분위기가 너무 강력해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 같다. 이렇게 캐릭터의 우울함 감정이 그대로 전해졌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솔직히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크리스마스는 굉장히 따뜻하고 행복한 기념일인데, 영화 <스펜서> 속에서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압박감 그 자체인 크리스마스여서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렇게 우울함과 안타까움을 극도로 느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 전 세계 27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머리스타일부터 제스처, 그리고 억양까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모습과 거의 비슷하게 등장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겪은 거식과 폭식증, 연약한 내면의 모습과 이곳을 탈출하겠다는 강인한 의지와 같은 상반된 요소들을 굉장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화려함 속에 가려진 압박감을 표현하다
인스타를 보다보면 영국 왕실의 규칙이나 관행들을 엿볼 수 있다. 남자 아이들은 어떤 옷을 입어야하고, 왕비나 여성들은 어떤 옷, 그리고 대공이나 왕들을 어떤 옷을 입어야하는지 그 드레스코드들이 항상 정해져 있다는 것이 신기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개인의 취향이나 개성이 반영되어 변주가 가능한 것인줄 알았는데 영화 <스펜서>를 보니 아니었다. 만찬 때 입어야 할 옷, 교회를 갈 때 입어야 할 옷, 저녁 식사 때 입어야 할 옷 등 하루에도 매번 옷을 갈아입어야 했고, 그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가 올라가는 타협의 여지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런 체제였다.
모두의 선망을 받고 부러움을 받는 자리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의사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영화 <스펜서>에서는 옷과 음식들로 잘 표현하고 있었다. 건강을 위해서는 절대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면 안되고, 코스 요리에 맞춰서 음식을 먹어야 하며 정해진 식사 시간이 존재하는 이 융통성 없는 식사라니. 저런 곳에서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에 신기하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혼란함과 불안함을 표현하다
영화 <스펜서>를 보면서 생각났던 작품은 영화 <블랙스완>이었다. 영화 <블랙스완>은 백조 연기는 잘하지만 관능적인 흑조 연기에는 약간의 부족함이 있는 주인공이 정신분열 증세를 겪으면서결국에는 흑조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지만 자신의 목숨까지도 잃게 되는 스릴러 작품이다. 물론 영화 <스펜서>가 스릴러 물은 아니지만 약간의 환각 증세를 보이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모습을 보면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애나는 영국의 왕 찰스에게 살해당한 왕비 앤의 모습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느끼면서 앤의 환영을 계속해서 본다. 그리고 자신을 잘 챙겨주던 메기의 환상 역시 보게 된다. 환영 속 메기와 앤은 다이애나 자신을 찾아가라며 용기와 응원을 북돋아주고 결국 다이애나는 자신을 옭아매고 있었던 진주목걸이와 드레스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아들들을 데리고 별장을 떠난다. 자유롭게 떠난 그들은 가장 먼저 치킨을 먹으러 가면서 그 자유를 만끽하고, 다이애나는 스스로를 스펜서라고 다시 부르며 왕실의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분명 영화 자체는 자유를 향해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마지막 다이애나의 씁쓸한 미소를 보면서 그녀의 마지막 생을 생각하게 되니 극 전반에 퍼져 있던 우울감과 압박감을 날려버리진 못했던 것 같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왕실 탈출 전 3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스펜서>. 그녀가 어떤 압박감을 견디다가 왕실을 떠나 본인의 이름을 다시 찾게 됐는지 다이애나의 감정 변화를 너무나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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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이 아니야, 영화 <4월 이야기>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아니, 설마 이러다 끝나는 거야? 싶을 때 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도 별 일 없이, 그녀의 기쁜 말 한 마디로 영화가 끝났다. 좀 밍숭맹숭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그녀, 우즈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우즈키가 야마자키를 만난 건, 그리고 그와 같은 대학에 오고, 그가 다니는 서점에 가고, 그가 그녀를 알아보고, 그와 대화를 나눈 그 모든 것은 '사건'이었다. 기쁘고 감사한 사건들. 나는 그녀가 가기 어려웠던 대학을 간 것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는 간절했고 있는 힘을 다했다. 그것은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었을 지언정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사랑의 기적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기적이 아니라, 그녀가 이뤄낸 사건이다. 사랑으로, 진심으로 이뤄낸 멋진 사건.
