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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프랑스]2025-04-06 18:48:3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프랑스] 옥상 위의 민들레, 프랑스의 아스팔트 휴머니티

 

엘리베이터 수리비를 내시겠습니까?

 

스테른코비츠는 아파트 2층에 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수리비를 내고 싶지 않다. 그는 엘리베이터 수리비를 내지 않는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는 사고로 휠체어를 타야하는 신세가 되고, 매일 밤 몰래 엘리베이터를 타고 외출한다. 그렇게 만난 야간 근무 중인 간호사. 포토그래퍼인 척하며 그녀의 호감을 사려 한다.

 

영화 볼래요?

 

옆집에 한물 간 여배우 잔이 이사 왔다. 그녀가 궁금한 샬리. 그녀의 영화를 함께 보기로 약속한다.

 

Can you speak English?

 

프랑스에 불시착한 미국 우주비행사 존.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는 그는 영어를 할 줄 모르는 하미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파트 옥상 위에서 피어난 민들레처럼, 인간이 사라진 도시에서 인간의 정이 피어난다.

 

공동체를 위한 선택(엘리베이터 설치)에서 자신의 현재 이익을 고려한 선택(비용 내지 않기)를 하는 사람도 누군가를 사랑한다. 옆집에 이사 온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말을 걸어본다. 상대의 말을 알아 들을 지 몰라도 함께 이야기하자며 음식을 건넨다. 낯선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을 흘려 보내지 않고,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프랑스식 환대인가 보다.

 

 

 

영화 내내 끼익 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공포영화였으면 결말의 거대한 암시로, 사랑영화였으면 애인의 심장박동으로 여겨졌을 테다. 이 영화에서 이 소리는 화제로 역할한다. 무득 들려오는 소리는 때로 귀신 소리가 되기도, 호랑이 소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집합 없는 두 사람 사이에 교집합을 만든다.

 

영화의 결말에서 드러나는 소리의 정체는 자연과 인문의 기이하면서도 허무한 조합이다. 사실, 그것의 정체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써 돋보기를 들이미는 김에 현미경까지 들이밀어 보자면, 이건 삭막하다는 아스팔트에 섬세한 스토리를 입히는 듯하다. 정확한 정체는 영화로 확인하길.

 

 

 

스토리는 러브의 다른 말. 해보지 않은 이야기를 애써 해본 척 하는 일. 본 적 없는 영화를 괜스레 같이 보는 일. 소리낸 적 없는 언어를 괜히 따라하는일. 그리고 다시 보자고 약속하는 일. 이게 현대인의 인간성이다. 내가 모르는 것을 네가 알기에 환영하는 일이 프랑스의 아스팔트 휴머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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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쿠니
    2020.10.13. 19:14

    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쿠니
    2020.10.13. 19:14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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