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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2025-04-12 22:52:07

사랑은 <곤돌라>를 타고

 

<곤돌라>는 작은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곤돌라를 타는 두 승무원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한정된 로케이션에서 한정된 배우들을 가지고, 곤돌라에서 할 수 있는 것이란 무엇이든 하는 전에 없던 이상하고 과감하고 대범한 영화다. 

 

•레즈비언 영화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냐는 듯 당연하게 레즈비언 영화이고, 새로 온 승무원 ‘이바‘를 반대편 곤돌라의 승무원 ’니노‘가 처음으로 발견하는 장면부터가 섹슈얼하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이 깔끔하다는 점에서 훌륭했다.

 

•곤돌라

낡고 오래되었고, 겉에서 보면 술을 담아 마시는 위스키 보틀처럼 생겼다. 곤돌라는 무려 영화의 제목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소재인데 한국 포스터 카피를 보면 더 느낌이 온다. ’우리의 찰나, 쌓이는 낭만‘. 두 승무원이 처음 사랑을 쌓아 갈 때는 서로 마주치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길었으면 하고 바라기 마련이다. 그런데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개의 곤돌라가 맞닿는 시간이 너무 찰나이다보니 더욱 애틋해지는 것이 있다. 

 

•이상한 유머 코드

카피에 ’낭만‘이 들어있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된다. 영화를 보고 너무 이상해서 정보를 찾아보고 나서야 탄식했다. 독일 영화였구나. 그래서 이렇게 이상했구나. 독일의 유머 코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렵기로 유명하다. <곤돌라>에도 너무 요상해서 그냥 막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이 있다. 예를 들어 후반부의 밤의 밀회 같은 부분에서 말이다. 

검은 옷을 입은 어머니라든지 휠체어를 탄 남자, 어린 소녀와 소년 등 심리학적 상징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수상한 캐릭터들도 곳곳에 보인다.

 

 

•인물들

이토록 기이하게 수상한 영화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당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미워하기 너무 쉽고 매력없기 때문에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마음도 오히려 약해진다. 사실 우리 두 주인공들도 그렇게 재미있고 섬세하고 복잡한 심리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는 심오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기보다 허허 웃고 마는 느낌이다. 러닝타임도 82분으로 유별나게 짧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늘린 느낌도 있었다. 

 

•무성영화

등장인물들은 말이 없다. 그래서 곤돌라를 조작하는 소리, 도르래가 돌아가는 소리, 음악 소리들이 더욱 들린다. 요즘 같은 세상에 무성영화라니 감독의 의도와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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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 쿠니
    2020.10.13. 19:14

    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쿠니
    2020.10.13. 19:14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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