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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부탁해 / 2001
나는 연말이 되면, 자꾸만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고 싶어진다. 한 해의 마무리에는 꼭 당신들의 올해 끝얼굴을 함께 마주봐야 편안해지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가족이 아닌 오랜 친구들에게 무언가 복고하는 감정을 느끼는 걸 보면, 우리가 놓고 온 중요한 것이 자꾸만 더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그걸 당신들의 얼굴을 통해 알고 싶어하지만, 몇 해를 보고 또 보아도 공허한 마음은 계속 커져간다. 우리가 잃어버린 그것이 무언지는 아무도 알려 하지도, 알 수도 없다. 정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인지, 나 혼자 길을 헤매는 건지도 영문 모를 일이다.
왜 난 이제 네 얼굴을 깜박깜박 들여다보면 더 슬퍼지는 걸까? 지금의 나는 몹시 충분한 사람인데도 당신들과 마주하고 나면 반토막이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걸까? 즐겁고 공허한 양가적인 마음이 스무살 때부턴 계속 이어져왔다. 더 알고 싶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던 때가 그리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꼭 손을 쥐고만 서 있었던.
“스물셋.. 아니 늦어도 스물 넷에는 꼭 이 영화를 봐야 해. 더 늦으면, 이 영화는 볼 수 없거든. 아무리 봐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걸?”
먼저 이 영화를 본 H언니가 내게 당부하며 말해주었다. 참. 세상에 그런 영화가 어디있어? 라는 생각과 호기심으로 가볍게 보았다. 언니의 말은 정말이었다. 나는 정말로 서른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후회했을거야, 언니. 해주와 지영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안간힘을 썼을거야.
<고양이를 부탁해>. 이 영화는 고등학교 때 절친이었던 다섯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어느덧 졸업을 하고 스물이 되어버린그녀들. 각자의 삶이 지고 있는 각기 다른 무게를 감당해내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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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는 증권사의 계약직 직원이다. 이른 나이에 일찍이 좋은 직장에 취업한 해주는 자신의 직장을 자랑스러워 하며, 더욱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낮추며 열심히 일한다. 상사의 무시, 성희롱 등을 견디면서도
해주는 꿋꿋이 해낸다.
해주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직장, 자신의 외모, 또 자신의 가정사 등. 어른이 된 해주는 더이상 친구들에게 예전만큼의 관심을 쏟지 않는다. 대신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맞춰 열심히 나아가기에 급급하다. 우리의 사회초년생들의모습과 다를 바 없는 해주. 너무도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해주의 방식만이 이 사회에선 어린 우리가 살아남는방법일지도 모른다.
해주와 가장 친했던 지영. 지영은 집이 가난하다. 부모는 일찍이 여의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여러 종이를 겹쳐 대충지은 듯한 집에서 사는 지영은 직장에서 잘린 후, 매일을 생활고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지영에게는 삶이 지옥이다. 자신의 가난이 끔찍히 싫고, 벗어나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세상은 자꾸만 그녀를 단념시킨다.
그럼에도 꿈을 갖고 있는 그녀. 지영은 텍스타일 아트에 관심이 많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는 지영. 매일 같이한 칸씩 색을 칠해나간다.
또 다른 친구인 태희. 태희의 집은 큰 찜질방을 운영한다. 부유한 집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가는 태희는 자신보다 못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다. 매일 같이 장애인 봉사활동을 나가고, 그 봉사활동에서 만난 지체장애인의 시를 대신 써주며 사랑하기도 한다. 지나치는 작은 것에도 동정을 갖는 태희. 그런 그녀는 자신에게 올곧은 길만 요구하는 집안이 힘들다. 자꾸만 멀리 떠나고 싶어하는 태희.
그런 태희는 다섯 친구의 관계가 소중하다. 고등학생 때 친구였던 이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유일하게 노력하는 인물이다. 자신만 이 관계에 항상 노력하고, 마음을 쏟는 게 서운하지만 결국 또 모든 걸 도맡아하고 있는 그녀. 그녀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슬퍼진다.
해주: 미안하다. 이거 오늘까지 꼭 해야한다는데. 낸들 어쩌냐? 야. 내 생일이라서 안된다고 그럴 순 없잖아.
태희: 왜 맨날 내가 전해야 하는건데? 일일히 연락해서 약속 잡는게 얼마나 신경 쓰이는 일인지 알아? 결국 나만 연락하잖아 매일.
해주의 생일로 오랜만에 모이게 된 다섯 친구들. 하나씩 해주에게 선물을 건넨다. 비류,온조는 뽕브라를. 태희는 립스틱. 세 친구들은 스무살에 걸맞는 선물을 준다. 지영은 길에서 주운 고양이를 해주에게 준다. 자신이 열심히 손수 그린 텍스타일 포장지로감싼 상자에 담아.
선물이야. 이름은 티티야. 예쁘게 키워.
이 장면이 결국 친구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해주는 지영의 선물을 받고는 당장 포장지를 찢어버린다. 지영의 정성과 꿈이 담긴 텍스타일 그림은 해주에겐 그저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짓. 돈도 안 되는 쓸모 없는 낙서에 불과하다. 그 찢어진 그림을 들어 지영에게 말을 거는 태희.
태희: 이거 네가 그린 그림 맞지? 야. 멋있는데? 근데 이거 하나하나 다 그리려면 조금 지루하겠다.
