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9-25 10:33:56
9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9월 넷째 주
한국에서는 <잠> 북미에서는 <더 넌 2> 3주째 호러, 스릴러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새로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 2위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9월 4주차 박스오피스 순위 같이 알아볼까요?✍�
[국내 박스오피스]
영화 <잠>이 개봉 이후 3주째 정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6번째 시리즈를 맞이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 할리우드 레이싱 액션 영화 <그란 투리스모>가 5만여명을 동원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개봉 첫 날 부터 혹평세례를 받고 있는데, 허술한 내용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더 넌 2>가 매출액 84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3주째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익스펜더블4>는 매출액 830만 달러를 올려 2위로 출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이 3위를 기록했습니다. <더 넌>은 1956년 프랑스 한 성당에서 신부가 죽은 채 발견되고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아이린 수녀가 의문의 사건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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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정수
줄거리
'라이프(Life)' 잡지사에서 필름 원화 관리자로 근무하는 월터 마티는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을 다이내믹한 공상으로 이겨내는 습관이 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공상을 하며 출근하는데,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그는 동료에게서 회사가 팔리는 바람에 인터넷 잡지사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핸드릭스라는 구조조정 담당자에게 최악의 첫인상을 선사하고 원판 관리실로 출근한 월터.
마지막 라이프 잡지의 표지를 장식할 사진작가 숀 오코넬이 필름과 선물을 보냈다. 선물은 다름아닌 회사의 모토를 새겨놓은 지갑. 감동에 젖은 것도 잠시, 필름을 인화하는데 중요한 25번 필름이 없다. 설상가상 숀이 25번 필름을 꼭 표지로 써달라고 간부에게 전보까지 보낸 상황. 사진을 꼭 찾아야만 한다. 월터는 직접 숀을 만나러 가기로 한다.
떠돌이처럼 세상을 누비는 숀은 어디에 있을까? 월터는 그를 찾을 수 있을까?
감상 포인트
1. 파워 N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상상들이 펼쳐진다.
2. 사진 속 장소와 사람들을 찾아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추리형 전개라서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3. 반전이라면 반전인 마지막 장면은 '라이프'라는 잡지사의 이름을 곱씹게 만든다.
감상평
그린란드에서 아이슬란드, 상어와의 싸움부터 화산 폭발까지. 결코 현실이라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영화 같다고 했던가. 어쩌면 말도 안 된다고 코웃음 치는 그런 일들이야말로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예측 불허의 영역일지도 모른다. 당장 뒤를 돌아봤을 때,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을 거라고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있었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이 영화도 인셉션처럼 소설에 참고하려고 본 영화인데 인생 영화로 등극했다. 마지막 장면은 반쯤 예상하고 있었는데도, 그 뻔하디 뻔한 장면에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돌려서 다시 보고 다시 볼 만큼 짙은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그렇다고 미련을 갖게 하는 결말이 아니라, 용기를 얻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반복되는 삶에 지쳤을 때,
자신이 한심해 보일 때 보면 좋은 영화.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월터의 가족이 피아노를 버리지 못했던 이유는, 어머니가 아닌 월터가 애지중지하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핑계를 대며 이사를 다닐 때마다 피아노를 가지고 다녔지만, 막상 어머니는 피아노 뚜껑도 열어보지 않는다. 다만 그 상처 난 피아노의 사진을 찍을 뿐이다.
피아노는 월터의 미련을 뜻한다. 이리저리 떠돌다가 생긴 피아노의 상처는 월터가 아버지를 잃고 아파했던 것에 대한 상징이다. 어머니는 아버지 대신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시달리는 아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늘 말없이 믿고 바라보는 편을 택한다. 이미 옆에 없는 남편이 선물해 준 피아노를 치는 대신, 언젠가는 유럽 여행을 떠날 아들을 위해 '월터 박스' 속에 차곡차곡 옛 물건들을 보관한다.
월터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그리워하면서도 막상 모히칸 머리를 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던 그 시절처럼 과감하게 살지 못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심하게 여긴다. 그가 현실의 늪에 더 깊게 빠져들어 삶에 소극적이게 될수록 그의 공상도 심해진다. 그가 그린란드로 떠나는 순간부터, 그는 단 한 번도 공상을 하지 않는다. 오직 그를 응원하고 힘을 주는 셰릴의 모습만을 발견할 뿐이다.
"언제 찍을 거예요?"
"어떤 때는 안 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난 개인적으론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
"순간 속에 머문다고요?"
"그래. 바로 저기. 그리고 여기."
