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0932022-12-28 20:29:48
영화 숨바꼭질 줄거리 결말 | 실화라서 더 무서운 이야기
영화 숨바꼭질 리뷰
어렸을 때 숨바꼭질 많이 하셨죠?!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라는 노래가 이렇게 무서운 노래인지 몰랐어요.
저는 영화 편식이 없습니다. 단 호러, 스릴러, 무서운 거, 짱 무서운 거, 짱짱!! 무서운 거 절대 네버! 에버! 무조건! 걸러요! 왜냐면... 무서워서...
근데? 제가 영화 숨바꼭질을 봤어요?... 이때 당시 난 왜 봤으까...? 그래서! 겁이 많아도 볼 수 있다!!! 나도 봤으니까 라고 말하고 싶어 가지고 온 영화! 숨바꼭질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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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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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폰소 쿠아론의 사적이고 아름다운 세계
내 가슴 한켠에 저 불빛 같은 사람에 대해 말하고 싶다.
-이승희, ‘아무도 듣지 않고 보지 않아도 혼자 말하고 빛을 뿜어내는 텔레비전 한 대가 있는 헌책방’ 부분,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에서 (문학동네 시인선 030)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의 초반에는 모교 MIT에 강의하러 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가상현실을 이용한 심리 치료에 관한 연구를 시연하는 대목이 있다. 홀로그램처럼 그려지는 이야기는 바로 어린 자신과 부모님의 대화 장면이다. 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처럼 정말로 과거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토니’의 기억에 의존해 그 조각들을 모아 재현한 것에 불과하다. 다루는 이야기의 층위와 진폭 모두 다르지만, 만약 작중 ‘토니’가 돌아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뛰어난 영화감독이었다면 바로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2018)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었지 않을까.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 자신의 유년에 대한 회고록이면서 동시에 현재 자신의 삶을 가능하게 만든 과거의 누군가(‘리보’)에게 바치는 헌사다.
"I believe that human beings are born first and given passports later. I'm really thankful for my journey. And It's a journey I didn't design."
알폰소 쿠아론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기예르모 델 토로 등과 함께 멕시코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감독 중 한 명이다. 영어덜트 인기 소설 원작 영화부터 시작해 내밀한 자전을 담은 흑백의 넷플릭스 영화, 곧 지금 말할 <로마>에 이르기까지 허투루 넘길 필모그래피 없는 작품들을 내내 선보여왔다. "새로운 세계와 도전에 언제나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하는 그의 영화는 영화 만들기를 언제나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으로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최근 국내 개봉한 정이삭(Lee Isaac Chung) 감독의 영화 <미나리>(2020)를 보면서 처음 떠올린 영화는 윤가은의 <우리집>이나 윤단비의 <남매의 여름밤> 같은 작품들이었지만, 곱씹을수록 <미나리>는 그 작품의 성격상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와 유사한 면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나리>에 대해 쓴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https://brunch.co.kr/@cosmos-j/1217알폰소 쿠아론은 <그래비티>(2013) 작업을 마무리한 뒤 "좀더 단순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다. "수년간 쌓인 자원과 도구, 테크닉이 있으니 드디어 고향에 돌아가 모국어로 영화를 찍을 때가 왔다"라고 생각했다고. 잠깐 언급한 <미나리>와 마찬가지로, 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굳이 영화가 될 만한 이야기인가 싶을 수도 있겠다. <미나리>와 <로마> 모두 감독 자신의 유년을 기반으로 한, 특히나 더 사적인 출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아닌, 잘 드러나지 않는 조력자이거나 거의 조명되지 않는 주변인이었을 사람들. 실제로, '이런 이야기'는 그동안 영화가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 듀나 역시 이런 언급을 한 적 있다.
“신들과 괴물들이 지배하는 이 거대한 세계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자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하긴 그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겠습니까. 남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들 대부분은 아주 지루한 삶을 살았고 그 삶은 다른 사람들과 구분될 만한 특별한 개성도 없었습니다. 이런 개성이란 대부분 다양한 문화적 자극을 주는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생물학적인 존재만으로서 인간은 그렇게까지 재미있는 동물이 아닙니다.”
듀나,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그러나 주변인이었을 사람들을 주변적 시선에서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어떤 이야기는 만들어낸다. 그의 카메라는 나서지 않고 관찰자에 머무를 줄 안다.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는 순간. 이해관계와 효율, 힘의 논리가 남기는 어떤 상흔들. 그럼에도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살아있음의 에너지. 공간과 소리, 시간의 상호 작용. 삶과 세계 사이의 파도를 헤쳐 나아가는 이 이야기를 당신에게도 읽히고 싶다.
<로마>는 땅에서 시작해 하늘로 끝나는 영화이며, 사적이면서 공적인 영화고, 훗날 예술가로 성장한 한 사람이 자신의 지난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의 관계에 대하여 사려 깊고 섬세한 시선과 태도를 유지하는 영화다. 먼저 땅과 하늘에 대해 써야겠다. 영화의 타이틀이 등장하기까지 약 3분. 부감으로 체크무늬의 바닥 타일을 바라보는 카메라는 바닥을 물이 훑고 지나가고 세제 거품이 일렁이는 그 순간에 가만히 머문다. 바닥의 물이 거울처럼 비추는 하늘에는 비행기가 지나간다. 이후 <로마>는 내내 순간에 천천히 머무르고 신비로운 배경처럼 파도, 우박, 비행기 같은 것들이 기억의 일부인 듯 프레임을 이룬다. <로마>의 땅과 하늘은 곧 주인공 ‘클레오’(얄리사 아파리시오)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이거나 그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 자체다. 첫 장면의 바닥은 ‘클레오’가 청소하는 바닥이다.
