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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4-08-0239 views

미셸 공드리의 창작비법노트 무료공개

밀롱

연구원

 

주인공 마크는 영화감독이다

하지만 만든 영화가 제작자들한테 까이자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숙모 드니즈가 사는

시골 마을로 대피한다

함께 내려온 편집자 샤를로트,

조수 실비아와 함께 영화를 계속하는 마크

 

하지만 원하는 대로 잘 풀리지 않자

마크는 어린 시절 자신이 썼던

<해결·>을 꺼내든다

<해결·>에는 사랑싸움에서 국제분쟁까지,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들어있다

물론 어린 마크는 표지만 만들어두었기에

책을 펼쳐도 보이는 것은 흰 종이뿐이다

 

마크는 <해결·>을 자신만의

해결법으로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해결법들로

마크는 영화 제작에 더욱더 몰두한다

결국 영화를 완성한 마크는 보란듯이 시사회를 열고,

영화가 완성될 때까지는 절대 보지 않겠다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시사회에서 자신의 영화를

처음 마주한다

 

이 영화가 <마크의 솔루션북>이 아니라

<공드리의 솔루션북>인 이유는

영화 자체가 미셸 공드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미셸 공드리는 실제로 이런

창작에 대한 조언이 담긴

자신만의 책을 만든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책은 <공드리의 솔루션북>

여러 내러티브 장치 중 하나가 되었다

 

마크는 이야기 내내 이기적이며

주변인들에게 무례하고 그들을 자신의 영화를 위한

도구로 여기는 듯한 모습들을 보여주고는 한다

이러한 '미숙한 리더'의 모습 또한

미셸 공드리의 한 면이기도 하다

그 또한 자신의 기발한 상상력의 실행에

주변인들을 동참시키면서 사과하는 일이 많았다

그가 그래야만 했던 이유는 언제나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야한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배운 것을

미셸 공드리는 이 영화를 통해 진심 가득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마크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남들과는 다르고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마크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구멍 뚫린 나뭇잎을 보고 망원경의 발명을

떠올리거나, 개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며

잠도 안 자고 한 개미를 계속 쫓아다니기도 한다

(화장실에 갈 땐 컵으로 덮어두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진지하고 성실하다

미셸 공드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미셸 공드리는 감독 일을 하며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현됐을 때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꼈다고 한다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렇기에 그는 그 기분을

영화에서 그대로 되살리려 했다

실제로 그가 어린 시절 휴가를 보내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촬영하며

드니즈의 모델인 쉬제트 고모와 있었던

일들을 정확히 같은 위치에서 재연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는 많은 것들이 구체화되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마크가 자신의 머리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에 끄집어낼 때, 관객은 그와 함께

짜릿함을 느낀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역시 <해결·>이다

<해결·>은 모든 참고를 없애버린,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결과물이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고,

미셸 공드리는 이것이 천재가 되는 과정의

일부라고 말했다

 

언제나 그렇듯

한 인물이 무언가를 이뤄내는 과정에는

항상 그 곁에 그를 사랑하는 주변인들이 있기 마련이다

마크의 경우도 그러하다

물론 그의 천재성을 의심할 순 없지만

그의 곁에 샤를로트, 실비아, 그리고 드니즈 숙모가

없었다면, 마크는 영화를 끝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높은 확률로 그랬을 것이다

샤를로트는 편집자로서, 마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불편한 관계의 인물이다

둘 사이에는 애정과 적대감이 동시에 흐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의 창의력에 매료된다

특히 그녀는 마크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어떠한 음악적 혁명을 목격한 듯한

반응을 보인다

또 마크를 사랑한 가장 큰 인물인 드니즈 숙모가 있다

드니즈는 어떤 상황에서도 마크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따뜻함과 단단함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주며

마크의 영화 제작을 발벗고 도와주기도 하거나

금쪽이 같은 면모를 보여주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해하는 마크를

괜찮다고 안아주면서 광분을 막아주기도 한다

드니즈는 실제 미셸 공드리의 고모에서 따온 인물이다

그녀는 미셸 공드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의 창작물을 열정적으로 지지해줬다고.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이렇게 따뜻한 손길로

나의 존재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못 이뤄낼 것이 무엇이랴...

 

<공드리의 솔루션북>은 미셸 공드리의

독특한 창작 방식을 상기시킨다

그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그것의 현실화는 마법 같은 순간이 된다

미셸 공드리의 순수하고 창의적인 기발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나도록,

이 영화를 더욱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영화는 물론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창작자의

모습을 여실히 비꼬기도 한다

미셸 공드리의 유머 코드와 맞다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피식 웃음을 짓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마...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할 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 전자에 속했는지

웃음이 터지는 장면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미셸 공드리의 작품을 많이 보진 아니지만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그의 스타일이나

추구 방향을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총평하자면 나는 미셸 공드리랑 맞는걸로,,,

(니가 뭔데?)

 

중간중간 나오는 특이한 연출들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스톱모션처럼 움직이는 인물이라던지

엄청 커진 콘센트라던지

내핵까지 뚫고가느라 뻥 뚤린 의자라던지...

(이게 무슨 말인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될거다)

무엇보다 배경이 너무 예뻐서 좋았다

프랑스 시골마을과 시골집의 풍경은

나를 행복하게 해...

 

창작에 대한 기쁨과

그 과정의 자유성, 기발함, 고통 등을

경험할 수 있었던 <공드리의 솔루션북>

오는 8 14,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터널 선샤인> 재밌게 본 사람!!

<무드 인디고> 재밌게 본 사람!!

<휴먼 네이처> 재밌게 본 사람!!

이라면~

미셸 공드리가 궁금한 사람!!

이라면~

올 여름, <공드리의 솔루션북>으로

잠시 마법 같은 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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