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1-12-04 17:10:22
넷플릭스 12월 신작!
넷플릭스 12월 신작영화 추천
넷플릭스 12월! 신작 추천5편
고요의 바다
12월 24일 시즌1 공개
장르: 미스터리, SF
크리에이터: 박은교, 최항용
출연: 배두나, 공유, 이준, 김선영, 이무생, 이성욱 등
가계 전문가들이 한 팀이 되어 달 탐사선에 오른다
임무는 폐쇄된 연구기지에서 24시간 안에 중요 샘플을 회수하는 것
대원들은 비밀에 잠긴 이 위험천만한 기밀 미션을 완수 할 수 해야만 하는데...
예고편 보러가기▼
그해 우리는
12월 6일 공개
장르: 코미디, 로맨틱
크리에이터: 김윤진, 이나은
출연: 최우식, 김다미, 김성철, 노정의, 박진주 등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가 역주행하며 화제가 됐다
서로 안 좋게 헤어졌건만, 어쩔 수 없이 다시 카메라 앞에 선 두 사람
그렇게 서로의 삶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예고편 보러가기▼
먹보와 털보
12월 11일 공개
장르: 여행, 리얼리티
크리에이터: 김태호, 장우성, 이주원
출연: 정치훈, 노홍철
비와 노호철이 꿈에 그리던 바이크 여행을 떠난다
전국을 돌며 놓치기 아까운 명소와 맛집을 찾아다닌다고
유일한 공통점인 바이크로 찐친이 됐다는 두 남자의 좌충우돌 로드트립 버라이어티쇼
예고편 보러가기▼
인질
12월 1일 공개
장르: 스릴러
감독: 필감성
출연: 황정민, 김재범, 이유미, 류경수 등
무자비한 괴한들에게 납치 감금되어 절체절명의 위험에 처한 영화배우 황정민
함께 잡힌 다른 인질과 힘을 합쳐 탈출을 시도하는데...
예고편 보러가기▼
모가디슈
12월 15일 공개
장르: 액션
감독: 류승완
출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
소말리아 내전에서 표적이 된 남북한의 방문 외교관들
탈출 계획을 세우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하는데...
예고편 보러가기▼
Relative contents
-
- 소설 원작 퀴어 영화 下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소설 원작 퀴어 영화' 큐레이션,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브로크백 마운틴>부터
202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에 빛나는 <파워 오브 도그>까지!
원작이 된 소설과 함께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2005)
Brokeback Mountain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눈부신 만년설로 뒤덮인 8월의 브로크백 마운틴 양 떼 방목장에서 여름 한 철 함께 일하게 된 두 청년 '에니스(히스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은 오랜 친구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그들의 우정은 친구 이상으로 발전하지만 두 사람은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다시 만날 기약도 없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우연히 4년 만에 다시 만난 '에니스'와 '잭'.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일 년에 한두 번씩 브로크백에서 만나 함께 지내기로 하는데... 20년간 짧은 만남과 긴 그리움을 반복한 그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CINE PICK!
<브로크백 마운틴>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두 명의 카우보이 사이에서 싹트는 동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대만인 감독인 이안이 연출을 맡아 해당 작품으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주연을 맡은 배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조연을 맡은 앤 해서웨이, 미셸 윌리엄스의 섬세한 연기와 호흡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두 남자의 애절한 멜로드라마 서사가 훌륭할 뿐만 아니라 감독의 뛰어난 연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영상미 있는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브로크백 마운틴>의 원작은 무자비하고 혹독한 자연을 배경으로 거칠고 폭력적인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비틀어 내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애니 프루가 쓴 동명의 단편 소설로, 작가의 다른 작품인 《진흙탕 인생》과 더불어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출간 당시 《Close Range: Wyoming Stories》라는 단편 모음집에 수록되어 있었으며, 한국에서는 영화가 유명세를 탄 후 번역본이 나와 원제목 대신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모리스(1987)
Maurice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20세기 초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우연히 만나게 된 모리스와 클라이브는 낡은 관념의 무료한 대학 생활 속에서 서로에게 해방감을 줄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해 가고, 누구보다 가까웠던 두 사람의 우정은 서서히 사랑의 감정으로 변해간다. 하지만 사랑 하나면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모리스와 그 모든 걸 잃는 게 두려운 클라이브의 사랑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CINE PICK!
<모리스>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제임스 아이보리가 연출하고 제임스 윌비, 휴 그랜트 등이 출연한 1987년 영화입니다. 국내에는 무려 32년이 지난 2019년에 개봉하였는데, 1980년대 당시에는 국내 검열이 매우 엄격해 정식으로 개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임스 윌비가 '모리스'를, 휴 그랜트가 상대역 '클라이브'를 맡아 191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주인공 모리스의 성숙과 사랑을 그려냈습니다. 제4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어 남우주연상, 감독상, 음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모리스> 1914년 완성되었으나 당시에는 범죄시되었던 동성애를 다루고 있어 1971년 작가 사후에 출판된 E.M. 포스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바람대로 케임브리지에 입학한 영국 중산층의 한 평범한 젊은이가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당시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했던 결말을 통해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인습과 제도를 비판하였습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Blue Is the Warmest Color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여느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아델’(아델 엑사르코풀로스 분)은 빈칸들로 점철된 미래의 답을 찾고 있는 문학소녀이다. 피에르 드 마리보의 소설 <마리안의 일생>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아델’ 앞에 어느 날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레아 세이두 분)가 나타난다. 단지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스치며 지나친 인연이지만 그날 이후 ‘아델’과 ‘엠마’는 서로를 기억하게 된다. 미지의 사랑을 꿈꾸는 ‘아델’, 현실의 사랑을 이끄는 ‘엠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델’과 ‘엠마’는 서로에게 이끌린다. 미술을 전공한 ‘엠마’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캔버스 안으로 ‘아델’을 초대한다. ‘아델’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엠마’로 인해 이전에는 몰랐던 뜨거운 감정을 느끼게 되고, 평온하기만 했던 ‘아델’의 삶은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CINE PICK!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튀니지계 프랑스인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가 연출한 레즈비언 에로티시즘 영화입니다. 201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만화 원작 영화, LGBT 영화로 최초 수상, 배우와 감독이 함께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파격적인 성 묘사로 논란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주연을 맡은 아델 엑사르코풀로스와 레아 세이두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의 원작은 2011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독자상'을 수상하며 많은 만화제에서 주목받았던 쥘리 마로의 그래픽 노블《파란색은 따뜻하다》입니다. 주인공 클레망틴이 15세에 처음으로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 불안감, 혼란을 매우 섬세하게 그리고 있으며 중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 광장에서 스쳤던 '파란 머리 소녀'를 만나며 느끼는 첫 만남의 설렘, 욕망, 질투 등이 표출되며 동성이나 이성이나 다를 바 없는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애틋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작가의 부드러운 그림체와 자연스러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색의 표현력이 매력인 작품입니다.
