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로진2024-09-29 13:02:48
[DMZ Docs] 1983년, 외계인 침공?
KBS 모던코리아, <1983 미지와의 조우>
1983 미지와의 조우
감독: 이은규
러닝타임: 76분
시놉시스: 1983년, 한국전쟁이 멈춘 지 30년. 세계는 냉전의 긴장감이 팽팽하다. 한편,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반도 상공 위로 불쑥 북한귀순 용사와 공산국가 민간항공기가 날아든다. 냉전의 한복판에 불시착한 사람들은 마치 지구에 온 외계인처럼 방송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생중계 되는데... 현실을 떠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이들은 모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
(출처: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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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했다. 수십 년간의 아카이빙을 바탕으로 푸티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레이션 없이 오직 영상만으로 서사를 만들어낸다.
이번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는 '모던코리아 시네마' 섹션이 따로 있는데,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의 영화판을 볼 수 있다. <코리아 드림:남아진흥 믹스테이프>, <한국의 시간>, <한국음식 만들기>, <1983 미지와의 조우>,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었다> 총 5편의 다큐멘터리가 영화관에서 영화의 형태로 상영된다. <1983 미지와의 조우> 역시 48분의 다큐멘터리가 76분으로 확장된 감독판이다.
1983년에 두 대의 비행기가 한국에 착륙했다. 2월 25일, 북한 공군 이웅평 대위가 미그 19기(MiG-19)를 몰고 귀순했고, 5월 5일 중공 민항기 납치 사건으로, 납치된 민항기는 춘천에 착륙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두 번이나 떨어지다니. 그것도 하필이면, 냉전으로 분단된 마지막 국가인 한국 땅에.
감독은 1983년의 날벼락을 마치 우주에서 우주선이 떨어진 것처럼 표현하면서, 푸티지들을 모은다. 1981년 데뷔한 가수 민해경의 노래로 시작하는 화면이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올지도 모르겠다.
외계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영웅?
영화 <E.T>의 장면들 또한 간간이 삽입되는데, 냉전시대였던 1983년의 한국 사람들에게 이들의 등장은 외계인의 침공과 비슷했다. 그때만 해도 철저한 반공 교육으로 공산당은 머리에 뿔이 나고 얼굴이 빨갛다고(제 어머니 피셜입니다) 생각했다고 한다. 반공 포스터에 등장하는 공산당들은 죄다 뿔난 괴물이었다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어도 그때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소련제 미그 19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 대위는 키가 180cm에 멀쩡한 남자였던 것이다.
이웅평 대위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귀순 환영 인파가 백만 명이 넘었단다. 그가 몰고 온 미그 19기 역시 군사적 가치가 높아 무려 10억 원이라는 금액을 받는다. 은마아파트가 1983년에 준공되었는데, 34평이 오천만 원 정도 했단다. 은마아파트 20채 살 만큼의 어마어마한 보상이다.
그리고 다시 5월 5일. 경쾌한 어린이날 잔치에 공습 경보가 울린다. 대만으로 망명을 기도하던 6인조 납치범들이 중공 민항기를 납치한 것. 민항기에 타 있던 승객이 무려 96명이나 되었고, 승무원도 9명이었다. 이들은 국내에서 재판을 받고 징역형을 선고받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중화민국(대만)으로 추방되었다. 이들은 대만에서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이웅평 대위가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것처럼. 이때의 협상으로 우리나라와 중화민국이 교역을 시작한다.
영웅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1983년에 남한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10억 원의 보상을 받고 대한민국공군이 된 이웅평 대위와, 국민 영웅이 된 민항기 납치범.
이미 뉴스로 결말이 잘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그 시절 이웅평 대위(최종 계급은 대령이다)의 표정, 눈빛을 영상으로 보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은 전혀 다르다.
냉전의 끝자락이었던 1983년, 우리나라는 6.25전쟁의 집단적 트라우마로 공습 경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같은 해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대통령 수행원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북한에 대한 반감은 극에 달했다.
광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야 한다'며 소리친다. 지금에 와서 보면 광기 같기도 하지만, 그때는 두려움이 극에 달했을 것이다. 그때의 긴박했던 상황과 인터뷰, 뉴스 영상을 <1983 미지와의 조우>는 E.T, 외계인, 우주선 등의 메타포를 이용해 다소 깜찍하게 그려낸다.
