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12-12 17:51:36
1승 | 엉성한 토스와 힘이 부족한 스파이크
<1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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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생활 내내 1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적이 없는 배구 선수 출신 감독 '우진'(송강호). 아내와도 이혼하고 맡은 팀도 없던 그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온다. 해체 직전의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 에이스 '성유라'가 이적하면서 오합지졸이 된 팀이지만, 우진은 기꺼이 감독 제의를 받아들인다. 1년만 버티면, 대학 배구팀 감독으로 옮겨주겠다는 이면의 약속과 함께.
의욕 없는 감독과 실력 없는 선수들이 만나 개막 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핑크스톰. 하지만 자기 선수 생활을 망친 '문오성'(김홍파) 감독에게 조롱을 당한 뒤 우진은 마음을 고쳐 먹는다. 악연인 스승 앞에서 스스로를 증명하겠다고. 이에 발맞춰 안하무인 구단주 '정원'(박정민)도 핑크스톰이 1승을 하면 상금 20억을 풀겠다는 파격 공약을 걸자, 우진은 단 한 번이라도 이기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잘못된 비빔밥
대부분의 상업 영화가 그렇지만, 특히 스포츠 영화는 모범답안이 확실하다. 서사적으로는 전력이 약한 팀이나 선수가 기대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거나 자기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보여준다. 초반 훈련 과정은 유머로, 후반부에는 감동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국내에서는 <국가대표>가 가장 대표적이다. 작년에 개봉한 이병헌 감독의 <드림>이나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도 비슷한 결의 영화다.
캐릭터는 감독과 선수가 핵심이다. 균형추가 한쪽으로 쏠릴 때도 있지만, 감독과 선수는 대체로 서로의 아픔과 상실감을 위로하며 한 팀으로 거듭난다. 근래에는 <머니 볼>이나 <스토브리그>처럼 단장, 구단주 등이 중요하게 다뤄지기도 한다. 스포츠 경기 대신 스포츠 산업 종사자의 이야기를 다룬 <에어> 같은 영화도 유사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신연식 감독의 <1승>은 스포츠 영화의 공식과 트렌드를 모두 반영하고자 했다. 오합지졸 배구 감독과 선수를 묘사한 대목은 <드림>과 같은 웃음을, 그들이 한 팀이 되어 마침내 승리를 거두는 모습은 <국가대표>나 <우생순>과 비슷한 감동을 목표로 한다. 구단주가 새로운 목표에 맞는 팀을 재조직하는 과정은 <스토브리그>를 만화적으로 변형한 듯하다. 문제는 이 모든 요소가 따로 놀면서 서로의 맛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
웃기 힘든 코미디 영화
<1승>의 초반부는 코미디를 지향한다. 구단주의 인수 사가, 단기 감독 임명, 의지 없는 선수의 조합만 놓고 보면 누가 보더라도 코미디다. 팀 내에서 쏟아져 나오는 갈등과 문제 역시 그 재료로서 적합하다. 코칭스태프와의 어떤 논의도 없이 에이스나 가장 안정적인 포지션 선수만 팔거나, 징계받은 선수를 대거 영입하고, 현금 트레이드를 하는 등.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기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런데 <1승>은 뻔뻔함이 부족하다. 코미디나 만화적인 전개로 빠지려는 찰나에 톤을 다운시키는 장면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우진의 서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1년만 프로 감독직을 맡은 후 대학 배구팀 감독으로 넘어가려는 속물로 묘사된다. 그런데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영화는 우진과 스승과의 악연, 전처와 딸과의 미묘한 관계를 거듭 삽입하면서 웃음이 나오려는 분위기를 끊어버린다.
선수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폭행을 저질렀던 선수, 마흔이 된 베테랑 선수, 분노 조절 장애 선수, 일본 교포 출신 용병 등 각자 사연이 있는 문제아들은 훌륭한 유머 재료다. <드림>만 하더라도 노숙자 축구 선수들의 개인사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면서 더욱 뭉클하게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1승>은 이 모든 선수들을 단지 과거 팀의 에이스였던 성유라와의 갈등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소비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스스로 제약한다.
즉, <1승>은 만화적인 분위기를 밀어붙이는 뚝심이 부족하고, 다양한 캐릭터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했다. 꾸준히 비정상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정원 정도가 예외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인물들은 관객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면서 성급하게 대사를 한다. 이는 코믹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장애물이 된다. 뻔한 유머 포인트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으니, 큰 웃음이 나오기 어렵다.
목적이 결여된 1승
중반부 이후에 톤이 완전히 바뀌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그토록 1승을 염원하는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 일반적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려면 감독이나 선수가 진심으로 1승을 원하게 되거나, 서로 다른 생각을 하던 그들이 한 팀으로 거듭나게 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국가대표>에서도 선수와 코치 모두 각자의 개인사나 비밀을 털어놓은 후에야 한 팀이 됐다. 그런데 <1승>에서는 그 전환점이 잘 안 보인다.
그래도 구단주와 감독의 목적은 유추할 수 있다. 정원은 일관적이다. 그는 문제아만 모이는 꼴등 팀이 1승을 챙겨서 반전 드라마를 썼다는 스토리텔링을 티켓 판매에 적극 활용한다. 우진의 변심도 어느 정도 근거가 보인다. 자리만 지키자는 생각을 하던 그는 고등학생 시절 선수 생활을 망쳤던 스승에게 패배한 후 조롱 섞인 비난을 듣는다. 이에 그는 어떻게든 1승을 챙겨서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는 욕구로 무장한다.
문제는 선수들이다. 적당히 연봉만 받자는 태도를 보여주던 선수들은 우진의 일갈 몇 마디에 갑자기 훈련과 경기에 몰입한다. 그 계기는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기회를 받고 싶어하는 몇몇 유망주를 제외하면, 선수들이 왜 1승을 원하는지를 좀처럼 알 수 없다. 성유라 관련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 결과 <1승>은 마지막까지도 각 캐릭터의 플롯이 하나의 목적지에서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스포츠 영화' 중 '스포츠'는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승>은 끝까지 관객의 시선을 붙들어 매는 힘이 있다. 바로 배구라는 스포츠 자체의 힘이다. 실제로도 배구 경기 양상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구현하려 한 노력이 엿보인다. 물론 초중반까지는 배구 경기가 흥미롭다고 하기 어렵다. 선수들 자체의 실력 문제가 있다 보니 경기 장면은 맥 빠지기 일쑤다. 하지만 후반부부터는 박력 넘치고, 쫄깃한 경기 장면이 등장하면서 보는 맛도 덩달아 살아난다.