싱글맨(2009)
A Single Man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1962년, 대학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오랜 된 애인 짐(매튜 구드)의 죽음에 힘들어한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그는 외로움과 상실감에 젖어, 죽음보다 더한 일상을 시작한다. 자신의 본질을 속이고 살아가는 조지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 찰리(줄리언 무어)가 있다. 찰리는 애인의 죽음에 힘들어하는 조지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과의 하룻밤을 제안하고 삶을 정리하려는 조지 앞에 제자 케니가 접근한다. 우연과도 같은 하룻밤을 보내며 조지는 새로운 삶을 위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데……. 삶의 이유를 상실했던 한 남자의 찬란한 하루가 펼쳐진다.
CINE PICK!
<싱글맨>은 제작 당시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정서적으로 방황하는 남자의 일상을 묘사한 영화입니다. 2009년 66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콜린 퍼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자체는 무겁고 건조하게 흘러가나 디자이너가 만든 영화인 만큼 훌륭한 영상미와 감독이 직접 디자인하고 초이스 한 영화 속 콜린 퍼스의 패션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영상의 색채인데, 주인공 콜린 퍼스의 감정 상태에 따라 영상의 전반적인 색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싱글맨>은 영미 현대문학의 주요 작가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이셔우드는 동성애자임을 숨기지 않고 활동한 첫 세대이자, '퀴어'를 대표하는 인물로 동성애자 인권에도 크게 기여한 작가입니다. 소설, 희곡, 시나리오, 산문, 번역 등 다양한 저서를 남겼으며《싱글맨》의 경우 이셔우드가 소설 속 조지와 같은 나이인 58세에 발표한 작품으로, 사별의 여진을 견디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의 하루를 그리고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순간을 진중한 성찰과 섬세한 문장으로 채우며, 담담하고 절제된 감정과 통렬한 분노, 슬픔이 부딪히며 빚는 삶의 결을 세심하게 포착해 낸 것으로 평가받는 수작입니다. "하고자 한 대로 구현된 유일한 작품"이라고 밝히며 작가가 가장 아끼는 글로 꼽기도 하였습니다.
대니쉬 걸(2015)
The Danish Girl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CINE PICK!
<대니쉬 걸>은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게너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국의 전기 드라마 영화입니다. <킹스 스피치>, <레미제라블>로 잘 알려진 톰 후퍼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에디 레드메인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각각 주인공 에이나르/릴리와 그의 아내인 게르다를 맡아 열연을 선보였습니다. 색감을 적절히 활용한 영상미가 마치 화가인 주인공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 매우 아름답다는 평을 받았으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미술상,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대니쉬 걸>의 원작은 21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에버쇼프가 200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입니다. 코펜하겐, 드레스덴 그리고 파리를 배경으로 한 작가의 첫 번째 소설로, 뉴욕 타임스의 베스트셀러로 뽑히는 등 평단의 찬사를 얻은 작품입니다. 세상을 놀라게 한 덴마크 화가 에이나르 베네게르 부부의 실화 이야기를 담아 1920년 성적 방황, 서로에게 헌신하는 부부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파워 오브 도그(2021)
The Power of the Dog
ⓒ 네이버 영화시놉시스
1925년 미국 몬타나, 거대한 목장을 운영하는 필(베너딕트 컴버배치)은 막대한 재력은 물론 위압적이고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어느 날 그의 동생 조지(제시 플리먼스)가 로즈(키얼스틴 던스트)와 그의 아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고, 동생의 갑작스러운 결혼 소식에 분노한 필은 로즈의 아들을 볼모로 삼아 그녀를 옭아매기 시작한다. 자신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CINE PICK!
<파워 오브 도그>는 전작인 <피아노>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제인 캠피온이 감독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커스틴 던스트, 제시 플레먼스, 코디 스밋 맥피가 주연을 맡은 2021년 영화입니다. 제78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고 작품, 각색, 남우조연, 여우조연, 촬영,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음악, 음향상 후보에 오로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며, 서부극에 대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과 진정한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배타적인 사회와 이로 인해 만들어진 해로운 남성성에 대한 고찰이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 교보 문고원작 소설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유년 시절을 목장에서 보냈으며, 때의 경험이 훗날 그에게 풍부한 소재가 되어 주었습니다. 소설《파워 오브 도그》는 작가가 어린 시절 양아버지 집안에서 겪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해 1967년 발표하였으며, 평론가들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은 데 비해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는 해당 작품을 가리켜 토머스 새비지의 최고 걸작이라고 칭하며, '한 편의 심리 연구이자, 혐오라는 형태로 분출되는 억압된 동성애를 다룬 비범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설을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 다섯 편을 정리해 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찾아뵙기를 약속드리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
- 유다: 어느 실패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 <나사렛 예수>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비교
영화「Jesus of the Nazareth」와 「Jesus Christ Superstar」비교 분석하기
영화「Jesus of the Nazareth」(1977)와 「Jesus Christ Superstar」(1973)는 모두 신약성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전자는 예수의 전 생애를 다루고 있으며, 후자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7일 전부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이 두 편의 영화는 예수의 공생애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형식, 그리고 성서와 성서 속의 인물들에 대한 해석의 부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말하자면 고전에 현대적 입맛을 약간 가미한 현대 클래식 음악과 고전을 철저하게 현대적 관점에 따라 과감하게 변용한 록 음악의 차이라고나 할까. 이러한 두 작품은 성서라는 하나의 원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각각 영화의 의도와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되었다는 점에서 썩 재미있는 비교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영화를 감상함에 있어 중점을 두었던 것은 성서 속의 인물들이 각각의 영화 속에서 어떻게 달리 해석되었는가, 였다. 두 작품 모두 아주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수십 세기에 걸쳐 사랑받아온 예수와 온 세상 사람의 미움을 한 몸에 받던 갸롯 유다였다.