이제 사적이면서 공적인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1970년대 멕시코에서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르더라도 영화의 관객은 얼마든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데, <로마>는 그것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 없다. 다만 ‘클레오’가 보고 듣고 겪는 만큼만을 정보로서 허용한다. 굳이 <로마>가 멕시코인 여성 가정부를 주인공으로 어떤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한 사람, 한 가정의 낮과 밤을 따라가며 그(들)의 행적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시대를, 그 시대의 공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음을 적고 싶은 것이다. 사적인 이유. ‘클레오’ 한 사람의 이야기인 동시에 알폰소 쿠아론의 기억 속 ‘리보’의 이야기이므로 사적이다. 공적인 이유. 임신한 아이의 아빠인 ‘페르민’이 떠난 후 남겨진 ‘클레오’와, ‘클레오’의 고용주인 ‘안토니오’가 개인의 성취 혹은 이기를 위해 떠난 후 남겨진 그의 아내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두 여성의 이야기가 평행선 혹은 그림자처럼 놓인다는 점에서 공적이다. 그러나 <로마>는 섣불리 ‘인종과 성별, 계급을 초월한 이야기’ 같은 것이 되려 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거나 함께 텔레비전을 보는 등의 가족처럼 보이는 일상에도 ‘가정부’와 ‘사모님’의 위치 차이는 존재하며 가사노동의 공간이 아닌 주거의 공간 역시 구분돼 있다.
“실제 우리 가족의 물건으로 방을 채웠다. 할머니 집에 있던 오래된 의자는 물론 다이닝룸과 아침을 먹던 공간, 응접실까지 원래 집에 있던 가구를 많이 채워넣었다. 극중 소피아의 초상화로 나오는 그림은 사실 우리 어머니의 초상화다. 아이들 방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은 실제로 사용하던 것 혹은 영화를 위해 똑같이 재현한 것이다. 보라스라는 반려견은 가족이 기르던 강아지와 종은 물론 이름까지 똑같다.”
- 알폰소 쿠아론 감독
<로마>의 주 공간이 되는 집은 알폰소 쿠아론이 실제 살았던 동네의 근처이며, 가구와 소품들은 최대한 기억에 의존해 비슷하게 재현했다고 한다. 앞서 사적이면서 공적이라고 한 점은 자전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에 대해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 것으로도 이어지는데, 결국은 자신의 유년이 어땠는지 자체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을 키워주어 훗날 지금의 자신으로 만들어준 사람의 삶을 화자이자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알폰소 쿠아론이 연출 외 각본, 편집, 촬영까지 담당한 <로마>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사건이나 갈등이 아니라 가장 지나치기 쉬운 일상,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한켠에서 빨래나 설거지, 청소 등의 보이지 않는 일을 감내한 사람의 조용하고 고단한 하루들에 있다.
“앞으로 변화들이 좀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일 거야.”
-소피아, 클레오와 아이들에게
‘소피아’는 ‘클레오’에게 “우리는 널 정말 많이 사랑해.”라고도 말한다. 파도와 햇살을 끌어안고 서로의 모래 묻은 어깨와 등을 감싼 채 <로마>의 가족은 가만히 눈을 감고 사랑을 말한다. 이 순간 살아있음을 온 몸과 마음으로 끌어안고 만끽한 자의 모습으로. ‘나’의 삶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사이에 전해지고 쌓여온 누군가의 가까운 도움과 보살핌으로 이루어졌다. 그것은 사랑이다. 우리는 사랑을 할 때에만 그것이 사랑인 줄 알아야 하는 게 아니라, 받을 때에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물론, 유년 혹은 유아기에는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며 <로마>는 그것을 알고 있다. <로마>는 자신의 오늘이 타인의 과거로부터 비롯했음을 성찰하고,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 그 타인의 일상에 빛을 전하는 사람이 만든 아름다운 영화다.
롱테이크와 패닝 숏으로 대표되는 미학적 스타일, 인물과 풍경을 담아내는 사실주의적 접근, 그리고 간결해 보이는 각본 안에 담긴 깊은 사유까지. 이미 경지에 이른 알폰소 쿠아론의 다음 영화를 믿고 기다려도 되겠다는 어떤 확신을 <로마>는 준다. 나를 살아있게 다른 이들의 지난 삶을 기억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현재 애플TV의 시리즈 <Ascension>을 연출, 제작에 앞서 기획 중에 있으며, 아들 조나스 쿠아론과 함께 <A Boy and His Shoe> 각본도 집필할 예정.)
알폰소 쿠아론은 그렇게 “이 영화가 당신을 씻어내리도록 그냥 허락하세요”라고 권고한다. 동시에 희로애락이 출렁이는 개인의 삶 바깥에는 언제나 거대한 세계가 초연히 운동하고 있음을 말한다.-김혜리 기자, <씨네21>에서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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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고통과 비극, 그 속에 남겨진 사랑을 건져올리며
* 이 리뷰는 영화 <그을린 사랑>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을린 사랑>은 쌍둥이 남매에게 도착한 편지 한 통으로 시작한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나왈 마르완. 쌍둥이 시몬과 잔느의 어머니다. 나왈 마르완이 최근 유명을 달리하며 쌍둥이에게 유서를 남긴 것이다. 유서에는 자신의 시신을 엎어달라, 비석에 비문도 새기지 말라는 충격적인 부탁이 단호하지만 간결한 어투로 쓰여있다. 나왈은 쌍둥이에게 한 가지 부탁을 더 남긴다. 두 통의 편지를 주인에게 전해주라는 것. 한 통의 편지는 쌍둥이의 형이자 오빠, 또 다른 한 통은 쌍둥이의 아버지에게 남긴 것이다.
