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2-02-27 22:01:43
작은 욕망이 파멸에 이르기까지
-<나이트메어 앨리>(2022)
누구나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은 사람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어떤 물건이나 지위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욕망’의 사전적 의미는 부족함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실현하고 싶어 하는 ‘꿈’과는 엄연히 다르다. 삶에서 부족한 무언가는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먹을 것에 대한 욕망이 생기고 자라나면서 장난감을 비롯한 다양한 것을 욕망한다. 그것은 일종의 본능 같은 것이다. 대부분은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건 인간의 일생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며 때론 괴롭게 하고 또 황홀하게 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욕망을 채우는데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것을 탐하다가 그것이 채워진 순간, 그 황홀한 기분에 도취되기 쉽다. 그런 성취감은 점점 그 욕망에 집착하게 만들고 더욱 크고 완벽한 것을 취하게 만든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금기의 선을 쉽게 넘게 된다. 한 번 선을 넘으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그저 계속 앞으로만, 욕망에만 이끌려 가게 된다. 사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몰락하는 여러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욕망은 삶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지만, 자칫 잘못하면 파멸로 이끄는 독약처럼 위험하기도 하다.
한 남자의 욕망의 변화를 따라가는 영화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주인공 스탠튼(브래들리 쿠퍼)이 자신의 욕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스탠튼은 영화 초반 아버지로 보이는 시체를 집에 묻고 불을 낸다. 그만의 장례식처럼 보이는 그 장면에는 어떤 설명도 없다. 영화는 그저 그가 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그가 향하는 길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가 우연히 만나게 된 유랑극단을 만나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그는 다양한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특히나 그곳에서 만난 독심술사 지나(토니 콜렛)와 그의 남편 피트(데이비드 스트라탄)는 스탠튼에게 그들의 독심술을 조금씩 알려주게 된다.
독심술은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내는 것이다. 어쩌면 스탠튼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자 하는 욕망을 이미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나를 만나기 전까지 스탠튼의 모습은 큰 욕망 없는 떠돌이처럼 보였지만 그가 독심술을 접하고 나서 그는 자신만의 계획을 만들어간다. 그 이후부터 주도적으로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가려 애쓴다. 극단에서 만난 몰리(루니 마라)에게 대시를 하고, 그에게 도시로 가서 자신들만의 공연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스탠튼은 조금씩 대담하게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간다.
영화에는 스탠튼의 과거에 대해서는 자세히 등장하지 않는다. 과거를 미스터리로 두면서 스탠튼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데, 극단을 떠난 이후 몇 년이 지난 모습을 보여주는 후반부는 그의 욕망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 이어진다. 실제로 그는 독심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고, 그것을 이용해 심령술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 아주 작은 심리 술로 시작한 그의 욕망은 독심술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그것을 발전시킨 심령술을 이용해 사회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뻗친다.
심리학자 릴리스를 만나면서 더욱 욕망에 집착하는 스탠튼
후반부에는 심리학자인 릴리스(케이트 블란쳇)를 등장시킨다. 스탠튼 역시 다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데 재능이 있지만 릴리스는 스탠튼의 심리뿐만 아니라 그가 가진 욕망까지 투영해보게 된다. 사실 이 두 사람이 만난 그 순간은 스탠튼이 가진 욕망의 선이었다. 스탠튼이 그 선을 넘는지 넘지 않는지는 그가 릴리스를 계속 만나는지 아닌지로 알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것을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스탠튼이 술을 거부하다 처음 마신 순간이다. 그 이후 스탠튼은 욕망의 선을 완전히 넘어버린다.
릴리스의 이미지는 무척 고급스럽고 화려하다. 스탠튼이 이전에 만난 어떤 인물보다 화려한 느낌을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두 인물이 만날 때, 스탠튼의 욕망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스탠튼과 같이 살고 있는 몰리는 사실 그의 욕망을 어느 정도 조절하게 만든 인물이다. 하지만 릴리스는 그가 가진 화려함 때문인지, 스탠튼의 욕망을 강하게 자극시켜 파국으로 이끈다.