Jesus: 신의 아들이냐, 비극적 인간 영웅이냐!
먼저 예수에 관하여 이야기해보자. 「Jesus of the Nazareth」의 예수는 성서 속 인물과 꽤 일치한다. 그는 거룩하고 자애로우며 자비심이 넘친다. 고통 받는 이를 위해 먼저 손을 내밀고 그들을 위해 기적을 행하고 가르침을 설파한다. 제자들을 비롯한 백성들은 그의 숭고함에 매료된다. 이를테면 그는 ‘신적 존재’로서의 예수다.
반면 「Jesus Christ Superstar」에서 그려진 예수는 이와 닮아있으면서도 다르다. 그는 보다 ‘인간적’이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 온 이유를 잘 알고 있으며 하나님이 자신에게 내린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 열중한다. 그러나 백성들을 구제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 많은 비탄 속의 백성들이 몰려들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신의 권세와 소임을 버거워한다. 몰려드는 환자들에게 ‘Heal yourselves!’라고 외치는 예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거룩하기 만한 성자로서의 예수와는 썩 다르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러한 막대한 책임에 고통스러워한다.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의 무릎에 누워 유일한 위안을 청한다. 다소 우유부단하고 나약하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이러한 태도는 도리어 그에게 인간적인 공감과 연민, 심지어는 친근함마저 느껴진다. 이를 통해 예수라는 존재와 관객 혹은 신자와의 거리는 더욱 좁혀진다.
예수는 또한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며 자신이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는 하늘을 향하여(하나님에게) ‘왜 제게 독잔을 내리시나이까!’하고 원망한다. 죽음 앞에서 갈등하는 그의 모습은 흡사 비극의 주인공과도 같다. 그는 예정된 죽음이라는 비극에 고통스러워하며, 한편으로는 그러한 비극을 내리는 주체인 하나님을 원망한다.
그러나 그는 기어코, 결국에는, 자신의 운명을 정면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이야기한다. '주여,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하고. 그의 이러한 모습들은 죽음과 삶 속에서 갈등하던 햄릿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Jesus Christ Superstar」에서의 예수는 단순히 인간의 껍질을 쓴 신적인 존재로서의 예수가 아닌, 신성성과 인간성이 양립하는 어떤 비극적 영웅으로서 재탄생한다.
Judas: 어느 실패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
한편 2천여 년의 세월에 걸쳐 악인으로 기록되어온 갸룟 유다에 대한 두 영화의 해석 역시 흥미롭다. 두 편의 영화는 모두 유다에 대한 동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성서 속에서 은전 30닢에 눈이 멀어 스승을 적에게 팔아넘긴 도적이었던 유다는 영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악인의 길을 택해야만 했던 실패한 이상주의자로 탈바꿈한다.
「Jesus of the Nazareth」에서의 유다는 예수의 신실한 제자로, 예수를 진심으로 따르고 사랑했던 인물이다. 어쩌면 그는 예수를 가장 사랑했던 제자였을지도 모른다.
극 중 예수가 자신의 열두 제자들에게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는 장면을 보면 유다의 예수에 대한 갈망이 잘 드러난다. 한동안 침묵이 감돌다가, 이내 베드로가 "당신은 메시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대답하니 예수는 '네가 가장 복이 있구나'하고 베드로를 껴안는다. 이때 유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베드로를 제외한 열한 명의 제자들 중 다른 누구도 아닌 유다가 말이다. 이후 카메라는 점점 그들을 멀리 비추고, 스크린 너머에는 예수를 가운데 두고 왼쪽에는 유다, 오른쪽에는 베드로라는 극명한 대비가 보여 진다. 하나는 예수의 수제자로서 죽어서도 예수의 뜻을 이어받은 가장 거룩한 성인으로, 다른 하나는 예수를 배반한 배신자, 다시 말해 가장 사악한 악인으로 기록되니 무척 극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예수에 대한 유다의 시선은 흡사 부모의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의 그것과 닮아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스승인 예수를 향한 유다의 순수한 숭배와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다는 왜 예수를 배신했을까? 필자는 그의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의 원인을 유다의 예수에 대한 ‘유아적인’ 애정과 지나치게 순진했던 이상에서 찾았다. 앞서 이야기했듯 유다는 예수에 대한 어떤 어린아이 같은 애정을 품고 있다. 그는 예수가 설파한 평화롭고 이상적인 세계 속에서 앞으로의 유대가 나아갈 방향을 찾았고, 그를 통해 이룩될, 해방된 유대를 그린다. 그는 예수의 가르침이 세상에 더욱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그의 훌륭함과 거룩함을 증명해보이기를 바란다.
언뜻 그의 생각은 논리적으로 보이나 사실 이는 무척 단편적인 발상이다. 어린아이가 제 아버지의 유능함을 타인에게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만하다. 그의 시야는 좁았고 마음은 급했다. 한시바삐 유대의 평화적 해방을 도모하고 싶은데, 예수는 그의 의도와는 정반대로만 갔으니 조바심이 났을 것이다.
그가 다른 제자들과는 다르게 학자 출신이었던 것은 이러한 견해에 박차를 가한다. 그가 극 중에서 이야기했듯 그는 ‘목수와 어부의 일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태어나 가장 낮은 곳의 사람들을 구원하고자하는 예수의 범인류적 차원에서의 뜻을 그는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비단 유대백성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고통 받는 백성들을 구원하고자 했던 예수의 장기적인 안목을 유다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생각하라’던 예수의 말씀은 유다의 그러한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다.
성서 속 유다의 악인으로서의 면모는 실제 성서에는 등장하지 않는 ‘제라’라는 새롭게 창조된 인물을 통해 대변된다. 「Jesus of the Nazareth」에서는 이러한 교활한 제라라는 인물을 통해 유다가 선인이었으며 제라를 비롯한 유대 제사장들의 음모에 넘어간 불쌍한 인물로 나타낸다. 예수가 잡혀가 채찍질 당하는 것을 본 유다가 제사장들에게 은전 30닢을 돌려주겠으니 예수를 풀어달라고 간청하자 그를 조소하는 제사장들의 모습은 그가 철저하게 이용당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Jesus Christ Superstar」의 유다 역시 「Jesus of the Nazareth」에서 마찬가지로 유다를 동정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유다는 「Jesus of the Nazareth」에서보다 자신의 이상에 반하는 예수를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인물이다.
