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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하지 않는 오락 바구니
다소, '힘이 떨어졌다'라는 평가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디즈니"를 먹여살리는 데에 'MCU(마블)만한 것이 없다'라는 것에 이의를 걸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경쟁자 "워너"도 "DC 코믹스"를 통해서 다양한 작품들과 시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DCEU(확장 유니버스)"라는 큰 핵심만큼은 빗겨나가고 있다.
본 작품을 보기에 앞서 <블랙 아담>에 올라간 "드웨인 존슨"이라는 이름을 보는 관객들과 회사의 입장은 똑같을 거다. - 부디, 기본만 해달라고!오래전, 마법사들에게 선택된 "아담"은 그 힘으로 백성들을 핍박하는 왕을 몰아내는 데에 성공한다.
이후 '나라가 위험에 빠지면, 다시 나타나겠다'라는 예언과 함께 사라진 "아담"은 이내 다시 나타나고 막을 수 없는 위기를 바라본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그의 앞을 막아서는데...1. 더 락의 영화엔 지루함이 없지!
낯선 제목이지만, <블랙 아담> 역시 "DCEU(확장 유니버스)"라는 단어에서 보듯이이 "슈퍼 히어로"이다.
새로운 인물인 만큼 소개말과 함께 익숙한 레퍼토리를 읊겠지만,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석양의 무법자, 1966>를 보여줘 우리의 예상을 달리한다.
일반적으로 선과 악을 구분하는 "웨스턴 무비"와 다르게, 선과 악이 없는 주인공이 총알을 퍼붓는 "스파게티 웨스턴"처럼 이를 틀어줬다는 건 뭘까?
눈치 빠른 관객들이라면, 이번 <블랙 아담>의 방향성이 뭔지를 알아챘을거다!설정부터 "신"이라서, 흠집도 안 나는 "먼치킨"스러운 모습에다가 팡팡 터지는 액션은 비현실적이라 해도 시원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5천년 전의 사람이다 보니 낯설기만 한 현대 물건들과 "반어법" 등. 여타 영화들에서도 볼법한 장면들을 보여줘 웃음과 함께 익숙하게 다가선다.
이만해도, 오락 영화로서의 본분을 다한다고 하나 작품에서 보여주는 그의 힘은 아무도 건들 수 없으니 시큰둥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등장은 반가울 따름이다!2. 주인공을 받쳐줄 조력자는 어디에?
결론부터 말하면,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는 "블랙 아담"과의 대결에 승패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가지각색 능력들은 볼거리에 목마른 관객들의 눈을 충족시키는 데에 부족함이 없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들의 설명이 없다는 거다!
그중 "닥터 페이트"가 그러한데, 극 중. 트라우마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후반부에 모든 감정을 터트리는 캐릭터로 설명이 전혀, 없음에도 "피어스 브로스넌"의 연기력으로 팬들의 인상을 강렬하게 각인시킨다.그렇기에 뒤 설명이 조금만 받쳐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생긴데,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모든 캐릭터들이 그러하다.
"닥터 페이트"는 이름부터 경쟁사의 인물이 연상되고, 몸이 커지는 "아톰 스매셔"도 "앤트맨"이 연상된다.
여기에 선과 악을 구분 짓는 데에 진심인 "호크맨"부터 "사이클론"은 또래 "아톰 스매셔"와의 커플을 이루니 단면적 이미지에만 그쳐 "트위너"에 위치한 "블랙 아담"의 비중은 줄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3. 이야기까지 바란 건 너무 욕심인가?
근데, 이야기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블랙 아담>을 단순하게 오락 영화로만 만들려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극 중. 배경이 되는 가상의 국가 "칸다크"는 특수한 자원때문에 "인터갱"이라는 군부에 의해 나라가 넘어간다. - 아프리카 어느 국가를 해도 어색하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블랙 아담"을 하나의 구세주로 보는 "칸다크"의 시민들과 이를 저지하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모습은 "전 세계의 경찰"이 되려는 어느 국가의 모습을 겹치게 한다.마지막에 다다르면서,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는 장면까지 스크린 너머 사건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캐릭터들(aka. 발암캐)의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은 관객들의 화를 돋운다.
