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1-07-30 15:27:27
[7월 마지막 주 영화 한줄평] <갈매기>, <우리, 둘>
씨네랩 크리에이터가 말하는 한줄 리뷰
7월의 마지막 주를 맞아 씨네랩 크리에이터가 말하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갈매기>와 <우리, 둘>의 한줄 리뷰, 함께 만나볼까요?
1. <갈매기>
* 조금 더 자세한 리뷰를 보고 싶다면?
RABBITGUMI님 리뷰 - http://www.cinelab.co.kr/youtube.html?y_id=323
우두미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22
고태호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14
영직남님 리뷰 - http://www.cinelab.co.kr/youtube.html?y_id=321
드플레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30
공상가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39
코댕이님 리뷰 - http://www.cinelab.co.kr/sns.html?in_id=509
* 낯설지만 신선한, 다큐멘터리 같은 날 것의 힘이 느껴지는 웰메이드 독립영화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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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 둘>
* 조금 더 자세한 리뷰를 보고 싶다면?
rewr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46
popofilm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49
드플레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48
이정원님 리뷰 - https://cinelab.co.kr/insight_sub_details.html?i_id=1042
* 그 어떤 로맨스보다 몽환적인, 독창적이면서도 독특한 활력을 지닌 레즈비언 로맨스 <우리,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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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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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어느 선생님의 이상한 가르침에 대한 영화!
시놉시스
명문 사립학교 텔런트 캠퍼스에 학부모회의 동의에 데려온 영양 선생님 노백은 학생들에게 먹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식사 교육을 가르친다. 먼저 의식적인 식사로 음식을 잘게 자르고 숨을 크게 쉬고 먹는 것인데 처음에는 학생들이 이런 방법이 과학적으로 증거가 있는지를 의심한다. 한편 그런 노백의 가르침에 의심을 품는 학생들도 적지 않는데...
먼저 노백은 먹지 않는 게 이 사회에 크게 도움이 됨으로써 식품 산업의 폐해와 사회적인 불평등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그런 노백의 가르침에 의심을 품다가 점점 함께 따라 하게 된다. 또한 모노 다이어트라는 한 가지 음식(야채)만 먹으면서 다른 음식들은 먹지 않는 방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이런 노백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학생들도 발견된다. 헬렌이 그 예인데 처음부터 의식적인 식사라는 방법을 거부하고 모임에서 나갔다. 헬렌 말고도 몇몇의 학생들도 나가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어떻게 노백 선생님에 가르침에 동의하게 되었는가?>
벤 베네딕트는 처음에 노백이 이끄는 모임에 참가한 것은 단순히 학점을 잘 따기 위한 목적이었고 자신은 노백의 가르침에도 과자를 먹거나 음식을 많이 먹는 행동을 한다.
전액 장학금을 신청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었으나 엄마가 싱글맘이라는 약점으로 인해 노백에게 넘어간다. 그러고는 의식적인 식사를 하면서 금식 공동체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프레드는 남자지만 여성적이며 하얀 피부와 팔 다리가 긴 학생이다. 무용에 재능이 있고 무용수가 되는 게 꿈이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어 인슐린을 맞아야 하고 고향이 아프리카에 있는 가나이기 때문에 부모와 따로 떨어져 살고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프레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사람은 노백이라는 걸 알게 되고 그녀와도 사적 만남을 이어간다. 제일 먼저 노백과 사랑을 한 학생이며 의식적인 식사를 거부하지 않은 학생이기도 하다.
엘사는 폭식증이 있지만 피아노에 재능이 있으며 집에 하녀를 두고 살 정도로 부잣집 딸이다. 엘사도 처음에는 의식적인 식사를 하다가 자신도 점점 노백처럼 되가는 걸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부모는 엘사의 그런 모습을 내키지 않는다.
라그나는 트램펄린 선수가 되기 위해 부모가 차려주는 비건 식사를 하는 여학생인데 몸무게가 가벼워야 해서 그런지 노백의 가르침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학부모회는 자신들이 데려온 노백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 왜냐하면 먹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방법에 과학적인 근거가 없을뿐더러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노백이 하는 의식적인 식사 방법 때문에 학생들은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조종 당해서 저항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따라 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메세지는?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이 인트로 영상에서 말하길 이 영화는 조종에 관한 영화라고 한다.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히거나 자신이 믿는 것이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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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력 미친 사극 영화 추천 '사도' 후기
사도
15.09.16 개봉
드라마, 12세 관람가
한국 ,125분
감독: 이준익
출연: 유아인, 송강호 등
실화, 심지어 역사를 다룬 일인 만큼 리뷰를 쓰는 것도 쉽지 않네요
부끄럽지만 저는 역사에 무지하고 관심이 없었거든요
연모, 백일의 낭군님을 제외하고는
사극 드라마 영화를 본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저를 사극의 세계로 이끈 '사도'!
도전했다 하차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었는데
참고 보길 잘한 것 같아요
역사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한 계기를 만들어 준 영화입니다
영화 '사도'는 '임오화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임오화변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영조가 자신의 아들 사도세자를 서인(평민)으로 폐위시킨 뒤
뒤주에 8일간 가두고 굶겨 죽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파국을 맞이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왕위를 대한 영조와 사도세자의 태도 차이 때문입니다
영조는 당쟁 속에서 간신히 왕이 되었기 때문에
세력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던 반면
세자는 눈앞의 개혁해야할 문제들을 따지기 바빴습니다
세력 갈등은 겪어 본 적도 관심도 없는 사도세자였기에
둘의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던 시기 갈등이 더욱 깊어졌겠죠
게다가 세자는 공부보다 그림, 소설, 무예를 더 즐겼습니다
어릴 때부터 왕위를 물려주기 위해
누구보다 세자에게 힘을 기울였던 아빠 영조로서는
이를 납득하기 힘들었던 거죠
그래서 "나를 자식으로 생각했소!"라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걸 요즘 말로 하면 극성부모라고 하려나요
실제 영조는 감정 기복이 심해서
웃으며 대화하다가도 세자에게 돌연 화를 내는 일이 잦았고
이로 인해 세자가 20대가 된 후에는
옷 입기를 꺼리거나 특정 옷감을 거부하는 의대증이 생겼다고 해요
의복을 갖춰 입으면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죠
영화는 병렬적 구조,
즉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8일간의 시간과
그렇게 되기까지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를
두 개의 에피소드를 교차하며 보여 줍니다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 있지만
대중문화인 영화이기에 관객을 끌어모으는 것도 물론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 있어서 구성을 잘 선택했다고 봅니다
세자가 태어났을 때부터 죽는 날까지
직렬적 구조로 진행했다면 사실 지루했을지도 몰라요
근데 처음부터 뒤주에 갇히는 사도세자를 보여 주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궁금하게 만든 후
엔딩 부분에선 눈물이 나오게 만들거든요
사실 눈물이 나오게 만든 건
유아인 님의 열연 덕이 아닐까 싶지만요
이렇게까지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정말 몰랐습니다...