여기서 유다는 예수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값비싼 향유로 예수의 몸을 닦는 막달라 마리아와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는 예수를 질책하는 한편, 예수의 존재로 인해 유대의 백성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고 염려하는 등, 다소 우유부단하기까지 한 예수의 태도와는 대비되는 이성적인 면모를 보인다. 신적 존재가 인간적으로 그려지고 인간(그 것도 예수를 배신한 악인으로 알려져 있는)이 이성적으로 그려지는 아이러니는 참으로 흥미진진하다.
앞서 「Jesus of the Nazareth」에서 유다가 선인으로 표현되기 위해 ‘제라’라는 인물이 삽입되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유다는 ‘신(Jesus)의 뜻에 의해’ 예수를 죽이게 된 운명을 타고난 불쌍한 인물로서의 자신을 어필한다. 으레 다른 성서를 기반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예수를 죽이게 된 죄책감으로 자살을 선택하게 되고, 이때 "Poor Judas!"라고 외치는 앙상블이 울려 퍼진다. 이와 같이 영화의 전반에 울려 퍼지는 유다의 고뇌와 (배신의)결단, 그리고 후회 혹은 신에 대한 원망의 노래는 이러한 유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잘 보여준다.
막달라 마리아: 진실된 사랑을 행한 여성제자
이 밖에 성서나 「Jesus of the Nazareth」의 내용과는 달리 「Jesus Christ Superstar」에서 막달라 마리아의 비중이 크게 다루어진 것 또한 인상 깊었다. 전자의 작품에서 다소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마리아는 후자에서 예수에게 가장 진심어린 위로와 위안을 주는 사람이자, 그에게 가장 진실 된 사랑을 느끼는 여인으로 승격된다. 그녀는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사람이자, 여느 열두 제자보다도 예수를 믿고 따랐던 여성제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녀의 예수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떠올랐는데, 마리아가 수행한 여러 가지 역할들을 고려해 볼 때 이 애정은 아마 신에 대한 신앙과 스승에 대한 제자의 존경과 인간 남성에 대한 여성의 사랑 등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이리라고 사료된다. 단순히 하나의 구체적인 감정으로 해석되기에는 그녀의 행동들은 다각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식적 비교: 클래식과 록 오페라
두 작품의 형식적인 차이는 이러한 각기 다른 관점의 해석에 걸맞게 나타난다. 「Jesus of the Nazareth」는 기독교 문화를 전도함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성서의 내용을 살려 표현하고자 애썼다. 그리하여 영화는 장장 6시간에 걸쳐 다소 엄숙하고 거룩한, 그러나 예수의 위대함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그려냈다. 이때 무조건적으로 성서의 내용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베드로가 예수를 따라나서기 전에 약 하루 간 갈등하는 장면, 영화를 위해 창조된 인물인 제라, 선한 인물로서의 유다 등 영화적 장치와 현대적 재해석에 의한 약간의 변용이 나타난다.
한편, 「Jesus Christ Superstar」에서는 록 오페라의 이색적인 형식을 차용하여 보다 대중이 성서에 접근하기 쉽도록 성서의 내용을 각색했다. 흥겨운 노래와 춤들, 그리고 현대적 복장과 소품은 저도 모르게 시선이 그리로 가게끔 한다. 이 과감한 시도는 성서 속의 인물들에 대한 과감한 재해석과 맞물린다. 이때 「Jesus Christ Superstar」에서의 현대적 요소들(건축물, 소품, 복장 등)은 스크린 속에서 그려지는 세계가 현대의 이야기인지 과거의 이야기인지 아리송하게 만드는데, 이는 분명히 의도된 장치다.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할 때 흰옷의 입은 유다는 예수의 존재와 희생의 의미가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이는 비단 예수에게만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관객인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수가 어떤 존재였으며 그가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지닌 인물인지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두 작품에서 나타난 예수와 유다에 대한 색다른 시각은 놀랄만하다. 두 작품에서 두 사람은 단순히 선과 악의 차원에서의 평면적인 인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도에서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성서의 이면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한번 상상해보자.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이밖에도 성서를 모티프로 삼은 작품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것은 서양 문화권에서 그만큼 기독교 문화가 깊게 뿌리 박고 있음에 기인한다. 수 많은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예수가 되기도 하고, 유다가 되기도 하며, 때론 막달라 마리아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서, 혹은 성서 그 자체를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들을 살펴보는 것은 서양 사회 전반을 즐겁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
- "오스카"가 외면한 로맨스 명작 TOP 12
누구나 인정할만한 최고의 로맨스 명작에 대한 순위도 있을 것이다. '오스카' 시상식은 그들의 92년의 역사 속에 시대를 막론한 로맨스 명작 대부분을 인정해왔다.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이나,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와 같은 영화들에 축배를 올리지 않는 건 범죄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버라이어티 지는 2001년부터 지난 20년 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혹은 각색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한 최고의 로맨스 작품 12편을 취합해보았다. 몇 편은 충분히 명백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이겠지만, 몇 편은 사랑의 복합성을 파고드는 작품이며, 이 모든 작품들은 다른 시대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리스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이 12편에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이 게시글에
'댓글' 창이 있는 이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의 의견을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
12위 - <The 40-Year-Old Virgin>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2005)
각본 - 주드 아패토우, 스티브 카렐
감독 - 주드 아패토우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스티브 카렐, 캐서린 키너, 폴 러드, 세스 로건 등
'앤디 스티처'는 40세까지 자신의 동정을 지키면서 진실로 마음이 통하는 상대가 나타나길 기다리면서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전자제품 대형 매장에서 일하는 남자이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그가 동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동료들은 그를 가만 놔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운명적인 여자 '트레이시'을 만나게 되고 그가 한번도 못해본 일을 트레이시와 시도하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한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폭소는 물론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선정 이유 : 보통 외설적인 섹스-코미디 영화는 '로맨스' 장르의 그럴듯한 예시가 될 수 없겠지만, 이 영화의 두 각본가의 '사랑'을 불어넣겠다는 불굴의 의지는 거의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그리고 오스카에 두 차례 노미네이트 되었던 배우 '캐서린 키너'의 연기는 이를 극도로 끌어올려 화려한 성공을 만들어냈다.