숀은 월터만큼 자신의 사진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 의미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을 줄곧 한다. 정작 월터가 숀의 사진을 그토록 섬세하고 정성스럽게 담아냈던 이유는 그의 사진을 통해 자신이 가보지 못했던 곳들, 이루지 못한 꿈들을 찍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숀의 사진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숀이 말하는 '인생의 정수'는 월터의 지갑 속에 있었다. 뒷주머니에 손을 쑥 넣기만 하면 잡을 수 있었던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월터는 종종 과거에 대한 미련 때문에 공상을 하느라 놓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월터는 사진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넘겨준다. 그 사진 속에 무엇이 담겼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 앞으로는 자신의 인생을 공상하느라 허비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고 움직이며 경험할 것이니까.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보고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마지막 '라이프' 잡지의 표지는 사진을 검토하고 있는 필름 원화 관리자, 즉 월터 자신의 모습이었다. 인생의 본질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치열한 삶을 응원하고 격려하며 매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것. 그 아름다운 결과물이 바로 '라이프' 잡지라는 것을 증명해낸 것이다.
숀은 단순히 사진기 버튼을 눌러 사진기 속에 담아낸다고 해서 사진 속에 우리의 삶의 온전히 담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쳐 지나가는 모든 순간들을 잡을 수는 없기에, 신중에 신중을 가해서 방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그는 월터를 두고 '유령 표범처럼 아름다운 것'이라고 표현한다. 과연 숀은 월터의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몇 날 며칠 동안 그와 함께 출근하고 퇴근했을까.
우리는 때로 너무나 쉽게 현재를 잊어버린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들과 소망들에 얽매여 과거에 집착하거나, 자신의 모습이 불만족스러워 가혹하게 미래로 내달린다. 하지만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나다. 사진기의 셔터를 누를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들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공기 속에 담겨 있는 현재를 느끼는 행복이야말로, '인생의 정수'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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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러, 오컬트, 미스터리로 포장한 부부싸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첫 딸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 연극계에서 매체로 넘어가 스트레스를 받는 남편과 워킹맘 임산부 아내는 서로를 끔찍이 챙기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밤, 잠자던 현수가 벌떡 일어나 앉아 중얼거린다. “누가 들어왔어”. 수진은 남편이 연기 스트레스 때문에 대본을 외우는 거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에 든다. 그러나 그날 이후 현수는 이상해진다. 그는 잠만 들면 다른 사람이 되어 온갖 난동을 부리기 시작하고, 수진은 매일밤 잠드는 순간마다 공포에 시달린다.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고 현수의 몽유병은 나날이 심해지자, 수진은 곧 태어날 아이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빠진다. 이에 수진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현수를 치료하기로 결심한다. 귀신에 기대서라도.
잠, 죽음, 그리고 밤
타나토스(Thanatos). 그리스 신화 속 죽음의 신이다. 그에게는 쌍둥이 동생이 있다. 히프노스(Hypnos). 잠의 신이다. 밤의 여신 닉스(nyx)가 형제의 어머니다. 이 가족 관계를 보면 고대 그리스인이 잠과 죽음을 유사한 개념으로 여겼다고 짐작할 수 있다. 잠이 많아질수록 영원한 잠,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것. 잠에 든 순간만큼은 죽은 상태나 다르지 않다는 것. 또 밤은 삶과 죽음이라는 두 세계의 경계가 모호한 시간이라는 것.
이 오래된 관념은 유재선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잠>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간결한 제목만큼 강렬한 이 작품은 잠과 죽음이 공존하는 시간을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문법으로 묘사한다. 정신은 자고 있지만 몸은 깨어 있는 몽유병 환자의 사연을 삶과 죽음의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오컬트, 미스터리, 스릴러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초대를 거절하기는 어렵다. 누구나 하루에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잠이라는 일상의 시간을 비틀어 버린 까닭이다. 스크린 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나'나 '내 가족'은 다를 거라고 안심할 수도 없는 섬뜩함으로 가득하다. 이는 장르적 관습을 자유롭게 활용한 스토리와 전혀 예상치 못한 장르를 한 데 묶어 결말의 맛을 더 풍부하고 깊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잠>은 근래 한국 상업 영화 중 가장 눈 여겨볼 만하다.
일상과 오컬트의 만남
어느 날 밤, 현수가 자다 말고 이상한 말을 중얼거린다. 그다음 날에는 자다 말고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곧장 냉장고로 향하더니 생고기와 날생선을 마구 먹는다. 그러더니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한다. 심지어는 애완견을 죽여서 냉동고에 넣어 버린다. 이 모든 광경을 수진은 바로 옆에서 목격한다. 매일 밤마다 자기와 태아를 죽일지도 모르는 남편과 한 침대를 공유한다.
맞다. <잠>에서 무서운 건 귀신도, 혼령도 아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 가장 두려운 대상이다. 자연히 <잠>은 일반적인 오컬트, 정통 호러와는 다른 공포를 자아낸다. 1인칭의 공포다. 일상의 공간인 집과 침실은 공포의 공간으로 돌변한다. 밤이 되면 수면 클리닉 치료법을 함께 따르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 남편과 지쳐 가는 아내 사이에서 피어나는 애증이 자리를 대신한다.
