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Comment 11

  • sleepless
    '정적'조차 소리로 만들어버린 영화인 것 같아요.
    2021-04-05
  • 드플레
    맞습니다.정적과 적막함 조차도 사운드처럼 활용하고 있는 영화죠. 글에 그런 부분도 언급할까 하다가 밸런스가 조금 안 맞아서 일부러 빼버렸는데 많은 분들 말씀처럼 소리를 덜어내는 방식으로도 몰입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영화인 듯 싶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2021-04-07
  • CINELAB
    2021년 7월 10일 관람작 와니와 준하(Wanee & Junah), 2001 / 김용균 _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는 와니(김희선)와 시나리오 작가 데뷔를 꿈꾸는 준하(주진모)는 연인 사이다. 그들이 함께 산 지 1년쯤 되던 어느 날, 유학을 떠났던 이복동생 영민(조승우)이 귀국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와니는 오래전 기억으로 마음이 혼란스럽다. 이에 영민을 짝사랑하던 후배 소양(최강희)까지 이들을 찾아오면서 와니는 더욱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준하는 그런 와니의 흔들리는 마음을 눈치채고 만다. ✏️ 눈빛을 마주 보고 서는 것, 서로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함께 호흡하며 이야기하는 것. <와니와 준하>는 언제든 고개를 돌리면 마주 볼 수 있고, 손을 뻗으면 서로의 살결을 만질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하게 한다. 작고 네모난 화면 안에서 엄지손가락 몇 번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대화 같은 건 이 영화에 없다. 오히려 대화라는 행위를 사이에 둘 때 그 수단이 꼬불꼬불 선을 가진 유선 전화기라고 할지라도, 마치 서로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두 인물을 마주 앉힌다. 서로의 얼굴을, 표정을 살피게 하고 같은 온도 속에 두는 것이다. 왜일까. 결국 ‘사람의 마음이란 게 얼마나 복잡한지’를 말하는 영화다. 지나온 시간 속 묻어뒀던 감정은 자꾸만 와니를 부르고, 어쩐지 곧 이루어질 것만 같은 꿈의 시간이 준하를 부른다. 이루고 싶었던 일들의 타이밍마저 달랐던 이들은 조금씩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멀어진 틈은 마치 자석처럼 다시 만나 포개진다. 와니에게 남았던 준하의 팔의 무게, 준하에게 남았던 와니의 손의 온도, 무엇보다 수없이 마주한 눈빛은 서로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켜켜이 쌓인 맞닿음의 흔적들이, 잡히지 않는 것을 붙잡으려 애쓰던 서로 다른 두 개의 마음을 한 자리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수줍게 마주한 이들은 고운 색의 물감이 도화지에 번지듯 서로를 바라보던 일상에 다시 스며든다. 그러니까, '사람의 마음이란 게 복잡할지라도', 맞닿은 적이 있다면 그 소중함은 이미 서로의 안에 번져서 한껏 물들어 있을 것이라고 조용히 속삭여주는 듯하다. 영화의 느릿하고 잔잔한 호흡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연인 사이의 동거, 동성 간의 사랑, 장애를 가진 직장 동료 등 자칫 편견이 과하게 섞일 수 있는 설정을 아주 담백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상당히 놀랐다. 서로가 서로를 마주할 수 있고, 온기를 나눌 수 있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겠냐는 듯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달까. 2001년의 영화 속 이런 ‘아무렇지 않음’이 2021년엔 오히려 용감함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씁쓸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 영화의 존재를 이제라도 알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더 크다. 