혹 아직 '사도'를 보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정말 꼭 보시길 강추합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사도'는 픽션이 거의 없이 역사를 많이 반영한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한 바 있다네요~
*스토리: 5/5점
*연출: 5/5점
*영상미: 5/5점
*OST: 1/5점
*연기: 5/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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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고한 수많은 이름 모를 '안중근'의 역사는 아직도 살아 움직인다
▷영화 : 하얼빈(HARBIN), 2024
▷평점 : ★★★☆
▷한줄평 : 어둠 속에 불을 밝힌 수많은 ‘안중근’의 역사는 다시 훨훨 타오르고 있다
영화 <하얼빈>은 '영웅' 안중근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고뇌에 찬 '인간' 안중근과 그와 함께 목숨을 바친 동료 독립군에 대해 서사한다.
왜 그는 그토록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려고 목숨을 건 투사가 되었던 것일까?
어쩌면 안중근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당시 수많은 이름 모를 또 다른 ‘안중근’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웅주의를 배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름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또 한 명의 ‘안중근’ 아니던가.
매서운 겨울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광활한 두만강을 홀로 건너는 안중근, 그는 ’길을 잃었다’고 말한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일본군을 만국공법에 따라 동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풀어 주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그 일본군의 역습에 독립군은 궤멸되고 안중근은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여기서 그의 깊은 고뇌는 시작된다.
영화 <하얼빈> 스틸컷
“길을 잃었습니다. 나의 믿음으로 인해 많은 동지들이 희생되었으니 더는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죽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깨달았습니다. 내 목숨은 죽은 동지들의 것이라는 것을.
나는 죽은 동지들의 목숨을 대신하여 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알았습니다.” 안중근(현빈)/하얼빈
1년이 지난 1909년 블라디보스토크,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와 협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독립군들은 하나둘씩 안가로 모여든다.
자신을 의심의 눈초리로 경계하는 독립군 동료들 앞에 안중근은 약지를 잘라 자신의 결기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창섭(이동욱),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공부인(전여빈), 최재형(유재명) 등의 독립군들은 ‘늙은 늑대’를 처단하기 위해 힘을 보탠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생각일 수가 없다. 굳은 신념으로 갖는 난관을 극복하고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을 하는 이도 있지만,
밀정으로 배신하는 동료가 있기도 하고, 지지부진하기만 한 독립운동을 포기하고 마적단 두목이 된 사람도 있다.
“김형, 독립이 되겠소?” 우덕순(박정민)
“일본의 역사로 남으면 아무도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거요.” 김상현(조우진)
그 이후 영화는 하얼빈에서의 거사를 완성하기까지 7일간 벌어지는 여정을 속도감 있게 보여준다. 밀정을 이용해 턱밑까지 추격해 오는 일본군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독립군의 치열한 수 싸움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그 과정에서 말을 타고 광활한 만주 벌판을 달리는 장면, 작은 창에 드리우는 빛에 의존하여 골방에 모여 거사를 논의하는 장면, 폭약을 실은 마차를 방패 삼아 일본군과 총격 다툼을 하는 장면, 하얼빈역을 향해 달리는 기차 안에서의 긴장감 흐르는 추격 장면 등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비장감과 영상미를 스크린에 꽉 채워 보여준다.
영화 <하얼빈> 스틸컷
드디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는 하얼빈의 거사에서 영화는 정점에 이른다. 그러나, 예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대사나 장치를 동원하지 않는다.
마지막 안중근의 독백을 폭발시키기 위해 극도로 감정 노출을 자제하는 듯하다. 그러기에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가슴에 꽂혀 날아든다.
어둠은 짙어오고 바람은 세차게 불어올 것이다.
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우리는 불을 들고
함께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 앞에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절대 멈춰서는 아니된다.
금년에 못 이루면 내년에 다시 도전하고
내년, 내후년, 10년 ,100년까지 가서라도
반드시 대한국의 독립권을 회복한 다음에라야
그만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기어이 앞에 나가고,
뒤에 나가고, 급히 나가고, 더디 나가고,
미리 준비하고 뒷일도 준비하고 모든 것을 준비하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까지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가야 한다.
불을 들고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안중근(현빈)/하얼빈
그렇게 영화 <하얼빈>은 오늘의 '안중근'을 소환해내고 있다.
어떤 역사가는 1945년 우리나라의 독립은 미완이라고 말한다. 처단되지 않은 친일파가 그렇고,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그러하다.
그리고, 2025년 암울한 오늘의 현실이 더욱 그러하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을 우리는 마주하고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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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혁명’과 공공재의 우화
이 ‘조용하고’ 따뜻한 로맨스 혹은 우화에서 곤돌라는 사랑의 장소이자 우정의 장소, 연대의 장소, 전유의 장소, 연결의 장소다. 영화에는 대사가 없다. 그래서 자막도 없다. 우리는 외화를 보고 있지만, 시선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 자유로움의 틈새로 동화 같은 어느 유럽 시골 마을의 풍경이 들어온다. 아니, 곤돌라를 타고 스크린에서 관객에게로 도달한다.