때마침 생중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야말로 외계인이라도 나타난 듯한 리얼한 반응, 이제는 희미해진 서울 사투리 또한 재미있는 포인트다. 푸티지 다큐멘터리라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미래도 미지이지만 과거 또한 미지이다. 태어나지도 않았던 40년 전의 미지와 조우한 시간이었다. 모던코리아를 흥미롭게 보았다면 영화판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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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일정
09.28.(토) 13:30-14:45 메가박스 킨텍스 3관
10.01.(화) 13:30-14:45 메가박스 킨텍스 4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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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 끝은 있는거야! 영화 <트루먼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여기 딜레마가 하나 있다. 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 다른 다수의 사람들은 힘들어진다. 다른 사람들 때문에 이 아이는 영원히 갇혀 살게 된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다수가 행복한 게 중요하다면, 웰컴 투 공리주의. 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의 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나만 해도 어느 면접에서 '공리주의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불가피하다면 최선이라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트루먼쇼>, 영화 한 편으로 정말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바로 그 딜레마가 가정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면? <트루먼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트루먼 버뱅크, 태아 때부터 30대로 추정되는 현재까지 하루 24시간 그의 모든 것이 전 세계에 방송된다. 나의 모든 것이 나도 모르는 이들에게 공유된다니. 이건 비밀인데, 하던 말, 나만 알고 싶은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까지 모두. 소름끼친다. 방송국에 입양되었으니 이런 식으로 쓰일 수 있다나.
영화에서 트루먼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방관한 모든 인물이 악당이다. 그러나 한 사람만 꼽자면 프로듀서를 대표적으로 꼽겠다. 트루먼쇼는 트루먼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모욕의 집합체다. 그는 사람 대접을 받은 게 아니라 돈 되는 투자처였다. 트루먼쇼는 트루먼에 대한 동의없는 일방적인 사기이자 감금, 사생활 침해, 인권 유린이자 착취다. 죄목을 몇 개나 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트루먼은 진실을 알지 못한다. 프로듀서는 그의 신인 양, 그의 아버지라도 되는 양 스크린에서 그를 쓰다듬고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한다. 프로듀서는 그가 진실을 알지 못하도록, 즉흥적인 삶을 살지 못하도록, 이 섬을 벗어날 수 없도록 그에게 트라우마나 시련을 주었다. 물을보면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도록. 그를 위해 섬을 전부 꾸몄고, 인간관계는 배우들로 채워넣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를 롱런하는 드라마를 보듯 흥미롭게 시청할 뿐이다. 그들에겐 어차피 '방송 프로그램'일 뿐이니까. 가끔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트루먼쇼는 대세다.
하려면 빈틈없이 제대로나 하지, 곳곳에서 그의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실수가 일어났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방송이 라디오에서 들렸다. 하늘에선 조명이 떨어졌다. 그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면 모두가 당황한다. 아이를 갖자는 아내 메릴은 사실 별로 그를 안 좋아한다. 겁쟁이인 줄 알았던 그가 수많은 눈과 카메라를 속이고 그렇게 무서워하던 물로 나아갔다.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지 않은 대가로 프로듀서가 만든 폭풍우에 휩쓸릴 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화내지 않았다. 모두에게 위트있게 인사를 한다. '미리 인사하죠, 굿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그는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만들어진 세상, 거짓된 진실, 빈 껍데기의 평온한 일상에서. 다들 그를 시청하기만 했지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그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 프로듀서마저도.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멍청한 듯 했지만 똑똑했다. 시청자가 느낀 감동과 재미는 프로듀서의 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남의 이야기가 세상 꿀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프로듀서를, 시청자들을 못됐다고 비난만 할 수 있을까. 1998년에 만들어진 트루먼쇼는 놀랍게도 최근의 예능 트렌드와 흡사하다. 프로듀서는 10년, 20년을 앞서 본 선구자인 것이다. 트루먼쇼는 그냥 쇼가 아니었다.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열일하는 연출로 더 많은 광고와 각종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작은 국가의 GDP 수준의 경제적 성공을 이뤘다. 트루먼이 함께 하는 이상 이 수익은 고정적이다. 누가 아나. 늘 단역 자리는 필요하니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의 생활 속 제품 홍보로 소비를 촉진시키고, 그 수익으로 파이를 분배하는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바지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정신적 안정감은 어떤가. 트루먼이 성장하는 것을 다같이 흐뭇하게 보며 울고 웃는다. 먼 얘기는 아니다. 우리 역시 만나본 적도 없는 연예인과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공감하고 위로받고 힐링받는다.
