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3-17 01:16:15
[#톺아보기] 손예진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아내가 결혼했다>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현재 방영 중인 '서른, 아홉'에서
차미조를 연기한 '손예진' 배우를 톺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 손예진은 데뷔와 동시에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르며 충무로의 대표 배우가 됐습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배우 손예진을 "2000년대 한국 영화가 낳은 압도적 대형 톱스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배우 손예진은 데뷔 이후 거의 매년 작품을 찍으며 본업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배우는 팬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로맨스, 코믹, 스릴러 등 장르를 불문하고 뛰어난 소화력을 보여주는
배우 손예진!
그럼 지금부터 배우 손예진 #톺아보기 시작하겠습니다!
이름 | 손예진 (孫藝珍)
출생 | 1982년 1월 11일
소속사 |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데뷔 | CF '꽃을 든 남자' (1999)
별명 | 소예진, 예진핸드, 존예진 등
배우 '손예진' 데뷔 과정
배우 손예진은 연기를 통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중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첫 주연을 맡았고,
시청률이 30%가 넘으면서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쌓았습니다.
그리고 손예진 배우의 빼놓을 수 없는 '포카리스웨트' 광고도 2001년에 찍었는데요.
역대 모델 중 최초로 2년 연속 재계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 모두 꾸준한 연기 활동을 하면서
연기력도 인정받고, 다양한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배우 '손예진'의 대표작
클래식
지혜/주희 역
우연히 엄마의 젊은 시절 편지와 일기장을 발견한 지혜.
엄마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편지와 일기장을 보면서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조금씩 알게 된다.
손예진은 국회의원 딸인 주희, 그리고 주희의 딸인
대학생인 지혜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김수진 역
건망증이 심한 수진은 그 건망증 덕에 운명처럼 철수를 만나 결혼한다.
철수는 날로 심해지는 수진의 건망증에 그녀와 병원에 가고,
그녀가 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된다.
손예진은 LG패션 남성복 팀장이자, 건망증 앓고 있는
'김수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아내가 결혼했다
김수진 역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이 없다는 인아를 독점하기 위해 덕훈은 그녀와 결혼하지만,
사랑하는 남자가 새로 생겼다는 그녀는 그 사람과도 결혼하겠다고 제안한다.
손예진은 '비독점적 다자연애'인 폴리아모리를 추구하는
'주인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여월 역
옥새를 삼킨 고래를 사냥하러 조선의 도적들이 모였다.
누명을 쓴 도적, 바다는 처음인 산적, 그리고 건국의 위기에 봉착한 개국 세력 간의
웃지 못할 싸움이 벌어진다.
손예진은 아름다운 미모와 강인한 카리스마는 물론
화려한 검술 실력까지 겸비해 조선 바다를 제압한 해적단 여두목
'여월'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덕혜옹주
덕혜옹주 역
고종황제의 외동딸 덕혜옹주는 일제에 의해
13세의 어린 나이에 강제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그 후, 고국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덕혜옹주에게 어린 시절 친구 장한이 나타난다.
손예진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시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수아 역
수아는 우진에게 비가 오는 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1년 뒤 어느 여름날, 이전과 다름없는 모습의 수아가 나타난다.
하지만 수아는 우진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한다.
손예진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온
'수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협상
하채윤 역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는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협상가 채윤을 협상 상대로 지목한다.
남은 시간 12시간,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협상이 시작된다.
손예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사랑의 불시착
윤세리 역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손예진은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가 2남 1녀 중 막내딸이자
세리스 초이스의 대표,
'윤세리'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이상으로 배우 '손예진' #톺아보기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손예진 배우가 참여한 작품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방영 중인 <서른, 아홉>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인데
이 드라마도 추천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도 톺아보기 콘텐츠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٩( ᐛ )و
씨네랩 에디터 Hizy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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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수: 더 그레이 | 군더더기 없는 크리처 액션물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트 계산원으로 일하던 '정수인'(전소니)은 한 남자와 시비가 붙은 후 목숨을 위협받는다.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기생수 포자가 떨어지고, 그중 하나인 하이디는 정수인의 몸에 달라붙은 후 남자를 죽여 버린다. 그 자리에서 기절한 정수인을 발견한 형사 '김철민'(권해효)은 사건에 의문점을 품고, 기생생물 전담팀 더 그레이의 팀장 '최준경'(이정현)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사건 전말을 파악한다.
한편, 폭력 조직의 말단 조직원으로 일하다 배신당해 도망자 생활 중이던 '설강우'(구교환)는 잠시 쉬기 위해 고향집으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병에 걸린 누나의 상태가 이상할 뿐만 아니라 여동생도 집에 없자 그는 의심을 품고, 나름의 조사를 진행하던 중 그는 기생생물의 존재와 목사 '권혁주'(이현균)가 이끄는 조직의 음모에 휘말리고 만다.
