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9-25 10:33:56
9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9월 넷째 주
한국에서는 <잠> 북미에서는 <더 넌 2> 3주째 호러, 스릴러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새로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2위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9월 4주차 박스오피스 순위 같이 알아볼까요?✍�
[국내 박스오피스]
영화 <잠>이 개봉 이후 3주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6번째 시리즈를 맞이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 할리우드 레이싱 액션 영화 <그란 투리스모>가 5만여명을 동원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개봉 첫 날 부터 혹평세례를 받고 있는데, 허술한 내용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넌 2>가 매출액 84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3주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익스펜더블4>는 매출액 830만 달러를 올려 2위로 출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이 3위를 기록했습니다. <더 넌>은 1956년 프랑스 한 성당에서 신부가 죽은 채 발견되고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아이린 수녀가 의문의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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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원의 밤
낙원의 밤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방법
'너 혼자 있기 싫다며'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특별한 상황에 놓인 경우, 그 죽음의 의미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죽음'은 모두 시한부 삶으로 나타난다. 태구의 누나도 태구가 '이식'을 해주고 싶지만, 아버지가 다른 남매라서 가능하지 않았고, 그마져도 사고로 갑작스럽게 죽는다.
태구가 제주도에서 만난 재연도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수술해도 살 수 있는 확률이 10%에 불과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재연은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지금의 삶에 미련이 없다.
태구 역시 누나와 조카를 죽인 북성파 도회장을 살해하고 조직 두목인 양사장의 지시로 제주도로 몸을 숨기면서, 자신의 삶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한다.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인물들 사이를 들여다보면 이 사건이 오래 전부터 시작된 두 조직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의 마지막 과정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누가 승자인지, 패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영화는 느와르 장르를 보여주려 하지만, 간헐적으로 터져나오는 농담이 마냥 웃기지만은 않는다.
태구가 찾아간 제주도의 쿠토는 한때 태구의 조직에서 최고 실력자였고, 상대 조직과의 전쟁에서 잔인하고 무서운 실력자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그 때문에 그의 가족들이 몰살당하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이 조카인 재연이다.
재연은 학생 때 부모와 동생이 살해당한 장면을 봤으며, 그 트라우마로 지금도 힘들어 한다. 재연은 삼촌인 쿠토를 증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민을 갖는 양가 감정으로 자신을 괴롭히는데, 이건 자식이 부모에게 갖는 감정과 거의 같다는 점에서, 삼촌 쿠토는 사실상 재연의 아버지다.
북성파의 마이사는 재연이 중학생 때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한때 마이사와 쿠토가 같은 조직에서 일했다는 것을 뜻하며, 어떤 사건으로 쿠토가 북성파 조직을 떠나 양사장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쿠토는 제주도에서 농장을 하며 무기 밀매를 한다. 러시아에서 밀반입한 총기를 국내 폭력조직에 판매하는데, 이 총을 구입하는 조직은 서울의 조직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 제주도의 독자적 조직으로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힘 있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기어들어가서 북성파의 마이사 쪽으로 붙는다.
사건은 크게 서울과 제주도에서 발생한다. 태구가 서울에서 북성파 도회장을 살해하고 제주도로 내려올 때까지의 상황은 빠르게 진행된다. 거대 조직인 북성파는 양사장 조직을 찍어누르는 상태였고, 양사장은 조직 2인자인 태구가 도회장 쪽으로 빠져나갈 것을 몹시 걱정하고 있다. 이때 태구의 누나와 조카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양사장은 도회장이 한 짓이라고 말한다.
북성파 마이사는 양사장을 '양아치 새끼'로 부를 정도로 하찮게 여기는데, 그런 양사장에게 자기가 모시는 도회장이 당했다는 말을 듣고 이를 간다. 조직의 크기나 인물의 배포, 성격에서 양사장은 마이사의 발끝에도 닿지 못하는 '양아치'가 분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양사장은 경찰의 고위 간부에게 줄을 대고 있고, 폭력조직을 관리하는 경찰 간부 '박과장'은 마이사와 양사장을 불러 화해시킨다.
그 조건은 도회장과 북성파 조직원을 살해한 태구 하나를 없애는 것이다. 태구를 없애는 것은 마이사가 하되, 뒷처리는 양사장이 하는 것으로 세 사람은 합의한다. 이렇게 태구는 자신의 운명이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모른 채 제주도에 남아 있게 된다.
