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10-25 18:19:50
아주 긴 예고편 속 고가의 장난감들, <해피엔드>
가진 만큼 필요없는 장난감은 있을 수 없다. 에브 역시 마찬가지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피엔드 Happy End, 2017 | 프랑스 외 | 드라마 | 107분
감독: 미카엘 하네케
아주 긴 예고편 속 고가의 장난감들, <해피엔드>
아주 긴 예고편
난 엄마한테 완전 질렸어. 징징거리면서 모든 사람을 열 받게 해.
아빠는 벌써 몇 년 전에 떠났어. 그는 그걸 견디기 힘들었나 봐.
이젠 내가 그걸 감당해야 해.
에브는 엄마의 우울증약을 먹은 햄스터가 죽어가는 모습을 sns에 올리며 말한다. 아주 시니컬하게 자신에게 닥친 현 상황을 제시한다. 소파에 누워 발작을 일으키는 엄마를 휴대폰에 담으면서 "구급차 불러야겠다."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계획적으로 엄마를 잃을 예정인 아이가 내보인 이 태연한 행위는 <해피엔드>가 앞으로 써 내려갈 충격적인 이야기의 예고편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에브는 드디어 엄마에게서 벗어나 아빠의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 대저택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건 모두 누리며 살 수 있는 로랑 가문에 드디어 입성한 것이다. 부가 아닌 안전한 울타리가 필요해 아빠를 따라갔지만, 에브는 그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한다.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아빠와의 공간은 허울만 좋은 곳이었고 아이는 여전히 '혼자' 삶을 살아가야만 했다.
로랑 가문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 존재로 전락한 에브. 치매 환자 할아버지(조르주), 교양만 떠는 고모(앤), 실속 없는 반항아 사촌(피에르), 거짓말쟁이 아빠(토마스), 멍청한 새엄마(아나이스)에게 에브는 잠시 있다 갈 손님에 불과했다. 엄마의 죽음으로 로랑 가문에 정식 일원으로 들어왔음에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에브는 핸드폰을 들고 로랑 가문의 몰래카메라를 자처한다.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니까. 아이는 직접 로랑 가문의 감춰진 사실을 들춰내며 자신의 삶에 사랑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음을 확실히 깨닫는다. 할아버지는 기회만 되면 자살을 계획하고, 고모는 오로지 '나'의 세계를 완벽히 구축하기 위해 가족은 안중에도 없다. 고모의 아들은 매번 말썽을 일으키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아빠는 끊임없이 다른 사랑에 빠져버리고, 새엄마는 부르주아 가문의 며느리에 만족하며 더 이상의 삶의 고민을 끝낸다.
그토록 원했던 가족의 이상적인 모습은 에브의 손에 의해 진실이 폭로되며 산산조각 난다. 안타깝게도 아이가 본 로랑 가문의 민낯은 너무나 익숙한 그림이었다. 징징거리던 엄마의 얼굴과 다르지 않았고, 죽은 햄스터를 손으로 찔려보던 자신과 소름 돋게 똑같았다. 그들과 다른 선상에 있는 줄만 알았던 에브는 사실 로랑 가문의 3세대 공주였다. 이런 잔인한 깨달음에도 영화는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어주지 않는다. 쉽게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 끝이 없는 미로에 갇힌 건 관객이 아니라 로랑 가문이다. <해피엔드>의 출구 찾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사건이 아닌 인물들의 삶만 들여다봐도 가슴이 꽉 막힌 기분이 들 것이다. <해피엔드>는 뚜렷한 해결책도 없는 예고편을 아주 길게 만들고도, 어둠에 가려진 진실과 비밀을 냉철하게 제시한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극사실적으로 보여주는 현실이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비싼 장난감의 탈출
로랑 가문에서 인간적인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덜 비정상적인 인물을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은 아니다. 가족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지 파헤치는 에브도 사실 그들과 같은 범주에 있는 인물이니까. <해피엔드> 속 로랑 가문은 모두 고가의 장난감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절대 서로를 버리지 않는다. 더 많은 이의 눈에 모범이 되어야 하고, 기품 있게 전시되어야 하며, 가족의 비극은 또 하나의 우아한 에피소드가 돼야 한다. 강박적인 그들의 가치는 아무리 땅바닥에 내리 꽂혀도 살아남는다.
그것이 비싼 장난감을 자처하는 그들의 무시할 수 없는 가치이자 힘이다.
할아버지는 제대로 큰 자식 하나 없는 현실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치매란 강력한 질병을 갖고 있음에도 그는 가족이란 '거대한 전시장'에서 나가야만 한다. 그러나 그가 가진 것이라곤 아무짝이 쓸모없는 돈뿐이다.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고 자식들처럼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과거 병상에 누워있던 아내를 직접 하늘나라에 보낸 그 강력하고도 유일했던 힘은 홀로 로랑 가문의 마스코트로 남게 되면서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그는 저녁 식사 때마다 싸우는 딸과 손자는 물론이고, 머저리인 아들의 바람기와 언제 버려질지 모르는 두려움에 떠는 손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며느리를 보며 죽음을 갈망한다. 할아버지는 딸이 자신의 결혼식을 망치려 드는 손자의 손가락을 부러트리는 것도 온몸이 묶인 채 제일 앞 좌석, 1열에서 감상해야 했다.

에브는 엄마가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다. 아빠가 결국 자신을 버릴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비싼 몸값으로 책정된 아이는 마음대로 죽을 수 없다. 할아버지가 매번 실패했던 것처럼 에브 역시 자유로운 삶을 가질 수 없다.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고, 버려진다 하더라고 도망갈 수 없는 신세가 된 것이다. 휠체어에 탄 할아버지의 삶은 자신의 암묵적인 미래로 점쳐진다.
"모두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마."란 아빠의 말에 이미 신뢰를 잃은 에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비극 속에서 탈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할아버지를 보면서 어떻게 자신의 다음 스텝을 구상할까. 에브는 적어도 그보다 더 많은 선택과 행동을 할 수 있다. 어릴 뿐더러, 몰래 카메라 경험으로 보고 배운 것이 넘쳐 난다. 폭력적이기만 했던 학습 효과가 얼마나 클까. 사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분명한 건 바다로 휠체어를 밀며 들어가는 할아버지를 보고 난 후에 벌어지는 에브의 행동이 <해피엔드>의 진정한 끝맺음이 될 거란 점이다. 그러나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는 대저택이 있는 한 로랑 가문에선 쓸모없는 장난감은 있을 수 없다. 가진 만큼 더 필요한 게 그들이니까.
긴 예고편인 <해피엔드>가 결코 해피엔딩을 그릴 수 없는 이유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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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필리아> 신화를 만나 자유로워진 비극의 여인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총명하고 본인 주관이 뚜렷한 소녀 '오필리아(데이지 리들리)'는 왕실의 연회 자리에서 기지를 발휘해 왕비 '거트루드(나오미 왓츠)'의 총애를 받고, 왕실의 시녀가 된다. 비록 규율이 엄격한 궁전에서 지내지만 오빠인 '레어티즈(톰 펠튼)' 어깨너머로 공부하는 등 특유의 자유로움을 잃지 않은 오필리아에게 왕자 '햄릿(조지 맥케이)'은 첫눈에 반해 열렬히 구애하고, 오필리아도 그 사랑을 이루려고 하나 신분의 격차가 두 연인을 가로막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선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덴마크 왕국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왕비와 선왕의 동생인 '클로디어스(클라이브 오웬)'간의 비밀은 물론 왕비와 숨겨진 자매인 '마틸드(나오미 왓츠)'의 과거사까지도 모두 아는 오필리아는 햄릿과의 사랑은 물론 자신의 인생까지도 바꿀 선택의 순간을 마주한다.