특히 그래픽과 촬영분을 적절히 배합해 가능한 코트 위에서의 긴장감과 박진감을 재현하려 한 시도가 눈에 띈다. 특히 배구공에 카메라를 달은 시점에서 코트 양쪽을 10번 이상 오가는 랠리를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마치 <챌린저스>에서 테니스 공에 카메라를 단 시점으로 테니스 경기를 보여준 것을 연상시킨다. 배우들의 어설픈 움직임도 감출 수 있는 영리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특정 배구 용어와 작전이 어떻게 코트 위에서 펼쳐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주는 연출도 흥미롭다. 사실 해당 스포츠의 열성적인 팬이 아니라면 경기 도중에 전술, 전략적인 측면을 알아챌 눈썰미를 갖추기 어렵다. <1승>은 관객의 눈썰미까지 보충해 주면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특정 선수 교체 타이밍, 서브 공격 작전, 후위 공격과 속공 활용 시점, 포지션 변경 이유 등을 짚어주는 식이다.
그 덕분에 드라마가 공감되지 않거나, 유머 포인트가 웃기지 않더라도 <1승>은 결말은 일정 수준 이상의 감동을 보장한다. 1세트, 1점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마지막 두 세 경기 양상을 쫓다 보면 승리를 향한 집념에 자연히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영화의 힘이라고 볼 수 없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퀸의 라이브 에이드 무대를 재현했을 때의 전율을 두고 영화보다는 퀸의 노래 덕분이라는 말이 나온 것과 비슷하다.
세대교체?
배우들 상반된 모습도 특이점이다. 박정민은 다시 한번 가치를 증명했다. 자칫 유치하거나 과장되어서 어색할 수도 있는 만화적인 캐릭터에 최소한의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배우 본인이 인터넷 방송에 익숙해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한국 영화에서 개인 방송 화면이 등장할 때 느껴지는 위화감도 최소화했다. 만약 정원을 중심으로 더 유쾌하게, 끝까지 B금 감성을 유지했다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반면에 지난 20여 년 간 국민 배우였던 송강호의 선구안은 이제 의문스럽다. 물론 <1승> 속 모습만으로 그의 연기력을 비판할 수는 없다. 애초에 그에게 주어진 우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인물이니까. 과거의 상처 때문에 속물처럼 살던 감독이 어릴 적 열정을 되찾는 서사는 스포츠 영화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클리셰다.
다만 <기생충> 이후 <나랏말싸미>, <브로커>, <비상선언>, <거미집> 등 송강호가 명성에 걸맞은 완성도를 갖추거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을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디즈니+의 <삼식이 삼촌>도 다른 OTT 시리즈에 비하면 반향이 크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1승>은, 아무리 개봉일에 국가적 불상사가 겹쳤다 하더라도, 송강호가 믿고 보는 배우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를 남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Poor 형편없는
우격다짐, 뒤죽박죽으로 간신히 챙긴 승리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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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협상 결렬!
개봉일을 결정하는 데에 "설"과 같은 대목에 공개하는 이유에는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점도 있지만, 성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코로나19"에 촬영한 <교섭>의 제작비는 150억원으로 발표된 손익 분기점만 350만명이다. 분명히, "OTT"도 고려했겠지만 그만큼 잘 나왔다는 회사 사람들의 자신감이겠지? -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교섭>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바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분쟁 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된다. 이에 "외교통상부"에서 교섭관 "재호"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국정원 요원 "대식"을 만난다. 서로의 방법은 다르지만, "인질을 구해야 한다"라는 목표는 같아 힘을 합치는데...
1. 계산서 좀 보여주세요.
영화 <교섭>을 보기에 앞서 이런 "협상"을 소재로 삼은 이야기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치"에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98>를 시작으로 <마션, 2015>까지 구하는 데에 손실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를 관객들에게 알려주어야만 한다.
단적으로 "하정우"의 <터널, 2016>에서도 "도룡뇽 서식지"를 언급하며, 관객들에게 책정된 기준을 설명했듯이 본 작품 <교섭>도 이를 먼저, 말했어야만 했다! - 근데, 이를 객관적으로 말할 수가 있을까? 해당 사건을 말하자면, 여행 금지 국가가 된 "아프가니스탄"에 "선교"를 목적으로 23명의 교회 신도들이 납치된 게 주 내용이다.
물론, 이에 앞서 "정부"는 이들에게 경고를 했다! - 첫 티켓은 강제 취소도 했다...
그렇기에에 이들의 가치를 말하기엔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게 바라보기 힘들었을 거라 영화는 이를 배제한 채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영화는 "재호"와 "대식"의 원칙에 초점이 맞춘다!의사에게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간호사에겐 "나이팅게일 선서"처럼 직업에 있어 갖춰야 하는 윤리관이 존재한다. 본 작품 <교섭>도 "해당 인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말을 "재호"와 "대식"의 차이에서 보여준다.
이는 영화의 소재를 떠나 괜찮았지만, 결국 앞에서 생성되지 못한 "가치"는 자꾸만 목에 걸린다!2. 소재를 떠나서...
무엇보다 영화 <교섭>의 이야기 패턴은 단순하게 반복된다. 하나의 위기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마무리하려는 단계에서 엎어지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하지만, 이는 영화를 떠나 "실화"를 차용한 이야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자세이다. "실화"이기에 본 작품 <교섭>이 아니더라도 "신문"과 남들이 정리한 타임 라인만을 읽어봐도 결말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런 작품일수록 "과정"에 힘을 실어주어야만 한다. 이는 배우들의 혼연일체에 가까운 연기도 있겠지만, 이야기와 디렉팅도 적지 않는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부분에서 "그럴 줄 알고!"와 같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의 무한 반복은 소재를 떠나 영화적으로도 흥미를 떨어트리는 선택이다.