그녀는 조용하지만 꿋꿋하고 강하다. 외로워보이지 않는다. 소심하고 우유부단해보이는 구석도 있지만 중심이 잡혀 있다. 홋카이도에서 도쿄의 무사시노 대학까지, 모르는 이들과 만나 새로운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거절할 것은 분명하게 거절하고, 천천히지만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그녀가 매일 들리던 서점에서 그와 언제 만나게 될까 무척이나 기다렸다. 한번 마주쳤을 때는 그녀는 흠칫 놀랐고 그는 다른 곳에 신경쓰고 있었다. 영화가 짧은데 이러다 말도 못해보고 끝나는 건 아닌가 싶어 속으로 답답했다.
수많은 날이 지나고 그와 둘이 만날 수 있는 날이 왔다. 그와 그녀가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그런 날. 갑자기 내린 비에 그에게 우산을 빌렸다.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라고 했을 때 그녀는 빨간 우산을 골랐다. 아쉽게도 펼치고 보니 한쪽 귀퉁이가 구부러진 우산. 그러나 그는 그녀가 그 우산을 고를 줄 알았다고 했다. 그 한마디에 그녀는 우산을 바꾸려던 일말의 생각조차 사라졌을 것이다. 한쪽이 구부러졌어도, 그 우산은 의미 있는 우산이다. 그가 그녀를 기억하게 되는 날, 그녀가 고를 것 같다고 생각한 그 우산.
갑자기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해서, 오래 기다려본 적이 있는지. 돌아오지 않는 답변에 토라지고, 내가 더 많이 마음을 쏟아 붓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고, 혹시나 진심을 들켰을 때 상처받을 것이 두려워 도망치지는 않았던가. 나는 그렇게 간절했던 적이 있는가.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나에게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만나자마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는다. 아직 그 사람은 나에게 물음표만 가득한 존재니까. 그러나 사실은 나의 첫인상은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았던가. 결국은 같은 맥락이 아닌가. 누군가에게 마음이 열리는 순간은 한 순간이 아니던가. 어쩌면 상대방은 기억도 제대로 하지 못할 사소하고, 별 일 아닌 순간에 나는 반하고 만 것은 아닌가.
짧은 영화가 끝났다. 곱씹어보았다. 나는 그녀에 비해 너무나 나약했다. 중심 없이 자존심만 세우고, 뻣뻣하게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물론 너무나 느린, 지금은 혼자만의 사랑이지만 왠지 그녀의 사랑의 끝이 짝사랑이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좀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있는 힘을 다해 다가가보지 않았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눈이 마주칠 때까지, 마음에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누군가는 기적이라고 부를 만한 사건은 아니더라도. 아직은 더 간절하게 이뤄낼 수 있는 사건이 분명히 있을텐데. 우선은 감사하기로 했다. 힘들때만 도움! 하며 찾을 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누구에게 닿을지도 모르는 채로 감사해했다. 수많은 그를, 만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앞으로의 일이야 나의 몫이다. 그러나 감사는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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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과 비교하면 한없이 부족하고 모르고 본다면 그저 로맨스인 영화
제가 이번에 본 영화<조제>때문에 최근에 원작 소설과 일본영화<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작품을 봐왔었는데요. 이제서야 한국판 리메이크로 재탄생한 영화 <조제>를 보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똑같은 작품을 3번 연달아 봐서 그런가 같은 내용에는 이제 무감각적으로 변하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한국판으로 재탄생한 영화<조제>는 원작들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부족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오히려 저는 개인적으로 같은 설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갔더라면 지금과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한국판 조제는 원작을 엉성하게 따라 하려다 보니 원작의 장점이 퇴색되버린 부분이 많은 작품인듯하네요. 자세한 건 리뷰로 시작하겠습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
그곳에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조제’.