<부산행>을 벤치마킹한 스핀오프
퐁당퐁당. 연상호 감독을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대중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기 때문. 달리 말해 이른바 연니버스 작품은 고점과 저점의 간극이 크다. 흥미롭게도 그의 실패작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구심점이 확실하지 않다. 여러 콘셉트와 플롯을 동시에 풀어가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반도>나 <염력>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부산행>은 콘셉트가 확실했다. '부산행 KTX 안에서 좀비랑 싸운다'는 액션과 '좀비랑 싸울 수 있는 힘이 부성애, 모성애, 가족애, 이성애에서 비롯된다'는 드라마에만 철저히 초점을 맞췄다. 이는 비록 후반부에 신파가 과하다는 평가를 받았을지언정 <부산행>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일본 만화 '기생수'의 한국 배경 스핀오프 드라마인 <기생수: 더 그레이>는 <부산해>의 작법을 Ctrl+C, Ctrl+V 했다. 우선 그림이 명확하다. 기생생물의 초능력에 인간들이 맞서 싸운다. 보여주려는 드라마도 명료하다. 기생생물과 인간의 차이를 부각하며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논하려 한다. 그 덕분에 기생수의 포자가 한국에도 떨어졌다는 상상력은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확실한 매력 어필
<기생수: 더 그레이>는 시작부터 강렬한 액션으로 눈길을 끈다. 정수인과 하이디의 만남을 보여준 후, 곧장 그레이 팀과 기생생물의 액션이 이어진다. 이처럼 빠르고 간결한 전개는 서울역과 KTX를 덮친 좀비 떼를 보여주며 관객을 압도한 <부산행>과 유사하다. 마치 액션 시퀀스를 먼저 구상하고, 시퀀스 간의 접착제로서 드라마를 활용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다.
탄탄한 액션 연출 덕분에 간결함이 더 인상적이다. 초반부에는 인간을 압도하는 기생 생물의 신체 능력을 적절히 활용했다. 도로 위나 개활지, 절벽 등을 배경으로 삼아 시원하고 박력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 덕분에 히어로 영화로 따지자면 <토르: 라그나로크>를 보는 듯한 쾌감이 두드러진다.
눈이 익숙해지려는 찰나에 액션 콘셉트를 바꾼 선택도 영리했다. 후반부는 마치 <에일리언> 시리즈를 보는 듯하다. 인간과 기생생물이 쫓고 쫓는 추격전의 서스펜스에 집중한 실내 시퀀스가 주를 이루기 때문. 기생생물이 인간 몸에서 자유롭게 탈부착하는 능력을 부각하면서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기생수: 더 그레이>는 액션 분량이 꽤 많은데도 단조롭거나 질린다는 느낌 없이 마지막까지 극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사회적 동물의 진의를 찾아서
이에 더해 드라마도 인상적이다. 액션과 액션을 이어주는 역할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깊이 있는 논의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과 기생생물을 대조하며 인간성의 의미를 짚는다. 권 목사의 말대로, 각자도생이 곧 삶의 목적인 기생 생물과 달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비록 개체 하나하나는 인간이 기생생물을 이길 수 없지만, 인간이 협력을 통해 기생생물을 박멸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기생수: 더 그레이>는 사회성을 이해하는 두 방향성을 보여준다. 우선 권 목사의 길이 있다. 그는 인간에 맞서려면 인간처럼 사회와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도 조직의 우두머리가 되어서 자기 뜻을 관철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야욕을 드러낸다. 즉, 그에게 사회성이란 권력이다.
반면에 인간의 길도 있다. 정수인과 설강우에게 사회성은 곧 믿음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타인을 믿는다. 정수인은 김철민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최준경이 자기를 체포하려는 순간에도 기생생물을 막으려는 그녀의 진심을 믿는다. 설강우도 다르지 않다. 사람을 믿는 정수인이 너무 순진하다는 하이디에게 그는 인간이란 집단에 속해야만 비로소 살 수 있다고 일러준다.
그들이 버려진 존재이다 보니 그 믿음은 더 의미심장하다. 정수인은 가족에게, 설강우는 몸담았던 폭력 조직으로부터 버려졌다. 김철민은 가장 믿고 의지한 파트너에게 배신당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다른 사람을 믿는다. 자칫 순진하고, 맹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신뢰 덕분에 인간은 기생생물을 무찌를 수 있다. <기생수: 더 그레이>가 인간이라는 사회적 동물의 본질을 다루는 영리한 이야기인 이유일 수 있었던 이유다.
