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2-08-18 10:28:26
[JIMFF 인터뷰] 영화와 음악으로 전하는 진심
'오랜만이다' 방민아 배우
영화와 음악으로 전하는 진심, 영화 '오랜만이다'의 방민아 배우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선정된 영화 '오랜만이다'는 가수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무채색의 일상을 살던 33살의 여자 연경이 오래된 기타를 매개로 순수했던 10대 시절의 감각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8월 13일, 엽연초 하우스에서 방민아 배우를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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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랜만이다'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영화 '오랜만이다'에서 연경 역할을 맡은 배우 방민아입니다. 제가 맡은 연경이라는 인물은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어린 소녀였고, 현재는 서른세 살의 성인이 되어 여전히 음악을 하는 여성입니다. 음악을 그만두어야 할지 고민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어요. 여기에 현수라는 인물이 나타나면서 연경이의 음악에 굉장한 영감을 주게 되고, 앞으로 계속해서 음악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마음 한편의 추억, 그리고 향수와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영화 속 음악이 주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영화 '오랜만이다'에 담긴 음악이 주는 힘은 ‘진심’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연경이는 진심만을 말할 수 있는 친구였는데, 그것이 노래에 고스란히 잘 담겨 있어요. 현재에서는 과거와는 다르게 무언가와 타협을 하는 음악들이 많이 나와요. 두 음악이 상반되는 게 저는 좋더라고요.
영화 속 가장 좋아하는 OST는 무엇인가요? 저는 모든 OST가 다 좋은데, 그중 한 청년이 쓴 ‘고양이 별’이라는 곡이 굉장히 애정이 가더라고요. 제가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보니 이상하게 그 노래가 되게 좋았어요.
영화 촬영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는 무엇인가요? 정태춘 선생님의 '들 가운데서'를 가장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연경이에게 힘을 주는, 힘의 원천 같은 노래였습니다.
영화에서 음악을 하시는 모습이 무척 반가웠는데요. 이런 역할이 들어온다면 또 하실 건가요? 백 퍼센트 할 의향이 있어요. 너무 즐거웠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리웠고요.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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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님께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무척 특별했어요. 이번에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엔 처음 초청받아 참여하게 됐는데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고, 내년에도 또 오고 싶습니다. 다른 영화제들과는 다른 뿌듯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제 '히든트랙' 행사에 참여했는데, 영화를 함께 보면서 음악을 즐기다가, 영화가 끝나고 영화 안에서 들었던 곡들을 다시 라이브로 바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관객분들의 말을 들으니 기쁨이 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들의 사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 하나씩 잘 살피면서 하고 있고 그러다 보면 또 어딘가에 제가 머물러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으로 JIMFF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오시면 정말 재밌으실 거예요. 영화를 보고 그 영화 속에 있던 음악을 그 자리에서 같이 즐길 수도 있고, 또 음악 영화제인 만큼 많은 가수분들도 오시고, 공연도 있어서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내년에도 꼭 다시 올 거예요.
글: 하이스트레인저 김민서 사진: 하이스트레인저 김혜지, 신효림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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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대작
9월 15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과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잇달아 개봉한 대작 <듄>이 뜨거운 입소문과 함께 관객 사로잡기에 성공하며, 개봉 2주도 안 되어 제작비 절반에 가까운 금액 회수에 성공하였습니다.
제작 이전부터 크게 주목 받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신작 <듄>은 개봉 2주차에 전 세계 32개국에서 2,63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현재까지 총 7,6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요. 아직 코로나의 여파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고무적인 수치이기도 합니다. 워너브라더스의 대작 <듄>은 순제작비가 1억 6,500만 달러 (한화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텐트폴 영화인 만큼 수익을 회수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아직 세계 주요 시장에서 개봉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손익분기점'에 이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해졌습니다.
워너사의 2021년 작품인 <듄>은 10월 22일 북미에서 HBO Max와 극장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전 세계 시장에서 이러한 흥행이 지속된다면, OTT 관람보다 극장 개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최근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을 비롯한 대작들이 '중국' 상영을 만들어내지 못했기에, 할리우드 대작을 기다려온 중국 영화팬들에게 <듄>의 중국 개봉은 매우 반가운 소식일텐데요. 세계 2위 시장을 넘어 1위까지 넘보고 있는 중국 시장의 저력이 <듄>을 통해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봉 2주차인 현재까지 <듄>이 가장 큰 성공을 보인 시장은 '러시아'로, 개봉 1주차 대비 37% 감소한 1,850개의 스크린에서 49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42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프랑스가 그 뒤를 바짝 쫓았고, 독일 역시 340만 달러 매출을 올렸는데요. 여기에 새로운 시장인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에서 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작'의 저력을 보였습니다.<듄>이 아직까지 개봉하지 않은 북미 극장가에서는 디즈니-마블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흥행을 이어가며, 총매출 1억 9,600만 달러로 2021년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는데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전 세계에서 3억 6,34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후 가장 강력한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디즈니의 <프리 가이> 역시 북미를 제외한 세계 매출 2억 달러 돌파와 함께 전 세계에서 3억 1,74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디즈니 파워를 입증해냈습니다.