쿠토에게 무기를 사가던 지역 조직원들이 러시아 마피아와 직접 거래를 하겠다며 쿠토를 살해하자 재연과 태구가 이들을 전부 살해하고 농장을 떠난다. 이들은 이제 한 곳에 정착할 수 없는 떠돌이가 되었는데, 평소 잘 알던 펜션하는 부부에게 펜션을 빌린다.
서울에서 양회장이 태구에게 전화해 자신도 쫓기는 몸이라 제주도로 내려오겠다고 말하고, 공항으로 마중나오라고 한다. 재연과 태구는 티격태격 하면서도 서로를 안쓰럽게 여긴다. 태구는 재연이 불치병으로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자신의 누나를 떠올린다. 그래서 재연이 맛있게 먹는 '물회'를 처음에는 먹지 못하지만, 재연과 함께 떠돌이가 되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순간, '물회'를 맛있게 먹는다.
재연은 태구가 여느 깡패처럼 무식하고 멍청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태구의 눈빛에서 서늘하고 처연한 감정을 공감한다. 태구는 말하지 않았지만, 바로 얼마 전, 누나와 조카를 잃고, 삶의 희망이 사라진 태구의 눈빛은 제주의 바다만큼 짙고 푸르다.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애써 모른 척 한다. 그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두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 사치라는 걸 알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무심한 척 하는 두 사람의 마음은, 짧은 삶을 남겨둔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않을까.
농장에서 재연을 인질로 잡은 마이사가 태구에게 전화해 '너 혼자만 죽으면 되잖아'라고 말한다. 태구는 재연과 조직의 동생 진성을 살리려고 마이사를 찾아간다. 그는 자기가 죽을 것임을 알고 있다. 다만, 재연 앞에서 죽게 된다는 것, 재연을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재연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은 태구가 자기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누나와 조카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연은 이미 삼촌 쿠토로 인해 부모와 동생이 억울하게 살해당하지 않았던가.
마이사를 찾아 농장에 온 태구는 처음부터 죽도록 맞는다. 그런 태구에게 마이사는 누나와 조카를 죽인 놈이 누구인가를 말한다. 북성파 마이사는 태구를 죽이려고 태구의 누나와 조카를 죽일 정도로 멍청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도회장을 죽이려는 의도로 태구의 누나와 조카를 죽이고, 태구에게 도회장이 한 짓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은 태구의 두목 양사장이라고 말한다. 이때 옆에 있던 양사장도 그 말을 듣지만, 부인하지 않는 걸로 봐서 마이사의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태구는 양사장을 죽이려 하지만, 마이사는 박과장과의 약속 때문에 양사장을 살리고 태구를 죽인다. 태구는 죽어가면서도 재연에게 농담을 건넨다. 두 사람만 아는 농담은 두 사람의 마음 깊은 곳으로 연결된다.
폭력조직에 몸담은 깡패 태구는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의외로 마음이 여리다. 재연과 만나면서 그는 혼란스러운 감정에 빠진다. 태구는 그동안 연애를 한 적이 없었을까. 아니, 마음을 울리는, 사랑의 감정으로 심장이 뛰는 그런 여성을 만난 적이 없었을까.
재연을 만나고 태구는 그런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시한부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깨닫게 되고, 서로의 감정을 다치지 않도록 애쓴다. 재연도 평범한 여학생에서 권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단단한 여성이 되지만, 그 과정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쉽다. 오히려 재연이 냉정한 킬러로의 면모를 보이는 것이 어땠을까. 그랬다면 마지막 장면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태구와 재연의 캐릭터는 잘 구축되었고, 배우 엄태구와 전여빈은 인물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가 느와르를 추구하고 있는 건 분명한데, 중간에 가끔 나오는 코믹한 대사는 느와르의 긴장을 풀고, 호흡을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이면서,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블랙코미디의 떠올리게 한다. 비극적 상황에서 오히려 농담을 할 수 있게 되는 부조리는 현실에서 종종 일어난다.