캐릭터는 희생한다
다만 <기생수: 더 그레이>의 만듦새가 아주 매끄럽지만은 않다. 우선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를 찾기 어렵다. 주인공인 정수인만 해도 존재감이 크지 않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려졌지만,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간직한다는 플롯에 충실한 도구일 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수인과 하이디의 역할이 철저히 나뉘어 있기 때문. 액션은 하이디가, 드라마는 정수인이 전담한다. 그러다 보니 정수인보다 하이디가 빛나는 순간이 많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하이디에게 목숨을 의존한 결과 정수인은 자연히 수동적인 캐릭터가 된다. 둘이 소통하는 장면도 많지 않다 보니, 둘의 공조를 강조하기도 애매하다. 그 결과 정수인보다 설강우가 더 돋보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베놈>과 비교해 보면 문제가 더 분명해진다. <베놈>의 주인공 '에디 브룩'(톰 하디)은 정수인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똑같이 기생생물과 결합했다. 이때 에디는 자신과 베놈의 공통점을 살려 유대 관계를 쌓고, 액션씬에서도 함께 활약한다. 심지어 둘의 티키타카는 유머 소재로도 활용되며, 캐릭터에 매력을 더한다. 아쉽게도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는 이러한 대목을 찾아볼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연상호 감독의 고질병도 여전하다. 애니메이션에서 실사 영화로 노선을 바꿔서인지 그의 연기 디렉팅은 늘 미묘한 평가를 받았다. <부산행>만 봐도 배우들의 연기 톤이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은 없다. <기생수: 더 그레이>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정현의 대사 톤이 유달리 과장되어 있다 보니, 브리핑 장면처럼 몰입이 순간적으로 깨지는 순간이 적지 않다. 시즌 2가 제작된다면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Acceptable 무난함
성공과 흥행의 필요조건만은 확실히 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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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우연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과정
제71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영화 <우연과 상상>. 얼마나 명작일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포스터 속의 싱그러운 배경 앞에서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는 장면이 굉장히 힐리을 줄 것만 같은 생각에 기대감을 품고 봤던 작품이었다.
영화 <우연과 상상> 시놉시스“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걸 믿어볼 생각 있어?”
메이코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친구에게 새로운 연애 상대 이야기를 듣는다. 여대생 나오는 교수 앞에서 그가 쓴 소설의 일부를 낭독한다. 2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츠코’는 그토록 만나고 싶던 동창생과 재회한다. 우연이 만들어내는, 조용히 아주 크게 움직이는 인생의 순간들이 있다. 이 영화는 그에 대한 상상의 결과물이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우연과 상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연을 통한 회상
영화 <우연과 상상>은 3개의 단편 영화를 이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3개의 작품 모두 우연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내용이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친구가 지금 썸을 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전남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내용과 비밀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잘못된 메일로 우연히 보내 인생의 굴곡을 맞이하고, 우연히 만난 동창생이 알고보니 동창생이 아니었던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우연에 대해 다룬 작품이었다.
영화 <우연과 상상>은 이러한 우연한 만남과 사건을 통해서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있었다. 자신이 정말 전남친을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인지, 과거의 인생에서 존중을 받으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잊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해내며 행복했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한번쯤 그 시기와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자신이 어떤지 모든 에피소드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편견없이 다른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
2번째 에피소드인 ‘문을 열어둔 채로’는 문학상을 수상한 세가와 교수와 그의 팬이자 대학에 조금 늦게 들어온 학생 나오의 이야기다. 가정이 있는 나오는 남편이 아닌 사사키와 열애를 하고 있었고, 사사키는 세가와에게 찍혀 학부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사사키는 나오에게 세가와를 음모에 빠트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의 파트너 사사키를 돕기 위해 나오는 세가와 교수를 방문하고, 그가 쓴 소설 속 정사에 대한 이야기를 낭독하면서 세가와를 유욕하고 자극한다. 하지만 순수 결정체였던 세가와 교수는 나오의 행동이 자신을 유혹하는지 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혹시 그 파일을 전해줄 수 있냐고까지 나오에게 물어보나. 이 장면에서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가 떠올랐다. 마돈나가 유일하게 유혹하지 못한 사람이 마이클 잭슨이었는데, 한 일화에 따르면 어느날 마이클 잭슨을 유혹하기 위해 마돈나가 홀딱 벗고 다가갔는데 되려 담요를 덮어주며 추운 날씨에 벗고 있으면 안된다며 걱정을 해주던 순수결정체 마이클 잭슨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나오의 상황과 약점을 들으면서도 그 편견에 휩싸이지 않고 나오의 감정과 장점을 알아봐주며 끝까지 존중하는 그의 태도를 통해서 심지어 자신을 속이고 음해하려고 한 사람에게도 순수하게 대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저런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내 비밀을 털어놓다
길가에서 우연이 만난 동창생의 이야기를 그린 ‘다시 한 번’. 그런데 알고보니 둘은 동창생이 아니었다. 그저 오랜시간 흘러 서로가 아는 사람으로 착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해, 현재의 자신에 대해, 그리고 과거 자신이 꿈꿔왔던 것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정말 상대방에게 대해 단 한가지도 알고 있지 않는 사이인데도, 이렇게 순식간에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사실 엄청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나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있고, 그 사람에게 나는 이런 사람인데 괜히 이런말을 꺼냈다가 관계가 틀어지면 어쩌나 하고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처음보는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는게 더 쉬운 사람의 사람을, 그리고 그 비밀을 통해 급격히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풀어내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던 에피소드였다.