트루먼쇼의 프로듀서의 말은 사실이다. 트루먼쇼는 좋은 의도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기쁨, 위로를 주는 프로그램.' 다만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이 빠졌을 뿐. 전 세계 TV는 리얼리티 쇼가 가득 채웠다. 모델, 가수, 아이돌 등을 뽑는 부분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2016-17년 예능을 쥐어잡은 <나 혼자 산다>, <미운 오리 새끼>, <슈퍼맨이 돌아왔다> 까지. 일상을 노출하는 정도의 차이일 뿐 그리 다르지 않다. 앞의 두 프로그램은 연말 예능프로그램에서 온갖 상을 휩쓸었다. 차이가 있다면 당사자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집집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일상에 자리잡았다. 집을 공개하고, 생활하는 날 것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마치 출연자의 '진짜 모습'을 안다고 믿도록. 물론 무엇이 어디까지 진짜인지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지금은 진실의 경계가 혼란스러운 정도지만, 나중엔 사람들의 역치가 높아질 것이다. 더 강한 자극은 진실된 존재의 진실된 감정에서 온다. 몰래카메라가 재밌는 이유와 같다. 예전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란 존재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다. 어차피 방송은 짜고 치는 대본이 암암리에 있는 게 아니던가? 사람들은 불신했다. 그러나 지금은? 익숙하다. 진심이 있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래는? 트루먼쇼 같은 것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돈이 되니까. 사람들이 열광하니까.
훌륭한 프로듀서가 뜻밖의 상황을 맞이할 때의 자세
냉정하게 생각하자. 프로듀서의 역량은 훌륭하다. 눈치를 채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트루먼에 대처하기 위해 그 역시 열심히 대처하느라 바빴다. 갑자기 돌아가신 설정의 아버지를 우연찮게 만나자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개와 대사를 마련한다. 트루먼의 고뇌에 대한 위로, 트루먼과 아버지의 재회. 기쁨의 눈물. 바로 클로즈업을 해선 안 된다. 서서히 멀리서부터 마지막 그의 얼굴로 다가가야 한다. 트루먼이 그가 만든 세상을 박차고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프로였다. 그는 의도적으로 나쁜 역할을 맡기도 했다. 트루먼이 폭풍우에서 모진 고생을 하게 만들었고 폭풍이 지나간 쨍쨍한 햇살에 비친 만족감을 대조하며 극의 밀도를 높였다. 마지막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이 곳에서 계속 함께하자며 그의 내면의 두려움을 건드렸다. 물론 진심도 있었을 것이다. 나와 오래 함께 하자. 그러나 한 구석으로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끝날 때 끝나더라도 레전드는 만들어야지. 부정할 수 없는 최고시청률을 갱신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프로듀서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트루먼에게 마냥 좋은 일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만두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전 세계의 시청자,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 얽힌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찬 눈빛. 그는 트루먼의 인생동안의 시간만큼 그들의 무게 아래 짓눌려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저울에 두자면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트루먼의 벗어나고 싶다는 고민은 묵인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에게 이 상황은 딜레마가 아니다. 이제와서 부조리가 가득한 세상에 나가지 않는 것이 트루먼에게도 좋다고 생각하니까. 어차피 스타가 된 이상 바깥 세상에서도 그가 원하던 자유는 얻을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니까. 여기선 고작 갑갑할 뿐이지만 진짜 세상에서 그는 욕을 먹고 상처를 받을테니까. 게다가 적어도 트루먼에게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니까. 심지어 이혼한 후에 재혼할 두번째 아내까지. 귀차니즘이나 결정장애에 빠져있다면 이 만한 직업도 없다.