다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이 없는, 냉정하고 잔혹한 리얼리즘의 느와르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잔혹하되 인물의 부조리를 드러낼 것인지는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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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서만 넣으면 합격하는 대학교, <억셉티드>
오늘의 영화는 바로,
만우절에 보기 좋은 <억셉티드>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정보
개요 코미디 | 미국 | 90분
감독 스티브 핑크
출연 저스틴 롱, 애덤 허쉬만 등
등급 12세 관람가
줄거리
지원했던 8개 대학에서 모조리 입학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고교졸업반 바틀비 게인스, 일명 'B'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하여 대학 커리어도 쌓고 여자친구에게도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내린 결론은 단 하나.
직접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들을 위해 '사우스 하몬 기술대학교'라는 가짜 대학을 오픈한 첫날,
B와 친구들은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한다. 자기들처럼 대입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던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이 대학 입학을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제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돌아가고, 주위의 명문대학생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가운데,
B와 친구들은 '학생이 곧 교수'라는 황당한 룰을 설정해 이 가짜 대학을 유지해 가는데...
"대학생이라면 꿈꿔본 이상적인 대학교"
출처: 네이버 영화
사우스 하몬대학교는 바틀비 게인스가 만들어낸 가짜 학교이지만 꽤 이상적인 교육관을 가진 학교를 만들어냈는데요.
'학생이 교수인 대학. 배우고 싶은 과목을 배우는 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대학교를 운영합니다.
사실 한국의 대학교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취업을 위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닌 학점이 잘 나오는 강의를 선택하거나,
경쟁률이 너무 치열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우스 하몬 대학교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칠판에 적고,
그 강의의 교수가 자신이 되어, 그 분야를 학습하고 성장해나갑니다.
물론 진짜 대학교처럼 전문적인 지식을 얻기는 힘들겠지만,
주입식 교육보다 더 좋은 영향을 학생들에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대학교보다 더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성장을 하게 만드는 사우스 하몬 대학교.
이것이 바로 앞으로 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에 더 알맞았던 영화"
출처: 네이버 영화
미국에서 유명한 영화 정보·리뷰 사이트인 'IMDB' , 'Rotten Tomatoes'에서 <억셉티드> 평가를 보면
굉장히 부정적이고 낮게 평가가 되었습니다. (IMDB - 6.4 / 10 , Rotten Tomatoes - 신선도 38%)
하지만, 한국의 대표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평점을 보면 각각 8.14, 8.7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대학교 시스템 차이로 인해 이렇게 극과 극의 평점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 영화이지만, 미국인보다는 한국인의 공감을 받았던 영화였습니다.
"명장면, 명대사"
출처: 네이버 영화
저는 교육위원회에서 바틀비 게인스가 연설하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고 싶은데요.
↓ 이 장면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0eGGtt1KWA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영화.
지금까지 <억셉티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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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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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JU IFF 데일리] 아버지를 닮지 않기 위한 발악으로, <맨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빠짐없이 수많은 상영작을 선보인다. 한국경쟁작들을 한데 모은 ‘한국경쟁’부터, 전위적인 작품들이 돋보이는 ‘국제경쟁’ 섹션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경쟁부문 탈락작과 비경쟁 부문 작품들을 모아둔 섹션인 ‘코리안시네마’는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의 향연 그 자체다.
코리안시네마 섹션 내 구분은 다큐멘터리, 현직 배우들의 연출작, 중견 감독들의 작품부터 신진감독들의 작품 등까지 다양하다. 모든 작품이 주목받을 가치가 충분하지만, 어떤 곳에서나 신진감독들의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어떤 새로운 얼굴과 신선한 생각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낼까. 그 호기심을 한지수 감독의 <맨홀>로 풀어보고자 한다.