<오필리아>는 영국의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의 그림을 그대로 옮긴듯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원작인 <햄릿>대로라면 이 장면에서 물에 떠내려가는 오필리아는 이내 물 밑으로 가라앉아 사망한다. 하지만 원작에서 그녀의 최후가 사고인지 자살인지 애매하게 묘사되었다는 점에 주목한 영화는 이 장면 전후로 새로운 이야기를 붙여 넣는다. 총 스무 장으로 구성된 <햄릿>에서 다섯 장에만 모습을 드러냈던 오필리아는 물론 원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드러내지 않던 거트루드와 같은 여성 인물을 운명을 극복하고 삶과 사랑을 쟁취하는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캐릭터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때 영화는 그들의 이미지를 새로이 만들기 위해서 오래된 신화 속 두 여성의 삶을 재현하며 설득력을 더한다.
오필리아가 주체적인 여성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햄릿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그러지 않는 한 그녀는 영원히 햄릿이라는 지구 주위를 떠도는 달과 다름없는 여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필리아>는 이 달의 궤도에 자유와 진취성을 불어넣기 위해 제우스의 딸이자 아폴론의 쌍둥이인 아르테미스의 이미지를 빌려온다. 실제로 영화는 오필리아가 햄릿을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그리스 신화에서 달빛의 신이자, 숲과 샘물, 산짐승과 소녀들, 그리고 처녀들의 수호신으로 등장하는 아르테미스의 성격을 그녀에게 투영시킨다.
미래에 자신이 몸을 던질 개울가에서 목욕을 하던 오필리아는 갑작스럽게 햄릿과 그의 친구 호레이쇼를 조우하고, 그녀는 자신에게 추근대며 말을 걸어오는 햄릿을 피해 도망친다. 이후 궁전에서 재회한 햄릿에게 오필리아는 같이 보고 있던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의 그림, 곧 자신이 목욕하는 것을 훔쳐본 사냥꾼을 아르테미스가 사슴으로 변신시키는 순간을 묘사한 그림을 예로 들어 그를 비난한다. 사슴이 된 악타이온이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물어뜯겨 죽었다는 신화 속 결말을 고려하면, 이 장면은 원작에서 드러나지 않는 왕자와 시녀 간의 위계에 굴하지 않는 오필리아라는 인물의 이미지가 뇌리에 강렬히 각인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영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오필리아에게 아르테미스의 이미지를 거듭 덧입힌다. 예를 들어 오필리아는 숲에 발을 내딛고 밤에 궁전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여성이며, 그녀가 궁성의 망루에 올라갈 때면 항상 화면에 달이 등장한다. 특히 그녀는 자신을 따르는 요정과 여성들이 남신들과 영웅들에게 쫓길 때 그들을 지켜주었던 아르테미스처럼 여성들과 연대하고 보호하는 유일한 인물이다.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을 잃거나 어머니로서 아들을 지키지 못하는 거트루드나 마틸드는 클로디어스로 대변되는 가부장제의 피해자, 침묵하는 여성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왕비의 부탁을 받아 자매의 연락책으로 움직이는 오필리아는 그들의 아픈 과거사를 들어주고, 지켜주고, 그들이 클로디어스에게 맞설 수 있는 길을 귀띔해주며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복수극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다.
한편 <오필리아>는 메데이아를 두 번째 모델로 삼아 침묵하던 피해자인 거트루드와 마틸드가 자신의 의지와 주체성을 되찾는 서사를 그려낸다. 메데이아는 그리스 신화의 여성 중 가장 주도적인 캐릭터다. 이아손에게 먼저 구애의 손을 내민 것도, 사랑을 쫓아 가족과 나라를 배신한 것도, 보물인 황금 양피를 훔치고 이아손을 구하기 위해 동생을 죽인 것도 그녀다. 모험을 끝내고 돌아온 이아손이 더 강한 권력을 좇아 새로 결혼을 하려 하자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편이 가장 사랑하는 대상, 아이들을 직접 살해하기까지 한다.
영화는 메데이아의 삶을 축약하는 세 키워드, '사랑'과 배신, 그리고 '복수'를 두 명의 여성, 왕비인 거트루드와 그녀의 언니이자 마녀인 마틸드에게 대입한다. 거트루드는 원작과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욕망한다. 클로디어스의 추파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징표를 그에게 하사하며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한다. 마틸드 역시 젊은 날 사랑해서는 안될 한 남자를 뜨겁게 사랑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자매는 배신으로 사랑의 대가를 치른다. 클로디어스가 왕위에 오른 후 거트루드는 왕비(queen)가 아닌 왕의 아내(king's wife)로 종속당하고, 자신과 아들인 햄릿의 안위를 보장받지 못한다. 마틸드도 다르지 않다. 그녀는 연인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후 숲에서 은둔한 채 존재를 잃고 그저 거트루드의 자매로 살아간다. 결국 거트루드에게 마틸드가 젊음의 묘약을 만들어 주는 것은 먼저 사랑하고 배신당한 왕비이자 마녀인 메데이아의 이야기가 두 인물로 나뉘어 부여된 것이고, 이는 나오미 왓츠가 두 배역을 맡아 1인 2역의 열연을 펼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자매의 손을 통해 메데이아의 복수를 이룬다. 클로디어스가 가장 사랑하는 왕국과 그의 목숨까지도 파괴한다. 그렇게 이아손으로 하여금 사랑하는 이를 잃는 고통을 맛보게 했다는 결말과 이아손까지도 메데이아가 직접 죽였다는 또 다른 전승을 동시에 재현한다. 다만 결말에서는 약간의 변주를 준다. 의외로 행복한 삶을 누렸던 메데이아와 달리 과거의 복수에 사로잡힌 자매는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을 버리지 못한 햄릿과 레어티즈처럼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대신 자매는 미래를 위한 씨앗을 던져놓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애써 마음속 깊은 곳에 짓누르고 있던 진실, 아픔, 복수심을 끄집어 올리도록 도와준 오필리아의 목숨을 지켜준다. 그렇게 숲 속에서 시작된 비극 속 여성들의 연대는 메데이아와 같은 인간들을 계속해서 도와줄 존재를 남기려는 듯이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마주하는 오필리아의 모습으로 귀결된다.
