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Choice Movie2022-04-11 18:02:36
4월2주차 신작 개봉 영화
4월 2주 개봉영화 5편
2022년 4월 2주 개봉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 2022
덤블도어의 충격적 비밀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는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 군대의 대결 속 가장 거대하고 위험한, 세상을 구할 마법 전쟁을 그리는데요
‘신비한 동물사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이어 J.K. 롤링이 각본을 썼습니다.
중국, 영국, 뉴욕, 독일, 오스트리아 알프스, 부탄 등을 배경으로 그린델왈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덤블도어 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본격적인 그린델왈드와의 대결을 마법들과 함께 펼쳐집니다.
또한 호그와트 마법학교, 호그스미스 마을이나 마법 주문 등 ‘해리포터’ 시리즈 팬들이라면 반가울 장면이 곳곳에 등장해 재미를 더 해줄것입니다.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과거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이 마침내 밝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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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임씨를 부탁해 Take Care of My Mom , 2021
한국영화 실력파들이 함께한 휴먼 가족 드라마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효자 코스프레하는 아들과 가족 코스프레하는 요양보호사 사이에 낀 85세 정말임 여사의 선택을 그린 휴먼 가족 드라마입니다.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여성 배우 김영옥의 65년 연기 인생 첫 주연작으로 영화에서 정말임 역을 맡아
연기 내공으로 현실 속에 엄마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한국 전통의 전통적인 부모자식 관계에서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인 정서를 전하는데요
효도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하며 다소 어긋나버리고 마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들을 감싸는 어머니의 모습은 결코 남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 K-엄마를 비롯해 K-아들, K-모자, K-가족에 이르기까지 공감 100%의 캐릭터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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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식당 Awoke , 2021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 덩어리를 파헤친다
영화 "복지식당"은 사회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생(生)의 사(死)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장애인 감독의 자기체험과 비장애인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어우러져 빚어낸 진정성과 꾸밈없이 현실을 반영해 만들어낸 리얼리티 휴먼 드라마로
비장애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의 진짜 삶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하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존엄한 삶을 위해 문제적 질문을 던지는데요
몸의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후천적 장애인 ‘재기’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제도의 실태와 현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 감독의 공동연출이 빚은 투박한 진심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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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길 잘했어 The Slug , 2020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는 최진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손에 땀 마를 날 없는 ‘다한증’ 때문에 외로움과 부끄러움이 전부가 되어버린 ‘춘희’가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성장담을 그린 영화입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대구여성영화제, 전북여성인권영화제, 서울구로국제영화제 등
국내 주요 영화제에 초청받았으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판타지아영화제 초청 및 오사카아시안영화제에서는 재능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한강에게' 강진아부터 '지슬' 홍상표, '족구왕' 황미영까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들 총출동해 기대를 더 하고 있습니다.
전주 출신 감독이자, 전주를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최진영 감독의 첫 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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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배틀 포 서바이벌 The Pilot. A Battle for Survival , 2021
제2차 세계대전의 현장을 리얼하게
영화 "파일럿: 배틀 포 서바이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외딴 숲에 불시착하며 생존을 위해 처절한 사투를 시작한 파일럿 니콜라이의 생존기를 그립니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를 상대로 펼쳐진 전투의 현장을 리얼하게 재현하며
파일럿의 실화 바탕 생존 사투극을 그려냈는데요
적진을 뚫고 전쟁터로 향하는 파일럿인 주인공의 모습은 강인한 면모와 리더십이 느껴지는 한편,
매서운 추위와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박한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내 실제 치열한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할 것입니다.
세계대전 당시 리얼한 현장을 담아낸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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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조정석 주연의 영화 <파일럿>이 개봉 12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파격적인 변신을 거쳐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2024년 여름 개봉 영화 중 최단 시간 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올여름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한, 광복절 연휴 주간이 시작되는 다음 주에도 흥행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8월 14일 개봉하는 조정석 주연의 또 다른 영화 <행복의 나라>가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다음 주는 '조정석 주간'이 될 전망입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한편, <사랑의 하츄핑>은 누적 관객 수 40만 명을 돌파하며 2위를, <슈퍼배드 4>는
<데드풀과 울버린>을 제치고 3위에 올랐습니다.
국내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던 <데드풀과 울버린>이 개봉 3주 만에 전 세계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두 번째로 10억 달러를 넘긴 작품이 되었습니다.
데드풀의 실제 아내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주연한 <잇 엔드 위드 어스>가 2위를 차지했으며, <트위스터스>가 3위에 올랐습니다.
