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15 16:19:17
2025년 푸른 뱀의 해! 영화로 뱀의 기운 얻어가세요
2025년을 버티게 해줄 힘찬 기운을 온몸으로 맞으러 가요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의 기운을 잔뜩 얻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특히 <우리 함께 아웃백으로! Back to the Outback>는 푸른 뱀이 주인공인 만큼 놓쳐서는 안되겠죠?
그럼 2025년을 버텨낼 힘찬 기운을 온몸으로 맞으러 가볼까요?
우리 함께 아웃백으로!
Back to the Outback

배드 가이즈
The Bad Guys

쿵푸 팬더
Kung Fu Panda

정글북
The Jungle Book

주토피아 2
Zootopia 2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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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로부터 회귀하고 싶은 영국 왕세자비의 비극!
영국의 왕세자비인 다이애나 스펜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스펜서는 보수적인 영국 사회 분위기를 띄며 다이애나가 왕실 가문에 부적응하는 것에 대해 다루는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꾸며낸 비극이라는 문구가 영화 초반에 나온다. 다이애나가 자가용 차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영국 왕실 가문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왕실 가문이 모이는 자리에도 지각을 하며 몸무게 재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다이애나는 자유롭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의 성격은 예술가처럼 진보적이고 뭔가 정신이상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자신이 속한 강박적인 영국 왕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모습을 보인다. 규칙적인 분위기 속에 살아가느니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었던 게 아니었을까?
영국 왕실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하고
싶은 다이애나의 이야기
하니엘의 영화 줄거리 요약
오히려 자신이 왕세자비가 된 것을 비극이라고 생각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로서 큰 부담과 정신적인 압박을 견디며 살아간다는 비극이란?
다이애나는 수많은 파파라치들의 타깃이 되어왔다. 그리고 자신도 대중들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영국 왕실 가문에 소홀히 대하였고 규칙적인 식사와 아침, 점심, 저녁에 드레스를 맞춰야 하는 것도 싫어했다. 분위기와 다른 드레스를 입고 나간다거나 자신이 먹는 음식들을 변기에 토해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유일하게 말이 잘 통하는 매기가 쫓겨나자 큰 불안감을 느낀다. 또한 주변 사람들도 다이애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려고 했으나 그레고리 소령과 셰프인 숀 해리스는 그런 다이애나의 행동에 맞추며 왕세자비로 대한다. 아마도 다이애나의 불안한 정서와 더불어 강박적인 영국 왕실의 분위기가 그녀를 미치게 만든 것 같아 보인다. 차라리 자신이 왕세자비라는 신분에 속박되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찰스 왕세자의 아내이며 두 자녀들을 둔 어머니인 다이애나는 지금의 자기 모습보다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서 자신이 살던 허름하고 낡은 집에 쳐져 있는 철조망을 끊고 들어간다. 그곳에서 어린 추억을 회상하고 있는 왕세자비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줄까?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고 지금 상황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 생각 속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세자비인
다이애나 그녀는 왜 과거를 집착하고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했을까?