이바는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곤돌라의 새로운 승무원으로 일한다. 곤돌라에서 일한다는 건, 마을의 모든 연결망의 중심에 선다는 의미다. 곤돌라가 없다면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교류는 없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는 관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이 조의를 표할 수 있는 건, 곤돌라가 가능케 한 위와 아래의 연결 덕분이다.
이바가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거나 올라갈 때, 가운데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승무원 니노다. 두 사람이 곤돌라의 승무원으로 일하는 한, 이 마주침은 강제된 것이다. 피할 길이 없다. 몇 번의 수줍은 혹은 어색한 교차 이후 두 사람은 이 무료한 반복을 조금씩 다르게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체스를 둔다. 체스판은 곤돌라의 위쪽 정류장에 있다. 곤돌라가 한 바퀴 돌아야 이바와 니노가 말을 움직일 수 있으므로, 체스 게임은 한없이 길어진다. 두 사람의 체스를 매개로 연결된 시간도 그만큼 길어진다. 체스를 하며 두 사람은 무료하기만 한 곤돌라에서 다음 수를, 서로의 얼굴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곤돌라의 ‘강제된’ 마주침이 설렘으로 변한다.
곤돌라에는 아이들이 탄다. 농부와 마을 주민이 탄다. 가축과 와인도 실어 나른다. 이 다채로운 승객들은 이바와 니노가 맺은 관계성을 더욱 확장한다. 차가운 기계일 뿐이던 곤돌라가 인간의 온기를 품는다.
이 변화가 싫은 사람도 있다. 곤돌라를 운영하는 남자는 곤돌라의 목적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에게 곤돌라는 이윤을 안겨주는 생산수단이어야만 한다. 돈을 낼 수 없는 사람은 당연히 승차가 거부된다. 사장은 이바와 니노가 곤돌라로 온 마을을 연결하는 게 불만이다. 그래서 체스판을 발로 차버린다. 또 하나의 불만이 있다. 사장은 이바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한다. 그래서 날로 친밀해져가는 두 사람과 마을 사람들이 더 눈꼴사납다. 이바와 니노의 곤돌라는 이윤 축적과 이성애 욕망 충족의 두 영역 모두에서 곤돌라의 ‘소유주’를 배반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바와 니노의 관계는 점점 깊어진다.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 반복되는 일상에 차이를 기입하고, 서로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사소한 행동들에서 깊은 친밀감이 피어난다. 니노가 남몰래 항공사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위기를 맞기도 한다. 이바가 배신감을 느끼는 이유는 니노의 비밀이 두 사람이 곤돌라에서 차근히 형성한 친밀한 관계의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곤돌라의 반복되는 회전 속에서 만들어온 두 사람의 관계성은 그새 위기를 넘길 만큼 충분히 단단해져 있었다. 서로를 향한 분명한 마음을 확인한 이바와 니노는 사장에게서 곤돌라를 탈취, 전유해 이를 오롯이 두 사람을 위한 것, 나아가 온 마을을 위한 공공재로 바꿀 계획을 꾸민다. 두 사람을 비롯한 온 마을 사람이 함께한 이 작전에서, 마침내 이바와 니노의 친밀성은 결실을 이루고 곤돌라는 자본주의적 용도를 박탈당한 채 공공의 것이 된다. 〈곤돌라〉는 기계의 차가운 속성에 다채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곁들인다. 그리하여 의미 없는 반복에 지친 사람들에게 일상의 공허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혁명의 따뜻함을 품은 산뜻한 공공재의 우화로 거듭난다. ‘따뜻한 혁명’이라는 형용모순은, 적어도 이 영화에서만큼은 현실성을 잃지 않는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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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스름한 운명의 결박을 뒤흔드는 관능과 냉소의 퀘스트
※영화 〈그린 나이트〉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한번 해 보자. 소위 명망가의 집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으레 가족 중에는 속을 썩이는 아픈 손가락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다들 명석하고 현명해 가업을 이을 인재가 넘쳐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들이 하는 대로 당장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하는 인물로 커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천덕꾸러기 역할을 하는 사고뭉치가 없으란 법은 없다. 자식이 그런 역할일 때 부모는, 밖에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대충은 짐작이 가나 굳이 대답을 듣기도 싫고, 딱히 뭐가 되어야겠다는 목표도 없어 보이는 저 아이를 어떻게 교화시킬지 고민이 많아진다. 그럴 때 몇 년이라도 더 살아 본 이웃과 주변인들은 자식을 키워 본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기회가 찾아오듯 지금은 답답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고 제 구실을 할 것이라 위로한다. 하지만 그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기 위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를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걸 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아마, 거대한 녹색의 형체에 도끼를 들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지는 않을까.
왜 기사가 되고 싶은가?
영화가 켜켜이 쌓은 은유와 상징은 여러 갈래로 해석할 통로를 만들어준다. 문학의 뿌리이자 시초를 선택해 새로운 변형을 가한 데이빗 로워리는 전환기의 문제작을 선택해 낯설지 않고도 예측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중세를 지탱하는 정신이었던 기사도는 접근할 수 없는 흠모의 대상인 귀부인을 향해 미혼의 기사가 펼치는 거세된 욕망의 궁정식 사랑으로 유지된다. 중세 귀족 중심의 남성연대를 유지하는 기능을 했던 이 논리에 따르면 기사는 꿈에도 넘볼 수 없는 성주의 ‘소유물’인 귀부인에게 플라토닉 사랑을 표출한다. 조금이라도 성적 욕망을 드러낸다면 궁정식 사랑의 가치와 논리는 파괴된다. 여성은 욕망을 표출하는 대신 기사의 임무를 부여하는 대상으로만, 마치 게임 속 퀘스트를 전달하는 NPC로 존재한다. 당대의 기사는 원하는 목표인 전설과 명예를 차지하여 자기 정체성을 획득하는 여정의 복잡성을 귀부인이라는 도구적 존재로 스스로 만들어낸다. 외부적 상황에 따라 애초에 불가능한 귀부인과의 감정적 욕망은 시작도 하기 전에 미리 장벽을 세워놓는 셈이다. 실패가 예고된 관계인 가질 수 없는 여성의 사랑은 그 자체로 남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충분하다. 그러나 〈그린 나이트〉의 원전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는 이러한 전통적 공식에서 벗어나 있다.