세계 24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화제작 <듄>은 10월 20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10월 13일 개봉작인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의 2주차 흥행을 <듄>이 잠재울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오래 기다려온 화제작의 개봉을 기다리며,
그때까지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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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작가 소설 원작 '그 여름' 리뷰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 여름
(2023.06.07 개봉)
감독: 한지원
더빙: 윤아영, 송하림 등
'그 여름'은 최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고
라프텔에서 6회짜리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된 적이 있더라고요
이 소설을 재미있게 봤던 저인지라 굉장히 기대하며 보았고
생각보다는 실망했단 평입니다
아무래도 15,000원 주고 볼 만한 값은 못하더라구요...
왜 실망했는지,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자세하게 말해 볼게요!
동자를 가진 평범한 학생 '이경'.
여름 햇살을 닮은 고교 축구선수 '수이'.
열여덟 살의 여름, 얘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이경과 수이는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며 스물을 맞이한다.
대학에 진학한 이경과 달리
수이는 바로 사회에 뛰어들고,
낯선 행복과 사소한 오해 속에서 새로운 계절을 마주한다.
영화 <그 여름> 줄거리
좋았던 점부터 말해 보자면 담담한 영화였단 거예요
'그 여름'은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인데요
그들이 왜 동성끼리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가를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아서 좋았고
지나친 스킨십과 여성성을 강조하는 장면들이 없어서 다른 동성애 영화들과 차별화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동성애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은 대부분이 청불을 걸고 본격적인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 여름'은 12세 관람가! 적절한 거 같아요
그리고 청춘의 사랑을 배경으로 한 만큼
동성애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 + 일반 커플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습니다
학생 시절엔 남들에게 들키면 안 된다는 죄책감을 보여 주고
성인이 된 후에는 학생 신분의 이경, 사회인 신분의 수이를 번갈아 비추며
둘의 상황과 배경이 달라 서로를 공감하기 어렵고 배려하는 마음만 커지는 걸 보여 줘요
이경은 수이의 힘듦을 함께 공감하고 싶은 사람이고
수이는 자신의 힘듦을 공유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거든요
또 이경은 수이와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고
수이는 이경에게 더 멋진 미래를 선물하기 위해
지금 당장 이리저리 치여야만 하는 사람이에요
그렇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척하다가,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을 맺게 되는 게
대다수의 커플 이야기잖아요...
그 감정선을 굉장히 섬세하게 나타낸 영화라서 캐릭터 공부로는 최고겠더라구요
아, 다만 그런 중간에 은지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자신과 대화해 줄 사람이 필요했던 이경에게는 최고의 여자가... 나타난 셈이었어요
그게 곧 환승으로 이어지는 거라,, 그 점은 좀 별로더라구요
그렇다면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느냐?
이야기 전개가 굉장히 빠르고 엔딩을 애매하게 끝내 버렸어요
아무래도 61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보니까 전개가 빠를 수밖에 없었는데요
연애 -> 권태기 -> 이별의 속도가 빨라서
소설 만큼의 감정 변화를 느끼기 어렵더라고요
씬마다 바뀌는 이경의 마음을 따라가기 벅차요
그리고 이경이 은지와의 바람으로 이별 통보했을 때
수이의 마음이 온몸으로 느껴지기보다는 그냥...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주인공이 바람피우는 캐릭터면 이런 단점이 있는 거 같아요
엔딩은 수이를 그리워하는 이경의 모습으로 끝내는데
사실 요런 장면에선 한국인이 기대하는 바가 생겨요
저 멀리 수이의 모습이 보인다...... 라거나 하는... 열린 결말 말이에요
그런 거 일절 없고 걍 진짜,, 추억만 하다 끝나요
아, 다만 이별 장면을 포함하여 모든 장면들의 대사가 정말 좋았어요
(사실이건최은영작가님솜씨지만^^;;)
그래도 중요한 부분은 자막 처리하기도 하고 나름 센스 있는 연출을 했더라구요
정확한 대사가 기억이 안 나는 관계로 ㅠㅠ
소설 보며 필사해 두었던 문장 몇 개만 쓰겠습니다 . . .