1차원적이지 않아서 더 괴기스럽다. 현수는 몽유병에 걸린 스스로가 무섭다. 딸과 아내를 죽일까 봐 차에서 잠을 자고, 침실 문에 자물쇠를 건다. 편집증에 물드는 아내도 두렵다. 수진은 이제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현수에게 귀신이 씌었다며 무당과 부적에 의지한다. 냄비로 남편 머리를 내려치고, 칼로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두 인물의 시점에 따라 공포의 주체와 객체가 뒤바뀐다. 그 결과 일상의 공포는 배로 커진다.
오컬트 문법에 충실한 아내
두 배로 커진 공포와 서스펜스. <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두 배로 커진 미스터리를 함께 안겨준다. 현수의 몽유병, 수진의 광기에 대해 말끔히 설명하지 않는다. 어떻게 받아들여도 말이 되는 두 가지 답을 함께 보여주며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관객을 혼란에 빠트린다.
수진 시점에서 보면 귀신이 현수에게 빙의했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우선 층간소음 때문에 갈등을 빚은 아랫집 할아버지가 죽은 시점과 현수의 몽유병이 시작된 시점이 일치한다. 현수의 몽유병이 멈춘 시기와 침대 아래에 부적을 붙인 시기도 동일하다. 현수를 처음 본 무당의 말 역시 그의 행적과 맞아떨어진다. 남편 몰래 무당을 찾아가 아랫집 할아버지 49재를 드리는 동안 현수는 수면 장애를 겪지 않는다.
따라서 <잠>의 결말은 명백하다. 아랫집 할아버지는 생전 갈등 때문에 죽어서 현수 몸에 들어왔다. 할아버지가 복수를 하기 위해 현수를 이용해서 현수-수진 부부네 일상을 파괴했다. 이를 간파한 수진의 노력 덕분에 현수 몸에서 할아버지의 혼이 떠났고, 부부는 일상과 평화를 되찾는다. 오컬트 영화의 정석과도 같다.
오컬트 영화를 부정하는 남편
그와 동시에 또 하나의 완벽한 답이 함께 제시된다. <잠>은 현수 입장에서 오컬트적 요소를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기도 한다다. 장르적 관습에 충실했던 이야기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핵심은 3막 구조의 완결성과 배우라는 현수의 직업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1막에서 3막까지의 내용은 몽유병 정신질환 치료기일 따름이다.
1막을 보자. 현수의 몽유병 때문에 수진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아랫집도 층간소음 때문에 괴롭다. 수진이 냉동고에서 반려견을 발견한 순간 현수는 명백한 악이고, 수진은 선이다. 하지만 2막과 3막을 거치면서 현수는 선의 편으로 되돌아온다. 현수가 약을 바꿔서 치료받았다는 점은 2막과 3막에 걸쳐서 거듭 강조된다. 그 결과 현수의 수면 장애는 3막에서 완전히 해결된다.
따라서 현수에게 <잠>은 오컬트 영화가 아니다. 심리 스릴러다. 수진이 선에서 악으로 변질되는 모습은 과도한 불안감과 편집증이 한 사람을 망가뜨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2막에서 수진은 남편이 침대 밑에 있는 부적을 떼어내자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는 수진은 현수를 테이프로 묶고, 칼로 그를 위협하기까지 한다. 3막에서는 귀신적인 요소에 집착한 나머지 남편 모르게 굿을 벌이고 온 집안을 부적으로 뒤덮는다.
3막 구조 속 부부의 변화를 고려하면 엔딩에서 현수가 연기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는 자기 말을 들을 생각이 전혀 없는 수진에게 무엇을 하면 되냐고 묻는다. 그러고 할아버지의 혼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부여주며 수진이 원하는 배역을 훌륭히 소화한다. 그 모습을 본 뒤에야 수진의 광기는 사라진다. 남편의 몽유병도, 아내의 정신병도 말끔히 치료된다.
오컬트 탈을 쓴 부부싸움
누구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일련의 사건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구성. 이 때문에 <잠>은 더 특별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의 외피 안에 숨은 로맨스와 멜로라는 속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미 뛰어나지만, 결말에 이르러 더 풍부한 함의를 맛볼 수 있는 이유다.
수진과 현수의 집에는 현판이 하나 걸려 있다.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부부는 이 문구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1막에서 수진은 꼭 그래야 되나 싶을 정도로 현수의 몽유병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반면에 3막에서는 현수가 이 문구를 이행한다.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주면서 부부의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결말을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부부는 서로의 방식과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둘 다 여전히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 흥미롭다. 잠을 매개로 삶과 죽음이라는 전혀 다른 두 세계는 만나듯이, 부부의 상이한 세계도 잠을 매개로 충돌한다. 또 잠깐의 죽음을 맛보고 다시 삶을 이어가듯이, 부부의 세계는 결국 하나로 지속된다.
