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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라기 월드 4 | 미래로의 쇄신 대신 전통의 되풀이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공룡들이 '쥬라기 월드'를 탈출한 뒤 5년이 지나자, 공룡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빠르게 식는다. 달라진 환경과 공기로 인해 공룡들이 적도 인근에만 정착했기 때문. 그러나 '파커-제닉스 제약회사'는 여전히 공룡에게 주목한다. 육지, 하늘, 바다를 지배하는 가장 거대한 공룡들의 DNA를 이용하면 심장병을 치료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이에 파커-제닉스 소속의 '마틴 크렙스'(루퍼트 프렌드)는 미 해병대 특수작전부대 출신 용병 ‘조라‘(스칼렛 요한슨)에게 공룡들이 남아있는 적도 인근의 세인트 휴버트 섬으로 가는 원정대를 이끌어달라고 부탁한다. 고민 끝에 제의를 수락한 조라는 옛 동료이자 선장인 '킨케이드'(마허샬라 알리), 고생물학자 ‘헨리 박사’(조나단 베일리) 등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폐쇄된 쥬라기 공원의 연구소와 함께 그 섬에 감춰진 진실은 모르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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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가 선사하는 삶의 파노라마
  • 올해로 개봉 35주년을 맞은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명작 <시네마 천국>은 단순히 한 소년의 성장담을 넘어, 영화와 인생, 그리고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영화에 미쳐 살던 어린 토토가 영사기사 알프레도를 만나 평생의 스승이자 친구로 삼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필름처럼 이어지는 삶의 순간들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영화 속 극장이 토토에게 환상의 공간이었다면, 스크린 밖 현실은 전쟁 직후의 폐허와도 같다. 아버지의 부재, 홀로 자식을 키워야 하는 어머니의 서러움, 그리고 예상치 못한 비극적 사건들은 어린 토토의 삶을 짓눌린다. 영화는 이러한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인생의 런닝 타임을 비극적이지만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토토는 사랑과 이별을 겪으며 청년으로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영화가 인생의 고통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동시에 또 다른 삶의 교훈을 얻는 공간이었음을 깨닫는다. 영화의 핵심은 알프레도와 토토의 관계에 있다. 알프레도는 토토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고, 그가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꿈을 펼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뒤돌아보지 말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는 그의 냉정한 말은, 토토의 성공을 위한 알프레도의 지극한 사랑과 희생의 표현이었다. 고향을 떠나 성공한 영화감독이 된 토토가 알프레도의 부고를 듣고 비로소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변해버린 고향과 사라진 극장은 그에게 낯선 동시에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폐허가 되어 폭파되는 극장은 단순한 공간의 소멸을 넘어, 지나간 시간과 추억의 일단을 정리하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마지막, 토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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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에 있느냐’가 아닌 ‘어디를 택했느냐‘
  • 아일랜드에서 태어났으나 운 좋게 브루클린으로 홀로 이주하게 된 에일리스의 이야기는 겉보기에 특별할 것 없는 이민자의 성장 서사다.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 그리움 속에서 미화되는 아일랜드의 풍경.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집일까 새롭게 뿌리내리려 애쓴 곳이 진정한 집일까? 벗어나고 싶었으나 막상 떠나오니 그리워진 아일랜드와 새로운 땅 브루클린 사이에서의 고민은 두 남자와의 관계에서 갈등하는 에일리스로 그려지는데, 그녀는 아일랜드에서 벗어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듯한) 토니, 곧 브루클린에 다시 돌아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민자의 정체성 혼란과 ‘집’에 대한 고찰을 따뜻하게 그려냈다고 평하기 전에 두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첫째, 브루클린에서 혼자 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그곳이 에일리스의 진정한 집이라 단정할 수 있을까? 둘째, 에일리스는 과연 한번이라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자신이 속했던 환경과 맥락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던 적이 있는가? 반대로, 규정되는 정체성에서 자유로워야만 비로소 ‘자기 자신’이라 말할 수 있는 걸까. 브루클린에서 만난 이탈리아 남자, 토니가 에일리스 그 자체를 사랑했다고 보기 어렵다. (각종 조건과 상황에서 자유로운 사랑만을 진정한 사랑이라 보는 것에 대한 반박은 논외로) 무의미한 가정이지만, 아마 아일랜드에서 둘이 만났다면 사랑은 차치하고 친구가 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에일리스에게 토니는 능동적으로 택한 사랑의 대상이라기보다 타지에서 너무 외로웠던 나머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에 가까워보인다. 