프로듀서는 트루먼쇼를 딜레마로 보지 않았다. 한 사람의 완전한 희생으로 다른 이들이 이득을 보는, 일방이 희생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스타와 지켜보는 수많은 지지자들, 윈윈이나 협조 관계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에게 인간도 아니라고 비난의 화살만 퍼부을 텐가. 그는 자신의 일을 그저 잘 알고, 잘 하고 있는 전문가였다. 그는 쇼는 끝이 없다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하나뿐인 스타인 트루먼은 쇼도 끝이 있는 거라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 프로듀서는 말문을 잃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끝을 맞이한 것이다. 아직 트루먼을 보내줄 어떤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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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울리는 사진 한 장, 그리고 하나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 2000
드라마 / 대만, 일본 / 173분
감독: 에드워드 양
가슴 울리는 사진 한 장, 그리고 하나
사람들은 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사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무한정 허비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뿐더러 대부분 어른에게 고민은, ‘결과적으론 다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 그리고 둘>은 어린 양양의 사진을 통해 세상을 한쪽 눈으로만 보는 이들의 두 눈을 뜨게 하고, 그동안 외면하기만 했던 진실을 깨닫게 한다.
주인공 양양은 하나의 진실을 알기 위해선 앞과 뒤를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보이는 것이 곧 전부인, 순수한 아이 덕에 가족들은 자신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이면을 알게 된다. 결국 우린 아이에게서 삶의 철학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관객까지도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영화다.
“아빠가 보면 내가 못 보고, 내가 보면 아빠가 못 봐요. 그럼 우린 반쪽짜리 진실만 보는 건가요?
양양의 삼촌은 길일에 결혼식을 올린 이유만으로 자신의 인생에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 믿는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려는 그의 노력엔 가장 중요한 점이 빠져있다. 그 점을 양양이 사진으로 찍어 그의 손에 쥐여준다. “삼촌은 뒤를 못 보니까 내가 찍었어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제때 쓰레기봉투를 버리지 않아 할머니가 쓰러졌다고 생각하는 양양의 누나, 팅팅에겐 세상은 언제나 불공평하다. 팅팅에겐 참고 견디는 것이 그녀의 완전하고 진실한 삶의 자세다. 그러나 그녀 역시 고작 앞만 보고 있을 뿐이다. 누가 그녀에게 그런 자세를 강요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팅팅에게 자신의 뒤를 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녀가 하루아침에 당당하게 진실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본인이 아는 것도 직접 보지 않으면 확신할 수 없음에도 훈수를 두고, 핀잔을 주는 양양의 선생님 같은 어른들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아빠(NJ)의 30년 전 실패한 첫사랑과 팅팅의 설레는 첫 연애가 교차편집되는 이유를 감독에게 묻지 않아도 관객은 알 수 있다. 옷깃만 스쳐 간 사랑도 사랑이라 했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나 후회는 찾아온다. 후회는 삶을 되돌리기 위한 발판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이자 기회다. 과거의 선택이 다시 주어진다 해도, 우린 꺾이지 않고 곧게 나아가야 한다. 유독 밝은 곳만 눈에 담으려는 몹쓸 고집들이 있기 때문이다.
깨어나지 않는 엄마를 앞에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양양의 엄마나, 가족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껴보지 못해 자꾸 거짓된 사랑만을 느끼는 옆집 소녀 리리의 뒷모습엔 어둠에 짙게 깔려있다. 우린 모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싶은 뒷면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뒷면을 본인까지도 외면해 버린다면, 당신에게 완전한 ‘하나’는 영원히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깨달은 건, 사는 게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거야. 왜 그걸 전엔 몰랐을까.”란 양양 엄마의 말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양양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각자가 가진 ‘모든 내면’이다. 반쪽짜리 진실만 갖고 타인을 비난하고,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고, 쉽게 절망하는, 즉 한 인간이 가진 ‘수많은 나(자아)’ 말이다.