태희는 항상 버려지고 찢긴 것을 주워 다시 봐준다. 정확히는 봐주려고 노력하지만, 하지만 그 공감은 전적으로 상대를 위로해주지 못한다. 그저 씁쓸히 웃어보이는 지영. 친구들의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다섯 중에서도 해주와 지영은 더욱 친했다. 같은 무리에서도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는 듯, 두 사람은 그런 특별한 사이였다. 그렇지만 성인이 된 후,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너무도 달라져버린 둘. 지영은 고등학생 때와 다를 것 없이 해주에게 진심이지만, 해주는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벌써 어른이 된걸까. 자꾸만 지영의 마음에 흠집을 내는 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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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야 서지영. 진짜 놀랬다? 난 네가 나한테 고양이 선물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지영: 예쁘게 키워.
해주: 근데 너 요새 뭐해?
지영: 뭐 좀 생각하느라고. 그냥 있어.
해주: 생각? 무슨 생각?
지영: 유학 가면 어떨까 생각 중이야. 요즘 텍스타일 공부하는 사람들 외국으로 다들 나가잖아.
해주: 유학은 뭐 아무나 가니? 돈이 있어야 가지. 그러지말고, 이 언니가 알바 자리 소개해줄테니까 용돈이나 벌어서 학원이나다녀보던지 해. 어때?
(지영은 밖으로 나가버린다.)
해주: 야.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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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의 회사에 찾아온 지영. 자신이 준 고양이를 버려버린 해주이지만, 마지막으로 그녀를 믿어보기로 한다. 하지만 흘리듯 한말을 기억할리 없는 해주. 지영은 몇시간을 지하철 역에 앉아 기다린다. 너무도 달라진 둘의 관계.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이 똑같은 경험을 하며 같이 울고 웃던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이제는 서로가 무엇을 하고 사는지도 잘 모르게 된 둘. 각자가 처한 환경은 이제 너무도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멀어져버리는 옛 친구들. 서로를 향한 마음의 크기는 다르고, 서운함은 쌓여만 가고 편한 존재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주게 된다.
서로가 없으면 안 될 것만 같았던 우리가, 사회의 발을 맞추기 위해 그렇게 쉽게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슬프고 연약하게 느껴졌다. 그녀들의 등 뒤로 보이는 “좋은 여행, 영원한 추억”이라는 문구가 자꾸만 눈에 띄었다. 우리에게 영화가 하는 말 같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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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래된 집이 가라앉기 시작한 지영. 지영이 처한 현실처럼 그녀를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점점 좁아지고 설 곳이 없어지는 지영. 여기저기 일을 구해보다 태희에게 결국 돈을 빌리게 된다.
그런 지영의 부탁에 자신의 전단지 알바를 반 나눠주곤
돈까지 빌려주는 태희.
태희: 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아 맞다. 까먹기 전에. 여기 돈.
지영: 고마워. 언제까지 주면 돼?
태희: 그냥. 돈 생기면 갚아.
근데 어디에 쓰려 그래?
지영: 그냥 좀 필요해서. 그런 얼굴로 쳐다보지 좀 마.
태희: 네가 전화해서.. 의외였다?
지영: 그래? 내가 그렇게 전화를 안했나?
태희: 우리 모일 때는 맨날 내가 먼저 연락하지. 네가 먼저 연락한 적 한 번도 없었잖아.
졸업하니까 애들이랑 멀어지는거. 그게 젤로 섭섭하다?
학교 다닐때가 정말 좋았었는데. 매일 만나다가 떨어져 지내니까 이젠 만나도 별로 할 얘기도 없고.
개인적으로 태희의 이 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 매일 보던 사이가, 단지 물리적으로 멀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우리들은 이렇게 변해버리는 건가? 라는 서운함을 스무살 때 너무 큰 혼란으로 겪었다. 서로를 낱낱이 알던 때와는 달리, 몇 달만에 만나 간간히 그동안의 일상을 전하는 것은 꽤 우리의 졸업이란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반갑고 자꾸만 텅 비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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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길에서 노숙자를 만난 지영과 태희.
지영: 아까 그 거지 말이야. 난 솔직히 그렇게 될까봐 좀 무섭다?
태희: 글쎄, 난 무섭단 생각은 안 해봤고. 가끔 그런 사람들 보면 궁금해서 따라가보고 싶기는 하다? 매일 뭐하면서 지내는지. 아무런 미련 없이 자유롭게 떠돌아지낼 수 있다는 건 좋은 거 아닐까?
지영: 그걸 자유라 그러니? 난 그렇게 생각 안해. 그렇게 다니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해.
태희는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연민을 보이는 선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입장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한다. 그건그녀가 그런 입장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항상 부족함 없이 자란 태희는 거지, 외국인 노동자들, 고기잡이 배를 보며 “자유”를 떠올린다. 하지만 지영은 가난을 안다. 그것이 자유가 아닌 보이지 않는 감옥이라는 현실의 쓴 맛을 직접 겪어본 인물이다. 지영에게 그것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 그 자체이기에, 자꾸만 지영은 걱정한다. 당장 집이 가라앉으면 어떡하지? 저러다무슨 일을 당하면 어떡하지? 하고서 말이다.
결국 마음뿐인 연민을 가진 이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다 가지고 남은 여유로 남들을 돌보는이들과, 진심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입장을 아는 이의 차이가 무언지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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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지나고, 또 다시 만나기로 한 친구들. 이번에도 역시 태희의 제안으로 약속은 진행된다. 지영은 해주와의 저번 일로 아직마음이 상해 더이상 해주를 보고싶어하지 않는다. 그런 건 상관 없이, 그저 지기와 가까운 곳에서 효율적으로 만나고 싶어하는해주. 각 인물들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
지영: 꼭 그래야해?
태희: 한 달에 한번씩은 꼭 만나줘야 한다고. 그래야 우리 우정에 금이 안가지.
해주: 우정? 참.
비류, 온조: 아. 그럼 말이 또 달라지지.
해주: 근데 언제 인천까지 가니. 니네가 서울로 오면 안돼?
