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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비됴2025-02-09 21:47:52

1972년엔 의미 있는 ‘고·스톱’이 있었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 리뷰

1972년 9월 5일. 뮌헨 올림픽 기간 중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을 인질로 삼은 테러 사건은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일이다. 스포츠 역사상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최악의 비극인 동시에 최초 생중계된 인질극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 방송을 본 수는 전 세계 9억 명에 달했을 정도. 그렇다면 이 사건을 방송으로 담은 제작진들은 어떤 심정으로 이 사건을 방송했을까? <9월 5일: 위험한 특종>은 오롯이 테러 사건을 마주한 언론인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1972년 뮌헨, 올림픽 생중계에 도전한 미 ABC 방송국 스포츠팀은 총소리를 듣는다. 소리의 근원지는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선수촌. 알고 보니 팔레스타인 테러 집단 ‘검은 9월단’이 선수촌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제프(존 마가로), 룬(피터 사스가드), 마빈(벤 채플린) 등 다수의 제작진은 익숙하지 않지만 스포츠 대신 사건을 생중계하기로 하고 자신의 위치에 맞게 방송을 준비한다. 어떻게든 보도를 이어가려는 이들은 여러 어려움을 맞이하고, 심지어 테러리스트들이 자신들의 방송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은 동일한 사건을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 <뮌헨>과 그 궤를 달리한다. <뮌헨>은 사건 이후 테러 조직을 소탕하는 이들의 모습과 고뇌에 집중했다면, 이번 영화는 당시 사건을 생생히 전한 중계팀에 집중한다. 이 사건을 단독으로 생중계하려는 순간 갖게 되는 떨림과 흥분, 그에 따른 무게감은 극 중 주 배경지인 스튜디오에 그득하다. 더욱 빨리, 그리고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여 취재하고, 촬영한 필름을 빠르게 현상, 편집하고, 공중전화를 통해 생생한 보도를 하는 등 중계팀의 치열함은 곳곳에 묻어난다. 21세기에 필름을 현상하거나 일일이 수작업으로 자막을 입히는 생경한 작업 방식도 한몫 한다. 

 

 

 

 

 

 

스포츠 중계처럼 다양한 카메라 워킹을 통해 인질극 생중계를 보여주는 영화의 진면모는 카메라 앞이 아닌 카메라 뒤에 있다. 초유의 사건을 단독 보도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속보가 중요하지만 오보를 내지 않기 위해 꼭 3명 이상의 정보원의 말이 동일해야 내보낼 수 있다는 원칙, 시청률을 높여야 하지만 이를 보도할 시 선수단의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절망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더불어 테러리스트도 보는 이 방송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야 할지 등등 제작진들은 매 상황마다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다. 격전지는 인질극이 벌어지는 선수촌뿐만 아니라 이를 방송하는 스튜디오에서 벌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듯, 영화는 언론인이라면 겪어야 하는 이 딜레마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이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질 수밖에 없는 영화의 단점을 상쇄하듯 계속해서 긴장감을 부여하고, 생중계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언론인들의 이유 있는 고민과 행동을 밀도 있게 담는다. 

 

 

 

 

 

 

 

 

자연스럽게 언론인들의 직업의식과 태도는 영화의 중심을 이룬다. 이는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등 여타 언론을 소재로 한 영화들과 그 궤를 같이하지만, 달리하는 것도 있다. 바로 스마트폰, 유튜브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해 누구나 뉴스를 제작, 배포할 수 있는 시대 속에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은 되묻는 부분이다. 

 

영화의 첫 시작은 인공위성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를 한다는 것을 내세우는 방송이다. 기술의 발달을 등에 없고, 생중계를 하는 당시의 언론인들을 괴롭힌 고민은 SNS를 켜고 라이브온을 하는 세상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과거에 비해 뉴스 생산자들은 많아졌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윤리의식을 가진 이들은 얼마나 되는지, 그런 고민 없이 자본의 흐름에 편중된 화면만 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1972년 사건을 지금의 시간으로 가져온 이유는 타당해 보인다. 제작을 맡은 숀 펜의 이유 제작, 팀 펠바움 감독의 연출과 각본은 빛을 발한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도 각본상 후보에 이 영화를 올리며 그 의미에 힘을 싣는다. 팀 펠바움 감독은 “영화적 임팩트를 위해 스토리라인을 각색하는 등 역사적 사건을 왜곡하지 않았다. 당시 참사를 보도한 미디어의 관점을 그대로 따랐다”며 역사적 사실을 오롯이 전하면서 현시대의 문제점을 집어내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 생중계의 마지막은 비극이다. 인질로 잡힌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은 모두 사망한다. 안타까운 역사적 사실과 함께 영화의 말미는 무거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전 세계 생중계된 인질극의 말로가 희망이 아닌 절망을 전한 제작진의 황망함. 그럼에도 다음 보도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제작진의 뒷모습은 긴 여운을 남긴다. 1972년도에도 2025년도에도 가치 있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 것일까? 지금은 그 의미를 곱씹는 게 중요한 시기다. 

 

 

 

사진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평점: 4.0 /5.0
한줄평: 기술 발전이 언론에 끼친 영향을 곱씹다! 

작성자 . 또또비됴

출처 . https://blog.naver.com/anqlepdl/22375442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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