<행복의 나라> <빅토리> <트위스터스> <에이리언: 로물루스> 광복절 전날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하며 박스오피스 순위는 어떻게 변할지! 씨네픽 박스오피스 분석 다음주에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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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첫째 주 씨네랩 홈시네마 추천작 3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러분, 설 연휴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보내셨는지요? :)
연휴가 끝나서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곧 다가올 주말을 기대하며
2022년 2월 첫째 주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 시네마 추천작 3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넷플릭스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과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디즈니 플러스에서 서비스 중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까지..
씨네랩이 각 작품을 선정 및 추천하는 이유와
간단한 작품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시네마작을 시청하면서
오늘 하루도 영화로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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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웹 드라마ㅣ12부작
- 콘텐츠 소개 :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
- 선정 및 추천 이유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입니다. 이젠 전 세계 시청자들이 믿고보는 K-콘텐츠인데요.
또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좀비 소재의 시리즈입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는 고등학교로 간 좀비물로 기존 좀비물과는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에서 공개한 후 하루만에 세계 1위를 달성했다고 하는데, 계속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또한 화제에 오른만큼 국내 시청자들의 후기를 보면 호불호가 확실히 강한 작품인데요.
고등학교 배경이지만 아이들의 폭력적인 장면과 선정적인 학교 폭력의 묘사,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 좀비물 특성 상 특유의 묘사로 그 선정성이 높고 더 폭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 가운데 작품을 호불호와는 무관하게 <지금 학교 우리는>의 화제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화제의 작품을 여러분께서도 직접 시청하시고, 각자의 판단을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2. 넷플릭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애니메이션 ㅣ117분
- 콘텐츠 소개 : 혈귀로 변해버린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릴 단서를 찾아 비밀조직 귀살대에 들어간 ‘탄지로.’
‘젠이츠’, ‘이노스케’와 새로운 임무 수행을 위해 무한열차에 탑승 후 귀살대 최강 검사 염주 ‘렌고쿠’와 합류한다.
달리는 무한열차에서 승객들이 하나 둘 흔적 없이 사라지자 숨어있는 식인 혈귀의 존재를 직감하는 ‘렌고쿠’.
귀살대 ‘탄지로’ 일행과 최강 검사 염주 ‘렌고쿠’는 어둠 속을 달리는 무한열차에서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예측불가능한 능력을 가진 혈귀와 목숨을 건 혈전을 시작하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많은 분들이 인생 명작 애니메이션이라고 칭하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이니,
이제 집에서도 편안히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이 애니메이션은 한 눈에 딱 들어오는 캐릭터들과 예쁜 그림체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많은 애니메이션의 소재가 되는 혈귀,마귀가 나오는 소재 또한 다시 한번 기대가 되는 포인트인데요.
막강한 비주얼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 감독의 놀라운 연출력,
그리고 애니메이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의 이야기들이 어우려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본 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눈물샘이 폭발?하는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액션과 감동까지 모두 사로잡는 애니메이션을 홈시네마 작품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3. 디즈니 플러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영화 - 드라마 ㅣ 114분
- 콘텐츠 소개 : 세계적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호화 열차인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탑승한다. 폭설로 열차가 멈춰선 밤, 승객 한 명이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기차 안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13명의 용의자.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미궁에 빠진 사건 속 진실을 찾기 위한 추리를 시작하게 되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2월 9일 개봉하는 <나일 강의 죽음>의 전작으로 추천드리는 작품입니다.
<나일 강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오리엔트 특급 살인> 또한 명탐정 포와로의 활약이 돋보이는 추리 영화입니다.
역시나 추리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며, <나일 강의 죽음>의 공간 배경이 초호화 여객선이라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공간 배경은 초호화 열차입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영화로써 긴장감과 몰임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13명의 용의자들을 연기한 배우들..
조니 뎁, 주디 덴치, 페넬로페 크루즈, 미셸 파이퍼, 윌렘 대포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이 뿜어내는
캐릭터들의 매력 또한 한껏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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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주저앉은 진심 사이 찾아온 죄책감의 그림자.
매그너스 본 혼 감독이 연출한 <바늘을 든 소녀>는 제77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 영화이다. 연쇄살인마 다그마르 오베르뷔의 실제 사건을 각색한 작품으로 전쟁과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통과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군수 물품을 생산하는 방직 공장에서 일하는 카롤리네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하루아침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남편이 전쟁터로 떠난 뒤 그의 소식은커녕 생사도 알 수 없었던 터라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한다. 남편의 죽음을 짐작했던 카롤리네는 공장 사장이 관심을 가지는 마음에 이끌려 사랑을 나눈다. 그 후 임신을 하게 된 카롤리네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지만 그녀의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져있던 그때, 카롤리네는 다그마르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희망을 다시 찾아가는데...