쌍둥이는 어머니로부터 생전에 자신들에게 이부형제가 있다는 사실은 물론,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서도 듣지 못했기에 이 부탁을 다소 황당하게 여길 수 밖에 없다. 공증인은 쌍둥이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편지를 전달하고 나면 제대로 장례를 치러도 된다는 이야기를 마저 전해준다. 시몬은 분노한다. 시몬은 나왈의 유언을 따르지 않고 남들처럼 장례도 치르고 비석도 새길 것이라 하지만, 잔느는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고자 한다. 그렇게 잔느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어머니의 편지와 여권을 받아, 어머니가 살았던 고향으로 떠난다.
어머니가 아닌 나왈 마르완을 찾아
쌍둥이를 낳고 기른 어머니의 이름은 나왈 마르완.
쌍둥이는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평생을 함께 살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전무하다. 잔느는 어머니 나왈 마르완의 고향에 도착해 어머니가 남긴 흔적들을 차츰 찾아간다. 영화는 잔느의 발걸음과 오래 전 나왈의 발걸음을 교차하여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되짚어준다.
사막, 비포장 도로가 널리 펼쳐진 뜨거운 중동 한복판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왈은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지만, 와합이라는 무슬림 난민과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아이를 가지게 되고 도망치려 하지만 가족에게 발각당해 명예 살인 당할 위험에 처한다. 와합은 목숨을 잃지만 나왈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지만, 아이를 잃게 된다.
나왈은 아이 고아원에 보내면서 발 뒷꿈치에 문신을 새긴다. 점 세 개가 일렬로 늘어선 모양의 문신을 통해 아들과 언제라도 다시 만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이후 나왈은 대학에 진학하지만, 점차 내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아이가 있는 지역까지 내전이 번져오자, 나왈은 아이를 구해오기 위해 내전 한복판으로 뛰어든다.
사라진 아이와 옮겨온 분노
<그을린 사랑>은 가상의 중동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첨예한 종교 갈등과 내전 상황을 통해 레바논 내전을 모티프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와 무슬림의 첨예한 갈등이 반복되던 당시, 두 집단은 서로에게 학살에 가까운 복수를 일삼는다.
나왈은 난민 캠프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던 중 기독교군에게 습격을 당하고, 기독교인임을 밝힌 나왈을 제외한 모두가 살해 당한다. 특히 나왈은 버스에 타고 있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엄마인 척 하지만, 기독교군은 이를 비웃듯 자신의 엄마에게 달려가는 어린 소녀에게도 총구를 겨눈다. 총에는 신의 이름으로 행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나왈의 아이가 있던 고아원도 흔적도 없이 불 타 있다. 나왈이 타고 온 버스도, 그 안에 타고 있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불타는 버스, 사라진 아이, 잿더미가 된 마을 안에서 분노는 나왈을 집어삼킨다. 이후 나왈은 복수를 꿈꾸며 반란군에게 합류해, 기독교 인사를 살해하려다 붙잡혀, 감옥에 수감된다.
노래하는 여인
정치범들이 수감되는 감옥 안에서 나왈은 무려 15년 동안 수감된다. 의연한 표정, 투신하지 않는 꼿꼿함, 어떤 상황에서도 노래하는 나왈의 모습에 감옥 속 이들은 나왈을 "노래하는 여인"이라 기억한다. 하지만 나왈에겐 노래를 멈추지 못한 이유가 있다. 감옥 안에서 울리는 타인들의 비명 소리, 고문 소리. 반복적으 이루어진 잔인한 고문과 강간. 그 안에서 나왈은 자신의 두려움을 감추려 했던 것이다. 결국 나왈은 고문관이었던 아부 타렉의 성폭행으로 아이를 임신하고 감옥에서 출산하게 된다.
두 통의 편지, 한 명의 주인
잔느와 시몬은 나왈이 감옥 안에서 출산한 아이가 자신들의 형이자 오빠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감옥에서 나왈의 출산을 도왔던 간호사를 통해 나왈이 출산한 아이들이 자신임을 알게 된다. 시몬은 나왈이 함께 일했던 반란군의 수장을 만나는데 성공하고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만류에도 진실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시몬은 자신의 형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고아원에서 군 조직으로 가, 군사로 키워졌다는 것.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했다는 것. 그리고 이후 고문관이 되어 감옥으로 향했다는 것. 그리고 이름을 "아부 타렉"으로 바꿨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나왈이 쓴 두 통의 편지의 주인은 단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왈은 죽기 전, 캐나다에서 자신의 아이를 마주한다.
발 뒷꿈치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다가갔던 나왈은 그의 얼굴을 확인하지만, 아부 타렉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왈을 알아보지 못한다. 나왈은 편지에 그 사실을 적는다. 당신으로 인해 아이를 낳았고, 고통스럽고 괴로웠지만 자신이 낳은 쌍둥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또 다른 고백을 한다.
이 비극을 덤덤히 밝히는 동시에, 여전히 자신의 아들을 사랑한다고. 네가 처음 세상에 태어났을 때, 어떤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하기로 했던 것처럼 여전히 사랑한다고 이야기 하며 아부 타렉을 용서한다.
