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2025-04-18 11:43:12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영화 <마음의 고향>은 시대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를 주제로 한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자식의 간절함,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이 작품은 지금까지도 관객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주인공 도성은 동승으로 등장하고, 그렇기에 작품에서 불교 소재와 설정 등을 많이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살생은 단순히 금기시되는 불교적 소재로서 등장하기보다 도성의 마음을 투영하기도, 좌절시키기도 하며 소재로서 나타난다. 이는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좀 더 입체감 있게 영화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한다. 가령, 어머니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어머니에게 줄 털 부채를 만들고자 새를 잡으려는 도성의 모습은 그의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살생을 발각됨으로써 결국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좌절시키는 역할을 하며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의 고향>이 좋았던 이유는 인위적인 방식이 없어도 인물들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우들이 아무리 열연해도 관객들이 캐릭터의 감정에 공감이 안 가는 영화들이 많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래전 제작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인물에게 공감하고,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장치가 많다. 구체적으로, 초반부에서 도성이 나무에 자신의 키를 재며 어머니를 기다리는 장면을 보여주고, 후반부에서 다시 이 장면을 반복하는 연출은 도성의 간절함을 더욱 강조하며 관객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또한, 어머니에게 털 부채를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아이의 순수함, 어머니 이야기만 하면 귀가 쫑긋하는 아이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를 버리고 떠났으나 잘못을 반성하고 자식을 보고싶어 하는 어머니의 눈물 등 세밀한 표현들이 인물의 감정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렇기에 약 1시간 분량의 짧은 영화이지만, 그 시간 동안 우리가 빠져들어 영화를 볼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이 영화는 해방 후 제작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운 사회적 분위기나 시대적 배경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가족 간의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영원하고 보편적인 주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물론, 도성이 억압받던 절을 떠나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장면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시대의 반영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에 몰입하여 영화를 쭉 따라온 나로서는 도성이 절을 떠나는 장면 역시 어머니에 대한 순수한 그리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절을 떠나면서 웃던 도성의 모습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영화의 소재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사람들의 관심 역시 그렇다. 그러나, 어머니를 향하는 자식의 절실한 그리움은 그 어느 시대라고 하여도 우리의 마음을 깊이 후벼팔 수밖에 없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아이, 아이를 보고 싶어 하는 어머니, 아이를 따뜻한 사랑으로 품어주고자 하는 아씨 등 우리가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은 그러한 영화의 의미를 더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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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