비류, 온조: 하여튼 얘는 꼭 지 생각만 한다니까.
지영: 난 해주한테 가는 거면 안 가.
태희: 우리 넷이 서울을 가는게 낫니. 너 하나가 인천을 오는 게 낫니?
해주: 너희 넷이 서울로 오는거 !
결국 인천에서 만난 다섯 친구들. 시작부터 지영은 해주와 말도 섞지 않으며 둘의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태희: 야. 너 지영이한테 왜 그래 자꾸. 학교 다닐 땐 너네 둘이 제일 친한 사이였잖아.
해주: 예전에 친한 사이였다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니? 현재가 중요하지.
태희: 현재? 그래서, 현재 너한테 중요한 게 뭐야?
해주: 옷이다. 왜!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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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서로가 소중하지만, 서로가 가장 중요하진 않게 되어버린 우리들. 이건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스물을 겪은 청춘들이 알게 된 씁쓸함일 것이다. 다섯 친구들이 인천에서 쇼핑을 하며 각자 둘러보는 장면은 결국 아무리 친구여도, 자신의 인생은 혼자 살아가야 하는 것이란 뜻인 것처럼 느껴져 씁쓸한 웃음이 지어졌다.
해주와 지영이, 태희처럼 미래에 대한 고민과 꿈으로 가득차 멀리 떠나버리기도, 현실에 안주하기도 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동안에 종종 만나 서로를 바라봐주는 따듯함은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지금의 내 나이는 어쩌면 가장 혼란스럽고, 바쁘며 치열한 나이인지도 모른다. 졸업의 끝과, 새로운 시작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그 속에 걸쳐있는 우리들. 앞으로도 우리가 더 멀어진다는 건 변함 없는 사실이겠지만, 문득 생각나면 서슴없이 연락하고 언제나열여덟처럼 깔깔대며 철없는 소리만 하는 우리이길 바란다. 다들 나와의 여행을 영원한 추억처럼 계속한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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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희가 지영에게 한 말이 자꾸만 남는다.
태희: 지영아. 나는 니가 도끼로 사람을 찍어 죽였다 그래도 니편이야.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거라고 생각해. 나 너 믿어.
가끔은 해주였고, 또 가끔은 지영이었으며 종종 태희였던 모든 방황하는 스물에게 보내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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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힘과 책임을 깨닫는 피터 파커의 이야기
이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청소년 시기를 거치며 성인으로 성장한다. 성장의 과정은 쉽지 않다. 호르몬의 변화로 신체도 변해가고 생각도 복잡해진다. 그래서 그 성장의 시기는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과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은 모든 청소년들이 겪는 과정이고 성인이 된 사람들도 그 과정을 거쳐 어른이라는 새로운 시기로 접어든다. 아직 주변에는 자신을 책임져 줄 수 있는 부모나 어른이 있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친구들과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 아이 자신의 탓도 있겠지만 부모가 그 책임을 대신하기도 한다.
성장 과정을 통해서 우리들은 자신이 가져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된다. 각자가 가지는 책임은 다를 수 있다. 아주 큰 힘을 가지게 된 경우에는 그 힘을 어떤 방식으로 써 나가야 할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힘은 공부를 잘하는 노하우가 될 수도 있고, 부모로 부터 얻은 재력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신체적인 힘이 그 힘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각자가 가진 힘을 활용하는 것은 청소년 시기가 거의 처음일 것이다. 성인이 되기 직전까지 많은 청소년들은 그 책임의 범위와 자신이 가지는 힘이 어디까지 인지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성장기 피터 파커의 고민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피터 파커(톰 홀랜드)의 이야기를 담는다. 피터는 우연히 거미에 물려 신비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힘을 친구들에게 신체적 우월함을 돋보이는 도구로만 사용했지만 주변에 나타나는 악당들을 처치하기 시작하면서 사회에서 자경단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피터는 알지 못한다.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피터가 가장 좋아하는 영웅이었는데 그를 직접 만나면서 다른 영웅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기 시작했고 어벤저스의 일원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 그동안 마블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의 역할은 아주 작은 것이었다. 그저 조금 어린 청소년 영웅으로서 어벤저스에서 감초 역할을 하고, 토니 스타크와 유사 부자 관계를 만들게 되면서 그저 어린 영웅 정도로 다뤄질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토니 스타크의 죽음을 경험하고 본격적으로 홀로서기를 하면서 심적 괴로움이라는 고난을 맞게 된다. 전편이었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본격적으로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정신적 고뇌를 겪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그는 아버지 같은 영웅인 아이언맨이 사라졌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를 통해 대체하려고 했다. 하지만 미스테리오는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정체를 공개함으로써 피터를 혼란의 정점으로 끌고 간다.
피터 파커라는 인물은 늘 청소년이었다. 나이가 어린 영웅이었기 때문에 가족의 죽음을 겪었고, 자신의 잘못으로 주변 사람을 잃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 과거 샘 레이미 감독 버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도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는 벤 삼촌을 잃게 되었고, 마크 웹 감독 버전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의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도 벤 삼촌과 여자 친구 그웬을 잃는 상황을 맞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 안에서 심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는 과정이 영화 내내 이어졌다. 그 혼란은 어쩌면 그들이 얻게 된 힘을 쓸 때의 무게감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을지 모른다.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피터 파커가 겪는 혼란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의 피터 파커는 그런 혼란을 제대로 겪지 않았다. 토니 스타크를 잃기는 했지만 그 주변에는 그의 마음을 챙겨줄 사람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그의 여자 친구인 MJ(젠데이아 콜먼), 절친 네드(제이콥 베털런)과 큰 엄마 메이(마리사 토메이)는 피터의 옆에서 그를 돕거나 그가 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그가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력이 뻗어나가게 된다.