하니엘의 생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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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그럼에도 폐허에는 싹이 움튼다
<우리의 심장박동은 폭발하는 별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All of Our Heartbeats are Connected Through Exploding Stars
감독: 제니퍼 레인스포드 Jennifer Rainsford
시놉시스:
2011년 3월 11일에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 일본을 강타했다. 30분 후 검은 쓰나미가 해안을 덮쳐 차와 집, 사람들을 바닷속으로 내몰았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아내를 찾으려 100번도 넘게 다이빙하는 남자, 실종된 남편에게 아직도 편지를 쓰는 사치코, 쓰나미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토코를 만난다. 이들은 바다 건너 하와이 카호올라웨섬에서 쓰나미의 잔재를 청소하기 위해 모인 자원봉사자들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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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는 이따금 지나칠 정도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무지하다. 가령 그토록 많은 재해가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이 인간에 의한 각종 환경 오염과, 그로 인한 기후 위기에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른 척 외면하거나, 우리의 일상과는 별개의 일로 생각하곤 한다. 이는 대단한 오만이자 착각인데, 그 까닭은, 실상 우리가 사는 우주는 어떤 것도 서로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생겨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화 <우리의 심장박동은 폭발하는 별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은 우리 중 많은 수가 미처 알지 못했거나 직시하지 않았던 해양 오염과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아 탁월하게 그려낸 독특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1. 파도가 휩쓸고 지난 자리
영화는 2011년 3월 11일,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막이 오른다. 아내 잃은 남편은 죽은 아내의 유해를 찾기 위해 다이빙을 시작했고, 어머니 잃은 딸은 트라우마로 인해 스스로를 가두었다. 남편 잃은 부인은 남편의 몫까지 살아가고는 있지만, ‘매일이 이어질수록 더 외로워’진다.
압도적인 재앙에 의해 소중한 것을 빼앗긴 사람들은 이른바 ‘상심 증후군’에 시달린다. 심리적인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와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를 수축시켰는데, 이 중 편도체의 경우 대재해 이후 1년이 지난 후에도 회복되지 못했다. 다시 말해, 기억의 일부에 영구적인 흉터가 남게 되는 것이다.
2. 재앙은 해류를 타고 흐른다
쓰나미의 재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거대한 파도는 일본을 휩쓴 후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나왔고, 그것들이 모여 거대한 쓰레기 섬을 형성한 것이다. 2011년 말, 하와이 북부에는 날마다 밀려드는 쓰레기로 고통을 겪고 있고, 거대한 그물 따위가 서로 뒤엉켜 만들어진 ‘유령 그물’은 상어, 돌고래, 물고기들 따위의 ‘죽음의 섬’이 되어 그들의 삶을 위협한다. 이것들이 부서지면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은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고, 그 플랑크톤은 생선이 먹고, 그것은 결국 다시 인간의 밥상에 오른다.
놀라운 사실은, 사실 쓰나미 역시 인간의 산업화에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자연 재해가 발생하는 것은 지구의 자연스러운 매커니즘이지만, 인간이 지난 250년 간 석탄과 석유로 말미암아 공장을 가동한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상승했고, 이러한 이산화탄소의 1/3은 소위 지구의 ‘다른 쪽 폐’ 역할을 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바다는 점차 따뜻해졌고, 빙하는 녹고, 해수면은 상승했으며, 그로 인해 바닷물이 ‘넘치는’ 빈도가 잦아지게 된 것이다.
3. 그럼에도 폐허에는 싹이 움트고
그러나 영화의 목적은 관객을 단순히 겁주고 윽박지르는 것에 있지는 않아 보인다. 카메라는 플랑크톤들의 가장 미시의 세계에서부터,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된 가장 거시적인 이야기까지, 그리고 그 세계의 일부로서의 인간의 삶을 비춘다. 감독은 특유의 조근조근하고 명확한 내레이션으로 말미암아, 죽음이 그 자체로 머물러 있지 않으며, 또 다른 시작의 밑거름이 되노라 이야기한다. ‘유령 어망’ 위에 거북손이 자리를 움트고, 쓰나미가 지난 자리에 ‘1000개의 거품’이라는 풀이 자라나듯이, 거대한 초신성이 폭발한 후 그에서 파생된 원자들이 새로운 별들의 바탕이 되듯이 말이다. 이것들은 쓰나미를 통해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삶을 살아나가는 모습들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그렇다, ‘우리의 심장박동은 폭발하는 별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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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냥 희망을 노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참한 절망론을 부르짖지도 않는다. 차분히 세계가 돌아가는 매커니즘을 관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저마다 영화가 던지는 단서들을 짜맞출 수 있게끔 넛지nudge한다. 또한 독특한 시각적 상상력이 인상적이기도 한데, 이는 감독이 시각 예술에 상당한 조예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우주적인 메시지를 한번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일상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2022.09.25(일) 10:30 메가박스 백석점 8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 09월 22일 -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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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4주 최신 개봉영화!