영화 초반, 유랑극단에는 이상한 기인이 등장한다. 그 기인은 극단 주인(윌렘 데포)이 어디선가 데려온 술주정뱅이였다. 주인이 술과 마약을 미끼로 데려온 기인은 술을 얻기 위해 주인의 말에 따라 이상한 공연을 하게 된다. 기인은 공연에서 살아있는 닭을 물어뜯고 이상한 공연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기인이 갇혀있는 곳에서 그를 만난 스탠튼은 기인이 하는 혼잣말을 듣는다. “이건 내가 아니야. 난 이렇지 않았어”. 스탠튼은 그 말을 그냥 듣고 흘리지만, 그 말은 결국 스탠튼에게 다시 돌아간다. 영화 속의 그 기인과 관련된 이야기는 수미쌍관처럼 영화의 앞과 뒤에 비슷한 장면이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영화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고 나면 그 처음과 끝의 장면들을 곰곰이 떠올릴 수밖에 없다.
아름답고 화려한 파멸의 이야기를 담은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영화에는 소소하고 직접적이지만 아기자기한 유랑극단의 모습이 아름답게 담겨있고, 후반부 스탠튼과 몰리가 고급스러운 무대에서 벌이는 공연도 화려하게 담겨있다. 마치 스탠튼의 욕망이 계속 크고 화려하게 변하는 것처럼 작은 불꽃에서 시작되는 영화는 그 규모와 색감을 넓혀간다. 그러다 파멸의 순간 다시 회색빛이 영화의 중심이 된다. 이렇게 영화의 색감과 분위기, 음악은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나이트메어 앨리>는 윌리엄 린지 그레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1947년에 한 번 영화화된 적이 있지만 이번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연출한 2022년작은 영화판의 리메이크라기보단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다시 재구성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과거 영화들과 달리 괴물 같은 존재가 나오지 않지만 한 남자의 욕망이 괴물처럼 무섭게 변해가는 과정을 고급스러운 화면과 분위기로 담았다.
이 영화는 스탠튼 역을 맡은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그저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가진 남자가 자신만의 욕망을 가지게 되고, 결국 파멸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브래들리 쿠퍼는 원초적인 욕망을 가진 인물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으면서까지 욕망으로 거칠게 달려가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케이트 블란쳇이나 루니 마라, 토니 콜렛 같은 좋은 배우들의 연기도 좋지만 이 영화는 브래들리 쿠퍼의 영화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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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앨리>
https://www.youtube.com/watch?v=KFUGkN-bfXc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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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오사 | 모래맛과 쇠맛은 덜고, 눈물맛은 더하고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문명 붕괴 45년 후. 풍요로운 ‘녹색의 땅’에서 지내던 ‘퓨리오사’(안야 테일러-조이)는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의 바이커 군단에 납치돼 가족과 행복을 모두 잃어버린다. 인질이 된 퓨리오사는 디멘투스의 어깨너머로 황무지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힌다.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킬 날만을 기다리며.
그러던 어느 날, 퓨리오사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황무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가스타운'을 점령한 디멘투스가 '시타델'의 지도자 '임모탄 조'(러치 험)와 평화 협정을 맺으면서 그녀를 임모탄 조에게 넘겨 버린 것. 믿음직한 동료 ‘잭’(톰 버크)의 도움을 받으면서 퓨리오사는 시타델의 전사로 거듭나고, 그녀는 아껴두었던 복수의 칼날을 마침내 꺼내든다.
형 만한 아우 여기 있다
2015년 여름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분노의 도로>)는 신드롬이었다. 강렬한 모래맛 영상미와 쇠맛 액션은 센세이셔널했다. 드라마를 최소화하고 액션에 집중하는 <매드맥스> 시리즈 중에서도 유달리 액션에 힘을 잔뜩 준 덕분이었다. 전작이 <해피 피트>와 <해피 피트 2>인, 70세 노감독 조지 밀러 만들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관객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국내에서는 390만 관객, 월드와이드 3억 7천만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다. 평단도 다르지 않았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을 싹쓸이했고, BBC가 100대 21세기 영화에 선정하기도 했다.
자연히 속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를 향한 기대는 컸다. <퓨리오사>는 <분노의 도로>에서 주인공 맥스보다도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퓨리오사의 과거사를 다룬 프리퀄로, 제77회 칸 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됐다. 9년 만에 돌아온 프리퀄은 그 기대에 부응한다. 비록 전편만큼의 모래맛과 쇠맛은 아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처절한 복수극을 펼치는 퓨리오사의 눈물이 그 빈자리를 훌륭히 채우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궁금했던 모든 것
<퓨리오사>는 <분노의 도로>를 보고 한 번쯤 가졌을 의문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한다. 늪지대로 변하기 전 녹색의 땅의 모습. 그곳에서 보낸 퓨리오사의 유년 시절. 그녀가 납치당한 계기와 시타델에서의 성장기. 그가 임모탄 조의 전적인 신뢰를 받는 장군으로 거듭나는 서사시와 의수를 달게 된 사연. '버자드'와 '바위 라이더'의 정체. 심지어는 맥스와의 잠시 스쳐 지나간 인연까지.