아마 이번 스파이더맨 영화는 마블 유니버스 시리즈 중에서 피터 파커라는 인물이 겪는 가장 힘든 고통이 담긴 영화가 될 것 같다. 그는 자기 자신이 가진 힘이 가져올 안 좋을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고 자신이 가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그의 축 처진 어깨는 그가 짊어진 짐을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영화 내내 피터는 그가 가진 힘으로 파생된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서는 피터가 자신이 겪을 부정적인 일들을 마법처럼 사라지게 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그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비치)를 찾아가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주문을 부탁한다. 기억을 지우는 행위는 영화 속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어찌 보면 피터에게 가장 간단하게 자신이 가진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 주문에 문제가 생기면서 영화 속 세계는 붕괴 직전에 놓이고, 피터에게는 자신의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여러 문제들이 닥쳐온다. 각종 빌런들의 등장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피터의 모습이 담기는데, 기본적으로 모든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피터 파커가 가지고 있는 ‘선함’이 이 영화에서도 핵심적인 내적 도덕적 갈등으로 발현된다.
지금까지 여러 배우가 연기한 세 종류의 피터 파커가 있지만 이 캐릭터들이 가진 고민은 모두 자신이 가진 책임에 대한 것이었고, 그들이 가진 특유의 선함을 활용한 해결 방식을 포기하느냐 아니면 고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포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선하고 악당들도 다시 올바른 삶을 살 수 있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핵심적인 기재로 깔고 있다. 그래서 스파이더맨이 분노에 가득 차 누군가를 살인하게 되거나 개인적인 복수를 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고민들이 영화적 긴장으로 발현된다.
지난 <스파이더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헌사
피터 파커라는 인물이 하는 고민은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니다. 청소년 시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민을 슈퍼히어로 영화 안에 녹여놓았을 뿐이다. 이제 성인이 되기 직전인 청소년이 가지게 될 책임과 자신의 힘 때문에 받게 될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스파이더맨>이라는 시리즈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실의 청소년들이 거미 능력을 가지게 되지는 않겠지만 모든 청소년은 그 자신이 가진 능력과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를 반드시 거친다. 그런 성장기의 고민이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도 잘 담겼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과거에 제작된 토비 맥과이어 버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나 앤드류 가필드 버전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만족할 만한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전 버전의 <스파이더맨>에서 등장했던 빌런들인 닥터 옥토퍼스(알프레드 몰리나), 그린 고블린,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등이 모두 등장하고 과거 시리즈의 대사,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팬들을 추억에 잠기게 할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명대사가 이번 영화에서도 등장한다. 또한 영화 음악도 기존 OST의 노래들을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빌런이 등장할 때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빌런들의 테마가 배경으로 흘러 예전 영화를 보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연출한 존 와츠 감독은 <스파이더맨 홈 커밍>,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연출했었는데, 이번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까지 연출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블에서 시작된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향후 대학생 버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이어진다는 소문이 있기는 하지만 연출자가 바뀔지 어떤 방식으로 시리즈가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피터 파커가 가진 고뇌와 책임을 제대로 정리했기 때문에 향후에 마블에서 시리즈가 더 이어진다면 그가 어떤 방식의 삶을 택했는지, 주변 사람들과는 어떤 식으로 생활하게 될지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와 이야기들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를 관람할 계획이 있다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야기의 플롯은 간단하지만 영화가 전개되는 과정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용을 먼저 알기보다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영화의 재미를 최대한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튜브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FZkg4Fdi4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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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가 원하는 걸 얻었다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기 위해 어디까지, 얼마나 노력해야 할까? 자신의 노력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무척 어렵다.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어려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가장 쉽게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높은 지위나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의 도움이 있다면 그 과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영화 <히든 페이스>는 세 인물이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가진 자원을 바탕으로 기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군가는 사회적 지위를, 누군가는 상대방의 감정을,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 상대를 이용한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각자가 어떤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을 때 그 얼굴에 나타나는 진실이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 아닐까.
[첫번째 감정] 성진의 욕심
주인공 성진(송승헌)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자라난 인물이다. 그는 고생 끝에 지휘자의 직업을 얻었지만, 더 큰 성공을 향한 욕구가 여전히 강하다. 성진은 차분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딱딱하고 차가운 면이 있다. 아내인 수연(조여정)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감정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아내의 살가운 접근에도 성진의 반응은 냉담하며, 그 미소조차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성진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아내 수연의 집안이 가진 힘을 은근히 이용하려 한다. 이런 모습은 영화 전반에 걸쳐 은밀하게 드러나지만, 성진의 얄팍한 속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아내 수연이 사라지고 나서 곧바로 낯선 여자 미주(박지현)에게 빠져들 때이다. 수연을 향한 그의 마음이 얼마나 얇고 가벼운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욕심으로부터 비롯된 성진의 마음은 미주와의 관계를 통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성진의 얄팍한 욕망이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그는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는 욕심이 많은 인물이지만, 사실 수연의 집안의 지원이 없이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의 무기력함은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더 짙어진다.
[두번째 감정] 미주의 사랑
미주는 어린 시절 수연을 만나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같은 성이라는 이유로 세상에 그 사랑을 공개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는 오랜 세월 수연을 위해 헌신해왔다. 약한 노예와 주인의 관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 중반 이후 미주의 행동들은 그녀의 사랑이 인정받지 못했을 때의 폭발적인 반응처럼 보인다. 마치 그 인정받지 못한 감정을 성진에게 풀어놓는 듯한 그녀의 행동은 버림받은 사람의 일탈처럼 느껴진다.