무엇보다 그녀는 지루한 아일랜드를 벗어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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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맨 | 신 대신 인간의 길을 선택한 희망의 영웅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토록 깔끔하고 희망찬 <슈퍼맨>이라니 제임스 건이 만든 슈퍼히어로 영화 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이들은 여러 공통점이 있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대부분은 선의로만 움직이지는 않는 악당이거나 안티히어로가 대부분이었다. 적재적소에 삽입된 음악, 기괴함과 과장됨 사이를 오가는 B급 유머와 연출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공통점은 따로 있다. 두 작품 모두 단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의도가 명확하다는 것.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키워드는 가족이었다. 1편에서 '스타로드'는 멤버들을 만나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웠고, 2편에서는 바로 옆에 있었던 진짜 아빠 '욘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3편은 스타로드뿐만 아니라 로켓을 비롯한 모든 멤버들이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도 '평범함'이라는 키워드 하에서 나사 빠진 악당들이 가족이나 친구처럼 잊고 지내던 일상적인 가치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막 내린 DCEU을 대신하는 DC 유니버스의 첫 장편영화, <슈퍼맨>에서도 제임스 건의 역량은 빛난다. 모든 장면이 슈퍼맨 가슴에 새겨진 S라는 문양의 의미, 곧 '희망'이라는 가치를 구체화하기 위해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슈퍼맨과 떼놓을 수 없는 메타포를 영리하게 활용한 덕분에 부정 못 할 한계도 눈에 띄지는 않는다. 그 결과 <슈퍼맨>은 DC 유니버스의 첫 비행으로서 더 바랄 수 없을 만큼 희망차다. 추락하는 슈퍼맨 <슈퍼맨>은 과감하다. 선택과 집중이 확실하다. MCU의 <스파이더맨>과 <더 배트맨>이 그랬듯이 영웅의 탄생과 성장, 역경과 각성이라는 기본적인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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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각과 외면 사이
  • <퀴어(Queer)>(루카 구아다니노, 2024) * 작품의 장면과 결말 포함 * 본문의 원작 인용들은 윌리엄 S. 버로스의 <퀴어> 2020년 번역본과 <정키> 2009년 번역본에서 가져옴 (모두 펭귄클래식 코리아 발행, 조동섭 옮김) 윌리엄 리와 윌리엄 리 안드레 예치먼이 <그해 여름, 손님>에서 엘리오 일인칭으로 서술하는 경험, 생각과 감정은 편견과 혐오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부모님도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엘리오의 심리나 올리버의 퀴어쉐임 등을 모호한 비언어적 표현에 함축하고 나머지는 미화하는 각색을 택한다. 영화의 엔딩, 모닥불 앞에 있는 엘리오가 회상하는 기억을 재현함에 가까워 보인다. 오프닝 크레딧과 함께 화면에는 풍화된 그대로 아름다운, 그 여름 두 사람이 본 유물 사진이 흐른다. 리와 유진의 흔적이 남은 소품을 나열하는 오프닝을 연출하는 <퀴어>는 언뜻 그와 유사한 방향을 따르려는 듯하다. 허나 그 사이에는 -윌리엄 버로스가 리의 공포를 은유하는 상징으로 사용했던- 지네가 기어다닌다. 실제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미화된 기억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환상과 환각을 구현해 수면 아래의 모순된 상태와 정서를 드러내는 <퀴어>는 어쩌면 처음부터 나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영화들인지도 모른다. “너 퀴어 아니지? You’re not queer, right?” 화면에 등장한 리가 가장 처음 뱉는 대사다. 이미 스스로 부정의 답을 짐작하는 의문문에 담긴 단어, “queer”, 영화 <퀴어>에 대해 말하려면 이 표현에 대해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퀴어> 속 “퀴어”는 일단 게이를 일컫는 당시 멸칭, ‘남성을 사랑하는 남성’보단 ‘남성과 늘 자고 싶어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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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 피그, 당신의 따뜻한 시선