맨홀
Hideaway
Cast
감독: 한지수
출연: 김준호, 권소현, 김민서, 박미현
시놉시스
폭력을 일삼던 소방관 아버지가 순직한 뒤 새로운 삶을 꿈꾸던 18살의 선오는 아버지의 폭력을 잊은 듯 행동하는 엄마와 누나로 인해 혼란스럽다. 새롭게 친구가 된 기진 무리와 어울리며 엇나가는 선오. 아버지의 1주기 기념식에 다녀 온 엄마와 누나에게 아버지를 용서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선오 내면의 무언가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인생은 원래 그런 것 같다. 평소에 그릇된다고 생각하던 일들을 내 손으로 하게 되고, 부정하고 싶던 것들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는 것 같다. <맨홀>이 다루는 사례는 조금 더 드라마틱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현실에 그런 딜레마들은 잊을 때면 우리에게 찾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맨홀>은 고등학생 선오(김준호)가 아버지로부터 당하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 자신이 타인에게 폭력하기에 이르는 일련의 수미상관 형태를 가진다.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메타포와 끊임없이 반복하는 딜레마들이 특징이다. 서사 구조가 극히 어렵기보다 친절한 형태를 띤다. 그러나 은유와 작품이 던지는 질문들에 길을 잃기 쉬울 수 있으니 관람에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폭력 일삼는 아버지가 타인에게 영웅이라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가장 큰 명제를 관객에게 떠안긴다. ‘집에서는 악마 같은 아버지가 밖에서는 영웅이라면?’ 선오와 누나, 어머니는 가정폭력에 시달린다. 어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선오 남매에게 보고하게 한다는 점에서 미루어봤을 때, 선오 아버지는 의처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는 틈만 나면 어머니를 의심하고, 의심스러움을 분노로 표출한다. 그렇게 어머니부터 자식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공포에 질리게 한다.
아버지에게서 도망치는 과정에서 남매는 동네 숨겨진 곳에서 한 맨홀을 발견한다. 그 맨홀 뚜껑 아래에는 자그마한 공간이 있다. 그곳은 작은 남매에게 도피처가 되어준다. 그 이상으로 그들의 ‘집’이 되어준다. 우연히 만난 고물상 강아지는 그들에게 내려지는 포근한 달빛과도 같아 ‘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 표면적인 서사는 시간에 따른 역행적 삽입 구조를 통해 플래시백된다.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는 소방관으로서 언제나 사람들을 구했고, 그 과정에서 명예롭게 순직한다. 우스울지도 모르는 이야기다. 폭력적인 사람의 명예로운 죽음이라니. 남겨진 선오 가족에게 그 죽음은 달빛과도 같았을까. 포근히 내린 가정의 평화는 선오 가족에게 찾아올 수 있을까.
맨홀 안 지하실에서 ‘판도라의 상자’로
지하실은 어쩌면 선오의 마음이 공간화한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은 가정폭력을 통해 공통된 경험과 마음을 가진 선오와 누나 둘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이제 누나는 지하실에 오지 않으니, 선오 뿐이 그 공간을 유일하게 점유하는 존재가 된다. 그러다 비행 청소년 친구들 무리에서 만난 희주를 만난다. 희주와 급격하게 가까워지는 선오는 희주에게 지하실을 공개한다. 자연스레 희주라는 인물이 선오 누나의 자리를 대체하는 셈이 된다. 영화는 그렇게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맨홀 아래 지하실이라는 공간에서 구체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관계와 감정의 지하실은 아버지라는 기억으로부터 변질하기 시작한다. 도피처면서도 남매애를 형성했던 그 공간은 폭력적인 아버지의 죽음이 명예로웠다는 증명들이 찾아오면서 발길이 끊긴다. 선오는 남은 가족이 아버지의 폭력적이었던 모습을 끝내 용서하는 것에 분노한다. 그렇게 순직을 기리는 명패와 아버지의 사진들은 선오의 손에 의해 맨홀 뚜껑 아래로 추락한다. 말 그대로 ‘버려’진다.
두려움과 방황 속에서 피어났던 희망과 사랑의 감정들이 있었던 곳에 분노와 증오가 담기자 그 공간의 문은 완전히 닫혀버리기에 이른다. 따뜻했을지는 몰라도 인간미가 담겨있던 곳에 부정적인 것이 침입하자 그 공간은 일종의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심지어 영화의 가장 핵심이 되는 존재인 외국인의 시체가 지하실로 떨어진다. 절망과 공포, 두려움과 죽음은 이제 그 공간의 성분이다. 손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 손을 대게 된다. 금지된 것은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선오는 러닝타임이 끝나기 전에 반드시 맨홀의 뚜껑을 열게 될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던 간에.