자신이 겪은 것이 쾌락에 가까운지 고통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그녀는 결단의 순간, 비로소 자신만의 선택을 한다. 그 과정을 그리는 방식이 극단적이라 느낄 수 있지만 처음으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을 한다. 비로소 상처를 공유하게 된 이들은 온전한 사랑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거듭 희망을 갖고 자신의 삶의 변화를 꿈꾸지만 그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으며 세상은 그녀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가져서는 안 될 것을 가진 것처럼.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죄책감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직 이 위기를 홀로 감당해야 했던 그녀의 선택을 감히 비난할 수 없다.
영화는 시대적 고통 속에서 개인이 내리는 선택과 그로 인한 비극을 깊이 있게 다룬다. 또, 전쟁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이 영화는 전쟁이 남긴 상흔을 섬세하게 드러내고 그 상흔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넘나들고 있는지를 깊이 있게 묘사한다. 남성에게는 얼굴에 남은 상처를, 여성에게는 몸에 남은 상처를 보여주는 식이다. 용기와 결단, 사회적 억압과 개인적 비극이라는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공통점은 그 누구에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성이 상실되는 시대에서 일어나는 전쟁의 잔혹함과 그로 인한 고통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여성으로서 느끼는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는 용기와 결단이 드러나는 부분이 명확히 그려져 좋았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죄책감을 딛고 용기를 내는 부분이 마음을 울린다. 그러나 돌아온 남편의 이야기와 그의 상처에 대해서도 좀 더 상세하게 다뤘다면 영화의 깊이가 더욱 풍부해졌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남편이 전쟁에서 돌아오면서 겪는 내적 갈등과 외적 상처는 단순히 전쟁의 피해자로서의 모습을 넘어 전후 사회에서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연결될 수 있었을 것 같다.
영화가 전개되며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은 다소 충격적이다. 초반부 다소 모호하게 표현되었던 부분은 후반부에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온전히 들여다보기엔 다소 충격적인 모습이다. 마치 똑바로 현실을 바라보라며 바늘로 관객을 콕콕 찌르는 듯한 연출이 인상 깊었다. 잔잔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였다. 초반부와 후반부가 전혀 다른 반전이 인상 깊었던 영화였다. 그만큼 에너지가 폭발적이지만 관객도 따라서 진이 빠지는 빠지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
믿음은 양면적이면서도 모순적이다. 전쟁의 시작처럼, 모든 관계의 시작은 믿음과 신뢰지만 한 번에 무너지는 잔혹함은 마치 운명처럼 다가온다. 거듭 사람에 의해 배신을 당하면서도 계속해서 우리의 삶을 꾸려나가게 되는 것은 여전히 희망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극은 마치 결말이 정해진 것처럼 당연하게 시작됐다. 그 이름을 미리 알려줘도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참혹한 시대상을 담고 있으면서도 다소 잔잔한 흐름이다. 오히려 우울하기까지 하다. 초반에 기대했던 강렬함과는 거리가 먼 영화이지만 충격적인 장면이 잔잔하게 가슴을 후벼 판다. 시대가, 사회가, 그리고 개인이 분열되는 그 순간을 포착하는 작품이다.
영화 상영 정보
10월 3일 16:30 CGV 센텀시티 5관
10월 6일 20: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10월 10일 20:00 CGV 센텀시티 7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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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편지' 이야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편지 쓰는 걸 좋아하시나요?
디지털 기기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은 많지 않지만,
화면 너머의 정갈한 글씨보다 손으로 쓴 삐뚤빼뚤한 글씨에서 더 진심이 느껴질 때가 있죠.
그래서일까요? 여전히 많은 영화에서 '편지'는 매우 중요한 소재로 쓰이곤 한답니다.
오늘은 가슴 절절한 연애편지부터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는 따뜻한 편지까지!
다양한 편지가 등장하는 아름다운 영화 5편을 소개해 드릴게요.
시월애(2000)
A Love Story
ⓒ 익스트림무비
우편물을 부탁하는 편지로부터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까지
감독: 이현승
출연: 이정재, 전지현 등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판타지
러닝타임: 94분
단역 전문 성우 은주(전지현)는 1년간 살던 바닷가의 집 '일마레'를 떠나며 우편함 안에 다음 주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긴다. 그러나 그 편지는 시간을 거슬러 은주보다 먼저 '일마레'에 살았던 건축가 성현(이정재)에게 전달되고, 편지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사이가 된 두 사람. 급기야 성현은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과거의 은주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미래의 은주는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하고 과거의 성현에게 자신과 그가 헤어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은주를 사랑하게 된 성현은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하게 되고, 성현이 자신의 부탁 때문에 사고를 당함을 알게 된 은주는 사고를 막기 위해 성현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가 늦지 않게 그 편지를 받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영화의 제목 '시월애'는 한자로 썼을 때 '時越愛'로, 직역하면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름다운 비주얼로 호평을 받은 동시에 영화제, DVD 등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2000년대 초에 한국영화 팬덤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손꼽히며, 2006년 할리우드에서 <레이크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하였다.