  •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스터 피그 2016 제작 멕시코 / 드라마 / 95분 감독 : 디에고 루나 미스터 피그, 당신의 따뜻한 시선 미스터 피그, 유뱅크스는 전 재산인 농장이 팔릴 위기에 처해있다. 몸도 성치 않은 그가 유일하게 다 쓰러진 농장에서 키우고 있는 동물은 돼지 한 마리, 하위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걱정과 원망 속에 지칠 대로 지친 유뱅크스는 죽기 전 딸에게 목돈이라도 남겨주려 하위를 도살장에 데려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는 하위를 도살장에 팔지 못하고 도망치듯 달아난다. 도살장을 점령하고 있는 최신식 기계들을 보곤 불같이 화를 내며 이런 곳에 하위를 죽게 놔둘 수 없다고 소리치면서. 최신식 기계들은 그의 눈에 야만적이며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망할 기계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유뱅크스는 하위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그렇게 <미스터 피그>의 진정한 여행기는 시작한다. 영화 초반 유뱅크스와 하위의 관계가 흔한 농장 주인과 동물의 관계가 아님을 알 수 있다면, 영화 중반 이후로는 그의 숨겨진 이야기가 드러나면서 꼬여있던 매듭이 점점 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유일한 말동무이자 삶의 동반자인 하위를 친한 친구에게 데려가는 내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어 산소통을 찬 자신보다 더. 나아가 그는 모텔까지 찾아온 딸을 설득해 하위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한 여정을 이어간다. 출처: 영화 <미스터 피그> 중 <미스터 피그>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돋보이는 영화다.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 아버지를 어떻게든 이해하려는 딸과 굳이 진실을 말하지 않고 혼자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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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우리들의 교복시절>, 그때의 우정과 사랑은
  • 대만 영화는 이상하게 한국인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위치도 바로 이웃해있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영화는 우리를 울리고 웃겨왔다. 어떤 영화가 대만 영화인지 모르겠다면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상견니>가 있다. 지난 시간, 대만 영화와 함께한 추억들 덕분일까. 대만에서 나온 청춘 로맨스 영화라면 믿고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포스터만 보아서는 그 이야기를 그리기 힘든 영화다. 그곳에 한여름의 후덥지근한 햇살과 학창 시절의 청춘은 어슴푸레 드러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의 학창 시절에 공부가 전부가 아니었듯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청춘의 성장통, 사회 속 위계의 억압, 가족의 아픔을 그린다. * 씨네랩(cinelab) 크리에이터로서 참석한 시사회 후기입니다. <우리들의 교복시절> 한국 포스터와 세 주인공의 모습 (C)한국 배급 (주)에무필름즈 골든하베스트어워드 우수 시나리오상을 수상하고 부산국제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 초청 및 상영된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고교 시절의 청춘을 그린다. 1997년 대만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주인공은 명문고인 제1여고의 입학에 실패해 주간반이 아닌 야간반에 들어가게 된 평원아이(이하 아이, 진연비 역)다. 교복은 같지만 명찰 색부터 다르고 사람들로부터 짝퉁 취급을 받는 야간반이 싫었던 아이는 자신과 같은 책상을 쓰는 주간반 뤄자민(이하 민, 항첩여 역)과 친해지게 된다. 민과 함께 놀러다니며 주간반 학생의 기분을 느끼던 아이는 민이 자신이 좋아하는 남학생인 루커(구이태 역)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된다. <우리들의 교복시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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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맨이지만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갈 사람.
  • 제임스 건의 새로운 DC 유니버스가 펼쳐진다. 영화 <슈퍼맨>이 2025년 7월 9일 개봉했다. 슈퍼히어로의 상징, 슈퍼맨의 등장이다. 너무 많은 매체에서 등장했던 만큼 익숙한 캐릭터이기에 자칫하면 진부할 수 있는다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마블유니버스와의 완전한 작별에 성공했던 제임스 건이 어떤 신선한 슈퍼맨을 탄생시켰을지 기대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줄거리 슈퍼맨은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위협에 맞서 싸운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한편, 렉스 루터는 슈퍼맨을 무너뜨릴 비밀을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슈퍼맨에 총공격에 가세한다. 처음으로 패배한 슈퍼맨은 위기에 놓이게 되는데.... 외부의 침략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 자한푸르를 침략하려는 보라비아의 상황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들이 떠오르게 만들었다. 생명의 존엄보다는 자국의 이익, 개인의 욕망으로 의도적인 전쟁을 일으키고 그들만이 이익을 보는 상황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거나 도와주려 하지 않는 현실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만큼 복잡한 국제 정치가 이러한 현실을 만들어낸 것이지만 강대국을 위주로 한 국제적 이해관계이기에 더욱 어려운 일이다. 렉스 루터는 개인적인 욕망을 위해 권력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의 과거나 서사는 드러나지 않지만 슈퍼맨에 대한 시기와 질투에 휩싸여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이들은 얼마든지 사적 제재를 가하는 (전여자친구가 연락했다고 우주주머니에 가두는 모습). 그의 앞에만 서면 비합리적인 선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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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심과 순수 사이 공룡보다 더 위험한 건 인간이었다
