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10-22 17:45:07
보통의 가족 | 차분하나 팽팽하고 부조리한 가족드라마
<보통의 가족>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돈만 벌면 된다는 태도로 반성 없는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형 ‘재완’(설경구)과 공정함과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 동생 ‘재규’(장동건). 전처와 사별한 재완은 필라테스, 요가 등 여러 자격증을 따고 자기 관리에 철저한 '지수'(수현)와 재혼하고, 재규는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 시부모의 간병까지 빈틈없이 해내는 ‘연경’(김희애)과 가정을 꾸리며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누린다.
어느 날, 평온하던 이들의 가정과 일상이 돌연 깨진다. 재완의 딸 '혜윤'(홍예지)과 재규의 아들 '시호'(김정철)가 학원을 째고 놀다가 길거리에서 노숙자를 폭행해 중상해를 입힌 현장 CCTV 영상이 뉴스로 보도된 것. 재완과 연경은 즉시 혜윤과 시호를 지키려 하고, 재규는 시호의 잘못을 인정하려고 하면서 가족 간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하지만 재완이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하면서 네 가족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영화관에서 봐야 되는 가족 드라마
팬데믹 시대를 거치며 관객들 사이에서 익숙해진 표현이 있다. '영화관에서 봐야 되는 영화.' 비싸진 영화 티켓을 구매해서라도 스크린으로 봐야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지칭하는 말이다. 아이맥스나 돌비시네마로 보면 더 좋고, 특별관이 아니더라도 영화관이라는 환경에서 봐야만 그 감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 <탑건: 매버릭>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 이 표현이 붙는 작품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아이맥스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작품 또는 거대한 스펙터클을 기대할 만한 블록버스터 영화인 경우가 많다. 전자는 <오펜하이머>, 후자는 <듄: 파트 2>인 셈이다. 대부분의 한국 영화 혹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작품들은 '영화관에서 봐야 진가가 나온다'와 같은 평을 받지 못했다.
허진호 감독의 9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48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작인 <보통의 가족>은 다르다. 겉보기에는 평범하다. 일단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할 법한 작품은 아니다. 등장인물은 줄이고 활동반경을 넓힌 <완벽한 타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의외로 <보통의 가족>은 영화관에서 봐야 진가가 드러난다. 스크린 가득한 배우의 표정과 제스처, 그리고 음향을 느껴야 비로소 맛이 사는 가족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차분하나 팽팽하게
<보통의 가족>은 제목에 충실하다. 미디어에서 흔히 묘사되는 한국 가족의 전형이 집약되어 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 누가 어머니를 어디에 모실 지를 두고 갈등을 빚는 형제. 며느리 간의 갈등. 입시 때문에 학원 뺑뺑이에 시달리는 아들. 부모 몰래 탈선하는 딸까지. 많은 주인공 중 어느 누군가에게는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밖에 없는 판이다.
이는 양날의 검이다. 자칫 주말이나 아침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막장극으로 흐를 여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보통의 가족>은 절묘하게 균형점을 잡는다. 가족의 특성을 활용했다. 누구든 부모이기에, 또 자식이라서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이 있다. 영화는 그 감정을 최대한 끄집어내면서 상황이 급작스럽게 반전되더라도, 입장이 달라져도 수긍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극장에서 보는 <보통의 가족>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빛난다. 수시로 바뀌는 주인공들의 심경을 애써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배우들의 연기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시한다. 자기가 폭행한 노숙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죄책감이 없는 혜윤이를 보면서 재완은 충격에 빠지는 순간이 대표적이다. 같은 소식을 들은 재규가 병원 구내식당에서 밥과 반찬을 입에 쑤셔 넣는 장면도 그의 심경을 꾸밈없이 전달한다.
사운드도 인상적이다. 갈등이 극에 달해 분노가 터지는 순간 적막만이 가득한 식으로 음향을 역이용한다. 재완이 혜윤과 사무실에서 상담하는 장면에서는 대화 내용이 들리지 않는다. 그 덕분에 그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혹은 내렸는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재규와 연경이 차에서 말싸움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정보를 선택적으로 주면서 온전히 각 인물의 감정선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허진호 감독다운 심리 묘사가 빛을 발한다.
흥미롭고 야심 찬
더 나아가 전개도 흥미롭다. 두 형제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는 과정이 극의 핵심이다. 타락한 변호사 같던 재완과 정의만을 추구하던 소아과 의사 재규. 그들의 자녀 혜윤과 시호가 노숙자를 폭행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사고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둘의 입장은 뒤바뀐다. 재완은 어른의 부모의 도리를 하자고 동생을 설득한다. 반면에 재규는 오직 자기 아들과 가족만 살리는 게 중요하다며 폭주한다.
특히 두 형제의 직업이 꽤 의미심장하다. 변호사와 의사. 한국에서 오랫동안 문과와 이과를 각기 상징하는 전문직. 어찌 보면 한국의 대표적인 엘리트 직업이다. 이는 <보통의 가족>이 자칫 작위적이라고 느낄 만큼 다양한 사연을 한 가족에게 쑤셔 넣은 이유와도 이어진다. 그저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보여주는 메타포로써 활용하려는 야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통의 가족>은 마치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한국의 부모 세대, 더 넓은 범주에서는 한국의 엘리트들이 어떻게 가족을 대하며 다음 세대를 길러내고자 하는지를 묻는 셈이다. 즉, 자라나는 미래 세대를 봤을 때 과연 한국 사회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미래 세대가 겪는 아픔과 문제를 눈 감고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고쳐야 하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물론 거시적 관점에서는 대답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보통의 가족>은 미시적 차원에서 거시적 문제를 다루기에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의사 동생을 활용해 딸의 봉사 실적을 꾸미는 식으로 아이들을 닦달한 결과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채찍질에 지친 아이들에게 잘못의 책임을 온전히 돌릴 수 있는지. 그들이 자기 자녀일 때 공정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 한국 사회의 난맥상이 한 가족의 모습에 한가득 담겨 있다.
