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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NELAB
    <우리, 둘> (약스포 有) 영화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오프닝 시퀀스는 기괴한 분위기를 띠며 시작부터 장르 영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재관람하면서 이 시작이 마치 감독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는 스릴러이며 소수자에 대한 영화라는 암시. 두 아이 중 한 아이가 사라지고, 다른 한 아이는 애타게 그 이름을 불러보지만 새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 두 사람의 과거일까? 20여 년이 훨씬 넘는 시간 전부터 둘은 서로를 알고 있던 걸까. 장소 곳곳의 풍경이 계속 인서트 되며 오프닝 시퀀스를 상기시킨다. 부딪히는 여러 난관 속에서도 니나와 매들린이 잊지 못하는, 두 사람에게 각인된 둘만의 추억의 장소다. - 이어서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다소 잔잔하게 보여주던 영화는 20년이 넘는 시간을 비밀리에 함께 보내온 둘의 관계를 매들린의 딸이 알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장르를 바꾼다. 특히나 매들린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그녀와 격리되다시피 된 후 펼쳐지는 니나의 불굴의 도전 과정은 상당한 서스펜스와 스릴을 안긴다. 이 영화는 노년의 여성을 주연으로 한 퀴어 로맨스 영화임과 동시에 명백한 스릴러 영화다. 소위 말로 '로맨스릴러'라고나 할까. 특히나 이 영화가 훌륭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그런 스릴러 장르를 유지하면서도 두 사람을 저지하는 세상을 매들린 딸과의 관계를 통해 은유한다는 점에 있다. 둘의 관계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가족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는 아이러니. 딸이 눈치를 채면서부터 두 사람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가슴 깊이 와닿도록 만드는 이 영화의 엔딩은 오프닝 만큼이나 인상적이다. "우리, 둘"만이 함께하는 장면. 왜 이 둘은 그 작은 방 안에서만 함께할 수 있는가.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영화의 엔딩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걸 잃어버린 것 같은 순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을 바라봐주는 연인과 함께, 그 추억과 둘만이 남았을 때. 당장 닥쳐오는 불안한 미래를 잠시 뒤로 하며 두 사람은 지금의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을 누린다. 아마도 "La ferra(Chariot)"를 들을 때마다 이 영화를 떠올리지 않을까. - n차에 걸쳐 이 영화를 곱씹어볼 예정!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기에 더 소중하다.☺ #우리둘 #deux #twoofus #필리포메네게티 #바바라수코바 #마틴슈발리에 #레아드루케 #7월28일대개봉 #프렌치필름프리미어시사회 * 본 콘텐츠는 'korgi_movie'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한 글입니다. 상단의 닉네임을 클릭하시면, 게시글 원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1-07-22
  • 또꼬
    맞아요 강릉 사투리 있어요ㅋㅋㅋ ~했드래요 하는 말투.. 영화 강릉은 안봤는데 한번 봐야겠어요 :)
    2022-01-15
  • yameth
    영화는 호불호가 있긴한데, 유오성님이 워낙 인간누아르셔서,,,ㅋ~
    2022-01-16
  • 영화광이
    강릉 사투리가있는줄은 몰랐어요! 오...
    2022-01-17
  • yameth
    강원도 사투리가 있어요! 그전에는 영화에서나 보고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엔 제대로 귀에 들리더라고요:)
    2022-01-18
  • 예짱
    유오성 배우님 보려고 봤다해도 과언이 아닌..! 사실 이 영화를 느와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어욬ㅋㅋㅋㅋ
    2022-01-18
  • yameth
    영화까지 누아르였다면 굉장한 수작이 되었을 듯해요.ㅋ~
    2022-01-18

영화리뷰, 영화추천 2021-04-01 21:08:27

<캐리> - ‘잘못된 믿음에 묶인 소녀의 비명’

캐리 (Carrie)

개봉일 : 1978.09.17 (한국 기준)

감독 :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 씨씨 스페이식, 에이미 어빙, 윌리엄 캇, 낸시 알렌, 존 트라볼타, 베티 버클리

 

‘잘못된 믿음에 묶인 소녀의 비명’

 

소름 끼치는 캐리다!” 영화 속 아이들은 캐리를 이렇게 부른다. 아이들의 시선이 꽂힐 때마다 두려움에 파르르 떨리는 소녀의 속눈썹이 무척 안타깝다. 어리고 나약한 소녀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을 겪으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캐리>는 종교에 관한 그릇된 믿음을 가진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캐리의 엄마 마가렛은 최초의 죄악은 성교다.”라고 외치며 딸의 모든 것을 제어하려고 한다. 그녀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조각상 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잘못된 믿음에 바친다.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한 캐리는 당연하게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이상한 믿음을 가진 집안의 아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다. 또래 아이들에겐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상들이 캐리에겐 공포와 고통이 되어 다가온다.