다만 신화와 비극을 절묘하게 섞어 탄생시킨 오필리아의 새로운 이야기는 그 무게감에 비해 날카롭거나 힘 있게 와닿지는 못한다. 우선 주인공을 설명하는 방식이 너무 직접적이고, 지루하다. 첫 장면에서 오필리아는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말한 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은 다하고 의견을 꺾지는 못하는 사람이라면서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이라고 선언하다시피 한다. 영화의 마지막도 비슷한 내용의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앞서 언급한 햄릿과의 언쟁이라든가 왕비의 시녀로 들어가게 되는 경위 등을 통해서도 새로운 오필리아의 모습을 유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내레이션은 동어반복처럼 느껴지고, 굳이 삽입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또한 조급하다. 영화를 보다 보면 원작 속 굵직한 사건들에 가급적 모두 손을 대고 변형하려는 욕망이 강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결코 짧지 않은 <햄릿>의 앞뒤에 새로운 이야기까지 덧붙이다 보니 제한된 러닝타임 안에서 영화의 리듬이 굉장히 빠르다는 사실이다. 마치 RPG 게임에서 주인공을 따라 퀘스트를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사건과 사건, 장면과 장면 사이의 시간 간격도 매우 넓은 가운데 인물들의 대사가 상당히 빠르게 오가다 보니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유추한다 하더라도 그 변화가 정확히 전달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오필리아>가 원작의 중심 메시지까지 삭제하는 급격한 재해석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더 두드러진다. 이번 영화에서는 햄릿의 명대사인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만날 수 없다. 아버지의 유령을 만난 후 있음과 없음, 선과 악,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고, 초연해지려고 마음 먹지만 끝내 그 이분법 안에서 고통받는 복잡한 인간이자, 그렇기에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던 햄릿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햄릿, 레어티즈, 클로디어스가 얽히고설킨 결투와 거트루드와 마틸드의 복수극이 합쳐진 클라이맥스는 자연스러운 듯하면서도 묘하게 어색하고, 융화되지 않은 듯 느껴진다. 굳이 살려둔 햄릿과 레어티즈의 서사가 원작의 보존도 아니고 재해석도 아닌 애매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일까? 원작의 핵심 메시지를 챙기지 않을 것이라면 <햄릿>을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모티브로만 삼는 것이 나아 보인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에서 착안했지만 대부분의 내용을 새롭게 구성한 매들린 밀러의 소설 <아킬레우스의 노래>와 <키르케>처럼, 남성 주인공들과 관련된 원전의 내용을 더 쳐내고 그 빈자리를 더욱 온전히 세 여성들의 이야기로 채워 넣는 게 원작의 재해석이라는 취지에 더 적합해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상상력에 스스로 제동을 건 결과 비극을 신화적으로, 또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필리아>는 미완의 시도로 남고 만다.
A(Acceptable, 무난함)
마지막 순간 몸을 사린 햄릿과 오필리아의 신화적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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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사 속에서 피 흘리며 사라진 이들을 추모하다
돌아온 참전용사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다시 돌아온 남자 어니스트다.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직후인 미국 오클라호마. 1900년대 초 미국은 인디언 오 세이지 부족을 강제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미국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있었다. 오클라호마에 석유가 터진 것이다. 부자가 된 원주민들. 다른 부족의 원주민들과는 다르게 오세이지 부족은 엄청난 부를 누린다. 현대문명을 정면으로 누리는 오세이지 부족. 전쟁도 끝났으니 돈 쓸 일만 남았다.
이 영화의 다른 주인공은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하는 윌리엄 킹 헤일이다. 조카 어니스트를 불러들인 킹. 두 사람이 연락을 자주 하던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킹이라고 불러.”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킹. “너 여자 좋아하냐?” 격식 없는 몇 마디를 나눈다. 어니스트는 격하게 답한다. “당연하죠.” 킹 헤일의 입에서 신기한 말이 나온다. “너. 오세이지 부족 중에 돈 많은 ‘몰리’라는 애가 있어. 걔랑 결혼해 봐라.” 마침 어니스트는 택시 운전사로 취업했다. 몰리? 기억이 난다. 몰리라는 여자는 어니스트의 단골손님이었다. “아. 그 여자 제 단골이에요.” 몰리에게 접근하기로 한 어니스트. 어니스트의 인위적인 로맨스 이면에 깔리는 살인사건들이 있었다.
아이리시맨
이 영화는 그동안 마틴 스코세이지가 유지해 온 영화의 톤을 유지하고 있다. <비열한 거리>부터 <아이리시맨>까지 마틴 스코세이지는 미국의 흑역사를 들추고 조롱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예술가라고 볼 수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 중 대표작인 <택시 드라이버>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코멘트를 남기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 비클. 망상에 사로잡히다가 몇 명을 살해하고 미국사회의 히어로가 된다. 이 트래비스 비클 서사는 20세기 중반의 미국과도 겹쳐 보인다. 냉전이라는 이념 대립이 망상이라는 정신병력과 대치되고, 살인이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비유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주인공이 ‘베트남전 참전 도중에 얻은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미국사회가 사회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인물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영화가 지적한 것이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이를 시작으로 수많은 누아르/갱스터 영화를 만들며 미국사회의 단면을 폭로한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선 돈이라면 영혼까지 바친 미국사회의 자본주의를 조롱하고, <아이리시맨>에선 지미 호파 실종사건을 톺아보며 이민자들과 마피아들과의 관계를 비튼다.
이 <플라워 킬링 문>은 역시 미국의 어두운 역사 한 장면을 들춰낸다. 오세이지 족을 착취하고 부숴버렸던 미국의 근현대사를 소재로 삼았다. 이 소재를 위해 두 가지 연출법이 사용됐다. 첫째로 비극과 시대배경과의 상관관계다. <아이리시맨>에서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지미 호파라는 인물이 전국구적인 인기도를 끈 환경이었다. 이 환경에는 대공황이라는 시대 배경과 마피아라는 집단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인물들의 전락극을 보면 이 두 요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전적으로 감독이 의도한 바다. <플라워 킬링 문> 역시 오세이지족의 강제이주와 인디언들을 차별하는 시대배경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대표적으로 영화에서 극 중 등장인물이 사망한다. 사망했으니까 관을 짜야한다. 이때 관련 업자가 오세이지 족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묘사가 있다. 미국인들이 오세이지 족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영화에서 플래시백이 사용되는 부분이나 극 중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 보면 ‘이 일 이면에 깔린 것’때문에 영화 플롯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둘째로 영화의 톤을 잔잔하고 건조하게 짰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아이리시맨>과의 공통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의 경력이 50여 년이 넘는다. 이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백인들의 악행을 더 뜨겁고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다. 영화는 극적인 고양감 없이 악행들을 묘사한다. 이는 악행이 주인공이 아니라 이를 행하는 인물들의 악함을 보여주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장면을 잔인하거나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다면 이 영화의 핵심이 범죄 그 자체가 되어 작품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플라워 킬링 문
이 영화의 원작은 논픽션 소설 <플라워 문>이다. 이 책은 논픽션이라는 특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게 실화라고?'를 충격적으로 전달하려면 역시 장르는 미스터리/스릴러물이 적당하다. 잘 읽힌다는 뛰어난 가독성을 바탕으로 이야기는 물음표 투성이었던 오세이지 족 연쇄 살인사건을 탐구한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톰 화이트라는 인물이다. 극 중에는 톰 화이트라는 인물의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책에서는 중요한데, 저자 데이비드 그랜이 장르적인 재미를 잡고 싶어 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또 책에서는 에드가 후버를 위시로 한 FBI라는 집단을 소재로 쓰기도 했다).