솔직하나 겸허하게
그래서일까? <보통의 가족>은 허무한 듯 놀랄 만큼 솔직한 결말로 놀라움을 안긴다. 재완과 재규는 마지막까지 평행선을 달린다. 공정한 정의를 추구했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듯 보이는 아들 때문에 생각을 바꾼 동생. 가족만 바라보다가 죄책감도,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딸을 보며 정의를 쫓기로 결심한 형. 결국 동생은 형을 문자 그대로 들이박는다. 미래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현상을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재완과 재규의 선택마저도 한국 사회를 닮았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없어서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 아무도 답을 주지 못하는 사회가 두 형제에게서 보인다. 흥미롭게도 <보통의 가족>은 이 상황에서 단언하여 답을 주거나 대단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단지 오프닝과 결말이 이어지는 묘한 수미상관으로써 두 형제 모두에게,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꼬인 실타래의 책임이 있다고 암시할 뿐이다.
상업영화로서는 이 선택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숱한 갈등을 열린 결말에 가깝게, 싱겁게 해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 메시지를 함께 고려하면 오히려 인상적이다. 답을 모른다는 사실을 솔직하고 겸허하게 보여주는 용기가 억지스럽지는 않으니까. 다 같이 웃는 가족사진을 보여주면서 진정으로 행복한 가족과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를 묻는 에필로그가 신선하지는 않아도 여운을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리하나 안이한
그러나 <보통의 가족>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가족 구성원 중 일부의 시점이 부재하다는 것. 바로 아이들의 시점이 찾아볼 수 없다. 철저히 부모의 시선으로, 기성세대의 시점에서 젊은 세대와 아이들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예를 들어 과도한 입시 스트레스는 클리셰처럼 쓰이고, 시호의 학교 폭력 문제는 발단부터 해결까지 중요성에 비해 지나치게 간단히 짚고 넘어간다.
물론 이 소재들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도구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 다만 다른 어른들을 보여주는 세밀한 묘사에 비해서는 아이들이 지나치게 기능적으로 사용된다. 그 결과 혜윤과 시호는 알 수 없는, 그저 악의만 지닌 평면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시호는 눈앞의 상황만 벗어나기 위해 부모도 손쉽게 속일 수 있는 전형적인 비행 청소년이고, 혜윤은 사이코패스일 뿐이다.
결국 메시지도 무뎌진다. 가족 드라마에 빗대어 한국 사회 문제를 보여주려는 게 <보통의 가족>의 의도다. 그런데 그 의도가 정작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를 바라보는 고정관념 섞인 시선을 드러낸다. 젊은 세대를 잘못 자란, 이해할 수 없는, 악마화된 존재로 그리면서 한국 사회가 겪는 갈등을 입체적으로 풀어낼 기회를 놓치고 만다. 예리한 야심과는 달리 <보통의 가족>의 끝이 평범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Acceptable 무난함
차분하나 팽팽하고, 솔직하나 겸허하고, 예리하나 안이하게 담아낸 한국이라는 가족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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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동기부여 영화 추천, 내게 힘을 주는 영화 10편
내게 힘을 주는 영화 10
저마다 힘들고 의지가 떨어질 때 동기를 부여받을 만한 친구, 영상, 영화, 취미와 같은 것들을 여러 번 꺼내 볼 것이다.
종종 자극이 된다거나 힘을 주는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저장하고 다시 꺼내보기도 하는데, 영화도 마찬가지다. 특히 정말 좋아하는 영화는 몇 번이고 다시 봐도 언제나 힘을 준다.
요즘 상황도 상황인지라 상반기 취업문도 줄어들고, 여행도 못 가고, 경제도 좋지 않은 지금 모두가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영화들을 가져와보았다. 영화의 순서는 국내 개봉일 순으로 작성했다!
■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1989
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존 키팅 역), 로버트 숀 레오나드(닐 페리), 에단 호크(토드 앤더슨), 조쉬 찰스(녹스 오버스트리트)
개요: 드라마 | 미국 | 128분 | 12세 관람가
줄거리: 미국의 명문 웰튼 아카데미의 새 학기 개강식. 이 학교 출신인 존 키팅 선생은 새 영어 교사로 부임한다. 첫 시간부터 선생은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파격적인 수업방식으로 진행하는데. 닐은 키팅 선생을 캡틴이라 부르며 따르게 되고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서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닐과 그 친구들은 굉장히 엄격한 학교의 규율을 어기고 서클에 참여하면서부터 키팅 선생을 통해서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 조금씩 느끼게 되는데...
첫 번째 영화는 1989년도에 제작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언급되고 있는 <죽은 시인의 사회>다. 아마 보지 않았을지라도 제목을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이 영화의 가장 유명한 대사이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카르페디엠'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며 가르침을 주는 키팅 선생의 대사이다. 좋은 스승을 만나며 배우게 되는 인생을 느낄 수 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명작이다.