이런 이유에는 외부의 사실들을 이야기 자체로 녹여내지 못한 점이 큰데, 125분이나 되는 분량에도 소화하지 못한 점을 생각하면 아쉬울 따름이다.· tmi. 1 - 쿠키 영상 1개가 있는데, 그동안 "DC 코믹스"에서 교체설에 확정설 등. 맘 고생했던 캐릭터의 등장이라 마음 졸일 이유 없겠다!
· tmi. 2 - 당초 "R(성인)"로 설정되었으나 4번의 재편집을 거쳐 PG-13, 국내는 12세 이용가가 되었다!
· tmi. 3 - 2009년부터 "드웨인 존슨"은 "블랙 아담"에 대한 캐스팅되었다. (무려, 13년이나 준비했다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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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주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이번 주 개봉, 공개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액션 맛집 <존윅 4>부터, 문소리X김희애 주연의 넷플릭스 <퀸메이커>까지,
장르도, 국적도 다양한 이번주 개봉작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존 윅 4
John Wick : Chapter 4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69분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견자단, 빌 스카스가드
개봉: 2023.04.12.
배급: (주)레드아이스 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존 윅'은 '최고 회의'를 쓰러트릴 방법을 찾아낸다. 비로소 완전한 자유의 희망을 보지만, NEW 빌런 '그라몽 후작'과 전 세계의 최강 연합은 '존 윅'의 오랜 친구까지 적으로 만들어 버리고, 새로운 위기에 놓인 '존 윅'은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는데..
CINE PICK!
4년만에 돌아온 액션 맛집 <존 윅 4>는 미국 영화 전문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6%를 기록하며 해외에서 시리즈 역대 최고의 영화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존 윅 4>에서는 칼과 활 그리고 쌍절곤 등의 무기를 사용하여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키아누 리브스는 58세의 나이에 12주 간의 훈련을 커쳐 스턴트 없는 다양한 액션을 보여줄 것이라 예고했습니다.
거울 속 외딴 성
Lonely Castle in the Mirror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16분
감독: 하라 케이이치
출연: 토우마 아미, 아시다 마나, 키타무라 타쿠미
개봉: 2023.04.12.
배급: 워터홀컴퍼니(주)
시놉시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음 둘 곳 없이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코코로’. 어느 날, 방 안의 거울이 갑자기 빛나기 시작하고, ‘코코로’는 홀린 듯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거울 속 세상은 바다 위에 떠있는 신비로운 성이었고, 그곳에서 처음 보는 여섯 명의 친구들과 늑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소녀 ‘늑대님’을 만나게 된다. “성에 숨겨진 열쇠를 찾으면, 원하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지” 열쇠를 찾으며 조금씩 가까워진 ‘코코로’와 친구들은 뭔가 수상한 점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데…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기적이 펼쳐진다!
CINE PICK!
<거울 속 외딴 성>은 일본 현대 문학을 이끄는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동명의 170만 부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하라 케이이치 감독은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어른 제국의 역습>,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태풍을 부르는 장엄한 전설의 전투> 외 다수를 연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감독입니다.
킬링 로맨스
Killing Romance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07분
감독: 이원석
출연: 이하늬, 이선균, 공명
개봉: 2023.04.14.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대재앙 같은 발연기로 국민 조롱거리로 전락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떠난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운명처럼 자신을 구해준 재벌 ‘조나단’(이선균)을 만나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한편, 서울대가 당연한 집안에서 홀로 고독한 입시 싸움 중인 4수생 ‘범우’(공명)는 한때 자신의 최애였던 여래가 옆집에 이사온 것을 알게 되고 날마다 옥상에서 단독 팬미팅(?)을 여는 호사를 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의 사업 확장을 위한 인형 역할에 지친 여래는 완벽한 스크린 컴백을 위해 범우에게 SOS를 보내게 되고 이들은 여래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죽여주는 계획을 함께 모의하는데…
CINE PICK!