<하나 그리고 둘>은 다양한 인생을 담고 있다. 특정 인물의 이야기에만 치우쳐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들의 삶의 굴곡을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엮어 천천히 풀어나간다. 감각적인 영상미부터 배우들의 명대사까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170분이 넘는 상영시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귀여운 나비넥타이를 하고 할머니 영정사진 앞에 서서 편지를 읽는 양양의 모습은 <하나 그리고 둘>의 명장면이다. 그의 모든 말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이 말 한마디가 여전히 웃음을 나게 한다.
“… 아, 나도 이제 다 컸나 보다.”
많은 이가 꼭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린 양껏 크지 못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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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재는 끝내지 못한 과거의 기억.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잊지 말아야 할 과거와 현재로 표현해 기존에 더 나아가지 못했던 길을 조금은 나아간 영화 리멤버는 10월 26일 개봉 예정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리멤버: 기억의 살인자>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한 남자가 가족을 대신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이고 영화 <리멤버>는 일제강점기에서 살아남은 한 남자가 가족을 대신해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이다. 잊을 수 없었던, 아니 잊지 말아야 할 그의 기억의 끝엔 무엇이 있는 걸까. 이성민 배우가 열연이 빛나는 영화 '리멤버' 시사회 리뷰를 시작하려 한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은 울컥하고 튀어나오는 감정들을 차마 막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지켜야만 하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기고 또 새기는 그 주름진 손이 떨리면서도 우직하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하는 그 우직함이 인상적이다. 그 칼날이, 총구가 나를 가리킨다고 하더라도 이 기억만큼은 끝까지 안고 가리라 다짐한다. 기억해야만 하지만 계속해서 잊히는 그 기억을 이어갈 수 있을까. 계속 돌고 도는 기억 속에 잊지 말아야 할 그 기억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간다. 가족을 죽게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었다.
한태주, 그는 뇌종양 말기에 알츠하이머로 인해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이 마지막이 되기 전에 60년 동안 계획한 일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친해진 인규에게 일주일 동안 운전을 부탁하게 된다. 사라지는 기억을 곳곳에 새기며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현재의 모습은 끝내지 못한 과거로 인해 색이 바래지고 말았다. 과거는 그저 지나간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사는 이들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수많은 동포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여전히 호위 호식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은 지나간 과거는 그저 허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회에서도 성공해 존경받는 이들은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선동'이라는 말로 치부하며 기억이라는 단어 자체를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만든다. 우리의 기억이 뚜렷하지 않을수록 그들은 진정으로 뉘우쳐야 할 과거를 영광의 기억으로 덮으며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는 잊어도 누군가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힘은 무엇보다 강해서 그 힘과 의미를 퇴색시킬 수는 없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나라 역사의 아픔을 신파로 끝맺지 않으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후반부에 흐트러지는 이야기의 전개가 조금 아쉬웠다. 빠른 이야기의 전개만큼 휘리릭 지나가버린 인규의 감정과 소재로 이용되는 역사의 상처의 공백이 꽤 크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허탈함의 공백을 이성민 배우의 연기가 묵직하게 채우며 차분함과 건조함의 조화를 맞춰간다. 무겁지만 명확한 메시지와 타이밍이 기가 막힌 개봉일이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든다. '리멤버'. 과거가 이은 현재를 끊임없이 '기억'하고 또 '기억'하여 지나간 과거가 아닌 현재에 이어지고 있는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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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는 말만으로도, 그 존재만으로도 악당이 될 수 있다는 것.
고요한 밤이지만 절대 조용하지 않은 두 사람의 사이는 독특하고도 요란한 빛 사이에서 잔잔하게 입맞추며 이어진다. 같은 방향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교환과 메구는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 내레이션이 들리며 실은 그렇지 않은 마음을 드러낸다. 이제 더 이상 교환을 사랑하지 않는 메꾸는 한때, 사랑했던 교환과 헤어지고 싶지만 여린 마음에 상처를 줄까 봐 어떻게 이별을 건넬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메구는 교환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헤어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교환의 옆에서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메구의 옆에서 운전하고 있던 교환은 졸린지 껌을 찾다가 메구에게 있어서 헤어질 이유에 충분함을 가져다주는 행동을 저지르고 만다. 그렇게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교환과 이미 정리를 끝낸 메구는 끝까지 제대로 된 의미를 의지 있게 전달하지 않는다. 의지가 사라진 소통은 곧 단절로 이어져 해방의 축제가 되어 메구 안에서 펼쳐지고 이별이 시작 된다.