양난 이후 조선을 지탱하던 사대부 정신이나 봉건제 같은 가치관에는 근원적 동요가 일어난다. 문학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진다. 평민과 여성의 각성으로 사회비판과 현실주의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산문 문학이 발전하여 새로운 사조가 들어선다. 국가적 혼돈은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며 전복의 계기를 마련한다. 14세기 말 유럽, 인간의 탐욕은 총포를 만들었고 백년전쟁은 전 영토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그뿐인가. 유럽 전역을 휩쓴 흑사병은 무자비한 속도로 인명을 앗아갔다. 환란의 시기에 사회를 지탱하던 봉건제와 교회는 힘을 잃는다. 기사도 정신이나 궁정의 예법은 여전히 존재했으나 예전 같은 강경함은 사라진다. 이후 기사의 도덕적 권위가 하락함과 동시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문화예술도 예외는 없다. 14세기 말 쓰인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는 과거 아서왕 전설의 연장선상에서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분명 서사의 진행은 기존의 문법인 궁정식 사랑과 기사의 영웅 서사를 따라간다. 그러나 본론으로 들어가면 인물의 태도와 분위기에서 확연한 변화가 엿보인다. 용기와 신의를 중시하던 원탁의 기사들은 녹색 기사의 게임 제안에 주저하고 서로 미룬다. 가웨인 역시 기사도의 덕목이라는 충성과 용맹, 겸허와 거리가 멀다.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주인공이었다면 기사의 게임 이후 일 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을 때 철저한 자기 계발과 조력자의 훈련이 동반되었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이미 준비된 영웅이었다면 그런 과정은 필요하지도 않았을 터. 하지만 가웨인의 일 년은 별 언급도 없이 생략되어있다. 그렇다고 그가 기사로서 완벽한 인물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얼떨결에 거대한 여정에 차출된 것처럼 떠나는 데다가 손쉽게 욕망에 휘둘린다. 이렇게 중세의 기사들이 유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여성 인물들의 태도는 과감하고 적극적이다.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으로 상황을 이해하며 능숙한 계략을 선보이기도 한다. 모르간 르 페이는 가웨인의 전 여정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주동자이며, 레이디는 자신의 욕망을 서슴지 않고 드러내는 시선의 주체가 된다. 가웨인과 레이디의 뒤집힌 구도는 새로운 해방의 지점을 부여하며 관습을 거부하는 시대적 변화를 나타낸다. 남성 중심의 봉건 사회를 꼬집고 비판하는 수백 년 전 작품의 길을 2021년의 영화는 성실히 따라가면서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색깔을 마음껏 드러낸다.
데이빗 로워리가 펼쳐낸 가웨인(데브 파텔)의 여정은 오늘날 젊은 세대의 불안과 역경을 담아낸다. 아직 기사 작위가 없는 젊은 가웨인은 다른 기사들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당당히 내세울 멋진 전설 하나쯤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 아서 왕(숀 해리스)의 이복남매인 모르간(새리타 커드허리)의 아들로 태어나 원탁의 중심에 앉을 수 있는 혜택과 기회를 지닌 ‘은수저’지만 딱히 내놓을 에피소드는 마땅치 않다. 크리스마스에 모두 모인 자리에서 삼촌 아서 왕은 굳이 그를 옆자리에 부른 뒤 장광설을 펼친다. 기사들이 겪은 무용담을 즐기는 아서 왕과 기네비어 왕비(케이트 디키)는 가웨인에게 너도 저런 모험담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를 은근히 압박한다. 명절마다 만나는 친척들의 달갑지 않은 질문 세례와 긴 조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때마침 불청객인 녹색 기사(랠프 아이네슨)가 찾아와 ‘목 자르기 게임’을 제안하고, 가웨인은 떠밀리듯 플레이어가 되어 그의 머리를 자르지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 녹색 기사는 일 년 후 등가교환에 따라 ‘목을 잘리러 오라’는 통보를 한 뒤 방을 나선다. 준비도 안 된 가웨인의 갑작스러운 여정은 가족의 품에서 벗어나 낯선 사회에 발을 내디뎌야 하는 청년들의 고민과 불안을 내포한다. 기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모험은 삶의 첫 시련에 던져진 미숙한 인간이 어떻게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가를 보여준다.
기사가 스스로 차단한 욕망의 허들은 기존의 궁정식 사랑을 변용한 장르에서 종종 귀부인과 위험한 관계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대상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킨다.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 남성의 페티시즘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여성을 이용하는 방식은 현대의 누아르와 로맨스로 구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웨인과 에셀/레이디(알리시아 비칸데르)의 관계에서 기사의 거세된 남성성은 여성의 욕망과 결합해 전복된 구도를 만든다. 사랑에 소극적이며 선택을 주저하는 가웨인에 비해 에셀은 자신의 감정과 소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나약한 남성이 홀로 유혹의 시험을 치르는 동안 카메라는 집요하게 그를 훑으며 욕망을 표출한다. 이 과정에서 가웨인을 향한 성적인 긴장은 레이디의 유혹에서 절정에 이른다. 우리는 원작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카메라가 모르간의 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웨인을 향한 성적인 함의가 농밀한 이 작품에 모르간의 존재는 곳곳에 드러난다. 영화 초반 녹색 기사의 행동과 교차하는 모르간의 의식은 모종의 계획을 암시한다. 처음 기사가 찾아왔을 때 아서 왕은 멀린을 쳐다본다. 잠깐의 붉은빛이 그에게 비춰오고, 왕을 향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왕의 마법사조차도 당해 낼 수 없는 힘, 혹은 이 아이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안 모종의 거래가 의심되기도 하는 이 장면의 질문들 속 변하지 않는 사실은 모르간의 존재감이다. 버틸락의 성에서 가웨인 눈에만 보이는 것처럼 보이는 눈먼 할머니와 눈을 가린 모르간, 그리고 한밤중 녹색 기사의 얼굴에 비치는 여러 얼굴 속 모르간처럼. 그렇다면 이 여정은 독립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한량 아들 가웨인을 험준한 사회로 내보내는 어머니 모르간의 시험이다. 스캐빈저와 성 윈프레드, 버틸락과 레이디의 내기 모두 모르간의 큰 그림 안에 포함된다. 원전에도 나오는 인형극의 인형처럼 가웨인의 모험은 퍼펫 마스터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
가웨인은 왜 길을 떠났나?