과거를 단순히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도 않는다. 전편과의 연계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퓨리오사의 전체 서사를 곱씹게 만든다. 어머니를 죽인 빌런 디멘투스에게 복수하는 퓨리오사. 그녀는 복수를 통해 그에게 빼앗긴 어머니와 유년 시절을 되찾고, 구원을 얻고자 한다. 이는 본편에서 그녀가 유독 임모탄 조의 여자들, 곧 엄마가 될 여성을 구원하려고 애쓴 동기로 작용한다.
또 그녀가 디멘투스를 응징하는 방식은 그녀가 시타델을 점령한 후 새로운 녹색의 땅으로 만드는 전편의 결말을 더 의미심장하게 만든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와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처럼 <퓨리오사>의 결말이 전편의 시작으로 곧장 이어지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분노의 도로>의 하이라이트가 삽입된 엔딩 크레디트 덕분에 그 감흥은 배가 된다.
모래맛과 쇠맛이 덜한 이유
물론 전편과의 차이가 작지는 않다. 전편이 퓨리오사의 탈출 계획이라는 사건을 쫓은 반면, <퓨리오사>는 퓨리오사를 캐릭터에 주목하기 때문. 전자가 직선적이라면, 후자는 곁가지 더 많고 서정적이다. 정키 XL이 다시 참여한 음악만 봐도 접근법의 차이가 분명하다. 웅장하고 공격적이었던 <분노의 도로>의 음악과는 달리 <퓨리오사>의 음악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이는 빨간 기타리스트의 존재감이 전편 같지 않은 이유다.
액션도 마찬가지다. 물론 양과 질은 진일보했다. 4륜 이상 차량 35대와 바이크 110대가 동원된 액션 시퀀스의 스케일은 압도적이다. 연출도 더 입체적이다. 패러글라이딩과 차 아래 공간을 활용해 전편보다 더 입체적이고 공간감이 느껴지는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를 다루는 분량이 늘어나다 보니 액션 시퀀스 사이 공백은 상대적으로 길다. 그 결과 전체적인 임팩트가 덜하고, 모래맛과 쇠맛이 약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다.
접근법의 변화는 캐릭터를 다룰 때도 일장일단이 있다. 퓨리오사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그녀만의 특별함은 사라지는 듯하다. 퓨리오사는 기존 할리우드 여전사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캐릭터였다. 싸우는 목적이 달랐다. 퓨리오사는 현재의 삶 대신 더 나은 삶과 구원을 찾았다. 그래서 맥스를 만나기 전까지 그녀는 임모탄 조의 여자를 빼돌려 새로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땅을 향해 달릴 생각만 했다.
하지만 <퓨리오사>를 보고 나면 전편에서 목격한 퓨리오사의 서사가 장대한 복수극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곧 그녀 역시 빼앗긴 삶에 대한 복수와 모성애 때문에 싸우는 일반적인 여전사 중 하나로 전락한다. <에일리언>의 리플리나 <터미네이터>의 사라 코너처럼. 퓨리오사에 대해 너무 많이 알게 된 나머지 그녀의 신비감, 아우라까지 약해지고 만다. 프리퀄의 근본적인 한계까지는 넘지 못한 셈이다.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하지만 퓨리오사의 복수극을 곱씹어 보면 약간의 아쉬움은 금세 자취를 감춘다. 그녀가 흘리는 눈물에 응축된 이야기를 뜯어보는 재미 덕분이다. 특히 새 빌런 디멘투스와 퓨리오사의 관계가 흥미롭다. 의외로 둘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가족을 잃었다. 디멘투스는 아이를, 퓨리오사는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그렇게 악만 남은 둘은 복수와 생존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채 발악한다.