영화 초반의 미주는 비밀을 품고 있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녀의 비밀은 대부분 수연이 가진 비밀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객에게 놀라움을 준다. 이후 미주는 수연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 위해 성진을 이용한다. 성진이 아내 수연을 자신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듯, 미주 역시 수연을 상처 주기 위한 도구로 성진을 활용하는 것이다. 영화는 이런 미주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살짝씩 보여주면서 이 인물이 가진 의도를 알 수 없게 만든다.
영화는 미주가 가진 진심이 무엇인지 정확히 드러내지 않는다. 그녀는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그 내면을 알기 어려운 인물이다. 미주라는 인물의 서사와 미스터리함은 결국 그녀가 가진 '사랑'이라는 감정 속에 깊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관객은 그녀를 쉽게 판단할 수 없고, 그 점이 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세번째 감정] 수연의 자신감
수연은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녀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수연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수연은 하나도 잃은 것이 없다. 중반부에서 그녀가 모든 것을 잃을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수연이 그렇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인물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그녀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진과 미주는 수연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으며, 완전히 그녀를 밀어낼 수도 없다. 결국 그들은 수연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각자가 원하는 것을 취하며 살아간다. 수연은 자신의 의도를 철저히 감추고 성진과 미주를 이용하면서 모든 것을 조종한다. 마치 악마처럼 보이는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며,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취하며 살아간다.
고급스러운 치정극
영화 <히든 페이스>는 고급스러운 치정극이다. 아름다운 화면과 잘 짜인 집의 구조는 이 영화의 중요한 매력 요소 중 하나다. 집의 독특한 구조는 숨겨진 방과 한쪽만 볼 수 있는 거울을 통해 흥미롭게 보여진다. 어쩌면 그 특이한 집의 구조는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인물관계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쪽에게만 그 관계의 진실이 보이는 관계, 그러니까 숨겨진 얼굴을 힘을 가진 한 쪽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영화의 인물들 중 관객이 응원하고 싶은 인물은 없다. 모두가 자신의 욕심과 욕망에 눈이 먼 인물들이고,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조종하는 사람은 수연이다. 그래서 세 인물은 서로의 나쁜 의도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며 살아간다. 결국에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 그들의 이야기는 비극인지 희극인지조차 모호해진다.
특히 미주 역을 맡은 박지현 배우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인다.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 있고, 어떤 일이든 다 꾸며낼 수 있을 것 같은 알 수없는 느낌을 잘 살렸다.
범죄와 치정극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히든 페이스>는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가 될 것이다. 각자의 욕망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전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며, 그들 사이의 긴장감이 영화 내내 유지된다. 당신도 이들의 숨겨진 얼굴을 확인해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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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한 지성에 돌 던지기
추락의 해부보다도 해부되는 것들의 추락. 이 법정 가족 스릴러 드라마 안의 모두가 진실이 무엇인가를 두고 싸우지만 역설적으로 극 밖의 관객은 ‘무엇이’ ‘왜’ 진실인지가 전혀 중요치 않으며 ‘그 중 어떤 것이' '어떻게’ 발화되는가가 훨씬 중요하며 흥미롭다는 것을 빠르게 깨닫게 된다.
거의 모든 씬이 긴장감과 흡인력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극 중 가장 흥미를 끈 것은 남편 사뮈엘이 자신의 가사노동 기여도를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잘 나가는 작가이자 실질적 가장인 부인 산드라 대신 가사와 육아에 더 집중하길 선택했던 사뮈엘은 몰래 녹취한 부부 싸움에서도, 아들 다니엘의 마지막 증언 속에서도 일관되게 자신의 ‘희생’을 말하고 있다. 그는 ‘늘 남들을 먼저 챙겨야 해서‘ 힘들었다고, 파트너를 위해 일상 리듬, 시간, 언어까지 모두 맞춰주며 살았다고 절규한다. 사뮈엘은 심지어 시각장애인 다니엘에게 없어선 안 될 안내견 스눕에 자신을 투사한다.
그런데 이 기이한 플래시백에 다니엘의 음성을 빌어 입혀진 사뮈엘의 서사를 접한 관객은 희한한 기시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평생 독박 육아와 독박 가에 시달리던 부인들이 분노에 차 내지를 법한 진술 아닌가.
사뮈엘의 잘 계산된 분노는 같은 노역을 부인들 중 상당수가 여전히 당당하게 발화하지 못하는 와중 취해진 전략이기에 더욱 씁쓸하다. 아직 초등교육을 받는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혼자 쉬는 시간을 가져본지 너무 오래됐으니 무려 1년의 안식년을 달라고 주장하는 여성 가정주부의 사례는 분명 흔치 않다. 여자들이 평생 군말 없이 자신을 희생해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홀로 키웠으므로 사뮈엘 역시 군말 없이 복종해 억울함을 마냥 삼키라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법정에서 실질적 경제활동을 도맡았던 산드라를 두고도 ‘남편이 위층에서 힘들게 일을 하는데’ 아래층에서 팬과 놀아났다든가 ‘남편의 고통을 무시했다’든가 기를 세워주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검사 측 증인들의 성차별적 진술을 연이어 듣다 보면, 그들이 공교롭게도 전원 남성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사뮈엘의 언어와 여성들의 언어가 각기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를 곱씹게 된다. 산드라처럼 성공한 작가는 끝내 되지 못했어도 제1세계 지식인인 사뮈엘이 과연 그 여자들과 자신의 차이를 몰랐을까.