"수이 네가 없는 곳에 행복은 없어."
"날 용서해 줄래."
"내가 널 힘들게 했다면.
그게 뭐였든 너에게 상처를 주고 널 괴롭게 했다면."
한국 애니메이션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일본을 따라가진 못한다고 생각하는 저인데
그림체부터 모션까지 굉장히 좋더라구요??
나름 재미있게 봤던 '그 여름'이었고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을 영화화 한 거다 보니...
후다닥 끝나는 결말만 아니었다면 더욱 좋았을 듯해요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선우정아님 도망가자 나오는데
그때 눈물 또르르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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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람선 두 척으로 인류의 모든 갈등을 소환시키는 괴력
슬픔의 삼각형
왜 이걸 해야 하지? 무명 모델인 칼은 불편한 자리에 있다. 상의를 탈의한 채로 이상하게 서있는 남자들. 칼은 오디션을 보고 있었다. 모델돼서 뭐 하니? 인터뷰 현장에 취재하러 온 의문의 남자는 모델 지망생들에게 비아냥대고 있다. “매일 게이들이 집적대고. 여자 모델의 수입 중 1/3만 떨어지는 게 현실 아니야?” 하지만 이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취업의 꿈이란 절실하다. 특히 칼은 더 그렇다.
왜? 칼에겐 여자친구가 있다. 역시 모델인 아야. 칼과는 다르게 아야는 인기가 많다. 유명 브랜드에 초청받아 패션쇼에 참여한 아야. 당당한 표정과 제스처, 걷는 포즈까지 그녀는 처음 보는 사람이 봐도 매력적이다. 아야에게 부족한 남자친구가 되기 싫은 칼. 어디 음식점에 갈 때 아야가 계산하는 경우가 잦았기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그러나 이 자존심에 더 스크래치 가는 일이 생겼다. 뭔가 의미심장한 듯한 표정을 짓는 아야. 점점 서로 대화하다 보니 ‘얘가 진짜 나를 사랑하고 있나?’라는 의심이 들었다. 의심이 확신이 되어가는 칼. 아야는 실제로 칼을 사랑하지 않았다. 그냥 인스타그램 상에서 인플루언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그런 척 연기한 것이다. 이게 다 돈 문제는 아니야! 체면 구긴 칼. 칼은 아야와 협찬으로 얻은 대형 유람선 티켓에 대해 이야기한다. 탑승객이 된 두 사람. 그리고 그 배 안에 있던 승객들과 직원들은 정말 끝내주게 웃긴 블랙 코미디 한 편을 완성한다.
웃긴 코미디
우선 영화에서 가장 큰 강점으로 뽑고 싶은 부분은 다층적으로 읽힐 수 있는 이야기였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후술 하기로 하고, 글쓴이가 두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작품 자체가 웃기다는 점이다. 글을 쓰면서 <웅남이>가 생각난다. <웅남이>는 뭐랄까 내내 정색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박성광 감독이 개그맨 출신 아닌가. 그 개그맨으로서의 경험치를 다 갈어넣어서 ‘이래도 안 웃어?’라고 계속해서 질문하는 듯한 느낌이 별로 맘에 안 들었다. 이 <슬픔의 삼각형>은 장르로서의 코미디를 잘 잡았다. 어떻게 웃길까? 바로 현실을 들여다보는 방식에 있었다.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하는 것은 제목에도 들어간 ‘삼각형’이다. 이 삼각형을 뒤집거나 똑바로 주시하는 것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삼각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즉 시선에 대한 영화가 이 <슬픔의 삼각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똑바로 바라보는 것, 그건 어떻게 들어갔을까? 첫 장면이다. 이게 예고편에서도 자본주의 미소에 대해 다루면서 발렌시아가와 H&M 사이의 온도차를 다뤘다. 또 인분을 직업으로 다루는 사람이 영화에 등장한다. 여기서 ‘나는 똥 파는 사람이오’식의 말장난이 대사로 제시된다. 이 인물은 자본주의에 대한 감독의 코멘트가 들어간 캐릭터로 보이기도 한다. 영화가 사용하는 유머는 이런 것의 연속이다. 기본적인 설정에서 더 나아가 깊은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가령 2부에서 어떤 사람 둘이 대화하는 부분은 감독이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되 어떻게 비틀 것인가를 염두하고 각본을 쓴 티가 났다.
