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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4-07-318 views

음악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밀롱

연구원

이번엔 <디베르티멘토>의 시사회에 다녀왔다

 

고백하자면 난 평소에 음악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 아니라 <디베르티멘토>

그렇게 큰 기대를 하고 가진 않았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히아다

파리 근교에서 자라 지휘자의 꿈을 키워온

이 소녀는 쌍둥이 동생 페투마와 함께

파리의 엘리트 음악 학교에 들어간다

하지만 시골에서 왔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 친구들은

자히아의 지휘를 아니꼽게 본다

지휘봉이 없던 자히아에게 바게트빵을

준다던가, 지휘 중 대놓고 조롱한다던가

하며 그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럼에도 자히아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집중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통솔하며

끝까지 연습을 해내려 한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로 세계적인 지휘자

세르주 첼리비다케의 눈에 들게 된다

그는 자히아가 어린 시절 TV에서 처음

보고 지휘자의 꿈을 꾸게 된 대상이다

늦은 밤에도 랜턴 불에 의지해 악보를 보고

언제나 지휘에 대한 고민과 의지를 보이던 자히아

그는 세르주의 지휘 수업을 듣게 되지만

그의 실력을 인정한 세르주마저

'제자 중에도 너 같은 여자애들이 있었지만

여자는 지휘자가 될 수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히아는 이번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굽히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

 

자신을 멸시하는 음악 학교에서는 더이상

지휘를 할 수 없겠다 생각한 자히아는

학교에서 자신과 뜻이 맞는 친구들을

동네로 데려와 고향의 친구들과

청년 오케스트라를 꾸린다

(물론 이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오케스트라단의 이름은

디베르티멘토

탄탄대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즐겁게, 그리고 행복하게 연습하는

나날들을 보낸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온다

자히아가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준비한

지휘 콩쿨에서, 음악 학교에서 라이벌격으로

통하던 남학생이 자히아를 제치고 합격하자

(계속 언급되던 그 남학생의 빽이

여기서 작동하지 않았나 싶다)

자히아는 큰 충격에 빠지며

내면적으로 두려움과 우울에 잠식된다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던 자히아는 어느날

창밖에서 들려오는 북소리에 밖으로 나간다

집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그의 오케스트라단, 디베르티멘토였다

디베르티멘토는 제대로 된 공연장도

아니지만, 제대로 된 관객석도 없지만

자히아를 위해 연주한다

거리에 울려퍼지는 선율에 사람들은

점점 디베르티멘토 곁으로 모이고,

자히아는 그들 앞에서 지휘봉을 든다

'네 지휘에는 네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던 자히아는, 그 어느때보다 자유롭고

자신의 감정과 느낌에 충실한 지휘를 한다

그 무엇도 신경쓰지 않고,

이 세상에 그저 음악과 자신만 남은 것처럼

멜로디에 몸을 맡기고 팔을 움직인다

이 때 지휘봉을 휘두르던 그의 모습은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는다

 

영화는 자히아가 전문 음악가로 거듭나며

성장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과정에는 자히아 본인 외에도

자매의 음악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따뜻한 충고와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않는 스승님,

자히아를 믿고 그의 길에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었다

물론 자히아가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음악인인 것은 의심할 여지 없지만,

그의 곁에 이런 주변인들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아마 그의 길은 더더욱 멀고 험난했을 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 중 하나는

음악에 대해 상당히 전문적으로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 그 자체를 넘어

음악과 사람들이 연결되는 관계,

사람들이 음악으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

음악가의 길, 그를 둘러싼 엘리트 교육 등

음악 영화가 다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룬다

나아가 음악에 대한 지역 단위의 관심과

지원에 대해서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자히아는 프랑스에 정착한 이민자 출신이며

파리에 살지도 않는, 지휘자를 꿈꾸는 어린 여자다

그 무엇 하나 그의 꿈에 플러스 요소가 되지 못한다

특히 엘리트 음악으로 꼽히는 오케스트라의 경우

자히아의 상황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열악하다

높은 장벽을 마주한 자히아는 열정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녀가 꾸린 디베르티멘토는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위대한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꼽히며

매년 2만 명이 넘는 청년들에게

음악을 전파하고 있다

 

'디베르티멘토' 18세기 모차르트 시대에 유행했던

다양한 악장과 다양한 편성의 악기를 사용하는

기악 모음곡을 뜻하는 단어다

자히아가 왜 자신의 오케스트라 이름을

디베르티멘토로 지었는지 알 것 같다

그는 출신, 성별, 인종에 상관 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다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 영화엔 자히아 지우아니가

실제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그만의 감도로 완성시킨

우리에게 익숙한 클래식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현재 전 세계 지휘자 중

여성 지휘자는 6%에 불과하다

게다가 프랑스의 지휘자 중

여성 지휘자는 4%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자히아처럼,

다양한 차별적인 장벽을 딛고

지금 그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베르티멘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떤 소녀는 자히아의 이야기를 보고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것이다

또 어떤 소녀는 현실의 장벽에 막혀

접어두었던 열망을 다시 펼칠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디베르티멘토가

자히아를 위해 길거리에서 연주할 때,

멀찍이서 그들을 구경하던 흑인 소녀는 양 손으로

자히아를 따라하며 서툴게 지휘를 해본다

그 아이가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다면

아마 그 길은 울퉁불퉁한 자갈길일 것이다

그럼에도 그 아이는 어린 시절 봤던

자히아의 모습을 기억하며,

또 지휘단에 선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며

자갈길이라도 걷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꿈을 향한 열정을 불지피는

<디베르티멘토>8 7 개봉한다

기대를 안 하고 봤던 탓일까

마지막 장면에서는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 가족, 고난, 우정

이런거 다 있는데 어떻게 안 우는데,,,

 

음악을 잘은 모르지만

(클래식은 정말 하나도 모른다)

다들 진짜 연주자인가 싶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주 실력이 대단했다

연주 실력은 물론이고 연기도 훌륭해서

보는 내내 너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자히아 자매는 진짜 어딘가

있을 것만 같은 소녀들이었어...

클래식알못인 나도 알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클래식 음악들이

영화 내내 나와서 듣는 재미도 있었다

음악 영화를 보고 싶다면,

가슴 뜨거워지는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디베르티멘토>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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