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2025-04-05 16:55:43
맨몸으로 저항하라
코카콜라 병에 갇힌 도마뱀은 결코 병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 사회는, 당신의 삶은, 존속해야하는 이유가 있는가?
인력비행기로 바다를 건너다 추락해 사망한 재일조선인 청년을 동경하는 소년은 현실에서는 곤경에 처한 여동생조차 돕지 못하고 외면해버리는 나약한 인물이다. 무기력한 아버지와 거짓말을 일삼는 할머니 사이에 놓인 현실 속에 소년은 끝없이 공회전한다. 주체적으로 일어서기 위한 아주 작은 시도조차 그에게는 버겁기만 하다.
소년은 자신의 여동생을 겁탈한 선배에게 단 한마디도 저항하지 못하고 여전히 순종적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선배의 집에 찾아갔을 때, 선배와 함께 있는 여자가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장면이 전환되어, 누군가가 등장해 소년이 산 포장마차가 자신의 것이라며 아버지를 도둑으로 몰아간다. 아버지는 여전히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굴복한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년은 분노를 표출한다. 경찰에게 끌려가며 소년은 카메라를 향해 이야기한다. 분노할 것을, 분노를 느끼고 저항할 것을 요구한다.
이야기가 끝난 뒤 마치 연극 무대처럼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든 등장 인물들 사이에 서서 소년은 이제 더 이상 소년이 아닌 배우로서 관객을 향해 이야기한다. 28일 간의 촬영 현장은 끝났고, 영화도 끝났다.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그 세상은 더 이상 없다. 영화가 끝나고 검은 화면이 흘러나오면 영화 속 세상도 끝이 난다.
꽤나 난해하거나 과격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자>는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우리가 모두 사회의 룰에 놀아나고 있다고, 그러니 더 이상 속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저항하고 분노하며 맞서싸우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유아적일 수 있는 메세지지만 훌륭한 연출을 통한 강렬한 에너지를 무기로 하여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온다. 책을 버리고 거리로 나가라. 영화관에서 나서서 거리로 나가라. 도마뱀은 병을 깨고 나올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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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