우연히 만난 그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영석’은 천천히,
그리고 솔직하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보는 사랑이 설레는 한편 가슴 아픈 ‘조제’는 자신에게 찾아온 낯선 감정을 밀어내는데…
기억할 거야 너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이번에 한국판으로 새롭게 리메이크 된 영화<조제>의 스토리는 기존 원작과 별반 다르지 않는 전개를 보여주는데요. 원작에서 츠네오의 경우에는 배우 남주혁이 영석의 이름으로 연기하고 조제는 배우 한지민이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스토리라인은 몇몇의 사건의 나열을 다르게 보여줄 뿐 전체적인 맥락은 별반 다르지 않는데 작중 초반 영석(남주혁)이 휠체어에서 넘어져있는 조제(한지민)를 발견하는 것을 계기로 첫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영석은 매일 조제의 집에 찾아가서 조제에게 밥을 얻어먹으며 둘 사이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로맨스 드라마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원작과 똑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1) 새로운 비주얼 - 남주혁과 한지민이 보여주는 한국판 조제
이번에 한국판으로 새롭게 탄생한 영화<조제>는 원작 소설<조제와 호랑이와 그리고 물고기들>의 작품을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래서 이미 한차례 일본에서 영화화 한 적도 있는 작품이죠.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이번에 새롭게 보여주는 영화 <조제>는 새로운 비주얼로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긴 해요. 일단 기본적으로 배우 한지민과 남주혁의 이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배경 자체가 한국이다 보니 한국의 정서가 느껴지는 부분도 적게 남아 표현되고 있어서 원작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이러한 새로운 비주얼 만으로도 새로운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은 있었던 것 같아요.
2) 각색 아닌 각색 - 원작의 사건들을 똑같이 나열
일단 영화<조제>에 관해서 할 이야기는 많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해야 될 건 바로 원작에 대한 각색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판으로 새롭게 리메이크된 이번 영화<조제>는 솔직히 말해서 각색이라고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원작 영화와 흡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리메이크란 점에서 조제가 다리를 쓰지 못하는 하반신 장애라는 점, 그리고 영석이 우연히 조제를 만나서 사랑을 나눈다는 점 이건 기본적인 설정이니 당연히 써야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 이외에도 원작 영화에서 가져온 내용들을 상당히 많이 가져다 써요. 심하게 말하면 거의 영화 전체적인 부분을 그대로 가져와 썼다고 해도 될 정도죠. 예전에 영화 <골든슬럼버>가 이렇게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가 혹평을 상당히 많이 하기도 했었죠.
이번 영화<조제>는 원작 영화의 내용들을 사건 하나하나 나열해서 그대로 배열한 느낌인데 각색 아닌 각색이라고 한 이유가 그러한 사건들에서 그저 사물을 바꾼다거나 등장인물을 바꾸는 식으로 등장할 뿐 내용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부분은 전혀 없다는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에요. 원작 영화에서는 그 사건들, 그리고 상황에 따른 대사 하나가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를 갖는데 그걸 그저 사건의 나열로만 사용했다는 건 확실히 영화<조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버렸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3) 사라진 의미들 - 대사, 물건 하나하나가 중요한 작품인데...
영화<조제>의 스토리는 원작 영화의 사건들을 그저 나열만 하고 있으니 조제라는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 그리고 사물에 대한 의미들이 퇴색되버리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휠체어라는 장치를 어떻게 보면 조제 본인의 미숙한 마음을 표현했다는 부분이라던가 호랑이, 물고기 더 나아가 영석의 대학교 후배와 조제와의 관계 등 그런 모든 상황들이 대조되면서 영화 <조제>는 감정적인 서사가 중요한 작품이 되었는데 이번에 리메이크된 한국판 <조제>그러한 의미들이 사라지고 그저 로맨스 드라마, 신파극으로서 보이고 있는 건 조제라는 작품의 존재 의의를 없애버린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이 되네요. 가장 어이없는 부분은 호랑이와 물고기에 대한 부분인데 처음엔 왜 제목이 조제만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영화를 보고 나서야 호랑이와 물고기에 대한 부분은 한국판 <조제>에서는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사용될 뿐이더라고요.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영화 조제가 기존의 원작들과 차이점을 둘려 했는지 결말에 대한 부분을 바꿨는데 이 부분은 일본 영화에서도 이미 한차례 새롭게 재해석한 부분이기 해요. 