성현에게 보내는 은주의 편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사람들이 가까워지면
점점 더 기대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들 너무 멀리 있어요.
2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요?
그냥 약속을 잊으신 거면 좋겠어요.84번가의 연인(1987)
84 Charing Cross Road
ⓒ MUBI
도서주문 편지에서 시작된 20년의 우정
감독: 데이비드 휴 존스
출연: 앤 밴크로프트, 안소니 홉킨스, 주디 덴치 등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0분
가난한 작가인 헬레인 헨프는 대단한 독서광으로 읽고 싶은 고전들을 싸게 사 보기 위해 영국 런던 84번지에 있는 중고책방에 편지로 책을 주문한다. 이를 계기로 서점 직원 프랭크 도엘과 평생을 정신적 교류를 나누는 정신적 연인이 되어 편지로만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때론 귀한 책 한 권에 함께 감동하고 때론 분노하면서 사소한 주변 얘기도 곁들며 가며 인생을 논할 수 있었던 건 프랭크, 헬레인 두 사람 다 따뜻한 인간애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정신, 여유롭고 유머가 풍부한 점에서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프랭크가 죽기까지 영국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헬레인은 프랭크가 죽고 난 후 어느 날 문득 그녀가 그토록 동경했던 그 서점에 가서 감상에 젖는다.
뉴욕의 무명작가와 런던의 고서점 관리인이 실제로 1949년부터 무려 20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책 <채링크로스 84번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영화의 대부분이 두 사람 간에 오간 편지글로 채워져 있으며, 긴 세월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영화 속 사건들에 당대의 역사 또한 고스란히 녹아 있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프랭크에게 보내는 헬레인의 편지
전 고전 작품을 즐겨 읽는 가난한 작가인데
이곳엔 제가 원하는 책이 없어요.
있어도 가격이 비싸죠.
찾고 있는 책의 목록을 동봉합니다.
목록 중 5달러 이하의 책이 있다면
이 편지를 주문서로 여기시고
그 책들을 제게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헬레인 헨프 드림.윤희에게(2019)
Moonlit Winter
ⓒ 네이버 영화
오랫동안 하지 못한 말, 나도 네 꿈을 꿔.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김소혜, 나카무라 유코 등
장르: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105분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여러 단편영화들을 통해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임대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 번째 장편영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굵직한 내공을 보이고 있는 김희애와 나카무라 유코가 주연으로 함께했으며, 개봉 이래로 팬덤 '만월단'까지 만들어내며 호평일색을 받았다. 국내의 여러 퀴어 영화들 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아닌 부모 세대의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윤희에게 보내는 쥰의 편지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너는 나를 잊었을 수도 있겠지.
벌써 20년이나 지났으니까.
갑자기 너한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었나 봐.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니?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9)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 네이버 영화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등
장르: 판타지, 멜로/로맨스, 드라마
러닝타임: 166분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스,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자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집필한 단편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을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 <세븐>, <파이트 클럽>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으로 참여했으며, 아름다운 영상미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인생영화로 꼽는 작품이다.
딸에게 보내는 벤자민의 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에 너무 늦은 건 없단다.
내 경우엔, 너무 이른 건 없다고 할 수 있겠지.
꿈을 이루는 데 시간제한은 없단다.
원한다면 언제든 새롭게 시작해도 돼.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혹시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기 바라마.캐롤(2016)
Carol
ⓒ 네이버 영화
단 한번, 겨우 전한 진심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등
장르: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118분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재능 있는 리플리>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범죄 소설의 대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쓴 자전적 소설이자 유일한 로맨스 소설인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며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영화의 계절적 배경인 겨울만 되면 재상영을 할 정도로 국내 팬층이 두텁기로 유명한 작품이다.
테레즈에게 보내는 캐롤의 편지
우연이란 건 세상에 없어요.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이에요.
차라리 일찍 이렇게 된 걸 감사히 여겨요.
당신도 언젠가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될 거예요.
그날이 오면, 그곳에서 당신을 반겨줄 나를 떠올려 줘요.
영원한 일출처럼 우리 앞에 펼쳐질 삶과 함께.
하지만 그때까지는 만나지 않기로 해요.
난 할 일이 많아요. 당신은 훨씬 많겠죠.
나는 당신의 행복을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네요.