12월의 마지막! 4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4주 개봉영화 5편!
해피 뉴 이어 A YEAR-END MEDLEY , 2021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조준영, 원지안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입니다.
세대 불문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으로 무장한 배우들이 총 출동합니다.
14인 14색 조화로운 연기 앙상블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비 오는 날 수채화','엽기적인 그녀', '클래식'까지.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아름다운 영상미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하며 한국 로맨스 영화에 한 획을 그은 곽재용 감독이 로맨스 영화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공감백배 풋풋한 첫사랑부터 가슴 아픈 짝사랑, 아련한 옛사랑까지!
첫번째 추천영화 "해피뉴이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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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웨어스페셜 Nowhere Special , 2020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감동 드라마
영화 '노웨어 스페셜'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창문 청소부 ‘존’이 혼자 세상에 남겨질 4살짜리 아들 ‘마이클’을 위해
특별한 부모를 찾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 입니다.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국제영화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신작으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아내는 마이클 생후 6개월 무렵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떠났고.
존은 친부모 없이 살아야 할 아들에게 가장 완벽한 위탁 가정을 찾는 데 혼신을 다합니다.
두 사람은 담담하게 추억을 만들어가죠 죽음과
입양에 대해 깊은 감동을 선사할
두번째 추천영화 "노웨어 스페셜"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램 Nowhere Special , 2020
제94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
영화 '램'은 양 목장에서 태어난 신비한 아이를 얻은 '마리아' 부부에게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는 호러 영화입니다.
아이슬란드 외진 시골 마을에 사는 마리아와 잉그바르는 유산의 아픔을 지닌 부부입니다.
양떼를 치고, 감자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두 사람은 외부와 단절을 선택하고 무거운 침묵이 이어지는 일상에서 신비한 존재가 다가옵니다.
다름 아닌 키우던 양이 낳은 반인반수의 아이죠
과연 부부에게 축복의 존재일지 비극의 존재일지 반전이 있는 영화
세번째 추천영화 "램"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메모리: 조작살인 Nowhere Special , 2020
제94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
영화 "메모리: 조작살인"은 남편의 실종 사건 후, 계속해서 이상한 사건이 일어나는 여자 ‘수연’과
그런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 ‘수연’의 기억 속 진짜 사실을 보기위해 노력하는 의사 ‘정우’사이의 진실게임을 그린 미스터리 추적극입니다.
김현우 감독이 2020년 단편으로 제작해 ‘제12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에서 후보에 오르는 등 큰 호응을 받은 소재로 만든 영화 인데요
배우 ‘김윤서’와 정은우의 연기 호흡으로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두 남녀의 숨막히는 진실게임!
네번째 추천영화 "메모리: 조작살인"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긴 하루 Nowhere Special , 2020
국내 영화 최초로 NFT 접목
영화 "긴 하루" 는 문득 기억 하나가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어느 날,
꿈 같은 하루를 우연히 떠돌게 되며 만나고 헤어지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내가 고백을 하면', '두 개의 연애', '늦여름' 등 독특한 감성 드라마를 선보였던 조성규 감독의 신작이죠
남녀가 만나서, 헤어지고, 그리워하고, 다시 재회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하루 동안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담아냈습니다
김동완,남보라,신소율,정연주,서준영 등 배우들의 연기앙상블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NFT가 블록체인의 산업적용 사례로 손꼽히며 게임, 패션, 미술 등 다양한 산업계에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영화 '긴 하루'는 국내 영화 최초로 NFT 접목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영화 최초 NFT 접목!