영화 <킬링 로맨스>는 콸라섬, 조나단 월드, 발연기 톱스타 등 설정과 배경만 봐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킬링 로맨스>는 <뷰티 인사이드>의 박정예 작가가 각본을 썼고, <남자사용설명서>의 이원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되었는데요. 영화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볼거리를 제공하여 전형적인 것을 탈피한 새로운 재미를 더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사로잡을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가 될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퀸메이커
QUEENMAKER
ⓒ NETFLIX
개요: 드라마 | 한국 | 11부작
감독: 오진석
출연: 김희애, 문소리
공개: 2023.04.14.
채널: 넷플릭스
시놉시스
이미지 메이킹의 귀재이자 대기업 전략기획실을 쥐락펴락하던 '황도희'가 정의의 코뿔소라 불리며 잡초처럼 살아온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거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
CINE PICK!
<퀸메이커>는 김희애와 문소리의 첫 호흡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연출을 맡은 오진석 감독은 "정치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각 캐릭터들의 스타일과 연기를 보는 것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밝히며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지금까지 액션,애니메이션,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와 일본,한국,미국까지의 다양한 국적의 콘텐츠를 소개해드렸습니다. 꽃샘 추위가 찾아온 요즘,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어 이번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세요!
Editor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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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과 동시에 펼쳐지는 밀실의 공포
개봉 당시 로튼 토마토 신선도 99%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영화였던 ‘겟 아웃’. ‘놉’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미루고 있던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을 보게 되었다.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며 공포를 넘어선 놀라움이라는 말로 포스터가 장식되어 있는 이 영화는 직접적인 공포보다는 소름 끼치는 스릴러에 가까운 영화다. 인종차별을 필두로 가히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곳곳에 복선을 깔아두고 있다. 어떤 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욕망이 펼쳐질 이 곳은 ‘겟 아웃’ 이다. 흑인인 크리스와 백인인 로즈는 연인 사이이고 로즈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로즈의 집, 직접적인 인종차별은 아니었지만 걱정했던 대로 여러 곳에서 묻어나는 편견들로 인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이상한 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지만 애써 무시하며 로즈와 함께하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어딘가의 밤에 빠져든다. 꿈같은 순간에서 빠져나온 크리스는 집에 빠져나가고 싶어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순간들을 맞이하게 된다. 백인 손님들로 가득한 파티에서 크리스는 관심의 중심이 되고 흑인 손님에게는 흑인 특유의 문화를 느낄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러운데, 카메라를 꺼내 들면서 크리스의 혼란은 더욱 커진다. 그가 겪는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온 걸까.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사실 예고편도 보지 않았다. 공포 영화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진부한 결말이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모두 부수고 들어오며 어떤 장면도 지나칠 수 없게 만들었다. 겉보기에 사라진 편견들이 어떻게 곳곳에 파고들어 있는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드러내고 영화 자체에서도 소름끼치는 요소들로 펼쳐내는 마법을 펼친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된 보이는 존재들에 의한 욕망으로 인해 더욱 몸서리 쳐진다. 무서운 장면들 없이도 무서울 수 있는 이 영화를 만나고 싶다면 추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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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오브 인터레스트: 사운드가 쌓아 올린 공포의 몽타주
존 오브 인터레스트: 사운드가 쌓아 올린 공포의 몽타주
(출처: 네이버 영화)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 (The Zone of Interest, 2024)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전형적인 홀로코스트 영화가 아니다.
관객이 목격하는 것은 수용소 내부의 참상이 아니라, 담장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한 한 가족의 일상이다. 그러나 영화는 시각적인 정보만으로
이 가해자의 삶을 조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운드가 화면 위로 쌓이며
'수직 몽타주'를 통해 전율을 만들어낸다.
사운드의 대위법, 두 개의 세계를 가르는 수직 몽타주
에이젠슈테인이 제시한 수직 몽타주 (Vertical Montage)는 영상과 소리가
단순한 동기화가 아니라, 각자의 리듬을 가지면서 충돌하거나 병치되는 방식이다.
그는 사운드를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또 하나의 독립적인 층위로 작동시키며
의미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글레이저는 수직 몽타주의 원리를 적용한다고 볼 수 있다.