혈육의 갱생 프로젝트치고는 상당히 과격한 여정을 가웨인은 왜 떠나야 했을까. 죽음을 담보로 한 게임에 머나먼 녹색 성당까지 가는 머나먼 길에는 매 순간 목숨이 위태롭다. 그뿐인가. 이해할 수 없는 마법과 말하는 여우, 귀신과 거인, 중세와 어울리지 않는 사진 기법까지 등장하는 이 혼돈의 세계는 문명과 대비되는, 태초의 인간에게 익숙했던 녹색의 자연을 상징한다. 인간은 문명을 만들어 자연을 지배하려 했지만, 숭고한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은 남아있었다. 동물성을 억압한 인간의 본성은 불확실과 혼돈을 넘나드는 설정으로 영화 전반을 지배한다. 특히 ‘교환’의 상징이 어긋나는 지점은 흥미로운데, 영화 속 어디에도 ‘공정하고 평등한’ 규칙은 없다는 점이 그러하다. 크리스마스 아침의 게임부터 그러했다. 상대인 녹색 기사는 목을 날려도 일어나는 미지의 존재지만, 우리의 불쌍한 가웨인은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 확실하다. 처음부터 불평등한 위치에서 일어나는 관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캐빈저(배리 케오간)에게 길을 물어보는 대가로 동전을 쥐여주면 우리는 서로의 거래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캐빈저가 알려 준 실제 성당의 위치도 거짓인 데다 가웨인이 지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거래는 끝난다. 영주 버틸락(조엘 에저튼)과 레이디 사이의 ‘획득물 교환 게임’에서도 가웨인은 버틸락에게 레이디와의 관계 그대로를 돌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대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윈프레드(에린 켈리먼)과의 거래도 일대일로 연결 짓기에 뭔가 석연치 않다. 이렇게 모험 내내 계속되는 비합리적인 교환의 연속은 영화에서 재신화화된 자연이 가진 혼돈과 대립, 거기에 나약한 인간을 대하는 냉정함마저 보여준다.
여기에 어머니라는 상징이 가진 자애로움마저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 가웨인의 방을 찾은 레이디는 그를 유혹하고, 이후 유사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 이후 어머니가 짜 준 녹색 띠에 아들의 정액이 흩뿌려지는 장면의 결합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모든 과정이 어머니인 모르간의 의도와 설계에 의한 것이라면 관음의 시선인 카메라는 모르간의 것으로도 읽힌다. 거기에 레이디 역시 모르간의 휘하에 움직이는 존재라고 인지한다면 대상과 감시자 이상의 사회적 금기의 코드로 해석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법으로써 금지한 고대 시대 부족 내의 최초의 터부로 근친상간을 꼽았다. 특히 어머니와 아들의 근친상간은 태곳적 금기와 훈육의 산물로서 만들어낸 인위적 죄의식으로, 상징적 아버지에 의해 경계된 사랑의 범위이다. 다만 영화와 이론을 관통하는 이 도식화된 관계의 원천이 서양 중심의 문화적 코드라는 점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는 아버지는 의도적으로 존재를 소거한 문명과 제도라면, 영화는 남성-문명에 칼을 겨누는 여성-자연이라는 거대한 세계에 들어선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영화에 나오는 중심인물로 아시아인이라는 점은 동양과 신비로운 마법을 연결 짓는 오리엔탈리즘이면서 동시에 영화 속 유색인종인 가웨인이 유럽-백인 사회의 엘리트 중심 원에서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으로도 보인다.
그렇다면 모르간이 짜 놓은 거대한 계획의 마무리는 아들이자 한 청년의 고난 끝에 찾아오는 값진 성장이라는 해피엔딩일까. 감독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영화 전반을 감싸는 비관적이며 냉소적인 시선은 몽환적인 사건들이 계속되며 한 청년의 불안에서 인간 전체의 죽음과 삶의 불안으로 이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부터 그 냉소적 기운은 이미 드러난다. 첫 장면에서 우리는 저 멀리 집안에서 창문 밖으로 커지는 불길이 보인다. 가축들이 뛰어노는 아래는 평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벽에 기대 누워있는-아마도 모종의 이유로 의식을 잃어 보이는- 사람과 덩그러니 서 있는 말이 있다. 이후 담 밖에서 남자와 여자가 들어서고 여자는 말을 타고 남자는 칼을 빼 든다. 무기를 집어 들고 바삐 움직이는 두 사람을 통해 어떠한 일이 일어났음을 예측해 볼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영화는 끝내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이는 영화의 전체 내용을 집약하면서도 결말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오프닝 시퀀스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은 폭력과 욕망, 그리고 혼란이다.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는 예수가 태어난 날, 축복이 가득해야 할 크리스마스에 우리가 처음 봐야 할 것은 그렇게 성스럽지는 않고, 축복도 없는 인간의 실태이다. 그렇다면 이 모두를 바라보는 모르간, 그린 나이트, 그리고 그 모두를 아우르는 ‘자연’이라는 존재는 어떻게 이 세상을 바라볼까. 아마 저 별 볼 일 없는 인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탐욕과 파괴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웨인은 게임에서 살아남았을까?
