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Comment 0

후기 2022-08-06 39 views

<헤어질 결심>에서 비롯된 파편

연우 연구원

 

 

<헤어질 결심>을 보고 든 생각의 파편들을 적어 브런치에 올렸었는데, 전체를 다 가져오기엔 너무 길어서 일부만 옮겨와 보았습니다. (세 번 보고 각본집까지 산 사람....)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엔딩의 여운이 밀려들어와 좀처럼 빠져나가지 않았던 까닭은, 해준이 신발끈을 묶어서다. 그 얼굴에 간절한 희망이, 비로소 자각한 자의 결심이 비쳤기 때문이다. [‘서래’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라 했지만 해준은 깨달은 사랑과 함께 기꺼이 무너지고 깨어지길 택함으로써 스스로를 다시, 다른 형태로 쌓아올린 듯 했다…..엔딩은 서래와 함께 꽉 닫혀 버렸는데 해준은 홀로 열려 있다. 그 풍부하게 열린 얼굴에는 그들의 역사와 사랑이 가득 소용돌이쳤고, 아직 완전히 찾아오지 않은 이별이 어른거렸다. : (박해일 글에서 옮김)]

 

현장에서 인공눈물을 넣곤 했듯, 해준은 서래를 찾기 전 인공눈물을 넣는다. 서래는 해준을 영원히 사랑하며 헤어지기로, 그의 미결사건이 되기로 했다. 해준은 시작한 줄도 몰랐던 제 사랑은 끝난 적 역시 없음을, 서래의 결심이 완성된 이후에야 자각했다. 작품은 신발끈을 묶은 해준이 서래를 구해내 사건을 해결하도록 허락하지 않고 서래의 결심을 존중했다. 그렇게 서래가 묻힌 곳을 관객은 알고 해준은 모르는 채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제 1화자는 해준이지만 엔딩크레딧에 가장 먼저 올라오는 이름은 박해일이 아닌 탕웨이, 서래가 ‘헤어질 결심’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스크랩에 저장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