화면에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의 가족이 등장한다. 그들은 정원을
가꾸고,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며, 아내는 수영을 즐긴다. 그러나 사운드는
이 평온한 풍경을 허락하지 않는다.
① 가시화되지 않는 공포: 들려오는 참상의 소리
관객이 듣는 것은 울타리 너머에서 들려오는 처형 소리, 기차의 기적 소리,
희미한 비명과 절규이다. 하지만 인물들은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수용소의 기계음과 끊임없이 타오르는 화염은 영화 내내 들리지만,
이 소리는 이들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사운드의 병치는 시각적으로는 평온한 장면을 유지하면서도,
관객이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공포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② 음향적 충돌: 대립하는 리듬과 감정
에이젠슈테인의 몽타주 이론 중 '대위법적 사운드 몽타주'는 영상과 사운드가
조화되지 않고 충돌할 때 감정을 배가한다고 본다. 글레이저의 연출은 이러한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잔디 위를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가벼운
대화 뒤로 불길과 비명이 어우러진다. 이러한 음향적 몽타주는, 우리가
시각적으로 보고 있는 장면과 청각적으로 경험하는 장면이 충돌하며 형성되는
불협화음 속에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미니멀리즘적 이미지와 음향의 폭력성
이 영화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보여주지 않는' 방식으로 공포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학살의 현장을 직접 담지 않는다. 그러나 소리는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형태로 우리를 압도한다. 시각적으로는 단순한 인물의 움직임,
가정집의 평범한 풍경이 담기지만, 청각적으로는 아우슈비츠의 거대한 산업적
학살이 무겁게 다가온다. 즉,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시각적 충격이 아닌
음향적 공포를 통해 홀로코스트의 악몽을 환기한다.
정리하자면 조너선 글레이저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사운드를 단순한
보조적 요소가 아니라, 의미를 창조하는 몽타주의 핵심 축으로 삼았다.
에이젠슈테인의 수직 몽타주 기법과 같이 '보이는 세계'와 '들리는 세계'의
간극을 통해 관객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쟁영화, 홀로코스트 영화처럼 강제 수용소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대신, 그 참상 속에서도 일상을 지속하는
가해자의 무관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운드를 통해
구축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폭력을 내면화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듣고도 모른 척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스크린이 아니라 관객의 청각 속에 각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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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마 | '픽션'으로서의 의의와 '코미디'의 한계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두환 정부의 등장에 발맞춰 더 노골적인 에로 영화 <애마부인>을 제작하기로 결심한 제작사 대표 '중호'(진선규). 전속 계약을 맺은 스타 배우 '희란'(이하늬)가 노출 영화 출연을 반대하자 중호는 희란을 조연 '에리카'로 내리고 그녀를 대체할 신인을 발굴하기로 한다. 힘없는 신인 감독 '인우'(조현철)는 중호의 요구에 맞는 배우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진행하지만 좀처럼 적임자를 발견하지 못한다.
어느 날, 인우의 눈앞에 배우 지망생 '주애'(방효린)가 등장한다. 첫눈에 반한 그는 희란의 반대에도 주애를 주연 '애마'로 캐스팅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애마부인>의 제작은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희란의 방해로 촬영은 계속해서 중단되고, 심지어 정부에서도 인우가 쓴 대본의 선정성을 문제 삼은 것. 이에 중호는 결단을 내린다. 주애를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애마부인>을 완성하기로.왜 '픽션 코미디'일까?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를 소개하는 홍보문구 중에는 눈에 띄는 표현이 하나 있다. 바로 '픽션 코미디'다. 코미디 영화에는 로맨틱 코미디, 블랙 코미디, 블루 코미디, 범죄 코미디 등 수많은 하위 장르가 있다. 하지만 픽션 코미디는 거의 접해 보지 못한 표현이다. '픽션 코미디'를 검색하더라도 <애마>를 소개하는 최신 기사 외에는 제목에 '픽션'이 들어간 <러브 픽션> 같은 코미디 영화에 관련된, 오래된 기사만 나올 뿐이다.