■ 가타카 Gattaca, 1997
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에단 호크(빈센트 프리맨 역), 우마 서먼(아이린 카시니), 알란 아킨(Det.휴고), 주드 로(제롬 유진 모로우), 로렌 딘(안톤 프리맨), 고어 비달(조셉), 어네스트 보그나인(카사르)
개요: SF, 드라마, 스릴러 | 미국 | 106분 | 15세 관람가
줄거리: 근 미래 유전자 조작을 통한 시험관 수정으로 우성 인자만을 보유한 자식을 낳을 수 있는 시대에 조작을 받지 않고 태어난 빈센트. 그는 심장 질환 확률이 99%에 예상 수명이 31살 밖에 되지 않는다. 우성인자만을 보유하고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가 꿈인 빈센트는 모두의 만류에도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꿈을 대신할 우성인자인 유진 모로우와 만나며,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우주 항공 회사에 들어가게 되는데.
두 번째 영화는 이 추천 목록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자, 정말 많이 보아왔던 <가타카>다. 정말로 극한의 상황에서도 절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노력하는 빈센트의 모습을 보면서 항상 영화지만 저런 대단한 인물이 있다는 자극을 받아왔었다. "모든 게 가능해"라며 자신의 의지와 행동력을 보여준 빈센트와 "넌 내게 꿈을 빌려줬어"라고 말하는 유진 모로우(주드 로)의 모습을 보며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블로그에 리뷰를 쓴 적도 있는데, 나의 인생 영화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 록키 발보아 Rocky Balboa, 2006
감독: 실베스터 스탤론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록키 발보아 역), 버트 영(폴리), 마일로 벤티밀리아(록키 발보아 주니어)
개요: 액션, 드라마 | 미국 | 102분 | 12세 관람가
줄거리: 최고의 헤비급 챔피언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록키. 록키의 즐거움은 화려했던 자신의 복싱 경기 얘기를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 어느 날, TV에서 현재 헤비급 챔피언인 매이슨 딕슨과의 가상 경기를 중계한다. 상상 이외의 인기를 끈 이 경기는 실제로 록키에게 경기를 제안하고, 록키는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 일생일대의 대결을 앞두고 오랜 친구이자 트레이너인 듀크와 아들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시작한 록키. 젊은 챔피언 복서 메이슨에 맞서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데.
세 번째 영화는 정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OST 'eye of the tiger'가 나오는 영화 <록키 발보아>다. 아마 이 영화를 몰라도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듯하다. 이 영화는 록키의 마지막 시리즈 작이기도 하며, 실베스터 스탤론을 다시 한번 영화 속의 록키 발보아처럼 일으켜 세운 영화다. 이미 은퇴한 선수였던 만큼 나이가 들었고 젊은 시절처럼 멋진 몸은 아니지만 은퇴하거나 혹은 실패한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스포츠 영화만의 땀과 열정, 승부를 통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영화다.
■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yness, 2006
감독: 가브레일 무치노
출연: 윌 스미스(크리스 가드너 역), 제이든 스미스(크리스토퍼), 탠디 뉴튼(린다), 브라이언 호우(제이 트위스틀)
개요: 드라마 | 미국 | 117분 | 전체 관람가
줄거리: 한물 간 의료기기를 팔며 돌아다니는 세일즈맨 크리스 가드너는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며 돌아다니지만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결국 아내까지 집을 떠나고 길거리로 나앉게 된다. 하지만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서 살아남아야 하는 그에게 인생 마지막 기회가 다가온다.
네 번째는 이 주제나 행복에 관한 주제라면 빠지지 않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행복을 찾아서>다. 지금은 훌쩍 자라버린 제이든 스미스의 역인 크리스토퍼와 크리스 가드너가 지하철 화장실에서 자는 장면이 정말로 안쓰럽고 많은 이들에게 인상적인 장면이었을 것이다. "못할 거야라는 말을 믿지 마"라며 아들에게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다짐을 하는 크리스 가드너. 인생 기회인 인턴을 위해서 진심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동기를 부여해 줄 충분한 영화다.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Lazy hitchhikers' tour de europe, 2013
감독: 이호재
출연: 이호재, 이현학, 하승엽, 김휘
개요: 다큐멘터리 | 한국 | 105분 | 12세 관람가
줄거리: 스스로를 잉여인간이라고 부르는 네 명이 잉여로운 20대를 보내기 위해 단돈 80만 원과 카메라 한 대만 들고 유럽행 비행기를 탄다. 잉여 넷은 숙박업소 홍보영상을 찍어주고 무료 숙식을 하면서 1년간 유럽을 일주하겠다는 야망과 동시에 자신이 정말 좋아했던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파리에 첫발을 내딛는데. 처음 계획과 달리 이들을 찾아주는 곳은 없고 아무런 소득 없이 이탈리아 로마까지 히치하이킹을 떠나고, 계속 이어가던 이들에게 기회가 찾아오는데.