원작 소설에서는 조제와 츠네오가 끝까지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으로 결말이 나고 일본 영화에서는 츠네오가 조제에게서 도망치는 결말을 보여주죠. 이번 한국판 조제에서도 영석이 조제에게서 떠나는 건 맞지만 그 이유가 조제가 영석을 놓아준다는 느낌으로 말합니다. 그리고 조제는 이제 혼자서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연출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이 나죠. 이점만 본다면 확실히 각본의 의도가 어떤 식이었는지는 알 것 같은데 애초에 이럴 거면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를 조제의 초점으로 새롭게 재해석을 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4) 중요한 영화의 주체 - 자꾸만 바뀌어 버리는 이상한 연출
원작<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는 엄밀히 말해서 영화의 주체는 저는 남자 주인공 '츠네오'였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작중 초반부터 츠네오의 시점으로 시작해서 조제와의 모든 관계 상황들이 츠네오로서 진행이 되어서 모든 상황과 감정들이 공감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한국판 영화<조제>는 그러한 영화의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섬세히 연출되어 있지는 않더라고요. 작중 초반에는 영석의 시점으로 진행되다가도 가면 갈수록 조제의 시점으로 바뀌는듯하면서 다시 영석의 생각으로 돌아가고 자꾸만 이렇게 영화를 이끌어 가야 될 중요한 주체가 애매하게만 연출되고 있으니 제가 방금 말한 결말부에 대한 감정이입이 잘 공감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차라리 조제의 입장에서 오히려 조제의 성장으로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해되지 않는 감정선이 조금 더 편했을 거예요. 당장에 영석과 조제의 갈등 부분도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갈등보다는 할머니로서의 갈등인데 할머니를 사용하는 방식도 그렇게 섬세하지 않다는 거에 이미 영화<조제>의 방향성은 그저 로맨스 드라마라는 거에 치중되어 있다고 봐야겠죠.
5) 그저 로맨스 신파 - 이렇게만 본다면 그나마 볼만
원작을 보지 않았다는 가정하에서 보면 그래도 나름대로 볼만한 로맨스 신파극 드라마로 그나마 볼만한 수준이었던 영화이긴 해요. 일단 우연히 만난 두 사람 그리고 여자는 다리를 쓰지 못하는 하반신 장애 이러한 설정들을 고려해보면 확실히 흥미를 끌만한 소재에 대가 그것을 연기하는 배우마저 남주혁과 한지민이니 정말 가벼운 로맨스 영화를 본다는 시점으로 본다면 볼만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저는 이러한 진부한 로맨스 영화가 취향도 아니거니와 애초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작품을 그저 볼만한 작품으로 만들어졌다는 건 확실히 원작을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추천해드리고 싶은 작품은 절대 아니긴 하네요.
1) 배우 한지민, 남주혁
영화 <조제>가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애초에 원작을 따르는 작품이기도 하고 영화 자체의 스토리도 그저 로맨스 신파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매력 없지만 그래도 그러한 스토리에서 한국 배우 한지민, 남주혁이 연기를 하고 스크린을 채워간다는 점은 어떤 이들에겐 그래도 나름의 관점 포인트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의 경우에는 배우를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비중은 거의 2할 정도라서 크게 메리트는 없지만요.
2) 엔딩크레딧 노래
관점 포인트라고 하기도 머 한데 엔딩크레딧 삽입곡에 아이유 노래인 자장가가 나옵니다. 잔잔하게 영화만 보다가 갑자기 엔딩크레딧에서 아이유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영화를 너무 재미없게 봐서 그런가 아이유 노래가 그나마 위안이 되긴 하더라고요. 애초에 엔딩크레딧에 아이유 노래가 삽입된다고 이슈가 된 적도 있던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엔딩크레딧이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관점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네요.
자 이제 저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원작 소설부터 영화화된 모든 작품들 보기 프로젝트가 애니메이션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소설도 읽고 영화도 2편이나 봐서 그런가 이제는 내용에 한해서는 감흥이 없어진 것 같긴 하네요. 그래도 이번 한국판 조제는 개인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점도 있긴 해요. 원작을 몰랐다면 그저 로맨스 신파극으로만 리뷰를 작성했을 건데 이렇게 원작을 알고 보니 더 많은 게 보인 건 사실이니까요. 이제는 애니메이션판 조제만 남겨두고 있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년 1월에 개봉을 하겠죠. 이건 이것대로 기다리고 이상 조제에 관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민케이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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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인보다는 평범한 내가 좋다.