11위 - <A Ghost Story>
<고스트 스토리> (2017)
각본 - 데이빗 로워리
감독 - 데이빗 로워리 | 제작 - A24
출연 -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등
교외의 작고 낣은 집, 작곡가인 C와 그의 연인 M은 조용하지만 단란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C는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M은 무거운 슬픔에 잠긴다. 창백한 조명의 병원 영안실, 고스트가 되어 깨어난 C는 마치 홀린 듯 M이 기다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는 그녀와 고스트는 사랑했던 기억을 추억하며 무디게 흘러가는 시간을 견뎌낸다. 몇 년 후, 다시 집,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헤어지며 상실의 시간을 지나온 M은 결국 집을 떠나고, 남겨진 고스트는 영원히 그녀를 기다릴 자신의 운명을 알기에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관객과 비평가들에게 호불호가 확실했던 영화이다. 한 쪽은 지나치게 질질 끄는 '침묵'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다른 한쪽은 비탄과 절망의 가장 순수하고 가슴 아픈 초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결국, 모두가 동의할만한 영화여서는 안 된다. 영화는 열띤 논란을 만들어야 한다.
10위 - <It's Complicated>
<사랑은 너무 복잡해> (2009)
각본 - 낸시 마이어스
감독 - 낸시 마이어스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메릴 스트립, 스티브 마틴, 알렉 볼드윈 등
베이커리 가게를 운영하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제인'. 안정된 생활을 유지해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20살 어린 젊은 여자와 재혼한 전 남편 '제이크'가 찾아오고, 결혼 전 연애시절을 돌이키려 한다. 이와 동시에 '제인'의 집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건축가 '아담'이 그녀에게 조금씩 호감을 보여 오는데...
선정 이유 : '오스카'를 3번이나 수상한 '메릴 스트립'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 영화를 '오스카'는 외면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볼드윈'과 '마틴' 또한, 강렬하면서도 매우 다른 연기를 보여주었다. 60세 이상의 여성을 위해 쓰인 이 이야기는 이혼 가정의 아이들과 그들의 그 이후까지 보여준 소중한 영화이다.
9위 - <Love Actually>
<러브 액츄얼리> (2003)
각본 - 리차드 커티스
감독 - 리차드 커티스 | 제작 - 유니버셜 픽쳐스
출연 -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로라 리니, 엠마 톰슨, 앨런 릭먼,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등
사랑에 상처받은 당신을 위해, 사랑하지만 말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사랑에 확신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해,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선물이 찾아옵니다. 크리스마스에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로맨틱한 고백
선정 이유 : 그 자체로도 과하게 느끼하고 과하게 덧붙여진 듯한 이 영화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이미 한차례 오스카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아이들의 눈을 통한 사랑, 걱정, 불륜, 언어와 비밀까지 다수의 예시를 담아낸 영화이다. 매력적인 역대급 출연진들은 인생에서 가장 기이한 인연 속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확실히 뿜어냈다.
8위 - <Baby Driver>
<베이비 드라이버> (2017)
각본 - 에드가 라이트
감독 - 에드가 라이트 | 제작 - 소니 픽쳐스
출연 -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에이사 곤살레스, 제이미 폭스 등
귀신 같은 운전 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긴 그에게 음악은 필수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그녀 '데보라'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으로의 탈출을 꿈꾸게 되지만, 같은 팀인 박사, 달링, 버디, 배츠는 그를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는데...
선정 이유 : 액션 장르에서 러브 스토리는 자주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가슴 뛰는 세트피스와 두 주연 배우의 케미는 관객들이 쉽게 이야기에 흡수될 수 있게 했다. 영화의 가장 긴박한 순간에 그와 대조적인 배경음, 베리 화이트의 1937년 명곡 "Never, Never Gonna Give Ya Up."이 흘러나오고 그로부터 전율을 느끼게 된다.
7위 - <500 Days of Summer>
<500일의 썸머> (2009)
각본 - 스콧 뉴스타드터, 마이클 H. 웨버
감독 - 마크 웹 | 제작 - 20세기 폭스 (현 서치라이트 픽쳐스)
출연 -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디샤넬, 클로이 모레츠 등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는 순수 청년 '톰'은 어느 날 회사에 새 비서로 온 '썸머'를 처음 본 순간 대책 없이 사랑에 빠져든다. 구속 받기 싫어하고 혼자만의 삶을 즐기는 자유로운 여자 '썸머'는 누군가의 여자이기를 거부하며 '톰'과 친구도, 애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어딘지 어긋나고 삐걱대는 두 사람의 관계의 변화를 위해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 다가오는데...
선정 이유 : 관계에 대한 500일 간의 여정은 양쪽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는 사실 우리 대부분이 이전에 느껴봤던 감정일 것이다. 두 각본가의 변덕스럽고도 방대한 이야기는 연애 젬병 낭만주의자인 '톰'의 시선에서 이어나가고, 관객들은 '썸머'를 향한 그의 심장 찢기는 고통을 함께 느낀다. 때문에, 관객들은 모두 '톰'이 '어텀'을 만나는 피날레를 그토록 로맨틱하게 느끼게 된다.
6위 - <Crazy Rich Asians>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2018)
각본 - 아델 림, 피트 치아렐리 (케빈 콴의 소설 "Crazy Rich Asian" 원작)
감독 - 존 추 | 제작 - 워너 브라더스
출연 -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아콰피나, 켄 정 등
뉴요커 '레이첼'은 남자친구 '닉'의 절친의 결혼식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향한다. 처음으로 아시아를 방문한다는 설렘도 잠시, '닉'의 가족을 만난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닉'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두가 선망하는 결혼 후보 1순위 신랑감이었고, '레이첼'은 사교계 명사들의 질투와 더불어 본인을 영 탐탁지 않아하는 '닉'의 어머니의 타겟이 되는데...
선정 이유 : 기념비적인 문화적 돌파구 영화이자, 박스오피스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낸 이 영화는 평론가들로부터 '각색'에 대한 칭찬을 받아왔다. 때로는 "사랑해" 라는 가장 명백한 대답이 최고의 한 마디일 수도 있다.
5위 - <Drive>
<드라이브> (2011)
각본 - 호세인 아미니 (제임스 샐리스의 소설 "Drive" 원작)
감독 - 니콜라스 윈딩 레픈 | 제작 - 필름디스트릭트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등
삶의 의미라곤 오직 스피드밖에 없었던 남자. 그런 그의 일상에 작은 파장을 일으킨 한 여자.