다섯 번째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 형식의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다. 같은 이름과 컨셉인 예능 프로도 나왔던 이 영화는 정말로 네 명이 여행을 떠나고 벌어지는 일들을 카메라 한대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단돈 80만 원을 들고 그들이 유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일들이라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하나하나 목표들을 달성해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당장 시작해야 할 것만 같은 동기부여를 준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 같이 20대에 이 영화를 본다면 무엇이든 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것이다.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월터 미티 역), 크리스틴 위그(셰릴 멜호프), 숀 펜(숀 오코넬), 셜리 맥클레인(에드나 미티)
개요: 모험, 드라마, 판타지 | 미국 | 114분 | 12세 관람가
줄거리: 라이프 잡지사에서 16년째 근무 중인 월터 미티.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상상'을 통해서 특별한 순간을 꿈꾸는 그에게 폐간을 앞둔 라이프지의 마지막 호 표지 사진을 찾아오는 미션이 생긴다. 평생 국내를 벗어나 본 적 없는 월터는 문제의 사진을 찾아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등을 넘나들며 평소 자신의 상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어드벤처를 시작한다.
여섯 번째 영화는 정말로 동기부여 영화에 절대 빠지지 않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그저 국내에서 상상으로만 해왔던 일들을 용기를 내서 헬기에 뛰어들며 현실로 받아들이는 월터. "아름다운 순간이 오면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물고 싶지"라는 대사와 같이 월터가 경험하는 인생의 전환점을 보며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는 영화다.
■ 위플래쉬 Whiplash, 2014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마일즈 텔러(앤드류 역), J.K. 시몬스(플렛처)
개요: 드라마 | 미국 | 106분 | 15세 관람가
줄거리: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각오인 음대 신입생 앤드류는 우연한 기회로 누구든지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 실력자지만, 또한 동시에 최악의 폭군인 플렛처 교수에게 발탁되어 그의 밴드에 들어간다. 폭언과 학대 속에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는 지독한 교육방식은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앤드류의 집착을 끌어내며 그를 광기로 몰아넣는데...
일곱 번째 영화는 악마와 같은 스승과 광기에 휩싸이게 된 제자의 <위플래쉬>다. 폭군 교수인 플렛처는 자신들의 제자들을 정말 극한의 상황까지 밀어붙이며 재능을 터트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만의 성공 비법이라고 할까. 물론 그 노력에 폭언과 학대는 덤이다. 하지만 이런 극도의 자극을 버텨내며 끝까지 살아남은 자는 광기와 함께 성공만이 남는다. 자칫하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엄청난 자극으로 터져버린 광기의 드럼 소리와 미친듯한 몰입력을 경험할 수 있는 영화다.
■ 주토피아 Zootopia, 2016
감독: 바이론 하워드, 리치 무어
출연: 지니퍼 굿윈(주디 홉스 목소리 역), 제이슨 베이트먼(닉 와일드), 샤키라(가젤), 이드리스 엘바(보고), 알란 터딕(듀크 웨셀턴), J.K. 시몬스(시장 라이언하트)
개요: 애니메이션, 액션, 모험, 코미디, 가족 | 미국 | 108분 | 전체 관람가
줄거리: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1위, 주토피아에서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 주토피아 최초의 토끼 경찰관 주디 홉스는 48시간 안에 사건 해결을 지시받자 뻔뻔한 사기꾼 여우 닉 와일드에게 협동 수사를 제안하는데.
여덟 번째 영화는 너무나 귀엽고 매력 있는 캐릭터 투성이인 <주토피아>다. 애니메이션 영화지만 단 한 번도 없었던 토끼 경찰이 되기 위해서 "내가 최초가 되겠네!"라고 말하며 노력하는 주디. 작고 힘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디는 당당히 노력하여 경찰이 되고 실종 사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활약한다. 주디의 행동이 주는 동기부여도 물론이고 여러 캐릭터들의 매력과 OST를 통해서 힐링도 받을 수 있는 영화다.
■ 싱 스트리트 Sing Street, 2016
감독: 존 카니
출연: 페리다 월시-필로(코너 역), 루시 보인턴(라피나), 잭 레이너(브렌든), 마크 맥케나(에먼)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아일랜드, 미국, 영국 | 106분 | 15세 관람가
줄거리: 코너는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라피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라피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한 코너는 급기야 뮤직비디오 출연까지 제안하고 승낙을 얻는다. 행복한 기분도 잠시 코너는 어설픈 멤버들을 모아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급 결성하고 집에 있는 음반들을 찾아가며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첫 노래로 라피나의 마음을 움직인 코너는 그녀를 위해 최고의 노래를 만들고 인생 첫 번째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아홉 번째 영화는 향수를 자극하는 영상미와 좋은 노래들이 정말 많은 <싱 스트리트>다. 지난 음악 영화에서도 추천을 했었는데, "적당히 해서는 안 돼"라고 말하며 제대로 노래를 만들게 되는 청춘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인 코너가 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받을 수 있는 영화다.