다섯번째 추천영화 "긴 하루"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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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여름방학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톰보이
톰보이
감독 셀린 시아마
배우 조 허란, 말론 레바나, 진 디슨
네이버 평점 : 8.91 / 10 (네티즌 평점 기준 참여인원 58명)
왓챠 평점 : 3.8 / 5 (참여인원 8,905명)
개인 평점 : ★★★★☆ (4.5 / 5)
톰보이 리뷰 3줄 요약
1. 극 중 동생 역할로 나오는 잔이 너무 귀엽다.
2. 한 아이의 어린 시절을 살짝 훔쳐보는 영화.
3.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감독 셀린 시아마 각본, 연출 작품
<톰보이> 메인 포스터, 캐릭터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톰보이> 캐릭터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상을 휩쓰는 감독 셀린 시아마
<톰보이>는 프랑스 영화로 셀린 시아마라는 아주 핫한 감독의 2번째 연출작이다.
셀린 시아마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라는 작품으로 영화제 상을 휩쓸면서 국내까지 알려졌고, <톰보이>는 그 이후 감독의 유명세를 타고 2020년 5월에 뒤늦게 개봉하였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에 개봉한 작품이었기에 국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뒤늦게나마 국내까지 들어와서 기쁜 마음으로 관람했다.
다시 감독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셀린 시아마는 데뷔작부터 꾸준하게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 여성 영화 전문 감독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비롯한 2관왕을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데뷔작부터 지금까지 모든 연출작에서 작은 상이라도 항상 받아온 대단히 촉망받는 감독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아마 본 사람들이라면 <톰보이>도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싶다.
- Tomboy의 뜻
영화 제목인 <톰보이>는 남자처럼 행동하는 여자아이라는 뜻의 단어이다.
단어 사전에 말괄량이로 적혀있기도 하다고 하는데 그보단 ‘보이시한 매력을 가진 멋진 여자애’ 정도가 맞는 해석인 것 같다.
영화 속 주인공을 의미하는 제목이자 이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포스터 속 아주 멋진 주인공은 바로 로레이다.
아니 아마도 포스터 속 이름은 미카엘 일지도 모르겠다.
미카엘은 로레가 남자아이처럼 행동하면서 스스로 지은 이름이다.
영화는 로레의 삶 속 잠깐 스쳐 지나간 미카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톰보이>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 찰떡같은 배우 캐스팅
핵심 주연이 모두 아역인 작품인 만큼 약간은 걱정이 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연기력의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고 특히 주인공 자매를 연기한 조 허란과 말론 레바나는 최고의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미카엘과 로레 역의 조 허란은 중성적인 분위기를 너무도 잘 담아냈으며 귀여운 동생 잔 역할의 말론 레바나는 정말이지 너무 귀엽다. 둘 다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이 두 자매를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톰보이> 스틸컷,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 여름방학 그 자체인 영화
<톰보이>를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나는 단언컨대 "여름방학"을 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름방학에 일어난 일이면서 그 방학을 너무 잘 표현한 영화가 2개 있는데
첫 번째가 <톰보이>이고 두 번째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실제로 영화 속 시간 배경이 여름방학이라는 것이고, 둘 다 잠깐의 마법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퀴어 영화지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마법 같은 부분이 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와 다른 일상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마법 같음이고, 여름이라는 배경을 제외한다면 <라라 랜드>나 <비포 선라이즈> 같은 영화들 역시 마법 같은 시간을 담은 영화들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나고 보면 마치 꿈같았던 그 반짝거리는 순간의 분위기가 너무 잘 담겨 있다.
두 영화의 차이점이라면 <톰보이>는 조금 더 풋풋한 초여름의 분위기라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쨍쨍한 한여름의 분위기라는 것이랄까...?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 봐도 여름방학이 1년 중 가장 즐겁게 놀던 시기였던 것 같다.
한 달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에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막상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대단스러운 일을 했던 적은 없었지만 시작은 항상 거창했었던 것 같다.
<톰보이>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 자연스러운 메시지
<톰보이>는 꽤나 영화 주제나 제목만 보더라도 명확하게 메시지가 전달되는 영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영화를 보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매우 자연스럽게 스토리의 한 부분처럼 흘러간다.