영화 <우연과 상상>은 평범한 우연을 그려냈지만 그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함을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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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권 당첨자의 추락으로 인한 부서진 삶의 파편들을 주워담다
시놉시스
싱글 맘인 레슬리는 펍에서 산 복권에 당첨되어 19만 달러를 받는다. 레슬리가 복권에 당첨되어 하고 싶은 일은 집을 사는 것과 락스타가 꿈인 자신의 아들 제임스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 레슬리는 복권 당첨금을 다 잃고 방세도 못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집주인에게 쫓겨난 레슬리는 아들인 제임스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는 제임스의 집에서 머물지만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한 술 마시는 버릇 때문에 아들인 제임스에게도 쫓겨나게 되고 더치와 낸시의 집에서 신세를 진다. 결국 그곳에서도 쫓겨나게 되고 어느 모텔 바깥에서 노숙을 한다. 그 광경을 본 모텔 관리인 스위니는 레슬리에게 일자리를 주는데... 과연 앞으로의 레슬리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레슬리에게 복권이 당첨되는 커다란 행운이 있었지만 술과 마약으로 모두 날려버렸다. 그렇기에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해서 아들인 제임스가 13살일 때 혼자 두고 떠나게 됐다. 제임스는 웨일런과 같은 락스타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자신의 엄마인 레슬리 때문에 그 꿈을 접고 공사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레슬리를 보고 새로운 인생을 살라고 권한다.
그런데도 레슬리가 하는 건 제임스의 방에서 숨겨진 돈을 훔쳐서 술을 마시는 것과 담배를 피우는 것 밖에 없었다. 레슬리에게는 도벽 행위도 있었고 노숙 생활은 기본이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고향으로 가게 되어 굴러들어 온 복을 얻게 되는데 그건 바로 모텔 관리인 스위니와 로열을 만난 것이다.
그런 레슬리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스위니는 모텔 청소를 하면 1시간에 7달러를 준다고 하지만 처음에는 일을 열심히 안 하나 자신의 여행 가방에 있는 어린 제임스의 사진을 보고 전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인생의 목표가 없었던 레슬리는 복권에 당첨되어도 막 살았지만 모텔 관리인 스위니를 만나고 점차 변하면서 부서진 식당을 복원하고 10개월 후 식당을 차리게 된다. 그리고 앙금의 사이였던 낸시에게도 사과를 받고 제임스를 만나게 된다. 아들인 제임스가 원했던 건 알코올 의존증으로 아무렇게 살았던 자신의 엄마인 레슬리가 새 인생을 사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에는 아들과 엄마의 만남으로 영화는 감동적인 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제2의 레슬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도 실수로 인해 망가졌어도 다시 복구할 수 있다는 메세지이다. 아무리 망가진 인생이라도 차근차근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100% 원상복구는 안되어도 어느 정도는 복구가 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증이었던 레슬리도 해냈듯이 과거의 실수로 인해 많은 걸 포기하지 말라는 게 아닐까? 그래서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실패를 한다 해도 다시 일어나는 꺾이지 않는 정신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삶을 포기했던 레슬리에게도
한 줄기 희망은 있었다.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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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트 도터> 리뷰
우연히 영화 시사회에 갈 기회가 생겼다.
<로스트 도터>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던 내용은
윤여정 배우님께서 존경하시는 올리비아 콜맨 주연 영화라는 것과
《나의 눈부신 친구》를 쓴 엘레나 페란테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뿐이었다.
귀여우신 여정 쌤과 올리비아 콜먼 - <뜻밖의 여정> 5회
최근 엘레나 페란테 소설에 푹 빠져
《나의 눈부신 친구》 드라마까지 섭렵한 친구가 있어서 옆에서 간간이 봤었다.
영화도 그 드라마 같은 느낌일까? 하는 정도만 기대하고서 시사회에 참여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로스트 도터> 시사회 티켓 배부 부스.