즉, 잠이라는 일상 속 소재를 극단으로 밀어붙이듯이 <잠>은 평범한 결혼 생활의 극단을 보여준다. 수진과 현수는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아왔다. 무당을 모시는 장모. 무당에게 설득되는 수진. 끝까지 설득되지 않는 현수. 이들만 보더라도 두 세계의 차이는 극명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문제 해결도 온전히 둘의 몫이다. 결혼 생활은 원래 전혀 다른 사람이 만나 함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때로는 현수가 클리닉에 가고, 수진은 무당을 믿듯이 다른 힘에 기대고 싶더라도. 결국 <잠>은 괴기한 탈을 쓴 부부싸움인 셈이다.
이는 <잠>이 여운을 남기지 않고 칼같이 끝나는 이유일 것이다. 현수가 몽유병을 치료했고 수진이 광기에서 빠져나온 순간, 극장에는 곧바로 불이 들어온다. 어느 한쪽에 명백한 답을 주지도 않고, 누가 더 옳다고 고민할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종료된다. 이러한 결말은 다음같이 말하는 듯 보인다. 어느 쪽에 동의하든 다 맞는 해석이다. 잘못된 게 아니다. 그저 맞춰가면 될 뿐이다. 다른 사람과 산다는 게 원래 그런 거니까.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로부터 괴기한 세계를 거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마무리까지. <잠>의 참신함과 과감함은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더욱 빛난다. 이선균의 존재가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정유미의 연기력이 특히 반짝인다. 과거 정유미에 대해 카메라의 초점에서 벗어나는 배우라는 평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예측할 수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는 것. <잠> 속 수진의 모습이 딱 그렇다.
<잠>은 개봉 이후 1주일 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누적 관객 수도 60만 명을 넘겼다. 여름휴가철과 추석 사이 비수기에 개봉한 선택이 적중한 듯 보인다. 다만 아쉬움도 남는다. 전체 관객 수가 더 많은 여름, 독특한 한국 공포 영화로 포지셔닝했다면 어땠을까. 입소문 덕분에 1위는 못해도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근래 한국 영화 중 유달리 추천하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작품이기에 남는 아쉬움이다.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다음 출전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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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한지민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현재 방영 중인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상대역인 김우빈 배우와
설레는 케미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한지민'!!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한지민입니다.
그럼, 배우 한지민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BH엔터테인먼트
'로맨스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한지민 배우의 로맨스 연기는 관객들의 설렘을 배로 선사하는 배우인데요. 한지민 배우의 로맨스 연기는 '죽은 연애 세포도 살아나게 한다'는 말이 영화와 드라마계에서 돌기도 한다고 합니다.
CF,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왔으며,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대중에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입니다.
배우 '한지민' 프로필
ⓒ BH엔터테인먼트
이름 | 한지민
출생 | 1982년 11월 5일
소속사 | BH엔터테인먼트
데뷔 | 2003년 SBS 드라마 '올인'
별명 | 짐느
배우 '한지민' 데뷔 과정
ⓒ BH엔터테인먼트
배우 한지민의 첫 소속사 대표의 제부가 한지민 배우의 중학교 3학년 시절 체육 교사였고, 한지민 배우를 그 소속사에 추천하게 됩니다. 중학교 때 CF로 연예계에 데뷔하여, 잡지 모델과 광고 모델을 주로 활동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한 거는 대학 입학 이후입니다.
배우 '한지민' 대표작
이산 - 성송연
ⓒ MBC
화원출신 아버지 때문에 그림을 좋아하고 재주가 뛰어난 '성송연' 역을 맡았다.
궁중 도화서에서 자주 심부름을 다니다가 친척의 도움으로 어린 생각씨로 입궁하나 입궁 첫날 세손과 인연을 맺는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웨이브
플랜맨 - 유소정
ⓒ 네이버 영화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성격을 지닌 '유소정' 역을 맡았다.
짝사랑에 빠진 선배 '정석'을 도와주기로 한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웨이브, 티빙
두 개의 빛: 릴루미노 - 수영
ⓒ 네이버 영화
밝은 미소와 당찬 모습 뒤 시각장애의 아픔을 감추고 살아가는 아로마 테라피스 '수영' 역을 맡았다.
사진동호회에서 같은 시각장애를 가진 인수를 만난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미쓰백 - 백상아
ⓒ 네이버 영화
험난한 세상에 상처받았지만, 강인함을 간직한 '백상아' 역을 맡았다.
과거의 트라우마와 작은 체구라는 콤플렉스를 지녀, 어디에 있어도 꿀리지 않기 위해
짙은 립스틱과 포스 넘치는 의상을 장착하였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눈이 부시게 - 김혜자
ⓒ JTBC
우연히 주운 '시계'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지게 된 '김혜자' 역을 맡았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쓰면, 그만큼 시간이 남들보다 더 빠르게 흘러갔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
조제 - 조제
ⓒ 네이버 영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집에서 책을 읽고 상상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살고 있는 '조제' 역을 맡았다.