다음은 삼각형을 뒤집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회 구조를 뒤집어서 영화를 본다는 의미다. 이 부분은 영화의 강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길게 쓰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영화의 코미디에 대해 쓸 때 이 장면들이 빠진다면 섭섭하다. 영화는 특정 러닝타임을 할애해서 작품에서 보여준 전반부에서 보여준 모든 세팅을 다 뒤집는다. 이 뒤집기 방식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웃음이 나오는 이유가 된다. 솔직히 감독도 영화 만들면서 킥킥 웃었을 것 같다. 이 부분에 관한 감독의 연출력은 정말 고점 중 고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전부 이해해서 일어날 만한 일만 딱딱 골라 이야기를 만들었다.
유람선 두 척
글쓴이가 생각하는 영화의 최고 강점은 다방면으로 읽힐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영화가 다룬 쟁점이 굉장히 많다. 첫 번째는 젠더라는 주제다. 사실 이 부분은 굉장히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영화 1부는 그냥 대놓고 ‘칼과 아야’가 주인공이다. 이 두 사람 사이에 핵심으로 작동하는 문제는 두 사람의 수입이다. 매일 여자친구 아야가 다 결제하니 자존심이 상한 칼. 왜 상했을까? 영화는 이후 이야기 전개를 통해 '어떤 것이 문제였을까' 코멘트를 하는 듯하다. 또한 영화는 상황의 대비로 ‘왜 이것이 문제고, 이런 일들을 멀리 떨어져서 보면 얼마나 웃기는 짓인가?’를 보여준다. 이 연출 방식을 가만 보면 아이디어부터 특별하다. 남녀 간의 성차별적인 시선, 관습을 조롱하기 위해서 갖고 온 소재가 '모델'이다. 모델은 여성들이 주류가 되어 시장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역시 젠더의 관점에서 남녀차별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뭐 여자 형사나 남자 간호사같이 차별적 시선을 다루는 클리셰(?)를 다루지 않았으면서도 모든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이끌고 갔던 감독의 천재성이 느껴진다.
이 연출 방식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각본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져야 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야기가 되게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지점이 있긴 있다. 2부에서 3부로 남아 가는 장면이 그렇다. 그런데 영화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작품 이해가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의 내적 논리를 따라가는 것이다.
돈 때문에 돌아버려
상황을 대비시켜서 남성주의적인 인류 서사를 뒤집는다. 영화 주인공이 칼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인물 간의 가장 중요한 갈등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영화에서 이 젠더라는 소재만큼이나 중요하게 밑줄 쳐져 있는 부분은 더 있다. 우선 인류의 이기심 있다. 나만 잘 살면 남은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라는 그 멘탈리티가 2부에서 3부 지나가는 장면 중 핵심으로 제시된다. 또 계급문제에 대한 코멘트도 돋보인다. 영화의 실질적인 진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에 대한 리액션이 작품에서 흥미롭게 제시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갈등이라고 했을 때 빠질 수 없는 소재가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근현대사 고전 떡밥도 영화가 잘 다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안에 미국 사회에 대한 탄식과 조롱이 있었고 남녀관계 사이에서 이뤄질 수 있는 상하관계 문제도 있었다는 점은 영화가 색다른 접근법을 보여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것이 원인일까 생각하는 것이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 대신 2부에서 보여주는 이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조롱이 눈 크게 뜨지 않고 보면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은 다른 관객분들에게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일어나는 극 중 사건은 영화 이야기의 흐름이나 메세지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살짝 현학적인 느낌이 있어서 글쓴이도 살짝 딴생각을 했다. 여러분은 눈 크게 뜨고 이 사람들이 하는 말이 과연 세계사의 어느 부분을 꼬집고 있는지 잘 보시길 바란다. 영화가 대사를 정말 잘 썼다고 느끼는 장면이다.