저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실은, 하필이면 시사회 날 당일에 하루 종일 폭우가 내려서
이 비를 뚫고 먼 용산까지 가서 볼만한 영화일까
기대보다 우려가 훨씬 더 큰 상태로 관람을 했었다.
결론은 그런 핑계로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것!
종일 기분이 가라앉은 날이었는데
이 영화 덕분에 의미 있는 하루가 될 수 있었다.
영화 <로스트 도터>는 2022 아카데미
각색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고
2021 베니스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작품으로,
<다크나이트>의 레이첼로 유명한 배우 매기 질렌할의 감독 데뷔작이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배우 올리비아 콜맨과 다코타 존슨, 제시 버클리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이고
전 세계 37개 부문 103개 후보에 오르며 극찬을 받았다.
영화의 주제는 포스터에 적혀있듯
'아름답지 않고 희생하지 않는 엄마'에 대한 내용이다.
인지도 있고 사랑받는 스타인 배우들이 한데 모여
이런 이야기에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감격스럽다.
용기 있는 여성들의 업적이 아닌가
자식들이란 끔찍한 부담이에요.
<로스트 도터> 中
부끄럽지만, 오래전부터 '만약 내가 임신을 하게 된다면'을 상상해왔다.
막 태어난 조카를 보고 귀엽다고 말하면 주위 어른들은
"애 낳을 때 됐네", "네 아이 낳으면 더 귀여울걸?" 하곤 했다.
그렇지만 난 내 아이를 낳아도 훌륭한 모성애를 보이지 못할 테고
나보다 내 아이를 더 사랑할 자신이 없어 절대 아이를 갖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는 책임감 없이 반려동물을 들이지 않겠다는 다짐과 유사하다.
'임신거부증'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을 느끼는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임신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임신하지 않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아이도 엄마의 이런 마음을 알아채고선
살기 위해 본인의 존재를 숨기고 몰래몰래 자란다고 한다.
임신 중에도 태동도 없고, 입덧도 없고, 배도 나오지 않고, 월경도 정상적으로 한다.
너무 두렵지 않나? 그 사실을 안 후로 난 내가 혹여나 임신을 한다면
뱃속의 내 아이가 100% 그럴 것 같아서 미안하고 끔찍하고 두렵기만 하다.
이게 나라는 사람의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했고 올바르지 않은 사고라 여겼는데
그런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나만 그런 게 아니란 걸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영화의 인물들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이를 낳은 건 아니지만,
출산 이후 여성에게 당연시되고 신성화되는 모성애에 대해
통렬한 시각을 제공한다.
좋은 영화는 관객이 극장에 들어가기 전과 후가
다른 사람이 되어 나오게 한다던데, 딱 그러지 않았나.
아름답지 않은 모성애가 실존함을 보여줌으로써
여성들에겐 위안을 주고 그런 신화를 믿는 모든 이에게 충격을 주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어두운 얘기만 계속하게 됐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은
세 주연 배우의 연기력과 미모와... 이모저모
호소력 짙고 기품 있는 올리비아 콜맨과
고혹적인 다코타 존슨과 미소가 매력적인 제시 버클리,
이 셋이 한 영화에 나오는데 안 볼 이유가 있을까?
솔직히 제시 버클리 때문에 한 번 더 보고 싶다ㅎ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배우지만
필모 도장 깨기 하고 싶어질 정도로 빠져들었다.
연출도 좋았다.
올리비아 콜먼이 연기한 '레다'는 아름답고 고즈넉한 그리스로 휴가를 간다.
묵게 된 숙소에는 풍성한 과일 바구니가 준비되어 있고
해변의 관리인은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행복감에 젖어들 때면 늘 불편한 상황들이 레다를 간섭해온다.
기분은 나빠져도 크게 문제 있는 요소들은 아니어서
레다를 예민한 여자 정도로 생각하게 한다.
여자의 활력과 생기를 상징하는 과일의 이면을 보여준다던가
고즈넉한 해변에 시끌벅적한 대가족이 파티를 하러 온다던가 하는 정도.
그런 요소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두 여성이 계속해서 시선을 주고받는 장면도 인상 깊다.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누진 않지만 무심코 서로에게 눈이 가고,
엄마들만이 나눌 수 있는 감정을 눈빛으로 주고받는 섬세한 표현이었다.
많은 여성들, 나아가 여성이 아닌 모두가
이런 영화를 보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로스트 도터>는 다가오는 7월 14일부터 극장에서 상영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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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점: 10/10점
2) 한줄평: 나를 용인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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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국일기] 밴드에 베이스가 필요한 이유
위국일기
갑작스러운 사고로 엄마, 아빠 두 분 모두를 떠나보낸 ‘아사’는 하나뿐인 소설가 이모 ‘마키오’를 만납니다. 얼떨결에 함께 살기 시작한 두 사람을 비추며 영화는 시작합니다. 국내에서는 10월 2일 수요일 개봉한 순정 만화 원작 일본 영화 ‘위국일기’입니다.