그리고, 별개로 "대식"의 과거담도 살짝 언급되는 데 큰 비중 없이 사라져 크게 남겨지지 않아 캐릭터의 매력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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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일 | 맛을 알 수 없는 매튜 본표 스파이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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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첩보 소설 '아가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엘리'(브라이스 D. 하워드).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그녀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다. 새로운 책의 마지막 챕터가 좀처럼 써지지 않는다는 것. 이에 그녀는 머리도 식히고, 꼼꼼한 독자이자 조언자인 엄마 '루스'(캐서린 오하라)의 아이디어를 들을 겸 집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하지만 기차 안에서 습격당한 엘리는 돌연 나타난 조력자이자 현실 스파이인 '에이든'(샘 록웰)에게서 자기가 만든 스파이 '아가일(헨리 카빌)'을 겹쳐 보기 시작한다. 간신히 목숨을 지킨 엘리는 그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그녀의 소설이 실제 사건을 예견하는 바람에 여러 차례 물 먹은 첩보 조직 '정보국'이 그녀를 노리기 시작했다는 것. 그렇게 엘리는 상상만 하던 첩보물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아가일>, 실패한 스파이 비빔밥
비빔밥. 한식의 대표주자다. 기내식으로도, 해외 한식당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식이섬유까지 한 번에 섭취할 수 있어서 웰빙 음식으로도 잘 알려졌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집에 남은 여러 반찬을 활용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기는 '조화'로부터 나온다. 밥, 나물, 고기 등을 단순히 섞었다면 사실 특별한 맛이 아니다. 각 재료의 맛이 날 뿐이다. 그런데 소스가 더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고추장이나 간장 베이스 소스가 여러 재료 사이에 일체감을 형성한다. 공통의 맛 안에서 각 재료의 맛이 더 다채롭게 살아나기도 한다.
매튜 본 감독의 신작 <아가일>은 첩보물의 비빔밥이 되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재료를 한 데 섞었다. <007>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설정과 주인공, <제이슨 본> 시리즈를 차용한 이야기를 더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느낌이 강한 팀 액션도 간간히 등장한다.
문제는 재료를 조화롭게 섞지 못했다는 것. 매튜 본 특유의 B급 연출은 위 재료를 아우르지 못한다. <킹스맨>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한 나머지 신선하지 않고, 안일하며, 과하기 때문. 그렇게 <아가일>은 이도저도 아닌 실패한 비빔밥이 되어 버렸다.
제임스 본드의 창조자를 재해석하다
<아가일>에서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재료는 <007> 시리즈다. 매튜 본의 전작을 고려하면 놀랍지 않다. <킹스맨> 시리즈에서 이미 제임스 본드의 클리셰를 비트는 연출로 자기 역량을 뽐낸 바 있으므로. 보드카 마티니를 고집하는 고급스러운 젠틀맨 스파이라는 이미지를 역이용하면서.
매튜 본이 재해석한 <007>의 핵심은 '환상의 공유'에 있었다. <킹스맨>의 주인공인 에그시. 그는 귀족도 상류층도 아닌 평범한 노동 계층 청년이다. 그런 그가 제임스 본드 같은 젠틀맨 스파이로 거듭나고, 세계를 구하며, 스웨덴 공주와 결혼까지 한다. 관객이 마음 한 편에 품고 있을 신분 상승, 계층 상승이라는 환상을 건드렸기에 <킹스맨> 1편은 강렬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아가일>의 접근법도 유사하다. "평범한 내가 알고 보니 첩보원?"이라는 환상을 건드린다. 환상을 풀어내는 방식도 비슷하다. 제임스 본드로부터 에그시를 만들었듯이, <007> 시리즈 원작자 이언 플레밍을 본 따 엘리를 만들었다. 이언 플레밍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실제로 영국군 첩보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처럼 매튜 본은 실전 경험이 있는 첩보물 작가의 성별만 바꿔서 자기만의 이언 플레밍, 엘리를 창조한 듯 보인다.
제이슨 본의 발자취를 뒤쫓다
이에 더해 매튜 본은 엘리를 '제이슨 본'의 세계에 빠트린다. 1편 <본 아이덴티티>의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시리즈의 핵심은 기억과 정체성이었다. 자기가 CIA 비밀 프로그램 소속 첩보원이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던 제이슨 본. 그는 기억을 하나 둘 찾아가며 양심의 가책에 빠진다. 그는 자기가 죽인 사람들의 유가족을 찾아가 진심 어린 사죄를 건넨다. 더 나아가서 비윤리적인 작전을 허가한 조직의 수뇌부에게 복수한다.
엘리는 제이슨 본의 행적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가상의 스파이 아가일의 활약상을 그려낸 첩보 소설 '아가일'을 집필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는 엘리. 하지만 그녀의 소설 내용을 눈여겨본 첩보 조직 '정보국' 국장 '리터'(브라이언 크랜스턴)는 그녀를 악용할 음모를 꾸민다.
리터의 계략으로 인해 목숨을 건 추격전을 펼치기 시작하는 엘리. 그 과정에서 그녀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는다. 난데없이 나타나 그녀를 도와준 요원 에이든이 과거 연인이었다는 것. 기억을 잃은 제이슨 본에게 조력자 니키 파슨스가 있었듯이. 더 나아가 본인 역시 엘리트 스파이였고, 여러 악행을 저질렀다는 기억도 되찾는다. 이에 그녀는 CIA를 무너뜨리려 한 제이슨 본처럼 리터에게 복수하기 위해 정보국에 잠입하기로 결정한다.
달리 말해 <아가일>의 이야기는 <제이슨 본> 시리즈 속 주인공의 성별만 바꾼 결과인 셈이다. 물론 그 맛을 희석시키려는 노력이 곳곳에 엿보이기도 한다. 자기 조직 내에 적이 있다는 첩보물의 대표 클리셰를 또 한 번 활용한다.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를 장식하는 액션의 경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처럼 팀원들의 호흡이 빛나는 대목이다.
비슷한 맛이 반복된다
문제는 상이한 재료에 공통의 맛을 더해줘야 할 소스다. 맛이 특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맛 자체도 심심하다. 일단 <아가일>은 매튜 본의 대표작인 <킹스맨> 시리즈의 그림자 안에 갇혀 있다는 인상을 떨치지 못한다. 액션이 대표적이다. 엘리가 스케이트를 타고 펼쳐 보이는 격투씬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에서 주인공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라스푸틴과 펼친 액션과 겹쳐 보인다.