영석을 만나게 되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 변화에 의해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해피 뉴 이어 - 소진
ⓒ 네이버 영화
15년째 남사친 '승효'에게 고백을 망설이는 호텔리어 '소진' 역을 맡았다.
올해 안에 운명의 남자에게서 고백을 받게 될 거라는 운세를 듣게 된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우리들의 블루스 - 이영옥
ⓒ TVING
본인을 남들 앞에선 밝고 착해보이지만, 속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영옥' 역을 맡았다.
현재는 제주로 내려왔고, 해녀 학교를 나와 해녀가 되었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이상으로 배우 '한지민' #톺아보기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매주 토일 9시 10분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 배우를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그럼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도 톺아보기 콘텐츠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٩( ᐛ )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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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래디 코베의 정육면체는 무엇을 말하는가
전쟁과 홀로코스트로 인해 국경을 넘지 못했던 에르제벳(펠리시티 존스)은 먼저 미국 땅에 당도해 있던 라즐로(애드리언 브로디)가 한창 작업 중인 ‘마가렛 밴 뷰런 인스티튜트’의 도면을 보며 말한다. “당신을 보고 있어.” 라즐로와 오랜 기간 마음을 주고받았을 에르제벳은 헝가리에서 타국으로 건너와 생활하고 있던 남편 라즐로의 속내를 건축 도면에서 읽는다. 건축가이자 남편인 라즐로 토스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걸 에르제벳은 알고 있다. 에르제벳은 라즐로를 이해하는 만큼 마음과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 동반자다. 에르제벳이 라즐로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터전을 잃은 유대인 건축가가 사라지지 않을 건축물이자 자기 자신을 건설하려는 이야기다.
<브루탈리스트>에서 중요한 것은 이민자의 역사나 자본의 폭력성보다 한 예술가의 집착에 가까운 신념이다. 라즐로는 직접 정육면체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정육면체를 설명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라즐로는 건축, 즉 자신의 예술품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예술적 신념을 굽히지 않는 건축가에게 3,4미터의 높이나 대리석의 종류와 색은 절대로 사소한 부분이 아니다. 자신의 급여를 내놓아서라도 지켜내야만 한다.
라즐로가 건축을 택한 이유는 그 ‘영속성’에 있다. 시간과 침식 속에서도 견고한 본질을 잃지 않는 것. 파시즘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유린당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춰 해석되더라도 침식되지 않을 건축이야말로 라즐로의 삶이다. 영화의 말미에 이르러 조피아는 ‘마가렛 리 밴 뷰런 인스티튜트’와 수용소의 유사성을 근거로 홀로코스트의 잔학성과 숭고한 유대주의를 기린다. ‘과정보다 목적지가 중요하다’는 라즐로의 말은 어느새 유대인의 예루살렘으로의 귀환을 정당화하는 언어로 변모한다. 라즐로의 건축물은 영원히 남겠지만 그에 덧붙여지는 메시지는 언제고 달라질 수 있음을 내포한다.
인터미션을 제외하고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진 <브루탈리스트>에서 에필로그는 불필요해 보인다. 1980년 제1회 건축 비엔날레에는 ‘라즐로 토스: 현재 속의 과거’라는 이름의 회고전이 진행되고 있고 휠체어에 탄 라즐로를 뒤로 한 채 조피아가 연설을 맡는다. 이 연설은 자못 유대주의를 옹호하는 것으로 읽힌다. 영화의 서막에 등장했던 조피아의 심문 시퀀스가 다시 펼쳐짐으로써 유대인 박해의 부당함과 유대주의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듯하다. 그러나 에필로그 속에서 라즐로의 휠체어를 밀고 있는 조피아의 딸이 젊은 조피아를 연기한 라피 캐시디라는 사실에 주목해 보자. 서막에서 조피아는 자신의 정체성과 신분을 심문받는다. 에필로그의 라피 캐시디는 또 한 번 유대주의라는 거대한 이데올로기 앞의 시험대에 서서 정체성을 증명해야만 하는 시험을 받고 있다. 무력하게 앉아 침묵하는 라즐로의 목적지는 예루살렘이 아니다. 그의 건축물에 유대인을 기리는 특별한 의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라즐로와 조피아가 향하는 목적지가 다름에도 침식되지 않고 영원히 남는 건축물을 꿈꾸는 예술가를 보며 현대를 살아가는 몇몇 관객의 앞에는 처참히 부서진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브래디 코베 감독은 라즐로가 어떤 건물을 지었는지, 이민자가 결국 어떻게 정착을 이뤄냈는지보다 자본과 이데올로기에 유린당하는 예술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이탈리아의 카라라 대리석의 아름다움을 탐미하던 해리슨(가이 피어스)은 술과 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라즐로를 강간한다. 에르제벳은 밴 뷰런 가족의 식사시간에 해리슨의 행동을 폭로한다. 해리슨은 식사 자리에서 사라져 행방이 묘연해진다. 가족과 일꾼들은 해리슨을 찾기 위해 ‘마가렛 밴 뷰런 인스티튜트’를 훑는다. 그리고 마침내 이탈리아의 아름답고 거대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제단 위로 십자가의 달빛이 뒤집혀 떨어진다. 거대 자본에 유린당하는 숭고한 예술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이 신은 감독이 영화를 통해 그려내고자 한 목적지에 가까운 장면이다. 브래디 코베 감독이 선보인 <브루탈리스트>라는 정육면체는 많은 이야를 품고 있지만 빛은 단연코 그 장면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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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톰과 제리 / Tom and Jerry, 2021
0. 경기력은 갖췄다면...