존재와 부재
영화에서 몇몇 인상 깊었던 부분 몇몇은 운동 에너지에 있다. 영화는 아래에서 튀어 오르거나 위에서 아래로 수직낙하하는 이미지를 잘 사용했다. 우선 영화 포스터에 누가 구토하는 신이 있다. 또 우리가 잘 아는 <기생충>에서 봤던 장면도 영화에서 보인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윗사람의 존재가 아랫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작품에서 중요하게 묘사된다. 왜? 우디 해럴슨이 맡은 역할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도 영화의 감상 포인트다. 이 사람이 등장하는 선후관계 인물 내적 묘사는 특별하다. 이 역시 사회 시스템에 대한 풍자가 된다는 점에서, 또 후반부에 반대로 우리들의 모순을 꼬집는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 영화의 운동 에너지는 작품을 어떻게 촬영할 것인가와도 관련이 있다. 얼마 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라는 영화를 봤다. 글쓴이는 이 '진짜로~'와 <슬픔의 삼각형>이 다르게 느껴진다. 왜? 전자와는 다르게 후자가 뭔가 우화 같은 느낌이 있다. 이 카메라가 사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에 대한 문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도 보여준 부분이지만 이 <슬픔의 삼각형>에서 더 도드라진다. 옆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느낌? 마치 내가 이 배의 탑승객이 된 듯한 그런 사실감이 아니라 철저하게 거리 두는 채로 이야기를 관람하는 것이다. 이 거리감의 존재는 영화 내내 이 작품이 웃기기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름 좋은 연출방식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우화 같은 느낌이란 말을 뒤집는다면 이야기가 만들어진 틀대로 움직인다는 뜻과도 통한다. 그런데 영화 보시면서 그렇게 큰 지장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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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2011)> 리뷰
바쁜 나날이 계속되다 보니 머리를 비우고 일상을 까맣게 잊을 팝콘 무비가 간절했다. 아마 적당한 블록버스터를 보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나는 어쩐 일인지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라이크 크레이지>를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해보자. 이 영화는 내 한 시간 반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라이크 크레이지>는 감각적이면서도 일상적이고, 스크린 속에 존재하는 세상임에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다른 영화처럼 정확한 대본을 두 주연 배우에게 주는 대신, 50페이지 분량의 간략한 스토리 라인만을 제공한 게 전부였다는 제작 비하인드가 어쩌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출처: 다음 영화 포토영화의 뼈대가 되는 시놉시스는 이렇다. LA에서 영국 여자 애나(펠리시티 존스)와 미국 남자 제이콥(안톤 옐친)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순간의 사랑을 연장시키고픈 욕심에 애나의 학생 비자의 최대 체류일을 무시한 두 사람의 연애는 난항을 겪게 된다. 단순히 여행 목적으로도 미국에 발을 들일 수 없게 된 애나와 제이콥은 의도치 않게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이콥은 자신이 없는 기간이 길어짐에도 여전히 충만하게 일상을 살고 있는 애나의 런던에서 이질감을 느끼게 되고 멀어지지만, 애나는 제이콥의 공간에 발 딛지도 못한 채 잠시간의 만남과 더 긴 이별을 극복해야만 한다. LA에서 격정적으로 타올랐던 사랑은 점차 추동력을 잃어간다. 자신의 언어로 상대를 기록하고, 힘껏 가구를 만들어 주었던 원동력은 시간과 함께 흩어진다.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한 번쯤 해 보았을 질문을 여기서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은 대체 뭘까? 사랑을 이루는 구성 요소는 무엇이며, 그 구성 요소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각기 다를 것이고, 작품마다 각기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서사를 부여한다. 다만, 대개 로맨스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이 피어나는 과정을 집요하게 잡아내 아름답게 그려낸다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삼는다. 아마도 영화는 현실이 아니라 우리의 소망이 투영된 콘텐츠이며,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피어난 사랑을 완벽하게 쟁취해내는 모습을 조명하는 편이 관객들의 감정을 고양시키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라이크 크레이지>는 다르다. 감독이 영상에 담아내는 것은 사랑이 죽어가는 과정이다.
출처: 다음 영화 포토영화 초반부의 꿈결 같은 한때는 지독하리만큼 짧았다. 모든 순간에 진심이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겠으나, 자꾸만 흔들리는 카메라의 시선은 둘의 관계가 어쩐지 불안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특별한 서사 없이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나열되었던 일상적인 숏들은 두 사람의 사랑이 얼마나 격렬하고 짧은 지를 대변한다. 하지만 동시에, 둘이 빠르게 스며들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이유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한다. LA에서 보낸 시간은 애나와 제이콥이 서로를 완벽하게 점유했던 시절이다. 시공간과 연인이 하나가 되어 자신의 삶 곧 그 자체가 되었다.
그러나 애나와 제이콥이 욕심껏 시간을 연장하자 두 사람이 넘어야 하는 것은 비단 시간뿐이 아니라 공간으로 확장되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애나와 제이콥의 사랑은 남은 러닝타임 동안 느리게 질식한다. 서로의 삶이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존재하자 공유할 수 있는 세계가 점차 좁아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 비행기로 오가는 시간과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결국, 인내가 각인된 팔찌는 희망이 부식되었을 때 끝내 달아나고, 끊어진다.
