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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2025-04-08 19:11:50

차가운 겨울밤, 높게 솟은 것들을 향해

클래식 공포가 돌아왔다…영화 '노스페라투' 리메이크, 1월 개봉 : 네이트 뉴스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노스페라투>는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1922년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대부분의 스토리라인 역시도 원작을 따라간다. 툭툭 끊겨 삐걱거리는 움직임, 그림자와 점프 스퀘어의 사용 등 연출에서도 원작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찌보면 순정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올록' 백작도 원작 캐릭터 그대로이다. 이렇게 영화는 지금 본다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오래된 영화의 색깔을 숨김 없이 표현했다.

  

클래식 뱀파이어 호러 영화 '노스페라투', 103년 만에 화려한 부활 - 경향신문

 

 하지만,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작품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공포의 얼굴하면 떠오르는 '빌 스카드가드', '릴리 로즈 뎁'과 공포 영화 거장의 만남은 기대를 충족시켰다. 클로즈업에서도 빛을 발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의 톤은 클래식 공포의 정석적 흐름을 따라갔다. '올록' 백작의 성을 비추는 와이드 샷처럼 아름다운 미장센은 매 프레임을 정지시켜 한 편의 사진처럼 간직하게끔 하는 생각을 갖게할 정도였다. '엘렌'이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노스페라투와 합의했다는 설정은 해당 작품이 원작/과거 리메이크작과 다른 특징이었다.

 

 이 설정 덕분에 '자유 의지'라는 주제는 효과적으로 드러났다. 작품 내내 등장하는 '엘렌'의 신음은 고통보다는 쾌락의 소리처럼 느껴지는데, 이는 그녀가 스스로 노스페라투를 선택한 것을 의미한다. 결국 노스페라투를 안으며 불결과 순결이라는 양가적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엘렌'의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엘렌'에게 자신을 받아들일 3일을 주는 노스페라투, 3일이 지나 첫 닭이 울자 엘렌 곁에서 타버리는 노스페라투. 이는 노스페라투를 예수로, 엘렌을 예수를 부인한 베드로로 연상하게 한다. 신을 모방하고 조롱하는 악마는 공포 영화의 클리셰로 여겨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의 엔딩에서 노스페라투와 엘렌의 실루엣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어 '노스페라투'를 비운의 괴물처럼, '엘렌'을 위대한 순교자처럼 보이게 했다.

 

 

노스페라투 영화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곳

 

 

명작을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공포를 조성하는 데 있어 로버트 에거스의 전작에서 볼 수 있었던 창의적 연출이 없었던 점은 분명 아쉬웠다. 그러나 드라큘라 영화에 있어 상징적인 작품을 과감하게 재창조했고, 새시대의 얼굴들로 구시대의 냉랭함을 표현했다는 것은 영화의 뚜렷한 성과이다. 차가운 겨울밤과 날카롭게 솟은 첨탑. 더이상 느낄 수 없는 그 시간과 공간을 <노스페라투>를 통해 느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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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쿠니
    2020.10.13. 19:14

    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쿠니
    2020.10.13. 19:14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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