우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화력이 강력한 폭탄이길 거부합니다. 오히려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주제 측면에서 제이크 질렌할 주연 ‘데몰리션’과 굉장히 흡사합니다. ‘데몰리션’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제이크 질렌할이 아내의 죽음 이후, 어딘지 붕괴하기 시작하는 평화로운 삶의 모순과 아픔을 표현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이질감을 차분하지만 거대한 파도로 덮치듯 그린 작품입니다. 많은 관객은 슬픈 장면이 많음에도 슬퍼할 수 없고, 제이크 질렌한이 춤을 추며 대중을 지나가는 장면에서 재미보다 해학을 느낄 수 있었죠.
이번 ‘위국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손을 쓸 수 없는 거대한 파도에 잠식당한 소녀 ‘아사’의 심리적 상태에 집중합니다. 부모님, 두 분 동시에 치러지는 상갓집에서 ‘아사’에게 전해지는 위로나 걱정, 염려, 응원은 진심으로 ‘아사’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사를 외톨이의 구렁텅이로 강제로 집어넣는 행위에 지나지 않았죠. 영화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아사의 심리 상태, 마키오의 감정 상태 등 등장 캐릭터가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 마음을 화면에 투영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작품 ‘괴물’이 생각나는 장면도 주인공의 속마음을 알 수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이야기적으로도 떠나간 이에 대한 얽혀 있는 두 사람의 사슬이 마주쳤다는 점에서 흥미로웠고요.
그렇다고 해서 마냥 어둡지만도 않습니다. 부모님이 떠난 후, 함께 살기 시작한 아사와 마키오가 보여주는 낯선 일상은 어딘지 모르게 웃기지만 슬퍼 보였죠. 특히 직업이 소설가, 나름 유명한 작품을 많이 보유하고 찾는 팬들이 많은, 마키오는 인간과의 관계 자체가 폭이 좁고 경계가 짙은 성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감정적인 상황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하여 논리적인 설명을 우선시하는 합리적인 성격이죠. 이와 반대로 이제 막 고등학교를 입학한 10대 소녀 아사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우정, 사랑, 변화에 집중하고 매번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각각의 인물의 감정에 집중합니다. 합리적이지 않더라도 아사는 마키오의 기분에 집중하고, 감정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마키오는 매번 아사에게 직설적이며 현실적인 상황에 관해 설명합니다. 성격이나 행동에 있어서 극명하게 갈리는 두 사람의 에피소드를 감상하는 것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였습니다.
영화는 140분으로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갖고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러닝타임이 긴 영화를 선호하시지 않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굉장한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일단 영화가 시작하고 아사와 마키오에게 집중하기 시작하면 도전보다는 감상에 가깝게 변할 겁니다. 저는 씨네랩 덕분에 9월 30일 시사회에서 먼저 본 작품을 수백 명과 함께 관람했습니다. 관람 중 문득 아래를 바라보니 단 한 분도 졸거나 주무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그건 영화 자체가 흥미롭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돼버린 주인공과 떠나가 버린 부모, 아사의 엄마를 증오하는 마키오의 입장에서부터 극적인 흥미는 시작합니다. 마키오 입장에서도 언니를 잃어버린 것이 맞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언니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언니의 자식인 아사를, 하나뿐인 조카를 거둬드리고 함께 생활하죠. 언니에 대한 분노는 언니에게만 적용하고, 조카는 조카대로 사랑하는 처절히 이분법적으로 나눈 판단을 내린 것이죠. 이런 마키오를 아사는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엄마를 미워하는 이유에 집착하고 마키오 이모를 조심하게 되는 이유로 굳어지죠. 이처럼 영화의 이야기는 철저히 분리했던 사촌지간 가족에서, 현실을 살아가는 남아 있는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분명 아쉬운 점은 존재합니다. 러닝타임 자체도 길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도 차분하며 후반부에서 다뤄질 엄마에 대한 비밀과 이것을 풀어가는 방법도 반전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매 순간 영화의 모든 장면이 후반부를 위한 떡밥이거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이것을 영화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견은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 스스로 추모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로운 관점에서 다양한 각도로 다루고 있습니다. 졸지에 부모의 그늘에서 한참을 어리광 부리거나 사춘기를 겪어야 할 고등학생 소녀는 모두의 측은지심 속에서 홀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 했죠. 언니에 대한 굳은 증오심이 뿌리 깊게 박힌 소설가는 인간에 대한 불신을 천천히 사그라트리며 자신과 부모 그리고 사랑에 대해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설명해 가는 전개나 방법이 다소 예상이 간다는 점만 빼면, 분명 흥미로운 영화가 맞습니다. 특히,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자녀가 있으신 부모님이라면 정말 강추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단절하며 시작합니다. 어차피 남이니까, 어차피 친구니까, 어차피 피로 이어진 관계이니까 당연히 그래도 된다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이자 사건의 중심점에 존재하는 ‘아사’에게 손을 뻗는 건 ‘마키오’와 몇몇 친구들뿐입니다. 