폭력으로부터 도망친 곳이 폭력을 삼키는 곳으로
<맨홀>은 꽤 많은 긴장감과 두려움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딜레마 속에서 선오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 외국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뒤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은 선오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트라우마를 제공한 장본인이 사회적 명예를 갖게 되는 것은 선오에게 증오의 대상이었다. 그만큼 선오에게 폭력이라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무언가였다. 즉 선오에게 폭력은 아버지였고, 아버지는 폭력 그 자체였다. 그런 이가 사회적으로 명예를 얻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버지를, 폭력을 자신의 아지트에 던져버렸어야 했을 것이다. 아지트면서도 그곳은 일종의 대지 밑, 지하이기에 ‘비가시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오는 그 폭력이라는 것에 다시 손을 내민다. 시비에 휘말렸던 외국인을 선오 무리가 찾아 단죄할 때, 결국 발길질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숨겨왔던 폭력에 관한 열망과 억눌렀던 분노는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그 외지인에 잔인하게 표출된다. 그 잔인성의 끝은 선오가 다시 맨홀 뚜껑을 열게 한다. 이제는 그 맨홀 뚜껑 아래에 증오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폭력성마저, 자신이 표출한 그 증오스러운 것의 현현마저 존재한다. 그렇기에 아이러니다. 폭력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폭력으로 봉합한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선오의 몸부림은 결국 선오를 스스로 다시 그 그림자 안에 묶어두는 것은 물론, 그 그림자가 되게끔 만든다.
뚜껑이 열리기 시작하면서부터 닫혀버려 그 비밀과 증오를 가둘 때까지, 맨홀은 러닝타임 내내 일종의 내핵처럼 자리한다. 그 중심과도 같은, 심지어 제목에까지 존재감을 명징하게 드러내는 <맨홀>은 그 존재 자체로 관객에게 러닝타임이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끝없이 질문한다. 아버지를 용서할 것인가, 용서하고 잊고 새 출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관객이 스크린 바깥에서 스스로 그 질문에 답할 때다.
상영 일정
2025. 05. 01(목)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 20:30
2025. 05. 02(금) CGV전주고사 4관 10:00
2025. 05. 03(토) 메가박스 전주객사 8관 17:30
2025. 05. 09(금) 메가박스 전주객사 1관 13:30
전주국제영화제는 4월 30일~5월 9일 동안 개최됩니다. 자세한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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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2월 셋째 주 씨네랩 홈시네마 추천작 3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2022년 2월 셋째 주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 시네마 추천작 3편을 소개드리겠습니다. :)
이번 주는 특별히 2월 16일 개봉한 <리코리쉬 피자>를 연출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전작들을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여러분들 모두 잘 알다시피
연출한 모든 작품들이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 중의 한명인데요.
물론 그가 연출한 영화들이 난해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들도 많지만
전세계 영화계에서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고 팬임을 밝히고 있죠!
그럼 오늘도 씨네랩이 작품을 선정 및 추천하는 이유와
간단한 작품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씨네랩이 추천하는 홈시네마작을 시청하면서
오늘 하루도 영화로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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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왓챠 <펀치 드렁크 러브>
영화 - 멜로/로맨스ㅣ95분
- 콘텐츠 소개 :
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아담 샌들러). 비행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준다는 푸딩을 사모으는 것이 유일한 낙인 그는 어느 날 아침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낡은 풍금을 발견하곤 사무실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에밀리 왓슨)를 만나게 된다.
오래 전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다고, 당신과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나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배리.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한 가슴벅찬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외로움에 지쳐 폰 섹스를 걸었다가 알게 된 악덕업체 일당, 일명 “매트리스 맨”. 배리와 레나가 꿈결 같은 하와이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선정 및 추천 이유 :
제5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펀치 드렁크'의 사전적 정의는 복싱선수와 같이 뇌에 많은 충격과 손상을 받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뇌세포손상증입니다. 무섭고 치명적인 병이지만 뒤의 단어 '사랑'을 수식할 때 역설적이게도 로맨틱적입니다. 그만큼 치명적이고 정신을 못차릴정도의 사랑이라는 뜻으로 느껴지니 말입니다.
주인공 '배리 이건'은 7명이나 되는 누나들에 둘러쌓인 엄청난 강박 증세의 소유자입니다. 겉보기에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인물로 보이지만 한번씩 걷잡을 수 없이 화가 증폭되어 레스토랑의 화장실을 부수거나 유리창을 깨부수는등의 기이한 행동을 벌이는 인물입니다. 어느 날 배리는 레나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방해되는 것들로부터 초인적인 사랑의 힘? 을 발휘하게 됩니다.