크리스마스에 마을은 불타고, 범죄는 소리 없이 일어난다. 그런 세상에서 가웨인은 원탁 앞에서 모험담을 당당히 자랑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우리는 가웨인이 세 번 죽는 장면을 바라본다. 첫 번째는 여정을 떠나기 전 인형극에서, 두 번째는 스캐빈저 일당에게 묶여 백골이 된 채로, 마지막은 게임을 포기한 채 어머니가 준 녹색 허리띠를 평생 차며 죽음을 피하다 종말의 순간 스스로 허리띠를 풀어내는 때이다. 사실 영화 혹은 녹색 기사로 현현된 자연은 가웨인을 처음부터 살려둘 생각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이미 그의 죽음을 겨울이 오기 전부터 보았고, 시작조차 하기 전에 백골이 되어 끝나는 가웨인의 운명도 바라보았다. 영화는 어디로 기준을 잡는가에 따라 이후 벌어질 모든 서사가 실은 일어나지 않은 환상이라는 허무 의식을 심어놓는다. 그게 숲에 들어가기 전이든, 용기 없이 도망간 후든 말이다.
가웨인은 게임에서 살아남아 기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사실 잘못되었다. 가웨인은 애초에 기사가 될 수 없다. 그는 여정을 시작하자마자 스캐빈저에 모든 것을 빼앗긴다. 윈프레드의 요청에 보상만을 바랐고, 환상 같은 거인에게 겁을 먹고, 녹색 기사와의 리벤지 게임에도 수차례 움찔거리며 몸을 사린다. 그는 교환의 논리에만 매몰되었고, 용기라고는 없으며, 성적 욕망을 이기지 못한다. 최소한 침대 위에서 레이디에게 굴복당한 이 장면을 기점으로도 전통적인 기준의 기사로서 가웨인은 실격이다. 그리하여 모험을 이겨내 기사가 되어 명예를 얻는다는 가부장적 남성성의 신화는 갈기갈기 찢긴다. 용기는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가웨인의 도덕적 실패는, 남성연대 안에서만 통용될 모험담의 허상만 남아 인간-남성 사회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어머니와 세 여자 형제의 손에 의해 정성껏 만들어진, 여성의 헌신과 노력은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는 이에게는 부적이나 전리품일 뿐이다. 마지막에 그 의미를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뒤다.
거기에 세상을 구원하러 온 예수와 가웨인이 오버랩되며 더 깊은 주제로 확장된다. 첫 시퀀스로 다시 돌아가, 천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카메라는 잠에 빠진 가웨인을 보여준다. 그리고는 냅다 물벼락을 맞는 그의 앞에 에셀은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이 태어나셨어요.” 막 잉태되어 흠뻑 젖은 인간을 연상케 하는 이 모습과 에셀의 말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영화에 처음 등장한 가웨인의 모습을 겹쳐놓는다. 여러 고난을 거쳐 인간에서 신이 된 예수의 삶을 떠올릴 수 있다. 그의 연인인 에셀/레이디는 공교롭게도 한 배우가 연기한 1인 2역이다. 사창가의 창녀와 우아한 귀부인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연상하게 한다. 여성성의 이중구조를 투영해 남성의 페티시즘을 충족하는 존재로 취급되어 있지만 그의 진면모는 누구보다 현명하다. 에셀/레이디는 유혹과 회유를 거듭하고 질문과 정답을 말한다. 사랑에 용기 있게 대처하고, 자신의 명예를 지키며, 인간 앞의 거대한 자연을 향해 언제나 겸허하여지라는 메시지를 줄곧 던진다. 그러나 가웨인은 그 어떤 말도 대답하거나 수긍하지 않는다. 영화는 모르간과 에셀/레이디, 그리고 녹색 기사로 자연과 여성성, 즉 인간 문명과 신화에 객체로 존재했던 대상들을 앞으로 끌어낸다. 이들을 존중하지 않은 인간 사회의 최후는 ‘살아 있는’ 인간 중 가장 위대했던 그를 대표하는 것들의 몰락과 더불어 허위의식으로 꼿꼿한 인간의 목을 날려 버린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가장 강력한 인간의 상징을 내포한 존재도 결국 신화 속의 허상일 뿐이라는 도발적인 냉소를 자아낸다.
영화 후반부 가웨인이 맞닥뜨리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보고 누군가는 영웅의 성장을 만나겠지만 나는 뿌리 깊은 냉소를 본다. 어리석은 인간의 굴레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죽음을 기억하고 뒤늦게 깨달았다고 해도 여전히 목은 잘릴 것이다. 원작의 결말처럼 게임에서 살아남은 가웨인이 원탁 앞에서 녹색 띠를 두른 채 거대한 남성연대의 일원으로 들어갔을 때, 영화는 인간의 죄책감과 나약함이 만드는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한다. 모험의 고난은 살아남은 인간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모든 여정의 끝에는 거대한 녹색 기사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죽음만이 기다린다. 느리지만 그 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덧없는 명예와 영광에 사람들은 손을 뻗는다. 쿠키 영상 속 가웨인의 딸이 왕관을 집어 드는 모습에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인간의 참을 수 없는 욕망의 감정에 관한 거대한 냉소주의적 시선이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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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6일 생일을 맞이한 배우들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도 어느새 절반이 지나갔네요.
모두들 무탈한 하루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2월 16일인데요, 재능 있는 배우들이 대거 태어난 날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일 년 중 어쩌면 가장 특별한 날인 생일을 맞이한 배우들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오다기리 조
1976년 2월 16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네이버 영화
일본의 대표 미남 배우 오다기리 조는 1976년 2월 16일 생으로 올해 47세를 맞이했습니다.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하고, 감독과 가수를 겸해 다양한 활동 중에 있습니다. 데뷔작은 드라마 <가면라이더 쿠우가>인데요, 이후에는 영화에 더욱 활발히 출연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메종 드 히미코, ⓒ 네이버 영화
주요 작품으로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퀴어 영화 <메종 드 히미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 있으며, 이외에도 <심야식당> 시리즈, <도쿄 타워>, <유레루>, <행복 목욕탕>, <공기인형> 등 다양한 영화들을 통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작년 말 세상을 떠난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의 <피와 뼈>에서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재일조선인 '김준평' 역할을 맡은 일본 배우 기타노 다케시의 반항적인 아들 역으로 등장해 짧은 분량임에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이 웨이, ⓒ 네이버 영화
오다기리 조는 한국과도 연이 깊은 배우입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에 이나영과 함께 출연했으며,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야구하는 고릴라를 소재로 한 한국 영화 <미스터 고>에 일본인 구단주 역할로 특별출연, 2021년 개봉한 한일 합작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출연 등 한국인들에게 친숙할 법한 작품에 자주 등장했답니다.