어느덧 또 하나의 의미가 된 그녀가 위험해지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는 모든 것을 거는데...
선정 이유 : 레픈 감독의 장기는 아미니 각본가의 대본을 기반으로 액션, 드라마, 그리고 코미디까지 많은 장르를 매력적으로 섞어놓는 것이다. 2010년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이름도 없는 '드라이버'가 그 자신 속에 있는 "전갈"을 드러낼 때이다.
4위 - <Weekend>
<주말> (2011)
각본 - 앤드류 헤이
감독 - 앤드류 헤이 | 제작 - 선댄스 셀렉트
출연 - 톰 컬렌, 크리스 뉴 등
이성애자인 룸메이트와의 홈파티에서 많이 취하게 된 러셀은 파티가 끝난 후 게이클럽으로 향한다. 영업 종료시간을 얼마 앞둔 그곳에서 운명의 상대 글렌을 만나고, 원나잇스탠드로 끝날 거라 생각했던 만남은 전혀 다른, 특별한 것이 되어가는데...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매우 정직하고도 결백한 두 남자의 사랑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그들 각자 모험을 떠난다. 서로를 향한 부정할 수 없는 끌림은 꽤나 분명하다. 그리고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애정을 향한 깊은 갈망이다.
3위 - <Moulin Rouge!>
<물랑 루즈> (2001)
각본 - 바즈 루어만, 크레이그 피어스
감독 - 바즈 루어만 | 제작 - 20세기 폭스
출연 - 니콜 키드먼, 이완 맥그리거 등
1899년 파리,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세계 '물랑 루즈' 최고의 뮤지컬 가수인 '샤틴'은 신분 상승과 성공을 위해 투자자를 구하다가 우연히 사랑을 찾아 몽마르트로 흘러온 영국의 낭만파 시인 '크리스티앙'을 만나게 된다. '샤틴'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크리스티앙'은 그녀가 있는 '물랑 루즈'라는 신비의 세게에 발을 들여놓게 되지만, 그 둘에게 거역할 수 없는 슬픈 운명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선정 이유 : 이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는 거의 모든 의미에서 매우 훌륭하고,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하여 오스카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각본과 감독 부문에서는 외면당하였다. 영화는 꽤나 직관적이고, 모든 뮤지컬 넘버들은 서로를 보완해 나가며 관객들의 시선을 그 사이에 접합시킨다. 특히, '엘튼 존'의 넘버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이완 맥그리거'에게 빠져드는 순간을 포착하였고, 어떻게 '니콜 키드먼'이 그에게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는지 납득시켰다.
2위 - <The Perks of Being a Walflower>
<월플라워> (2012)
각본 - 스티븐 크보스키 (본인 소설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원작)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 제작 - 써밋 엔터테인먼트
출연 - 엠마 왓슨, 로건 레먼, 에즈라 밀러, 니나 도브레브 등
말 못할 트라우마를 가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던 '찰리'는 고등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방황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타인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삶을 즐기는 '샘'과 '패트릭' 남매를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멋진 음악과 친구들을 만나며 세상 밖으로 나가는 법을 배워가는 '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샘'을 사랑하게 되고, 그는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가슴 벅찬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불현듯 나타나 다시 '찰리'를 괴롭히는 과거의 상처와 '샘'과 '패트릭'의 겉잡을 수 없는 방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우정을 흔들어 놓기 시작하는데...
선정 이유 : 스티븐 크보스키의 '마스터피스'가 이 목록에 있는 것은 꽤나 분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유로 선정한 건 아니다. '샘'을 향한 '찰리'의 헌신이 주된 서사이지만, "월플라워"는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얻을 수 있는 사랑의 왜곡된 면을 보여준다. 어떤 이들은 '찰리'의 내적 분투에 공감할 것이다. 그중 일부는 그 고통으로부터 빠져나오는 행운을 누렸겠지만, 다른 이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그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 어떠한 나쁜 기억들이 당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당신은 '사랑'을 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1위 - <Disobedience>
<디서비디언스> (2018)
각본 - 세바스찬 렐리오, 레베카 렌키에비츠 (나오미 알더만의 소설 "Disobedience" 원작)
감독 - 세바스찬 렐리오 | 제작 - 블리커 스트리트
출연 - 레이첼 맥아담스, 레아첼 와이즈 등
유대인 사회에서 쫓겨나 뉴욕에서 살던 사진작가 '로니트'는 랍비였던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후계자 '도빗'이 그녀의 옛 연인 '에스티'와 결혼했다는 소식도 접한다. '로니트'가 돌아오자 모임에서는 '도빗'에게 부인 단속을 잘 하라며 훈수를 두고 유대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 '로니트'와 '에스티'의 이름이 거론되기에 이르는데...
선정 이유 : 이 영화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저평가된 로맨스 영화이다. '레이첼 맥아담스', '레이첼 와이즈', 그리고 '알레산드로 니볼라'가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 <판타스틱 우먼>의 감독이기도 한 '세바스찬 렐리오'는 관객들을 금기된 사랑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알고, 그는 관객을 사로잡는 마법을 부린다. 이 영화는 매우 강렬하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
- [BIFF 데일리] 130년의 고독을 건너 울려 퍼지는 역사에 관한 물음
다호메이 Dahomey
France/Benin/Senegal/2024/68min
*시놉시스
영화는 파리 케 브랑리 박물관이 보유했던 다호메이 왕국의 보물 26점을 본국으로 반환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베냉으로 송환된 보물은 방문자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박물관에 진열해야 할까, 아니면 본래 종교적 오브제로서의 기능을 살려 대중에게 돌려줘야 할까?
130년 동안 태어난 땅에서 단절되어 어둠 속에서 존재하던 무언가가 있다. 그는 내내 침묵을 강요당해 자기 의사를 말할 수 없었다. 그가 견뎌야 했던 고독은 가혹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한 세기가 훌쩍 넘었다. 그는 다시 빛의 세계, 즉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의 고독은 낯섦과 현기증으로 바뀐다. 이제는 익숙하지 않은 곳, 자신이 떠나올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진 곳이 야기하는 감정이다.