이별을 선언했음에도 계속해서 찾아오는 교환은 메구에게 있어서 ‘러브 빌런’ 같고 헤어질 구실을 만듦과 동시에 소통하지 않는 메구도 교환에게 있어서 ’러브 빌런‘같다. 그렇게 서로에게 러브 빌런이 되어버린 그들은 메구가 먼저 추억이 되었던 모든 것을 쏟아내고 그것을 또 제대로 듣지 못한 교환으로 인해 완전한 소통 단절을 끌어낸다. 소통 단절은 곧 이별이다. 그렇게 ‘사랑의 슈퍼맨’이었던 메구는 ‘러브 빌런’이 되었다. 빌런이 되어서도 예의를 지키는 그들의 번쩍이던 사랑이 3년간의 추억을 게워내며 빛을 잃은 어둠 속에 모습을 감춘다. 이 영화는 이옥섭 감독이 독특한 영상미로 인해 시선을 끈다. 이들이 왜 이렇게 됐을지 감히 예상도 되지 않는 이야기를 움직이는 도로 위와 멈춰져 있는 이 집 위에서 그려낸다. 상상을 현실로 펼쳐내는 이 빛의 흔적을 따라가다가 마주하는 두 사람의 추억이 곳곳에 펼쳐지고 끝끝내 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의 이별도 곳곳에 펼쳐진다. 이런 독특함은 이엑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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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쁘띠마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도라에몽>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나는 진구라고 생각하지만 도라에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쁘띠 마망>도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넬리와 마리옹 중 누구일지 생각하게 만든다. 혹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쁘띠 마망>은 할머니의 십자말풀이를 열심히 풀던 넬리가 작별인사Au revoir를 하며 방을 나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방만이 아니라 복도에 딸린 방문마다 안에 넬리의 인사를 받는 할머니들이 있다. 세 할머니를 지나서 엄마가 있는 방에 넬리는 도착한다. (좀 더 봐야 알 수 있지만 넬리의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가 병실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다) 포스터를 보고 간 관객은 당연히 이 넬리라는 어린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만 Petite Maman이라는 제목이 아름다운 서체로 화면에 새겨지는 순간에 카메라가 담는 것은 넬리의 엄마인,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 마리옹이다.
그렇다, 제목이 가리키는 '쁘띠 마망'은 마리옹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Mourir?" "Courir."라는 시적인 대사를 쓴 시아마답게 'petit'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우선 작다는 의미로 해석할 때, 말 그대로 넬리가 자신과 동갑인 어린 시절의 엄마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작고 어린 엄마'이다. 두 번째로 넬리의 입으로 언급되듯 마리옹은 23살에 아이를 낳은 젊은, 어린 엄마이기 때문에 쁘띠 마망이다. 마지막으로 petit는 새끼,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뜻도 있는데, 시아마의 <쁘띠 마망>이 그리는 그림은 넬리와 마리옹 사이의 모녀 관계뿐만 아니라 마리옹과 그 엄마 사이의 모녀 관계까지 패스츄리처럼 겹겹이 쌓고 있는 관계도이다. 따라서, 쁘띠 마망은 넬리의 엄마인 동시에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한 마리옹, 자식인 엄마를 가리키는 것으로도 보인다.
1. 넬리와 할머니를 연결했던 고리가 십자말풀이라는 점마저 시아마 영화다워서(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상상했던 시아마 영화 같아서) 좋았다. 낱말을 섬세하게 다루는 모습이 좋다.