 

만일 상처 입은 약한 소녀에게 주체할 수 없는, 신과 같은 능력이 생긴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영화는 가장 나약하고 상처가 많은 인물인 캐리에게 모든 걸 다스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염력을 쥐여준다. 마음 약한 소녀는 당연하게도 그 힘으로 무언가를 지배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을 다시 붙일 수 없을 만큼 난도질을 해놓는다면? 그렇다면 소녀의 힘은 어느 방향을 향해 발휘될 것인가. 그 순간, 소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흐릿하게 보이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예측해보며 눈 밑이 따가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캐리 시놉시스

 

여고생 캐리는 병적일 정도로 독실한 신자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머니의 순결 강요로 항상 내성적이고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받고 박대받고 있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염력으로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 친구들로부터 심한 놀림을 받은 그녀에게 동정을 느낀 어느 한 친구가 그녀를 파티에 올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순결을 강요하는 어머니의 강한 반대를 무릎쓰고 멋진 남자와 함께 즐거운 파티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거기에는 또 다른 음모가 숨어있었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뿌연 연기 속에서 홀로 남아 샤워를 하고 있는 소녀, 캐리가 보인다. 갑작스러운 초경을 맞이한 소녀는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새빨간 피에 공포감을 느낀다. 여태껏 생리가 무엇인지, 여성의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같은 당연한 성교육조차 받지 못한 캐리는 동급생들의 어깨를 붙잡고 늘어진다. 어떤 것이 두려운지, 어떤 것이 무서운지 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도와달라고만 소리치고 있는 캐리의 모습이 너무도 나약하게 느껴진다.

 

“최초의 죄악은 성교다”

 

남편 없이 홀로 캐리를 키워온 엄마 화이트는 되바라진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모든 인류의 시작이라 불리는 아담과 이브조차 죄악을 저지른 것이라 칭하는 화이트는 자신의 딸이 죄악을 저지를 수 없도록 모든 걸 관리하려 한다. 그녀가 성교를 죄악이라 칭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종교에 대한 믿음과 캐리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의 영향인 걸로 보인다. 화이트는 화살을 잔뜩 맞은 예수상을 집안에 걸어둔다. 어딘가 음산하고 소름 끼치는 분위기가 감도는 집안. 캐리가 깬 거울에 예수상이 비친다.

 

 

캐리는 초경을 시작하면서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능력을 얻게 된다. 마음이 지닌 힘이자 기적이라 불리는 염력’. 그것은 마치 캐리를 불쌍히 여긴 신이 더 이상 세상에 휘둘리지 말라며 하사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동급생들은 모두 캐리를 괴롭힌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캐리를 무시한다. 그나마 캐리의 담임인 콜린스 선생님이 캐리를 위로해 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 콜린스 또한 캐리를 바라보며 위로를 전하는 게 아닌, 거울 속 자신을 향한 칭찬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일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 진심으로 캐리를 위하는 인물은 뿐이다. 수 또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캐리를 괴롭히거나, 그것을 묵인하던 인물이었지만 점점 더 심해지는 괴롭힘을 보며 캐리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수는 졸업파티를 포기하고 자신의 남자친구 토미를 통해 캐리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수 덕분에 토미와 함께 졸업파티에 가게 된 캐리는 태어나 처음으로 첫사랑의 설렘을 느껴본다. 화이트는 여전히 자신의 딸을 마녀라 칭하며 말리려 들지만 캐리의 능력 앞에 굴복하고 만다.

 

 

“드디어 내 기도를 들어주신 걸까?”

 

캐리는 별 장식이 반짝이는 졸업 파티장에서 꿈같은 밤을 보낸다. 괴롭힘을 당하고 소름 끼치는 존재로 취급받던 소녀가 가장 빛나는 여왕의 자리에 앉은 순간, 소녀는 처음으로 맑은 웃음을 지어본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복을 절대 두고 볼 수 없는, 욕망이 가득한 입을 가진 아이들은 캐리의 몸에 빨간 피를 붓는다. 진한 빨간색을 띠고 있는 피는 캐리의 잠들어있던 능력과 감정들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캐리는 졸업 파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집으로 돌아와 피를 씻어낸다. 화이트는 다시 여린 소녀로 돌아온 자신의 딸을 칼로 찌르고, 캐리는 그녀에게 반격한다. 화이트는 옷장 안에 걸려있던 예수상과 비슷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캐리의 집은 무너진다. 단단히 뭉쳐진 잘못된 믿음과 죄악이 한데 뒤섞여 무너지고 있다.

 

 

졸업파티가 있던 날 밤, 캐리를 포함해 그녀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죽게 된다. 동급생중 살아남은 사람은 뿐이었다. 진심으로 사죄하고, 하루만이라도 캐리가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유일한 사람. 어느덧 저주로 바뀌어버린 캐리의 능력이 휩쓸고 간 피바람 속에서 그나마 청렴했던 소녀 한 명만이 살아남게 된다. 하지만 반성하고 사과했다 하더라도 그전에 지었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는 캐리가 피 묻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붙잡던 순간이 반복되는 꿈을 꾼다. 그 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약한 소녀에게 쥐어진 초능력은 축복이었을까, 저주였을까? 그리고 이 능력이 축복이 될지 아님 저주가 될지,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누구였을까. 나약한 소녀가 홀로 해냈다기엔 너무도 큰, 피의 파장을 만들어낸 건 바로 그녀를 바라보던 따가운 시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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