당신을 놓아줄게요.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헤어져야만 했던 캐롤과 테레즈.
그런데 이런 영화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편지지 세트가 있다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간직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지금 바로 텀블벅에서 진행되고 있답니다.
바로 영화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에서 기획한 [클로저 투 캐롤] 프로젝트!
잠깐! [클로저]는 또 뭐고, [클로저 투 캐롤]은 또 뭐냐구요?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제가 바~로 설명해 드릴게요!
[클로저]는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지고, 향을 맡고, 맛을 보기도 하며,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나누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더 가까이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영화로 발견하는 취향 커머스 플랫폼'이에요.
[클로저] 팀에게 <캐롤>은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해요.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들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클로저 투 캐롤]은 클로저 팀의 이러한 마음을 듬뿍 담아서 구성품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특별하답니다. 영화 <캐롤>의 팬이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을 상품들을 지금 바로 소개해 드릴게요.
https://tumblbug.com/closertocarol
오늘도 유용한 정보가 되었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따뜻하고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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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나이트, 이끼 낄 명예 대신 선택해야 하는 것
▲ 영화 <그린나이트> 포스터 영화 <그린나이트> 포스터 ⓒ 팝엔터테인먼트
* 주의! 이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답게 성찰적 여정의 문을 열었다. 중세 유럽, 가웨인의 여정을 이끈 어느 크리스마스 게임처럼 말이다
영화 <그린나이트>는 상실의 의미를 다룬 작품 <고스트스토리>를 연출한 데이비드 로워리의 신작이다. 14세기 영국에서 집필된 작자 미상의 두운시 '가웨인경과 녹색의 기사'의 내용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극중 가웨인경(데브 파텔)은 아서왕(숀 해리스)의 조카로, 아직 본인이 기사라고 자신감 있게 말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왕족임에도 위대한 무용담이 없는 본인이 부끄러워 왕의 옆자리에 앉는 걸 불편해한다.
그가 쭈뼛거리며 왕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어느 크리스마스, 궁정에 의문의 존재가 찾아왔다.거대한 고목 같기도, 사람 같기도 한 녹색기사(랄프 이네슨)였다. 녹색기사는 본인과 맞서는 자에게 명예와 근사한 도끼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다만 그에게 했던 일들을 정확히 1년 뒤의 크리스마스에 되돌려주겠다고 말한다. 이 대결에 나선 자는 가웨인이었다. 그는 신념도, 대비책도 없이 녹색기사의 머리를 검으로 내려쳤다. 녹색기사는 잘린 본인의 머리를 들고 유유히 자리를 뜬다. 그리고 1년 뒤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웨인은 녹색 예배당을 찾아 나선다. 영화 <그린나이트>는 광활하고 신비한 대지를 방황하며 진정한 가치를 알아가는 가웨인의 모습을 그렸다.
게임은 왜 하필 크리스마스에 시작될까
게임은 왜 하필 크리스마스에 시작될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예수의 탄생, 두 번째는 빨강과 초록이라는 색채를 쓰기 적합한 시기라는 점이다. 가웨인은 어쩌다 저질러버린 녹색 기사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녹색 예배당을 찾으러 나선다. 그리고 광활하고 신비로운 대지를 방황하는 내내 정령들을 마주한다. 정령들은 소년 강도들의 모습으로 또 언젠가는 머리를 찾고 있는 성녀 위니프레드의 모습으로 그리고 또 다른 언젠가는 안식과 매혹이 공존하는 성과 성주 부부로, 인간의 언어를 할 줄 아는 여우로 등장한다.
그들은 가웨인에게 자연이자 '기사다움'에 대한 은유로 다가온다. 가웨인은 그들과 엮이고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새 기사도 정신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된다. 기독교 윤리를 바탕으로 한 관용과 공경, 자선, 용맹함 같은 것들 말이다. 예를 들어 소년 강도들은 예수가 겪는 시련처럼 가웨인을 곤경에 빠뜨리는 존재인 동시에-가웨인은 십자가 대신 나무에 묶였지만- 작은 친절, 관용에 대해 알리는 역할이었다.
그런가 하면 파리한 얼굴의 위니프레드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 태도, 이타성을 심어준다. 머리를 찾아주면 뭘해줄 거냐는 가웨인의 말에 왜 그것을 생각하고 하냐는 무심한 대사로 말이다. 온전히 머리와 숨이 붙어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존재가 사실은 헛것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위니프레드는 가웨인이 현상이 아닌 본질을 보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이 일화는 또한 후반부 가웨인의 환상 속 사건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한다. 여정 중 몇 번이나 가웨인의 죽음이 암시되었던 바, 환상 속 그의 목은 이미 수년 전에 기능을 다한 것처럼 쉽게 떨어져 나갔다.