그는 다호메이 왕국 출신의 조각상이다. 현재는 아프리카의 베냉 공화국이 있는 자리다. 다호메이의 문화재 7천여 점은 프랑스에 식민 통치를 당하던 시절 바다를 건너 강탈당했고, 그중 26점이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참이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다호메이〉의 영화적 성취는 인간이 아닌 이들 문화재에 목소리를 부여한 데서 나온다. 프랑스와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상어 문장(紋章)을 한 반인반수 조각상의 모습을 한 다호메이의 왕은 이 귀환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까?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다호메이 왕(조각상)의 목소리는 영화의 질감과 정서를 단번에, 그리고 근본적으로 주조한다. 그는 동시대 베냉‧프랑스 역사의 주인공이자 영화의 주인공이다.
그러나 다호메이 조각상의 귀환은 단일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저 제국주의자들에게서 빼앗긴 문화재를 돌려받았다는 단선적인 설명은 그의 낯섦과 현기증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감동적인 귀환이 마무리되고, 다호메이를 국가 차원에서 환영하는 대대적 행사가 영화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의 낯섦과 현기증은 본격화된다.
먼저 지금 프랑스에서 다호메이를 돌려받는다는 것의 의미다. 이야기의 주체는 다호메이 조각상이지만, 그를 운반하는 주체는 국가다. 베냉 공화국에서 다호메이 조각상은 순식간에 국가, 민족, 역사, 문화의 상징이 된다. 국가주의적, 민족주의적 상징물로서 집단적 피식민 주체성을 주조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두 번째 낯섦과 현기증이 파생된다. 문화재를 돌려받는 것의 의미에 대한 토론회에서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폭발하듯 분출한다. 누군가는 현 대통령의 조상이 프랑스 편에 섰던 자였다는 점을 들어 위정자의 역사 세탁을 고발한다. 누군가는 수천 점의 문화재 중 26점만 반환된 것에 강한 불만을 표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번 반환이 프랑스의 이미지 정치의 일환일 뿐, 베냉이 여기서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제국주의 역학의 문제를 짚는다. 돌려받은 문화재를 어떻게 교육하고 관리할 것인지도 문제다. 다호메이가 국가적 상징이라면, 도시에 사는 사람과 시골에 사는 사람들의 접근성 격차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노동자와 자본가에게 이들 문화재는 각각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이번 반환을 출발점 삼아 변화를 모색하자는 희망파와 오만한 프랑스에 또 한 번 놀아났다는 비관파 등등 논쟁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렇게 다호메이의 목소리는 동시대 베냉 공화국 시민들의 목소리와 공명하며 낯섦과 현기증의 세계로 진입한다. 130년 만의 귀환이라는 초현실적 판타지가 자아내는 낭만은 다층적 권력 관계가 어지러이 교차하는 현실의 한복판에서 희미해진다. 그 대신 첨예해진다.
다호메이 조각상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인가?” 이 말은 자신을 마냥 환영해주지 않는 후손들에 대한 한탄일까? 그렇지 않다. 또 다른 목소리를 들어보자. “나는 당신들을 통해 나를 선명하게 본다.” 다호메이는 어둠에서 빛으로의 이행이, 프랑스에서 베냉으로의 이동이 온전한 기쁨과 승리의 역사일 수만은 없음을 잘 알고 있다. 130년을 고독 속에 있던 만큼, 자신이 의탁할 곳이 자신을 둘러싸고 폭발하는 담론의 바다에서 지난한 시간을 거쳐 마련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베냉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얼굴을 비추는 영화의 시선은 후손을 바라보는 다호메이 조각상의 시선이다. 그 다양한 삶에서 솟아나는 치열한 토론과 논쟁 끝에 이른 합의의 지점에 자신을 맡기겠다는 의지의 표명을 드러내는 시선 말이다. 하나의 목소리지만 여러 목소리가 혼재된 듯하고, 누군가 꿈과 환상으로부터 말을 걸어오는 듯한 조각상의 목소리도 같은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약탈과 반환, 지배와 피지배의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 역사를 이해하고 논쟁하는 법에 관한 〈다호메이〉의 물음은 베냉만의 것이 아니다. 다호메이의 목소리는 식민자와 피식민자 모두에게 역사에 대한 복잡한 사유를 긴급하게 요청한다.
*영화 상영시간
10-03/10: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04/10: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10-09/20:30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https://www.biff.kr/kor/html/schedule/date.asp?day1=2
-
- 제 96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만나보기
어젯밤 발표된 오스카 시상식 후보작 !
올해 96회를 맞이한 미국의 가장 권위있는 영화 시상식 오스카
씨네픽 유저분들이라면 수상작쯤은 쉽게 맞추시겠죠?
감독상 후보
작품상 후보
최다 노미네이트
-
- 철과 철의 균열로 눈이 먼 모두에 쏟아지는 빛살
철과 철의 균열로 눈이 먼 모두에 쏟아지는 빛살
빛과 철 Black Light | 2020 | 배종대 | 109분
※스포일러 없는 영화 〈빛과 철〉의 일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희주에게 이년 만의 귀향은 나름의 용기였을 것이다. 다른 기억으로 덮일 때까지 참 오래도 배회했던 시간일 터. 이제는 그때의 사건을 기억할 동료도, 흔적도 남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망각의 과정이었으므로. 하지만 영남은 아직 그곳에 있었다. 남편이 죽인 그 남자와 함께. 희주가 그렇게 잊고자 했지만 너무도 손쉽게 살아난 그 날의 기억이듯, 영남 역시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지닌 채 살고 있다. 두 사람은 죽은, 그리고 죽은 것과 다름없는 남자를 데리고 끔찍했던 과거와 마주한다.
영화 〈빛과 철〉은 교통사고로 서로의 가족을 잃은 세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사고의 가해자인 희주의 남편은 사망했고, 피해자인 영남의 남편은 이년 째 식물인간 상태다. 희주는 과거의 사고 후 다시 돌아온 일터인 공장에서 그곳 영양사로 일하는 영남을 만난다. 영남의 남편이 다녔던 직장이기도 한 공장 주변에 거처를 옮기고 근처 병원에서 간호하는 영남과 딸 은영은 무너진 삶을 힘겹게 살아간다. 어떻게든 없던 일로 만들고 싶던 두 사람의 껄끄러운 관계에 은영은 깊은 파동을 남긴다. 은영은 사고에 감춰진 비밀을 털어놓고, 희주는 자신도 몰랐던 사실들을 확인해 가며 감정의 파고는 거칠어진다.