그렇다, 애나와 제이콥의 관계에서 태어난 사랑이란 감정은 영화 내에서 거듭 자신의 이름을 바꾼다. 한때는 미칠 듯 격렬한 열정이었고, 결혼을 통해 되찾고자 했던 미련이기도 했다. 애나와 제이콥이 안쓰럽기도 하고, 공감이 가는 까닭은 두 사람이 꺼져가는 사랑을 살리기 위해 애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애나가 미국에 갈 수 없는 시간이 기약 없이 늘어지고, 그나마 붙잡았던 희망조차 절망으로 돌아올 뿐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모두 지켜보다 보면, 상대방에게 이제 그만하고 서로를 놓아주자는 말을 쉽사리 할 수 없는 머뭇거림을 이해하게 된다. 연인을 포기한다는 건, 단순히 그가 내 미래에서 퇴장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으므로. 온 삶을 공유했던 이와의 이별은 그와 사랑을 나눴던 자신의 청춘과 미래를 약속하며 아등바등 노력했던 시간이 함께 침몰한다는 걸 뜻하지 않던가.
출처: 다음 영화 포토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일까. 어쩌면 사랑이란 두 연인의 세계가 합일되는 과정 그 자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달콤한 시간을 경험했기에 애나와 제이콥은 서로를 차마 놓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언뜻 성가시게 느껴지는 짐이 되어 있다고 느끼면서도 상대방은 곧 자신이었으므로. 그러나 사랑은 인내심이 없어 둘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더 이상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사랑은 죽어갔다. 이 사실을 외면하는 건 그저 사망 선고의 지연에 불과하다. 더욱 비극적인 건, 실체가 사라진 감정은 둘을 붙잡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저 두 사람이 유령이 된 사랑에 매여 있던 시간이 길었을 뿐.
끊어진 사랑의 고리를 잇고자 했던 애나는 다시금 미국으로 향하고, 제이콥은 샘(제니퍼 로렌스)과 헤어지지만, 애나와 제이콥이 마주하게 되는 건 너무도 깊고도 푸른 허무, 오로지 그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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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봄날의 햇살 같은 이야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편성 : ENA, 16화 완결 │ 장르 : 한국, 법정·드라마연출 : 유인식 │ 극본 : 문지원 │ 등급 : 15세 이상 시청가출연 : 박은빈(우영우), 강태오(이준호), 강기영(정명석), 하윤경(최수연), 주종혁(권민우) 외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과연 봄날의 햇살 같은 이야기
봄날의 햇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최고의 단어가 아닌가 싶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봄날의 햇살 같다. 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허황되게 동화 같은 이야기에는 극한의 거부감을 느끼는 매우 까다로운 시청자인데, 이 드라마는 영리하게도 그 경계에 머문다. 차별을 향한 혐오의 시선을 녹이는 따뜻함은 있지만, 그것이면 다 된다는 식의 허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작열하지 않고 은은히 내려앉는 봄날의 햇살처럼.
우 to the 영 to the 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인 주인공 ‘영우’는 뛰어남과 모자람을 동시에 지녔다. IQ 164로 천재에 해당하는 지능을 가졌지만,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어서다. 그래서 그녀는 법전을 달달 외우는 천재성을 보이지만, 남들은 다 통과하는 회전문도 통과하지 못하는가 하면, 자신이 하는 고래 이야기를 남들이 싫어하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영우의 캐릭터는 허황인가 현실인가
그런 영우를 둘러싼 세상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영우를 같은 인격체로 대하는 시선과, 그렇지 못한 시선. 전자는 영우의 천재성과 특별함을 귀히 평가하지만, 후자는 어울리지 못하는 영우의 사회성을 지적한다. 이 드라마는 어쩌면 두 가지 시선 모두를 지녔을 시청자를 영우의 세계관에 데려다 놓으며, 천천히 자폐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외부인의 시선이었던 시청자는 어느새 영우의 세계관에 들어와 세상 밖을 보게 된다.
우리는 자폐인에 대해 잘 모른다. <말아톤>에서 본 조승우의 모습이 내게는 유일한 자폐인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자폐를 가지고 과연 변호사라는 유능한 직업을 할 수 있는지. 이게 현실성이 있는 건지. 자폐 스펙트럼 장애도 수많은 결이 나뉜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탓이다. 영우는 실제로 자폐를 앓았던 미국의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을 모티브로 한다. 템플 그랜딘은 영우처럼 취약하고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대학교수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자폐가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 못할 수준의 장애라고 여기는 것도, 어쩌면 우리가 매체를 통해 한정적인 모습만 보아왔기 때문은 아닐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이런 법정 드라마는 처음이지?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것은, 그런 자폐인을 올곧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영우가 좌충우돌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들에서도 착실하게 재미가 쌓여간다. 자폐인에게는 편견이 없다. 따라서 어떤 대상에 대한 과도한 연민이나 편향된 잣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점은 공교롭게도 감정을 배제하고 공정해야 하는 변호사의 직업 특성에 특화된다. 그런 시선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영우를 보는 것은 과연 이 드라마의 큰 즐거움이었다. 정의롭되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덜어내되 치사해지지 않는 공정함. 패소와 승소를 번갈아 하지만 영우가 맡은 여러 가지의 사건들은, 그녀에게도 그리고 시청자에게도 묵직한 교훈을 남긴다.
