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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3-02-2613 views

칠드런 오브 맨 속 절망과 희망

투사우즌

연구원

 

<칠드런 오브 맨>은 "언젠가 꼭 봐야지!"라며

찜 목록에 두고 있던 작품입니다.

그 유명한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가 오마주하고,

마지막 전쟁터 장면에 대한 좋은 후기가

참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넷플릭스에서의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해서 본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네요.

 

<칠드런 오브 맨>의 배경은 아포칼립스 장르와

유사한 흐름을 가지고 갑니다.

더 이상 출산이 불가능해진 인류는 혼란 속에서

파괴와 붕괴를 반복하며 죽음으로 나아갑니다.

유일하게 정부가 제 기능을 하는 영국에서도

'자살 약' 을 권고하는 광고가 나올 정도네요.

TV에서는 최연소 인류의 죽음이 보도됩니다.

태어나는 아이가 없는 즉 사랑이 사라진 도시는

이토록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있습니다.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는 혐오와 폭력이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우리' 와 '저들' 을 철저하게 분리함으로

영국은 간신히 질서를 유지하는 중입니다.

혐오와 폭력 위에 세워진 질서에는 틈이 생기죠.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며 이민자들을 옹호하는

단체들도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평범한 소시민 '테오'는 반정부 단체 '피시당'의

수장인 전처 '줄리언'과 재회하게 되네요.

 

둘은 미래를 꿈꾸며 사랑을 나누던 관계였습니다.

독감이 그들의 아이를 데려가며 상황이 변했죠.

사랑과 미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던 테오는

줄리언의 부탁으로 한 불법 이민자 소녀와

동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불법 이민자 소녀 '키'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합니다. 분명 그럴 리가 없는데.

'전 세계 유일의 임신한 여성.'

말 그대로 유일한 미래와 희망의 열쇠인 키는

테오와 함께 인류 프로젝트가 타고 있는 배,

'내일 호 (TOMORROW)'로 향하게 됩니다.

 

불법 이민자 그것도 흑인 소녀가

인류 희망을 위한 유일의 열쇠라는 지점이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네요.

둘은 이민자 격리 구역의 분쟁 속에 들어갑니다.

앞선 장면에서 지나가듯이 보였던 <게르니카> 속

두 인물이 스치듯이 지나갑니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모티브로 한 그림,

그리고 죽은 아들을 안은 채 절규하는 어머니.

폭력적 분쟁의 중심이 얼마나 큰 비극을 부르는지

본 작품은 너무나 직관적으로 비춰줍니다.

 

많은 사람이 죽고 또 희생됐습니다.

작고 연약한 새로운 생명은 큰 힘을 보여줘요.

한순간 모든 분쟁을 멈추는 기적이죠.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던 아기의 이름이

다시금 지어진 그 순간에 마침내.

잊혀진 사랑이 부활하고 내일이 다가옵니다.

그 모습은 안갯속에 갇힌 것처럼 갑갑하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겠지만 분명한 사실이 있죠.

그럼에도 우린 사랑하고 또 나아가야 함을.

 

서사 중심적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연출과 촬영적으로도 참 재밌는 작품입니다.

전반부와 후반부에 있는 롱테이크 시퀀스는

게임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술과 종교에 대한 메타포적 해석도 재밌더군요.

마구간에서 마주한 인류를 구원할 희망이라,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재밌는 구조였습니다.

2006년 작품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세상을 예상 표절했다고 느껴집니다.

다만 '자국민-이민자'의 구도를 넘어서

더욱 다양한 혐오와 폭력이 쓰여짐이 아쉽습니다.

사랑이 사라진 도시에는 내일이 없으니까요.

모쪼록 여러분의 내일에는 사랑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

 

한 줄 평

"사라진 사랑을 품고 안갯속 내일을 향하여"

 

평점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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