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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비됴2024-04-18 16:37:03

선인과 악인, 그 사이에 서 있는 흑기사의 라스트 미션!

영화 <더 이퀄라이저 3> 리뷰

2015년 위험에 처한 콜걸을 도와주며 시작한 맥콜 아저씨의 여정이 끝이 났다. 약자를 위해 나선 흑기사 맥콜의 마지막 여정지는 이탈리아 시골 마을. 이곳에서 그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라는 그 임무를 멋지게 수행한다. 1, 2편과 마찬가지로 맥콜은 존 윅처럼 화려한 건(gun)격 액션이 난무하거나 제이슨 본처럼 리얼리티 액션과 거리가 먼 그저 무겁고, 조용하고,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준다. 그것도 9초 안에. 더불어 시리즈를 관통하는 맥콜의 부채감과 선인과 악인 그 사이에 놓인 자신의 처지에 대한 고뇌도 잊지 않는다.   

 

 

 

맥콜이 앉아 있는 곳은 어느 이탈리아 포도 농장 지하창고다. 보나마나 마피아 소굴인 이 곳에서 그는 시계 타이머에 맞춰 악인을 심판한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 등에 총을 맞은 그는 사력을 다해 차를 몰고 그곳을 빠져나가지만 결국 어느 해변 도로에서 의식을 잃는다. 마을 경찰관과 의사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맥콜은 상처가 아무는 동안 그곳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처음에는 이방인이었지만, 차츰 마을 사람들과 유대감을 나누는 그는 오랜만에 평화를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는 마피아 집단이 등장하고,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경찰관 가족은 물론, 사람들을 공격한다. 잠자는 맥콜의 코털을 건드린 마피아. 그것도 모른 채 오만방자함의 극치를 달리고, 맥콜은 보란 듯이 어둠 속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이들을 처단한다.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는 1980년대 중반 방영했던 <맨하탄의 사나이>를 각색한 작품이다. 감독과 배우, 그리고 주된 이야기는 달라졌지만, 근간은 1980년대 감성을 오롯이 옮긴 스타일과 권선징악의 주제는 변함없다. 약자를 위해 나서고, 악인은 무조건 처단한다는 맥콜의 기조는 영화의 중심이 되며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안긴다. 

 

 

 

이번 3편에서도 그 기조는 변함없다. 주요 무대와 주변 인물이 달라졌을 뿐이지 맥콜의 흑기사 활약은 계속된다. 초반 등 총상 이후 지팡이를 든 그의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이는 후반부 지역 마피아를 상대로 인정사정 봐줄 것 없이 휘두르는 폭력의 파괴력을 더하기 위한 장치처럼도 보인다. 전편들 모두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지만, 3편의 액션 수위는 좀 더 강하다. 마지막 편에 걸맞은 피날레를 장식하듯 액션은 좀 더 강하고, 잔인하다. 물론 이를 자행하는 맥콜은 눈 하나 깜작하지 않지만 말이다. 

 

<더 이퀄라이저> 시리즈는 액션에 치중한 작품이고, 악을 처단하기 위해 오로지 전진하는 한 남자의 단선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단순 액션 영화로 치부하지 않는 건 맥콜의 고뇌 덕분이다. 감독은 맥콜의 액션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이 과묵한 남자에게 죄책감을 안긴다. 1편에서는 사랑하는 아내, 2편에서는 사랑하는 동료, 3편에서는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 등 실력이 출중한 요원이지만 결국 사랑하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힌다. 

 

 

 

이런 상황에서 맥콜은 1편에서 자신의 고뇌에 발버둥치고, 2편에서 과거 자신이 살던 집을 찾아가면서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보며, 3편에서 이 모든 걸 고통과 속죄에서 벗어나 비로소 구원받는 지난한 과정을 통과한다. 특히 3편에서 마을 의사와의 대화 내용은 그가 구원의 길을 걷게 된다는 걸 암시한다. 의사는 맥콜에게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물어보는데, 정작 맥콜은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놓는다. 이 말을 들은 의사는 나쁜 사람은 잘 모르겠다는 답변 조차 안한다며 그를 선인으로 인정하고 포용한다. 마치 예수가 죄인을 사하여 주는 것 처럼 말이다.

 

덴젤 워싱턴은 액션은 물론, 자신이 가진 연기 스펙트럼을 최대한 활용해 맥콜이란 캐릭터를 감정적으로 공감하게 한다. 그는 단순히 정의 구현에 그치지 않고, 이 남자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데, 이는 앞서 소개한 의사와의 대화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액션의 파괴력이 현란한 촬영과 움직임이 아닌 감정의 진폭에서 비롯된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다. 

 

 

 

<더 이퀄라이저 3>에는 특별한 손님이 참여했다. 바로 덴젤 워싱턴과 연이 깊은 다코타 패닝이 등장한다. 극중 CIA 금융 작전팀 소속 콜린즈 요원으로 나온다. 오지랖 넓은 맥콜 아저씨와 알게 모르게 공조 수사를 하는 다코타 패닝의 연기는 반가움 그 자체 <맨 온 파이어>에서의 연이 이 영화를 통해 이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물론, 캐릭터 구축이나 활용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한 장면 안에서 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 후반부 맥콜이 수많은 요원 중 콜린즈 요원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도 나오니 끝까지 집중하시길. 

 

사진: IMDB

 

평점: 3.0 / 5.0

한줄평: 이름처럼 시원하고 마무리. 흑기사여 평안하시길~

작성자 . 또또비됴

출처 . https://brunch.co.kr/@zzack0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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