행복 목욕탕, ⓒ 네이버 영화
오다기리 조의 원래 꿈은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영화배우로 인정받은 이후에도 단편영화를 제작하거나 TV 프로그램의 각본을 맡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다기리 조는 모델 같은 비율에 특유의 분위기까지 더해져 패션화보도 많이 찍었는데, 한때는 그의 옷 입는 스타일도 인기라 국내에서도 오다기리 조의 패션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도쿄 타워, ⓒ 네이버 영화
오다기리 조는 또한 2008년에 11살 연하의 배우 카시이 유우와 결혼해 슬하의 아들 두 명과 함께 현재까지도 결혼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아내인 유우 또한 남편과 동일한 날짜인 2월 16일 생이라고 하네요. 가정을 돌보느라 바쁜 건지 오다기리 조의 활동은 근래 뜸한 편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고마츠 나나
1996년 2월 16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 네이버 영화
일본의 배우이자 모델로 활동 중인 고마츠 나나는 1996년 2월 16일 생으로, 올해 나이는 27세입니다. 2008년 여자 초등학생 타깃의 패션 잡지인 <니코☆푸치>의 모델로 데뷔했으며, 다양한 CF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습니다. 대표작으로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사일런스>, <언덕길의 아폴론>, <갈증>, <쿠로사키군의 말대로는 되지 않아> 등이 있습니다.
갈증, ⓒ 네이버 영화
특유의 퇴폐적인 분위기와 그러면서도 상큼하고 귀여운 얼굴로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은데요, 모델 출신이니만큼 패션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로, 샤넬의 하우스 앰배서더를 맡고 있으며 샤넬의 런웨이에 선 적도 있는 배우입니다. 취미로는 사진촬영이 있는데, 직접 찍은 사진들로 사진집을 발행한 적도 있다고 하네요.
실: 인연의 시작, ⓒ 네이버 영화
고마츠 나나는 2021년 일본의 가수 겸 배우인 스다 마사키와 결혼을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습니다. 스다 마사키 역시 일본에서 알아주는 탑스타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엄청난 화젯거리였죠. 고마츠 나나와 스다 마사키는 2020년 개봉한 <실: 인연의 시작> 촬영 때 만나 진지한 사이로 발전해 결혼에 골인했다고 하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 네이버 영화
고마츠 나나의 출연작 중 한국에서도 큰 흥행을 거둔 작품은 바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입니다. 동명의 라이트 노벨을 기반으로 2016년에 개봉한 일본 영화인데요, 시간을 매개로 한 판타지 로맨스 영화로 국내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교토를 배경으로 미대에 다니는 20살 대학생 미나미야마 타카토시와, 미용학교에 다니는 20살 대학생 후쿠쥬 에미의 40일간의 로맨스를 담은 영화입니다. 서로 다른 차원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나는 내용으로, 고마츠 나나는 영화 속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슬픔을 느끼는 '에미' 역할을 맡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김수현
1988년 2월 16일
리얼, ⓒ 네이버 영화
2월 16일에 태어난 국내 배우도 있습니다. 바로 배우 김수현이 그 주인공인데요, 소년 같은 외모와 무게감 있는 목소리의 갭, 순진한 시골 소년 이미지와 세련된 도시 청년 이미지의 공존으로 많은 연예계 기획자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죠.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으로, 데뷔는 2007년, 20살에 맡았던 MBC 시트콤인 <김치 치즈 스마일>의 대학교 수영부원 역할을 통해서였다고 합니다. 이후 2009년 12월 SBS 수목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차강진' 역할을 맡은 배우 고수의 아역으로 등장해 큰 화제를 일으키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해를 품은 달, ⓒ MBC
이후 2010년에 방영한 SBS 창사 20주년 대하드라마 <자이언트>에서는 어린 이성모 역으로 출연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으며, 2011년 KBS2 월화드라마 <드림하이>에서의 첫 주연을 통해 단박에 차세대 스타로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이어 2012년 도전한 첫 사극 <해를 품은 달>에서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았는데요, 해당 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넘기는 초대박을 치며 김수현 역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탑스타로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둑들, ⓒ 네이버 영화
스크린 데뷔는 2012년 7월 최동훈 감독의 장편영화 <도둑들>이었습니다. <도둑들> 역시 엄청난 흥행을 거두며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는데요, 김수현은 당초 10명의 도둑들 중 가장 비중이 적은 역할이었던 '잠파노'를 맡았지만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대부분의 분량을 편집 없이 모두 내보냈다고 합니다. 극 중 러브라인이었던 배우 전지현과는 후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다시 만나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 네이버 영화
2013년 6월에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첫 원톱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김수현은 동네 바보를 가장한 남파 간첩 '원류한' 역을 맡았는데요, 영화가 개봉 1주일도 되지 않아 관객 300만을 돌파하고, 최종적으로는 695만 9083명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해 티켓 파워를 입증했습니다. 2017년 입대, 2019년 전역 후에도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복귀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021년에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어느 날>을 통해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 골드메달리스트
김수현의 차기작은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의 신작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입니다. 배우 김지원과 극 중 부부로 등장해 김수현은 퀸즈 그룹의 법무 이사 '백현우' 역을, 김지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해인' 역을 맡는다고 하는데요,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이며 "아찔한 위기를 헤쳐가며 기적 같은 사랑을 이뤄내는 부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니 두 사람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엘리자베스 올슨
1989년 2월 16일
베리 굿 걸, ⓒ 네이버 영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칼렛 위치, 완다' 역할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엘리자베스 올슨 또한 2월 16일생입니다. 1989년 태어나 현재 34세로, 2011년 독립영화 <마사 마시 메이 마릴린>에서 사이비 집단의 피해자인 '마사' 역할을 맡으며 영화배우로 데뷔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엘리자베스 올슨은 사실 한국에서도 패션 스타로 인지도가 높았던 '올슨 자매(애슐리 올슨, 메리케이트 올슨)'의 여동생이기도 한데요, 현재는 배우를 그만두고 패션 디자이너로 살고 있는 언니들과 달리 연예게 데뷔가 더 늦었던 엘리자베스 올슨만이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테레즈 라캥, ⓒ 네이버 영화
데뷔작 이후 <리버럴 아츠>, <레드 라이트>, <킬 유어 달링>, <베리 굿 걸> 등 소규모 영화에 주로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고, 2014년에는 소설 '테레즈 라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 <테레즈 라캥>에서 주인공을 맡아 오스카 아이작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해당 소설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었죠. 또한, 박찬욱 감독의 다른 영화 <올드보이>의 미국판 리메이커 버전에 출연해 주인공 '조 두셋'의 딸이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는 '마리 세바스티안'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네이버 영화
그리고 2013년, 엘리자베스 올슨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쿠키 영상에 출연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했고, 이후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총 5편의 MCU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2021년에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된 드라마 <완다비전>에서도 주인공 '완다' 역으로 출연했는데요, 드라마가 크게 흥행하며 올슨 역시 에미상 TV 리미티드 시리즈, 영화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MTV 무비&TV 어워드에서는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고, 그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상대역의 폴 베타니와 함께 텔레비전 미니시리즈, 앤솔로지 시리즈 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습니다.