여느 드라마보다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드라마처럼 느껴집니다. 완벽하지 않은 이들이 너무나 완벽한 사랑을 펼쳐내는 과정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제목처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사랑에 흠뻑 빠진 이들의 감정은을 볼 수 있는 즐거움, 연출 천재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아름다운 미쟝센과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배리'와 '레나'의 독특한 재밌는 사랑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
2. 왓챠 <부기 나이트>
영화 - 드라마 ㅣ155분
- 콘텐츠 소개 : 1970년대 말, 이소룡과 셰릴 티그로의 사진으로 벽면을 도배하고, 스타를 꿈꾸는 17세 청년 에디 아담스는 고등학교마저 중퇴하고 나이트에서 접시닦이로 일하고 있다. 별볼일 없는 인생이지만, 그에겐 '빅 스타'의 희망과 짭짤한 부수입까지도 챙겨주는 특별한 물건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33센티'를 자랑하는 비정상적인 성기였다. 포르노 영화업계의 대부격인 포르노 영화 감독 '잭 호너'는 그의 파트너 앰버와 함께 소문의 진상을 확인코자 나이트를 찾는다. 에디를 본 순간, 잭은 함께 일할 것을 권하지만 그는 선뜻 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별한 물건을 썩히지 말라는 잭의 한마디로, 에디는 포르노 배우 '더크 디글러'로서의 화려한 포르노 인생을 시작한다.
- 선정 및 추천 이유 :
제32회 전미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수상작.
제62회 뉴욕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 수상작
제55회 골든글로브시상식 남우조연상 수상작
제10회 시카고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 수상작
제23회 LA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신인상 수상작
엄청난 수상경력이 증명해주듯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최고 작품 중의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극 중 배경이 되는 1970~1980년대의 미국 포르노 산업를 소재로 하는만큼 거부감이나 자극적인 선정성 등의 반감 이슈도 있지만 소위 '섹스'를 말하는 영화는 결코 아닌데요.
포르노 산업에서 일하는 관계되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여러가지 인간 군상과 인간의 희노애락, 흥망성쇠를 느끼게 되고 깊고 철학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들, 다양한 캐릭터들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고, 그들의 인생을 바라봅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 연기의 힘을 본다면 계속 넋을 놓고 지켜보게 되는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또한 폴 토마스 앤더슨의 빼어난 연출력과 당시의 유행했던 곡들로 구성된 영화 속의 음악들도 <부기 나이트>의 추천 포인트로 꼽고 싶습니다.
3. 왓챠 <리노의 도박사>
영화 - 범죄,드라마, 스릴러 ㅣ 95분
- 콘텐츠 소개 : 화려한 도시 리노, 그곳의 한적한 식당앞에 한 남자가 초점없는 눈빛으로 앉아 있다. 그의 이름은 존(John: 존 C, 라일리 분)는 도박으로 얼마 안되는 재산을 모두 날렸다. 그에게 한 노신사가 온다. 그는 존에게 커피와 담배를 제공하고 그의 얘기를 들어준 후 믿기지 않는 제의를 한다. 노신사 시드니(Sydney: 필립 베이커 할 분)와 함께 존은 시내로 들어온다. 도박의 도시 리노. 이곳 카지노에 도착하자 시드니는 존에게 50불을 준 뒤 돈 따는 방법을 알려준다. 놀랍게도 시드니의 말이 그대로 적중하자 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깨끗한 방에서 편안한 밤을 맞게 되는데..