  •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더 편리한 삶을 누리게 되었지만, 그만큼 환경은 파괴되고 오염은 가까워졌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와 기업들이 대책을 세우지만, 그 속도는 자연을 회복시키기엔 너무 더디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여전히 자연을 통제하려 한다. 동물을 가두고, 보기 좋은 풍경을 만들어 인간의 흥미를 만족시키려는 태도는 여전하다. 자연을 인위적인 방식으로 꾸며놓고, 그 위에서 인간은 여전히 우월감을 느끼려 한다.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 시리즈는 늘 인간의 오만함과 탐욕을 경고해왔다. 이번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은 그 흐름을 따르면서도, 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공룡이야말로 이번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이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섬에서 살아남은 그들은 이제, 인간의 세계와 충돌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그 충돌을 통해 묻는다. 과연 우리가 정말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가. [첫 번째 감정] 조라의 욕심 조라(스칼렛 요한슨)는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제약회사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 한 번만이라는 말과 함께, 엄청난 돈이 제시되자 다시 그 일에 발을 들인다. 그 선택은 결코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는 평생 험한 일을 해온 자신에게, 마지막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 번만 성공하면, 이 고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절실함이 있었다. 조라는 냉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쓰는 사람이다. 그의 내면엔 욕심이 있지만 그 욕심은 본능에 가깝다. 살아남고 싶고, 더는 힘든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 바로 그를 이끈다. 그래서 그의 행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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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 알 수 있었던 당신의 몸짓 그 모든 것
  • 봄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영경(한예리)과 수환(김설진)이다. 친구의 결혼식, 외로운 영경의 눈에 누군가 들어온다. 과묵한 남자 수환. 둘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지만, 깊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이미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국어교사였던 영경, 사업에 실패한 수환. 두 사람의 마음에는 깊은 흉터가 있고, 몸은 이미 망가지고 있었다. 살아있다는 건 무엇일까? 사는 길은 있는 걸까? 거리의 나뭇잎과 꽃은 환하지만, 두 사람은 시들어간다. 더 시들기 전에, 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죽음으로 향하듯 이 영화에 나오는 두 사람은 세상과 멀리 떨어져있다. 이 거리감을 표현하는 방식은 이 영화의 첫 시작부터 잘 드러난다. 기본적인 설정 중 하나는 두 사람이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결혼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영화 역시 새롭게 시작한다. 영경과 수환의 첫 만남. 운명처럼 만났다. 대화가 통하는 두 사람. 글쓴이가 어제 본 <슈퍼맨>처럼 대화가 통하는 남녀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그 수많은 사람들이 다 검은 옷을 입고 엎드려있는 장면을 보여줄 뿐이다. 검은 옷을 입고 누워있다는 건 자연스럽게 죽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대화하는 남녀가 엎드려있는 군중 속에 있다. 결혼식이라는 행사에 고의적으로 생기를 없애버렸다. 심지어 결혼식에서도 죽음에 가까운 두 사람. 세상과의 거리감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 사이들 중 가장 죽음에 가까운 남녀의 모습을 초현실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후에 이어지는 장면. 두 사람이 포장마차에서 만난다. 서로의 사연을 공유하는 수환과 영경. 영경은 국어교사였다. 남편과 헤어진 영경. 영경에겐 아들밖에 없었다. 하지만 친권을 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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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퀴어>, 사랑은 죽어야 끝난다
