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 2022-01-27 26 views
초속 5센티미터
수미
연구원
벚꽃잎이 흩날리는 골목길에서 아카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 벛꽃 꼭 눈같지 않아?” 그러곤 전철길 앞을 가로질러 “내년에도 같이 벚꽃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긴다.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에 가려져 유유히 사라지는 아카리. 이 장면을 미루어 보았을 때, 아카리와 타카키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인 벚꽃잎이 눈 같다는 것은 다시 만날 그 계절이 겨울임을 얘기해준다. 아카리의 모습이 전철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되는 장면을 보면 전철이 둘 사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이라는 것을 살며시 추측해볼 수 있다.
타카키와 아카리가 만나는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고 곧이어 눈이 많이 내린다. 수많은 인파 속에 홀로 섞인 타카키의 모습, 거무 깝깝한 하늘과 휘몰아치는 눈이 아카리와의 만남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나는 은하수 위를 날아다니며 둘 사이를 오가는 새를 보고 ‘견우와 직녀’의 모티프라는 생각이 들어 “둘이 만나게 되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견우와 직녀’를 보면 두 남녀가 까마귀와 까치가 놓아준 오작교를 딛고 극적으로 만나게되기 때문이다.
위 글은 내가 고등학교 때 썼던 글이다.
그때, 글을 봐주시던 선생님께서 이 글을 보고 딱 한마디 했다.
"둘이 못 만나지 않아?" (아직도 생각난다.)
근데, 내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닌데,,,만날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이 답을 하셨다.
"내가 잘못 봤나?"
그때, 나는 의아한 마음에 아무 말도 안 했다.
지금 다시 꺼내보니, 그때 학창 시절 기억이 아련하게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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