- 선정 및 추천 이유 :
제23회 LA비평가협회상 신인상 수상작.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초기 연출작입니다. 전형적인 범죄드라마, 스릴러 영화는 결이 조금 다르거나 약하지만 범죄드라마라고 분류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또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물들을 세심하게 묘사해내는 특징이 있는 영화인데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초기작부터 이렇게 영화를 정말 만들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특히 초기 영화에 대부분 출연한 배우 필립 베이커 홀, 존 C.라일리 등의 연기는 물론 기네스 팰트로, 사무엘 L. 잭슨의 예전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는 영화입니다. 전체적으로 쓸쓸한 분위기의 영화, 그리고 현실적인 폴 토마스 앤더슨의 감독의 영화를 보고싶다면 영화 <리노의 도박사>를 추천드립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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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상상했던 빛
*본 리뷰는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은 시사회를 바탕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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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발리우드'라는, 인도 영화에 대한 어떠한 선입견이 있었다. 과장된 연기와, 뮤지컬식 구성 등등... 흔히 그런 것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그러한 선입견을 뛰어넘음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이하: 우빛상모)>의 예술적인 가치와 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진심으로 소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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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대 인도의 뭄바이와 작은 해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인도라는 나라와 그 문화에 대해 사전 지식이 없으면 이 영화를 충분히 깊게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인도는 아직도 신분제가 작동하는 나라이며 결혼 제도 또한 초기의 대한민국 내지는 조선의 제도와 닮아있을 정도로 보수적이다. 가족의 기대와 사회적 규범 즉, '결혼은 어떠해야 한다'를 두고 그 관습이 강하게 적용되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 규범은 여성들에게 더 심하다. 여성들의 결혼은 마치 '인생의 역전'처럼 인식되고, 남편이 무엇을 하든 여성은 남자를 서포트해주어야 한다는 문화적인 배경이 있다. 또한, 인도의 종교적 배경도 주목해야 한다. 인도는 힌두교가 약 80%, 이슬람교가 약 15% 정도로 이루어져 있는 다종교 국가이다(출처 : 위키백과). 특히나 인구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인 '뭄바이'에서는 여러 종교들이 한데 모여 (물론 힌두교가 비율상으로는 훨씬 많을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도시이다. 특히 결혼과 연애에 대해 관습적이고 보수적인 인도 내에서 힌두교와 무슬림교 신자들 간의 사랑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도 '뭄바이'에 살고 있는 두 여성이 <우빛상모>의 주된 인물이다.
'프라바'는 결혼 직후 남편이 독일로 떠나 1년째 연락이 끊긴 간호사다. 겉보기엔 안정적인 직업과 결혼 생활을 가진 듯하지만, 남편의 부재로 인해 내면의 공허와 외로움을 겪고 있다. 그녀의 직장 동료 '아누'는 무슬림 남성과 비밀 연애 중인데, 인도 사회의 종교적 장벽과 가족의 맞선 강요로 인해 사랑과 결혼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병원에 파견 나온 남성 의사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여 자신을 억누릅니다. '프리바'보다는 자유로운 연애관을 갖고 있다. 아직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여있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프리바'가 같은 병원의 파견 의사에게 설렘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 독일에 있는 남편과 자신은 유부녀임을 생각하며 자책한다. '아누'는 반대로 무슬림 남자친구와 연애를 하는 것에 갈등을 느끼지만 '프라바'보다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찾으려 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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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 모두 인도라는 사회 속에서 '사랑'이라는 것 때문에 고뇌하고 또 행복해한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히는 설명하지 못하지만, 둘의 사랑 이야기를 진득하게 따라가다 보면 '인도'라는 '한국'과는 많이 달라 낯선 곳의 인물이 사실 인류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그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편이 있지만, 1년 넘게 돌아오지 않아 외로운 와중에 새로운 사람이 눈에 띄는 것, 종교적 문제로 금기시되는 위태로운 사랑을 하는 것은 비단 뭄바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빛상모>는 사랑에 대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마치 시를 그려내듯 섬세하고 진득하게 묘사하고 있다.
'프라바'가 독일로 간 남편이 자신에게 선물해 준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밥통을 끌어안고 없는 온기를 느끼는 장면, 그 장면에 희미하게 비치는 창 밖의 달빛과 밤에도 들려오는 기차 소리는 그녀의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그리고 영화의 중반부부터 시작되는 해변 마을에서의 이야기는 마치 환상처럼 진행되고, 꿈인 듯 현실인 듯 모호한 그 경계에서 각자의 사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비주얼적으로도 아름다운 부분이 많았는데, 그 비주얼은 분명 서사의 미학이 뒷받침되어 나온 결과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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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빛상모>의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 이 영화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는지 여실히 이해가 갔다. 영화는 도시의 어둠과 여성들의 고독,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희망을 몽환적이고 시적인 영상미로 담아낸다. 세 여성의 여정은 인도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여성의 현실을 드러내면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랑과 우정이 결국 어둠 속에서 빛이 됨을 보여준다. 척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한 편의 아름다운 꿈을 꾼 것 같은 메시지와 희망을 건네준다. 이 영화는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어진다.