〈빛과 철〉에서 배우는 영화가 정렬해 놓은 상황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전반적으로 날카로우며 거대한 주제의식과 사회비판에 놓인 배우는 그 상황을 따라가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표현한다. 그리고 극을 이끄는 세 배우의 흡인력 있는 연기는 그 에너지를 추동력으로 영화의 주제를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셋은 서로 가까워질 수 없는 거리를 유지한 채 감정을 주고받는데, 그 신경전은 여전히 남은 죄책감과 책임으로 어그러진 자신의 삶을 애써 유지하기 위한 발버둥과 같다. 영화는 한 꺼풀씩 벗겨지는 새로운 사실들로 관객에게 진상을 알려준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파헤치는 주체인 희주는 영화에서 관객의 입장처럼 진실을 알아가며 혼란을 겪는다. 그에 비해 영남은 모든 사실을 그저 못 본 척 지나가 버리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주체할 수 없는 무게에 휘청이며, 종국에 이르러 그 역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며 내면의 고초를 겪는다. 두 사람이 몰려오는 사건들을 앞장서서 맞서는 쪽이라면, 은영은 이야기의 발화를 이끌고 둘에게 화두를 던진다. 인물이 구조를 쫓는 영화에서 전자는 때로 영화의 진행을 위한 방향타 역할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작위적인 선택지는 한계이자 필연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그중에서도 〈빛과 철〉의 은영의 행동은 석연치 않은 데가 있다.
메인 플롯인 교통사고의 진실에 대해 연관된 사람들은 각자가 저지른 이기심과 묵인으로 사태를 여기까지 이르게 한 장본인이다. 그렇다고 사건의 모든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 ‘악역’이 그들 중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영화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사소하고도 부끄러운 죄책감의 배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시스템과 공권력을 지목한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 옅게, 하지만 강력하게 퍼진 이 존재는 ‘은색 철’로 상징되는 비정한 구조로, 그 안에서 스러지는 인간의 본심을 끄집어내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우리 주변의 범인 간에 싸움을 부추긴다. 이후 그를 대변했던 인물이 심경의 변화를 겪는 장면이 나오지만, 여전히 책임지지 않는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 영화는 철과 철로 이루어진 구조물에 갇혀 운명을 내맡긴 인간의 삶에 주목한다. 비슷한 주제의 영화들이 보여주는 저항과 투쟁의 장면은 그리 많지 않지만, 감독은 누구나 느낄 만한 거리에 일차적 책임에 있는 시스템을 늘 세워두고 상기시킨다.
메시지의 부각만으로 사회가 변하지 않듯, 결국 조각나 버린 파국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풀어가야 한다. 그 해답을 비추고 있는 영화의 제목은 은영이 쥐고 있다. 그의 존재란 〈빛과 철〉의 주제의식을 상징한다. 진실의 목격자인 은영은 어른들이 감추고 외면한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끊임없이 기억한다. 그 방법이란 즉각적이고 간명해서 관객이 보기에 이질감이 들 만하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채 사람만 죽어가는 이 상황에 다른 선택이란 없어 보인다. 누군가는 억울해하고, 누군가는 도망가지만, 각자의 작은 행동이 인과로 엮여 만들어진 지금의 현실에 책임질 사람은 없다, 게다가 정작 책임질 존재는 사라진 채 고통받는 이들만 남는다. 그래서 은영은 문을 열고, 눈을 마주치고, 입을 연다. 다만 그 화살을 사람에게 향하지도 않는다. 단지 있는 그대로를 똑바로 바라보고 인간만이 지닌 연민과 공감으로 서로를 대하라고 제안한다.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화신으로서 제 할 일을 다 하는 모습은 영화 전반에 걸쳐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현현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후반의 어떤 장면 이후 은영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로 봐도 무방해 보이기까지 한다.
중반까지 영화를 관람했다면 영남의 남편이 현재 상황까지 이르게 된 이유가, 실은 철과 철의 만남이 아닌 철과 철의 분열이 초래했음을 알 수 있다. 자동차와 자동차의 충돌은 금속의 부딪침이지만, 운전하는 사람과 사람의 충돌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든 누군가와 마주치고 충돌한다.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그 자리를 조용히 벗어나는 시스템에 관심조차 가지지 못할 수는 없다. 그래서 발단이 된 사건이란 우리와는 낯선 금속의 분화가 일으켰음을 알아채는 것만이 우리의 어깨에 얹어 놓은 감정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더는 방법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날카롭게 내리쬐는 햇살은 누군가에게는 참회와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고, 진실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힘을 준다. 그것이 오직 사람에게만 비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우리로 하여금 내버려 두고 분열하는 대신 직시하고 연대하라는 마음가짐으로 이해해보려 한다. 내가 든 칼이 사람을 향하지 않고 더 커다란 쪽을 겨눌 때, 또 다른 희생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처럼, 우리는 아무리 어두운 밤길에도 눈앞의 여린 것을 위해 기꺼이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 본 콘텐츠는 브런치 파랑달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드디어 이 영화를 공개합니다. 전세계 언론이 극찬한 영화.[결말포함]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영화: 헌터킬러
이 영화는 원 저작권자(배급사)의 사용 허가를 받은 영상입니다.
-
-
- 영화 <아멜리에> 재개봉 예고편
이름: 아멜리 풀랑
직업: 몽마르트르 두 개의 풍차 카페 직원
특징: 취미 부자
금요일 저녁, 혼자서 영화 보는 것을 즐기는 아멜리는
크렘 브륄레의 캐러멜을 티스푼으로 깨트리거나
생 마르탱 운하에서 하는 물수제비뜨기를 좋아한다.
현재 남자친구는 없으며
그녀의 주변은 늘 독특한 성격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세월이 흘러도 혼자만의 시간과 여유를 즐기던
아멜리에게 어느 날, 운명의 사건이 찾아왔다.
8월 29일, 48시간 뒤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물론 그녀는 아직 이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
- 영화 <소년 시절의 너> 스페셜 예고편
“넌 세상을 지켜, 난 너를 지킬게”
시험만 잘 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세상에서
기댈 곳 없이 세상에 내몰린 우등생 소녀 ‘첸니엔’과 양아치 소년 ‘베이’.
비슷한 상처와 외로움에 끌려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 두 사람은
수능을 하루 앞둔 어느 날, ‘첸니엔’의 삶을 뒤바꿔버릴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첸니엔’만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베이’는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모든 것을 해결하기로 마음 먹는데…
“고마워. 내 세상의 전부, 소년시절의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