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델리아 컵 탐정, 흑인 여성 탐정이고 위에서 말했듯 상당히 우아하다.
조류 관찰자? 탐색가?라서 탐조하는 것이 취미고, 수사 방식부터가 새들의 사냥 방식 혹은 생존방식에서 영감을 얻는다. 내가 추리물을 많이 안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보통 잘난 탐정이 서민들을 무시하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 퍼즐을 맞춰놓고 이것도 몰랐냐? 이 바보야? 하고 농락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탐정이 누누이 말한다.
"용의자는 없습니다. 흥미로운 사건 혹은 인물이 있을 뿐이죠."
그 말처럼, 탐정의 수사 방식은 한 사람 혹은 증거에 꽂히는 것이 아니다. 탐정은 최대한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은 사람과 만나며 그들의 진술을 기억한다. 설사 그들의 진술이 도대체 이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하는 것들도 많다. 예를 들면 피해자가 신중한 성격이어서 항상 문을 닫고 얘기를 했다든지, 대통령의 장모님이 술 중독이라든지, 그날 오기로 했던 가수가 안 왔다든지. 그러한 진술들을 자신의 노트에 차곡차곡 기록해둔다. 그들의 인상착의, 말하던 말투, 특기, 하다못해 방 안의 그림들까지.
팀장은 침착하고 그리고 우아하게 사람들을 심문한다. 탐정이 자주 쓰는 방식은 "침묵"인데 사람들 앞에서 침묵을 통해 그들이 찔려 하는 부분을 술술 불게 만든다. 반은 변명이고 반은 거짓말이지만 탐정은 그러한 거짓말 또한 차분히 들어주며 하나의 조각으로 삼는다.
맨 마지막에 가서야 처음에는 상관없어 보였던 모든 조각들이 모인다. 탐정은 그것을 천천히 맞춰나간다. 우리가 천 피스 퍼즐을 사서 바닥에 풀어놓으면 꼭 안 이어질 것 같은 퍼즐들이 난잡하게 되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조금 느리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정석적인 추리처럼 느껴졌다.
# 추리물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