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2025-04-20 19:38:55
마음에 드리운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감독) 파얄 카파디아
출연) 카니 쿠스루티, 디브야 프라바, 차야 카담
7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 4월 23일 국내 개봉한다. ‘우빛상모’로도 불리는 이 영화는 인도 뭄바이에서 살아가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인도 영화
우리가 인도 영화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키워드는 춤과 음악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세 얼간이>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인도 영화의 흥겨움과 즐거움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또, 영화 산업이 활발한 나라인 만큼 ‘발리우드’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인도 영화 산업에 대해 왠지모를 친숙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의 머릿속 인도 영화의 이미지와는 다른 내러티브를 갖는다. 제목과 포스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우빛상모’는 차갑고 진지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동시에 투영된 영화이다.
빛과 어둠
이 영화는 뭄바이의 밤 풍경으로 시작한다. 도심의 불빛은 꺼지지 않은 채 빛난다.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고 여러 광원은 그들과 함께 발광한다. 어둠이 깔린 이곳에서 그들의 존재는 빛을 통해 드러난다. 빛과 어둠은 흔히 상반된 개념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가깝다.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이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 공존한다. 만일 우리에게 어둠만이 존재했다면, 그것이 어둠인지 모른 채 살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과 매일 아침 찾아오는 햇살은 우리의 세계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다만 상대적으로 어둠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앞을 볼 수 없는 암흑 속에서 우리의 존재감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의 필요성은 어둠이 내려앉았을 때 크게 부각된다.
통제할 수 없는 세상 앞에서
내가 중심이라 생각했던 이 세계에서 수많은 중심을 발견하며, 특별하고 싶었던 삶에서 평범함의 가치를 알아가는 것. 세상을 이해하고자 했던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도 확장하는 우주에서 인간의 신체는 무척이나 작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과거를 선망한다. 무지에 가까운 순수함은 정제된 지식의 총합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은 우리를 위축시키고 후퇴하게 한다. 영화 속 그녀들 또한 막막한 현실을 마주한다. 여러 사회적, 문화적 이해관계로 얽힌 그들의 현재는 무척이나 어둡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그녀들의 마음 속에 한 줄기 빛이 드리운다.
마음에 드리운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다. 하지만 빛을 찾아낼 두 눈이 존재한다. 가로등의 빛, 가게 천장에 달린 형광등, 줄에 매달린 LED 전구. 어둠 속에서 우리의 동공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내면의 어둠 속에서는 어떻게 빛을 찾아낼 수 있을까?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저버린 수많은 기대와 희망은 우리를 다시금 작게 만들었지만, 우리에겐 한 가지 능력이 남아있다. 바로 ‘상상력’이다. 상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눈을 떴을 때의 현실은 상상이 거짓이었음을 방증하는 듯하다. 하지만 알아둬야 할 것은 현실과 상상은 상반된 개념이 아닌 상호의존적인 관계라는 점이다. 우리의 상상은 현실 속의 이미지, 이야기를 통해 생겨났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에 드리운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상상 그리고 현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보고 듣고 느껴줄 수 있는 누군가. 이 영화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에 관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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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포인트와 소소한 스토리
11.01 에 본영화 .배우들의 다양한 배역과 입체적인 캐릭터, 90년대 후반의 시대를 엿보는 맛은 쏠쏠하지만,다른 성별이 판단한 여자의 모습을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참으로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몇 가지 있는건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