■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ビリギャル, Biri Gal, Flying Colors, 2015
감독: 도이 노부히로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쿠도 사야카 역), 이토 아츠시(츠보타 선생님)
개요: 드라마 | 일본 | 117분 | 12세 관람가
줄거리: 친구들과 재밌게 노는 것이 인생의 낙이었던 사야카는 공부와 담을 쌓은 문제아로 학교에서 낙인찍힌다. 하지만 그녀를 절대적으로 응원해 주는 엄마와 초긍정 츠보타 선생을 만나 우등생도 가기 힘들다는 명문대 진학을 도전하기로 하는데. 동서남북이 뭔가요?라며 질문을 하던 사야카의 최고 반전! 아직도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고 있는 사야카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열 번째 영화는 일본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여서 더욱 신기한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다. 이 영화는 아마 수험생들에게 조금 더 힘이 되고 자극을 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긴 수험 시간 동안 온전히 자신 혼자서 의지를 유지한다는 것은 힘든 일인데, 주변에 응원해 주는 좋은 사람들이 많은 힘을 줄 것이다. "의지가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며 응원해 주는 츠토야의 응원을 바탕으로 자극을 받아 노력하는 사야카를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인스타를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가 좋은 장면이나 대사들을 저장해두고자 하는 목표도 있었는데, 종종 다시 보면 힘이 나는 장면들이 있다. 이 10개의 영화가 아마 그런 영화들 중에 더 동기부여가 되는 영화들이었다.
왓챠 - <가타카>, <위플래쉬>,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싱 스트리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넷플릭스 - <행복을 찾아서>
두 곳 모두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죽은 시인의 사회>, <주토피아>
둘 다 없는 - <록키 발보아>
이 목록 외에도 동기부여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영화들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저의 리뷰나 원하시는 작품이나 추천 주제가 있다면 이 또한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담아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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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불안을 넘어선 찬란한 10대의 시간
관객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그 진원지는 다름 아닌 <해피엔드>. 지진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은 물론, 저항심 가득한 10대의 마지막을 다루는 영화는 계속해서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청춘을 대변하는 반항과 자유의 에너지가 이곳저곳에서 뿜어지고, 이를 더 극대화하려는 듯 사회의 억업과 차별, 인권 침해 등의 강도를 세게 가져가는 이 작품은 마음을 흔드는 것도 모자라 테크노 사운드가 이끄는 비트로 계속해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리고 향수 어린 씁쓸함, 그럼에도 피어나는 희망이란 여진을 잊지 않고 전하며 끝내 벅차오름을 전한다.
근미래지만 현재처럼 보이는 도쿄. 공부보다 음악이 좋은 유타(쿠니하라 하야토)와 불알친구 코우(히다카 유키토), 그리고 음악 동아리 친구들은 자유로운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밤, 학교에 잠입한 이들은 일생일대의 장난을 친다. 교장이 애지중지하는 노란색 스포츠카를 세워 놓은 것. 이후 학교는 발칵 뒤집어지고, 범인을 잡고 싶어 안달 난 교장은 AI 감시 체제를 도입한다. 학생 인권이 무시된 이 일 이후, 유타와 친구들은 점점 그들이 원했던 자유와 멀어진다. 이 상황에서 재일한국인 4세인 코우는 비로소 불합리한 세상에 눈을 뜨고, 절친했던 유타와의 관계는 멀어진다.
| 붉은빛의 실체는?<해피엔드>의 중요 키워드는 균열이다. 극 중 지진으로 인해 땅이 갈라지고, 관계가 갈라지는데, 중요한 건 이 균열이 잉태하는 것이다. 바로 불안. 내가 딛고 있는 이 땅과 그동안 맺어왔던 관계가 끊어진다는 그 불안은 시나브로 영혼을 잠식해 버린다. 영화는 이 과정은 물론, 이후 두 주인공이 개인과 사회의 불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이에 대한 힌트를 첫 장면에 배치한다.
영화의 시작은 붉은빛들의 일렁거림이다.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관객은 서서히 그 불빛의 근원지를 알게 된다. 바로 건물 옥상에 설치된 점멸등이다. 야간이나 안내, 비, 눈이 많이 오는 경우 비행 물체가 건물을 인지하도록 표시하는 빛인데, 이 장면에서는 위험 신호로 보인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불안 요소들이 즐비한 일본 사회가 더 큰 문제로 빠질 수 있다는 경고등인 셈. 억압과 혐오 등으로 점철된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는 영화는 이를 방증한다.
또 하나는 두 10대 소년의 시선과 이들의 미래다. 아름다운 불빛이 건물의 점멸등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은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더 넓어진 주인공들의 시선처럼 보인다. 그동안 아름답게만 보였던 세상(붉은빛)의 진실(건물의 점멸등)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20대가 되기 전인 10대의 마지막 시기에 두 소년의 변화하는 시선을 상징하는 듯한 이 장면은 영화가 끝난 후 재차 곱씹게 된다.| 흔들린다! 땅도, 사회도, 관계도
극 중 지진을 통한 균열은 땅은 물론, 사회와 관계를 뒤흔든다. 감독은 이 균열의 틈 사이로 비집고 올라오는 것들을 주목한다. 학교 내 지진이 발생한 이후 교장의 자동차가 크게 망가지는데, 이를 빌미로 교장은 AI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다. 도에 지나친 장난일 수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게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벌점을 부여하는 시스템인 것은 너무 과한 처사다. 교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보금자리였던 음악 동아리방을 빼앗고, 일본인만 참여할 수 있는 자위대 관련 설명회를 열며 다른 나라 출신 학생들을 보란 듯이 차별한다.