더불어 이 따뜻한 드라마에서 영우만큼이나 애정이 갔던 캐릭터를 굳이 굳이 한 사람 꼽고 싶다. 단연 ‘정명석’ 변호사다. 영우에게 봄날의 햇살이었던 최수연 변호사도, 그녀를 훌륭히 키워낸 아버지도 좋았지만, 진정으로 영우에게 후광을 안겨준 이는 바로 정명석 변호사가 아니었을까. 대형 로펌 ‘한바다’의 선배 변호사였던 그는, 신입으로 들어온 우영우 변호사를 진심으로 대했다. 장애가 있다고 약자로 취급하지도 않았고, 천재라고 해서 시기하거나 적대하지도 않았다. 그는 선배 변호사로서 후배 변호사가 특정한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로운 시선으로 사견을 풀도록 돕는다. 그런 두 사람의 선하고도 바른 시너지를 보는 것은 또 하나의 묘미였다. 살면서 그런 멘토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인생의 행운일지. 정명석 변호사를 연기한 강기영 배우에게도 인생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NA
모든 차별과 편견을 녹이는 이야기의 힘
세상에는 다양한 결의 변호사가 존재한다는 걸 안다. 주로 권력과 자본의 편에 서서 의뢰인을 담당하는 변호사도 있겠고, 주로 소외계층의 편에 서서 어깨를 내어주는 변호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를 그 둘로만 나누는 것 역시 나의 편견은 아니었을지 이 드라마를 보고 반성하게 됐다. 수임료가 비싼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들에게는 정의감이 없을 거라는 생각, 돈과 권력을 가진 의뢰인은 모두 범죄자일 거라는 생각. 하지만 ‘한바다’ 같은 대형 로펌이라고 권모술수가 남발하는 곳은 아니었다. 돈 많은 의뢰인들에게도 억울한 사연은 있으며, 돈 잘 버는 변호인에게도 정의감과 의협심은 존재했다. 다채로운 자폐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로펌과 법정의 세계 역시 다채로웠다. 한바다에 영우와 정명석이 있는 것처럼. 흰고래 무리 속에 외뿔고래가 있는 것처럼.
이것 아니면 저것. 가난하고 착한 변호사와 돈 잘 벌고 부패한 변호사. 비장애인과 장애인.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경계선을 지워나가게 만드는 이 드라마가 유난히 좋았다. 봄날의 햇살은 경계를 따지지 않고 어디에든 공평하게 내려앉는다. 초록색 들판에도, 차가운 아스팔트에도, 흑백논리로 세상을 보려 했던 누군가의 마음에도. 누군가가 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그래서 나는 ‘봄날의 햇살 같은’ 드라마라고 하고 싶다. 차별과 편견이 만연한 세상의 모든 곳에 이 따뜻한 이야기의 햇살이 가 닿기를..., 바라본다.
인스타그램 @wood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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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매력적이지만 다소 조화롭진 못한 영화
1. 영화 <외계+인>의 좋았던 점
1) 대한민국스러운 판타지 SF영화
- 도술이라는 소재가 잘 들어난 아주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다양한 도술에 긴장감을 느끼기도 했고, 그동안 상상했던 모습들을 스크린을 통해 보니 굉장히 재밌게도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염정아, 조우진 배우님의 후반부 도술 액션은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면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 다양한 배우님들의 케미스트리
-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배우님 등 한국 앞으로 영화계를 끌고 가실 젊은신 배우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해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히 모이기만 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고 각 배우님들의 연기력이 아주 상당했습니다. 오글거리고 유치할 수 있는 상황이나 대사를 배우님들의 연기력이 많이 커버합니다. 배우님들의 조합 역시 말할 것이 없었고요. 이런 와중에 다소 혼자 서사를 이끌어가시는 김우빈 배우님의 연기가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3) 화려한 액션과 CG
- 그동안 한국영화에선 보지 못 했던 독특하고 참신한 액션이 펼쳐집니다. 고려시대에 권총을 쏘며 외계인과 대결하는 모습은 그 어느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매력을 자랑하죠. 최동훈 감독님이 그동안 상상하시던 모든 영화적 상상력이 한 곳에 모인 기분이 들어 영화 감상 내내 소재와 연출의 참신함에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CG역시 조금 티나는 부분이 더러 있기는 했지만 요즘은 마블 영화에서도 CG가 티가 난다고 느낀 적도 많이 있어서 <외계+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영화 <외계+인>의 아쉬웠던 점
1) 다소 독특한 서사 진행 구조
-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1) 과거 _ 고려시대 (2) 현재 _ 2022년 입니다. 다만 영화의 서사 진행 구조는 현재 2022년에 일어난 사건 이후 과거 고려시대의 이야기로 흘러가죠. 서사의 진행 구조가 다소 복잡하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타임 워프에 익숙한 관객들도 많지만 그게 아닌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텐트폴 영화로 무려 70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으로 잡은 영화치고는 서사진행 구조가 복잡하다는 점은 전 연령대의 많은 관객들이 찾기는 다소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재미 여부를 떠나서요.