  • <퀴어>, 사랑은 죽어야 끝난다 퀴어 영화의 핵심에는 주로 성 정체성에 대한 탐문이 있었다. 특별한 계기를 통해 그간 눈치채지 못했거나 애써 감춰왔던 성 정체성의 발현을 감지하는 장면은 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영화들의 정당한 클리셰처럼 형상화되곤 했다. 또한,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만천하에 드러낼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개인적 고뇌의 시간을 담아내는 장면이,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거의 필수적으로 제시되곤 했다. 그런데 <퀴어>에는 그런 장면들이 없다. 영화의 첫 대사가 “너 퀴어 아니지?”라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 <퀴어>의 세계는 마치 퀴어가 아닌 사람이 더 이상하고 낯설게 여겨지는 특별한 시공간처럼 세공되어 있다. 이 독특하고도 뻔뻔한 이질감이 퀴어를 상대로 갖기 마련인 반사적인 편견과 차별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퀴어를 바라보는 어떤 특별한 정동, 예컨대 연민과 혐오 따위의 일차원적 감정 상태를 무화시킨다. 퀴어이기에 부득이 감수해야 하는 사회적 불편과 차별이 전무한 것처럼 그려지는 <퀴어>에서 성 정체성은 오직 사랑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일종의 판별기 정도로 축소된다. 퀴어면 가능하고, 퀴어가 아니면 불가능한 세계. 마치 여기서 사랑은 퀴어에게만 허락된 신성하고도 속된 특권처럼 비친다. 퀴어는 사랑할 수 있지만 퀴어가 아닌 사람은 사랑할 수 없다는 전제. 그러나 문제는 그 전제가 그들만의 전제라는 점이다. 단숨에 중년의 주인공 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청년 유진은 퀴어가 아님에도 사랑을 나눈다. 그것이 정신적 교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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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여성, 침묵을 끝내다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이란의 평범한 한 가족을 내세워 신권 정치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가부장적 아버지 이만이 아내와 두 딸에게 휘두르는 억압과 폭력은 이란 사회의 권위주의적 정치 구조를 상징한다. 이만은 이란 정부의 얼굴을, 그에 맞서거나 타협하는 가족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이란 국민들의 양상을 대변한다. 이 가족은 이란 사회를 압축해놓은 작은 세계다. 그리고 동시에 신권 정치가 일상 깊숙이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까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만 – 가부장으로 상징되는 권력, 신권정치의 은유 초반의 이만은 양심과 권력 사이에서 흔들린다. 정부의 사형 명령 앞에서 주저하던 그의 손에 권력이 쥐어지자 또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승진과 함께 지급받은 총 한 자루가 사라진 일로 그는 가족을 의심하고, 딸과 아내를 강압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한다. 그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권력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극이 끝날 무렵 우리는 이만을 통해 이란 정부의 얼굴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는 점점 자국민, 특히 여성과 청년을 폭력으로 억누르려는 국가 권력의 전형으로 변모한다. 사다프 - 억압받는 이란의 현실 이야기의 전환점은 레즈반의 친구 사다프가 시위에 휘말려 산탄총에 맞는 사건이다. 2022년 이란에서 일어난 마흐사 아미니 사망 사건과 그에 따른 히잡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 국가는 진실을 은폐하고, 젊은 세대는 분노한다. TV 뉴스는 사건을 왜곡하지만, SNS 영상으로 시위의 실상을 목격한 레즈반과 사나는 각성한다.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진실을 기록하고, SNS를 통해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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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 속에 목을 내건 그 밤이여
  • 이 글은 영화 <씨너스: 죄인들>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마이클 B.조던, 마일스 케이턴, 잭 오코넬 환상적인 밤이었다. 노인이 된 새미(마일스 케이턴)는 그날 밤을 잊지 못할 최고의 날로 기억한다. 그 밤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씨너스 : 죄인들>(이하 <씨너스>)은 <블랙팬서>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신작이다. 북미에서는 이미 흥행에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입소문을 타고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장르의 콜라주 <씨너스>의 초반부는 서부극과 유사하다. 시카고에서 큰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온 스모크와 스택. 그들은 술집을 운영하고자 조카 새미와 함께 술집에서 일할 사람들을 구하러 다닌다. 이 과정에선 여러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코미디를 곁들인 드라마 장르로도 느껴진다. 그러나 중간중간 벌어지는 오컬트적 사건들을 통해 이 영화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며, 실제로 중후반부 술집에서는 여러 장르가 뒤섞여 기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는 마치 여러 재료를 사용해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는 콜라주 기법과 유사하다. 서부극, 음악, 액션, 오컬트, 사랑 등의 개성 있는 장르들을 하나로 어울러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영화들에서 장르 구분이 모호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자칫하다가 밋밋해질 수 있는 장르의 융합을 <씨너스>에서는 되려 시너지 효과를 낼 만큼 잘 활용하였다. 규칙을 활용한 서스펜스 히치콕을 통해 유명해진 ‘서스펜스’란 관객과 인물 사이의 정보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씨너스>의 중반부, 인종차별주의자 부부의 집에 낯선 이가 찾아온다. 몸에 화상을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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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기를 위반하는 '낙오자 연대'