▲ 영화 <그린나이트> 스틸컷 영화 <그린나이트> 스틸컷 ⓒ 팝엔터테인먼트
녹색과 빨강을 언급한 이유
안락한 성에서 만난 성주 아내(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앞서 본 정령들보다도 영화 가이드 급으로 친절하다. 녹색은 생명의 색이자 부패의 색이고 빨간색은 욕망의 색이라고 직접 언급하기 때문이다. 다른 색 대신 두 가지 색의 특성만 소개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다. 영화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관람객에게는 굉장한 힌트인 셈. <그린나이트> 속 무한한 자연의 녹색, 그리고 존중받지 못하는 왕의 머리 위 왕관의 이끼 낀 녹색을, 나중에는 넝마가 되어버리는 녹색 띠를 눈여겨 보라는 것이다. 또 대비하라는 것이다. 시작과 끝을 모두 담당하는 녹색에 비해 너무도 폐쇄적인 붉은 욕망을. 더불어 핏덩이 인간을. 여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을 적절하게 사용한 조명에서 가웨인의 심경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도 훌륭했다.
이끼 낄 명예 대신
마지막 장면에서 가웨인은 징표로 가지고 있던 녹색 띠를 벗어던지며 이제 준비가 됐다고 말한다. 환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위적으로 목숨을 이어갔을 때 본인이 살게 될 삶에 대한 시나리오를. 이끼 낀 왕관처럼 유한하게 빛나던 생에 대한. 그는 이끼 낄 명예를 택하느니 겸허하고 단호하게 멍에를 끊는 쪽을 택한다. 사랑했던 여성 대신 '고귀해보이는' 인종의 여성을 반려인으로 맞는 생은 과연 명예로운가. 백성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 신세의 왕을 고귀하다 할 수 있는가.
▲ 영화 <그린나이트> 스틸컷 영화 <그린나이트> 스틸컷 ⓒ 팝엔터테인먼트
환상 속 왕이 된 가웨인의 뒤편 낯익은 초상화도 눈길을 끈다. 앞서 만난 성주의 아내가 그려준 초상화가 똑바로 놓여 있다. 성주의 아내가 그린 그림은 광활한 우주 배경에 가웨인의 상이 거꾸로 맺혀 있는 듯한 작품이었는데 다시 뒤집어둔 것이다.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 태도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그런 그는 신비롭고 고통스러운 여정 뒤에 확실히 성장했다. 녹색기사 앞에 무릎을 꿇고 녹색 띠를 벗어던지던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했다.
녹색기사는 가웨인의 목을 베었을까
최후의 순간, 확실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는 결국 녹색기사가 가웨인의 목을 베었을 거라 추측한다. 자연이 위대하고 잔인하기 때문이 아니다. 무릇 훌륭한 기사란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아야 된다는 교훈을 주고자 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가웨인이 1년 전 녹색기사에게 그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인류가 자연에게 행한 치욕이 고스란히 인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데이비드 로워리는 보여주고 싶었을 테다. 실제로 로워리는 한 인터뷰에서 "산 사람이 숲에서 뼈 더미가 되는 시간은 우주적 차원에서 볼 때 단 1초 정도면 된다. 우리는 사라져 먼지가 될 것이고 머잖아 땅엔 이끼가 낀다. 이 영화에서 그런 우주적 스케일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어느 쪽이라도 우주적 스케일이 느껴지기는 한다. 인간의 오만을 되돌려주는 자연은 자연스럽다. 인간을 용서하는 자연은 또 한 번 거대해진다.
▲ 영화 <그린나이트> 스틸컷 영화 <그린나이트> 스틸컷 ⓒ 팝엔터테인먼트
로워리는 지배자들이 피지배자들을 잘 구슬리기 위해 기능하는 기독교 윤리나 기사도 정신을 추앙하지 않았다. 명예욕에 대해서는 이미 영화 초반 가웨인의 연인 에셀(알리시아 비칸데르)의 대사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왜 위대해져요? 좋은 걸로는 부족해요?"라고. 어머니 역할을 희생과 무한한 사랑의 아이콘으로 뻔하게 그리지도 않는다. 그는 기사도 정신으로 대변되는 너무나도 귀한 가치인 관용, 공경, 자선, 용맹함, 겸양과 같은 것들을 2021년에 다시 꺼내보고자 한 것이다. 녹색기사,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 자연의 머리를 메론 한 덩이처럼 쉽게 베어버리는 수많은 가웨인들을 위해서 말이다. 세속적 명예, 가부장 문화, 목숨에 말 그야말로 '목숨 거는' 현대 인간들에게 영화 <그린나이트>는 더없이 시의적절하게 찾아온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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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의 농도, <어나더 라운드>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어나더 라운드 Another Round 2020
덴마크 | 116분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그
긍정의 농도, <어나더 라운드>
<어나더 라운드>는 '결핍'에서 출발한다. '부족하다', '사라졌다', '무언가가 없다'란 의미로는 결핍을 설명할 수 없다. 결핍은 단순히 뭔가를 잃었다며 슬퍼하는 감정 따위가 아니다. 인간에게 결핍은 갖고 있던 것을 자기 자신을 포함해 타인에게 빼앗겨 더는 가질 수 없게 됐다는 걸 의미한다. 마치 이미 내뱉은 숨을 다시 빨아들이려는 시도와 같달까. 분명 있었지만 없고, 당연하다 여긴 마음을 질책하는. 자의든 타의든 '나'를 지탱하던 힘이 사라진 자리를 상실로 채우는 게 바로 결핍이다. 결핍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따라 삶의 과정과 끝이 달라진다.