진실을 마주한 뒤 분노와 고통 속에 남겨진 쌍둥이들에게도 편지를 남긴다. 너희 아버지이자 형이자 오빠를 가졌을 때, 그 시작은 분명히 사랑이었다고. 그러니 너희는 증오와 고통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아니라 사랑 속에서 태어난 이들이라고. 사랑을 잊지 말라고 말이다.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적인 진실과 비극적인 이야기들이 2시간 넘게 스크린을 채운다. 영화관 곳곳에서는 한숨과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설명할 수도 없는 비극 속에서도 '사랑'을 이야기하는 나왈은 이 고백을 통해 대를 이은 비극의 뿌리를 끊고 싶었을 것이다.
지키지 못했던 아들은 폭력의 도구가 되어 자신의 앞에 나타났고, 아이들은 고통 속에서 잉태되었다.
언젠가 드러날 진실은 나왈이 낳고, 사랑했던 자식 모두를 상처 입히고 나왈이 겪었던 오랜 고통을 다시 반복시켰을 것이다.
독방에 갇혀 15년을 보냈던 나왈보다 더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 갇혀 보낼 것이다.
나왈은 이를 끊어내기 위해 고백을 택한 것이다.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비극에 휘말려 서로를 훼손한 가족들이, 이 삶을 형벌로 여기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더는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니, 모든 마음을 걷어내고 비극으로 불탄 삶 속에서 한 줌 재가 된 사랑과 애정을 건져냈던 것이다.
더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나왈이 남긴 사랑이라는 거대한 마음을 오래도록 곱씹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영화 <그을린 사랑>
6월 25일 4k 리마스터링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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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병기 카터도 결국 구해내지 못한 영화
아닌 밤중에 잠 안 자고 글을 쓰고 있다. 잠이 안 온다. 사회복무요원 근무지에서 꾸벅꾸벅 졸면 되는 일이라 사실 그렇게까지 급하진 않은 것 같다. 뭔가를 볼까? 하다가 갑자기 어제 본 영화가 생각난다. 제목은 <카터>. <비상선언>이 나에겐 영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엔 괜찮을 거야 하며 재생 버튼을 누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몇 주 전 <그레이 맨>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넷플릭스 발 때리고 부수는 영화에 나름의 신뢰가 생겼다.
그렇게 도입부가 시작된다. 팬티 바람의 주원 배우가 보인다. 뭐지? 갑자기 몸 좋은 남자가 전화를 받더니 자기 몸 옆에 있는 핏자국에 놀란다. 그리고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단다. 그렇게 카터에 이입해서 어리둥절한 상황을 같이 느낀다. 갑자기 폭탄이 터진다. 엑스트라 중 한 명의 머리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뭐야? 이제까지 본 적 없는 한국영화 스타일에 화들짝 놀라 '계속 봐야지'싶다. 그런데 이 호기심은 점점 안타까움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북햔 출신의 전직 CIA 요원이 있다. 싸움 하나는 끝내주게 잘한다. 요원 카터는 정해진 임무에 따라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근데 미션의 결과와는 별개로 참 속상하게 됐다. 8월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카터>로 가보자.
멀지 않은 미래
한국의 어느 도시. 지금 대한민국은 어수선하다. 왜? 바이러스 때문이다. 이름은 DMZ 바이러스.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강타해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치료제는 아마 없었던 것 같다. 영화 초반부에 이 치료제가 개발됐다는 뉴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남한의 한 과학자가 발견한 바이러스 항체. 남북이 협력해서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무슨 이유엔가 여자아이가 실종됐다고 한다. 급박한 상황을 알려주는 뉴스를 뒤로하고 주인공 남자는 한 모텔의 침대에 누워 있다. 깨질 것 같은 두통과 함께 기상한다. 뭐지? 속옷 한 장만 달랑 입고 허리를 펴 일어나려는 찰나 총알이 TV에 박힌다. 주인공이 누워있던 침대 근처에 총기로 무장한 용병이 와르르 달려든다. 정병호 박사 어디 있어? 방금 TV에 나온 뉴스는 관객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 목적이지 주인공 들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일어나서 다짜고짜 모르는 사람을 묻는 상황에 이게 뭔가 싶었다. 주인공에게 보이는 건 핏자국이 군데군데 있다는 것이다.
귀신이 곡할 것 같은 상황. 맨발바닥에 피를 묻히며 잡생각에 빠질 찰나 전화가 울린다. 받는 주인공. 전화의 상대는 남자의 이름을 ‘카터’라고 설명한다. 전화 상대는 남자에게 뒤에 있는, 총기로 무장한 여자에게 전화를 바꿔달라고 말한다. 전화를 바꿨다. 그리고 폭탄이 터져 전화를 받은 이의 머리가 날아간다. 속옷만 입은 채로 옆 건물로 뛰어내린 카터. 귀에 들리는 소리에 어안이 벙벙하다. 전화랑 상관없이 들리는 목소리에 여러 가지를 질문한다. 그리고 쏟아지는 대답에 카터는 경악한다. 뛰어내린 옆 건물에 있던 수많은 이들을 비롯해 엄청나게 많은 인원들이 자기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목소리가 들린다.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고, 위험천만한 상황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카터는 자기가 누구인지 기억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이 DMZ 바이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에서 남과 북 그리고 인류를 구해낼 수 있을까?