부부싸움. 어릴 적 너무 잦은 그 상황에 노출된 나는
우리 집의 영웅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반장, 회장 등. 감투에 관한 임명장을 정기적으로 가정에 제출했다. 또한 공부로 승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던 나는 그 시절 학교 대표로 장기자랑, 응원단장, 축제 사회자 등. 그런 행위들을 통해 부모님을 이따금씩 나의 공연장으로 불렀다. 부모님들께서는 사이가 어려운 사이에서도 함께 나를 보러 왔었고, 순간적으로 나마 가정에 평화의 기운을 맴돌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나의 십 대는 부모님의 부부싸움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점점 거인이 되고 있었다.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부부싸움이 일어난다는 것을 일찍 터득한 이 거인은 먹고 싶은 것 따위는 금세 잊어버리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철없는 동생이 혹이라도 부모님께 졸라대며 갖고 싶은걸 사달라고 할 때는 비밀스레 상황을 정리(?)하는 전투력도 높아져 갔다. 그렇게 가정의 경제 상황과 부부 관계가 호전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자라 갔다. 내 키보다 나는 더 자랐고, 내 나이보다 훌쩍 더 커져 있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 가정을 지켜야 했고, 그 몸부림은 처절했다.
영화 <거인>은 그 시절 나를 선명한 기억 속으로 이끌어 갔다.
영화 <거인>의 보육시설인 그룹홈 에서 사는 한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영재는 이미 나이가 되어서 그룹홈에서 나가야 하지만 무책임한 아빠 집에 절대 들어가기 싫다. 결국 그가 만들어낸 전략은 자신을 책임져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책임지며 살아가는 삶이다. 그룹홈에서 모범생으로 살아가며 천주교 신부가 되겠다고 하지만, 그의 이어지는 절망의 삶은 후원물품을 훔쳐 팔고, 거짓으로 자신의 인격을 채우는 거인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자신의 절망을 먹어버리고, 타인이 원하는 육중한 거인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그룹홈에 아빠가 찾아온다. 이쪽저쪽 빌붙어 살아가던 아빠는 그룹홈에 동생마저 떠맡기려 한다. 이 모습에 영재는 거인의 허물을 벗어버리고 숨겨왔던 들끓는 분노를 터트리고 만다. 영화 속 영재는 결국 또 다른 보육기관으로 향하며 끝을 맺는다.
<최우식의 연기는 너무 리얼해서 과거의 나의 모습과의 오버랩속에 영화 내내 어려웠다.>
영화가 마친 뒤 영재의 모습을 통해 한 가정에 영웅이 되길 원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하염없는 절망과 갈등을 먹을 수밖에 없던 그때. 숨이 막혀 턱 끝까지 차오르며 버겁게 견디던 내 삶에 말해줬다면, 그렇게 처절하게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영웅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영웅이 있었기에 우리 부모님은 요즘 두 분이 순대국밥을 같이 먹으러 다닌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거 보면, 또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영웅이 되고, 거인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는 건가? 아니면 부모의 문제는 두 분에게 맡기고 나는 나를 더 책임지며 살아야 했던 걸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이 영화가 이토록 나의 내면세계를 건드린 이유는 아마도 김태용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김태용 감독’이나, ‘나’ 나 이제는 거인이 아닌 "나 "로 살아갈 수 있으니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결론은 거인보다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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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세상의 모든 스텔라를 응원해
제목 ㅣ 사랑에 빠진 스텔라 Stella in Love
감독 ㅣ 실비 베레드
출연 ㅣ 플라비 들랑글, 마리나 포이스, 벤자민 비올레이
시놉시스
스텔라는 올해 마지막 학년이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스텔라는 유명한 80년대 파리지앵 클럽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열광적인 밤을 알게 된다. 스텔라의 친구들은 공부를 하고 있고, 스텔라의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빠져 있다. 이번 해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스텔라의 인생 전체가 결정될 것이다. 스텔라는 생각하지 않는 척 한다.
프로그램 노트
2008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되어 화제를 모았던 <스텔라>의 속편 격인 작품으로, <스텔라>가 초등학교의 마지막 해 이야기를 다룬 데 비해 6년 후인 고등학교 마지막 해의 이야기를 그렸다. 진로를 고민해야할 고등학교 졸업반인 스텔라지만, 그녀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 척 외면한다. 친구들은 공부만 하고,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함께 떠나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스텔라는 1980년대 파리의 전설적인 클럽인 레 뱅 두슈에서 춤꾼 앙드레의 현란한 춤을 목격하고 광란의 밤을 경험한다.