윈드 리버, ⓒ 네이버 영화
2017년 영화 <윈드 리버>에서는 FBI 요원 '제인 배너' 역을, <언프리티 소셜 스타>에서는 인플루언서 '테일러 슬로언' 역을 맡아 두 작품 모두 엘리자베스 올슨의 연기와 더불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성범죄를 다룬 스릴러 영화 <윈드 리버>에서는 마블 시리즈에서 '호크아이' 역할을 맡은 배우 제레미 레너와 호흡을 맞추었는데요, 올슨은 해당 영화 촬영을 계기로 매주 산타 모니카의 한 성폭력상담소에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차기작은 2023년 3월 HBO Max에서 공개 예정인 <러브 앤 데스>로, 1980년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이며, 올슨은 이웃 친구 베티 고어를 도끼로 찍어 죽인 '캔디 몽고메리' 역을 맡았다고 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마허샬라 알리
1974년 2월 16일
헝거게임: 모킹 제이, ⓒ 네이버 영화
미국의 배우이자 <그린 북>의 '돈 셜리 박사' 역할로 유명한 마허샬라 알리는 1974년 2월 16일,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2001년 NBC 드라마 <크로싱 조단>으로 데뷔해 이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하우스 오브 카드>, <헝거 게임> 시리즈,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등 여러 다양한 작품에서 굵직굵직한 역을 맡으며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문라이트, ⓒ 네이버 영화
2016년, 마허샬라 알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샤이론'의 생애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묘사해 섬세한 감정선과 연출로 호평받은 영화 <문라이트>에서 어린 '샤이론'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후안' 역할을 맡았습니다.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연약한 소년에게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는 어른의 모습을 훌륭하게 소화해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린 북, ⓒ 네이버 영화
이어 2019년 영화 <그린 북>에서는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 역할을 맡아 피아노 연주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추앙받으면서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으며, 흑인들 사이에서도 이방인 취급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던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해 전작에 이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는 데 다시 한번 성공했습니다.
그린 북, ⓒ 네이버 영화
차기작으로는 마블 스튜디오 영화 <블레이드>가 있는데요, 마허샬라 알리는 주인공 에릭 브룩스, 즉 '블레이드' 역할을 맡았다고 전해졌습니다. 마블의 전작인 <이터널스>의 쿠키 영상에서 알리가 목소리만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진 특유의 목소리 때문에 팬들에게 금방 정체가 탄로 났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이 배우의 다음 작품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마츠오카 마유
1995년 2월 16일
13년의 공백, ⓒ 네이버 영화
일본의 마츠오카 마유의 생일 역시 2월 16일인데요, 1995년생으로 올해 28세를 맞은 배우입니다. 8세 때 여동생 마츠오카 히나가 스카우트되어 따라간 곳에서 함께 캐스팅되어 연예게 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8년에 TV 도쿄의 버라이어티, 음악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인 <오하스타>에 오하걸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데뷔를 했고, 2013년 NHK 연속 TV 소설 <아마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습니다. 이후 각종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출연하며 소소하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제멋대로 떨고 있어, ⓒ 네이버 영화
첫 주연 작품은 2017년 12월 23일 공개된 영화 <제멋대로 떨고 있어>로, 해당 작품은 제30회 도쿄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일본 대표 작품으로 출품되어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배우 본인은 2018년 일본 영화 프로페셔널 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 ⓒ 네이버 영화
마츠오카 마유의 출연작 중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작품들에는 <악의 교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을 그만둔대>, <리틀 포레스트>, <제멋대로 떨고 있어>, <어느 가족> 등이 있습니다. 특히 <리틀 포레스트>의 경우 한국에서 배우 김태리를 주인공으로 리메이크되어 큰 인기를 얻기도 했었는데요, 주인공의 둘도 없는 친구 '키코' 역할을 맡아 좋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어느 가족, ⓒ 네이버 영화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에서는 유흥 업소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시바타 아키' 역을 맡아 칸 영화제 레드 카페를 밟기도 했습니다. <어느 가족>은 201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마츠오카 마유는 2019년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제멋대로 떨고 있어>로 우수 여우주연상, <어느 가족>으로 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차기작으로는 WOWOW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펜스>가 있으며, 마유는 잡지 라이터인 '키와'를 연기한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2월 16일 생일을 맞이한 국내외 배우들을 만나 봤습니다!
각자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들의 생일을 축하하며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찾아뵙길 약속드리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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