그런데 발악의 방향성은 정반대다. 디멘투스의 발악은 파괴적이다. 딸의 유품인 인형을 망토에 매단 채 사막과 황야를 헤집고 다니면서 약탈하고, 자기 같은 피해자를 다시 만들어낸다. 퓨리오사는 다르다. 그녀는 현재를 딛고 새 미래를 꿈꾼다. 고향에서 가져온 열매의 씨앗을 심어 새 나무를 키우려 한다. 즉, 디멘투스가 절망적인 현재에 갇힌 반면, 퓨리오사는 현재의 모래 폭풍을 뚫고 미래를 바라본다.
이 대목은 전편 못지않게 인상적인 여성 서사다. 디멘투스와 퓨리오사의 대립은 파괴적인 부성애와 재생산의 모성애의 대조나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퓨리오사는 아버지를 자처하는 디멘투스와의 관계를 끊어낸다. 그를 단순히 고문하거나 죽이지 않고 그의 몸 위에 나무를 심어 그를 살아있는 거름으로 삼는다. 그녀가 잭과 동료이자 연인이 되는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잭 역시 다음 세대를 먼저 생각할 줄 알기 때문.
액션을 넘어 정치극까지
더 나아가 퓨리오사의 복수극은 정치 드라마로 확장된다. 퓨리오사라는 렌즈를 통해 보면 임모탄 조와 디멘투스의 차이는 명확하고, 그 덕분에 그들의 합종연횡을 지켜보는 묘미도 커진다. 사실 퓨리오사는 디멘토스보다도 임모탄 조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단지 물과 같은 자원의 독점 여부를 두고 비전의 모습과 방법론이 달랐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임모탄 조는 퓨리오사가 그러했듯이 디멘투스와 싸울 수밖에 없다. 미래를 걱정하는 자와 현재만 사는 자의 충돌은 필연적이니까. 실제로 임모탄 조가 물, 가스, 식량, 무기 공급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생존을 추구하는 반면, 디멘투스는 지금 당장 먹고살고 자원을 소비하기에 급급하다. 문명 붕괴 45년 후라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이 전쟁은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치극의 묘미는 <매드맥스> 세계관이 확장하는 데도 공헌한다. 두 빌런은 전편에서 짧게 언급된 공간을 오가며 전쟁을 펼치기 때문. 전작이 사막과 황무지라는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세 개의 도시가 전면에 등장해 권력의 삼각형을 묘사한다. 재등장한 시타델은 물론, 유전 한가운데에 위치한 가스타운과 거대한 광산을 연상시키는 무기 농장의 이미지가 뇌리에 박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두 주연의 연기도 일품이다. 안야 테일러-조이의 경우 샤를리즈 테론의 존재감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연약한 소녀부터 냉철한 여전사까지 더 폭넓은 이미지를 소화하며 미완의 퓨리오사를 성공적으로 탄생시켰다. 디멘투스는 잔인함과 유머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잡아낸 크리스 헴스워스 덕분에 임모탄 조에 비견될 만한 빌런이 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퓨리오사>는 전편 못지않은 걸작이다. 사건이 아닌 인물을 다루다 보니 덜 직선적이고,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더 풍성해진 <매드맥스> 세계관을 맛보고, 퓨리오사의 복수극을 두세 번 곱씹어 보는 경험은 거부하기 어려운 영화적 경험이다. 전편에 열광한 관객이라면 더더욱.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분노의 도로> 그다음 이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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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주의 감독에 고통받은 배우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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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거장이어도 못참아!
배우를 극한으로 몰고 간 유우명한 감독님들
아무리 영화를 잘찍어도 다시는 같이 하지 않겠다 선언한 배우들도 있는데요.
오늘은 촬영내에 완벽주의 성향으로 고통받았던 배우들을 모셔왔습니다.
영화들이 다 명작인데…
조금만 살살 해주세요. 배우들 다 떠나가겠어요
아이즈 와이드 셧 | 스탠리 큐브릭
<와이즈 아이드 셧>2년이 넘는 제작 기간 동안 내내 정신적으로 몰려있는 캐릭터를
유지하다 보니 가장 많은 장면을 소화하며 장기간 정신적인 압박을 견뎌내야 했던
톰 크루즈는 현장에서 여러 번 쓰러지기도 했다. 위경련, 어지러움, 급성 위염 등 전형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증상을 보였다
샤이닝 | 스탠리 큐브릭
잭 니콜슨
"큐브릭은 재촬영을 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하지 못하는 놈이다”
셜리 듀발
“<샤이닝>을 촬영하는 내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어둠 속의 댄서 | 라스 폰 트리에
비요크는 <어둠 속의 댄서> 영화가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이후 한동안 연기를 완전히 포기했다.