영화는 학교라는 주요 공간을 일본 사회로 연결시켜,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불안을 미끼로 전체주의적 사고를 넓혀 이를 권력화하는 교장과 그를 추종하는 선생들의 모습은 마치 일본 내 우익 세력처럼 느껴진다.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며 자신들의 행동의 당위성을 찾는 이들은 나라를 위해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과거 군국주의 일본 수뇌부들과 오버랩된다.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TV를 통해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총리의 모습, 이를 통해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데모 현장을 그리며, 혼란스러운 일본 사회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환경 속에서 10대 끝자락에 놓인 주인공들의 관계는 흔들린다. 특히 코우와 유타는 서로 대척점에 서는데, 같은 나이, 같은 교복, 같은 취향을 가진 이들이지만, 그동안 이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진실(국적 등)들이 올라오면서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위치에 놓인다. 다른 동아리 친구들도 각자의 길을 떠날 계획을 앞둔 상황. 이 사실이 가진 불안감에도 10대의 마지막까지 친구로 지내며 서로 웃고, 울며,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그리고 불안함 속에서도 진실을 향해 손을 뻗고 행동하며 성장하는 이들의 변화는 그 자체로 긍정성을 전한다.후반부 이 변화의 힘으로 교장과 충돌하고 불합리함을 바로잡는 과정은 이를 잘 보여준다. 누구나 관통했던 시기였지만, 돌아갈 수 없는 그 시간을 사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아련함도 느껴지는데, 엔딩에서 유토와 코우가 헤어지는 뒷모습을 정지 화면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엔딩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 네오 소라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해피엔드>의 원래 제목은 ‘지진’이었다. 너무 직접적인 제목이라 <해피엔드>로 바꿨다는 감독은 극중 디스토피아적 세계가 보여주는 ‘엔드’와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우정을 쌓는 이들의 감정인 ‘해피’를 접목했다고. 이 이질적인 두 단어가 착붙하며 멋진 엔딩까지 보여주는 영화의 힘은 차세대 일본 감독인 네오 소라에게 기인한다.
姑 류이치 사카모토의 아들인 네오 소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연주를 담은 콘서트 필름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로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는 등 한창 주목 받는 감독이다. 일본보다 해외에서 더 오래 살며 제3자로서 본국을 바라보는 그의 객관적 시선은 영화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자신의 경험은 물론, 일본 내 벌어지는 사회 문제를 극영화로 잘 담은 연출력은 첫 장편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하마구치 류스케, 미야케 쇼 등 일본 영화 산업에서 긍정적(?) 균열을 일으키는 장본인답다.
연출과 더불어 영화의 매력에 영향을 주는 건 음악이다. 지진의 진동처럼 인물들의 마음속 비트를 일깨우는 테크노 사운드는 물론, 클래식 영화 작곡부터 테크노, 엠비언트 뮤직 등 다방면의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이는 리아 우양 루슬리의 음악도 한몫한다. 그는 '젊음에 대한 향수'와 '언젠가는 세상의 억압과 마주해야만 한다는 느린 깨달음'을 OST의 주요 테마로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맞춰 유토와 코우의 만남처럼 피아노 멜로디와 신시사이저 사운드의 절묘한 만남으로 탄생한 곡들은 영화의 매력을 살린다. 특히 오프닝, 클로징 테마는 무조건 강추다.영화의 제목처럼 유토와 코우의 작별은 ‘해피엔드’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작별 이후 이들은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시절을 관통한 각자에게 물어보면 다 알 것이다. 당시에는 죽고 못 살았던 친구들이 지금은 그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건 본인뿐만은 아닐 터. 하지만 그 순간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 균열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우연히 과거의 친구를 만난다면 겨드랑이를 꼬집으며 말하고 싶다. 이게 우리의 해피엔드라고. 그리고 고맙다고.
사진제공: 영화사 진진
평점: 4.0 / 5.0
한줄평: 시대의 불안을 넘어서는 찬란한 10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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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한된 색감으로 집약적 표현을 해낸 영화 《자산어보》
흑백영화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던 내게 흑백영화를 보는 재미를 알려준 영화 《자산어보》. 컬러풀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검정색과 흰색 이 두가지로만 이뤄진 영화를 두 시간 동안 보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웠었는데 그 생각을 바꿔준 작품이었다.
영화 《자산어보》 시놉시스
“이 양반은 대역 죄인이니 너무 잘해줄 생각들 말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이에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창대’가 혼자 글 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고 거래라는 말에 ‘창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간다.
"너 공부해서 출세하고 싶지?" 그러던 중 '창대'가 출세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약전'은 크게 실망한다. ‘창대’ 역시 '정약전'과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정약전'의 곁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결심한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자산어보》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색에 가려진 아름다운 선을 조망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느낌은 ‘이게 바로 움직이는 산수화구나’였다. 정약전이 배를 타고 귀양지를 가는 장면에서 바다와 산, 구름을 보여주는데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는 느낌이었다. 출렁이는 바다의 모습과 하늘, 바다, 산의 다양한 색과 같은 정보들이 다가왔다면 저곳이 흑산도구나 하는 지역으로서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흰색과 검정색이라는 제한적인 정보로 산, 바다 그리고 하늘을 표현하다보니 그 아름다운 곡선들이 눈에 띄게 보였다. 수려하다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순간적인 탄성이 나왔다.
색이 보이는 듯한 고증
사극을 많이 접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분명 흑백 영화를 보는데 컬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그 이유는 옷이나 배, 당시 가옥 고증이 매우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흑백으로 보기만 하더라도 헤질대로 해진 누더기 옷들을 입은 백성들과 너무나도 곱디 고운 무명비단을 입고 있는 양반들까지 질감을 굉장히 선명하게 대비해서 꼭 색이 보이는 듯한 풍성함이 느껴졌다.
