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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022-02-16246 views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시사회 후기

롱롱

연구원



본 시사회는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참석하였음을 알립니다.

*스포주의*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감독: 하시모토 나오키

출연: 닛츠 치세, 오이다 요시, 아리무라 카스미


네이버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줄거리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일본 나오키상 수상 작가 이주인 시즈카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양과자점 코안도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등 우수 영화를 배출한 베테랑 영화제작자 겸 영화 감독 하시모토 나오키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습니다.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딸, 귀여운 아역 '닛츠 치세' 출연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이별을 경험한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그 횟수는 점점 잦아진다. 어렸을 적 나는 이별의 아픔이 두려워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한 적도 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이별과 상실은 아프다. 실제로 상실의 아픔은 통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연인과 헤어졌을 때 진통제인 타이레놀을 먹으면 그 아픔이 완화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영영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면 좋을텐데. 왜 우리는 이별을 해야할까?

 

 

영화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이별과 상실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사야카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던 반려견 ‘루’를 잃은 이후 새로운 친구인 강아지 ‘루스’와 오래전 아들을 잃은 ‘후세 할아버지’를 만난다. 루를 찾기 위해, 그리고 할아버지의 아들 ‘고이치로’를 찾기 위해 시작된 이들의 여행을 다룬 이야기다.

사야카와 후세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존재를 잃었다. 그런데 이들이 다시 돌아올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사야카와 할아버지 후세는 이별을 이별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고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만큼 그들에게 소중했던 존재이기에 쉽사리 이별이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잠깐 사담을 해보자면, 내가 기억하는 나의 첫 이별은 초등학생 때이다. 오랫동안 다니던 피아노 학원 원장님이 사정상 다른 지역으로 학원을 옮기게 되었고, 나 역시 새로운 피아노 학원으로 옮기게 되었다. 유치원 때부터 오빠를 따라 다녔던 학원이었고 또 나를 꽤 예뻐해주시던 원장님이었기에, 그 때에 나는 사야카만큼이나 어렸으므로 당시에 내가 느꼈던 이별의 아픔은 감당하기에 버거웠다.

 

때문에 나는 새로운 학원에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원장 선생님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초반에는 답장이 잘 왔다. 그래서 학원이나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문자를 보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연락이 뜸해지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게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그때의 나의 행동은 나와 선생님, 서로를 힘들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은 추억일 때 가장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거를 향하는 것은 이내 집착이 된다. 이후에 나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원장 선생님만큼이나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이별이 있기에 만남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사야카가 루를 잃지 않았다면 루스와 후세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을까? 마지막에 사야카는 후세 할아버지와 루, 고이치로가 탄 기차를 따라가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만 새롭게 사귄 친구 루스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언젠간 루스 마저 떠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때에는 또 다시 새로운 인연이 찾아올거라 믿는다.

 

 

사야카의 대사 중에 후세 할아버지 마저 떠나면 외톨이가 될까봐 무섭다는 식의 말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참 공감이 갔다. 어쩌면 그 때문에 나 역시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별은 아프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집착의 굴레에 빠지고 만다. 사실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과거를 지나치게 추억하지 않기. 과거의 인연에 너무 연연하지 않기. 그러니 이별은 이별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잃는 만큼 다른 소중한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대신에 가끔은 기억하는 걸로.

 

 

아쉬운 점

개인적으로 마지막 기차 이별 장면은 조금 작위적이라고 해야하나. 뭔가 감정을 억지로 짜내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다. 시사회 끝나고 나가면서 다른 관람객 분들이 전개가 너무 느리고 지루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는데 나는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많이 봐왔어서 그 부분은 괜찮았다.

 

 

인상깊은 점

아역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귀엽고 신기했다. 사야카를 보면서 어린 아이는 이별의 아픔을 이렇게 받아들이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루랑 아이스크림 나눠 먹는 씬이 너무 귀여워서 기억에 남는다. 귀여워..

 

 

나는 이전에 재밌게 봤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에서 기획을 맡은 하시모토 나오키가 감독을 맡았다고 해서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전에 블로그에도 간단하게 리뷰를 남긴 적이 있는 영화인데, 이렇게 다른 작품의 시사회까지 참석하게 되다니 정말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르는 .. (대충 신기하다는 뜻)

아무튼 이것과 비슷한 속도의 영화다. 잔잔한 일본 영화 좋아하면 한번쯤 볼만하다. 본인이 평소에 눈물이 많은 편이라면 휴지는 챙겨갔으면 좋겠다. 나는 휴지 없이 갔다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앞이 잘 안 보이고 눈이 너무 따가웠다.

시사회는 살면서 처음 참석하는데 좋은 경험인것 같다 ㅎㅎ 다음에는 무대인사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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