이 영화는 영화가 인물의 마음을 보여줘야 하는 예술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에게는 각기 다른 아이러니가 있다. 삼촌 헤일은 스스로의 내면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인물이 원주민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이해가 된다. 대표적으로 극 중 인물 중에 누군가가 사망하고 난 다음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킹은 영화의 모든 전후사건을 통제하면서도 유일한 변수를 만드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또 후반부에서 어니스트가 특정 인물들에게 둘러싸이는 장면을 보면 이 인물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타인에게까지 옮겨간다는 특성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잘 아는 킹과는 다르게 어니스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의문점이 많은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 의문점이 많은지는 사실상 영화의 핵심이 되어 후반부까지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자기를 둘러싼 세상이 너무나도 어려운 어니스트. 끊임없이 고뇌하고 생각하지만 어니스트는 이 상황들을 돌파할만한 힘이 없다. 어니스트를 둘러싼 또 다른 딜레마는 아내 몰리에 관한 것이다(이 부분은 여러분이 직접 보시길 바란다). 두 딜레마는 이야기를 이끄는 미스터리가 된다. 당연히 미스터리를 받아줘야 할 주인공이 필요하다. 이 무력감을 디카프리오라는 명배우가 표정연기로 보여준다. 이는 책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영화의 가시성이 가진 힘이다.
탐구하는 카메라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각본이다. 영화를 끌고 가는 두 가지의 흐름이 흥미롭다. 첫째로 어니스트 서사다. 어니스트라는 인물에게 중요한 건 몰리와 자식들이다. 주인공은 가족들을 지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지키는 방법에 대해 영화가 구체적으로 말해주고 있지 않다. 삼촌 킹 헤일이 조카(어니스트)에게 지시하긴 하지만 어니스트는 이에 대해 더 캐묻거나 '이게 진짜인가?'확인하지 않는다. 간단한 설정 같아 보이지만 이 부분은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다. 그것은 이 영화가 메시아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어니스트가 자기 하고 있는 일을 이해하고 있다면 그건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뜻이다. 반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게 선한 일이라고 영화가 규정짓는다면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자기도 모르는 일을 벌이고 있고, 영화도 이것이 어떤 일인지 모른다. 마치 백인이 인디언들에게 도움이 된 적이 있을까?라고 관객에게 묻는 것처럼.
둘째로 이 영화의 나긋나긋한 템포를 살린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3시간 26분이다. 200분에 다다르는 장대한 분량이다. 눈을 확 잡아끄는 사건이 있으면 집중이 쉬울 텐데, 초반부는 이야기의 진상을 일일이 다 설명해주지 않는다. 비슷하게 영화에서 범죄가 일어날 때 촬영한 방식을 보면 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범죄/수사물 장르 형식을 띠고 있는 것 치고는 희귀한 케이스다. 이 빠르고 강한 전개 대신 카메라가 선택한 것은 일상성이다. 오세이지족이 더듬거리면서 카메라를 만지는 장면, 킹 헤일과 어니스트가 잡담 나누는 장면, 어니스트가 차 운전하는 장면 같은 것들이다. 이런 일상성의 묘사는 주인공 어니스트와 몰리의 내면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영화가 둔 수로 보인다. 이 영화 자체가 두 사람의 내적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영화의 핵심과도 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를 담기 위해서 관객은 카메라와 같은 시선에 놓인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템포가 느린 것이다. 영화는 이 느린 템포를 바탕으로 단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논픽션 여부를 떠나) 이야기의 중심이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천천히 폭력에 스며들어간다. 물론 영화가 폭력 묘사를 게을리 한 건 아니다. 폭발이 일어나는 몇몇 장면은 끔찍하다. 하지만 이 폭력 묘사보다 영화의 후반부가, 또 초반부의 어니스트, 몰리의 모습 그리고 사라져 간 오세이지 족이 기억에 남는다.
곰 때려잡은 지 7년 차
이 영화에서 세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 릴리 글래드스톤이 보여준 연기는 탁월하다. 세 사람 모두 아카데미 후보군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만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가장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장면은 주사에 관한 부분이다. 거기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특유의 화내는 연기가 아닌 신선한 모습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어니스트라는 인물이 가진 역설적인 모습이 여기 다 드러난다. 또 디카프리오는 발음, 발성도 평소와는 영 다르다. 얼굴 이목구비 구조도 우리가 알던 모습과는 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인물 자체가 기존 디카프리오가 맡던 배역들 중에서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런 연기법이 더욱 두드러진다. 몰리 역을 맡은 릴리 글래드스톤은 분기점이 되는 연기를 보여준다. 한 지점에서 인물의 성격이 변하며 영화의 흐름이 바뀌는데, 이야기에서 이 장면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는 영화를 2 회차하게 되면 눈에 띈다. 이 인물은 모순되지 않음이 핵심인 듯하다. 겉과 속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양면성을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다. 대표적으로 후반부 두 인물의 하이라이트 신에서 특히 그렇다. 이 사람은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해 온 행적의 연장선상을 보면 이 인물은 그답게 사람들을 대하고 있고, 이에 흐트러짐이 없다. 악함을 새롭게 해석한 베테랑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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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 - '갈 곳 없는 청춘을 쫓다.'
D.P. (D.P.,2021)
개봉일 : 2021.08.27 (넷플릭스 공개)
감독 : 한준희
출연 :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이준영, 신승호, 조현철
‘갈 곳 없는 청춘을 쫓다.’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2021년 8월 27일, 높은 기대치와 많은 관심 속에 공개되었다. 주인공 안준호 이병과 한호열 상병 역을 맡은 정해인, 구교환 배우의 신선한 조합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높은 작품이었는데,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두 배우가 각자에게 꼭 알맞은 옷을 입고 내뿜는 케미가 상당해 이야기를 제외하고도 두 캐릭터의 파트너십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정해인, 구교환 배우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이 시리즈를 보다 보면 두 배우가 흘리는 매력에 금세 빠져버릴지도 모르겠다. (난 이미 그전부터 허우적대고 있던지라 더 할 말이 없다...)
<D.P.>는 어려운 가정 사정을 뒤로한 채 입대한 후, 헌병대로 차출돼 특유의 눈썰미와 센스로 탈영한 군인을 쫓는 군인. 'D.P'가 된 안준호 이병과 그의 파트너 한호열 상병의 이야기다. '군인을 쫓는 군인'의 이야기라 하여 추격극이 주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D.P.>는 단순한 추격, 액션극이 아니었다.
20살 초반, 갓 성인이 된 우리나라 남자들은 좋든 싫든, 어떻게든 국방의 의무란 것을 지게 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국방부의 시계에 맞춰 청춘의 일부를 헌납하게 되는데, 이 의무에 대해선 항상 논란이 많다. 말도 안 되게 적은 월급, 계급제 아래 잔혹하게 이어지는 가혹행위, 군사 비리, 인권문제, 병사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는 불합리한 판단 등등.. 군대란 것이 공개적이기보단 폐쇄적인 집단이다 보니 모두가 알면서도 쉬쉬하고 넘어가는 문제들이 너무도 많다. <D.P.>는 이 문제들을 준호, 호열이 쫓는 탈영병들을 통해 비춰낸다. 그리고 준호와 호열이 가진 트라우마들과 그를 조금씩 극복하는 모습, 타인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보여주며 안준호 이병과 한호열 상병이라는 인물에게 인간성과 입체감을 부여하며 몰입력을 끌어낸다.
