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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3-02-1554 views

바빌론 후기, 할리우드를 향한 러브레터

헤즈윅즈

연구원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재즈와 영화, 이 둘에 대해서 진심인 사람이다. 그중 어떤 것을 택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답을 할지 궁금했는데, 이번 [바빌론]이 그 답이 된 것 같다. 마지못해 재즈와 영화 사이에서 영화를 고르는 그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서 드러난다. 그런 그의 모습이 드러날 만큼, 이번 작품은 그런 그의 애정을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서 보여준다. ​

 

 그 애정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기 위해선 영화의 미구엘과 넬리에 대해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이 두 캐릭터가 활용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타고난 스타의 기질을 가진 넬리. 그리고 그런 그를 사모하며 영화계에 입성하고 싶어 하는 미구엘. 영화는 구체적으로 미구엘이 무엇 때문에 넬리를 좋아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넬리의 행보를 살펴보면 감독이 무슨 의도로 미구엘의 애정 방향을 설정했는지 알 수 있다.

 

​ 넬리는 얼핏 보면 그저 스타로 보이지만, 감독은 그녀에게 그가 사랑하는 존재를 투영시킨다. 바로 ‘영화’다. 작품의 배경은 무성 영화 시대에서 유성 영화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이다. 그리고 넬리는 이 시기에 크나큰 변화를 겪는다. 주변의 시선들이 넬리를 구속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영화가 크게 주목받으면서 이런저런 규제와 비판에 시달렸던 것처럼 말이다. ​

 

그런 그녀를 구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영화 프로듀서로 성장한 주인공 미구엘이다. 평소 그녀를 좋아했던 그 말이다. 넬리를 영화라고 치환한다면, 미구엘은 누구를 투영한 대상인지 명백해진다. 바로 감독 그 자신이다. 그렇기에 미구엘은 넬리를 사랑했던 것이다. 한눈에 반해 사랑한다고 넬리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스페인어로 고백하고, 마지막 엔딩에 이르러서는 그녀가 알아듣는 영어로 제대로 고백한다. 마치 이제는 유명 감독으로 성장하여 제대로 영화에게 고백할 수 있는 자신을 상징하듯이 말이다. ​

 

 이런 넬리와 미구엘의 관계를 살펴보자면 하나의 결론에 다다른다. 데이미언 셔젤이 자신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고백을 써 내려간 러브 레터다. 그것도 자신의 장기를 활용해서 말이다. 영화 말고 진심인 또 다른 분야, 바로 재즈 음악을 활용하여 경쟁적으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쾌한 리듬감으로 뒤덮인 재즈 연출을 통해서 그의 러브레터를 경험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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