야구, 축구, 그리고 농구 같은 스포츠와 달리 "프로레슬링"은 경기력만으로 풀어가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거의 대명사급 "WWE"의 마지막 약자 "E"가 "오락"을 뜻하는 'entertainment'인 것을 생각하면, 접근하기가 어려운 스포츠인데요.
그런 점에서 영화 <톰과 제리>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먼저, 이들이 구사하는 "스턴트" 즉, 경기력에 있어서 이들에게 뭐라고 하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다만, 이들의 문제는 "프로모"를 찍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프로레슬링"은 여느 스포츠와 다르게, 합이 존재하는 데 이를 "스토리"라고 말합니다.
주로 "왜, 이들이 붙는가?"에 대한 동기인데, 1940년부터 나온 <톰과 제리>에서 이들이 붙는 경위는 돌고 돌아 "먹이 사슬"에 의한 본능이었습니다.
이에 이들에게 마이크를 쥐여줄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말하는 것에 이미 실패를 본 적이 있기에 이번 영화는 이를 "클로이 모레츠"를 비롯한 인간 캐릭터들에게 맡기는데요.
과연, 이들의 엔터테인먼트는 어땠는지? - 영화 <톰과 제리>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마다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한 "톰"과 "제리"는 만나자마자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데요.
그러다가, 한 호텔에 입성한 "제리"는 그렇게 꿈꾸던 내 집 마련에 성공하나 "호텔"의 입장에서 쥐가 돌아다니는 것은 반갑지 않는 소식인데요.
이에 "카일라"는 "톰"과 함께 "제리"를 호텔 바깥으로 내보내려 계획을 짜지만, 번번이 막히고 마는데...
TV와 스크린은 많이 다르죠?
1. 그저, 실현이 외관에 그치지 않는다.
먼저, 영화 <톰과 제리>의 실사화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명탐정 피카츄2019>과 <수퍼 소닉2020>의 영화 제작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문제는 이를 어떻게 실현시킬지는 영화 외적으로 가장 이슈였습니다.
특히, <수퍼 소닉>은 개봉일을 연기하면서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는 일까지 일어났으니 이는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톰과 제리>는 기존 영화들이 "진짜"에 가깝게 만들었다면, 기존 작품에 있는 것을 꺼내오기로 선택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클로이 모레츠"를 비롯한 사람들과 건물과 같은 공간들은 그대로 두고, "톰과 제리"를 비롯한 동물들은 그대로 애니메이션과 유사하게 영화는 전개하는데요.
어색하게 보일 법도 하지만, 이는 되려 장점으로 적용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질감 없는 모습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액션도 이에 적지 않는 영향이 미칩니다.
기존 작품들을 본 팬들은 알겠지만, 단출한 제목에 비해 이 영화가 꺼내는 액션의 수위는 꽤 있습니다. 앞에서 "WWE"가 "의자"와 "오함마(?)", "사다리", 그리고 "테이블"이 전부라면 <톰과 제리>는 미사일까지 나오는데요.
이처럼 극 중 프라이팬에 맞게 몸이 변형되거나 번개에 맞는 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실사화는 캐릭터의 외관 말고도 액션에도 큰 영향이 있음이 확인될 겁니다.
2. 여전한 실력과 진화된 동작들
흔히, "프로레슬링"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승리를 확정시키는 기술을 "피니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주 쓰는 기술을 "시그니처 무브"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톰과 제리>의 피니시와 시그니처 무브가 무엇인지를 확인해봐야겠죠?
그런 점에서 영화는 기존 작품을 따라 하면서도 시대에 맞게 변형시켜 자신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확인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톰과 제리"의 효과음이 클래식 음악에 맞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존 작품에서 몇몇 효과음과 음악에 맞게 액션을 취하는 것이 <톰과 제리>가 자주 선보이는 모습입니다.
이전 작품이 "클래식"에 한정되었다면, 이번 <톰과 제리>는 시대가 바뀐 만큼 "R&B"와 "힙합"같은 비교적 최신 트렌드까지 반영해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도 흥미를 일깨웁니다.
이외에도 함정을 이용한 모습들도 종종 보여주는데요.