그들조차도 정확히 ‘아사’의 창백한 얼굴에서 피어나는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이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아사’가 비행 청소년이 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릴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더욱 ‘아사’에게는 ‘마키오’와 친구들이 함께한다는 것이 소중해집니다. 그녀의 마음을 진정 이해할 수 없을지언정 그저 비를 가려줄 우산처럼, 슬픔을 흘려보낼 수 있도록 어깨를 내어주는 존재들이죠. 오히려 ‘아사’를 위한다며 심심한 위로를 전하거나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위선적으로 느껴지게 만듭니다. 아사와 마키오가 의도하지 않게 풀어가는 가족에 대한 정과 삶의 이유 그리고 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영화였습니다.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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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니센스> SF의 탈을 쓴 익숙한 듯 다른 로맨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해 도시의 절반이 바다에 잠긴 근미래. 퇴역 군인인 '닉(휴 잭맨)'은 동료 '와츠(탠디 뉴튼)'와 함께 사람들의 추억을 다시 체험하게 해주는 기계를 운영하며 지낸다. 특히 기계와 기억들의 안내자인 닉은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세계인 과거 속을 항해하며 고객들이 잃어버린 기억에 다가가게 도와준다. 그러던 어느 날, 잃어버린 열쇠를 찾으려는 '메이(레베카 퍼거슨)'가 닉의 앞에 나타나고 그들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첫 만남처럼 갑작스레 사라진다. 메이를 잊지 못하고 그녀와 관련된 단서를 찾던 닉은 그녀의 실종에 잔혹한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흔적을 발견하고, 가려진 진실을 찾기 위해 기억 속으로 뛰어든다.
휴 잭맨, 레베카 퍼거슨 주연의 <레미니센스>는 <인셉션>과의 비교를 피하기 어렵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이자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의 각본가였던 조너선 놀란이 제작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유사점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두 영화의 소재가 같다. 누군가의 기억에 접근할 수 있고, 그 기억을 정보화해서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기계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기억과 꿈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안내자 혹은 설계자가 있어야 한다는 규칙, 현실 대신 과거의 기억 속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모습, 남자 주인공이 연인과의 과거를 잊지 못하고 현실과 추억의 경계에서 망설이는 전개도 서로 닮았다. <인셉션>이 현실과 꿈, 그리고 꿈속의 꿈을 자유로이 오가며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것처럼 <레미니센스>에서도 추억과 현실을 넘나드는 편집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유사한 소재와 세계관, 설정 및 주인공을 풀어내는 두 영화의 방식만큼은 상극이다. 거칠게 표현해서 <인셉션>이 철저히 이성적인 영화라면, <레미니센스>는 철저히 감정적이다. 전자가 감독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탐구하면서 퀴즈를 풀거나 정교한 퍼즐을 맞추는 듯한 쾌감을 선사하는 데 비해, 후자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 유려하게 도시 위를 떠다니면서 그들에게 공감하기를 유도하는 작품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인셉션>에 비해 <레미니센스>는 SF스러운 세계관과 여러 설정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영화로서의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처럼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닉과 메이의 로맨스는 분명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특히 그들의 대화에서 언급되듯이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과 이들의 관계가 꼭 닮아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한 리라의 달인 오르페우스는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가 하데스로부터 그녀를 이승으로 데려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다. 그러나 그녀를 데려가던 중 그는 결코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지키지 못했고, 그 즉시 에우리디케는 도로 저승으로 끌려가 버렸다. 이에 좌절한 그는 평생 그녀와의 사랑만 노래하다가 죽는다. 닉과 메이가 노래를 매개로 사랑을 싹 틔운다는 점, 메이의 실종 이후 닉이 추억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 본인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해놓고 정작 그녀를 찾기 위해 추억 속에서 살려고 하는 닉의 모습 등에서 그들은 신화 속 연인의 환생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때 <레미니센스>는 오래된 로맨스를 반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에우리디케의 시점으로 신화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본래 그리스 신화에서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목적이자 대상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영화 속 에우리디케인 메이는 다르다. 실종된 후에도 그녀는 여러 방법으로 닉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며, 닉에게 자신의 행방에 대한 힌트를 남김으로써 그가 저승으로 간 오르페우스처럼 과거의 추억을 되짚어 보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에우리디케는 사랑을 받는 대신 사랑을 주고, 운명에 순응하는 대신 오르페우스로 하여금 뒤돌아 서도록 명령하는 주체인 메이로 거듭난다.