  •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모든 혁명가가 감옥에 갇힌 사회에서는 감옥에서 가장 날카로운 사유가 피어오른다. 이 영화에서 감옥에 갇힌 음악가들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합창하는 것처럼. ‘샤라비’는 음악이 금지된 사회다. 완전한 금지는 아니다. 모든 곰은 단 하나의 음으로만 연주할 수 있다. ‘도’ 이외의 음계를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곰은 모두 경찰에 체포된다. 다른 음계는 모두 반역이다. 당연히 감옥은 미어터질 것이다. 그러나 ‘반란 분자’들이 한데 모인 곳에서는 종종 통치자의 의지를 거스르는 사건이 발생하고는 한다. 법과 경찰력을 주요 통치 수단으로 하는 권위주의 체제의 모순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의도치 않게 모든 불순분자가 모여 무슨 꿍꿍이를 벌일지 모를 장을 제공한다는 데 말이다. 곰 어네스트와 쥐 셀레스틴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이들은 어네스트가 거리에서 연주하고 받은 돈으로 생계를 해결하는데, 셀레스틴이 실수로 어네스트의 바이올린을 망가뜨리고 만다. 어네스트의 고향 샤라비에 있는 바이올린 장인만이 망가진 바이올린을 고칠 수 있다. 그래서 두 동물은 샤라비로 향한다. 그러나 샤라비는 어네스트의 기억과 많이 달라진 상태다. 음악을 자유롭게 즐기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음악하는 자들을 모두 체포하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어네스트는 이내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자신이 가정사가 있음을 알게 된다. 샤라비에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다. ‘현실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어제까지는 음악을 즐겼더라도, 오늘부터 법이 음악을 금지한다면 음악을 멈춰야만 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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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고통과 비극, 그 속에 남겨진 사랑을 건져올리며
  • * 이 리뷰는 영화 <그을린 사랑>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을린 사랑>은 쌍둥이 남매에게 도착한 편지 한 통으로 시작한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나왈 마르완. 쌍둥이 시몬과 잔느의 어머니다. 나왈 마르완이 최근 유명을 달리하며 쌍둥이에게 유서를 남긴 것이다. 유서에는 자신의 시신을 엎어달라, 비석에 비문도 새기지 말라는 충격적인 부탁이 단호하지만 간결한 어투로 쓰여있다. 나왈은 쌍둥이에게 한 가지 부탁을 더 남긴다. 두 통의 편지를 주인에게 전해주라는 것. 한 통의 편지는 쌍둥이의 형이자 오빠, 또 다른 한 통은 쌍둥이의 아버지에게 남긴 것이다. 쌍둥이는 어머니로부터 생전에 자신들에게 이부형제가 있다는 사실은 물론,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서도 듣지 못했기에 이 부탁을 다소 황당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공증인은 쌍둥이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편지를 전달하고 나면 제대로 장례를 치러도 된다는 이야기를 마저 전해준다. 시몬은 분노한다. 시몬은 나왈의 유언을 따르지 않고 남들처럼 장례도 치르고 비석도 새길 것이라 하지만, 잔느는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한다. 그렇게 잔느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어머니의 편지와 여권을 받아, 어머니가 살았던 고향으로 떠난다. 어머니가 아닌 나왈 마르완을 찾아 쌍둥이를 낳고 기른 어머니의 이름은 나왈 마르완. 쌍둥이는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평생을 함께 살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잔느는 어머니 나왈 마르완의 고향에 도착해 어머니가 남긴 흔적들을 차츰 찾아간다. 영화는 잔느의 발걸음과 오래 전 나왈의 발걸음을 교차하여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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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을 되감기 하고 싶은 사람들