요즘처럼 비가 자주 오는 여름에 꺼내 보고 싶어질 영화가 하나 더 늘었다. +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인 Peter, Paul&Mary의 ‘Gone The Rainbow’는 저작권 비용(!) 때문에 국내 상영 버전에서만 들을 수 있고, 해외 상영 버전에선 김창완의 ‘너의 의미’가 삽입되어있다고 한다. 그 음악은 또 그 음악대로 좋을 것 같아서 해외 상영 버전을 보고 싶어졌다. #와니와준하 #김용균 감독 #김희선 #주진모 #조승우 #최강희 #썸머프라이드시네마2021 #관객과의대화 #김혜리 영화저널리스트 #인디스페이스 #mblue_와니와준하 #mblue_썸머프라이드시네마_2021 #mblue_movie_2021 *본 콘텐츠는 '_m.blue'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한 글입니다. 상단의 닉네임을 클릭하시면, 게시글 원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1-07-21
  • 둥실뭉실
    ‘노팅힐’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배우 여주랑 서점 남주가 운명같은 사랑에 빠지는 달달한 영화 추천드립니다!??
    2022-01-14
  • 허걱 ㅠㅠ 이거 아주 잘 봤어요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리즈 시절이 나와서 더 좋았던 영화였어요 ㅠㅠ!!
    2022-01-15
  • 레몬라임
    '터미널'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아직 안보셨다면 추천 드릴게요!
    2022-01-14
  • 포스터 보고 슬픈 영화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로맨스였군요 ,, 꼭 보겠습니다 ?
    2022-01-15
  • 영화광이
    넷플릭스, 로코하면 '키싱부스' 추천드려요! 보셨을 것 같긴하네요 ㅠ ㅠ
    2022-01-14
  •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봤습니다 ㅠㅠ 저는 시즌 1을 아주 아주 좋아했답니다 ,,
    2022-01-15
  • yameth
    제가 넷플릭스를 안 봐서 이 영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 깡패같은 애인'이랑 '사랑할 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추천합니다.
    2022-01-14
  • 헉 추천 감사합니다 ?
    2022-01-15
  • ‘어쩌다 로맨스’ 추천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데 코믹스럽고 재밌어요 ?
    2022-01-14
  • 어우 너무 재밌게 봤답니다 ㅠㅠ 어쩌다 로맨스 재미있게 보셨으면 아이 필 프리티 추천할게요...!!
    2022-01-15
  • 또꼬
    넷플릭스 코믹 영화 '엽기적인 그녀' 추천드릴게요! 2000년대 감성 너무좋아요 ><
    2022-01-15
  • 엽기적인 그녀 너무 재미있죠 ㅠㅠ 혹시 시월애 안 보셨으면 그것도 정말 재미있어요!!
    2022-01-18
  • 윤갱
    넷플릭스에서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로맨틱 홀리데이'도 추천합니다!
    2022-01-17
  •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
    2022-01-18
  • yanjiji
    코믹요소가 더 강한 영화긴 하지만, '화이트 칙스' 정말 킬링타임으로 좋이요!!! 추천할게요 ㅎㅎㅎ
    2022-01-19
  • 화이트 칙스 너무 재미있죠 ㅠㅠ 추천 감사합니다!
    2022-01-20
  • Young Been
    저는 영화는 아니고 드라마인데 <에밀리, 파리에 가다>가 재밌었어요
    2022-01-23
  • 그거 볼까 말까 매일 고민했는데 이번 기회로 한 번 봐야겠어요!!
    2022-01-23