구체적인 액션 연출도 다시 보기 같다. 리타의 수하들과 복도에서 펼치는 액션 시퀀스는 진행 과정부터 카메라 구도에 이르기까지 <킹스맨> 1편을 똑 닮았다. 로맨스 음악에 과장된 액션을 더한 B급 감성 연출도 '위풍당당 행진곡'에 맞춰 사람들 머리가 터져나간 명장면의 하위호환에 불과하다. 이미 경험해 본 맛을 고집하다 보니 굳이 이 비빔밥을 먹어야 할 이유를 찾기가 퍽 어렵다.
그렇다고 혀를 사로잡을 만큼 맛이 강렬하지도 않다. 12세 관람가이다 보니 매튜 본 특유의 유혈 낭자함이 사라졌다. 매튜 본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을 경쾌하게 풀어내는 데 특출 난 감독이다. 잔혹한 상황과 유쾌한 연출의 간극이 커질수록 이율배반적 쾌감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킹스맨> 1편 속 교회 액션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아가일>에서는 정작 그 맛을 찾을 수 없다.
재료도 잘못 배합했다
소스도 특별하지 않은 가운데, 재료 배합도 호평을 받기는 어렵다. 영화가 구조적으로 균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아가일>의 핵심은 두 개의 반전이다. 그런데 첫 번째 반전이 영화 중반 이후에나 등장하다 보니, 그때까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힘이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엘리가 새 책을 좀처럼 쓰지 못해 고민에 빠진 도입부, 스파이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 초반부의 템포가 유독 떨어지는 느낌이 강하다. 엘리는 조력자 에이든에게서 자기가 만든 캐릭터 아가일을 겹쳐 본다. 이는 작가 엘리의 현실과 첩보원 엘리의 현실 간의 가교를 만들려는 시도지만, 매끄럽지는 않다. 기차 내부 액션이나 런던 추격전을 그 일환으로 활용하지만, 상술했듯이 본 작의 액션은 임팩트가 약하기 때문이다.
매튜 본은 <킹스맨> 시리즈를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이미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킹스맨: 더 트레이터 킹>과 <킹스맨: 골든 서클>의 속편인 <킹스맨: 블루 블러드>가 제작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킹스맨을 등장시키는 <아가일>의 쿠키 영상만 놓고 보면 이 작품은 <킹스맨> 세계관을 보강하기 위한 퍼즐 조각 아닌가 싶기도 하다. <킹스맨> 시리즈는 20세기 중반을 다루지 않았는데, <아가일>이 이 빈틈을 채우기 위한 프로젝트의 시작일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아가일>을 보고 나서는 매튜 본의 큰 그림이 불안할 따름이다. <아가일>의 속편이 나와도, <킹스맨>과 연계가 돼도 다르지 않다. 같은 맛만 반복해서는, 단골 장사도 쉽지 않아 보이니까. 심지어 그 맛이 익숙해질 뿐만 아니라 약해지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Poor 형편없음
이제는 <킹스맨>을 벗어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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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환상적인 섬에 다다를 그 날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는 짧은 전문(全文). 순하고 다정하게 마음에 쏙 들어오는 시구지만, 의미를 들여다보면 문득 이 얼마나 이르기 어려운 경지인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자세히 보고 오래 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세상 아주 많은 것들은, 어쩌면 모든 것들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그 진의를 드러낸다. 자세히 보아야 어여쁜 것은 풀꽃만이 아니다.
영화 <우리, 둘> 인물에 대해서 얼핏 들으면 어쩐지 풀꽃처럼 은은한 관계를 연상하게 된다. 짧은 아파트 복도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이웃집에 사는 '20년째 연인' 니나와 마도. 은퇴한 후에는 두 사람이 사랑하는 도시 로마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화의 배경 또한 한국이 아니라 프랑스니까, 조금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영화는 "노년 여성, 오랜 연인의 사랑"이라는 데서 떠올린 나의 편견 어린 기대를 장렬히 부순다. 영화가 니나와 마도의 공간을 비출 때, 일상적인 물건들이 클로즈업되고 일상의 소리들이 증폭될 때, 그 안에서 아른거리는 것은 무엇인가.
두 사람은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이웃이다. 마도의 자식들은 니나의 성씨를 깍듯이 붙여 '돈 부인'이라고 부른다. 니나 또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마도를 부를 때 처음에는 '지라르 부인'으로, 절친한 이웃 사이였음을 강조한 후에는 '마들렌'이라는 본명 그대로 부른다. '마도'는 마들렌의 애칭이니까.
평범한 이웃의 깍듯한 호칭 뒤에 연인의 애칭이 가려져 있다. 거실에서 추억 어린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로마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돈을 세고, 함께 옷을 사러 가서 안 어울릴 것 같다고 갸웃대는 옷에 "날 믿고 입어보라"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사랑과 신뢰로 서로를 꼭 붙은 연인이다. 강산이 두 번은 바뀔 20년 동안 서로를 연인이라 불러온 사이. 둘은 이제 은퇴 후 로마의 아파트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거침없는 성정을 가졌을 뿐 아니라 딸린 가족이 없는 니나와 달리, 한 번 실패한 결혼생활의 기억뿐 아니라 자식들까지 있고 심지어 남편과의 소원했던 관계에 대해 아들의 원망을 받고 있는 마도는 떠나겠다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어려운 마음으로 지내던 중, 예기치 못한 병마가 갑작스레 마도를 찾아온다. 뇌졸중으로 말마저 잃은 마도를, 자식들은 최선을 다해 돌본다. 간병인을 들이고, 딸이 수시로 드나들며 살핀다. 표면적으로 단지 이웃일 뿐이었던 니나는 마도에게서 자연스럽게 실은 갑작스럽게 차단당한다. 니나는 본인 성격대로 거침없이, 그리고 무엇 하나 자유롭지 못한 일상 속에서 마도를 되찾기 위한 액션을 취하기 시작한다.
일면 거칠고 비상식적인, 파격적으로 보이는 니나의 행동들은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마음을 기반으로 한다. 오랜 연인을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 함께 있고 싶은 마음, 불안해져 버린 연인의 뇌리에 가장 깊이 박힌 기억들을 재차 들이대서 어떻게든 그를 돌이키고 싶은 절박한 마음.