초반 공원에서 "제리"가 보여주는 주먹이나 문 뒤에 있는 "스파이크", 그리고 쥐덫을 이용한 장면들은 저와 같은 올드팬들에게 예우를, 새로운 팬들에게는 관심을 충분히 이끌만한 장면이라 생각할 만큼 좋았습니다.
3. 마이크를 쥐여주면 안되는 건가...
이렇게, 외관과 액션에서 합격점을 받은 <톰과 제리>의 입담은 어땠을까요?
결과부터 말하면, 경기력에 비하면 형편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근데, 이런 문제는 이전 시리즈에서도 확인이 된 겁니다.
그렇기에 "카일라"를 맡은 "클로이 모레츠"를 매니저 삼아 이를 대체하려 한 건데, 그마저도 신통치가 않습니다.
영화 <톰과 제리>가 관객들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갈등"입니다.
이를 "클로이 모레츠"와 "마이클 페냐", 그리고 "톰과 제리"까지 각각의 입장 차를 보여주며, 각 캐릭터들을 연결 지어 다른 에피소드로 흥미롭게 전개하는데요.
하지만 후반부 "카일라"가 "톰과 제리"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신기하게 쳐다보는 직장 동료처럼 관객들도 그렇게 바라보게 될 만큼 급박스럽게 얘기됩니다.
비록, 영어를 할 줄 아는 동물들은 아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영화 <톰과 제리>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굉장히 쉬운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알아듣지 못하는 건 이를 연결 지으려는 솜씨가 "메주"라는 것인데, 이런 이유에는 갈등을 빚어냈던 인물들이 너무 쉽게 힘을 합친다는 것입니다.
"톰과 제리"를 비롯하여 "카일라"와 "테렌스"도 극과 극의 캐릭터임과 동시에 이야기 내내 갈등을 비치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내 화해하니 흔히, 말하는 선역과 악역이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치는 클리셰가 쉽게 성사되니 아쉬움이 컸습니다.
4. 자막을 읽지 말고, 더빙으로 들어라!
그럼에도 이번 <톰과 제리>의 2회차는 저번 1회차보다 더 만족스러운 느낌입니다.
그 이유에는 아는 만큼 보이는 장면들입니다.
"디즈니랜드"를 염두에 둔 "쥐들의 세상"이라는 단어에 "저작권"을 의식하는 대사나 극 중 초반 톰이 지하철에 올라오는 간판에 "조커"가 있다거나 "배트맨"을 대사나 장면에서 보여주는 오마주가 상당히 많았는데요.
이외에도 "한니발 렉터"를 연상하는 강아지의 모습은 "씨네필"들의 2회차를 유도하기에 충분할 겁니다.
그리고 "더빙"에 대한 만족감이 큽니다.
이전 1회차가 4DX로 몸이 바쁜 것도 있지만, 자막으로 보아 눈도 그에 못지않게 많이 바빴습니다.
근데, 자막의 문장들이 가독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얹아 이를 되짚으니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는데요.
하지만 번 더빙은 대사들을 "구어체"로 번역해야 하기에 진짜 대화하는 느낌이라 의미 전달이 이전 자막보다 더 좋았습니다.
오히려, <톰과 제리>를 재밌게 보시려면 "더빙"을 보실 것을 꼭 추천하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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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일단 첫걸음부터 나가면 죽다 살아날지도 모른다, 담요를 입은 사람
담요를 입은 사람 (Blanket Wearer)
-박정미
시놉시스
주인공 정미는 돈을 사용하지 않고 생존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낭비되는 자본을 이용해 식사와 주거를 마련한다. 하지만 자신의 원함에 가깝지 않아, 주인공 정미는 다른 커뮤니티(환경)을 찾아 나선다. 자급자족의 생활을 꾸려나가는 공동체, 자연과 일체 되는 커뮤니티, 히피와의 트럭 여행, 그리고 히치하이킹을 통해 터키, 이란, 인도까지 모험이 이어진다. 이렇게 처음에는 ‘영국에서 돈 없이 1년 살기’라는 프로젝트는 정미의 삶의 목적의식을 찾아 나서는 모험으로 서서히 바뀌어 간다.