이는 극 중 어느 캐릭터도 단순히 메시지를 전하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메시지가 명확한 영화들은 단순히 메시지 강조를 위해 역할들이 소모되는 경우가 있는데, 약간만 과하게 들어가도 오히려 관객 입장에선 생각을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톰보이>는 감독이 어느 쪽으로도 힘을 더하지 않고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이야기를 진행시키며 각 인물들의 생각을 담아낸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인물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 톰보이 메인 예고편
<톰보이> 메인 예고편 [출처: 씨네큐브 유튜브]
*여기부터 스포일러 포함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로레와 잔의 케미가 톡톡 터지는 장면들이다.
서로를 진정으로 아껴주고 챙겨준다는 것이 느껴지면서 빠질 수 없는 소소한 투닥투닥까지 완벽한 티키타카!
영화 속에서 잔만이 유일하게 로레와 미카엘을 나누지 않는 인물이다.
물론 마지막에 리사 역시 새롭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리사는 새롭게 알아가기로 결정한 인물이라면 잔에게는 로레가 언니였다가 든든한 오빠일 수 있다는 점에서 로레를 진정으로 좋아해 주는 잔의 순수한 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저 같이 놀아주기만을 바라는 잔의 모습이 몹시 귀엽다.
영화 마지막에 엄마가 선택한 방법은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물론 방학의 끝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로레의 거짓말이 오래가지 못함은 당연하고
이를 방치할 수 없는 것도 맞지만 꼭 원피스를 입혀서 데려가야 했을까...
부모는 아이를 가장 오랜 시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교육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이는 그 외에도 학교, 친구, 인터넷 그리고 스스로 고민을 통해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자라난다.
아이가 가는 방향과 부모가 바라는 방향이 다를 때
아이의 첫 행보, <톰보이>에서는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행동이 부모에게는 첫 일탈로 다가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바로잡는 부모는 교육 중인 걸까? 교정 중인 걸까?
우리는 가족에 대한 이해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최근 들어서 기술의 변화나 사회적인 변화가 급격하기 때문에 더더욱 세대 차이나 생각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앞선 세대의 교육이 항상 옳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특히 개개인의 특성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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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 The Last Duel, 2021
관람 계획이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와 <올 더 머니>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리들리 스콧"의 신작이라고는 하지만, 152분의 분량을 가진 시대극은 아무리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써도 부담스러웠거든요.
여기에 앞서 북미에서 공개된 성적은 1000만 달러에 못미쳤으니 아무리 제작비가 공개되지 않았다고한들, 그가 연출해온 다른 시대극 작품 <글래디에이터>와 <킹덤 오브 헤븐>이 1억 달러들을 넘긴 것을 생각하면 4년 만에 복귀가 머쓱하게 보여지는데요.
이런 모습은 국내라고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순위로는 3위로 높은 숫자이나, 누적 관객 수는 12,012명(10.21 기준)으로 같은 날에 개봉한 <듄>이 10만명을 불러모은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근데, 현지에서 보여주는 '전문가 87%와 관객 79%'과 미리 보고온 이웃들의 의 반응은 '흥행이 전부가 아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기에 본 작품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를 보았습니다.
'과연, 어떤 작품이었는지?' -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의 감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영화는 14세기 프랑스, 전장을 같이 누비며 서로의 목숨을 구해준 '장'와 '자크'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서로의 골이 깊어지고 이 관계를 마감 지을 하나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잠시 집을 비워둔 '장'의 집에서 '자크'는 그의 아내 '마르그리트'를 겁탈하고 이를 안 '장'은 프랑스의 국왕 '샤를 6세'에게 '결투재판'을 건의합니다.
실제로, 대결하여 이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으로 누구 하나는 죽어야만 하는데...마지막은 없는거야!
1. 152분처럼 안 느껴지는데요?
