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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2025-07-054 views
천하제일 로맨스 영화: 하룻밤의 꿈일지라도
octo


1995년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연출한 영화 《비포 선라이즈》는 로맨스 영화의 정수라고 불릴 만큼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유럽 횡단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미국인 남성 제시와 프랑스인 여성 셀린이 비엔나에서 단 하루를 함께 보내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 없이 오직 두 인물의 대화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선만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영화이며, 이후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으로 이어지는 '비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비포 선라이즈》는 낭만, 젊음, 그리고 여행 중 우연한 만남이라는 로맨스 영화의 모든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제시와 셀린의 대화를 엿듣고, 멀리서 그들을 바라보며 비엔나 거리를 함께 거니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진다. 저는 이 영화를 본 후 한동안 여행을 갈 때마다 혹시나 운명 같은 인연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곤 했다.
특히, 이 영화는 하루가 끝나면 이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에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하룻밤의 꿈일지라도, 그들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특별한 인연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 그래서 《비포 선라이즈》는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사랑을 다룬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하나만 꼽기 어렵지만, 그래도 LP 가게 안 부스에서 음악을 들으며 시선이 엇갈리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좁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척하며 사실은 옆에 있는 상대방을 의식하고, 서로 타이밍을 엇갈리며 바라보는 모습은 숨기고 있지만 같은 마음
임을 알 수 있는 설렘 가득한 장면이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보는 내내 가슴이 간질거렸다.
《비포 선라이즈》의 두 주인공인 제시와 셀린 모두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시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며, 셀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동시에 삶과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사색적인 면모도 보여주어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더한다.
셀린은 현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이고, 솔직하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면서도, 제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그녀의 철학적이고 사려 깊은 대사들은 영화의 깊이를 더하고,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