반면 영화 속에 놓인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은 낯설게 비친다. 두 사람의 아파트 곳곳에 놓인 오브제를 클로즈업해서 여러 차례 보여주는데,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다시 보게 된다. 무난한 장식물들이었는데 원래 저렇게 소름 돋게, 마치 누군가를 비웃는 것처럼 생겼던가. 사무적이고 능숙한 간병인의 둥근 눈이, 엄마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딸의 눈이, 그토록 평이한 눈빛들이 왜 스릴러 영화의 그것처럼 심장을 옥죄어 올까.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눈물을 왈칵 쏟아내게 만들었던, 선우정아의 <도망가자>와 콜라보 뮤직비디오소리들도 마찬가지다. 소녀의 목소리를 삼키고 울리는 까마귀 소리, 불안하게 맴도는 연기와 함께 프라이팬이 타오르는 소리. 유리창처럼 얇고 투명한 거짓을 부술 기세로 맹렬하게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 평범한 매일의 소리들이 증폭되어, 어쩐지 멈추지 않고 계속 들려올 때 덜컥 불안해진다. 의식하지 않고 들으면 편안한 소리들이, 의식하고 듣는 순간 서스펜스의 요건이 된다.
이런 서스펜스가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누군가가 위협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일상을 과연 평범한 일상이라 부를 수 있을까.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속속들이 알게 되었고 이제 바라는 건 행복했던 기억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겠다는 것뿐인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 기본적인 것도 어려운 이곳, 우리가 일상이라 믿는 곳은 정말 일상이 맞는지? 영화는 큰 소리 내지 않고 울림을 건넨다. 편견과 혐오의 소리는 일상에 깊이 뿌리 박혀 있어, 우리는 이따금 물속의 물고기처럼 느끼지 못하곤 한다는 것을. 누군가가 같은 물 안에서 익사하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을.
우리의 상식이란 뭘까. 어떤 상식들이 스릴러가 되는 모습을 보는데, 한편에서 그를 성큼성큼 뛰어넘는 마음이 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오래도록 아낀 마음은 마치 햇볕과 파도에 맨질맨질해진 조약돌 같아서, 부드럽고 따뜻하게 손안에 착 감겨드는 것만 같다. 눈빛만으로도 전해진 두 사람의 사랑은, 육체의 병과 사회의 제약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닿으려는 두 사람의 몸짓은 그 모든 서스펜스적인 요소들을 뛰어넘는다.
사랑은 그렇게 모든 것을 유유히 뛰어넘어 흐른다. 눈빛 속에서 흘러나와 무너지는 것들 너머까지 흘러간다. 이 사랑이 스릴러 없는 일상을 살 수 있는 날, 두 사람이 소중하게 들으며 춤추는 노래 가사 속의 그 날이 아닐까. 상식과 일상을 넘어서서 언젠가 환상적인 섬에 다다를 그 날.
Se verrai con me
sul mio carro tra le nuvole
più avanti del caldo del sol
sull’ultima stella lassù
se verrai
당신이 나와 함께 가준다면
내 마차에 올라 구름을 지나
태양의 열기 바로 앞으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별 위로
당신이 가준다면
Tu vivrai con me in un’isola fantastica
e un mondo vedrai di lassù
un mondo nascosto nel blu
tutto nuovo per te
당신은 환상적인 섬에서 나와 함께 살 거예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볼 거예요
푸른 하늘에 숨겨진 세상을
당신에게는 모든 게 새롭겠죠
La terra, la terra, la terra sarà senza frontiere
la terra, la terra ci porterà fortuna
la luna, la luna per noi sarà il domani
se m’ami, se m’ami
이 세상의 대지에는 경계가 없어질 것이고
대지는 우리에게 기회를 가져다주겠죠
달, 저 달은 우리의 미래가 될 거예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대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하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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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일깨우는 ‘사랑’과 ‘공존’의 가치
▷한줄평 : 다시 죽음의 두려움조차 이겨낸 ‘소통’, ‘협력’, ‘사랑’, ‘희생’의 보편적 가치를 말하다
▷영화 : 미키 17(Mickey 17), 2025.2월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영화 <미키 17>에서 / 티모(스티븐 연), 카이 캇츠(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
우리 모두는 ‘익스펜더블’과 같은 존재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해도 매번 죽음은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미 생체실험에 자신의 생명을 제공하는 ‘익스펜더블(Expendable, 소모품)’ 직군을 선택한 미키(로버트 패틴슨)는 죽음을 피할 방도는 없다. “다시 만나!”라고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소각로(사이클러)에 뛰어들면 그만이다. 두려움도 반복되면 익숙해진다. 다시 프린트하면 되니깐. 이 순간 ‘미키’는 미키1, 미키2… 미키n과 같이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달리 벗어날 방법이 없다. 2054년 우주 행성 개발 시대에서조차 자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하층 노동자는 ‘위험의 외주화’의 도구가 될 뿐이다. 미키n이 갖는 존재의 가치를 논할 필요가 없다.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지점에 슬픔조차 불필요한 감정이 된다. 죽는 기분이 어떤지 묻는 동료의 질문에 ‘항상 무섭다’라고 말할 것 밖에 없다. 고귀한 새로운 생명의 창조와 탄생 일조차 이제는 간단히 버튼 하나로 3D 프린터로 뚝딱 만들어내는 단순한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인간 존재의 가치를 말해주는 ‘탄생’과 ‘죽음’의 신비로움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미키는 이런 소모품으로 자신이 소비되고 있음이 후회스럽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까?
어쩌면 <미키 17>에서의 새로운 복제인간의 탄생은 우리가 매일같이 잠을 자고 새로운 날을 맞는 것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는다. 미키가 과거의 자기를 폐기하고, 새롭게 탄생한 존재를 현재 살아있는 객체로 구분해 내듯, 우리는 연속된 생을 하루라는 날로 구분하여 매번 새로운 날들을 만들어 낸다. 3월 1일, 2일…n일 처럼 말이다. 시간의 영속적 흐름 속에서 특정 시간에 대한 의미 부여를 위해 강제로 하루를 24시간으로 쪼개어 쳇바퀴에 올려놓은 꼴이다. 매일매일 지옥과 같은 일상 속에서 자아는 죽었다가 살아나는 일을 반복한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 교차하는 지점에 드는 아쉬움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일에 대한 쓸데없는 감정 소모일 뿐이다. 그래서 미키n이든 제이바다n일이든, 이 세상의 모든 ‘익스펜더블(소모품)’들은 견디기 힘들 만큼 지루한 일상을 끊임없이 버텨내야만 한다. 그 짧은 간극 사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각 개인들의 몫이다.