탈영병들은 말한다. “더 이상 쫓아오지 마.” “내가 뭘 잘못했어.”
20대 초반의 남자들에겐 국방의 의무가 주어진다.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부대 밖으로 뛰쳐나가는 건 엄연한 군법 위반이다. 탈영병에겐 탈영이라는 죄가 있다. 하지만 탈영병에게만 죄가 있는 걸까?
호열은 이렇게 말한다.
“탈영병 잡아오면 뭐해. 안에서 이러는데 탈영을 안 하고 배겨?”
모두가 쉬쉬하는 가혹행위와 근절되지 않는 군사 비리, 병사들을 가족이라기보단 진급 수단의 하나로 보는 간부. 바뀌지 않는 현실들. 탈영병은 이 문제들에 떠밀려 벼랑 끝에 선, 연약하고 어린 청춘이다. 탈영병을 다시 군대로 끌어다 놓아도 가해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고 다른 곳으로 전입될 뿐이고, 탈영병에겐 상처 위에 ’탈영병‘이라는 딱지가 붙을 뿐, 아무도 그의 상처를 보듬어주지 않는다. 탈영의 결말은 탈영을 하게 만든 문제의 해결이 아닌, 탈영병이란 낙인과 영창뿐이다.
군인이라는 신분에 발 묶인 채로 흔들림을 견디지 못해 탈영병이 된 이들. D.P가 된 준호와 파트너 호열은 탈영병들의 이야기를 파헤쳐 가며 문제를 통감하고 그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성장한다. 반듯하고 거침없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숨기고 사는 인물 준호와 속옷 고무줄을 퉁-튕기며 극의 분위기를 띄우다가도 곧 색다른 얼굴로 돌변해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 호열.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진 두 인물은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며 달린다. '도망간 군인을 잡는다.'
처음엔 '설렁설렁하다 만약 못잡으면? 또 나와서 잡으면 돼-'(해당 보직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시작된 탈영병 체포는 극이 진행될수록 죄책감, 책임감 같은 감정과 새로운 문제와 무게감이 더해지며 시즌 1의 마지막쯤엔 상당히 묵직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어떤 일을 해도, 어떤 사고를 쳐도 결국 변하는 건 없는 시스템 속에서 끝까지 내몰린 청춘에 공감하며 눈물짓는 건 그들과 똑같이 아픈 청춘뿐이다. 예상보다 훨씬 무겁고 아픈 이야기였다. 이렇게 내쫓긴 탈영병들의 청춘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매화 반복되는 오프닝 영상을 보면서 생각했다. 울음을 토해내는 갓난 아이가 나오고, 아이가 자라나는 순간들이 지나간다. 그리고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아이(준호)가 입대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화면 너머에 앉아있는 우리를 바라보듯 뒤를 돌아 어딘가로 시선을 던진다. 그와 시선을 맞추고 있는 당신은 탈영병들과 같은 아픔을 가진 청춘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묵인하거나 그들을 괴롭힌 방관자 또는 가해자인가. 준호의 시선은 <D.P.>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여러분들은 오늘부터 군인입니다.”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에게 맞으면서도 가정을 지키는 어머니. 불안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준호는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있다. 어머니와 동생을 사랑하고 동정하지만 이 가족을 떠나고 싶었기에 더 이상 거리를 좁힐 수 없었던 준호는 가족들을 두고 홀로 연병장으로 향한다.
2014년 선진 병영이 도입되기 전, 지금보다 폭행과 가혹행위가 더욱 심했던 시절. 준호는 군인이 된다. 민간인이 아닌 군인. 민간인에게 'Touch My Body'가 즐거운 노래 가사라면 내무반에서 'Touch My Body'는 말 그대로 폭행 또는 몸을 더듬는 성추행을 의미한다.
준호가 머무는 내무반의 고참 황장수와 류이강은 가까운 기수 몇 명을 제외한 후임들을 심하게 괴롭히는 선임이다. 준호의 가장 가까운 선임 조석봉 일병은 황장수, 류이강과 다르게 후임인 준호를 챙기며 “우린 나중에 애들한테 잘해주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혹행위와 성폭력은 봉디(석봉+간디)라는 별명을 가진 착한 청년마저 미치게 만든다.
모두 알고 있지만 쉬쉬하고 있는 가혹행위들. 석봉과 탈영병들은 이와 같은 이유로 점점 망가지고 끝내 넘어선 안될 선을 넘어 도주한다. 하지만 이들은 잡히면 안 되기에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지옥 같은 군대로 돌아갈 수도 없다. 대부분의 탈영병들은 집이 아닌 길거리 어딘가를 헤매다 다시 군대로 돌아간다. 무슨 짓을 해도 바뀌지 않을 지옥 같은 그곳으로.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덜컹거리는 지하철에 앉아있으면서도 “여기가 편하다”고, “갈 곳이 없네요”라고 말하는 탈영병의 한마디에 그간 그가 겪었을 아픔과 고통이 묻어난다. 준호와 호열은 탈영병들을 잡으며 그들의 아픔에 함께 젖어든다. 하지만 준호와 호열은 현실을 바꿀 힘이 없다. 탈영병을 다시 부대로 인도하는 순간, 이들의 영향력은 끝이 나고 윗선에서는 진급에 영향이 간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최대한 쉬쉬하고 덮으려고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의 이기심과 잔혹함은 석봉이 탈영한 후 더욱 여과 없이 드러난다.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던 전우를 가차 없이 쏘라 명령하는 부대장 앞에서 박범구 중사와 임지섭 대위는 서로에 대한 경쟁심을 내려놓고 석봉을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결국 실패로 끝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
좁고 폐쇄적인 군대라는 사회에서 하루 종일 같이 지내는 사람이 나에게 선을 넘는 행동과 가혹행위를 반복한다면, 계급제라 반항 한 번 할 수 없다면, 윗 사람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방관하고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병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목숨을 끊는 것 또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하는 것밖에 없다. 뭐라도 바꾸기 위해, 벗어나기 위해 탈영을 결심한 탈영병 신우석, 허기영, 허치도, 조석봉. 이들의 필사적인 탈출과 죽음은 과연 무엇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가혹 행위로 탈영을 했던 허기영 일병의 어머니가 답답해하며 묻는다. “어떻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냐”고. 피해자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가해자도 분명한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 그리고 수많은 피해자를 봐왔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썩은 부분들. 총을 든 석봉 앞에서 “우리가 바꾸면 되지”라고 말하던 호열의 대사가 무색할 만큼 이 문제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석봉은 수통마저도 6.25 때 쓰던 것인데 어떻게 바뀌냐며,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선택한다. 착한 선생님이었던 석봉, 친하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였던 석봉,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었던 석봉, 준호에겐 가장 의지가 되던 선임이었던 석봉이란 청년은 이제 없다. 그는 '선임을 납치한 뒤 자살 시도한 탈영병'으로 뉴스에 오르내릴 뿐이다. 사람 때리는 걸 못해서 유망주로 주목받던 유도마저 관뒀다는 선한 마음씨의 석봉이 칼을 휘두르고 미친 듯이 뛰어가는 모습과 자살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르겠다. 칼과 총을 든 탈영병이기 이전에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어린 청년이었을 뿐인데.