평균적으로 영화는 120분으로 '기-승-전-결'을 완성시키지만, 앞서 말했듯이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152분입니다.
32분을 줄여도 모자를 판에 늘려났으니 이에 겁먹은 관객은 관람을 하기도 전부터 포기할텐데, 여기서 "리들리 스콧"은 영화를 편식하지않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는 총 3개의 챕터로 이야기를 나눠 152분이라는 분량을 보여주는데요.
실제로, 일부 내용도 겹쳐 부담스러웠던 분량은 90분 내외로 짧게 느껴질만큼 몰입감을 안겨줍니다.너와 내가 던진 공은 같을까?
N회차를 하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영화를 다시 보는건 그만큼 이야기의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나 이미, 알고있는 부분으로 적잖은 피로감도 생깁니다.
152분을 3개의 이야기를 나누면, 평균적으로 50분의 이야기를 3번이나 반복해야하니 관객들로서는 적잖은 피곤함을 팝콘처럼 가지고 나오겠죠.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90분 내외로 짧게 느껴질만큼 몰입감을 안겨주는 이유에는 다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각기 다른 이야기입니다.
야구 경기를 살펴보면, 선수들의 투구폼이나 타격 자세들이 각기 다른 것처럼 똑같은 이야기임에도 "장 - 자크 - 마르그리트"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모습들은 다릅니다.2. 건조한 법정극이 아니다?
먼저, "장 - 자크"를 살펴보면 "장"은 "자크"를 살려주었고 "자크"는 이를 고맙다고 말하지만 "자크"의 시점에서는 이게 나오지가 않거나 자신이 "장"을 구해준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해를 건넨 것도 서로 자신이 먼저 건넸음을 보여주니 이런 세세한 차이는 피로함보다는 흥미로움을 유발하는데요.
여기에 "장 - 마르그리트"의 관계도 "장"은 헌실적인 남편상을 말하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점에서는 자신을 겁탈한 "자크"와 동일한 인물쯤으로 묘사하니 관객들의 머리를 어지럽힙니다.
이렇게, 각기 세 캐릭터의 말들이 다르니 흥미로워도 내심 걱정이 되는건 "그래서, 진실이 뭐야?"라는 질문에 직면합니다.근데, 법정 드라마 아니었어?
그도 그럴것이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의 장르는 "법정"입니다.
대개, 관객들이 생각하는 "법정 드라마"는 건조하게 수많은 대사와 증거들로 범인을 추려내지만 본 작품이 보여주는 방법은 이와 거리가 멉니다.
그도 그럴것이 해당 작품이 보여주는 두 번째 방법, "플래시백"은 이를 설명하기보다는 읍소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겁니다.
이런 이유에는 배우들의 얼굴이 카메라에 크게 벗어나지 않아 객관적인 설명보다는 주관적인 감정에 먼저, 노출됩니다.
자칫하면, 때아닌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주객전도되어 범인을 가려내기 어려워지죠.
하지만, 영화는 이를 통해서 우리네 관객들이 해야할 일을 명백하게 일러줍니다.
배심원석에 앉아 시시비비를 가리지말고, 어떤 주장에 더 몰입하고 선택할지라고 말이죠.3. 이기는데, 의자도 쓰고 그러는거지.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이 준비한 마지막 세 번째는 "마르그리트"입니다.
일반적인 법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었다면, "장 - 자크"의 시점만을 소개하고 곧바로 마지막 장면으로 인도했을겁니다.
하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점으로 영화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게 만듭니다.
"장 - 자크"의 시점만으로도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은 충분히, 흥미진진하지만 '악당과 영웅'에 그칠 뿐입니다.
