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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2025-04-02 14:54:27

목적지가 없으니까 로드무비

ritto 연구원

출처.

 

아무 대책 없이 빨간 차를 사들인 주인공은 길을 나선다. 미국의 외곽 도로를 달리는 로드무비를 흉내라도 내는 듯, 주인공은 카우보이 모자를 덮어 썼다. 그러나 영화는 그가 기차역 주차장에서 새 차를 내보이면서 여자들을 꾀어내려 애쓰는 것을 보여 준다.

 

플롯은 단순하다. 한 소녀가 별 생각 없이 조수석에 타고, 두 사람은 역 앞에서 만난 남자를 목적지까지 태워 주는 친절을 베풀기로 한다. 여행하는 동안 그의 이야기가 밝혀지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그에게로 이동한다. 자신의 과오로 사랑을 잃고 갈 곳 없는 그를 돕기로 하면서 세 사람의 목적지는 계속 변한다. <행복의 노란 손수건>은 그렇게 영화의 제목, 진짜 주인공을 환히 드러낸다. 길을 가며 만난 불운, 그 불운을 몰아내는 것을 도와주는 아주 작은 선의를 통과해 그들은 여행한다. 영화는 해피엔딩을 향해 달리고, 한 뼘 자란 젊은 커플의 사랑은 그제야 새로 시작된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보여 주는 로드무비인 <행복의 노란 손수건>은, 신파에 기대지 않고 싶은 젊은 사랑과, 사랑을 돌보지 않은 대가를 치르고 난 중년을 한 차에 태우고 달린다. 관계에 서툰 남자를 설명하는 데에 강간이 사용되는 장면들처럼, 폭력에 다소 관대하기까지 한 이 20세기 영화는 자동차를 굴려 목적지로 향하면서 자아를 찾아 나설 시간과 여유가 없는 21세기 관객에게 이미 다 지난 세계에 대한 향수를 안겨 준다. 동시에 뜨겁지는 않아도 마침내 이루어지는 로맨스를 선물한다.

 

*본 리뷰는 하이스트레인저 씨네랩에서 초대받은 시사회 참석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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