영화 <미키 17> 스틸컷 / 소모품으로 소비되는 미키n의 존재들
봉준호 감독은 이 지점에 미키17이 자신을 복제한 미키18을 마주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17번째 미키가 크레바스에서 죽었다고 착각한 이들이 18번째 미키를 리프린트하게 된 것이다. 이 세계에선 동일한 익스펜더블이 공존하는 '멀티플'은 불법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 상황이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둘 중 하나를 죽여야 한다.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서로 살아남기 위해 자기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의 존속이 행복할 것처럼 보였지만, 죽음이라는 것을 마주해야 비로소 그 삶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은 계속 사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달라. 내가 죽으면 네가 사는 거잖아.’ 영화 <미키 17>에서 / 미키 17(로버트 패틴슨)
현재는 과거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결과물은 사뭇 다르다. 기억의 저장과 재생 과정에서 성품까지도 동일하게 반복 재생시키지는 못했다. 마치 기억의 저장소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끄집어내 나의 온전한 기억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과 같다. 미키18는 다혈질의 성향을, 미키17은 온유한 성품을 가졌다. 어쩌면 순간마다 달라지는 우리들의 내적 자아의 분열과 같다.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는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낸다.
미키의 이러한 다른 성품은 둘 중 어느 하나가 살아남을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 둘은 처음에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격하게 부정한다. 서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소통’이 만들어낸 대결과 파멸의 극복
기록된 역사는 정복자의 관점을 투영한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말 그대로 우연한 ‘발견’일뿐이지, 그 대륙에도 사람들이 이미 번성한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었다. 최근에는 유럽인의 시각에서 사용한 ‘발견’이라는 말 대신에 ‘만남(Encounter)’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지금도 정복자의 시선이 담긴 ‘아메리카 원주민(Native Americans)’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당시에도 문명국가를 이루며 살고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잉카, 마야, 아즈텍은 대표적인 아메리카 대륙의 문명이다. ‘니플헤임’ 식민 우주 행성 개척은 생육과 번성을 꾀해왔던 인류의 역사와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외계인인데 왜 쟤네더러 외계인이래?" 영화 <미키 17>에서 / 나샤(나오미 애키)
이 프로젝트의 총사령관인 케네스 마샬(마크 러팔로)과 일파 마샬(토니 콜렛) 부부는 이런 정복자 DNA의 야욕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행성에 이미 살고 있었던 외계 생명체, 크리퍼 (Creeper)를 ‘추악한 외계인’이라 부른다. 그 옛날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었던 원주민들을 ‘인디언(Indian)’이라고 부른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크리퍼들이야말로 이곳 니플헤임의 원주민이며 외계인은 오히려 지구에서 찾아온 우리 인간들이다. 크리퍼에게는 그들만의 고유한 언어체계가 있었으며, 그 수많은 개체들마다 각자의 이름(루코, 조코, 등)이 있을 정도로 공동체성을 보유하고 있는 종족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케네스 일당은 여전히 그들을 정복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마샬은 벌레의 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다며 식민지 개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크리퍼를 몰살할 계획을 세운다.
영화 <미키 17>에서는 이 지점에서 외계인을 포함한 타인을 대하는 탐욕스러운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아둔하고 차별적이며 폭력적인 케네스 마샬은 이 시대에 존재하는 수많은 독재자들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옆에서 이를 부추기며 소스(Sauce) 개발에 열을 올리는 등 사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아내 일파 마샬과 조력자들의 존재는 현실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들은 철저히 계급을 나누고 명령과 복종을 강요한다. 자신이 믿고 따르는 종교적 신념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대화와 타협, 소통은 늘 뒷전이다.
이젠 미키17과 미키18에게는 극복해야 할 공공의 적이 생겼다. 어떤 식으로든 케네스 일당으로부터 크리퍼의 파멸을 막아보겠다는 미키 17과 미키 18은 외계인과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한다.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 속에 인류와 외계 인간의 공존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이렇게 ‘소통’과 ‘협력’은 파멸을 이겨내는 과정이 되었고, 종국에는 ‘희생’을 통해 희망이라는 미래를 만들어 내었다.
영화 <미키 17> 스틸컷 / 외계 생명체를 만나러 가는 미키
죽음의 두려움조차 이겨낸 ‘사랑’과 ‘희생’의 가치
이러한 분열된 자아와 같은 또 다른 미키의 등장으로 인한 혼란, 생사의 키를 쥐고 흔드는 독재자의 압박, 처음 마주한 외계 생명체와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미키17과 미키 18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케네스 마샬은 미키가 그동안 느껴왔던 ‘두려움’조차 이용하려 든다.
"너도 두려움을 느끼는 거지? 너도 인간이잖아, 중요한 존재지."
영화 <미키 17>에서 / 케네스 마샬 (마크 러팔로)
그러나 다시 살아날 것을 기대하며 맞이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영원한 사라져야 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다를 것이다. 이 ‘두려움’을 ‘희생’으로 치환 시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사랑’과 ‘공존’에 대한 염원이다. 사랑이야말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가 가치 있는 인간임을 증명하는 요인이 되었다.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 멀리서 보이는 사랑하는 나샤(나오미 애키)와 미키 17을 바라보면서 ‘희생’을 선택한다.
영화 <미키 17> 스틸컷 /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돕는 나샤
봉준호 감독은 참으로 일관된 스토리텔러이다. 영화의 시간과 공간을 <설국열차>의 멈추지 않는 기차와 <기생충>의 어두침침한 지하실에서 <미키 17>의 미래와 우주로 옮겨 놓았을 뿐,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보편적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설득해 내려고 한다. 그동안 인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등장해 왔던 독재자, 아메리카 신대륙을 정복하러 나섰던 콜럼버스와 같은 야욕가, 인간의 생명의 존엄 따위는 관심조차 없는 정치가 등 부와 권력의 위계질서는 인간 사회가 유지되는 한 지속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타인과의 평화로운 공존의 모색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다. 영화 <미키 17>은 ‘사랑’, ‘협력’, ‘소통’, ‘희생’을 통해 이를 극복해 낼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는 바로 우리, 여기,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영화 <미키 17> 포스터
20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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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가위 영화속 음식의 의미
왕가위 감독님의 영화에서는 식사씬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중경삼림>의 파인애플 통조림 캔, <타락천사>의 맥도날드 햄버거,
<화양연화>의 국수가게 등이 있죠.