대학에서 무용을 공부하겠다는 꿈도 가져보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히는 스텔라. 과연 성인이 된 스텔라는 어떤 모습일까? <스텔라>에서 나타났던 가족 안에서의 외로움과 사회적으로 소외되어가는 문제들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스텔라를 괴롭히며, 그녀의 성장기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1980년대 초반 클럽의 모습과 헤어스타일, 의상 등 레트로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는 실비 베르에이드 감독의 연출도 볼거리이다.
세상의 모든 스텔라를 응원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고민, 내가 과연 뭘 잘하는지에 대한 의문, 어딘가 완벽하지만은 않은 가정사, 친구들과의 갈등, 영화 <사랑에 빠진 스텔라>는 국적과 문화도, 시대도 다르지만 어쩐지 낯설지 않은 소재다. 나도 아마 스텔라처럼 영화롭게는 아니지만 이 고등학생 때 분명 이 고민을 하고 갈등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스텔라를 조금씩 응원하고 있었다. 그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마지막 장면 마지막 대사가 인상깊었다. 스텔라는 여러 갈등을 해소아닌 해소 한 뒤 "미래 걱정은 나중에" 라고 하고 영화는 끝난다. 그래, 미래 걱정은 나중에!
1980년대 초반 클럽 '레 벵 두슈' 간접 체험
스텔라가 스트레스를 풀러 가는 곳이자, [(앙드레와)사랑에 빠진 스텔라]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장소는 '클럽'이다. 사실 클럽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2023년의 클럽 분위기도 모르지만, 영화는 1980년대 초반 클럽의 모습을 꽤나 자주, 많이, 오래 보여주어서 간접 체험이 가능하다. 스텔라는 학생이지만 짙은 화장을 하고 입장을 하고 그 곳에서 '앙드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앙드레'는 춤과 노래, 음악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고 스텔라는 아마 그런 모습에서 앙드레에게 매력을 느낀 듯 싶다. 앙드레에게 사랑을 빠졌다는걸 보여주자마자 스텔라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안돼! 누가봐도 나쁜 남자의 정석이잖아?" 싶은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스텔라는 앙드레를 만났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름 마냥 나쁜남자도 아닌 것 같고.
여러모로 다양한 연출
영화는 다양한 연출을 보여준다. 사실 제목은 그렇게까지 와닿지 않아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영화다. 영화에서는 '가사가 있는' 음악을 많이 들려준다. 그리고 <스타 이즈 본> 과같은 음악 영화에서 보여줄 법한 연출을 보여준다. 바로,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멜로 가득찬 눈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클럽에서 춤출때는 약간의 슬로우로도 보여주며 사랑에 빠진 스텔라의 마음을 연출을 통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약 두시간 가량의 러닝타임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다.
영화는 <스텔라>의 속편이라고하는데, <사랑에 빠진 스텔라>를 보고 나니 스텔라가 어렸을 적 모습을 담았다는 <스텔라>도 궁금해졌다. 성장 영화 그리고 음악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영화 <사랑에 빠진 스텔라> 상영 시간표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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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거리 연애만큼이나 어려운 영화 잘 만들기
첫 만남에 돌비 사운드
이게 운명인가. 도하는 어렵지 않게 태인이가 뭔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눈으로도 알았고 귀로도 느꼈다. 홍대 인근. 버스킹을 하고 있던 태인. 태인은 ‘연신굽신’이라는 밴드의 보컬이었다.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던 태인의 밴드. 홍대 근처에서 공연하며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의 수입은 있었다. 인기가 엄청나지 않다는 말은 멤버들이 유혹에 쉽게 넘어갈 확률이 높다는 의미도 된다. 빗발치듯 쏟아졌던 오디션 프로그램. 연신굽신의 구성원 한 명이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탈하며 밴드에 위기가 도래했다. 하지만 태인에겐 같은 편이 있다. 든든한 로드매니저 도하. 남사친과 동료, 썸의 연장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다 결국 커플이 됐다.