미투 운동 당시 당시 비요크는 트리에가 자신을 성추행 하려고 했다 사이가 틀어졌다고 폭로했다.
어비스 | 제임스 카메론
애드 헤리스
“꿈 속에서까지 카메론의 호통소리가 들릴 정도”
아침에 울면서 촬영장에 갔다고, 촬영 도중 익사할 뻔했지만 카메론이 그대로 촬영을
강행하자 참다 못해 카메론을 두들겨 팼다.
스태프 중 누군가가 촬영 보드의 제목 ABYSS(심연)을 ABUSE(학대)로 바꿔썼다
라이트 하우스 | 로버트 에거스
로버트 패틴슨
"다시는 에거스와 작업하지 않겠다"
영화 <라이트 하우스>를 보면 알겠지만 열악한 환경은 물론, 영화 내에서 정말 망가질대로
망가졌기 때문이다. 고문과 같은 제작과정에 로버트 에거스를 때릴번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조디악 | 데이빗 핀처
영화 조디악 촬영 당시 질렌할이 수첩을 집어던지는 씬만 계속해서 찍었는데,
이에 지친 질렌할이 항의하자 그가 보는 앞에서 앞선 촬영분을 전부 삭제하고 다시 찍게 만들었다.
데이빗 핀처와 제이크 질렌할의 사이가 틀어질대로 틀어져 질렌할은 영화 홍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조디악 | 데이빗 핀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하루 14시간을 서서 주야장천 촬영한다고! 이렇게는 못해. 쉬지도 못하고
이 망할 분장을 지우지도 못하잖아!”
하루종일 화장실에도 보내지 않는 감독에게 항의하기 위해 촬영장에 유리병을
가져다 두고 요강처럼 사용하기도 함.
포제션 | 안드레이 줄랍스키
이자벨 아자니
"지금까지 나온 영화 중 제일 힘든 촬영이었다. 감독이 미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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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 '레이'님의 콘텐츠입니다. 출처는 하단의 주소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은 일반 관객이 이해할 수 없는 범주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를 다루면서도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에서 멈추는 카메라는 현실과 극의 경계에 머물며 관객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 도달한다. <언노운 걸>, <소년 아메드>와 같은 영화들은 다르덴 형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해도, 극중의 배경에 대해 몰라도 이해하는 데 거의 지장이 없다. 대단히 일반적인 관객을 상정하는 이들 카메라는 그러면서도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선에 머문다. <토리와 로키타> 속 토리(파블로 실스 분)와 로키타(졸리 음분두 분)에게 벌어지는 폭력은 유혈사태와는 거리가 멀고 로키타를 클로즈업하여 폭력을 가리거나 로키타에게서 거리를 둠으로써 폭력을 간접적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로키타를 향한 폭력은 토리에게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거나 폭력의 사후에 발견된다. 폭력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 그리고 피해자의 감정적인 모습을 포착하지 않으면서 관객에게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고단수의 관찰은 한편으로는 폭력으로부터 관객을 무감각하게 유리시키기도 한다.
성폭력을 위시한 폭력을 묘사할 때 묘사자는 2차 가해와 폭력 포르노로부터 끊임없이 스스로를 검열해야 한다. 폭력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내지만 때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되기도 하고 모방범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폭력을 묘사하기 위해 진행된 촬영 과정에서 재연 배우가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들에서 카메라는 결코 포르노의 선을 넘지 않지만 관객의 다소 냉담한 반응을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영화상 로키타가 겪는 첫 성폭행은 대단히 간접적으로 묘사되기에 일부 관객은 알아차리지 못할 가능성마저 있다. 흥미롭게도 로키타가 겪는 성폭행에 대한 묘사는 서사가 진행되며 직접적인 묘사로 나아가는데(그러면서도 카메라는 로키타에 대한 섹슈얼한 시선과는 거리가 멀다), 관객의 시선과 토리의 시선이 일치해간다. 일부 둔한 관객은 알아차리기조차 쉽지 않은 첫 성폭행 장면에서 토리는 아예 배제되어 있다.