여기 삶의 의미를 잃은 중년 남성 사인방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 선생님들이란 점이다.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 학생들의 불량한 수업 태도보다 선생님으로서 가져야 할 카리스마와 수업 역량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직업적인 문제는 사실 부가적인 사항에 속한다. 역사를 가르치는 마르틴(매즈 미켈슨)과 체육 선생님인 톰뮈, 심리학 선생님 니콜라이, 음악 선생님 페테르가 가진 진짜 결핍은 '나'란 껍데기 안에 숨긴, '삶의 가치관과 신념이 명확했던 과거를 과거로 둔 자아'에 있다.
출처: 영화 <어나더 라운드> 스틸컷 (다음)
그 자아는 기본적으로 지루하다. 아니 열정도 자존감도 차갑게 식어 지루해졌다.
마르틴의 아내는 그에게 "처음 만났을 때의 마르틴은 아니야"란 말로 그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가끔 열정이 없어 보인다는 학생의 말에 바로 받아치지 못한 건,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한테도 항변하지 못한 이유와 다를 바 없다. 마르틴의 결핍은 무관심과 현실 타협의 교집합으로 탄생했고, 스스로 가정에서조차 웃음 한 번 짓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는 지루하다는 말을 넘어 자신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한다. 그리고 욱한 마음에, 될 대로 되란 심보로 술병을 학교에 반입한다. 니콜라이의 생일날 들었던, 인간에게 결핍된 혈중 알코올 농도 0.05%를 유지하는 이론(스코르데루의 가설)을 직접 실행하기 위해서.
마르틴은 술 한 모금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 0.05%를 유지한 채, 수업에 들어간다. 결과는 대만족.
180도 달라진 마르틴에, 친구들은 물통에 물이 아닌 술을 채우기 시작한다. 그들은 분명한 목적과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을 명시하며 얼토당토않은 실험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가치 있는 연구'로 탈바꿈한다. 삶을 다시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의미부여도 빠지지 않는다. 철없는 어른들의 일탈이 영화 첫 장면에 등장하는 젊음의 상징(호수 경기)과 대비되는 건 당연하다. 시간을 족쇄라 탓하는 전자와 인생 자체를 열정과 생기로 가득 채운 후자는 다르니까. 물론 <어나더 라운드>가 건넨 젊음이란 키워드는 나이를 의미하지 않는다.(영화가 제시한 젊음은 첫 장면에서부터 명확히 풀이된다.)
출처: 영화 <어나더 라운드> 스틸컷 (다음)
이성의 끈인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기와 변화의 주인공, 술병을 옆구리에 낀 채로 세상 당당하게 학교와 집에 출근하는 네 명의 중년 남성. 재미있고 어느 때보다 생기 넘친 삶을 살게 된 이들은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놀라게 한다. 오래전부터 남편이 가족에게 마음을 닫았다고 생각했던 마르틴의 아내 역시 마르틴의 입가에 도는 웃음에 행복한 눈물을 흘린다. 마르틴은 비로소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가족에게 무심했으며, 오랫동안 외로움과 무력감에 젖어있었음을 깨닫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통해서 말이다.
육아의 덫에 빠진 니콜라이, 이혼한 뒤 살아있기에 사는 톰뮈,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페테르까지, 회의감과 알 수 없는 패배감에 절여있던 친구들은 다시 널뛰는 심장박동에 취해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한다. 물론 이 역시 '연구를 위한' 정직한 목적의식에서 출발한다. 음주를 건강한 자아 찾기를 위한 실험으로 속인 학교 선생님들의 만행은, 결핍을 채우겠단 목적 아래 방향을 잃고 한 명씩 제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더 큰 결핍을 만들어낸다. 마치 모든 걸 집어삼키는 블랙홀처럼.