'남성' 주부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걸 잘 아는 사뮈엘은 고분고분한 가정의 천사 따위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자기 삶을 재구성해 저항적 서사의 질료 삼아 투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사뮈엘이 의도했든 아니든 그는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와 구조적 경력단절의 부당함을 인정받기 위해 몇 백 년간 투쟁한 여성들의 지적 노고를 너무나 쉽게 전유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 투쟁의 언어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전파되기 마련이다. 피해자 정체화에 유용한 담론은 누구나 탐내기 때문이다. 정확한 타겟을 위해 고안되었던 언어가 대중적으로 남용되고 결국 최초의 본질과 다른 방향성을 띠게 되는 탈취의 과정을 우리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산드라 역시 전형적인 ‘남편’의 언어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부부 싸움 당시 산드라는 ”왜 이렇게 흥분했냐“고, ”사소한 데 집착하지 말자”고, “나도 고생하고 있다”고 사뮈엘을 달래는 것 같지만 실은 그를 책망하는 말을 건넴으로써 그의 화를 점점 더 돋운다. 산드라가 이기적이고 자기 시간만 중한 줄 안다고 말하는 사뮈엘의 규명은 분명 일리가 있다. 첫 장면부터 그는 질문이 많다며 불안해하는 학생 조에에게 ”아, 괜찮아, 시간은 아주 넘치도록 많아“라고 답하지 않는가.
그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승자의 자세를 취하고 때론 이기적인 가부장 특유의 나르시시즘을 재현한다. (이 오롯이 자신만의 편안함을 위해 기울어진 자세를 지켜보는 스눕이 물고 있는 공은 어느 층에서 누가 떨어뜨린 것일까. 혹시 그때 누가 그의 그 대답을 들었을까.) 그는 자신의 지위와 매력 자본을 십분 활용해 상대를 무장 해제시키고 대화를 자기 입맛대로 끌어가며 이를 지켜보는 관객에게 미묘한 불편함을 선사한다. 그는 복종이나 저항보다 우아한 군림이 선천적으로 어울리는 타입, <타르>의 리디아 타르를 떠올리게 하는 영리하고 냉정하고 자기애로 충만한 여성이다.
자, 어차피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저울에 두 사람이 올랐다. 가사와 육아 때문에 저술 작업에 집중할 수 없다며 자신의 취약함을 이미 드러내버린 사람과, “내 걱정 마. 난 어떻게든 써.”라고 얄밉게도 틀린 말 없는 선고를 내려버린 사람. 산드라가 말한 것 중 가장 날카로웠던 진실, 그래서 사뮈엘이 가장 인정할 수 없었던 진실은 아마 “당신은 스스로 선택한 삶을 두고 날 원망하는 거야. 혼자 덫을 놓은 거야”보다도 “(가사노동의 배분에) 완벽한 균형은 없다고 봐. 순진하고 딱한 발상이지.”였을 것이다. 한 가정이란 무대가 이갈리아처럼 충분히 전복되기엔 너무나 작은 섬이었던 것이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이 싸움에서 누가 패자인지는 명백하다. 이때 패자에게 중요한 건 ‘왜’ 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지느냐다. 녹취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긴 사뮈엘은 최대한 지저분하게 부인을 옭아매기를 선택한 듯하다.
남편의 죽음을 두고 검사는 살인을, 변호사는 자살을 주장하는 꼭두각시 극에서 주연이 된 부인은 또 한 번 남편보다 한 수 위인 역량과 그릇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변호사 뱅상에 의해 저지당하기는 하나, 죽은 남편을 불안정한 환자로 초장부터 몰아가는 쉬운 길을 피해 오히려 ’지저분한 이야기는 빼자‘며 파트너의 품위도 자신의 것과 마찬가지로 지켜주고 싶어하는 그의 선택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 선택에는 배려와 도덕성뿐만 아니라 온전한 진실에 대한 본능적 지향이, 또 그 모든 걸 가능케 하는 고도의 지성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드라는 자기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운 논쟁이 자기 파괴로 귀결되더라도 그 논쟁 자체를 피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이다. 그는 오히려 그런 류의 복잡성을 추구하고 거기서 희열을 느낀다. 그리고 비범한 작가인 그의 재능은 남편이 말하지 않고 어쩌면 그 스스로도 몰랐던 무의식 너머의 욕망과 좌절, 왜곡된 인식과 뒤틀린 감정들을 정확히 간파하고 만다. ‘큰 상황의 아주 일부’만 보고 두 개인 사이 축적된 역사의 전부를 짐작하지 말라는 산드라의 논리정연한 호소는 검사를 비롯한 청중의 적의를 잠시라도 멈춰세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아주 일부’는 결국 얼마나 효과적으로 지적이고 강인하고 야망 있는 여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가. 부부간 원망은 덜하고 동등한 수준에서의 지적 교류는 더 활발했던 시절, 사뮈엘의 허락 하에 그의 개요를 가져다 소설로 발전시킨 산드라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사뮈엘이 제기한 표절 시비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양성애자로서 언제든 남성을 거부하고 남성 없는 삶을 꾸릴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산드라는 남편과 그의 정신과 상담의, 검사와 수사팀장을 위시한 남성들에게 위협적이고 미스테리한 존재가 된다.
농담이 아니라 산드라가 ‘웃지 않는’ 즉 전형적으로 독일적인 여성이라는 점부터가 그의 - 프랑스 법정에서의 - 이질적 존재감을 한 번 더 강조하는 알레고리나 마찬가지다. 그는 여러모로 남성-내국인-지식인들과 다르며 오로지 자신의 능력만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드문 이방인 여성이므로. "여성이 지능과 야망, 정신적 강인함 때문에 어떻게 공격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의도는 재판이 모두 끝난 후 산드라가 얻은 것이 오로지 고독뿐이라는 결말의 암시를 통해 슬프게 빛을 발한다.