토리와 로키타의 현 상황에 대해서만 묘사하던 카메라는 영화 초중반이 되어서야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드러낸다. 토리에게는 발급된 체류증이 로키타에게는 발급되지 않았고, 따라서 토리와 로키타는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로키타가 체류증을 정말 발급받아야 하는 상황인지, 이 둘이 친남매가 맞기는 한지, 로키타가 돈을 부친다는 부모는 친부모인 것인지 카메라는 현실적인 영역에는 결코 들어서지 않는다. 카메라의 관심은 오직 합법적으로 벨기에에 머물 수 없는 로키타와, 로키타와 헤어져야 하는 토리가 겪는 폭력적인 상황 뿐이다. 즉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정치적인 영역으로 전력을 다해 발을 내딛지 않는다. 체류증이 발급되지 않은 로키타와 헤어져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토리의 질문은 로키타를 향한 온정적인 시선을 요청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로키타의 상황은 정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토리의 질문은 로키타에 대한 그리움으로써 묘사될 뿐 로키타의 체류증에 대한 당위성으로 이용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어디인가. 체류증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온정적인 시선인가, 이들을 둘러싼 역사적인 혹은 현실적인 문제들인가. 카메라는 이들 중 어디에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오직 약자를 이용하려는 가해자의 뒷모습만을 끊임없이 쫓아 들어간다. 토리와 로키타는 합법적인
앵벌이노동이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너무나도 쉽게 불법적인 아르바이트에 동원된다. 이들이 발을 들인 공간은 애초에 불법이므로 그보다 더한 폭력이 발생하더라도 공권력의 개입은 도리어 위협이 된다. 이는 공권력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 토리와 로키타가 경찰을 보자 오히려 피하려고 하는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폭력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카메라는 사실은 폭력의 막다른 골목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카메라가 관객의 온정적인 시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유는 지극히 합리적이다. 일반인의 온정이 아닌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토리와 로키타의 상황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언뜻 정치적인 선으로 넘어가지 않으려 애쓰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시선은 사실은 가장 정치적인 상황을 상정한다. 토리가 질문을 퍼붓는 면접관조차도 이들을 돕고 싶어하지만 규정이 변경되지 않는 이상 로키타는 체류증을 발급받을 수 없다. 다르덴 형제의 전작들, 특히 <언노운 걸>의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의사 제니(아델 에넬 분)가 진료 시간이 끝나 더 이상 진료하지 않아 발생한 의료사고는 제니의 잘못으로 치부될 수 없다. 언뜻 개인의 잘못들로 점철된 것만 같은 사회는 사실은 집단적인 오류에 기반하고 있으며, 다르덴 형제의 카메라는 역설적으로 가장 개인적인 곳으로 렌즈를 들이대어 이를 폭로한다.
한쪽 다리를 다쳐 토리와 함께 모래 언덕을 하강하는 로키타의 모습은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신체의 일부만을 다쳤을 뿐이지만 이동 자체가 불가능해진 로키타에게 남은 선택지는 토리만을 보내거나 토리와 함께 급속도로 하강하는 것이다. 로키타와 하강하기를 선택한 토리에게는 아직 두 다리라는, 즉 체류증이라는 선택지가 있다. 하지만 스스로 도망칠 수 없는, 즉 체류증이 없는 로키타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이들을 비추는 카메라는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관객의 시선을 대변할 뿐이다.
*본 리뷰는 씨네랩의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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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래빗: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서' 리뷰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치킨래빗: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서
(23.03.18 개봉 예정)
감독: 벤자민 모스퀫, 벤 스타센
더빙: 박시윤, 김용 등
CGV 회원 시사로 먼저 보고 온 '치킨래빗'!
주토피아 제작진이 참여한 작품이라고 해서,
그리고 동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라서
더더욱 보고 싶었던 영화인데요!
우선 총평을 내려 보자면... 개인적으로 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공짜로 봤는데도 별점 2점... 정도??
15,000원 제값 내고 보기엔 아주 아까운 ㅠㅠ
그러나 미취학 아동은 아주 좋아할 거 같은 영화였답니다
머리 좀 크고 나니 애니메이션은 디즈니, 지브리 아님 못 보겠더라고요 하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이 제목과 같이 토끼+닭 혼종이에요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는데 아마 다문화 가정 등을 표현한 듯해요
'외적으로 어떤 모습이든 나는 나다'라는 명대사 아닌 명대사가 나오거든요
아무튼 주인공이 나라의 영웅이 되기 위해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린 애니메이션인데요
빌런이 삼촌이라는 점이 신박했고 주인공이 왕족이라는 점도 새로웠어요
보통 모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하위 계층이지만 명랑한 행동파 캐릭터가 많잖아요
이렇듯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설정이 많은데 그걸 다 이용하지 못한 거 같달까요?