하지만, "마르그리트"의 시점이 추가되어 보여지는 이들의 모습은 '악당과 영웅'에 그치지 않았습니다.Triple Threat(3자간 경기)
앞전 <고질라 VS. 콩>의 리뷰를 인용하자면, "보통 1 대 1로 진행되는 경기에는 너 아니면 내가 쓰러지는 것이 경기의 승패이지만, 3자간 경기는 내가 쓰러지지 않아도 경기에서 질 수 있거든요. 여기에 무기와 반칙 사용도 가능해지니 하나의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처럼 1명이 새로이 들어갔음에도 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 - 자크"의 시점처럼 서로가 달랐듯이 "마르그리트"의 시점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도 앞전 이야기와 다르게 변합니다.
특히, '장'의 캐릭터성이 크게 달라지는데요.
극 중 "자크"에게 겁탈당한 "마르그리트"의 심경을 헤아리기는 커녕,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거나 이후 재판 준비에 있어 소문을 일부러 퍼트리는 등 그녀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장'의 시점에서 보여준 그와는 적잖은 혼선이 생길겁니다.4. 우리들에게 말해주려던건 뭘까?
이런 혼선때문이라도,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은 이미 결과가 역사책에 새겨져있음에도 그 결과를 함부로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을 겪는 관객은 저뿐만은 아닐겁니다.
이외에도 "마르그리트"를 법정에 세우는 장면에서 법관들이 행하는 "성희롱"적인 발언이나 "인내하라"는 시어미니의 말, 그리고 "사람"이 아닌 "장"의 재산에 침해했다는 죄목은 상당히 불편하게 다가올겁니다.감독님이 보여주려던건?
물론, 이를 완벽하게 해소하지않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려던건 당시 시대상이 보여준 "여성"에 대한 무지가 아닌 "법정"으로 대표하는 현재에도 유효한 제도와 장치가 존재했음에도 세심하지 못한 인간들의 무지를 보여주려던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결투 재판"에서 "얼른 끝내라"며 흥분한 국왕의 모습만을 보더라도, 더 이상 진실따윈 중요하지 않게 되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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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필름 속 우리 일상은
OVERVIEW
다니엘라는 앞으로 무엇을 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살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 미아는 즉흥적으로 시작했던 석사 학위가 끝나가는 단계에 있다. 비엔나로 이주를 생각하고 있는 또 다른 친구인 나타샤까지. 이들은 떠돌며 이야기를 나눈다. 불면증에 걸린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담은 작품.
REVIEW
수면장애를 겪는 다니엘라는 주기적으로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녀는 다른 도시로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들과 책과 논문, 인간관계에 관해 이야기하고 교류한다. 서로의 깊은 역사와 삶의 맥락은 모르지만 그들은 방을 나눠 쓰고 함께 파티에 가며, 헤어진 남자의 집에 남겨진 물건을 대신 받아주면서 서로의 현재를 공유한다. 디지털 시대에 유목민처럼 사는 이들은 공원을 걷고 얼굴을 마주 보며 나누는 대화를 선호해 언뜻 구식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방식은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영적인 실천으로 보인다. 우연한 관계들은 계절이 바뀌듯 자연스럽게 시작과 끝을 알리고, 도시와 환경은 변하지만 그들의 삶의 방식은 지속된다. 세상이라는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그린 <아웃사이드 노이즈>의 자연스럽고 사실성 높은 대사는 비전문 배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졌다. 아날로그 질감의 16mm 이미지와 방황하는 인물을 내세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테드 펜트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이다. (문성경)
프로그래머의 노트를 읽자마자 생각했다.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이유는 단 하나. 그냥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릴없이 흘려 보낼, 그런 무위의 시간. 영화 속 미아가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했다는 것처럼 읽고, 일기를 쓰고, 그냥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무심히 보아 넘기고 싶었다. 도시의 익명성이 허락하는 가장 단순하고 짤막한 휴식인데, 그나마도 여의치 않을 때가 너무 많다. 친구를 만나 대화하고 싶은 마음으로 영화를 골랐다.
