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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2024-10-03 00:47:30

[BIFF 데일리] 이례적이지만 흠잡을 곳 없는 개막작

영화 <전,란> 리뷰

 

[BIFF 데일리] 이례적이지만 흠잡을 곳 없는 개막작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전,란> 리뷰


 

 

줄거리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감독: 김상만

 

출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독립 영화를 중심으로 개막작을 선정하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OTT 영화. 그것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OTT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0월 2일 영화제의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OTT 영화인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과 응답이 연속적으로 오갔다. 박도신 부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대중적이고 재밌고, 완성도가 높은 영화이며 OTT 작품에도 문이 열려있음을 말씀드리기 위해’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답했다.

 

이후 시대가 어떻게 변할지 <전,란>의 개막작 선정이 앞으로의 시장을 어떻게 바꿀진 알 수 없지만 일단 <전,란>은 박도신 부집행위원장의 말처럼 대중적이고 재밌고 완성도 높은 영화다. 쟁쟁한 배우들과 양면에 각각 다른 색을 장착한 각본, 다방향으로 치고 나오는 다채로운 액션, 빠르게 돌파하는 과감함까지 모두 갖춘, 흠잡을 곳이 없는 작품이다.

<전,란>은 선조의 재위 기간에 일어난 임진왜란의 전, 후사를 배경으로 하고있다. 영화는 비슷하지만 다른 운명을 타고난 두 남자 종려와 천영의 우정과 증오, 각자의 눈으로 시대를 바라보는 다양한 인물들의 의지를 연료 삼아 나아간다. 그리고 흑과 백, 적과 청, 진실과 오해를 맞붙여 스파크를 튀기다 끝내 커다란 불꽃을 만들어낸다.

배우들은 이 커다란 불꽃을 가운데 두고 맡은 인물을 마음껏, 맛있게 요리해 내놓는다. 영화 <군도>이후 약 10년 만에 양반이 아닌 노비 천영이 되어 나타난 강동원 배우는 헤진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귀신같은 몸놀림을 보여주고 그에 대척하는 양반 종려를 맡은 박정민 배우는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진중하게 무너뜨리고 재조립한다. 비겁한 임금 선조를 맡은 차승원 배우는 자칫하면 모든 게 과도해 보일 수 있는 인물을 한 끗 차이로 비틀어 단단하게 만든다. 의병대와 일본군의 선봉장 겐신을 맡은 진선규, 김신록, 정성일 배우의 김자령, 범동, 겐신은 몇 번이고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깊은 매력을 뽐낸다. 

<전,란>은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각자의 정도(正道)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들은 주어진 운명과 계급에 순응하기보단 그에 맞서길 선택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무기를 손에 든다. 각 무기에 주인의 운명과 의지가 투영되고 그들은 무기를 휘두르며 단단히 막혀있던 계급과 운명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간다. 

비슷하지만 다른 운명을 타고난 종려와 천영은 허물어지고 있는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지키는 자와 허무는 자가 되어 대립한다. 두 사람은 적, 청색의 도포를 두르고 흑, 백의 검을 든 채 마주 선다. 서로의 거울이자 한 덩어리의 실체와 그림자 같기도 했던 두 사람은 갈등의 끝에서 서로를 그림자로 둔 하나의 온전한 실체로 독립한다. 이 과정은 마치 애증 관계 연인의 이별 같기도 하고 고상한 성장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쟁쟁한 배우들과 양면을 가진 각본, 다방향으로 치고 나오는 다채로운 액션까지. 흠잡을 곳 없이 매력적인 영화 <,>은 다가오는 101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102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과 이어지는 영화제 기간 동안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상영시간]

10월 2일(수) 18:00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103() 16:30 영화의전당 중극장

104() 12:30 CGV센텀시티 6관

 

작성자 . 혜경

출처 . https://brunch.co.kr/@hkyung769/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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