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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NELAB
    2021년 7월 24일 관람작 피닉스(Phoenix), 2014 / 크리스티안 펫졸드 _ 1945년 여름, 아우슈비츠 생존자 넬리(니나 호스)는 얼굴을 심하게 다친 채로 고향에 돌아온다. 결국 성형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넬리는 회복의 시간을 지나, 과거 서로 사랑했던 남편 조니(로날드 제르필드)를 찾아 나선다. 마침내 다시 만난 조니.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내인 넬리가 죽었다고 믿고 있었고, 달라진 얼굴의 넬리를 알아보지 못한 채 뜻밖의 부탁을 한다. ✏️ 무너졌고, 그로 인해 남겨졌다. 하얀 붕대는 피로 물들었으나 눈은 여전히 섬광을 쫓을 수 있었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다행이라고, 이렇게 살아서 다행이라고, 빛으로 나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영화 <피닉스>는 무너져 내린 모든 것을 복원하려 애쓰는 자의 처절함을, 그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외면하려 애쓰는 자의 비겁함을 동시에 담아낸다. 거칠게 쌓인 잔해를 섣불리 들춰내지 않으면서도 상흔을 어루만지는 손길은 거두지 않는다. 한없이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그러나 강렬하고 단호하게, 외면과 위선이 낳은 비극을 말한다. 모두가 웃고 있는 한 장의 사진 속에서도 머리 위에 십자가가 그려지는 이는 따로 있다. 아무런 표식 없이 여전한 사람들은 사진 밖으로 걸어 나와 일상을 산다. 어쩐지 불공평한 이 세계에서, 넬리는 십자가를 머리 위에 이고 그들처럼 걸어 나와보려 애쓴다.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처럼, 사진 속에 우리가 웃고 있다면, 재 속에서도 다시 태어난 불사조처럼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 믿는 듯하다. 그렇게 ‘사랑을 말하며’ 날아오르려 해보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시들어간 여름날’에 그 날갯짓은 그저 애처로운 흔적으로 남고 만다. 이전의 나를 사랑해주던 그 사람과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진다면 나 역시도 이전과 같아질 거라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달라진 얼굴과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나 사이의 혼란. 분명 잊은 건 없는데, 잊을 수 없었는데,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나 가득하다. 지금의 내가 예전의 나를 연기하는 그 기묘한 가면극에서, 어떻게든 재건해보려던 관계는 그저 무너짐의 반복이라는 것을 깨달은 넬리는, 결국 ‘다 잃기’를 스스로 선택한다. 소매를 걷어 올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흔들리던 음이 균형을 찾을 때, 감은 눈과 찡그린 미간, 달라지는 공기,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순간 마주하지 못하는 눈빛. 남겨지기를 원했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남겨 놓고 희미하게 사라지지만, 무엇보다 선명히 각인될 최고의 엔딩. 어쩐지 다시 한번 빛을 향해 나아가는 그 선명한 순간엔, 영화의 처음과는 다르게 다행이라고, 너무나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 #피닉스 #크리스티안펫졸드 감독 #니나호스 #로날드제르필드 #니나쿤젠도르프 #아트나인 #mblue_피닉스 #mblue_movie_2021 *본 콘텐츠는 '_m.blue'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한 글입니다. 상단의 닉네임을 클릭하시면, 게시글 원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1-07-29
  • 레몬라임
    피닉스의 평이 좋네요!
    2021-07-29
  • 무비홀릭
    피닉스 당즈앙 보러갑니다
    2021-07-29
  • 인마이룸
    추천해주신 작품들 다 정말 힐링이죠ㅠㅠ 특히 인사이드 아웃은 최고입니다..
    2022-01-24
  • 살루
    썸네일에 선정된 사진만 봐도 힐링되는 거 같네요 ㅎㅎ 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라 더 공감이 됩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2022-01-27
  • 왔다뤼영화
    500일의 썸머 정말 재밌어요!
    2022-02-09

REVIEW 2021-04-06 17:02:03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 단독 영화로 보면 그럭저럭, 시리즈 영화로 보면 역대 최악

 

서론

 

악의 세력 '퍼스트 오더'에게 쫓기고 있는 '저항군'. 저항군은 현 상황을 역전시킬만한 존재인 루크 스카이워커를 불러오기 위해 레이를 보내게 되고, 핀과 로즈 티코는 저항군이 도망갈 시간을 벌기 위해 퍼스트 오더의 내부로 침투한다. 한편 포 대머론은 레아 오르가나와 함께 저항군을 이끌며 퍼스트 오더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선과 악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카일로 렌과 퍼스트 오더의 최고 지도자인 스노크에 의해 큰 위기를 겪게 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저항군에게 기회가 생기게 되고, 끝내 퍼스트 오더를 피해 생존하려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9번째 작품이다. 우선 재미있게 보기는 했다. 그러나 문제점들이 너무 많아서 함부로 추천하기에는 힘든 영화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STILLCUT

 

비주얼과 음악은 훌륭하다. 