쓰는 영화 2021-04-01 15:42:55

<그래비티>의 사운드 미학

영화 <그래비티>(2013)의 우주 비행사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은 우주 쓰레기 잔해 충돌로 인해 동료로부터 멀어진다. 우주에서의 고립은 무인도에서의 조난과 매우 다르다. <캐스트 어웨이>(2000)의 무인도 속 조난자에겐 소통의 대상이 있다. 살아 있지 않아도 괜찮다. 배구공에게 얼굴을 그려주고 ‘윌슨’이라는 이름을 붙여 소통하면 된다. 이상해 보이겠지만 적어도 그 조난자에게 배구공은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소중한 존재다. 세상과 분리된 채 경험하는 철저한 고립, 완벽한 배제는 개체의 삶을 파괴시킨다. 그래서 <그래비티>의 우주는 무서운 공간이다. 스톤이 떠다니는 공간은 배구공은커녕 그 어떤 것도 없는 황량한 무(無)의 상태다. 이때 스톤이 의지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몇몇 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스톤이 소리에 반응하는 몇몇 중요한 지점들이 있다.

 

홀로 남은 스톤이 모든 걸 포기하려는 때마다 등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동료 코왈스키(조지 클루니)의 목소리다. 우주 쓰레기 파편이 휩쓸고 지나간 뒤 혼자 남은 스톤이 좌절에 빠질 때 코왈스키의 목소리가 스톤을 붙잡는다. 프레임 중앙으로 멀어져 가는 스톤의 모습이 희미해질 때 즈음 지지직대는 소음과 함께 코왈스키의 목소리가 삽입된다. 코왈스키의 목소리, 이어서 그에 반응하는 스톤의 격양된 목소리는 깜깜한 우주 공간을 보며 희미하게 일렁이는 스톤을 찾으려는 관객이 그 순간 의지할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이고 명확한 음향 표지이다. 이때 피어나는 스톤의 안도감은 스크린을 넘어 관객에게 전이된다.

 

스톤이 연료가 바닥난 소유즈에서 우주 관제 센터와 교신을 시도하는 장면도 떠오른다. 이때 스톤은 교신에 성공하지만, 상대는 우주 센터가 아닌 지구의 이누이트 통신사 아닌강이다. 서로의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스톤과 아닌강은 소통에 실패한다. 하지만 스톤은 개 짖는 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서로 다른 문화권일지라도 이런 소리는 특징적인 표지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때 스톤과 아닌강은 불완전하면서도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특별한 소통을 경험한다. 영화를 보는 상당수의 관객이 아닌강의 언어보다는 스톤이 구사하는 영어에 익숙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관객은 스톤처럼 아닌강의 말을 이해할 수 없지만, 개 짖는 소리나 아기의 울음소리는 관객들도 역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이렇게 <그래비티>는 우주에 고립된 스톤과 지구 어딘가에서 그와 교신하는 아닌강 간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특별한 유대감을 사운드를 매개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다시 코왈스키의 목소리다. 코왈스키는 스톤을 다시 한번 구해낸다. 아닌강과의 교신 이후 산소를 줄여 죽으려 했던 스톤은 정신을 잃어가다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이후 제시되는 코왈스키의 환영과 스톤의 대화 신이 끝나는 지점은 스톤을 부르는 프레임 바깥에서 코왈스키의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이다. 극중 코왈스키의 목소리는 내재 공간에서뿐만 아니라 프레임 바깥에서의 외재적인 음향으로 자주 동원된다. 처음 스톤이 고립된 상황에서도 같은 내재 공간인 우주 속 어딘가에 있는 코왈스키의 목소리는 외재적 음향 표지로 등장해 스톤이 처한 고립된 상황을 강조하고 다음 플롯으로 넘어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스토리 공간 속의 인물이 내는 소리를 내재적/외재적으로 적절히 변주하는 방식은 관객이 스톤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서사적으로 중요한 지점을 강조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래비티>는 이처럼 사운드가 유발하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보인다.

 

평자와 대중들은 공통적으로 <그래비티>가 훌륭한 우주 체험 영화라고 말한다. 우주 공간을 그려낸 수많은 영화와 <그래비티>를 비교했을 때, <그래비티>만의 영상미, 시공간 묘사와 촬영 기법 등은 분명히 이 영화를 매력적인 우주 체험 영화로 가공한다. 이때 여기에 사운드가 빠져서는 안 된다. 내가 말하는 사운드는 삽입된 사운드트랙, 작곡된 스코어, 믹싱으로 첨가된 음향 효과, 녹음된 인물의 대사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코왈스키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트는 팝송이나, 고증이 완벽하게 된 효과음 등도 물론 중요하고 우주의 공간감을 살리는 특수한 스코어나 음향 효과 역시 영화를 지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이 영화의 사운드는 서사 전개의 스타일적 패턴이나 도구로 극을 이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사운드 미학은 거기서 더 나아간다. <그래비티>는 사운드만으로 관객이 인물과 시공간적 배경에 동화될 수 있도록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음향이 영화에 어떤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래비티>는 매력적인 사운드가 존재감을 뽐내는 영화다.

스크랩에 저장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