특히 막판에 가서 창대가 출세의 뜻을 가지고 스승인 정약전이 아닌 아버지를 따라 양반이 되었을 때 명도의 대비가 가장 크게 드러났다. 출세를 하고 싶어도 그 마음은 선햇던 창대는 하얀 무명비단을, 관직을 돈으로 사고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아버지와 늙은 관료는 검정색과 같은 어두운 비단을 입고 있어서 그 차이를 흑백영화이기에 더욱 극명하게 잘 볼 수 있었다.
영화 내용 그대로일까?
사실 정약용이라는 인물은 알았어도 정약용의 형제에 대한 이야기에는 무지했다. 이번 영화 《자산어보》를 통해 거의 처음 안 것과 다름 없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창대는 왜 그렇게 늦게 스승님을 만나러간거야,,, 아니 만나서 마지막 자산어보 마침표는 같이 찍는 해피엔딩이길 바랬는데!!’ 이러면서 혼자 안타까워서 펑펑 울다 나왔다.
그렇게 다 울고 근데 이게 사실은 맞는건지 의문스러웠다. 영화의 내용과 실제 역사가 맞는지 다시 찾아봤는데 영화에서는 정약전의 흑산도 생활을 깊이 있게 풀어내고 우이도에 대한 이야기는 굉장히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그래서 흑산도에서의 삶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역사는 우이도에서의 귀양살이가 더 오래됐다고 한다.
뭐 영화는 극히 일부분의 기간을 편집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부분마저 딴지를 걸면 안되니 말이다. 나는 오히려 이렇게 역사 영화를 통해서 가려진 인물들을 대중화시켜서 역사적 인물들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만족한다. 그 사실에 대해 왜곡만 없다면 말이다.
영화 《자산어보》는 내용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굉장히 큰 감동과 여운이 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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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맛을 그대로 재배치
* <비공식작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비공식작전 (2023)
감독: 김성훈
출연: 하정우, 주지훈
장르: 드라마, 액션, 스릴러
상영시간: 132분
개봉일: 2023.08.02
납치된 한국인, 잔혹한 내전에 휩싸인 중동 국가의 배경, 그리고 열악한 상황 속 인질을 구출하고 협상을 성사시켜야 하는 주인공. 여기까지만 들어도 줄거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소재도, 플롯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근 2년 동안만 하더라도 우린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소말리아 내전 탈출기를 그린 <모가디슈>, 아프간 피랍 사건을 다룬 <교섭>을 보아 왔다. 내용상으로 두 작품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비공식작전>에 관객들의 흥미가 쉽게 닿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이유는 <끝가지 간다>, <터널>을 통해 뻔한 소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라는 것, 그리고 나왔다 하면 기본 이상은 해내는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작품이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코미디와 서스펜스의 능숙한 호흡으로 아직까지도 감독의 대표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끝까지 간다>가 있기에 분명 <비공식작전>도 익숙한 시놉시스를 매력적으로 탈바꿈해 놓았을 것이라는 낙관 어린 시선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은 '김성훈 감독'의 장기가 두드러진 작품이라 보기는 어렵다. 실화에서 착안한 소재에 각색의 요소를 많이 더해 경직된 전개를 탈피하려고 한 시도가 엿보이나 그럼에도 이야기는 예상 가능한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쉴 새 없이 총탄이 날아오는 격전지에서 벌이는 택시 추격극에서 긴장감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다음 신에서 벌어질 장면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번쯤 주인공들의 발목을 잡는 정부 윗선, 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제3의 인물, 평범한 소시민이었던 주인공이 영웅 심리에 불타게 되는 변화까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의 연속된 흐름을 굳이 또 한 번 보여준다.
애국심으로 포장한 작위적인 메시지, 불필요한 캐릭터, 감성에 호소하는 신파적 스토리 같은 곁가지를 모두 쳐내고 '오락 액션' 하나에 집중한 건 호평할 만하다. 레바논(실제 촬영지는 모로코이지만)을 배경으로 한 영상은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택시 한 대로 상대하는 무장 테러리스트 집단을 상대하는 추격전은 나름대로 관객들이 즐길 만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갖췄다. 이미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주지훈'과 '하정우'의 조화는 신선함 대신 능숙함을 택하며 한 편의 콩트 못지 않은 티키타카를 선보인다. 특히 '주지훈'은 본인의 장기인 능글 맞고 뻔뻔한 캐릭터로 완벽히 분해 아는 맛도 분명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다른 작품들과 연기 면에서 큰 차별화를 느끼지 못했던 '하정우'보다 작품에 유쾌한 바람을 불어넣어준 '주지훈'의 힘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단순히 오락을 추구한 작품으로서는 비록 뻔한 내용일 지라도 큰 흠결은 없다. 다만 후반부에 이를수록 본분을 잊기 시작하며 힘겹게 끌어온 극의 동력마저 상실한다. 시각적 재미와 서스펜스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비공식작전>은 한 가정의 파괴, 그리고 인간에게 가해진 비인륜적 행태를 이야기의 모태로 삼고 있다. 결국 작품의 핵심이 오락성일지라도 가볍게 다뤄서만은 안 되는 소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극은 끝으로 향할수록 어설프게나마 주제의식을 전하려 한다. 목숨을 걸 정도로 강한 동포애를 보여준 '이민준(하정우)'과 언젠가부터 그를 착실하게 따르는 '김판수(주지훈)', 그리고 외무부 직원들을 통해 돌아본 국가와 공직자들 간의 신뢰 관계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강조하는 효과를 얻었다기보다는 오히려 드라마틱한 전개를 위한 일종의 수단 정도로만 느껴졌다. 빈 껍데기 같은 메시지는 오히려 이야기와 어우러지지 못한 채 겉돌 뿐이다.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 이국적인 배경과 화려한 액션신에서 나오는 시각적 재미, 그리고 적당한 서스펜스가 존재하지만 <비공식작전>만의 특색을 꼽으라 하면 딱히 떠오를 만한 게 없다. 세련미는 없더라도 연출가로서의 특징이 확실했던 '김성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것은 분명하다. 오락과 대중성이 가장 중요한 여름 텐트폴 영화이지만, 흥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힘이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비공식작전>은 아는 맛을 그대로 가져와 재배치하기만 했을 뿐 아이디어는 안일했고, 고민은 부족했으며 디테일은 외면 당했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l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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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역대 수상작 & 화제작 모아보기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 베니스영화제는 매년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최초의 국제영화제인데요. 영화제 상징물인 ‘사자’ 형상이 들어간 ‘황금사자상’이 최고권위상으로,
한국작품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수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오늘은 역대 황금사자상 리스트와 2023년도의 화제작들을 정리해 보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작품이황금사자상을 수상할 것같나요?