 

 

우선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막장 수준으로 흘러가는 스토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답게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화려한 비주얼과 거장 존 윌리엄스의 음악 덕분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라스트 제다이'는 액션신이나, 광선검, 레이저 등의 표현이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볼거리는 매우 풍부한 편이다. 특히 '크레이트 행성' 전투 시퀀스는 붉은 소금이라는 특성과 공중전, 그리고 감독의 미장센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보는 내내 감탄이 흘러나온다. 거기다 도입부의 '드카르 철수작전'이나 저항군 함대 추격 시퀀스도 굉장히 화려하게 찍은 덕분에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까지 들어가 있으니 킬링타임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가치는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광선검 전투는 기대 이하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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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클리셰 비틀기

 

뭐 어쨌든 '라스트 제다이'라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클리셰 비틀기'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영화 자체에는 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클리셰를 자주적으로 비틀어, 관객들의 예상을 깨부수는 전개는 영화를 나름 흥미롭게 지켜보게 만드는 장치이긴 했다. 필자도 '어?'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었을 정도로 흥미를 전달해 주는 데에는 어지간히 성공했지만, 문제는 앞서 말했듯 '스타워즈' 시리즈에서는 치명적인 독으로 전락해버렸다. 왜냐하면 어떻게든 관객들의 예상을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시리즈의 설정과 후속편에서 쓸만한 요소들을 죄다 날려먹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스노크가 그렇다. 무려 퍼스트 오더의 지도자인 인물이고, 누가 봐도 최종 보스 급의 캐릭터이지만 겨우 중반부에서 자신의 제자에 의해 한방에 사망한다. 물론 충격적인 전개인 건 분명하지만 이 탓에 속편에서는 '팰퍼틴'을 부활시키는 무리수를 일으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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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를 박살내다.

 

하지만 위에 단점들을 싹 다 잊게 만들 정도로 커다란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세대교체를 한답시고 기존 캐릭터들과 설정을 마음대로 붕괴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이 문제를 다른 것들보다 더 세게 맞은 캐릭터가 바로 루크 스카이워커인데, 루크는 과거 오리지널 시리즈에선 굉장히 정의롭고 선량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 영화에선 정의롭고 선량한 모습은 중고장터에 팔어버렸는지, 시종일관 무시만 해대는 패인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은하계가 위험한 상황에서 결코 가만히 앉아 있을 캐릭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기고 뭐고 싹 다 무시하고 섬에 은둔해 있었다는 것 자체부터가 말이 안 되고, 다시 선의 길로 돌릴 수도 있을 기회가 충분히 남아있는 카일로 렌을 갑자기 죽이려 들질 않나, 초보자 레이의 공격에 놀라 엉덩방아를 찌질 않나, 마지막에 가서는 분신이나 조종하다가 기운이 빠져서 퇴장해 버리는 등 참혹하다는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루크라는 캐릭터를 박살 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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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리즈에 대한 예우 실종

 

이 밖에도 기존 캐릭터와 설정 파괴는 계속된다. 레아 오르가나는 대체 어떤 수련을 받았길래 우주에서까지 포스를 쓸 수 있게 되었는지, '하이퍼스페이스'가 전함들을 다 부셔낼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왜 이전 작품들에선 사용하지 않았는지, 6편에서 활약했던 기얼 아크바 장군의 사망을 제대로 묘사하지도 않고 대사로만 대충 때우는 등 기존 '스타워즈' 팬이라면 토악질이 나올 정도로 전작들에 대한 예우는 아예 없다시피 한다. 거기다 주인공 일행 또한 문제다. 레이는 전작에서 엄청나게 강한 캐릭터로 묘사가 되었었는데, 뭔가 특별한 혈통인가 싶었지만 결국 술주정뱅이의 딸에 불과했고 포스가 강력한 이유마저도 제대로 설명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핀과 로즈도 문제다. 애초에 이 두 캐릭터들의 행적은 오로지 전개 비틀기만을 위해서 존재할 뿐 아예 빼버려도 이야기 진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으며, 포는 활약조차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분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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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되는 메시지

 

하지만 놀랍게도 문제는 여기서 끝나질 않는다. 메시지 또한 문제다. 기본적으로 '라스트 제다이'의 메시지는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전달하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혈통으로 태어났지만 끝내 영웅이 된 레이, 포스는 없지만 의지의 힘으로 퍼스트 오더에게 맞선 핀과 로즈, 초반에는 실수투성이였지만 끝내 저항군의 버팀목이 된 포, 패배자로 살았던 루크가 다시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 심지어 노예 꼬마까지 포스를 사용하는 등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평범한 '너'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메시지가 영화와 맞지 않고 충돌한다. 그러니까 모순이 된다는 이야기인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레이는 그냥 운이 좋아서 포스가 좋은 것이고, 포와 로즈의 과감한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포는 분량조차 별로 없고, 루크는 캐릭터 자체가 박살이 났고, 꼬마 애는 포스만 있지 활약은 아예 없으니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때처럼 메시지 자체가 굉장히 모호하게 다가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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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단점들이 수도꼭지에서 물 나오듯 쏟아지지만,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 중에선 그나마 가장 재미있었고 단독 영화로서 즐기기엔 중간은 가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존 '스타워즈'의 팬들은 입에서 피가 나올 수준으로 문제가 심각한 영화니 만약 본다면 기대치는 낮추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평점: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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