출처: 영화 <어나더 라운드> 스틸컷 (다음)
새로운 자극이 위험한 칼날이 되는 순간.
<어나더 라운드>는 네 명의 인물이 기존에 각자 갖고 있던 결핍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궁극의 카타르시스와 진정한 해방을 경험하기 위해 농도 측정기를 버리고 술을 제한 없이 마셨던 친구들은 알코올 중독이란 기로(현실)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그토록 끈끈하게 뭉쳐 진행했던 연구는 주변인들의 신뢰와 함께 끝없이 하늘 위로 비상하던 풍선이 펑! 터지면서 막을 내린다.
결핍이 강력한 독이 되는 순간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괜히 우리가 '가슴 한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다', '가끔 외롭고 무력해 우울하다', '밥을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와 같은 철학적이면서도 순식간에 사람을 무너지게 하는 감정적인 말에 익숙할까. 중요한 건, 너무 늦지 않게 원래 자신의 트랙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그들은 정확히 0.05%를 유지했던 날을 되짚어보며 무엇이 자신들을 다시금 힘차게 일어나게 했는지 곱씹어봐야 한다. 그러니까 그들을 다시 움직이게 한 '결정적 전환점'을 찾아야 한다.
'인생을 사는 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출처: 영화 <어나더 라운드> 스틸컷 (다음)
정말 0.05%의 술기운이었을까. 용기, 희망, 설렘, 흥분, 재미, 벅참은 아니었을까.
그동안 잊고 있었던 수많은 날것의 감정이 아니었을까. 잃어버렸던 삶의 목적, 나아가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꿈일 수도 있다. 젊음은 꿈이며 사랑은 꿈의 내용이란 그의 말은, 누구나 언제든 젊음을 가질 수 있단 얘기니까.
우린 늘 결정하고 선택한다. 그리고 책임진다. 결정과 선택이 출발점이라면 책임은 종점이다.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종점. 그렇기에 책임지는 일은 성장한다는 의미이고,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는 희망을 뜻하며, 더 큰 의미로 삶의 주체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웃집 앞에서 이마에 피를 흘린 채 잠에서 깬 마르틴과 침대에 어린 아들처럼 오줌을 싼 니콜라이가 마주한 책임은 알코올 중독자가 돼버린 톰뮈에게 주어진 책임과는 달랐다. 그러나 그들은 함께 추락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톰위가 추락을 멈추는 법을 택하지 않았을 뿐이다. 톰위의 자살은 알코올 중독자의 어두운 미래 중 한 예로 극단적이며 자극적이지만, 영화가 건넨 표면적인 메시지에 불과하다. 비슷해 보이는 인생은 있어도 똑같은 사람은 없는 법이다. 누군가의 결말은 될 수 있지만, 그게 나인 이유는 없는 것처럼.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내에게 용서해 달라고, 사랑한다고 고백한 마르틴의 용기가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건 <어나더 라운드>가 준 0.05%의 진짜 힘이다. 우아하면서도 격정적인 그의 춤이 완벽한 노래와 만나 한 편의 짧은 뮤지컬로 펼쳐질 때 우린 마르틴을 감싸고 있는 긍정의 농도가 딱 0.05%란 사실을 눈치챈다. 각자에게 필요한 긍정의 농도가 있으며 이를 찾아가는 과정이 삶을 제법 풍요롭게 할 거란 기분 좋은 예감까지 더하고 나면, <어나더 라운드>의 엔딩은 완성된다.
출처: 영화 <어나더 라운드> 스틸컷 (다음)
기본적으로 결핍은 허무와 고독을 동반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오기를 가슴 깊숙이 불어넣어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 없게 만든다. 완생이란 목표를 가진 인간을 끊기지 않는 트랙에 던져놓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린 이 모든 질주가 '선택과 책임의 쳇바퀴'란 사실을 깨닫고,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게 아닐까. 마지막 기회란 말은 없다. 잃은 것을 얻었다고 말할 수 있고, 얻은 것을 언제든 잃을 수 있다고 여기는 자에게만, 결핍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무기로 기능할 것이다. 긍정의 농도를 조율하듯이.
<어나더 라운드>는 알코올 중독에 한정된, 머물러 있는 단순한 작품이 아니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필요한, 좋은 영화다.
멋진 인생, 멋진 밤. 이 얼마나 멋진 여정인가. 남들이 하는 말은 집어치워.
난 지금 너무 황홀해. 왜냐면 난 지금 터지고 있으니까.
-'What A Life'_Scarlet Pleasure (마지막 엔딩 삽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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