<애마>는 왜 용례가 거의 없는 표현, 특히 '픽션'을 굳이 강조해서 사용했을까? 그 답은 방패막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애마>는 1982년 영화 <애마부인>에게서 영감을 받은 코미디 작품이다. 특히 <애마>는 <애마부인>을 비롯한 에로 영화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1980년대 초반의 사회 분위기와 영화계의 병폐를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에 빗대어 풍자한다.
실제로도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 에피소드가 드라마 곳곳에 삽입됐다. '애마'(愛馬)가 아니라 '애마'(愛麻)로 제막을 정한 이유, 알몸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야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사연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애마>가 완전히 실화를 다룬다고 볼 수는 없다. 일례로 극 중 <애마부인>의 주연인 주애와 감독인 인우가 모두 신인이지만, 실제 배우와 감독인 안소영과 정인엽은 각각 3년, 15년 이상의 경력자였다.
이런 상황에서 '픽션 코미디'라는 표현은 <애마>에게 좋은 방패막이다. '픽션'이니까 현실을 취사선택하여 일부는 실화를 차용하고, 일부는 영감만 얻은 허구로 내용을 구성해도 무방하기 때문. 이는 코미디 영화로서 자유롭게 풍자와 해학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바로 여기서 <애마>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픽션'을 표방하지만, 정작 선을 넘는 상상력이 필요한 순간마다 현실을 의식하면서 자기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세 작품의 공통점
<애마>를 보면 두 편의 영화가 떠오른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데이미언 셔젤의 <바빌론>이다. 셋은 공통점이 많다. 주인공은 허구지만, 극 중 등장한 영화는 실제 작품이다. 영화 산업의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활동하는 영화인들의 삶을 다룬다는 점도 유사하다. 무엇보다도 셋 다 코미디를 적극 활용하여 암울하거나 비극적인 실제 역사를 영화라는 대안 현실 속에서 바꿔 보려 한 가상 역사물이다.
스파게티 웨스턴의 유행이 저물던 1960년대의 할리우드를 배경 삼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샤론 테이트 살해 사건을 다룬다. 역사대로라면 유망한 여배우, 샤론 테이트는 찰스 맨슨의 사주를 받은 히피 집단에게 살해당한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전성기가 지난 영화배우와 그의 스턴트맨이 맨슨 패밀리를 대신 해치우는 과장된 코미디로써 샤론 테이트에게 비극 대신 밝은 미래를 선물하고, 대안 역사를 만들어냈다.
무성 영화의 시대가 저물고 유성 영화가 주받기 시작한 1920년대가 배경인 <바빌론>도 마찬가지다. 셔젤은 무성 영화 시대에는 스타 배우와 제작자였던 세 주인공이 유성 영화 시대에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전성기와는 달리 초라해진 삶에도 불구하고 끝내 영화를 놓지 못한 그들의 진심을 중점적으로 비춘다. 영화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사랑이 지금의 할리우드를 만들었다는 헌사로 <바빌론>이 끝나는 이유다.
<애마>도 유사하다.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은 신예 감독 및 배우와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스타 배우 및 제작자의 갈등으로 가득하다. 이는 전두환 정부의 3S(섹스, 스포츠, 스크린) 정책과 맞물려 에로 영화가 70년대 호스티스 영화를 제치고 인기를 얻은 변화의 시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애마>는 과장된 코미디로 후반부를 가득 채우면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된 여배우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애마>가 고쳐 쓴 역사와 영화
그 중심에는 이하늬와 주애의 연대감이 싹트는 서사가 있다. 영화 촬영 전까지만 해도 이하늬와 주애는 앙숙이었다. 자리를 뺏길까 두려운 이하늬가 주애를 경계했다. 하지만 접대 자리에서 마주한 뒤 두 여배우는 같은 처지임을 비로소 이해하고, 그들 사이에서는 동질감이 싹튼다. 그들이 서로 싸울 때가 아니라, 성적으로 착취하는 공통의 적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주애와 이하늬는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주애는 대종상 시상식에 말을 타고 등장한다. <애마부인>의 흥행 이후 그녀는 나이트클럽 댄서였다는 이유로 추악한 성 추문에 시달리지만, 댄서 옷을 입고 말을 탄 채 시상식 레드카펫에 등장하면서 뜬소문이 거짓임을 당당히 밝힌다. 이하늬는 영향력이 더 강한 스타답게 싸운다. 그녀는 시상식 무대에서 제작사의 강요로 인해 여배우들이 고위 정치인을 접대해야 했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서로를 보호하면서 그들의 동질감을 연대로 발전한다. 이하늬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여배우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진실을 밝힌다. 주애는 그 직후 경찰에게 체포될 위기에 처한 이하늬를 말에 태워서 도주하며 구해준다. 두 여배우의 연대는 시상자로 특별출연한 안소영의 “돌이켜보면 영광스럽지 않은 날들이 없었다”는 대사와 맞물리면서 당대의 여배우와 여성을 향한 위로로 이어진다.