실제로 영화 속 다니엘라, 미아, 나타샤 등 인물들은 만나서 별거 아닌 대화들을 나눈다. 사실 대화의 양상이 내가 친구들과 하는 내용과 너무 비슷해서 놀란 때도 있었다. 그냥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어. 요즘 잠을 잘 못 자. 푹 자고 싶은데 모르겠어. 요즘 이런 책을 읽었어.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 이런 사람이 있어. 멋지지.
걷고. 의자가 아닌 곳에 대뜸 걸터앉아 일기를 쓱쓱 쓰고. 차를 마실 거냐고 묻고, 책장을 비우고...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햇살 아래 반짝거리는지를 멀거니 바라보는.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일이.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비슷한 대화 끝에 이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할까.
이들의 대화는 나직하고 부드럽지만, 이들의 현실은 그렇게 매끄럽지 않다. 잠들지 못하는 도시. 온갖 일이 정신없이 벌어지는 도시. 떠나고 싶어지는 도시. 그러나 결코 떠날 수 없는 도시. 다니엘라가 말하는 도시의 삶은 나의 서울과 닮아 있다. 어쩌면 그래서, 그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영화제를 부지런히 찾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을 잠시 떠나 굳이 남의 일상을 지켜보는 데에는, 결코 나의 일상을 놓을 마음이 없지만 그 일상 속에서 잠들지도 못하는 사람의 비애가 묻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영화에서 갈등은 중심 소재가 된다. 정작 현실에서는 수많은 내적 갈등과 고민들이 가닥가닥 엉켜, 어떤 것도 삶의 중심 소재가 되지 못하고 복잡하게 정신만 빼놓는다. 이 영화는 그런 현실을 닮았다. 직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면접을 가면서도 친구가 읽은 책의 이야기에 세심히 귀를 기울이고 나란히 앉아 와인 잔을 부딪는다. 두 사람이 나직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둘이 앉아있는 거실로 햇빛이 밝아졌다 사그라들고, 그 아래 먼지가 반짝 흩날린다.
영화 속 인물들이 “너무 무거워서 몇 줄 읽고 내려놔야 했다”는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책은 <삼십세>다. 나도 몇 줄에 한 번씩 밑줄을 그어 가며 감탄하고 읽었지만, 아직도 완독을 못했다. 삼십세가 될 때 꺼내 읽으려고 이십대 후반에 미리 사두었는데, 삼십을 넘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펴보지 못했다. 밀도가 너무 높은 책은 종종 그렇게 된다. 감탄하면서도 쉬이 책장을 넘기지 못한다. 일상이 그렇지. 해야 할 일들은 널려 있는데, 정신은 없는데,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 모든 것이 뒤엉켜 하릴 없이 잠만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일상도 찍어 놓으면 영화가 될까. 불안하고 막막한 날들도 자글자글한 필름의 질감에 담아 놓으면 부드러운 색감으로 빛이 날까. 잠들지 못하는 밤들을 헤아리고, 서로를 걱정하고, 책장에 꽂혀 있는 책에 대해 그렇게 알게 된 누군가의 멋진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연히 본 그림에 갑자기 감동을 받은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고, “깊게 온전히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찾아 헤맨 경험을 서로 나누고, 가방을 질끈 동여매고 씩씩하게 집을 나서고, 친구와 밖으로 나가 걷고. 그런 일상의 장면도, 저 멀리서도 똑같구만 싶어 웃음이 나왔던 그런 모습들도.
문제가 직장이든 돈이든 순식간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각자가 탐구하는 삶의 세계를 나란히 나누고, 듣고, 그러면서 우리의 이야기는 확장되어 갈 것이다. 이 영화처럼 슴슴한 빛 안에서 먼지처럼 빛나면서. 비록 흐릿한 날이 더 많을지라도, 16mm 필름을 장착한 시선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친구를 만나고 싶어졌다. 이 영화 속 인물들처럼.
2023. 04. 30. 19:3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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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들은 언제까지 비밀을 감출 수 있을까?
함께라서 행복한 여름,
우리들의 잊지 못할 모험이 시작된다!