왕(아빠)-빌런(삼촌)의 이야기도 제대로 그리지 못했고
주인공이 왜 치킨래빗이 된 건지도 나오지 않고
주인공을 무시하는 친구들의 감정 변화도 제대로 그리지 못했던 거 같아요
영화 초반엔 주인공을 엄청 적대시하는데
영웅으로 등극하자 갑자기! 호의적으로 바뀌었거든요
친구들간의 감정선을 조금 더 그려 줬으면 하는 아쉬움...
그리고 스토리적으로 쪼이는 맛이 없달까요?
주인공이 모험을 떠났다면 그만 한 벽이 있고,
그걸 헤쳐나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가는 길마다 너무 쉽게 열려요
주인공 무리가 낭떠러지에 갇혀 그곳을 벗어나야 하는 게 최종 관문이었는데요
친구의 명언에 갑자기 눈을 번뜩이더니 닭의 날개가 생기면서 날아오르는 주인공,,,,,,
본인의 정체성을 부끄러워하다가 닭이 된 거면 엄청나게 감동적인 장면인 거잖아요??
관객 울릴 수 있을 만큼 신파적인 장면인데도
감동은커녕 신기함조차 없는 지나가는 씬 1이었어요
또 악당 무리 말고도 한 번의 고난이 있었는데요
돼지족...? 들한테 잡혔을 때였어요
주인공 무리를 화산에 던지겠다며 가둬놨는데 한창 도망치던 주인공이
갑자기... 날아올라요 또...
지금 생각해 보면 점점 닭이 되어 가는 걸 표현하고 싶어 했던 거 같은데
그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지 못하고,
본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주인공이 역경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만든
하나의 장치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냥
게다가 주인공 앞길을 막으려던 악당 무리가
산사태를 본인들에게 일으켜 갑자기 죽더니
뒤에 가서 죽은 줄 알았지? 하면서 나타나요
허무+어이없음의 연속 . . .
맨 처음 말씀드렸듯이 미취학 아동까지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시각적으로 재미있고 코믹한 그림이 많거든요
그러나 스토리는... 완성도가 낮았단 점!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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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MFF 데일리] 꿈은 예술에서 만난다
숲과 숲 사이 넓은 공터에서 콘서트 장면을 상상한다. 물이 발목까지 찰랑거리고, 핑크 플로이드는 저 쯤에 서고, 둥근 보름달과 별이 가득한 밤, 아마존에서 하는 콘서트. 상상만으로도 좋은지 그는 혼자 웃으며 공터를 둘러본다. 상상하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것이 있지.
이 사람, 크리스토퍼 클락스(이하 크리스)는 진지하다. 그는 사람들이 유람선으로 쓰다 버리고 간 호화로운 배를 들여다보며 숙소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로저 워터스에게 연락할 계획도 세워 본다. 아마존 시골 한구석에서 핑크 플로이드가 콘서트를?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이 지역에 대안 공동체를 만든 환경운동가라고 소개되는데, 실상 영화의 절반까지 그는 그냥 여기 사는 적극적인 지역 주민처럼 보인다. 다만 학교를 세우고 보건소를 세울 수 있게끔, 관광객들을 통해 예산을 끌어오기도 하는, 외부에서 온 적극적인 주민일 뿐이다. 기술과 자연 사이에서 적당한 조화를 이루며 산다. 그건 우리 전통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사는 곳의 지형에 기대어 사는 삶이다. 그 삶에서 그는 주민들이 직접 주체적으로 환경 변화에도 대응하고 보다 조합을 만들어가는 대안 공동체를 꿈꾸고, 그런 공동체를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사라져 가는 아마존을 위해 핑크 플로이드 콘서트를 꿈꾼다.