극 중 <애마부인>과 실제 영화의 결말이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애마부인>은 여성의 주체성을 성적 욕망이라는 매개체로써 보여줬다는 의의와 주인공 오수비가 결국 의지를 꺾고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한계를 같이 지녔다. 하지만 극 중 <애마부인>은 애마가 에리카의 도움을 받아 진정 자유를 찾는 결말로 막을 내린다. 즉, <애마>는 <애마부인>이 진정으로 말하려던 바를 4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끝맺어 주는 드라마나 다름없다.
메시지와 형식
<애마>의 메시지는 구조와 형식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해영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면 바로 전환이다. 대부분의 연출작이 후반부에 들어서면 급격하게 장르를 전환하는 것. 전작인 <유령>만 해도 미스터리 추리극에서 급격하게 액션 활극으로 전환됐고,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도 공포영화에서 액션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그 정도가 덜한 <독전> 또한 전후반부의 분위기 차이가 극명한 작품에 속한다.
<애마>도 마찬가지다. 1화부터 3화까지는 평범한 드라마에 가깝다. 희란의 몇몇 등장 장면을 제외하면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을 충실히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4화를 기점으로 드라마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코미디로 전환된다. 특히 희란과 주애가 진선규를 비롯한 권력자들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이른바 병맛, B급 연출로 가득하다. 그 덕분에 당대 사회상을 풍자하고 여성의 연대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더 확실히 전달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장르의 전환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영화나 드라마 내에서 가상의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 작품들은 대체로 촬영하는 영화를 일종의 거울로 활용한다. 극중극과 주인공들의 상황과 사연이 겹치는 순간을 강조하며 감정선을 고조하는 식이다. 다만 이 경우 해당 작품의 촬영이 끝난 순간부터는 일종의 구심점이 사라진 나머지 각 인물의 서사가 제각기 흩어지고, 극의 짜임새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애마>도 마찬가지다. <애마부인> 제작 과정과 주애가 성적으로 소비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전반부가 끝나고 나면 드라마는 일시적으로 구심점을 잃는다. 이에 <애마>는 당대 영화계의 병폐를 고발하고 풍자하는 방식으로 과장된 코미디를 일선에 내세우면서 새로운 구심점을 찾으려 한다. 희란과 진선규가 사무실에서 트로피를 서로에게 집어던지는 식의 과장된 연출이 4화를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 발목을 자기가 잡다
이때 코미디의 핵심은 선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차피 실제 현실이나 역사가 아닌 대안적 세계를 묘사하는 만큼 과감한 상상력을 보여줘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 오히려 그럴수록 강렬한 쾌감과 큰 웃음이 작품의 의도와 메시지로 가득해지기도 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도 두 주인공이 화염방사기로 맨슨 패밀리를 불태워 버린 덕분에 샤론 테이트에게 주어진 가상의 미래는 더 희망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애마>는 과감해지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판타지에 가깝게 상상력을 뽐내는 대신, 자꾸만 망설이면서 현실로 회귀한다. 주애의 레드카펫 장면이 대표적이다. 말을 타고 등장하는 아이디어 자체는 파격적이지만, 그 뒤로 평범히 시상식에 참석한 주애를 보여주다 보니 충격이 그 이상으로 확장되지는 않는다. 마치 전투에서 상대 전열을 무너뜨리고도 병력을 투입해서 전과를 확대하는 대신 현상을 유지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희란의 폭로도 마찬가지다. 생방송에서 기습적으로 진실을 밝힌다는 전개는 다른 사회 고발 영화에 비해 독특하다고 보기 어려운, 클리셰에 가까운 전개이기 때문. 그러다 보니 말을 탄 주애가 진실을 폭로한 희란을 구하는 장면은 중요성과 함의에 비해 임팩트가 약하다. 완전히 판타지운 코미디도 아니고, 그렇다고 치밀하게 짜인 현실적인 전개도 아니다 보니 드라마의 톤이 뜨고, 가상 역사의 쾌감도 줄어드는 셈이다.