열악하고 적대적인 상황 속에서 산드라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생각해낸 설을 밀어붙여야 하는 처지로 몰아붙여진다. 산드라에게 아직 미묘한 애정을 품고 있는 게 거의 확실해 보이는 변호사 뱅상은 그를 믿는다고 공언한 유일한 어른이지만 애석하게도 ‘판단하는 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정작 산드라의 믿음을 획득하지 못한다. 뱅상은 법정에서 단 한 번 사실을 넘어선 추정을 ‘실수로’ 흘리는데 이때 그는 자기 피고인의 욕망(진실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한다) 또는 자신의 직업인으로서의 의무(피고인의 결백을 입증한다)보다도 인간 뱅상으로서의 욕망(산드라를 보호한다)에 잠깐 휩쓸린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산드라를 지키기 위해 사뮈엘을 비난하고 찢어발긴 후, 사뮈엘이었던 것을 다시 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재조립해 사뮈엘의 형상을 띈 것으로 창조한 직후. 지금까지의 변호 중 가장 감정적으로 설득적이었던 반론을 펼친 그가 마주한 것은 산드라의 화난 얼굴과 단호한 거부 제스처다. 말했듯 산드라는 악의나 계략에 맞서는 것보다 진실을 최대한 손상 없이 전달하는 데에 가치를 두는 이이기 때문이다.
그가 산드라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둘의 얼굴이 한 숏에 잡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 역시 산드라라는 독특한 인물의 불가피한 고립을, 단독자로서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하다. 산장 부엌에서 이뤄진 뱅상-산드라 간의 첫 진술 장면, 바로 직전까지 아주 가까이 앉은 둘을 한 번에 잡는 바스트 숏이 수 차례 등장했는데도 산드라가 진술하고 뱅상이 질문하기 시작하자 각 인물의 음성이 전개될 때마다 얼굴을 정면으로 비출 뿐이다. 함께 있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피해가는 카메라의 빠르고 단호한 시점 전환 때문에 관객은 거의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단절을 의식하게 되는데, 이는 후일 법정에서 증인석에 선 채로 검사와 변호사 측 증인들의 말을 번갈아 듣고 혼란스러워하는 다니엘을 트래킹 패닝 숏으로 잡은 것과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이 대칭이 상징하는 바는 명확하다. 산드라를 두고 다니엘은 흔들리나 이어지고 뱅상은 확고하나 불통한다. 뱅상은 설원에서 취한 채 함께 담배를 피우고 텐션 가득한 농담을 할 때도 산드라를 마주 보고 있으나 카메라는 다정히 이어지는 시선 대신 각자의 후면 혹은 측을 보여줄 뿐이다. 아들의 축객령으로 우는 산드라를 뱅상이 태워 어두운 산길을 내려가는 씬에서도 그는 거의 음성으로만 등장하고 화면은 산드라의 표정에 집중한다.
법정에서의 지난한 싸움이 다 끝나고 승리감에 도취해 단둘이 남겨지자 또 한 번 숨 막히는 텐션이 오르지만, 뱅상은 반쯤만 기대 오는 산드라를 딱 그 반만큼만 안아줄 수 있으며 관객 역시 그이들을 ’창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한 사람은 또다시 등만 보이는 채로. 우리에게 온전한 관람이 허락되는 교감은 뱅상과 산드라의 포옹이 아니라 귀가한 산드라와 다니엘의 한밤 침실에서의 보다 완전한 포옹이다.
산드라의 이해자는 변호인단이나 조에 같은 팬들이 아니라 극 중 유일한 미성년인 다니엘이다. 엄마의 언어와 아빠의 언어가 다르고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중간 지점을 택한 부모 사이에서 가엾은 소년 역시 ‘남은 한쪽이라도’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한다. 다니엘은 사고 이후 고도 근시를 가진 소년으로 다시 태어난 존재, 그렇기에 무지와 단차와 오해를 필연적으로 달고 다니는 존재다. 극 중 산드라의 진술보다 다니엘의 진술이 먼저 의심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법정에 선 산드라가 문득 다니엘의 시점에서 관찰되듯 그려지는 구도 역시 우연이 아니다. 흐릿한 실루엣을 집요히 좇는 그는 엄마의 진술을 듣고 가장 효과적이고 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낸다.
완성형 작가 그리고 이제 막 자기 이야기를 처음 써낸, 작가의 운명을 타고난 아들. 그들의 ‘생각해냄’이 recall인지 invent인지 우리는 영원히 추측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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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판타지를 보려고 이런 클리셰를 본다.
이 영화는 클리셰가 참 많고 내용이 예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계속 찾아보게 되는 맛이 있다. 노인이라면 대단히 참견이 많을 것이라는 젊은이들의 고정관념도 어른들의 참견만큼이나 큰 문제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벤 휘태커는 은퇴 후 시간이 너무 많아진 삶에 회의를 느낀다. 그래서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능하고 싶어 시니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이에 합격한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에서 그의 복장은 지나치게 클래식하지만 내공이 느껴진다. 그의 캐릭터가 호평받은 이유가 뭐였을까 생각해보면 그는 남에게 참견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고 매너있게 챙겨줄 뿐이다. 하지만 나이어린 상사인 줄스는 그의 호의가 불편한데, 그녀에겐 그의 호의가 그저 꼰대의 참견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나를 돌아본다. 어른들에겐 호의가 나에게 참견으로만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한뼘 자라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분들의 호의는 오지랖이 아니라 정말 호의였음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내가 과민반응을 했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말이다. 줄스는 상사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벤을 대하니 벤의 세상의 진리를 깨우친듯한 그의 태도가 마음에 안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벤이 끝까지 그녀를 존중으로서 대하니 그녀는 오히려 그에게 의지한다. 나는 젠더갈등도 문제지만 세대갈등이 더 와닿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갈등이 만연한 이유는 젊은이의 과도한 편견과 기성세대의 과도한 오지랖이 원인이라고 본다, 한쪽만의 문제라면 오히려 피하거나 문제를 인지시켜 개선시킬수라도 있지만 (개선이 가능하다면 그 상대는 굉장히 착한 편일 것이다) 두쪽다 문제라면 그 관계는 어서 도망가야 한다.