석봉의 자살시도와 함께 6화가 끝난 후 나오는 부가 영상은 이 먹먹한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석봉의 친구가 석봉처럼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고 말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선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에서 선임들과 변하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분노, 원망이 가득 느껴진다. 결국 총기를 난사한 병사가 되고 자살한 탈영병이 되는 건 피해자들뿐이다. 가해자들은 무사 전역을 하거나 심해야 영창과 전입, 며칠간의 반성. 그게 죗값의 전부다. 돌아갈 곳 없는 지친 청년들의 마지막 선택지 탈영. 그리고 그를 쫓는 또 다른 청춘. 탈영과 일들은 벌어졌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피해자의 눈물과 죽음 앞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건 또 다른 청춘(준호,호열)이 유일하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조금 날카롭게 말하자면 <D.P.>를 보는 시청자들 중에서도 분명 황장수와 류이강처럼 군 시절 누군가에게 가혹행위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른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은 오프닝 영상에서 시청자 쪽을 바라보는 준호의 눈빛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황장수처럼 자신의 죄를 전혀 알지 못하고 똑바로 시선을 마주하고 있겠지?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줄이고, 이번엔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D.P.>의 주인공 안준호와 한호열은 겉으론 강하거나 유머러스해 보이지만 각자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준호는 대체적으로 ‘죄책감’과 연관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그는 영창 근무를 서는 날, 영창 안에 갇힌 죄책감들과 마주한다. 첫 근무 날 구하지 못했던 탈영병 신우석의 환영, 아버지에게 맞고 있는 어머니가 “왜 도와주지 않냐”며 묻는 환영과 같은 것들 말이다.
준호는 술 먹고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있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돈을 빼앗기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머니를 미워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를 돕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고 그래서인지 가정을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떠나지 못한다.
준호는 3화에서 탈영병 정현민을 검거하며 만난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여자 ‘영옥’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리고 그녀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술 먹고 폭력을 일삼는 남자에게 갖고 있는 모든 걸 다 팔아가며 돈을 바치는 영옥과 어머니. 준호는 영옥을 도우며 어머니를 돕지 못한 죄책감의 일부를 극복하고 뒤이어 ‘밥은 먹었냐’는 시답잖지만 따뜻한 인사를 담은 전화를 한다.
또 하나의 죄책감은 ‘탈영병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 죄책감은 차후에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변한다. 준호는 석봉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끈질기게 석봉의 뒤를 쫓지만 석봉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느끼고 자살한다. 석봉의 죽음 앞에서 가장 크게 비명과 울음을 토해내던 준호의 모습이 마음에 깊이 박힌다. 그는 석봉의 죽음 이후 첫 근무 당시 구하지 못했던 탈영병 우석의 납골당으로 향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누나를 보며 쓰린 표정을 짓는다. 열을 맞춰 걸어가는 병사들과 반대로 걸어가는 준호의 뒷모습엔 이 말도 안 되는 시스템 속에서 죽어간 청춘들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호열은 준호의 파트너이자 D.P 조장이다. 꽤 오래 D.P 생활을 한듯한 그는 내무반과 크게 엮이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영향력을 챙겨온 꽤 센스 있는 인물로 보인다. 국군 병원에서 흡연을 하는 다른 아저씨들에게 페브리즈를 팔며(?) PX 냉동을 뜯어내는 그의 능청스러운 장사 솜씨와 복귀가 결정되자마자 “얘네 담배 피웠어요”라며 모든 걸 폭로해버리는 한마디에서 그의 성격이 단박에 드러난다.
능청스럽고, 유연하면서도 선을 알고 내 몫은 확실하게 챙기는 인물. 굳어있는 준호에게 “네가 내 아들이구나?(아들 군번)”라고 물으며 자연스레 다가가는 모습과 황장수가 후임들을 말도 안 되게 갈구는 걸 발견했을 때, 중간에서 준호를 채간 후 황장수가 만든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따뜻하고 영리한 면을 볼 수 있었다.
호열이 가진 트라우마는 이전 활동에서 만난 칼을 휘두른 탈영병에 대한 공포, 그리고 자세히 나오진 않았지만 무심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있겠다. 정현민을 잡으러 갈 때 호열은 준호에게 “칼침 놓는 탈영병도 있다”며 가볍게 말을 던지는데, 이후에 마주친 호열의 동기 ‘김규’를 통해 우리는 이 말이 호열의 경험담임을 알게 된다. 호열은 이런 트라우마를 겉으로 전혀 티 내지 않고 준호와 D.P 활동을 하고 있지만, 영화관에서 마주한 칼을 든 석봉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만다. 호열은 시리즈의 초반부에 ‘과호흡과 불안한 상태’ 때문에 병원에 검사를 하러 갔었다고 말하는데, 어쩌면 이 불안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호열의 다른 트라우마는 ‘무심한 부모님’이다.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호열은 꽤 잘 사는 집안의 외동아들로 보인다. (정현민을 잡을 때 쓴 김규의 300만 원을 바로 이체해 주는 걸 보면) 하지만 호열이 부모님과 통화를 하거나 부모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는다. 호열과 준호가 함께 포상 휴가를 나왔을 때, 호열의 집엔 아무도 없었고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다. 라면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던 호열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게, 부모는 왜 나를 낳았을까?”
이 말과 사진 한 장으로 속단할 순 없지만 교복을 입은 호열과 부모님의 사진에선 왠지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이런 모습을 봐서일까, 호열이 연락을 받지 않는 준호의 집에 찾아가 준호의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삼겹살 파티를 하는 장면에선 왠지 호열이 ‘이런 분위기를 그리워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일 시즌 2가 제작된다면 한호열 상병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원작 웹툰을 보지 않고 바로 감상했는데, 시리즈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자연스레 원작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원작을 먼저 보고 시리즈를 감상한 시청자들의 의견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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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의 첫사랑 집합소, 지브리
필자는 96년생이다. 소위 사회에서 규정 지은 MZ 세대의 일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세대를 나누는 것은 정말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MZ 세대는 80년생부터 2002년생까지를 정했던 것이던데, 인터넷이 빠르게 발달하고, 다른 나라보다 최소 1.5배는 빨리 흘러가는 우리 나라에서 80년생과 2002년생을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세대라고 규정짓는 것은 너무 오차범위가 큰 분류라고 본다. 80년생은 인터넷의 태동을 지켜봐왔겠지만 90년대생만 하더라도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삶에 인터넷을 녹여 일상화시킨 세대라서 누군가에게 인터넷에서 어떻게 뭘 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하물며, 2000년대생은 어떠했겠는가. 90년대 생은 최소한 MP3를 알고 있는 세대이지만 2000년대생은 MP3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세대를 규정하는 기준을 인터넷의 태동으로 규정지어, MZ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이고, 90년대 생은 사회적으로 어떠하고, 하는 것은 어른들의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MZ 세대를 가두려 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MZ세대를 인터넷의 발달과 그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자라온 세대로 규정짓는 것은 어른들의 관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MZ세대에게 인터넷은 그저 당연하게 있어왔던 생활과도 같은 것이라 같은 또래 사람들 사이에는 인터넷 때문에 특별함을 느낀 적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만의 특별함, 동질감을 느끼기에는 인터넷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만화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야기들이 같은 또래끼리 더 먹힌다.
