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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2022-01-2725 views
생각의 여름, “너를 향했지만, 이제는 나를 향한 시”
수미


“아직까지 내 옆에 네가 있는 것만 같아.”
“너는 없지만, 너의 얼굴, 목소리, 작은 손짓 하나하나까지 선명하게 기억나.”
현실은 이별 후 상실감으로 인해 시를 완성하지 못한다.
계속 써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사랑 앞에 지는 그녀.
전 남자친구는 현실의 시 속까지 침범해왔는지, 현실은 남자를 항상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현실은 자신을 책임져주지 않은 남자가 밉다가도, 그 미움까지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자신이 또 미워진다.
그렇게 현실은 이별의 아픔을 떨치기 위해, 시를 완성하기 위해 무작정 짧은 여행을 떠난다.
산에도 가보고, 술도 마셔보고, 카페도 가보고, 놀이터에서도 놀며 시간을 보내는 그녀.
이는 그녀가 시를 완성하기 위한 몸부림이고, 슬픔을 떨쳐내기 위한 날갯짓이다.
매번 같은 공간, 홀로만 있던 현실은 바깥세상으로 나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데
옛 친구, 아는 선배, 카페 직원 등 사람들을 만나면서 현실의 시는 조금씩이나마 완성되어간다.
현실은 남자친구로 인해 받았던 상처를 타인들을 통해서 조금씩 치유해나간다. 어쩌면,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받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현실의 시는 완성이 되고, 현실은 다시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
현실은 아직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고 하면서도, 눈을 뜨니 여름이 지나가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시간의 흐름이야말로 현실의 기억을 천천히 잊게 해주는 근원이 아닐까. 아주 느릴지라도 조금씩.
마지막 장면, 현실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뒤돌아서서 힘껏 앞을 보고 뛰어가는데, 나는 이것을 ‘자유’로 해석했다. 이별의 아픔 속에서 그녀가 좀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라고, 그 속에서 그녀가 조금씩 성장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