  • 대니와 마이클 필리포 감독들은 이제 신뢰할 수 있는 공포영화 감독이 된 것 같다. 전 작품인 <톡투미>에 이어 <브링허백>으로 2연타를 치며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호러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신선한 공포의 비쥬얼을 놓치지 않으면서 샐리 호킨스의 연기력에 도움을 받은 서정적인 감성 한스푼을 얹고 가는 공포영화, <브링허백>이다. <브링허백> 줄거리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된 이복남매 파이퍼와 앤디. 두 사람은 오빠 앤디가 성인이 될 때까지 3개월간 위탁모 로라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로라는 첫만남부터 시각장애가 있는 파이퍼를 극별히 아끼는데, 앤디는 묘하게 자신을 배척하는 듯한 그녀가 불편하다. 게다가 마치 유령처럼 그녀의 집안을 돌아다니는 올리라는 소년의 존재 역시 수상하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파이퍼는 자신에게 온 마음을 표현하는 로라에게 마치 엄마가 생긴 듯한 애정을 느끼고, 두 남매의 사이에는 조금씩 간극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장마가 시작되자 로라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의식을 행하고자 한다. 그것은 죽은 딸의 영혼을 파이퍼의 몸에 되돌리는 것. 사실 로라에게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던 딸이 있었고, 자신의 딸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딸의 영혼을 옮겨줄 매개자(올리)와 딸과 닮은 아이(파이퍼)가 필요했기에 그녀는 15년차 사회복지사이자 위탁모 일을 하며 오랫동안 자신의 딸과 같은 또래의, 시각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다려왔던 것. 로라의 의식이 준비되어갈 때쯤 앤디는 로라가 사촌이라고 말했던 '올리'가 실종된 소년 '코너'라는 것을 알아채고 로라로부터 파이퍼를 구하고자 한다. *여기서부터 <브링허백>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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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판 우화,
  • * 더 촘촘해진 스토리 분명 ‘사람’ 모습의 주인공으로 ‘사람’ 이야기를 하는 내용인데도 옛 우화와도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동화 같은 그래픽 덕분일까, 아니면 스토리의 독특한 진행 형식도 한 몫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자자'의 터무니 없는 사업 계획의 자본, 일명 ‘갭’을 대줄 만한 사람을 찾아 나가는 게 작품의 주요 사건이다.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성공과 실패를 넘나들고, 초기 계획은 계속해서 수정되며, 마지막 한 사람에게 50%가 갈 정도로 엉터리가 되어버린 계획표가 챕터의 끝과 시작에 나올 때마다 얼핏 웃음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작정하고 우스운 행실을 일삼는 건 아니다. 실제 사업가와 종교적인 사명감을 지니고 있는 수녀의 모습 그대로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진지함 속에 코미디가 심겨 있다. 현대 사업가의 보편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동시에 종교인의 이상적인 덕망을 담으면서도, 묘하게 뚝딱이는 헐렁한 모습들이 웨스 앤더슨의 새로운 동화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준다. * 더 정갈해진 미장센 전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4:3 비율의 꽉 찬 미장센에 화려함까지 더해져, 간혹 카메라 무빙까지 화려하게 겹치는 장면에서는 다소 어지러울 정도였으나, 이번 <페니키안 스킴>은 보다 깔끔한 진행에 미장센의 완벽함이 더해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소품과 그래픽에 웨스 앤더슨의 색깔이 담겨 있지만 여느 작품에서나 흔하게 적용될 수 있는 디자인이 아니라 오직 <페니키안 스킴>을 위해 만들어지고 존재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특히 하나의 샷으로 구성되는 오프닝 크레딧 씬은 언제나의 웨스 앤더슨 만큼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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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 더 무비 | 가장 상업적으로 빚어낸 질주의 낭만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한때 주목받는 유망주였지만 끔찍한 사고로 F1®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은퇴해야만 했던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 그 후 30년이 지나도록 온갖 레이싱 대회를 섭렵하며 트랙을 떠나지 않았던 소니를 그의 오랜 동료이자 친구인 '루벤 세르반테스'(하비에르 바르뎀)이 찾아온다. 신생 F1팀이자 최하위 팀인 APXGP의 구단주인 루벤은 소니에게 그가 이루지 못한 꿈, F1 드라이버 자리를 제안한다. F1에 복귀한 소니에게는 남은 9번의 그랑프리에서 한 번은 우승해야 한다는 임무 주어진다. 그러지 못하면 루벤은 팀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 소니는 어떻게든 팀의 전력을 끌어올려서 승리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천재적인 신이자 팀 동료인 '조슈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와 거듭 갈등을 빚는다. 타 팀으로 이적할 생각으로 가득한 그는 소니의 전략에 협조하지 않고, 그렇게 루벤과 소니의 도박은 실패할 위기에 처한다. 돈과 낭만 사이에서 최근 OTT와 스트리밍 서비스의 스포츠 중계권 경쟁전이 치열하다. OTT 입장에서는 중간 광고를 도입하고, 고정 시청자층의 이탈 우려도 적으며, 매년 안정적으로 수급할 콘텐츠 중 스포츠만큼 적절한 대상이 없기 때문. 스포츠 입장에서도 게임을 비롯한 경쟁자에 맞서서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기에는 OTT만큼 확장력과 접근성이 좋은 수단이 없다. 이에 여러 스포츠 종목 중계권이 케이블 방송사로부터 OTT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다만 스포츠와 OTT의 밀월은 스포츠만의 가치를 위협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4,785. That's How Much It Costs to Be a Sports Fan Now'라는 뉴욕타임스 칼럼에 따르면 미국인 한 명당 주요 스포츠 경기 시청에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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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은 나아간다 새로운 세계로