2. 처음에 넬리 아빠가 등장했을 때는 아빠가 아니라 아는 아저씨인 줄 알았다. 운전 전에 마리옹이랑도 그렇고 넬리랑도 데면데면하게 굴어서 그냥 이사 도와주는 엄마 친구인 줄. 넬리가 어린 마리옹을 만나는 동안 어른 마리옹은 만나지 않기 때문에 아빠의 돌봄이 어린 마리옹과 넬리의 우정을 지속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3. 할머니 댁으로 운전해서 가는 동안 넬리가 과자를 먹다가 운전하는 엄마 입에 계속 넣어주고, 엄마가 그걸 거절하지 않는 장면이 슬프도록 상냥하다고 느꼈다. 보면서 과자 두 개째 줄 때부터 '이제 그만 줘도 돼'라든가 '너 먹어'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고 음료까지 받아마셔 준다는 게 마리옹이 얼마나 다정한 엄마인지 보여준다. 아이들이 과자를 나눠주는 것은 호의에서 비롯하는 것이지만, 마음이 고마워서 먹는 거지 어른이 정말로 아이가 먹는 과자를 먹고 싶지는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운전하면서 뒤에서 자꾸 과자나 음료를 준다고 내미는 게 귀찮을 법도 한데 끝까지 귀찮은 티를 내지 않는 단단한 상냥함이 감동적이었다.
4. 보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자아가 날뛰었던 장면이 몇 군데 있다. 시리얼을 먹다가 우유만 쪽 먹고 다 남기면 어떡하니! 양치하고 가글을 한 번만 하면 어떡해! 양치만큼 치약 헹구는 것도 중요한데! 아저씨(아빠) 여덟 살짜리랑 실내에 있는데 담배를 피워? 여덟 살 애들끼리 위험하게 가스레인지로 우유를 데우고 불 쓰는 요리를 하면 어떡해!의 연속.
5. 넬리가 파란 옷을 많이 입는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주사위 놀이를 할 때 파란색을 바로 고르는 걸 보면 정말로 넬리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파란색인 것 같다. 반대로 마리옹이 자주 입는 색은 붉은색. 넬리를 처음 만났을 때도 역할극을 할 때도 붉은 계통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머리에 푸른 계열의 머리띠를 거의 계속 두르고 있기 때문에 넬리의 색도 일부 가지고 있다.
영화의 주 배경인 할머니의 집 내부 공간 중 세면대가 있는 방의 파란 타일과 붉은 나무문이 대조적이라 특히 아름다웠다. 물론 노란 벽지에 햇빛이 따스하게 드는 부엌도 멋지다.
6. 마리옹과 넬리가 색으로 연결된다고 해석했는데, 그뿐만 아니라 나이답지 않게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넬리의 차분한 성격이 우울감에 빠진 상황에도 상냥한 마리옹의 성격과 닮아있다고 느꼈다. 마리옹의 엄마가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다리의 장애를 마리옹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 마리옹이 수술을 받게 해야 했던 것처럼, 마리옹도 자신의 우울증이 넬리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은 부분은 있다고 본다. 다만 마리옹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다정한 사람이라 넬리도 다정한 아이가 될 수 있었다.
7. 마리옹과 넬리가 역할극을 하고 나서 마리옹이 배우가 되고 싶다고 고백하는 부분이 조금 씁쓸했다. 현재의 마리옹이 딸과 남편을 옛 집에 두고 훌쩍 떠날 정도로 우울해하는 이유에 이런 부분도 포함되어있을 거라 짐작됐다.
8. 둘이 피라미드 같은 구조물 안에 들어갔을 때 나온 노래가 자꾸 carry on to me라고 들려서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불어일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완전히 잘못 들은 것이었다.
9. 넬리와 마리옹 배역을 연기한 배우들은 쌍둥이다. 굳이 둘의 외적인 차이에 집중하자면 넬리는 햇빛을 받으면 붉은 기가 도는 갈색머리라 파란색과 대조적으로 잘 어울렸고, 마리옹은 그보다 밝은 갈색머리였다. 성인 마리옹 배우는 넬리보다 훨씬 진한 갈색머리, 브루넷이라 머리색의 스펙트럼에도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마리옹의 엄마도 브루넷이었는데 마리옹이 자라면서 엄마를 닮아갔다고도 생각된다.