하지만 영화 속 줄스도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는 영리한 여성이고 벤도 자신의 삶의 지혜를 뽐내지 않고 남을 위한 매너로 쓰니 둘 다 선순환의 관계를 유지할 사람들인 것이다. 그것이 곧 유연함이고 그 유연함은 나이와 상관없다. '내가 다 살아봐서 알아'라며 나이를 볼모로 대접만 받으려는 어른도, 그런 어른들은 무조건적 꼰대로 몰며 어른들에게 인격체로서 대접해달라고 요구하는 젊은이들도 유연하지 못한 것이다. 뭐든지 대접을 받겠다고 요구하는 쪽이 유연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한다.
벤도, 줄스도 판타지일지 모른다. 이런 관계로 실제로 있으면 좋겠지만 결국 판타지일 수밖에 없다면 이들의 유연함을 롤모델로 살아갈 수 있다면 삶이 조금은 충만하고 윤택하지 않을까. 젊은이는 기성 세대에게서 클래식을 배우고 기성 세대는 젊은이에게 시대의 감각을 배울 수 있는 선순환의 관계가 많아지기를, 나부터 그런 인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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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여름, 스크린으로 떠나는 환상적인 유럽 여행! <트립 투 그리스>, <루카>
올 여름,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유럽 여행의 대리만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두 편의 영화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그리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리만족 미식 여행기 <트립 투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잊지 못할 여름날의 모험 <루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리만족 미식 오디세이 <트립 투 그리스>
<트립 투 그리스> 메인 포스터,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먼저 <트립 투 그리스>는 영국 인텔리전트 듀오 스티브와 롭이 그리스에서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대리만족 미식 오디세이 영화다. <트립 투 그리스>는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은 네 번째 '트립' 시리즈이자 10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완벽한 피날레를 보여준다. 터키 아소스부터 그리스 이타카까지 6일 간의 낭만적인 여행을 통해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하는 두 남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리스에 있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비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고향 스타기라, 세계의 중심이라 불리는 델포이, 오스만 제국의 요새였던 필로스 해안 같은 그리스의 관광 명소와 미슐랭 레스토랑이 연이어 나와 올여름 휴가를 위한 완벽한 그리스 여행 지침서로써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Synopsis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이번엔 그리스다!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따라가는 그리스 대리만족 미식 여행기
영국 유명 배우 스티브와 롭은 '옵저버'의 제안으로 6일 동안의 그리스 여행을 떠난다.
터키 아소스를 시작으로 그리스 아테네, 이타카까지 [오디세이] 속 오디세우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낭만적인 여행을 통해 인생과 예술, 사랑에 대한 유쾌한 대화를 나눈다.
환상적인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쳐 <루카>
<루카> 메인 포스터,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쳐다.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으로 관심이 집중된 <루카>는 이탈리아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리비에라의 친퀘 테레를 영화 속에 고스란히 옮겨와 환상적인 비주얼을 선사한다. 또한 젤라또, 파스타 같은 이탈리아의 음식과 언어, 음악까지 담아내 특별한 힐링을 선사할 예정이다.
Synopsis
바다 밖은 위험해?! 아니, 궁금해!
이탈리아 라비에라의 아름다운 해변 마을,
바다 밖 세상이 궁금하지만, 두렵기도 한 호기심 많은 소년 '루카'
자칭 인간세상 전문가 '알베르토'와 함께 모험을 감행하지만,
물만 닿으면 바다 괴물로 변신하는 비밀 때문에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새로운 친구 '줄리아'와 함께 젤라또와 파스타를 실컷 먹고 스쿠터 여행을 꿈꾸는 여름은 그저 즐겁기만 한데…
과연 이들은 언제까지 비밀을 감출 수 있을까?
함께라서 행복한 여름,
우리들의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된다!
탁 트인 자연의 전경과 이색적인 문화로 가득한 해외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절실해지는 요즘!
멀리 여행을 떠나긴 귀찮지만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피해보고 싶은 당신이라면!
올여름은 <트립 투 그리스>, <루카> 두 편의 영화와 함께 스크린으로 대리만족 유럽 여행을 떠나보자.
씨네랩 에디터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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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토피아]닉 그자체 정재헌 성우님의 이야기!!닉과 주디는 사랑일까?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마사지 인스타그램 구독
??https://www.instagram.com/cine_massage/
EP.29
꿀보이스 정재헌 성우님과 함께하는 주토피아 리뷰 첫번째 시간!
출연
황보 라이언 정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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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인 액션 / 역시 퓨리오사 / 안야 테일러 조이의 강렬한 카리스마 / 아역 배우의 독기어린 눈빛 연기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으로 엔드크레딧 전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영상이 잠시 나옵니다.
엔드크레딧 후에는 있나 싶은 허무한 영상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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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이트 레이더스> 메인 예고편
- 서기 2043년, 새로운 전쟁을 일으켜 대제국을 세우려는 국가 에머슨.
인간병기를 양성하기 위해 모든 아이들을 납치하고,
외딴 숲에서 칩거하던 ‘니스카’도 결국 사랑하는 딸을 빼앗긴다.
10개월 후, 예기치 못한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던 ‘니스카’는
딸을 되찾고자 국가의 중심부를 습격하기로 결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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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션 임파스벌 : 데드 레코닝 PART ONE> 2차 예고편
마지막 미션은 시작되었다! 역대급 액션과 스케일?️ 7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