드라마 잘 안 봐요
난 드라마 잘 안 본다. 그래서 사실 요즘 핫한 배우들 잘 모른다. 넷플릭스 순위권이 아니면 웬만하면 재생하지 않는 나. 그 유명한 <비밀의 숲>이나 <나의 아저씨>도 보지 않았다. 이에 호응하듯 당연히 <굿 닥터>도 보지 않았다. <앨리스>와 <엽기적인 그녀>라는 드라마도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제빵왕 김탁구> 말고는 사실 주원 배우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지는 않다. 예전에 <1박 2일>에 출연한 거? 그거 빼고는 배우 주원의 이미지가 별로 없다. 그래서 주원이란 사람이 뭔가 연기를 하는 것 자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상기한 <제빵왕 김탁구>도 출연한 사실만 알지 본방을 본 적은 없다). 근데 이 영화에서 정말 고생 많았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몸 키우는 게 액션 영화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일단 그 몸도 예쁘게 키워야 한다. 그리고 몸 쓰는 게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 또 이 영화 액션 자체는 롱테이크 형식을 많이 쓰고 있어서 암기도 잘해놔야 한다. 떨어지고 부수고 쏘고를 2시간 동안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다치는 것도 많이 다쳤을 것 같다. 예전에 <굿 닥터>에서 좀 특별한 역을 맡아 연기 잘한다는 평을 들었던 것으로 아는데 내가 직접 그걸 확인할 수 있던 건 좋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은 게 뭘까? 바로 기존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주원 배우가 영화 필모그래피는 처참하던데 이 <카터>에서의 원맨쇼를 바탕으로 좋은 역할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올해 좋은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다. 다른 해 같으면 이름이 시상식에서 자주 불릴 텐데 올해가 워낙 죽음의 조라 이번 년에는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후술 할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주원 배우의 연기 하나는 정말 고생 많았고 박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묻히기엔 아까운 퍼포먼스였다.
칼 같은 여집합
얼마 전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그레이 맨>이 개봉했다. 여기도 조직의 비밀을 파헤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근데 이 <그레이 맨>은 최소한의 서사가 있다. '비밀 발견 - 비밀 파헤치고 - 흑막과 전투 - 엔딩'이라는 전형적인 소재긴 하지만 루소 형제는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액션을 사용한 셈이다. 이를 위해 크리스 에반스라는 배우를 섭외했고 그의 퍼포먼스는 영화의 톤을 만들어 주는 좋은 연기였다.
이 영화 역시 액션이 중요하다. 초반부 속옷만 입고 맨몸액션을 보여주는 주인공. 촬영이 롱테이크 형식이기 때문에 쉬는 것은 없다. 액션을 열심히 보여준다. 낫 비슷한 것으로 빌런들을 무찌른다. 와. 이걸 한다고? 촬영과 주원 배우의 열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피칠갑이 되는 카메라. 요리조리 흔들리며 카터의 처절한 싸움을 보여준다. 수십 명과 싸운 카터. 속옷만 입은 맨몸이었지만 왜일까 멀쩡하다. 이게 초반 20분 정도 되는 부분이다. 카터에게 과제가 있다. 바이러스의 전염병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아이를 구출하는 것이다. 그럼 혼자서는 안되니까 당연히 도와주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국정원과 접촉하는 카터. 그렇게 5분 대화한다. 그 5분 안에서 조용히 설명만 듣나? 아니다. 방해꾼들을 떨어트리는 장면이 몇 개 있다. 5분 대화하고 또 7분 정도 액션 신이 있다. 그러고 나서 또 주인공이 위기해 처한다. 대화하는 장면이긴 한데 총을 갖고 대화한다. 총을 갖고 대화하다가 도망가야 하니까 또 액션이 일어난다. 액션 하다가 지치면 멜로인지 드라마인지 모를 시퀀스가 있다. 근데 그 장면 중에서 갑자기 총을 맞는다. 보통 내가 아는 액션영화는 액션 비중이 엄청 높진 않았다. <범죄도시 2>나 <탑건 : 메버릭>만 봐도 전자는 강해상의 악랄함을 보여주는 시퀀스를 몇 개 넣었다. 후자는 아이스맨을 위시로 한 여러 인물 간의 이야기를 넣었다.