그 결과 에우리디케의 시점에서 보면 오르페우스가 하데스와의 약속을 어기고 뒤돌아서 연인을 바라보는 순간은 실패의 순간이 아니다. 오히려 저승과 이승의 경계로 인해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상황마저 뛰어넘게 하는 에우리디케의 열정적인 사랑, 그리고 이에 응답하는 오르페우스의 사랑이 마주하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닉과 메이의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실종된 메이를 잊지 못한 닉이 현실이 아닌 추억 속에서 사는 모습은 일견 배드 엔딩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에우리디케가 그러했듯 현실과 추억을 뛰어넘어 사랑을 고백한 메이에게 닉이 응답하며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신화의 재해석은 두 연인의 대화에서도 암시된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메이에게 닉은 그런 이야기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메이는 행복한 이야기를 중간에서 끝내 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영화는 오르페우스의 죽음이라는 원래 엔딩 대신 그가 에우리디케를, 곧 닉이 메이를 뒤돌아보는 중간 지점을 종착점으로 삼으면서 그녀의 부탁을 실천에 옮긴다. 이러한 의미의 전환이 커플의 대화에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닉과 메이가 마치 저승에서 이승으로 올라가듯이 계단을 올라 빌딩 테라스에서 도시의 저녁노을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두 번 보여준다. 그때마다 미묘하게 같은 듯 다른 연출은 각각 이야기의 의미가 변하기 전의 아픔과 그 후의 기쁨을 암시하며 대비를 이루기도 한다.
다만 로맨스가 유독 눈에 띄는 <레미니센스>의 특징은 두 가지 문제점을 유발한다. 우선 로맨스의 강렬한 인상과는 별개로, 닉과 메이의 서사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영화는 플롯의 모티브인 오르페우스 신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앞서 언급한 몇몇 대사와 장면, 전반적인 스토리의 진행을 통해 암시하는 데 그친다. 그렇기에 신화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면 비극으로 알려진 오르페우스의 이야기가 갑자기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캐치해내기가 쉽지는 않다. 같은 신화를 소재로 삼았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신화의 내용과 영화 속 연인의 사랑이 갖는 의미의 관련성을 나름 명시적으로 알려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경우 작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로맨스는 그저 우연과 운명으로 점철된 평범하고 지루한 이야기로 여겨질 수 있다.
또한 로맨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한 나머지 다른 장르적 요소들이 모두 잡아먹히기도 한다. 각각의 완성도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장르 간의 연결성도 약해지는 것이다. <레미니센스>는 크게 세 가지 플롯으로 진행된다. 닉과 메이의 로맨스, 메이의 실종과 관련된 스릴러,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속에서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해 심화되는 디스토피아 사회를 묘사한 SF가 그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분량을 배분받지 못한 나머지 사라진 메이가 품고 있는 미스터리는 순간적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킬지언정 입체적인 전개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내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환경 문제와 사회경제적 이슈를 연계시킨 메시지 역시 극의 배경에만 머무른다.
특히 <레미니센스>가 SF 영화로서 나름 참신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로맨스에 쏠려 버린 장르의 조합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빈부격차가 대두되는 미래를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환경 문제 안에서 다루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엘리시움>, <인타임>, <승리호> 등 많은 SF 영화가 디스토피아 세계 속 빈부격차를 그려낸 바 있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침수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빈자와 남은 땅을 딛고 사는 부자들이 대비되는 그림이 흔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또한 빈부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수단인 물이 영화 곳곳에서 다양한 상징으로 사용되며 서로 다른 장르를 하나로 묶어낸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SF적 시도를 살려내지 못한 결과물은 더욱 안타깝다. 해수면 상승이 빈자에게는 생사를 오가는 문제이기에 영화에서 특정 인물이 죽거나 죽음에 가까워지는 자리에는 항상 물이 존재는 등 물이 죽음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이 그 예시다. 그러나 로맨스라는 홍수에 쓸려 내려간 <레미니센스>는 SF 영화로서의 개성과 연출적 특징을 어필할 기회를 끝끝내 잡지 못한 채 한 편의 로맨스 영화로 마무리된다.
P(Poor 형편없는)
로맨스로 시작해서 로맨스만 뇌리에 남는 SF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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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포함】로리콘의 충격적인 최후
#롤리타 #로리타 #lolita
안타까운 소식이 끊이질 않습니다
시국이 정말 뒤숭숭한 요즘이 시국 이 시점에서
우리에 책임은 없는가
우리를 되돌아봤으면 합니다영화 롤리타를 통하여
성과 성욕 그리고
올바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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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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