학교를 졸업한 도하. 중고차 딜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회사에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도하. 당연히 구독자가 많지는 않다. 물론 유튜브 채널 관리 업무만 하지 않는다. 핵심 고객들과 자동차 매입 관련 거래를 하는 도하. 이번에 초대형 ss급 매물이 등장했다. 바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겸 인플루언서 제임스 한과의 거래다. 돈 진짜 많은 제임스 한. 알고 보니 도하와 초등학교 6학년 동창생이었다는 인연이 있어 제임스는 기꺼이 자동차 거래를 하기로 했다. 어? 도하는 잘 풀리네? 사실 태인이의 입장은 살짝 다르다. 태인은 음악을 만들며 살아야 하는 운명이었다. 악상이 안 떠오르는 태인. 고향인 거제로 잠깐 내려가서 살기로 했다. 장거리 연애에 돌입한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떤 결론에 도착할까?
MZ 하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촬영이다. 보통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촬영이라고 하면 촬영감독님이 카메라를 들고 직접 찍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은 살짝 다르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mac을 통한 비대면 통화, 카카오톡 등 일반적인 촬영기법이 아닌 배우들이 직접 녹화하거나 찍은 동영상을 중심으로 플롯을 이끌어간다. 일반적으로 ‘롱디’라는 단어를 글쓴이 또래의 20대 중후반이 많이 쓴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는 당연하다. 이런 요소를 살리기 위해 영화 군데군데 박혀있는 젊은 감각들은 감독이 분명히 의도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대표적으로 아이클라우드가 등장했다는 점이나 시대마다 변주를 준 소셜미디어 활용(페이스북-인스타그램, 유튜브)이 그런 지점에 있다. 연남동을 위시로 한 버스킹 공간 설정도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 만하다.
이 촬영기법의 변주는 두 배우에게 플러스 효과가 있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서 카카오톡이나 통화가 필수적이다. 이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는 이 장거리 연애 커플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의 승부존이 된다. 미묘한 차이로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갖는 오해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 작품이 다른 로맨스/코미디 장르와의 차이점을 어떻게 둬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인물이 이런 메시지를 하고 그 말에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내적으로 탄탄하게 잘 묘사한 느낌이라 두 사람에게 이입이 된다. 대표적으로 도하의 직장 묘사가 그렇다. 직장인이 된다는 건 매 번 파트너에게 깊은 신경을 쓰기 어렵다는 것과 닿아있다. 이와 관련한 태인이의 리액션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오’ 싶었다. 아무튼 이렇게 이 연출의도와 이야기가 어울린다는 점은 관객에 따라서 ‘영화 괜찮네’라고 생각할 만하지 않을까? 글쓴이가 생각하는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나사 빠진 듯
그렇게 영화가 갖고 싶어 했던 감각적인 부분은 잘 묘사한 듯 보이지만 단점이 더 많이 보였다. 그 단점은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영화의 인물들이다. 물론 인물 묘사 중 좋았던 부분도 있다. 바로 태인의 인물 설정이다. 태인은 무뚝뚝하고 강인하다. 이 무뚝뚝하고 강인한 설정이 영화에서 일관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은 극에서 벌어지는 핵심 사건을 이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했다. 물론 태인이도 사람이다. 무슨 말이냐? 어떤 점에선 강인한 내면세계를 유지하지만 몇몇 장면에선 무너진다. 이 무너지는 계기와 감정표현이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는 점은 유일하게 정 붙일만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장점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태인이 아닌 나머지 인물들은 다 커다랗게 구멍이 있다. 우선 독하다. 도하는 뭐랄까 이야기의 핵심 사건을 끌고 가기 위해 인물의 내면을 변형시킨듯한 느낌이 강하다. 사람은 원래 입체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도하처럼 행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도하가 겪은 사건이 특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일관성 없이 날뛴다는 점은 이 영화의 형식처럼 이야기를 공장 찍어내듯이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하고도 아무 제지가 없다는 게 신기했다. 또 이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도 디테일한 무언가가 없이 어물쩍 넘어가는 느낌이 있다.