이렇게 서서히 쌓은 감정선을 부수고 난 후 관객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 위해 액션 신을 넣었다. 근데 이 영화는 다르다. 러닝타임 중 한 70%을 싸우는데 쓴다. 그래서 서사는 30분 정도 할당하나? 그래서 같은 내용을 1시간 30분 넘게 보려니 지루할 수밖에 없다. 아 또 싸워? 난 이야기 좀 보고 싶은데. 근데 그 막상 만들었던 이야기가 잘 만들었냐? 그것도 아니다. 일례로 주인공의 정체성과 관련된 갈등이 있다. 이거 빼도 서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 이게 무슨 긴장감을 주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어차피 러닝타임 거의 대부분이 액션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너무 큰 액션 비중 때문에 오히려 심심해 보인다. 인물끼리 대화하는 신을 볼 때마다 좀 방해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또 싸울 거면서 왜 대화하지? 갑자기 또 총알 날아들 것 아닌가? 형식의 간단명료함이 러닝타임을 지배하지 못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1/10으로 감소했다. 또 후반부에 주인공과 관련된 반전이 있다. 이 반전도 좀 많이 억지로 구겨 넣었다.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근데 왜 작위적으로 느껴질까? 생각해보면 액션 때문이다. 액션에서 어떤 장면을 넣어서 이야기를 전개해야 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삐뚤빼뚤 엇갈린다. 이 외에도 거의 모든 게 다 불필요하다. 초반부 등장하는 마피아. CIA가 개입하는 이유. 굳이 넣어야 했던 남북관계까지. 바이러스라는 소재는 <테이큰>, <아저씨>와 비교하려고 넣었나?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원인을 생각해보면 주객전도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런 식으로 영화의 많은 요소들이 액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극초반부를 제외한 나머지 러닝타임을 전속력으로 집어던진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무조건 장점도 아니야
근데 액션이 잘 뽑았다? 무작정 그렇다고도 볼 수 없다. 일단 초중반부에 오토바이 액션 신이 있다. 막 서로 쫓고 쫓기다가 어떤 사람의 오토바이가 폭발한다. 그럼 오토바이가 불타겠지? 오토바이가 불타면 주변 물질에 불이 붙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다르다. 옆의 그 어떤 것도 불에 그을리지 않는다. 또 카터가 오토바이 사이에 껴서 적을 상대하고 빌런들을 넘어트린다. 이때 오토바이 날아가는 형태가 CG 같다. 또 이 시퀀스에서 모든 인물이 다 검은색 옷을 입었기 때문에 누가 누구인지 구분도 안 된다. 촬영도 롱테이크 형식을 빌려왔다. 그러니까 카메라가 엄청 흔들린다. 그럼 액션이 보이지도 않아서 화려한 것만 눈에 보인다. 이 영화의 액션 신은 이런 것이다. 자세히 보면 장점이라곤 주원 배우의 열연만 남는 부분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에서 카터가 비행기를 타는 장면이 있다. 이 시퀀스의 모든 것은 신기할 정도다. 일단 이 시퀀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인과관계가 갑작스러운 건 다른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하자. 이 비행기엔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이 탑승한다. 그럼 나라와 나라 사이에는 외교란 게 있다. 만약 어떤 나라 사람이 다른 국가의 누군가를 죽인다. 근데 그걸 밑도 끝도 없이 연이어 죽인다. 난리가 난다. 근데 그 조금의 후폭풍을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무작정 총만 쏴댄다. 그리고 그 무작정 총만 쏴대고 조직을 배신하는 일을 사람들이 너무 쉽게 넘어가준다. 얘들은 목숨이 아깝지 않나? 너무 극단적인 것만 계속 보여주는 것 아닌가? 그렇게 영화를 보다가 비행기 아래로 떨어지는 시퀀스로 이동한다. 이 시퀀스는 모든 지점에서 CG 티가 난다. 하늘에 있는데 어쩜 그리 총을 잘 쏘는지, 떨어지는 속도 무시하고 총을 쏠 수나 있는지, 몸을 어떻게 저렇게 자유자재로 구사하는지, 저 높이에서 비행하고 살 수 있는지, 윤희는 과연 무슨 잘못인지 싶다. 떨어지는 인물들의 몸과 배경인 하늘이 안 맞는 건 둘째로 치고 나서라도 이 장면에 들어간 모든 부분이 이상하다. 이 지점에서 영화 창을 끄고 싶어질만큼.
고르지 못한 연출법
근데 그렇게 장면을 구상하다 못해 영화의 톤이 들쭉날쭉하기까지 하다. 일단 카메라가 엄청 흔들린다. 왜 흔든지 모르겠다. 근데 너무 흔들려서 사람에 따라 산만하다고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형식이 롱테이크 형식이다. 이거 롱테이크로 이야기 전개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냥 장면 장면마다 이어 붙여도 영화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 <카터>는 그런 촬영기법을 고수하다 보니 일단 보는 것 자체가 어지럽다. 만약 극장에 걸렸다? 멀미 느끼는 분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또 중간에 CIA 책임자로 나오는 배우 말고 대사 처리가 다 뭔가 안 맞는다. 일단 주인공 주원 배우 대사 처리하는 톤이 좀 이질감이 들었다. 이 배우 나오는 영상물 처음 보는데도 이질감이 느껴졌다. 목소리 톤에 쇳소리가 들어가니까 톤이 일정해서 오히려 어색한 느낌이 강했다. 눈빛이랑 액션은 좋은데 대사 치는 톤만 유달리 이상한 것이 안 그래도 많은 장점을 부각하기까지 한다. 주원 배우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외국인 배우들이 자주 나온다. 음.. 어.. 물어보고 싶다. 이 부분이 최선이었는지. 사실 외국인 배우만 뭔가 이상한 연기법을 갖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배우도 마찬가지다. 근데 외국인 배우들 중 쓸데없는 대사가 많았어서 그게 더 도드라지는 경향이 있다.