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의 일부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과거에 히트했던 만화 영화에 대한 향수를 공유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에 대한 파생효과로 mz 세대들 사이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인기가 많았던 애니메이션 주제곡 플레이리스트가 유튜브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은 컨텐츠라는 것이다.
그 당시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 중에서 쌍두마차를 달리는 두 회사가 있었으니, 미국 애니의 대표 주자, 디즈니와 일본 애니의 대표주자, 지브리가 있다. 그 중에서 나는 오늘 이 글에서 지브리에 대해서, 아니, 나와 같은 세대의 여자라면, 공감할 지브리 속 각자만의 첫사랑 찾기를 실현할 수 있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MZ세대 간의 공감대를 찾기 위해서, 그리고 내 사심을 채우기 위해서.
1. 하울
MZ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영화들의 남주들은 소년미가 돋보인다. 그 소년미의 대표격인 캐릭터가 바로 하울이다. 여린데, 전장에서 싸우기도 하고, 다정한데, 예민하기도 이 남자는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판타지적 인물이다. 지브리에서 노리고 미남으로 캐릭터 설정을 했다고 하던데(진짜인진 모르겠다) 그런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소피만 바라보는 순정파에 전쟁 후 돌아왔을 때에 보이는 안쓰러움까지 겹쳐 꽤 많은 여자들을 노예로 만들기 십상인 성격이다.
2. 하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하쿠는 치히로가 마녀의 늪에 빠져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가지 않도록 치히로를 돕는다. 하쿠 자신도 센처럼 이름을 잊고, 유바바의 노예로 살아가는데, 하울과 비교해 보호해주고 싶은 사람이라기 보다는 나를 보호해줄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만큼 야무진 캐릭터이다. 센은 하쿠가 없었다면, 꽤 오랫동안 마법세계에서 해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센을 탈출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판타지스럽다. 성격으로만 보면, 하쿠가 가장 속깊고, 의지하고 싶어지는 캐릭터라서 나에게는 원픽 첫사랑 캐릭터였다.
3. 아시타카
모노노케 히메에 등장하는 아시타카는 산을 보자마자 반한 사람처럼 행동하는데, 이 점은 조금 이해할 수 없었다. 첫 눈에 반하는것을 믿지 않는 내가 너무 비관적인 것일까. 하지만 자연을 대표하는 산과 인간의 발전적인 욕구를 대표하는 에보시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자연과 인간의 개발의 공존을 주창하는데, 인간의 생존에 기술이 필요하다면, 과도한 욕심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외친다.에보시에 협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산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아니, 왜 남주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건지 이해가 잘 안갔었는데, 영화를 다보고 나니, 그저 중립적인 캐릭터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산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점, 무의식중이긴 했지만 산에게 직접적으로 고백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사랑 표현에 있어 솔직한 점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내 사람을 확실히 지킬 줄 아는 평화주의자 같은 느낌이랄까.
4. 작화적 관점
미술에 대해서는 전문적으로 아는 지식은 없지만 지브리의 작화는 참 세심하다. 디즈니의 작화는 해가 갈수록 입체적으로 살아움직이는 듯한 작화가 특징이지만 지브리의 작화는 손으로 그린 티가 확연하게 난다. 2D 만화책을 그냥 움직이는 형태로 만들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특징이 극대화된 장점으로 표현된 영화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동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 배경에 하울의 여리여리함은 정말 잘 어울렸다.그런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세심한 작화는 독자들의 상상의 여지를 제공해 관객만의 관점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작화를 더 판타지스럽게 받아들이는 데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아시타카는 작화가 정말 미남으로 잘 생겼는데, 아시타카가 개인적으로 가장 공들여서 그린 티가 났다고 생각한다. 외모적으로는 가장 취향 저격으로 생겼었다. 하울도 미남이기는 하지만 뭐랄까 여리여리함보다는 조금 더 의지가 확실해보이게 생긴 상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성격 상으로는 아시타카가 조금 별로였는데, 그 이유는 그의 중립적인 모습은 달리 말하면, 우유부단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격으로는 하쿠가 가장 취향이지만 외모 상으로는 잘생긴 얼굴을 망치는 앞머리가 있는 단발이 이상하게 보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항상 잘생긴 얼굴을 가리는 답답한 앞머리를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해왔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친구들과 지브리 얘기를 할 때, 캐릭터들의 작화에 대해 누군가는 산이 취향이네, 소피가 취향이네 하면서 긴 시간 동안 얘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각기 캐릭터들이 모두 개성있게 생겼음은 확실한 것 같다.
** 지브리에 대한 추억이 있는 동년배들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셔도 좋을 것 같다. 나와 비슷하게, 또는 다르게 생각하는 자신만의 지브리 첫사랑이 있는지, 내가 제시한 지브리 첫사랑들 말고도 다른 캐릭터들을 좋아한다라든지. 의견은 대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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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지난 주말은 많이 춥지 않아서 외출하기에 좋은 날씨였는데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오늘은 지난 주말 동안의 박스오피스 분석 결과를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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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이번 주는 주말 91만 1천 명을 포함해 누적 관객 총 158만 2천 명이 극장가를 찾았습니다. 지난주 관객 수 189만 5천 명의 83%대로 하락한 수준으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박스오피스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으며, 신작인 <카운트>, <서치 2>, <마루이 비디오>가 차례로 3, 4, 5위에 오르며 극장가 데뷔를 마쳤습니다.
