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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3-01-27 21 views

에프터썬 후기 - 약간 스포일러 포함

sabin 연구원

캠코더? 

영화가 시작되면 캠코더를 통해 캘럼이 소피를 돌려보내는 시점으로 시작된다.

이후 여행하는 순간순간을 캠코더로 담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나는 이런 장면들이 이 영화를라보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하고 가장 좋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하는 당시에 이 캠코더 시점은 소피가 캘럼을 바라보는 시점, 캘럼이 소피를 바라보는 시점을

직접적으로 투영해주는 것 같아 당시의 순수한 감정과 서로의 애틋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후 어른이 된 소피가 이 캠코더를 통해 당시를 추억하고 슬픔과 아쉬움과 같은 현재의 감정이 느껴지는

소피의 입체적인 모습을 느껴지는 부분에서 나는 캠코더 시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건 내 마음에만 남겨둘게 

이 영화를 보면서 집중하며 봤던 장면들이 있는데 소피와 캘럼이 모두 한 장면에 있는 것보다

각자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의 감정을 건드렸다.

 

둘이 있을 때는 아빠와 딸의 감정으로 서로를 신경쓰고 함께하는 감정이 느껴지지만

각자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은 소피는 이제 사춘기에 접어드는 여자아이의 시선으로

캘럼은 고민이 많아보이는 남성의 시선으로 바뀌며

입체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마냥 밝은, 아빠와 딸의 여행을 그리는 영화였으면 이렇게 여운이 많이 남지 않았을 것 같다.

 

우리는 같은 태양을 바라보고 있어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있는 거지 

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캘럼과 소피의 여행 이야기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장면에서 각자의 생각에 몰입되어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지만

이어지는 둘의 여행 장면은 다시 미소를 띄게 하기에 충분했다.

 

소피를 정말 사랑하는 캘럼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여행을 진심으로 즐기고 아빠와의 시간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소피의 감정이 분위기를 환기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잔잔하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각자의 장면을 더욱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다.

 

아빠를 추억하는 어른이 된 소피 

이 영화를 보면서 나를 가장 많은 생각으로 이끈 장면은 잔상 속 어른이 된 소피와

아빠인 캘럼이 함께 있는 장면이었다.

잔상 속에 캘럼은 알 수 없는 춤을 추면서 군중 속에 한명이 되어있다.

소피는 같은 잔상 속에서 춤추고 있는 캘럼을 바라보고 있다.

어른이 된 소피가 캠코더를 보는 장면과 잔상 장면은 소피가 캘럼을 점점 이해하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릴 때 이해가 안됐던 어른의 감정이

어른이 되서 이해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마무리 

솔직히 생각하면 이 영화는 많은 의미를 담은 만큼 처음 본다면 어렵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나도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장면 장면을 곱씹으면서 나의 생각을 입힐 수 있었기에

처음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를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많은 장면 변화가 있고 순간순간 갑작스런 감정 변화가 있기에 튀는 듯한 몰입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주는 여운과 다시 곱씹게 만드는 작품성은

이 영화의 매력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한줄평을 남기자면

"어렵지만 아름답다. 투박하지만 순수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소피와 캘럼의 감정을 이해하기에는 어려웠지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서 서로를 바라보는 감정은 아름다웠고

오래된 캠코더처럼 그 속에 담긴 영상들은 투박하지만 그 속에 담긴 추억들은 순수하기에

이런 평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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