극장에 걸렸으면
이 글을 쓰기 전에 과연 내가 솔직하게 할 말을 쓰는 게 맞나? 싶었다. 한 영화에는 많은 사람들의 돈과 노력이 들어간다. 미술팀도 섭외 팀도 장소 로케이션 팀도 다들 고생해서 영화가 만들어진다. 물론 다들 고생 많으셨을 것이다. 근데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솔직히 올해의 한국영화 괴작 중 최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게 기대작 소리를 들었다면 주원 배우의 커리어에 영향이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다. 하물며 엔딩까지 이 영화는 과연 무엇을 위해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점이 있다. 특히 엔딩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안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엔딩까지 보면 그래서 뭐?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 넷플릭스로 시원한 액션 보고 싶은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다. 그 외의 분들에게는 솔직히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넷플릭스로 보는 재미를 보여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영화가 되어버렸다. 열연을 펼친 주원 배우와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그 대신 정병길 감독은 이 영화와 관련된 혹평을 잘 딛고 일어나시길 기원한다. 액션 연출 포트폴리오라면 이 영화는 교보재가 될 뻔했다. 아무튼 이 영화가 극장에 걸렸다면 아찔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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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은 ‘성장’의 다른 이름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율리에. 그녀는 뛰어난 성적으로 의대에 입학했지만 이내 흥미를 잃는다. 의대 진학은 ‘최고’라는 인정을 위한 것이었을 뿐이기에 금방 싫증이 난 것이다. 자신의 관심사가 외과가 아닌 정신‧심리에 있다고 결론 내린 그녀는 심리학을 전공하나 이 역시 금세 그만둔다. 그다음은 사진 촬영이다. 요컨대 율리에는 방황 중이다.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아 방황하는 율리에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상대는 중년에 접어든 악셀이라는 남자로 풍자 만화 작가인 그는 지적이고 신중한 구석이 있다. 율리에는 그와 사랑에 빠지고 동거를 시작한다. 율리에와 악셀은 오랜 기간 만남을 이어가며 사랑을 키운다.
부유하던 율리에에게 안정감을 줄 최적의 남자였던 악셀. 그러나 율리에는 점차 자신이 악셀과의 관계에서 얻은 안정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혼란에 빠진다. 나이가 있는 악셀은 아이를 원하고 작가라는 직업 탓인지 모든 걸 정확하고 분명하게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그가 작품 창작에 몰두할 때면 율리에는 그의 뒤에서 외로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결정적인 장면이 있다. 어느 날 말다툼 끝에 악셀이 “뭘 하고 싶은데?”라고 묻는다. 그러나 율리에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율리에가 악셀과의 사랑을 통해 갈구하고 얻어낸 것이 사실은 공허한 것에 불과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율리에 마음의 빈자리가 점점 커져가는 건 당연하다. 그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남자가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 파티에서 만난 에이빈드는 악셀과는 많은 것이 다른 남자다. 다소 마른 체형에 이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악셀과 달리 에이빈드는 몸집이 크고 유쾌하며 다정하다. 율리에가 엑셀과의 관계에서 결핍을 느꼈던 감정, 관능의 교류도 훨씬 수월하다. 처음 만난 날 술에 취해 서로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고 같은 변기에 소변을 보며 즐거워하는 율리에의 표정에서 그녀 마음의 방향은 이미 결정된 듯 보인다.
율리에가 사랑의 대상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결핍’이 키워드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삶의 목표가 없어 혼란스러울 때 만난 안정감을 주는 악셀, 감정적 공허함을 느낄 때 이를 충족해주며 등장한 에이빈드는 모두 율리에의 실현되지 않은 욕구를 충족해주는 대상이다. 그리고 율리에는 두 남자와의 사랑으로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여러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즉 율리에는 사랑으로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완전한 나”, 즉 외부에 덜 의지하고 자신에게 말미암은 단단함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 영화의 원제 ‘VERDENS VERSTE MENNESKE’와 영어 제목 ‘The Worst Person in the World’는 모두 ‘세계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국어 제목인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도 비슷한 의미를 담았다. 그러나 율리에는 과연 ‘최악’일까? 악셀과 에이빈드와 사랑하고 이별한 후 성장한 율리에는 이기적인 여자일까?
그렇지 않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는 여성이 늘 남성 주체의 확립 과정에서 소모되어왔다는 점 때문이다. 설령 율리에가 이기적인 목적으로 두 남자와의 사랑을 활용했다손 치더라도 멜로영화의 젠더 저울이 반대로 기울지는 않는단 소리다.
두 번째는 인간은 누구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 자체로 완전무결한 사람은 없다. 인간은 누구나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며, 이 욕구를 동반한 채 타자와 조우한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슬퍼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간다. 문제는 타자와 윤리적으로 관계 맺는 방식이지 타자와의 관계 그 자체가 아니다.* 불완전하며 열려 있는 존재는 누구나 타자를 필요로 한다. 율리에와 마찬가지로 악셀과 에이빈드도 그녀와의 관계에서 무언가를 학습하고 변화를 마주했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는 그들의 몫이다.
두 번의 사랑 끝에 마침내 어른이 된 율리에는 평온해 보였다. 청년의 방황, 사랑의 열정, 결별의 아픔을 거친 율리에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레나테 레인스베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 사랑하는 모두가 ‘최악’을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율리에의 평온에 다다를 수 있기를.
*이를테면 페미니즘은 타자와 평등하게 만나기 위한 방법론, 인식론이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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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영화/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4월 첫째 주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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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지난 주말 벚꽃이 한창 만개함에 따라 관객들의 발걸음이 영화관이 아닌 바깥으로 향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주말 동안에만 총 92만 5천여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고 주간까지 합쳐 총 142만 3천 명의 관객이 다녀가 전 주(162만 6천 명) 대비 13%가량 하락한 관객 수를 기록하였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4주 연속 선두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였으며 지난 수요일 개봉한 게임 원작의 블록버스터 영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가 1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하였습니다. 이어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6만 2천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3위를, 한국영화 <웅남이>와 <소울메이트>가 도합 6만 4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각각 4,5위를 기록하였습니다.