4/23(월) 극장 개봉
- 추천 점수 : 5.0 / 5.0
- 이럴 때 보면 좋아요! :
외부적인 요인으로 나의 사랑을 진지하게 고민 중일 때 이 영화의 빛을 보고 용기를 얻어가세요!
- 추천 점수 : 5.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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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하면 생각나는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벌써 12월의 반절 이상이 지났네요. 그 말은 새해까지도 얼마 남지 않았고,
그 이전에 크리스마스도 곧 다가온다는 이야기겠죠?
그래서 오늘은 '크리스마스'하면 생각나는 영화
총 디섯 편을 추천드릴까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크리스마스 하면 생각나는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당신이 잠든 사이에
ⓒ 네이버 영화
synopsis
짝사랑하던 남자가 코마 상태에 빠져 위기에 처하자 이를 구해낸 루시는 본의 아니게 그의 가족에게
약혼녀로 소개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가족과 어울리면서 불안하면서도 행복감을 느끼는데…
cine pick!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
모두가 제목에 대한 호평을 보냈는데요. 90년대의 감성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당신이 잠든 사이에> 추천 드립니다.
노엘 다이어리
ⓒ 네이버 영화
synopsis
크리스마스 무렵, 어릴 때 살던 집을 정리하려고 고향에 돌아온 소설가가 생모를 찾고 있는 여자를
만난다. 과연 낡은 일기장이 두 사람의 과거와 마음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줄까?
cine pick!
베스트셀러 작가 리처드 폴 에번스의 소설 <노엘의 다이어리>가 원작인 영화 <노엘 다이어리>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인간 관계를 다룬 따뜻하고 훈훈한 영화이다.
클라우스
ⓒ 네이버 영화
synopsis
편지 6천 통을 배달하라고요? 소통은커녕 싸움만 일삼는 마을에서요?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에
좌절한 우체부. 그냥 포기하려던 차, 장난감 장인을 만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줄 테니 편지를 쓰라고 하는 거야!
cine pick!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클라우스>는 산타클로스를
소재로 한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이다.
캐롤
ⓒ 네이버 영화
synopsis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 테레즈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두 사람은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cine pick!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감독상,
촬영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영화 속 필름의 질감과 50년대 뉴욕의 풍경이 영화의
매력을 더하였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 네이버 영화
synopsis
반복되는 할로윈 준비가 지겨운 호박 왕 잭은 모두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전하고 싶다. 하지만
잭의 신나는 임무는 산타를 위험에 빠뜨리고, 온 세상의 착한 아이들에게는 악몽이 되고 만다!
cine pick!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 <크리스마스 악몽>은 개봉된지 13년 만에 3D
작업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따뜻한 감성과 뮤지컬의 요소가 곳곳에 들어가 재미를
더하였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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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선언, 좋았는데 아쉬운 영화
?Rabbitgumi 입니다!
기대를 많이 모았던 작품이죠.
비상선언이 개봉했습니다.
관상, 더 킹, 연애의 목적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죠.
배우진도 화려합니다.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같은 탑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개봉 후 첫 주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https://rabbitgumi.stibee.com/
브런치는 아래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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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낫아웃> 메인 예고편
고교 야구부 유망주 광호는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에서 탈락한다.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원하는 광호.
하지만 광호의 선택은 동료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만들고,
기댈 곳이 없어진 광호는 친구 민철과 함께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는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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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멜리에> 재개봉 예고편
이름: 아멜리 풀랑
직업: 몽마르트르 두 개의 풍차 카페 직원
특징: 취미 부자
금요일 저녁, 혼자서 영화 보는 것을 즐기는 아멜리는
크렘 브륄레의 캐러멜을 티스푼으로 깨트리거나
생 마르탱 운하에서 하는 물수제비뜨기를 좋아한다.
현재 남자친구는 없으며
그녀의 주변은 늘 독특한 성격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세월이 흘러도 혼자만의 시간과 여유를 즐기던
아멜리에게 어느 날, 운명의 사건이 찾아왔다.
8월 29일, 48시간 뒤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물론 그녀는 아직 이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