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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3-02-269 views
영화 <더 웨일> 시사회 후기 (약스포)
투사우즌
거구의 비만 환자 '찰리'는
간병인이자 친구인 '리즈' 그리고
선교사 청년 '토마스'의 도움을 받는다.
좁은 방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폭식과 글쓰기 수업을 병행하는 찰리.
<모비딕>에 관한 작자 미상의 에세이를 읽으며
'솔직한 글'에 대한 생각을 되뇌인다.
이 좁은 무대에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
찰리는 독특한 인물이다.
누가 봐도 위태로울 정도로
비만과 고혈압을 달고 사는 그.
눈앞에 너무나 확고하게 보이는
죽음 앞에서 너무나도 초연하다.
제발 병원에 가라는 간병인 친구의
조언 따위는 고민하지도 않은 채,
찰리는 서서히 죽음을 기다린다.
찰리에게는 일종의 마음의 빚이 있다.
동성애자 애인과 함께 아내와 딸을 두고,
떠나버린 것에 대한 지독한 죄책감.
그리고 그 애인이 스스로 생을 끊은 고통.
죽음을 앞둔 찰리는 딸 '엘리'를 부른다.
어느새 훌쩍 큰 딸의 눈빛에는 당연하게도
지독한 미움과 혐오감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그는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그 눈빛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에게는 두 가지 형태의 구원의 방법이 제시되었다.
의료적인 치료와 종교적인 믿음을 통한 구원.
그러나 그는 겸허하게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강사 일을 통해 번 돈들은 모두 딸에게 맡긴 채로.
그에게 구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작 중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고통에
노출되어 있다
찰리는 가족과 연인, 엘리는 아버지, 리즈는 오빠, 토마스는 종교.
때문에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구원을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딸과의 만남, 못 된 행동, 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종교적 믿음으로.
그러나 그들에게 신적 구원은 물론
내면적 구원이 찾아오지 않는다.
본 작품이 일부 인용하는 <모비딕>에서 자연은 거대한 섭리다.
인간은 그 앞에서 욕심을 품기도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 그 거대함 앞에서 한없이 무너져 내리기도 한다.
인생에서 찾아오는 고통도 이와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종종 모든 고통과 시련을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살아간다.
종교적인 신념으로, 과학적 체계로.
그러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흐린
안개처럼 불분명한 인생은,
결국 초라하고 혐오스러운 인간의
솔직한 초상만을 남긴다.
또한 사람들은 그 초상을 애써
무시하면서 비구름 속을 방황한다.
그리고 마침내 등장인물들이
'솔직하게' 감정을 쏟아냈을 때,
그들은 무엇보다 찬란한 광휘와
함께 스스로의 구원을 얻어낸다.
요컨대 <더 웨일>은 인생의 시련과
고통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며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훌륭한 지침서였다.
또한 고통과 미움 속에서 일렁이는
가족이라는 관계의 본질적인 가치를
환하게 비춰주는 작품으로 느껴진다.
한 줄 평
"솔직하게 써내려간 구원의 과정"
평점 :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