1. <스즈메의 문단속>(-)
<스즈메의 문단속>이 이번 주에도 역시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는데요, 지난주 대비 23.2%가량 감소한 관객 수를 기록해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으로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가 적었던 것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와 별개로 누적 관객 수는 378만을 넘겨 이번 주말에는 무난히 400만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추세라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국내 최고 흥행작인 <너의 이름은>이 세운 기록을 가뿐히 넘기고 더 나아가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기록 또한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NEW)
신비한 유물을 찾아 떠나는 도적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어드벤처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개봉 주차 주말 12만 명의 관객을 기록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동 시기 북미에서도 개봉을 마쳤는데 지난 주말 1위를 차지했던 <존 윅 4>를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하였습니다.
3. <더 퍼스트 슬램덩크>(-)
4월 2일 일요일 한일 성우 무대인사와 GV를 마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 주와 마찬가지로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습니다. 주말 동안 6만 2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는 438만여 명을 기록하였는데요, 개봉 14주 차를 맞아 오는 5일부터는 IMAX 상영과 엔딩 주제곡 가수인 10-FEET의 라이브 이벤트까지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4. <웅남이>(⬇︎2)
3월 4주 차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던 박성광 감독의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 <웅남이>는 이번 주말 4만 5238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26만 6263명을 기록하며 4위로 떨어졌습니다.
5. <소울메이트>(⬇︎1)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한 영화는 민용근 감독의 <소울메이트>입니다. 지난주에서 한 계단 떨어진 성적인데요, 주말 동안 총 1만 9천여 명의 관객 수를 더해 누적 관객 22만 명을 기록하였습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가 개봉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힘차게 데뷔했습니다. 시리즈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존 윅 4>는 한 계단 떨어진 2위를 기록하였는데요, 3위를 차지한 <히즈 온리 선>은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친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다룬 기독교 영화라고 합니다. 뒤를 이어 개봉 이래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두 편의 시리즈 영화 <스크림 6>와 <크리드 3>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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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4월 첫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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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과 행운은 동전 앞 뒷면 차이
루비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농인이라 듣고 말하지 못하는 가족들 대신 일도 도와야 하고, 생선 냄새 난다는 친구들의 따돌림도 견뎌내야 한다. 그런 앞이 보이지 않는 그녀의 인생에도 한 줄기 빛이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학교 음악 선생님이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아 그녀를 버클리 음대에 보낼 목적으로 개인 과외를 시켜준 것이다. 답답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간신히 지탱해주던 음악, 그 음악이 그녀의 암울한 삶을 구원시켜 줄 수 있을까?
1. 소리가 없는 세상에 산다는 것
루비는 가족과 대화할 수 없다. 그녀의 가족은 농인이기 때문이다. 수어로 대화를 하긴 하지만 집 안에서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그렇게 안팎으로 외로운 루비는 음악을 벗삼아 살아간다. 가족들은 그녀가 아무리 크게 소리지르며 노래를 불러도 모르기에.
하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렇게 참석한 딸의 음악회에서 그들은 한없이 연기해야만 한다. 사랑하는 딸이 노래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소리는 무음인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적절한 타이밍에 박수를 치지만 그들 가족만은 모두의 눈치를 보고 한 템포 늦게 박수를 쳐야 한다. 루비의 듀엣 무대씬 중에서 루비의 노래가 음소거되는 연출을 통해 그들의 무음만 가득한 세상에 대해 체감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루비가 열심히 연습한 노래를 못 듣는 것보다 가족들이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감정적인 소용돌이를 불러일으켰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루비의 아빠가 루비에게 한 번 더 노래를 부르게 하고서는 그녀의 성대를 만지며, 노래를 느끼는 장면에서 감정적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비로소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장면이었다.
2. 독립은 서로를 강하게 만든다
가족은 우애있게 언제나 함께해야 한다는 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족 간에도 적당한 거리는 필요하다. 인간은 평생 가족만을 위해 살아갈 순 없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까지 희생하는 것은 폭력에 굴복하는 것과 같은 패배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정도껏이어야 가족과의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루비가 가족으로부터 독립을 선택한 것은 루비 본인을 위해서도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루비가 없는 삶도 익숙해져야 그들도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것이 아닌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일을 도맡아 희생할 순 없는 일이다. 가족들 앞에서 더 냉정해져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을 오래 지키려면 언제나 그들이 영원토록 함께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떠날 시기를 잘 정해야 한다.
3. 총평
장애를 가진 이들을 잘 이해하고 만드는 영화가 많아져서 기분이 너무 좋다. 코다라는 제목은 농인 가족에서 태어난 청 인 자녀라는 뜻이던데, 루비가 가족을 위해 오디션장에서 수화와 함께 노래하는 장면에서 그녀가 코다라는 사실은 그 그녀가 가려야 할 맹점이 아니라 되려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청인 뿐만 아니라 농인 팬덤까지 구축할 만한 예술 인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삶은 나쁜 일만 주지 않는다. 동전을 뒤집으면, 불운은 어느 순간 운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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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로 돌아온 나의 사랑이여! 그대는 축복인가, 재앙인가? 손자이자 아들 '엘리아스'를 잃고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할아버지 '말러'와 엄마 '안나', 아내 '에바'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소식을 듣고 슬픔에 오열하는 남편 '데이빗', 반려자 '엘리자베트'의 장례식을 마치고 텅 빈 집에 돌아온 노부인 '토라'. 원인불명의 정전이 오슬로 전역을 덮친 이후, 죽은 이들이 다시 깨어나 사랑하는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무덤에 묻혔던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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