아름다운 꿈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 주민들의 삶은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여지보다 외부 효과가 더욱 크다. 특히 부정적 외부 효과가. 타이틀이 뜨기도 전에 이미 스쳐 지나가는 화재 장면은 이미 수없이 아마존에서 반복되고 있는 괴로운 일이다. 동물을 보호하는 생추어리도, 나무를 심고 보호하려는 사람들도, 주민들의 공동체조차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크리스가 한가롭게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어느 오후에도 화재가 일어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이 기인한다. 아마존 주민들의 실화나 화전부터, 밀렵과 벌채, 기후변화로 인해 너무 건조해진 날씨, 이어지는 가뭄, 개발을 우선하겠다는 정책 결정… 작게는 아마존 주민들의 생계부터 크게는 온 세계의 물욕까지, 인간의 행동 하나하나가 불쏘시개가 된다. 그 결과 아마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숨통이 먼저 틀어 막히고 있으며, 이 행위가 계속된다면 우리 모두의 숨통이 틀어 막힐 것이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지구상의 산소 4분의 1이 아마존에서 나온다.
크리스에게 이건 문화도 아니고 음악도 아니다. 아마존이고, 지구다. 우리의 생존이다. 아마존이 계속 아마존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업이다. 이걸 마치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그런 과업. 그는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당장 그가 기대어 먹고 사는 곳을 우려한다. 게다가 그게 그뿐 아니라 온 지구가 기대어 먹고 사는 곳임을 알고 있을 뿐이다.
영화는 크리스가 핑크 플로이드 콘서트를 위해 쏟아붓는 백방의 노력과 함께, 아마존 한가운데서 계속되는 그의 노력을 두루두루 보여준다. 크리스가 얼마나 사람을, 사람이 사는 이 곳을 사랑하는지를 담담히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인간을 향한 사랑은 결국 인간을 향한 꿈이며, 인간 소외에 대해 노래한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도 맞닿는 지점으로 느껴진다. 85분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어느새 우리는 크리스의 꿈에 공명하게 된다.
80년대에 런던에서 데이비드 길모어를 만났다고 하면서 가능성을 타진해 보지만, 크리스와 데이비드 길모어의 상관관계는 사실상 핑크 플로이드 음악 안에서 대체로 이루어졌을 것이다. 노랫말이, 노랫말에 담긴 그들의 사상이, 연결점이 되었을 것이다. 모든 예술가는 어딘가에 연결되기를 희구하며 자기만의 표현을 갈고 닦는 거니까. 크리스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자기 삶에서 꿈꾸는 바를 예술에 담아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는 정부에게, 대중에게, 세상에게 마땅히 들어야 할 말을 하고자 애쓴다. 그 또한 일종의 예술가처럼 보인다.
결국 꿈꾸는 자가 예술에 가 닿는다. 예술의 양면에 연결된다. 음악이나 영화는 사실 기기만 있으면 시공간을 넘어서도 재생이 가능한 요소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닿지 않은 시공간에서 서로가 닿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매개체는 꿈이다. 결이 비슷한 꿈은 같은 예술에서 만난다. 우리가 크리스의 꿈을,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을, 이 영화에서 만난 것처럼.
[제 20회 제천국제영화제 상영시간표]
9월 7일(토) 10:00 세명대 태양아트홀
9월 9일(월) 13:00 세명대 블랙박스 실험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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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시대] 끝장리뷰 | 대만과 중국 | 에드워드 양의 양가성 | 예술에 대한 코멘트 | 오프닝, 결말해석 | 제목분석 | 아킴과 찰리 채플린 상징
[독립시대](199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대만
Chapter 2 예술
00:00 독립시대
01:20 대만 은유
02:45 유자의 곤혹
04:07 제목 분석
04:57 아킴과 채플린
08:18 양덕창 예술론
09:40 오프닝, 결말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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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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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매니토바주,
다이아몬드 광산 폭발 사고로 갱도에 매립된 26명의 광부들.
이들을 구출할 유일한 방법은 제한시간 내
해빙에 접어든 아이스 로드를 횡단해 구조용 파이프를 운반하는 것뿐.
영하 50도에 달하는 극한의 추위와 눈 폭풍이 도사린 ‘하얀 지옥’ 위니펙 호수 위
불가능한 미션의 수행자로 선택된 전문 트러커 ‘마이크’는
대형 트레일러 3대와 구조팀을 이끌고
예측불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 아이스 로드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30시간,
살기 위해 멈추지 말고 질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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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티저 예고편
완전 기대된단~마리오! 전 세계가 사랑하는 '슈퍼 마리오'의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