‘황금사자상’이란?
3대 국제 영화제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의 최고 상으로, 영화제에 출품된 최우수 작품에 수여된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 베를린 영화제의 황금곰상에 해당한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제 79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사진 작가 낸 고린의 커리어와 제약회사 창립가 새클러가의 몰락을 다룬 작품
<레벤느망>
제 78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노매드랜드>
제 77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남겨진 ‘펀’.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에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는데
<조커>
제 76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 하지만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게 되는데… 이제껏 본 적 없는 진짜 ‘조커’를 만나라!
<로마>
제 75회 황금사자상 수상작 /
멕시코시티 내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한 중산층 가족의 젊은 가정부인 클레오의 시선을 따라 이야기는 흘러간다. 감독 자신을 키워낸 여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이 작품은 1970년대 멕시코의 정치적 격랑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가정을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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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작품
실험적인 예술관&독특한 철학으로 주목받는 벨기에 출신의 현대미술가 '빔 델보예'는 살아있는 사람의 등에 타투를 새긴 '팀'과 돼지를 이용한 '아트 팜' 연작으로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만든 충격 웰메이드 아트 스릴러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제77회 베니스 영화제 2관왕에 빛나는 화제의 아트 스릴러 <피부를 판 남자>인데요. 영화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실제 예술 작품과 그것을 탄생시킨 천재적인 예술가의 존재를 지금부터 같이 확인해볼까요?
잇츠 CINE PICK!!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은 영화 <피부를 판 남자>가 전 세계 예술계를 충격에 빠뜨린 실제 예술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습니다. 올 12월 개봉을 앞둔 <피부를 판 남자>는 악마 같은 예술가에게 자신의 피부를 팔아 자유, 돈, 명예를 얻지만 '살아있는 예술품'으로 평생 전시되는 '샘'의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아트 스릴러인데요.
돼지의 살갗에 각종 명품 로고와 디즈니 캐릭터를 타투로 새기거나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덤프트럭, 삽에 정교한 패턴을 새기기도 하고 인간의 소화기관을 재현한 '똥 만드는 기계'를 만드는 등 현대미술게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과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는 벨기에 미술가 '빔 델보예'의 2006년 작품 '팀(Tim)'이 바로 영화 <피부를 판 남자>의 실제 모델입니다.
국내 예술 애호가들에게도 개인전과 초대전을 통해 소개된 적 있는 '빔 딜보예'는 40대 남성 '팀 스타이너'와 계약을 맺고 약 2년간에 걸쳐 등에 타투를 새기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두 사람이 맺은 계약에는 타투를 새기는 것뿐만 아니라 미술관에서 벗은 등을 관람객들에게 전시하는 일까지 포함되어 있었기에 '팀'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 되어야만 했는데요. 이후 독일의 아트 콜렉터 '릭 라인킹'에게 판매된 '팀'은 그가 죽은 뒤 등 가죽을 벗거 액자에 넣는 것까지 행하는 '빔 델보예'와의 계약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소름 끼친다는 감정은 상대적이다"라며 개인적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후보로 지목된 적이 있는 실력파 감독 카우타르 벤 하니야는 이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피부를 판 남자>를 통해 자본주의의 민낯과 현대 예술의 경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까지 다양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1%를 기록하며 프레시 마크까지 획득한 <피부를 판 남자>는 관객들을 매혹시키는 스타일리쉬한 연출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예측불가 스토리로 "단 10분! 오스카에 오른 이유를 깨닫는 시간"(RogerEbert.com), "자유, 돈, 예술, 국경, 단 4개의 키워드로 완성된 미친 세계관"(NPR) 등 만장일치에 가까운 극찬을 받으며 올해를 빛낼 웰메이드 아트 스릴러로 등극했는데요. 영화엔 '모니카 벨루치'가 열연을 펼쳐 또 한번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충격 실화 바탕 아트 스릴러 <피부를 판 남자>의 개봉을 기다리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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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카 페라리의 창업자 / 엔초 페라리의 삶과 고뇌 / 드라마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페라리"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따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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