4일, 밤에, ‘담요를 입은 사람’을 관람하였다. 원래는 4일에는 영화제에서 영화를 볼 생각이 없었지만 어떤 마음에 이끌려 가볍게 한 편만 보고 가자는 마음을 먹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작품을 탐색할 때, 표기된 영화의 시놉시스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일대기를 다루는 이야기라니, 정적이고 너무 학습적인 내용이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별 기대감을 갖지 않고 상영관에 가서, 2시간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전주에 와서 4일 만에 드디어 울었다. 이후에 ‘이 영화 참 좋다’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하는데 어떻게 알려야 할지 막막했다. 정말 좋은데, 어떻게 알릴 수 있지. 그래도 부족한 언어더라도 슬쩍 맛보고 궁금하다 싶은 사람들은 꼭 시간 맞춰서 영화를 관람하는 기회를 얻기를.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 ‘정미’가 챗바퀴 같은 삶에 지쳐, 영국으로 떠났지만 거기서도 삶을 위한 돈을 벌고, 돈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에 분한 정미는 돈 없이 살아보겠다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는 반자본주의 활동이나 환경주의 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 ‘스킵다이빙’을 통해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음식을 발굴하고,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폐건물에 주거생활을 꾸리는 ‘스퀏팅’을 한다. 초반의 이야기는 언뜻 ‘자본주의-환경’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녜스 바르다의 ‘이삭 줍는 사람들’이 많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자본에 의한 낭비와 폐기는 얼마나 많은 배고픔을 외면하고 있는가에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스퀏팅’에 관해서는 방랑자의 모나가 생각나기도 했다. 아녜스 바르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분명 첫인상부터 흥미롭고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정미는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여전히 ‘의존’이 필요하며 ‘돈’이 필요한 상황이란 것이 바뀌어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미는 자급자족의 공동체로 간다.
그러나 공동체란 다른 사람과의 협력과 의존이 필수적이었고, 또다시 길을 떠난다. 여러 목적지에 도착하고, 떠나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정미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보다 자신의 자아를 들여다보는 수련의 길처럼 변한다. 이런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심지어는 체계적이다까지 생각이 들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획을 쌓아 만든 탄탄한 일대기를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는 정미가 자신의 마음 속 소리에 집중하여 계획 없이 떠도는 사이에 생긴 것들이다. 정말 누군가 길을 내려준 것일까.
처음에는 목적의식이 뚜렷한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했는데, ‘목적’을 찾아가는 이야기였으며 그 과정이 흥미로워서 나도 정미와 함께 그 모험을 함께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고 일련의 사건들을 뒤돌아보면 무슨 ‘계시록’이라도 읽은 느낌에 어벙벙해진다. 무계획이란 계획을 실천한다는 것은 이 또한 계획적인 일인 것이다.
내가 갖고 있던 두려움(정미 같은 경우에는 ‘돈’이었다)을 인정하는 방법이나 내 진정한 편안함을 찾기 원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다소 ‘자기계발’적으로 들릴지 모르더라도 ‘자기성장’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싫어할 수가 없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좁아 너무 아쉽다. 이런 나의 벅찬 마음을 다른 사람도 느껴보면 좋겠다. 이는 절대적으로 공유해야 할 가치이자 태도라 느꼈다.
결국, 구체적으로 왜 좋은지에 관해서 이야기는 못하고 상투적으로만 표현하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이끌려 새로운 정답을 찾은 듯한 기쁨에 도달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직접 영화를 보고 그 과정을 밟아 갔으면 하는 욕심도 있어 굉장히 일부러 숨겨놓은 것도 있다. 다들 꼭 발견하시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쓸데없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생긴 모험을 하나 소개하자면, ‘산티아고 순례자길’을 꼭 걸어보고 싶다, 세계를 나와 스스로 궁지로 들어가 하나하나 나아갈 때 나는 어떤 삶을 바라게 될까. 정말 ‘나’가 궁금해졌다.
<상영 정보>
05.04. 20:30 담요를 입은 사람 (GV)
(CGV 전주고사관 1관)
05.06. 17:00 담요를 입은 사람 (GV)
(CGV 전주고사관 1관)
05.08. 17:30 담요를 입은 사람
(CGV 전주고사관 6관)
<영화제 기간>
5월 1일~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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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스파이 후기 /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대배우인 이유 / 삭발투혼에 전라 누드까지.. / 냉전시대의 비극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더 스파이”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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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솔직한 연애이야기 ❤ 근데 이제 거기다 영화 얘기를 곁들인...(500일의 썸머, 건축학개론) ?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씨네마사지 비주얼 특집!?
YG 케이플러스의 비주얼 모델들이 떴다!
모델돌 ATO6의 현우와 용국, 모델 출신 배우 고이진 그리고 여연희 까지~
훈훈한 남녀들을 모아놓고 달달한 연애영화를 주물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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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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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사카 나오미: 정상에 서서> 공식 예고편
테니스 챔피언이자 떠오르는 리더, 오사카 나오미.
다양한 문화유산을 타고난 그녀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 나간다.
스포츠 스타의 외면과 내면을 밀착해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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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설계자> 메인 예고편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그의 설계를 통해 우연한 사고로 조작된 죽음들이 실은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이라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한다. 최근의 타겟 역시 아무 증거 없이 완벽하게 처리한 ‘영일’에게 새로운 의뢰가 들어온다. 이번 타겟은 모든 언론과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유력 인사.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자신의 정체가 발각될 수 있는 위험한 의뢰지만 ‘영일’은 그의 팀원인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과 함께 이를 맡기로 결심한다. 철저한 설계와 사전 준비를 거쳐 마침내 실행에 옮기는 순간 ‘영일’의 계획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