“기억이 통조림에 들어 있다면 유통기한이 없기를 바란다.
만일 유통기한을 정해야 한다면 만 년으로 해야지.”라는 영화의 명대사에서 알 수 있듯
통조림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담는 메타포가 되기도 합니다.
왕가위 감독님은 한 인터뷰에서 “음식이라는 건 감정의 배출 창고 역할을 하고,
남녀 간의 욕망을 대신하는 의미도 된다”라고 밝혔는데요. 주인공이 음식을 먹을때의 표정은
어떠한지, 혼자 먹는지 혹은 누군가와 함께하는지도 영화와 인물들을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것 같습니다.
오늘은 왕가위 감독 영화의 식사씬과 영화의 명대사들을 준비했습니다.
기나긴 장마 기간동안 어디 나가기 어렵다면 음식과 함께 영화 한편 어떠세요?
영화속 등장하는 음식을 같이 준비해 놓고 주인공들과 함께 음식을 즐기는것 또한
묘미일것 같습니다.
화양연화花樣年華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시절 같은 날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온 ‘첸 부인’과 ‘차우’.
이사 첫날부터 자주 마주치던 두 사람은 ‘차우’의 넥타이와 ‘첸 부인’의 가방이
각자 배우자의 것과 똑같음을 깨닫고 그들의 관계를 눈치챈다.
그 관계의 시작이 궁금해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고 감정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서로에게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홍콩을 떠나 지구 반대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온 ‘보영’과 ‘아휘’
이과수 폭포를 찾아가던 중 두 사람은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하고 각자의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상처투성이로 ‘아휘’의 앞에 다시 나타난 ‘보영’은 무작정 “다시 시작하자”고 말한다.
서로를 위로하며 점차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보영’의 변심이 두려운 ‘아휘’와 ‘아휘’의
구속이 견디기 힘든 ‘보영’은 또다시 서로의 마음에 상처 내는 말을 내뱉은 뒤 헤어지는데...
킬러가 청부 살인을 하는 동안 그의 파트너는 주인 없는 방에서
침대 시트를 정리하거나 쓰레기를 검사한다. 그들은 동업한 지 155주나 되었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킬러는 이제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파트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
한편, 수감번호 223 하지무는 5살 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고 말을 잃었다.
밤마다 주인 없는 상점에 무단 침입해 장사하던 그는 어느 날 떠나버린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찰리를 만나고 그녀를 도와 밤거리를 헤매기 시작한다.
대만에서 살고 있던 아화는 홍콩에 있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기 위해
뒷골목 건달 소화의 집에 며칠 머물게 된다. 어색한 동거가 이어지던 가운데,
소화와 아화는 점점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의형제이자 뒷골목 양아치로 사고만 치고 다니는 창파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매번 다쳐서 돌아오는 소화를 견딜 수 없었던 아화는 그를 떠나게 된다.
홀로 남겨진 소화는 형으로서 창파를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랑하는
아화에 대한 그리움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자유를 갈망하는 바람둥이 ‘아비’는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을 찾아간다.
그는 그녀에게 이 순간을 영원처럼 기억하게 될 거라는 말을 남기며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결국 ‘수리진’은 ‘아비’를 사랑하게 되고 그와 결혼하길 원하지만,
구속 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비’는 그녀와의 결혼을 원치 않는다.
‘수리진’은 결혼을 거절하는 냉정한 그를 떠난다.
그녀와 헤어진 ‘아비’는 댄서인 ‘루루’와 또 다른 사랑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도 역시 오래 가지는 못한다.
‘루루’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한 ‘아비’는 친어머니를 찾아 필리핀으로 떠나게 된다.
한편, 그와의 1분을 잊지 못한 ‘수리진’은 ‘아비’를 기다리는데…
1994년 홍콩,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만우절의 이별 통보가 거짓말이길 바라며 술집을 찾은 경찰 223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술집에 들어온 금발머리의 마약밀매상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여자친구가 남긴 이별 편지를 외면하고 있는 경찰 663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손에 쥔
단골집 점원 페이 네 사람이 만들어낸 두 개의 로맨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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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상한 척 하는' 영국을 빵 터뜨린 윤여정 배우
4월 11일 (현지시간)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개최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BAFTA)에서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미국 배우 조합상에 이어 일주일 만에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수상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윤여정 배우는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Hello Britain, I’m Korean actress Yuh-Jung Youn)로 시작한 수상 소감에서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척 한다고’(Snobbish) 알려진 영국인들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수상 소감을 전해 그날 밤 가장 큰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최근 작고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 공에 대한 애도까지 잊지 않으며, ‘완벽한’ 수상소감을 전한 그녀는 시상식 이후 진행된 Variety지와의 인터뷰에서 소감은 그녀의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지만, 안 좋은 의미가 아니라 밝히며, 그들의 이러한 모습은 긴 역사로부터의 자긍심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녀 자신은 한국에서는 ‘배우로서’ 꽤 오랫동안 활동해왔기에, 자국에서는 유명하지만 국제적으로는 아니었다. 지금 자신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으니, 묻지 말라며 그녀 다운 멘트로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I don’t know anything about Oscars or BAFTAs. In Korea I’ve been in this business such a long time, I’m very famous domestic-wise, not internationally. I don’t know what’s going on now, I don’t know what’s happening to me. So don’t ask me!”)
이번 시상식에서 윤여정 배우 외에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4월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노매드랜드>의 4관왕이다.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여우주연상) 특히, 이번 시상식 기간 동안 윤여정 배우와 함께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감독 ‘클로이 자오’는 2010년 <허트 로커>로 감독상을 수상한 캐서린 비글로우 이후 이 상을 수상한 2번째 여성 감독이자, 아시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노매드랜드’의 또 한 명의 히로인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SAG에서 놓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는데,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같이 이름을 올린 ‘비올라 데이비스’(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캐리 멀리건 (프라미싱 영 우먼), 안드라 데이 (더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vs. 빌리 홀리데이)가 BAFTA에는 노미네이트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미 예견된 수상 결과였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결과이다.