또 조연 묘사에 있어서 아영/제임스한/반동인물 한 명의 서사도 뭔가 부족하다. 우선 세 번째 ‘반동인물 한 명’은 언급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되니 생략한다. 첫 번째 아영이라는 인물은 이 이야기의 핵심 사건에서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왜? 태인과 도하의 이야기를 양 쪽 입장에서 다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인물의 중요도에 비해 영화는 아영이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친절한 정도다. 이 인물에 대한 끝마무리가 확실해야 두 사람의 갈등에 설득력이 생길 텐데 그냥 오냐오냐 다 받아주고 전화 걸면 수신하니까 인물이 평면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아영이라는 인물이 10초만 생각했어도 이 이야기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몰랐다는 점에서 영화의 가장 큰 단점으로 뽑고 싶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할 것 같은 부분이 있다. 바로 제임스 한이라는 인물의 서사다. 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까? 글쓴이는 연기 스타일 때문이라고 본다. 이 인물은 한글과 영어를 혼용한다. 이 한 문장만 봐도 올드한 느낌인데 안 그래도 연극적인 톤이 이를 더 두드러지게 만든다. 물론 이 인물의 연기 톤을 제외하더라도 문제는 많은 것 같다. 가장 큰 단점은 이 사람 역시 브레이크가 없고, 크리에이터로서 위기가 없다는 점이 핍진성의 관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영화 극후반부에서 이 사람의 동기부여를 제시하는 것은 좋았다. 그러나 안 그래도 작위적인 이야기에 더 부자연스러운 인물이 나타났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게 느껴진다.
너무 <서치> 아닌가
이 작품의 예고편을 사전에 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생각나는 문장이 있다. 바로 ‘<서치> 제작진’이라는 말이다. 영화는 <서치>에서 큰 영향을 얻은 듯하다. 시각적인 형식이 그 예시가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흐름까지 <서치> 같을 필요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서치> 1편의 이야기 줄기가 이 영화에 겹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비슷한 이야기는 양두구육으로 작동하며 이게 로코물이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분명 나는 솔로 권위자로서 외로움을 느끼기 위해 극장에 갔는데 뭔가 다른 게 나온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스릴러적인 장르 결합이 성공적이었나? 그것도 아니다. 서스펜스를 만들기 위해 선후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은 이 영화가 견지하고 싶었던 스탠스가 무엇인가 의문이 든다.
이렇게 엉성한 장르 특성은 영화의 디테일 때문에 더 두드러지는 감이 있다. 초반부는 좋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와해되는 느낌, 홍대 인근에서 공연하는 인디밴드들에 대한 묘사까지. 제주에서 나고 자란 글쓴이지만 뭔가 리얼리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캐릭터가 영화의 반동인물로 등장하고 난 후부터는 이 사람에 대한 세상의 리액션, 특히 도하에 대한 반응이 전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극 중 배경인 2021년이나 지금 2023년에 그렇게 행동하면 이미 나무위키에 논란 3줄은 적혀있다.
엔딩은 좋았어
그렇게 얼레벌레 이야기를 끌고 가는 듯했던 영화.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다. 영화의 엔딩까지 왔다. 이 모든 이야기가 산만하지만 영화의 엔딩 하나만큼은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주인공을 부르는 호칭이 너무 듣기 싫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내 모순적이었던 인물들이 엔딩 하나를 위해 합리적인 느낌? 엔딩 시퀀스 하나에서 오는 감동이 러닝타임 전부를 합친 것보다 훨씬 좋았다. 이 장면 때문에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대해 좋게 쓰기 싫지만 주위 커플이 보러 간다고 하면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다. 디테일이 아쉽다 뿐이지 이야기의 내적 논리는 어느 정도 있고, 엔딩이 좋았기 때문에 커플끼리 즐기기에는 최적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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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gumi 입니다!
토르의 새로운 단독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이번에 4번째 토르 단독 영화인데요.
1편과 2편에서 아쉬움이 가득한 평가를 받았던 시리즈지만,
3편에서 타이카 와이키키 감독이 연출하면서 재치 넘치는 영화로 재탄생했죠.
4편도 같은 감독이 연출해서 그 분위기는 유지됩니다.
그럼 과연 이게 효과적으로 마블에 안착했을까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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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푸라기 짐승들'...미쳤습니까?? 리얼 솔직 리뷰 (*스포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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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장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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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한아름
음악: 강네네
편집: 한미연
출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외
제작사: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배급사: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촬영 기간: 2018년 8월 30일 ~ 2018년 11월 30일
개봉일: 2020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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