‘픽션 코미디’라는 완벽한 수식어
물론 80년대에 여배우와 여성들이 겪은 어려움이 현재에도 유효함을 보여주기 위해 톤을 조절했다고 볼 수도 있다. 결말을 장식하는 주애의 일본 방송 인터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에서 섹시 스타로 사는 소감을 묻는 에 대한 주애는 비관적으로 답한다. 희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적인 제약에서 절대 벗어나 있지 않다고 암시하는 듯하다. 쾌감보다는 현실적인 씁쓸함이 먼저, 더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럴 경우, 왜 굳이 <애마>를 코미디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마땅한 답을 찾기 어렵다. 굳이 코미디가 아니더라도 끝나지 않은 여성 착취를 경계하고 고발하려는 이야기는 충분히 보여줄 수 있으니까. 웃음을 자아내어 상처를 치유하려는 의도를 지니는 코미디 장르로의 전환은 오히려 장애물로 기능한다고 볼 수도 있으며, 위와 같은 의도라면 코미디보다 절제된 톤이 더 어울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애마>는 한국의 <원스 어폰 어폰 타임... 할리우드>나 <바빌론>이 되고 싶었지만, 필요한 만큼 과감하지 못했다. <애마부인> 제작기를 보여주는 픽션과 당대 사회상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대체하는 코미디가 충분히 융화되지 못한 것. 그러다 보니 '픽션 코미디'는 아이러니하게도 <애마>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수식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구조와 내용은 물론, 장르적 재미에 관한 문제점까지 모두 함축하고 있으니까.
Acceptable 그럭저럭
마지막 선을 넘지 않아서 맹숭맹숭한 가상 역사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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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파묘>가 개봉 11일 만에 600만 고지를 넘었습니다. 이어 <듄: 파트2>의 1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있는데요.<파묘>는 올해 첫 천만영화를 기록할 수 있을까요?
[국내 박스오피스]
<파묘>가 삼일절 하루에만 85만 명의 관객수를 동원하면서 누적 관객수 6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 기록은 <범죄도시>, <서울의 봄> 보다 빠른 흥행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첫 천만 영화가 탄생할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어 장재현 감독은 “관객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시나리고 열심히 빨리 쓰겠습니다”라고 재치있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북미에서는 <듄: 파트2>가 개봉 첫주 312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며 올해 최고 오프닝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11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며 1억 7천만 달러 수익을 거두었으며 국내에서는 100만 관객 돌파까지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어 전설의 아티스트 ‘밥 말리’를 다룬 <밥 말리: 원 러브>가 2위, 1994년의 기록적인 폭설로 눈 속에 갇혀버린 사람들의 실화를 다룬 <루이스빌의 천사들>이 3위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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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빈곤층에서 헐리우드 최정상까지, 스칼렛 요한슨 (블랙위도우)
#블랙위도우 #스칼렛요한슨 #어벤져스
2021. 07. 08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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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MCU 첫 여성 히어로
00:50 미국의 빈곤층, 스스로 찾은 꿈
02:53 전환점이 된 배역, 블랙 위도우
04:52 헐리우드 최정상이 되기까지
07:14 3번의 결혼, 그리고 딸
08:29 블랙 위도우 & 페미니스트
09:36 나타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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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가 선사하는 공포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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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바람, 새 그리고 나뭇길...
해발 1,500미터 천상의 화원 ‘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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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오제’의 길 위에서
자신의 시간을 채워가는 '이가라시'
반면 '봇카'를 널리 알리고 싶은 '이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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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어느 길 위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