2) 많은 캐릭터 + 많은 소재 = 많은 관객?
- 포스터만 봐도 알겠지만 등장하는 캐릭터가 정말 많습다. 거기에 소재 역시 '판타지'라는 장르 아래 정말 많은 장르적 요소들이 섞여 있습니다. 다만 이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진 않습니다. 이런 많은 요소 덕에 영화 타임라인이 142분이지만, 의도된 142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캐릭터의 특징은 살리고 각 장르의 특징도 살리다 보니 142분이 된 것 같은 기분이들어요. 142분이 마냥 즐겁진 않습니다.
3) 좋은 말론 '키치'한데..
- 영화의 분위기가 의도적으로 가볍고 키치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 이번에 나온 영화 <토르 : 러브앤 썬더>를 보는 기분과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무거워질법한 모든 순간에 시종일관 가벼운 대사와 BGM이 나오니 참 힘이 빠집니다. 영화 내내 이 가벼움이 유쾌함으로만 이어지진 분명 않습니다. 완벽하게 웃기지도 못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영화에 빠져들게 하지도 못했어요.
3. <외계+인> TMI 알아보기1) '썬더'의 정체는?!
- 이번 영화에서 귀여움을 담당한(?) 가드 김우빈의 도우미 '썬더'는 배우 김대명 님이 나레이션을 하셨습니다. 여오하 내내 AI스러운 목소리를 잘 표현하셨으며, 매력적인 감초역할을 해주셨죠.2) 김해숙 배우님과 최동훈 감독님의 인연..
이번 영화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 김해숙 배우님은 2012년 최동훈 감독님이 연출하신 <도둑들>에서 부터 지금까지 쭉 감독님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출연하시고 있으십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나름 반전 있는 역할을 또 맡으셨죠! (못 듣는 게 아니었죠!)
총평을 짧게 하자면 썩 만족스럽진 않으나 진심으로 이 영화를 응원합니다. 언제든 새로운 시도는 처음에는 빛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법이죠. 익숙하지 않을 뿐 이번 영화는 분명 특유의 매력이 분명 존재합니다. 2부가 나온다면 이 대서사가 어떻게 끝나는지 반드시 극장에서 확인할 예정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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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가 훨씬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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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겨울왕국 2'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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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 연락처
adonai0919@gmail.com
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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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5]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가 지난 주 개봉했습니다.
흑백영화로 촬영된 영화는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시절 쓴 자산어보의 서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상상을 가미하여 만들어낸 영화입니다.
매우 아름답게 촬영이 되어서 하나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정약전은 기본적으로 평등주의적이고 평화주의적인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면 창대는 성리학을 따르는 것이 진정한 진리라고 생각하고 그 길로 향하려 하죠.
서로 관계가 처음에는 좋지 않지만 정약전은 창대에게 책에 대해 알려주고 창대는 정약전에게 어류에 대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서로 교환으로 시작한 이 관계는 점점 깊어지죠.
결국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에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구요자세한 내용은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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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푸른 호수> 메인 예고편
내 이름은 안토니오 르블랑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돼 ‘안토니오 르블랑'이라는 이름을 얻은 한 남자.
그에게는 누구보다 자신을 믿어주는 아내 ‘캐시'와 사랑스런 딸 ‘제시’,
그리고 곧 태어날 아기가 전부다.
“나는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닙니다.”
어느 날, 억울한 상황에 휘말려 경찰에 붙잡힌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이민단속국으로 넘겨지고,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난생처음 알게된 그는 강제추방 위기에 처하는데…
가족을 지키고 싶은 그의 뜨거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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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히야마 켄타로의 임신> 공식 예고편
스마트하게 성공 가도를 달리던 '남성' 히야마 켄타로. 하지만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며 그의 삶은 악전고투의 연속이 된다. 웃음과 생각할 거리를 함께 선사하는 사회적 코미디 《히야마 켄타로의 임신》,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