10. 시아마 감독이 자기가 만들어낸 캐릭터 중 마리/마리옹/마리안느와 같은 이름이 붙은 캐릭터들은 본인 할머니 마리를 떠올리며 이름을 붙였다고 했던 인터뷰가 떠올랐다. 넬리의 이름은 할머니에게서, 마리옹의 이름도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그 할머니들도 더 위의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았을지도 모르는 이름이다. 먼저 떠난, 떠날 가족의 이름을 후대의 가족 구성원에게 붙이는, 가족 내에서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고자 하는 서구권의 사랑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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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미국배우조합상(SAG) 4개부문 후보
2021년 전 세계의 흥행을 선두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미국 배우조합상(SAG)의
대상 격인 앙상블 최고 연기상 등 주요 4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미국배우조합상(SAG)은 그야말로 미국 배우 조합이 주최하는 시상식인데요.
1995년에 처음 시작되었고, 미국의 영화/드라마 배우 가맹으로 조합원 수는 약 12만명입니다.
아주 영향력있는 미국 배우들이 주최하고 동료 배우들이 인정하여 상을 시상하는만큼 영예롭고 권위있는 시상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제 28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 명단에서
TV 드라마 시리즈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TV 드라마 스턴트 부문 앙상블상 등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SAG에서 비영어권 드라마가 앙상블상 후보에 지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아울러 드라마 부문 남녀주연상에 아시아 국적 배우가 후보로 오른 것도 최초입니다.
드라마 부분에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 배우와 정호연 배우가 나란히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앙상블상은 한해 최고의 연기력을 보여준 드라마 출연 배우 전체에게 주는 상으로 SAG 최고의 영예로 꼽히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 시너지(화합)을 중점적인 기준으로 심사하는 부문이죠!
앙상블상 후보로는 훌루의 <핸드메이즈 테일 (시녀 이야기)>, 애플TV+의 <모닝쇼>, HBO의 <석세션>,
파라마운트 네트워크의 <옐로스톤> 등 쟁쟁한 작품들이 선정됐습니다.
남우주연상 후보는 이정재 <오징어게임>, 제레미 스트롱, 키에라 컬킨, 브라이언 콕스 <석세션>, 빌리 크루덥<모닝쇼>등이 후보에 올라 경쟁을 펼칠 것 같습니다.
여우주연상에는 정호연 <오징어게임>,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 <모닝쇼>, 엘리자베스 모스 <핸드메이즈 테일(시녀이야기)>,
세라 스누크 <석세션>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스턴트 앙상블 후보로는 <오징어게임>, <코브라 카이>, <팔콘 앤드 윈터 솔져>, <로키>,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등이 선정됐습니다.
<오징어게임>은 SAG 어워즈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중 최초로 후보에 오르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SAG 4개 부문 후보 지명과 관련해
버라이어티에 “감독으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후보에 오른 배우들과 모든 출연진의 헌신과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한국의 K-콘텐츠는 명실상부 전 세계의 중심에 있습니다.
지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SAG의 앙상블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한국계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미국 영화 <미나리>가 영화 부문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죠.
다시 한번, <오징어 게임>의 SAG시상식 후보에 오른 점 대단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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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씨네랩은 다음 주 더욱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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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줬으면 해서, 알아줬으면 해서.
Call me by your name / 2017
:: BGM
Nick Gunner - Lucid Dreaming (feat. DNAKM)https://soundcloud.com/nickgunnermusic
https://www.facebook.com/nickgunnermusic
https://www.twitter.com/nickgunner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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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주 최신 개봉영화(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라라와 크리스마스 요정, 피부를 판 남자, 하우스 오브 스네일스, 엔드리스)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2월 2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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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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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자크 : 시즌 4> 파트 2 공식 예고편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오자크》 시즌 4 파트 2 마지막 이야기들, 곧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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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Tudum:글로벌 팬 이벤트> 공식 티저 예고편
9월 25일, 전 세계 넷플릭스 최고 스타들과 크리에이터들이 가상의 공간에서 모입니다. ? 사상 최초로 열리는 글로벌 TUDUM 이벤트! 세계 곳곳의 넷플릭스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시간입니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에서는 《지옥》 《마이네임》과 같은 신작부터, 《기묘한 이야기》 《브리저튼》 등 인기 시리즈의 후속 시즌, 《레드 노티스》 《돈 룩 업》 같은 영화까지 70여 편에 이르는 콘텐츠의 최신 정보를 만나볼 수 있어요. 넷플릭스 최초 공개 및 독점 영상 대거 등장 예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