1.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누적 관객 수 131만 명을 돌파하며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주말 동안의 관객 수는 24만 4250명으로 집계되었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는 있으나 다른 마블 영화들에 비해 미미한 존재감이 아쉽습니다. 지난 주말(59만 238명)에 비해 관객이 반토막 아래로 떨어지며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개봉 20일 만에 간신히 2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상대적으로 적은 관객을 유치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마블의 전작인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5일째 100만 관객을 모은 것보다 못한 성적입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마블의 페이즈 5기를 여는 작품으로 향후 마블 시리즈의 방향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빌런 '캉'이 페이즈 5,6기에도 활약을 하게 될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영화의 성적 부진으로 앞으로 나올 마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도 크게 꺾였을 것으로 보이며, 2주 차 주말이 지나도록 150만 관객도 넘기지 못한 상태라 이대로라면 200만 돌파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2. <더 퍼스트 슬램덩크> (-)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개봉으로 아쉽게 정상 자리에서 내려온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여러 신작들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2주 연속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17만 583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누적 관객 수 357만 9749명을 기록했으며,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인 <너의 이름은>의 '379만 명'을 약 21만 명을 남겨둔 채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4일에 개봉한 이후 거의 두 달간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 당분간은 꾸준히 관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와 같은 추세라면 국내 일본 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쓸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한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배급사 NEW는 오는 3월 1일부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돌비시네마 재상영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주제곡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이며, 주제곡을 부른 일본 밴드 10-FEET는 배급사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 대한 감사 인사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3. <카운트> (⬆︎13)
진선규 주연의 스포츠 드라마 영화 <카운트>가 동 시기 개봉작 <서치 2>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순위 3위에 올랐습니다. 이번 주말 관객 수 14만 6331명, 누적 22만 4277명으로 한국영화 순위는 1위를 차지했으며, 실관람객 평점 또한 평이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성민, 조진웅, 김무열 주연의 <대외비>가 13.6%,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전국 투어 앵콜 공연 실황 영황인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 무려 예매율 30%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음 주말에도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카운트>는 개봉 2주 차를 맞아 오는 3월 1일, 4일 경기 지역 무대인사를 확정했으며, 롯데시네마 수원을 시작으로 여러 영화관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141회 예측 이벤트는 2월 4주 차 박스오피스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참가자분들이 예측해 주신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결과는 어땠는지 다 같이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씨네픽 유저 예측 결과
정답자 비율(%)
한 주 동안 많은 씨네픽 유저분들이 박스오피스 순위를 예측해 주셨는데요, 실제 1위를 차지했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의 1위를 예측한 유저는 73%로 높은 확률을 기록했습니다. 그간 MCU 영화들의 성적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번 영화 또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것임을 예상하셨던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박스오피스 2위에, <카운트>가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한 유저는 각각 39%, 28%에 그쳤습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씨네픽은 이번 주 토요일에 더 재미있고 유익한 예측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 <서치 2> (⬆︎26)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했던 <서치>의 속편인 <서치 2>가 드디어 개봉을 했는데요, 주말 관객 수 12만 9581명, 누적 관객 19만 6998명으로 이번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4위에 올랐습니다. 빠른 전개방식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실관람객 평 역시 좋은 편입니다. 다가오는 주말 성적도 기대해 볼 만하겠죠?
5. <마루이 비디오> (NEW)
간만에 개봉한 국내 공포 영화 <마루이 비디오>는 개봉 첫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5위를 기록했습니다. 주말 관객 수 6만 233명, 누적 관객 9만 8712명을 기록했는데요, CGV 단독 개봉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27일 월요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 수 10만을 돌파하며 최근 선보였던 국내 공포 영화 <귀못>, <뒤틀린 집>, <귀문>,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 등을 모두 제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북미 박스오피스 역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주말 매출액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물의 길>은 신작들에 밀려 박스오피스 순위 4위에 그쳤지만, 글로벌 매출액 3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역대 전 세계 흥행순위 3위의 성적이며, 유럽에서의 경유 오리지널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1위에 올라섰습니다.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순위 2위에 올라선 <코카인 베어>는 미국의 블랙 코미디, 생존, 스릴러 영화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한 승객들이 코카인이 가득한 더플 백을 삼켜 마약에 중독된 흑곰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은 작품입니다. 국내 개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 알려져 미국에서 큰 화제를 끌었습니다.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한 영화 <지저스 레볼루션>은 실화 바탕의 기독교 드라마 영화인데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미국 서부에서 시작한 히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기독교 운동과, 운동에 참여한 당시 젊은이들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찬양에 락과 팝을 접목한-으로 찬양을 하기 시작해 CCM이 탄생한 배경을 다룬 영화입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TOP 5>
1.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1,570만 달러 (누적 6억 2,058만 달러)
2. <코카인 베어> 1,062만 달러 (누적 4,605만 달러)
3. <지저스 레볼루션> 637만 달러 (누적 8,227만 달러)
4. <아바타: 물의 길> 470만 달러 (누적 6억 6538만 달러)
5. <장화 신은 고양이> 412만 달러 (누적 1억 7343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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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픽의 2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 더 다양한 컨텐츠로 찾아뵙기를 약속드릴게요!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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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친절로 난해한 <서스페리아>
무용단에서 벌어지는 일이 궁금
맨 처음에 나온 패트리샤 (클로이 모레츠) 관련 내용은 이해하기가 어려워 먼 내용임이라는 생각이 시작부터 나왔다.그러고 수지 역을 맡은 다코타 존슨이 등장하여 무용단에 대한 내용이 이어지는데 블랑 (틸다 스윈튼)과 수지가 어떠한 연결고리가 될지 점차 궁금해졌다. 그리고 무용단에 있었던 패트리샤에 관한 내용 또한 이어졌으나 중간에 나온 정치적? 내용이 사실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수지에 대한 내용이 꿈과 중간 어머니에 관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녀의 탄생 비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꿈을 통해 한 장면만 똭똭 팩트로 보여주어서 자세히 나오지 않아 그녀와 어머니가 어떠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끝까지 알 수 없었다.
이 무용단과 패트리샤의 노트를 통해 그녀들이 마녀라는 것을 알게 되어 수지도 같은 동급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후반에 보여준 급 각성?은 생각지도 못했고 곰곰이 생각하면 그런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이 부분은 통쾌감이 있어 좋았는데 그 뒤로 보여준 닥터 할아버지 이야기는 별로였다.
틸다 스윈튼이 1인 3역
생각해보니 틸다 스윈튼이 다 역했다고 하던데 그 다 역이 누구였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못 찾았다.
할아버지 목소리가 좀 특이했다고만 생각했지 틸다 스윈튼이라고 생각도 못 했고,3번째 인물은 후반에 나오는데 아마도 다들 못 찾지 않을까 싶다.
틸다 스윈튼은 1인 3역으로 전혀 다르게 나왔고 난 블랑 역이 독특했었고 그 중심으로 보여주었기에 제일 기억에 남은 것 같았다.
틸다 스윈튼에 이어 기억난 배우가 있었는데 수지 역을 맡은 다코타 존슨이었다.
꿈을 통해 보여준 그녀의 어머니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들었지만 무용 장면과 숨소리가 뭐랄까 성적인 느낌이 들어서 묘하게 야한 느낌이 들었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후반에 나온 공연 장면에서 숨소리와 시각적이 묘하게 다가왔다.깜툭튀 같은 공포가 아니라 묘하고 기괴하며 고어 같은 느낌인 영화였다.
그 속에서 보여준 상징, 은유가 있어 딱 보는 순간 해석이 어렵지만 내용 또한 불친절하기에 난해하여 호불호가 크다.
개인적으로 몰입해서 볼 수 있었지만 <마더>처럼 불쾌하지는 않았고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주면서 닥터 할아버지 이야기 보다 수지에 대한 이야기를 더 넣었더라면 이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서스페리아> 보면서 아무래도 난해한 느낌은 들 수밖에 없었고 그 통쾌한 장면 이후에 보여준 내용은 길게 느껴지면서 지쳐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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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다](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시선의 주인, 사슴과 모자, 결말해석
Chapter 2 상류와 하류, 사운드와 이미지
00:00 하마구치 류스케
01:26 시점쇼트
03:12 사슴과 모자
05:43 결말해석
08:01 상류와 하류
10:58 사운드와 이미지
12:32 별점 및 한 줄 평
12:50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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