  •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8년 후, 영국은 고립되었고 그것들은 진화했다. 영화 제목 그대로 23년만에 관객을 찾아온 <28일 후>의 속편 <28년 후>는 보다 방대해진 스케일과 서사로 극장을 찾아오게 되었다. (감독이 다른 <28주 후>는 해당 글에서 배제)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감염자 커뮤니티이다. 통칭 '알파' 라고 불리는 대장 감염자를 필두로 그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침입자들을 사냥하며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공고히 한다. 이들이 주로 경계하는 것은 비감염자 커뮤니티인 '홀리 아일랜드 연합'으로 이들은 밀물과 썰물을 이용해 본토를 넘나들며 물자를 확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어떻게 보면 늘 비감염자의 일방적인 생존기로 그려지던 대다수의 좀비물과 달리 <28년 후>는 위와 같이 두 세력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이며 세계관을 이끈다. 아픈 어머니와 다수의 사냥 경험이 있는 아버지를 둔 소년 '스파이크'는 분노 바이러스 사태 이후의 세대이다. 영화 중 침몰한 감시선 해병 '에리크'와의 대화에서 유추할 수 있듯 그는 핸드폰도 필러도 택배의 존재도 모른다. 그가 익혀야 하는 것은 오로지 감염자는 심장과 머리를 쏘아야만 죽는다는 것, 그리고 알파를 상대하지 말 것이 전부이다. <28년 후>의 세계관은 섬나라인 영국을 유럽연합으로부터 격리시켜 전세계적인 팬데믹을 막고자함을 그 배경으로 한다. 새로 태어난 아이들은 수렵과 채집을 익히는 반면 바로 옆나라에서는 여전히 택배를 배달하고 현대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한정된 곳에만 찾아온 멸망에 이질적인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12살 소년 스파이크에는 과업이 존재하기에 도리어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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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리오 | 픽사라서 평가절하될 우주 탐험기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부모님을 모두 사고로 잃고 고모 '올가'(조 샐다나)에게 맡겨진 소년 '엘리오'(요나스 키브레브). 고모에게서도, 학교에서도, 잠깐 맡겨진 캠프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엘리오는 차라리 외계인이 자신을 데려가 주기를 바라기 시작한다. 어느 날, 사고를 친 후 올가 사무실에서 고모를 기다리던 엘리오는 우연히 외계인과 연락이 닿는다. 보이저호에 실린 황금 접시를 본 외계인들이 지구로 보낸 통신이 올가가 근무하는 공군 기지에 도착한 것. 이에 엘리오는 지구 대표를 자칭하며 외계인들의 모임인 '커뮤니버스'로 소환된다. 엘리오는 마음을 나눌 친구 '글로든'(레미 에드걸리)을 만나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내 그의 앞에는 우주를 위험에 빠뜨릴 위기가 닥친다. ‘픽사다움'의 두 얼굴 "픽사답다" 혹은 "픽사가 픽사했다." 지난 30여 년간 픽사가 제작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평가할 때 통용된 대표적인 찬사다. 애니메이션 영화인데도 유별나게 성인 관객을 울리는 데 특화된 픽사 고유의 미덕을 담아낸 표현이기도 하다. 픽사의 첫 장편 영화인 <토이 스토리>부터 가장 최근의 10억 달러 돌파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 2>에 이르기까지 '픽사다움'은 순간순간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유지됐다. '픽사다움'에는 몇 가지 원동력이 있다. 사소한 일상에서 대부분의 아이가 보편적으로 느끼고 겪는 감정과 경험을 발견하는 관찰력. 누구나 한 번쯤은 머릿속으로 그려봤을 법한 그림과 보편적인 경험을 하나로 엮는 상상력. 익숙한 감정을 시류에 맞는 현대적인 소재와 관점으로 풀어내면 창의력. 이 모든 것을 스크린 위의 현실로 불러올 수 있는 기술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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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railers

Awesome trailers from cinLab
    • 영화 <스머프> 2차 예고편
    • 스머프다운💙 스머프스러운💙 모험 준비 완료! 귀여움도! 스케일도! '차원' 이 다른! [스머프] 2차 예고편 공개🍄 #스머프 #8월극장대개봉 #리한나 #산드라오 #크리스밀러 감독
    • 영화 <이사> 메인 예고편
    • 화목한 가정을 자부하던 6학년 소녀 렌 어느 날 아빠가 집을 나가고 엄마가 이혼을 선언했다. “나는 엄마 아빠가 싸워도 참았어 근데 왜 엄마 아빠는 못 참는 거야?” 엄마가 만든 ‘둘을 위한 계약서’도 싫고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알아챌까 두렵다 “엄마, 부탁이 있어 이번 주 토요일 비와 호수에 가자” 몰래 꾸민 세 가족 여행 엄마 아빠와 다시 함께 살 수 있을까?
    • 영화 <발레리나> 메인 예고편
    • 복수의 서막이 새롭게 열린다🔥 존 윅 유니버스 #발레리나 메인 예고편 공개🩰 #영화_발레리나 #2025년8월6일극장개봉 #존윅_유니버스 #아나데아르마스 #키아누리브스 #안젤리카휴스턴 #가브리엘번 #랜스레드딕 #노만리더스 #이안맥쉐인 #정두홍 #최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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