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레인저 5기로 활동하고 있는 Xhill입니다. 지난주, 씨네랩 사이트의 초대를 통해 CGV 용산아이파크몰에 방문해 <플랜 75>의 시사회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본작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까운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데요, 정부는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SF적이기도 하고 암울하기도 한 줄거리의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전개됩니다. 명예퇴직을 한 후 플랜75를 신청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미치라는 노인, 가족의 신청서를 받은, 플랜75 정책 담당직원 히로무, 콜센터 직원 요코, 그리고 플랜75 정책 이용자의 유품을 처리하는 이주 노동자인 스테파니 이렇게 네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옴니버스 영화 <10년> 중 한 편이었던 본작은, 단편 영화를 장편으로 영화화한 사례 중 하나에 해당됩니다. 단편을 장편으로 영화화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플랜 75>과 같은 작품들은 흥미롭거나 참신한, 무서운 설정 하나가 있는 사례였기 때문에, 거기서 더 많은 인물과 서사를 술술 엮어낼 수 있어서 성공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수많은 단편 소설들을 집필하며, 장편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지, 내 단편들을 장편으로 넓혀 볼까 등 고민들을 하는 작가인 만큼 단편을 장편화한 작가와 감독의 성공적인 성과, 뛰어난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근 편찮으신 조부모님을 돌봐야 했던 개인적인 기억도 있고, 무엇보다 이런 고령화 현상은 현재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겪고 있는 사회적 현상이기에, 더 깊이 다가왔던 작품 같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경험이나 사회적인 맥락과 관련해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리뷰를 작성할 때도 그런 점들을 언급한다면 작품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다루는 것보다 더 의미 있고 특별한 리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작부터 끝까지 몰입이 쉽게 됬던 작품이고, 완성도와 주제 뿐 아니라 재미와 감동 역시 잡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2월 7일 개봉 예정이라는데, 추천하는 작품이니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