또한, 1971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을 시작으로 ‘찰리 채플린’, ‘스티븐 스필버그’, ‘헬렌 밀러’와 같이 매년 영화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평생공로상을 올해는 대만 출신의 <브로크백 마운틴>의 이안 감독이 수상하며 고상한 영국 리그에서 아시아인들이 역대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앞서, 2018년 BAFTA에서, 영국 소설 ‘핑거 스미스’를 각색한 <아가씨>로 박찬욱 감독이 외국어 영화상을, 2020년 <기생충>으로 봉준호 감독이 외국어 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21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결과
- 작품상
더 파더
모리타니안
★ 노매드랜드
프라미싱 영 우먼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작품상 (영국)
종말
더 디그
더 파더
그 남자의 집
림보
모리타니안
모굴 모글리
★ 프라미싱 영 우먼
어느 소녀 이야기
세인트 모드
- 감독상
어나더 라운드 - 토마스 빈터베르그
베이비티스 - 섀넌 머피
미나리 - 정이삭
★ 노매드랜드 - 클로이 자오
쿠오바디스, 아이다 - 야스밀라 즈바니치
어느 소녀 이야기 - 사라 가브론
- 데뷔작품상 (영국)
★ 그 남자의 집 - 레미 위크스
림보 - 벤 샤록
모피 - 올리버 헤르마누스
어느 소녀 이야기 - 사라 가브론
세인트 모드 - 로즈 글래스
- 남우주연상
사운드 오브 메탈 - 리즈 아메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채드윅 보스만
화이트 타이거 - 아르다시 구라브
★ 더 파더 - 안소니 홉킨스
어나더 라운드 - 매즈 미켈슨
모리타니안 - 타하르 라힘
- 여우주연상
어느 소녀 이야기 - 벅키 바크레이
더 40 이어 올드 버전 - 라다 블랭크
그녀의 조각들 - 바네사 커비
★ 노매드랜드 - 프란시스 맥도맨드
그 남자의 집 - 운미 모사쿠
클레멘시 - 알프리 우다드
- 남우조연상
★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다니엘 칼루야
종말 - 베리 케오간
미나리 - 앨런 김
원 나이트 인 마이애미 - 레슬리 오덤 주니어
Da 5 블러드 - 클락 피터스
사운드 오브 메탈 - 폴 라시
- 여우조연상
종말 - 니암 알가르
어느 소녀 이야기 - 코사 알리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 마리아 바카로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 도미닉 피시백
카운티 라인스 - 애슐리 매더퀴
★ 미나리 - 윤여정
- 각본상
어나더 라운드 - 토비아스 린드홈 외 1명
맹크 - 잭 핀처
★ 프라미싱 영 우먼 - 에머랄드 펜넬
어느 소녀 이야기 - 테레사 이코코 외 1명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아론 소킨
- 각색상
더 디그 - 모이라 버피니
★ 더 파더 - 플로리안 젤러 외 1명
모리타니안 - 로리 헤인즈 외 2명
노매드랜드 - 클로이 자오
화이트 타이거 - 라민 바흐러니
- 편집상
더 파더
노매드랜드
프라미싱 영 우먼
★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촬영상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맹크
모리타니안
뉴스 오브 더 월드
★ 노매드랜드 - 조슈아 제임스 리차드
- 음악상
맹크
미나리
뉴스 오브 더 월드
프라미싱 영 우먼
★ 소울
- 음향상
그레이하운드
뉴스 오브 더 월드
노매드랜드
소울
★ 사운드 오브 메탈
- 의상상
암모나이트
더 디그
엠마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맹크
- 분장상
더 디그
힐빌리의 노래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맹크
피노키오
- 특수시각효과상
그레이하운드
미드나이트 스카이
뮬란
더 원 앤 온리 이반
★ 테넷
- 프로덕션디자인상
더 디그
더 파더
★ 맹크
뉴스 오브 더 월드
레베카
- 외국어영화상
★ 어나더 라운드
친애하는 동지들!
레 미제라블
미나리
쿠오바디스, 아이다
- 다큐멘터리상
콜렉티브
DAVID ATTENBOROUGH: A LIFE ON OUR PLANET
더 디시던트
★ 마이 옥토퍼스 티처
소셜 딜레마
- 단편애니메이션 작품상
더 파이어 넥스트 타임
★ THE OWL AND THE PUSSYCAT
더 송 오브 어 로스트 보이
-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 소울
울프워커스
- 단편영화 작품상
EYELASH
리자드
럭키 브레이크
미스 커비
★ 더 프레젠트
- 캐스팅상
종말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미나리
프라미싱 영 우먼
★ 어느 소녀 이야기
- 신인상
★ 벅키 바크레이
콘래드 칸
킹슬리 벤-아딜
모르피드 클락
솝 디라이수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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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에서 만난 타노스와 콜렉터 #7
환몽(幻夢) CINE 리뷰 7화_ 영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Sicario, 2015) 리뷰
** 영상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영화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의 후속작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가 개봉했습니다. 숨 막히도록 건조하게 설계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시카리오 세계관이 그만큼 인상 깊었다는 의미겠지요.
기념하여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를 조금 깊게 이야기 해봤습니다!
(공교롭게도 멕시코라는 땅에서 어벤져스의 타노스와 가오갤의 콜렉터의 조우네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 특징!
- 정의를 위한 악이란?
- CIA와 FBI 이야기
- 아쉬운 점
- 우리가 꼽은 명장면
- 환줄평 / 몽줄평영화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를 보고나서 마구 생각하고, 마구 떠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시카리오 #시카리오암살자의도시 #드니빌뇌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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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리,13구> 메인 예고편
화려함 속에 가려진 외로운 도시, 파리 13구.
낭만을 잃었다 생각한 그곳에서 불현듯 사랑을 만났다.
사랑을 원하는 에밀리
사랑이 두려운 노라
사랑이 값비싼 앰버 스위트
사랑을 몰랐던 카미유
흔들리고 불안했던 그 사랑이, 우리는 전부라 생각했다.
여전히 사랑을 믿는 도시
<파리, 13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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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데시벨> 캐릭터 예고편
김래원 X 이종석 X 정상훈 X 박병은 X 차은우 도심 테러를 둘러싼 5인의 캐릭터! 몰입도 500% 캐릭터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